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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호

원화 3년 전에는 1100원대..."당분간 고환율 추세 불가피"

@img5 삼성전자 수출 살아나도 돌아오지 않는 환율 대중국 무역적자·고유가 이중고 한국경제 곳곳 위험신호...안심 못할 상황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최근 원화 가치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5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 종가는 1377원으로 1300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4월에는 1400원에 도달하기도 했다. 환율로만 보면 심각한 상황이다. 10년 평균환율보다 200원 이상 평가절하 현재의 원화 가치는 과거 10년 평균환율인 1176원보다 200원 이상 평가절하돼 있다. 이는 미국 강달러의 영향이다. 또 한국 원화 외에 일본 엔화도 같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달리 한국은 과거부터 강력한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정 환율 레벨에서는 균형을 찾아 왔다. 이런 점으로 볼 때 현재의 원화 약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0년 전인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를 유지해 왔다. 원화 환율이 1100원대를 벗어난 건 2022년에 1294원을 기록하면서부터다. 이후 2023년에는 1308원으로 뛰었고, 2024년에는 1347원(1월~5월 말 평균)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일시적으로 1400원에 도달하기도 했다. 지난 1997년 IMF 위기 때의 2000원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1600원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이상 신호가 명백하다. 하지만 그 당시와는 분명 다른 점도 있다. 원화 약세가 한국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원화 약세인 것과 달리 원·엔 환율은 거꾸로 원화 강세다. 2024년 연평균 100엔당 원화 환율은 897원(1월~5월 말 평균)이다. 2015년엔 935원이었으니 10년 전보다 원화 가치가 4% 오른셈이다. 그래서 한국의 통화당국은 일본보다 느긋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강달러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보다 더 다급한 건 일본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재무부에서 한·미·일 첫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원화, 엔화 약세에 대해 우려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무역수지 적자 심각 전문가 중 상당수는 현재의 원화 약세를 외부 요인으로만 해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자체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걸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수출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무역수지 현황은 예상외로 심각하다. 한국 무역수지 흑자의 최정점은 7년 전인 2017년이었다. 이 당시 952억달러라는 기록적인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특히 2022년부터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심각한 건 적자 규모가 478억달러로 엄청나다는 점이다. 시기적으로 한국 원화가 본격적으로 약세를 보인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2023년에도 전년보다 적자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103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에 환율이 1300원대로 폭등한 원인 중 하나다. 다행히도 2024년 1분기에 한국의 무역수지는 90억달러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여전히 최전성기인 2017년 1분기와 비교해 보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흑자 규모다. 무역수지 흑자가 과거와 달리 대폭 줄어든 근본적인 원인이 뭘까.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와 고유가 이중고 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는 바로 중국 산업의 재편과 중국 최첨단 제조업의 부상이다.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인 952억달러를 기록한 2017년 당시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국 1위는 바로 중국이었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려 443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 무역수지 총 흑자액의 47% 규모다. 또 당시에는 유가도 안정세를 보여 무역수지 적자국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적자액도 144억달러로 양호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23년에는 너무나도 많은 게 변했다.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의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건 2017년에는 무역수지 흑자국 1위였던 중국이 2023년에는 무역수지 적자국 3위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적자 규모도 무려 180억달러에 이른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중국 경기가 워낙 부진했던 탓도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 주도의 제조업 육성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이제 중국은 과거처럼 한국에 많은 걸 의존하지 않는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한국 산업 경쟁력은 뚝 떨어졌다. 그 외 유가 폭등의 영향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본을 제치고 무역수지 적자국 1위에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적자 규모도 274억달러로 2017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4년에도 대중국 무역적자와 고유가 상황은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의 원화 약세 흐름도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 수출 늘어도 원화 강세 쉽지 않은 이유? 지난 2023년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원투 펀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나란히 고전했던 한 해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2023년에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259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84% 줄어든 7조원의 부진을 보였다. SK하이닉스도 전년 대비 27% 감소한 33조원의 매출과 8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img4 하지만 2024년 1분기 들어 삼성전자 매출액은 전년보다 11% 증가한 71조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도 전년 대비 144% 급증한 약 12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반도체 매출이 급증했음에도 환율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유가 뭘까.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부터 20%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반도체 외에 다른 품목들의 비중이 80%라는 뜻이다. 현재의 글로벌 경쟁 구도상 앞으로도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폭 증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으로 큰 폭의 수출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다. 한국정부 재정적자도 심각 환율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는 국가신용도와 정부의 재정 안정성이다. 한국의 국가신용도는 아직 탄탄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계속 증가한다면 국가신용도 하락은 시간문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몇 년간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재정수지 적자가 극심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코로나19가 마무리되던 2022년에도 관리재정수지가 117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문제는 앞으로도 급격한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감소할 요인보다는 증가할 요인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재선 시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증폭 위험 환율을 전망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환율은 한두 개 요인만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환율 전망도 크게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에는 원화 약세 요인이 너무나도 많다. 사실 수출이나 고유가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발생했을 때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무척 어려운 문제가 하나 더 남아 있다. 바로 올해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시나리오다. 지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인해 동북아 정세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시기다. 또 우크라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북한, 중국의 동맹관계는 더욱더 탄탄해졌다. 반면 트럼프의 과거 스타일을 보면 우방을 중시하기보다 실리에 더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에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한국정부의 주한미군 분담금 5배 인상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따라서 만약 이번에 다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한국, 미국, 일본 동맹에는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해 서둘러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개시하려 한다. 동맹국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실리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은 확 다르다.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환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가 여러 번 나올 수도 있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과거처럼 1100원대로 회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1400원에 육박하는 지금의 환율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표현했다. 1300원 내외의 환율을 받아들여야 하는 뉴노멀의 시대가 오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제 스스로의 자산을 지키는 데 있어 달러 자산도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됐다. 투자자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달러나 달러표시 자산을 일정 부분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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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호

한국인, 美 주식 100조 보유...환차익만 10조원 벌었다?

