오리지널 콘텐츠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점차 몸집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간 자체 콘텐츠로 승부를 봤다면, 이제는 해외 OTT와 손을 잡으면서 더 많은 이용자 수 확보에 나섰다.
티빙, 파라마운트+와 협업...브랜드 전용관 론칭
국내 OTT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티빙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최정상 파라마운트+의 콘텐츠를 독점으로 공개한다. 티빙은 최근 “티빙과 파라마운트+가 브랜드관 오픈부터 콘텐츠 교류,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투자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6일 오픈한 ‘티빙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에서는 파라마운트+의 최신 라인업과 독점 콘텐츠가 최초로 공개됐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앰블린 텔레비전의 저스틴 팔비, 대릴 프랭크와 343 인더스트리의 키키 울프킬과 함께 제작에 참여한 Xbox 게임 원작 블록버스터 시리즈 ‘헤일로’를 비롯해 ‘슈퍼 펌프드: 우버 전쟁’, ‘옐로우재킷’,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 ‘1883’ 등 파라마운트+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를 국내 최초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미션 임파서블’, ‘탑건’, ‘트랜스포머’, ‘대부’, ‘포레스트 검프’ 등 파라마운트 픽쳐스의 대표작과 함께 ‘CSI’, ‘NCIS’ 등 CBS 인기 시리즈, ‘스폰지밥’과 같은 애니메이션, 코메디 센트럴의 ‘사우스파크’, MTV의 영 어덜트 시리즈 및 쇼타임 등 다양한 작품 감상도 가능해졌다.
티빙과 파라마운트+는 이번 브랜드관 론칭을 시작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확장할 예정이다. 지난 2월 파라마운트+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를 시작으로 총 7편의 티빙 오리지널에 공동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티빙은 파라마운트 산하 스트리밍 채널인 플루토TV에도 ‘K콘텐츠 바이 CJ ENM’이라는 이름의 브랜드관을 오픈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시킬 글로벌 플랫폼을 확보하기도 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국내 대표 OTT 티빙의 독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와 파라마운트+의 방대한 콘텐츠가 더해져 더욱 탄탄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며 “앞으로 티빙과 파라마운트+의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티빙의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도약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HBO맥스와 콘텐츠 독점계약을 맺은 웨이브. [사진=웨이브]
웨이브, HBO맥스와 콘텐츠 독점 계약
토종 OTT 중 한 곳인 웨이브는 지난해 7월 워너미디어의 OTT HBO맥스와 콘텐츠 독점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 ‘엉클’,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트레이서’ 등으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웨이브는 HBO맥스의 콘텐츠를 추가하며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OTT 중 유일하게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을 비롯해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HBO맥스의 인기작을 시청할 수 있다. 웨이브와 워너미디어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만료를 앞두고 있다. 또 HBO 모기업인 워너미디어는 HBO맥스의 한국 진출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으나, 현재 웨이브와 재계약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이에 웨이브 관계자는 “아직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상태이며, 현재 HBO와 재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BO와의 협업이 이용자 수에 영향을 준 것은 맞으나 웨이브 내에도 여러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HBO와의 협업으로 인해 이용자 수가 늘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용자 수 증가에 대한 정확한 수치 또한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외 OTT가 국내에 단독 론칭하지 않고 국내 OTT와 먼저 협업을 하면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해외 OTT사가 국내와 협업하는 이유로 기회비용과 리스크, 즉 직진출(D2C, Direct to Customer)을 요인으로 꼽았다. 박 평론가는 “OTT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가져다 팔면 몇백억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으나, 콘텐츠를 팔지 않고 업체의 D2C에 넣어 한국에 직진출하면 고스란히 다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이 이상의 매출을 시장에서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OTT사와 협업을 맺고 국내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일부의 콘텐츠 제공 비용을 받고 콘텐츠의 파워를 체크해 본 후 론칭을 재고할 수도 있다”며 “대표적인 게 디즈니 플러스인데, 물론 콘텐츠가 강력하긴 하나 과연 콘텐츠도 서비스도 소비자의 구미를 충족시킬 수 있냐 따져보면 처참한 결과가 증명됐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국내 OTT 업체와 협업해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우선 그들의 구독자와 마켓 셰어는 이미 간접적으로 확보하고 시작할 수 있고, 그들의 노하우와 서포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더 효율적으로 침투할 수 있기에 먼저 협업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