@img5 환 헷지 선택한 ETF 투자자는 후회 중 미국주식 투자자 2년 만에 환차익 15% 대박 달러자산 보유가 살길...너도나도 미국으로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최근 몇 년간 한국 주식과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인들의 해외 주식 ETF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최근 원·달러 환율마저 급등해 1400원에 육박하면서 달러 기반 ETF에 투자한 사람들은 지금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국 상장 해외주식 ETF 왜 인기? 그런데 ETF 투자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한국 상장 ETF와 미국 상장 ETF 중 선택할 수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과연 어떤 방식이 유리할까. 각각 장단점이 있다. 한국 상장 ETF는 해외지수가 기초자산인 경우 이익금에 대해 15.4%의 소득세가 과세된다. 대신 연간 총 이자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다. 반면 미국 상장 ETF는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22%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대신 금융소득종합과세와는 상관없이 별도로 분리과세된다. 따라서 연간 이자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한국 상장 ETF보다 미국 상장 ETF를 선택하는 게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해 가는 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예외가 많다. 한국 상장 ETF를 연금저축계좌나 퇴직연금, IRP, ISA 등으로 매수하면 종합과세 대신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게다가 세율마저 낮다. 대신 이 계좌들로 미국 상장 ETF는 매수할 수 없다. 따라서 절세 목적으로 이 연금 계좌들이 적극 활용됐다.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이나 나스닥100 지수를 기초로 하는 한국 상장 ETF가 불티나게 팔려 나간 이유다. 한국 상장 ETF 시장, 2년 3개월 만에 66조 급증 이에 따라 한국 상장 ETF(국내+해외)들은 지난 2년 3개월간 89% 급성장했다. 2021년 말 74조원이었던 전체 순자산가치총액이 2024년 3월 말 기준 140조원으로 성장했다. 무려 66조원이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도 19조원에서 37조원으로 95% 성장했다. 이 기간에 미국 연준(Fed)이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한 영향으로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상당했다. 해외채권 ETF의 순자산가치총액은 2년 만에 불과 2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1868% 급증했다. 특히 미국 30년국채 ETF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그런데 해외주식형이나 해외채권형 ETF에 투자할 때 환 헷지와 환 오픈 중 어떤 게 더 유리할까. 환율 1380원 대박, 환 헷지 ETF 투자자는 눈물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S&P500지수, 나스닥100지수, 미국 30년국채 관련 ETF 등은 다 달러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상장한 ETF들은 달러 기반 해외 ETF에 투자할 때 환 헷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최근 투자자들 간의 수익률은 이 선택에서 상당한 희비가 갈렸다. 지금으로부터 2년 4개월 전인 2021년 말의 원·달러 환율은 1190원이었다. 하지만 5월 말 현재 환율은 1377원이다. 환율이 190원 폭등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달러 기반의 자산을 보유했을 경우 환차익이 무려 16%에 달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환차익을 누리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바로 환 헷지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다. 원래 한국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는 대부분 환 노출 방식이었다. 이유는 주식형의 경우 채권형과 달리 변동성이 높아 장기투자 시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2022년부터 달러 강세가 계속되자 향후 환차손을 우려한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환 헷지형 ETF를 원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이에 따라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환 헷지 유형의 주식형 ETF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미국 주식형 ETF를 환 헷지로 가입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상품명 뒤에 (H)가 붙어 있으면 환 헷지 상품이다. 대표적인 미국 지수형 상품들을 살펴보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환 오픈형 상품인 ‘TIGER 미국S&P500 ETF’ 순자산총액이 3조5200억원인 데 비해 환 헷지형인 ‘TIGER 미국S&P500TR(H) ETF’는 2200억원에 불과하다. 15분의 1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환 오픈형 상품인 ‘KODEX 미국S&P500TR ETF’ 순자산총액이 1조2800억원인 데 비해 환 헷지형인 ‘KODEX 미국S&P500(H) ETF’는 2500억원에 그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환 오픈형인 ‘ACE 미국S&P500 ETF’의 순자산가치가 1조300억원임에도 동일 유형의 환 헷지형 상품은 아예 출시하지 않았다. 이렇게 환 헷지형이 생각보다 인기 없는 이유는 최소 연 1%가 넘는 헷지 비용 때문에 장기 투자할수록 수익률을 계속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예상과 달리 달러 강세가 지속된 것도 환 헷지형 투자자들에게는 악재다. 환 오픈형과 비교했을 때 불과 1년 만에 최소 6.9%, 최대 10.6%의 수익률을 손해본 셈이다. 2년으로 기간을 늘려보면 사라진 수익률이 15% 수준이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상당하다. 반면 환 오픈형 ETF 투자자들은 주식 상승에 따른 수익도 쏠쏠한데 추가로 환차익까지 발생해 함박웃음이다. 동일 유형에서는 환 오픈형 상품인 ‘KODEX 미국S&P500TR ETF’가 31.9%, KODEX 미국나스닥100TR ETF가 35.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30년국채 ETF는 모두 환 헷지형 해외주식형 ETF가 환 노출을 기본으로 하는 것과 달리 해외채권형 ETF는 대부분 환 헷지를 하는 게 기본이다. 이는 채권의 경우 기대수익률이 주식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 변동성에 노출될 경우 채권이자에서 수익이 나고도 환율에서 이를 뛰어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 그래서 채권형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미국 30년국채 ETF’의 경우 대부분 환 헷지형으로 발행되고 있다. 동일 유형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환 헷지형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의 순자산총액이 1조2200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환 노출형이 아니어서 지금의 환차익 기회를 다 놓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래에셋, 삼성 다 마찬가지다. 따라서 환 노출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한국 대신 미국에 상장된 ETF를 직접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는 한국 증권사에서 증개하는 미국 국채를 직접 매수할 수도 있다. 물론 거꾸로 지금이 달러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환 헷지된 한국 상장 ETF가 더 적합하다. 진짜 대박난 미국 주식 직접투자자 한국인들은 한국 상장 ETF 외에 미국 주식 직접투자나 미국 상장 ETF에도 상당한 금액을 투자 중이다. 한국인들이 미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수한 건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이 대폭락한 2020년부터다. 이 당시 미국 주식이 폭락하자 한국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연간 순매수 금액이 무려 25조원(178억달러, 환율 1380원 적용)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의 2020년 말 미국 주식 총보유금액도 52조원(373억달러)으로 폭증했다. @img4 2021년에는 미국 주식 보유금액이 전년보다 무려 42조원 증가한 94조원(678억달러)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다음해인 2022년에 금리 인상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했다. 따라서 보유금액도 33조원 감소한 61조원(442억달러)으로 쪼그라들었다. 특이한 건 주가 급락에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미국 주식을 왕성하게 매수했다. 2022년에 미국 주식 순매수금액은 17조원(121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5년간 한국인들이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해는 2023년이 유일하다. 2023년에는 기록적인 미국 증시 상승과 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목적으로 약 4조원(28억달러)의 순매도가 있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다시 약 8조원(56억달러)의 순매수가 일어나고 있다. 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한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금액은 사상 최고치인 109조원(790억달러)이다. 2년여 전인 2021년 말의 원·달러 환율은 1190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환율은 1380원이다. 따라서 환차익은 10조원이 넘는다. 한국 투자자들은 지금 미국 주식 상승과 환차익으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기록 중이다. 환율 급등에도 이익실현 소수...한국 대탈출 시작? 그런데 이 자금흐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원래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달러가 1400원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에서는 달러 매도를 통한 차익실현이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미국 주식을 팔아 원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넘쳐나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거꾸로 2024년에도 약 8조원(56억달러)의 미국 주식 순매수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최소한 달러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또 한국 주식보다 미국 주식 수익률이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결국 한국을 버리고 미국을 사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우려되는 현실은 2025년에 실제로 금융투자세가 도입될 경우다. 이때부터는 그동안 비과세의 장점으로 버텨왔던 한국 주식의 매력도가 더 낮아진다. 한국 주식을 버리고 달러 베이스의 미국 주식으로 탈출하려는 투자자들이 지금보다 더 급증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현재의 상황은 한국 자산시장의 어두운 미래를 예견하는 한국 대탈출의 신호탄일까. 극도의 원화 약세 현상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 회복을 쉽게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달러 자산이 없는 한국인이라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달러 자산을 일부 편입하는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세는 원화 자산 집중이 아니라 글로벌 자산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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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호

엔화 폭락에 돈 번 와타나베 부인들...한국도 달러 사고 아파트 줄여라

@img5 엔화 약세 심각...14년 만에 엔화 가치 반토막 한국과 일본 나란히 무역적자...장기적 원화 약세? 일본인, 저금리와 엔화 약세로 20년 전부터 해외투자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 141엔으로 시작했지만 5월 한때 160엔까지 치솟았다. 34년래 최고치다. 최근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다시 155엔까지 내려왔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14년간 엔화는 도대체 얼마나 폭락한 걸까. 엔화 가치 절하율 14년 만에 90% 먼저 한국의 원·달러 평균환율은 2011년 1108원에서 14년이 지난 현재 1347원이다. 14년간 21.6%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원·엔 평균환율은 오히려 원화가 더 강세다. 같은 기간 100엔당 원화 평균환율은 1392원에서 892원으로 35.9% 하락했다. 그만큼 일본 엔화 가치가 한국 원화보다 훨씬 약하다는 뜻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4년간 크게 상승했다. 2011년의 평균환율은 79.7엔이었는데 2024년에는 151.5엔이다. 기록적인 약세다. 엔화 가치 절하율이 무려 90%다. 최근 고점인 160엔을 대입해 보면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정확히 반 토막 난 셈이다. 같은 기간 한국 원화의 달러 대비 절하율 21.6%와 비교해 봐도 무려 4배가 넘는 수치다. 이 심각한 엔화 가치 절하율의 의미는 명확하다. 일본에만 자산을 100% 보유한 일본인은 14년 전보다 달러 기준 순자산이 반 토막 났다는 뜻이다. 문제는 일본과 한국은 노령화와 저출산 문제에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의 저출산은 일본보다 훨씬 심각하다. 한국인들이 일본의 현 상황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무역수지 개선되지 않으면 통화 약세 지속 불가피 환율은 한두 가지 요인만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미래의 환율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빗나가는 경우가 흔하다. 그럼에도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손꼽히는 건 무역수지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수지 상황은 어떨까. 한국과 일본의 무역수지는 과거보다 빠르게 악화된 상태다.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2017년에 95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과 유가 폭등으로 수입이 급증하면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특히 유가 강세가 극심했던 2022년에는 478억달러라는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의 무역수지 역시 최악이다. 트렌드이코노미(trendeconomy)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무역수지는 2017년에 26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7년 중 최고치다. 하지만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돼 계속 내리막길이다. 한국처럼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게 일본의 약점이다. 고유가 영향으로 일본은 2022년에 1519억달러라는 기록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보였다. 2023년에도 연이어 339억달러 적자의 부진한 무역수지 결과를 보였다. 유가 외에 또 다른 변수는 주력 수출품이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이 주력 수출품이다. 이 품목들이 계속 경쟁력을 유지해야 무역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 일본 역시 자동차와 전자제품 수출 비중이 높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는 내수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일본과 한국의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은 미래의 또 다른 경쟁력 저하 요인이다. 또 지금은 자유무역보다 자국우선주의가 심화되며 무역장벽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과 일본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고유가가 진정될 때쯤 한국과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될 가능성도 크다. 중요한 건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지 않는 한 일본과 한국 통화의 약세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한국의 경우 2024년부터 무역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급증해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위험요인이다. 일본도 무역수지가 미미하게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관광수지가 큰 폭 흑자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롱받았던 와타나베 부인이 사실은 투자 고수? 일본에서 ‘와타나베’는 한국의 김 씨나 이 씨처럼 흔한 성(姓)이다. ‘와타나베 부인’이란 용어가 처음 나왔던 때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의 고금리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중상층 가정주부 투자자들’을 의미했다. 지금은 그 의미가 확장돼 일본 개인 외환투자자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이들은 일본의 경제 거품이 붕괴된 후 장기 불황과 제로금리가 시작된 2000년 무렵부터 등장했다. 낮은 저축이자에 실망한 일본 주부들이 일본을 벗어나 해외 투자를 시작했다. 이들이 엄청난 규모의 국제 금융거래를 일으키며 글로벌 외환시장의 큰손으로 통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엔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를 통해 이자율이 낮은 일본에서 빌린 엔화를 이자율이나 수익률이 높은 국가에 예금(투자)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패턴을 보였다. 일종의 통화분산이다. 이를 통해 엔화 가치 약세 때는 환차익을 덤으로 얻게 된다. 예기치 못한 엔화 강세에도 해외 자산의 고금리로 손실의 일부 상쇄가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FX(Foreign Exchange) 마진거래’다. 와타나베 부인 중 상당수가 활용했던 투자방식이다. ‘FX 마진거래’란 소액의 증거금으로 달러를 사고 엔화를 파는 방식의 외환선물거래를 뜻한다. 레버리지 투자라서 위험성이 상당하다. 특히 예기치 못한 엔화 가치 고평가 시기에는 상당한 손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2008년에 호주달러를 이런 방식으로 매매했던 와타나베 부인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한국인이 주목할 건 이런 공격적인 방식이 아니다. 레버리지 없이 단순하게 엔화를 달러 자산으로 바꾼 온건한 성향의 와타나베 부인들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만약 와타나베 부인이 14년 전에 본인 자산의 절반을 미국 달러 기반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했다면 환차익만 100%가 발생했다. 주식 차익이나 채권 이자는 훨씬 더 크다. 일본의 경우 현재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 자산 중 미국 비중이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 비중이 전 세계 1위다. 2위는 중국이다. 한국인 역시 일부 자산을 이렇게 달러 매수, 원화 매도로 배분할 경우 미래에 예상치 못한 원화 약세가 진행되더라도 자산가치 방어가 상당 부분 가능하다. 자국 부동산 투자가 진리? 비중 조절해야 자국 통화 약세는 수입물가 폭등과 글로벌 구매력 저하를 불러온다. 만약 일본인이 엔화 자산을 100% 가지고 있거나 한국인이 원화 자산을 100% 가지고 있다면 자국 통화 약세 시 앉은 자리에서 구매력이 확 깎일 수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나마 인플레이션을 이겨내고 자산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부동산 투자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지난 13년간 한국의 주택가격 누적 상승률은 41.5%에 불과하다. 적게 오른 건 아니지만 체감적인 느낌보다는 작다. 주택은 아파트 외에도 빌라, 다세대 등 다양한 종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이 아닌 지방 아파트의 경우 서울보다 상승폭이 작다. 의외로 일본 부동산의 13년 누적수익률이 34%로 높은 편이라 눈길을 끈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버블이 심각했지만 순식간에 붕괴됐다. 이후 2010년까지 잃어버린 20년을 보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다시 조금씩 회복해 현재에 이르렀다. 따라서 2010년부터 비교하면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도쿄 핵심지역 맨션이나 서울 핵심지역 아파트가 아니면 부동산 수익이 달러 대비 환차손을 커버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 국민 평균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가 넘는다. 앞으로는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부동산 상승률이 과거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 투자는 세금도 잘 따져봐야 한다. 과거처럼 2주택이나 다주택 전략을 썼다가는 양도세와 보유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위한 빌딩 투자가 유행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임대수익률이 대출이자보다 낮은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부자들 사이에서도 점점 한국의 유동성 낮은 부동산 자산보다 달러 기반의 해외주식이나 해외채권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 퇴직연금 활용한 달러자산 투자가 노후 생명줄? 부자가 아닌 일반 중산층은 대부분의 자산이 주거용 부동산에 묶여 있다. 따라서 달러 자산에 투자할 돈이 없다고 한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해외자산에 투자할 돈은 있다. 바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다. 퇴직연금은 한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강제로 가입돼 있다. 어차피 중도인출이 힘든 돈이니 잘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 또 개인연금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목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연금도 중도인출 시 손해라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자산에 투자해 운용하는 게 더 유리하다. 2023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82조원이다. 매년 14%씩 증가하며 폭풍 성장 중이다. 개인연금 적립금 규모 또한 386조원(2022년 말 기준)이다. 합치면 800조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img4 그런데 안타깝게도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운용 현황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소중한 퇴직연금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무려 87.2%가 몰려 있다. 실적배당형 상품은 고작 12.8%에 불과하다. DB형은 회사가 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5.3%로 높은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DC형은 개인이 직접 운용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81.9%가 몰려 있다. 이런 부분이 개선돼야 은퇴 후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건 누군가는 지금 한국에 상장된 달러 기반의 ‘미국 S&P500 ETF’나 ‘미국 나스닥100 ETF’를 퇴직연금 계좌에 편입해 20년 뒤의 구조적인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에 대비해 한국 주식보다 미국 주식을 선호하는 현상도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조만간 유가가 안정을 찾고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진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요인보다 달러 강세 요인이 더 많다. 한국인들은 일본의 급격한 엔화 붕괴 상황에서도 와타나베 부인이 본인의 자산가치를 지켜내는 전략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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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호

50대 670만명 은퇴 임박...달러 강세에 '노후'가 흔들린다

50~59세, 10년 내 은퇴 준비자만 669만명 정부만 믿다간 낭패...노후 월 생활비 얼마? 예비 은퇴자, 상가 등 부동산 투자 시들…왜?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한국의 각종 은퇴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가 임박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의 1960년대생 중 상당수는 이미 은퇴한 경우가 많다. 50~59세 무더기 은퇴...준비는 ‘아직’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 말 기준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는 4553만명이다. 이 중 60세 이상은 1401만명이다. 놀라운 건 60세 이상 인구 중 45%인 637만명이 여전히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적지 않은 숫자다. 물론 이들 60세 이상 취업자 중 상당수는 주 직장에서 이미 정년퇴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퇴직 후 조건을 낮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근로시간이 적고 급여도 낮은 기간제 근로종사자도 상당수다. 문제는 ‘만60세 이상 계층’의 뒤를 이어 순차적으로 퇴직이 예정된 ‘만50~59세 계층’이다. 현재 1973년생이 만50세, 1964년생이 만59세에 해당된다. 이들은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 직장에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질서정연하게 순차적으로 퇴직할 예비 은퇴자들이다. 만50~59세 인구는 총 865만명이다. 이 중 직장에 다니는 취업자 수는 남녀 합쳐 669만명이다. 취업률이 77%에 달한다. 이들이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남자(378만명)와 여자(291만명) 취업자 수 격차는 87만명에 불과하다. 맞벌이 비중도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이들 ‘만50~59세 계층’ 중 막내인 1973년생은 정년이 연장되지 않는 한 10년 뒤에 정년퇴직한다. 2035년 즈음인 이때부터 한국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이 적자로 돌아서며 국가재정 부실 문제가 본격화된다. 또 노후 빈곤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남은 시간은 고작 10년이다. 노후 생활비 부부가구 월 366만원 미래에 재정이 고갈될 게 확실한 국민연금의 개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40%에 불과한 소득대체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게 소득보장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보험료율을 현재의 9%에서 13%로 인상하되 소득대체율은 지금의 40%로 동결해야 한다는 게 재정안정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입장은 세대별로 다르다. 국민연금이 최초 도입된 1988년부터 꾸준히 연금을 불입해온 만60세 이상 은퇴자들은 국민연금의 최대 수혜자다. 또 ‘50~59세 계층’까지는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대다. 하지만 나머지 ‘15~49세 계층’부터는 연금보험료를 성실히 불입하고도 혜택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는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도 소득의 8%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큰 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부터 만65세 이상 노령인구 수가 전체 인구의 20%를 돌파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의료비의 폭발적 증가는 이미 정해진 미래다. 한국의 은퇴예정자들은 본인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즘 은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60살 돼서 이번에 은퇴하는데 살고 있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10억원 있으면 충분한 걸까요?”, “저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5억원에 국민연금과 사적 연금 합쳐서 월 350만원씩 수령하는데 노후생활이 걱정돼요” 등 은퇴 후부터 본인 수명이 다할 때까지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0~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KB골든라이프 보고서’(2023년 11월)에 따르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월 369만원이었다. 가구 유형별로는 부모자녀가구 월 402만원, 부부가구 월 366만원, 1인가구 월 299만원이었다. 이 중 조달 가능한 금액은 57.6%를 예상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의 3중 연금으로도 만족스러울 만큼 은퇴 준비가 잘된 사람은 흔치 않다. 여기에 사적 연금을 최대한 잘 준비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은퇴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은퇴 준비가 덜 된 상태다. 또 실제 노후 생활비는 개인별로 씀씀이가 달라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또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따라 최종 금액이 확 달라지게 된다. 더 중요한 건 본인의 수명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현실이다. 따라서 의료비까지 감안하면 예상금액보다 노후 대비자금을 좀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예비 은퇴자, 부동산보다 달러 자산 투자 관심 그런데 최근 들어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고민을 하는 예비 은퇴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은퇴 커뮤니티에 “이번에 명퇴금 포함해 4억원을 받게 되는데 이걸로 수도권 상가나 아파트에 투자할지, 아니면 미국 달러로 된 월배당 해외주식 ETF에 투자할지 고민이에요”라고 질문하는 게 대표적이다. 과거 부동산 일변도였던 노후 대비 현금흐름 구축이 이제 달러 기반의 미국 자산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뭘까. ‘코로나19’로 상가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오피스나 상가 투자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지역 오피스 및 상가 공실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당시보다는 회복됐지만 여전히 전국 공실률은 8.6%로 높은 편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극심했다. 서울의 경우 2022년 1분기 공실률 7.1%에서 2년 뒤인 2024년 1분기에는 5.4%로 1.7%(P) 감소했다. 기업들에 인기가 많은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은 3% 미만이다. 반면 강원도나 충북의 공실률은 무려 26%다. 인천 역시 21.3%로 상당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보유 중인 상가에서 공실이 발생할 경우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공실 상가는 매물로 내놔도 거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다. 또 공실이 아니더라도 세입자 관리가 만만치 않다. 결론적으로 핵심지인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의 경우 공실 리스크는 적지만 투자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평범한 중산층 은퇴자들의 노후 대비 전략으로는 맞지 않다. 그렇다고 가진 돈에 맞춰 지방 상가에 투자할 경우 공실 위험이 상당하다. 이게 은퇴자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요인이다. 사실 상가보다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가 더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 외에 추가로 한두 채의 주택을 더 취득한 뒤 이를 월세로 임대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도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면서 이런 방식도 시들해졌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과거보다 줄고 다른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달러 베이스의 미국 월배당 ETF 투자 대유행 한국인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가 넘는다. 따라서 여전히 주거용 부동산이나 상가 투자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인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상장 ETF 직접투자 규모가 100조원이 넘는다. 또 한국에 상장된 달러 노출 ‘미국 주식 월배당 ETF’ 투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요 7개 ETF의 순자산 규모 합계액만 벌써 3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그만큼 매월 지급받는 현금흐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한국 상장 월배당 ETF 중 은퇴 준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은 미국에 상장된 ‘슈왑 미국 배당주(SCHD) ETF’와 유사한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다.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 100여 곳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연간 배당률은 3% 내외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8200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5200억원, 한국투신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순자산 3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에 상장된 각 운용사들의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미국 상장 ETF와 달리 개인연금, 퇴직연금, IRP, ISA 계좌에 편입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따라서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은퇴자들 입장에서는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 배당금(분배금)이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운용사 간 3파전도 치열하다. 운용사들도 앞으로 월배당 ETF의 성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덕분에 연간 총보수는 0.01%까지 내려갔다. 채권형도 아닌 해외주식형 ETF의 총보수가 고작 0.01%인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예비 은퇴자들에게 앞으로도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은퇴자들 고민은 달러 강세, 세금, 그리고 건보료 한국의 은퇴자들과 은퇴준비자들은 요즘 기록적인 일본의 엔화 약세 현상을 목격하며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본인의 자산을 100% 원화 기반으로만 보유했다가는 10년이나 20년 뒤 일본 엔화처럼 원화 가치가 폭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지난 14년간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미래에 한국 원화도 일본 엔화와 같은 길을 걷는다면 한국 원화 기반의 부동산, 주식, 채권에만 투자해 놓는 건 위험한 선택이다. 이제 달러로의 통화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또 한국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 또한 원화 약세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정부가 부득이 증세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이미 49.5%(주민세 포함)로 충분히 높다. 상속세 최고세율도 50~6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증세를 한다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이나 재산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래저래 부동산보다는 재산세가 없는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 비중을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준조세나 다름없는 건강보험료도 문제다. 은퇴를 하고 나면 자식들 명의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안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건보료 재산기준으로는 소득과 상관없이 재산과표(지방세 기준) 9억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또 재산과표가 9억원에 미달하더라도 연 소득 1000만원이 넘고 재산과표가 5억4000만∼9억원에 해당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건강보험료가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 무서운 건 급격한 노령화로 건강보험료는 계속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래저래 한국에서 은퇴자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만50~59세 계층’에 해당되는 669만명의 은퇴예정자들은 좀 더 철저히 은퇴 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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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호

은퇴자도 꼬박꼬박 월급 받는다...美 달러 배당 ETF '인기몰이'

달러 月배당 ETF로 3.8조 이상 몰려 한국서 뜨거운 SCHD와 JEPI 월배당 ETF 은퇴자들, 미국 ETF로 현금흐름 확보 대유행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한국인들은 현재 달러로 된 미국 주식 및 미국 상장 ETF를 총 100조원(726억달러) 보유 중이다. 그중 상위 10개 종목 합계액은 무려 53조원(385억달러)에 달한다. 전체 보유금액의 53%가 대형 10개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올해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한국인 집중투자 미국 주식 수익률 천차만별 올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 상위 10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종목별 편차가 어마어마하다. 1위인 테슬라는 15조3000억원(111억달러)을 보유 중인데 연초부터 4월 말까지의 수익률이 -26.2%로 크게 부진하다. 반면 2위인 엔비디아는 11조8000억원(86억달러)을 보유 중인데 74.5%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만약 1억원으로 상위 10개 종목에 동일 비중인 10%(1000만원)씩 투자했다면 올해 4개월간의 수익률은 10.8%다. 평가수익은 1080만원이 된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S&P500 수익률은 5.6%이고 나스닥 수익률은 4.3%에 불과하다.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이 지수 수익률보다 훨씬 양호한 셈이다. 하지만 어떤 종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수익률 간 편차는 크다. 또 주목할 점은 미국 주식에 투자한 한국인들이 주식투자 수익률 외에 보너스로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누렸다는 사실이다. 2023년 말 13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불과 4개월 만인 2024년 4월 말에는 1380원으로 치솟았다. 4개월간 환차익만 6%가 넘는다.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늘리면 16% 이상의 환차익이 발생했다. 공격적 레버리지 투자 vs 안정적 배당주 투자 고민 은퇴가 임박한 한국인이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안정적인 미국 배당주에 더 투자할지, 아니면 공격적인 미국 빅테크 주식인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페이스북)에 더 투자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공격적으로는 나스닥100 지수의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에 투자된 금액이 무려 3조7000억원(27억달러)으로 보유금액 기준 5위를 기록했다. 또 미국 반도체 지수의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 투자 규모도 2조7000억원(19억달러)으로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은퇴자 중 상당수는 안정적인 미국 배당주나 미국 배당형 ETF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기존 소득이 없어지는 만큼 현금흐름에 대한 니즈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아직 충분한 은퇴 준비가 안 된 경우 최근의 미국 달러 강세와 일본 엔화 약세를 지켜보며 미래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대표되는 인구구조 붕괴로 한국 원화가 미래에는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다. 일부 은퇴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의견들을 살펴보면 “역시 장기적으로 볼 때 달러가 정답이다”, “일본 엔화 폭락이 한국 미래 원화의 모습”, “원화 베이스의 한국 주식보다는 달러 베이스의 미국 주식이 진리”라는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모두 장기적인 강달러를 예상하는 의견들이다. 그런데 현재의 달러 강세 현상에 대해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미국 배당 관련 ETF로 포트폴리오 구축을 끝낸 은퇴자와 파이어족들이다. 이들은 지금의 달러 강세가 행복하다. 반면 이제 막 미국 배당 ETF를 사 모으기 시작한 은퇴자들은 초조하다. 급격한 달러 강세 현상에 적절한 환율로 ETF를 살 수 없을까 봐 우려하는 분위기다. 파이어족, 미국 ETF로 현금흐름 확보 대유행 파이어족 사이에서는 미국 관련 ETF 상품만이 노후에도 현금흐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배당금을 달러로 받는다는 건 상당한 매력이다. 한국인이 보유한 미국 상장 배당 관련 ETF 규모는 아직 미국 빅테크 주식 보유량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해외 상장 현금흐름(배당 및 채권) ETF 상위 5개의 합계 보유금액은 약 3조8000억원(27억달러)이다. 정기적으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ETF 상품에는 다양한 전략이 녹아 있다. 순수 배당주 ETF 외에도 미국 국채 매수를 통한 채권 이자 수령, 커버드콜 전략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배당주, 채권이자, 커버드콜 각각의 장단점 살펴야 현재 은퇴자와 은퇴준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상장 현금흐름 ETF 1위는 ‘슈왑 미국 배당주(SCHD)’ ETF다. 한국인들이 이미 1조1000억원(8억달러)을 보유 중이다. SCHD는 찰스슈왑에서 운영하는 ETF로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 100곳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분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며 연간 배당수익률은 약 3.2% 수준이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현금흐름 ETF 2위는 의외다. 일본 도쿄에 상장(티커명 2621)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ETF다. 무려 1조원(7억달러)을 보유 중이다. 그런데 왜 미국 상장 ETF 대신 일본 상장 ETF를 택했을까. 지금의 현저한 엔화 약세 현상이 조만간 엔화 강세로 돌아설 경우 환차익과 함께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자본차익을 둘 다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투자자들의 의도와 달리 엔화가 약세다. 또 금리 인하도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에만 -11.7%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3위는 미국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TLT)’ ETF로 한국인들이 약 8000억원(6억달러) 규모를 보유 중이다. 역시 예상과 달리 미국 금리 인하가 지연됨에 따라 올해 수익률은 -9.9%로 부진하다. 현재 미국 2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 4.8%에 달한다. TLT ETF의 연간 배당률은 이에 살짝 못 미치는 4.2% 수준이다. 배당금을 달러로 받게 되니 환차익은 덤이다. 4위인 ‘JP모건 주식 프리미엄 인컴(JEPI)’ ETF는 한국인들이 약 5000억원(4억달러)을 보유 중이다. JEPI는 패시브가 아닌 액티브 ETF로 JP모건의 베테랑 펀드매니저가 직접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며 S&P500 종목 위주로 투자한다. 또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점도 특징이다. ‘커버드콜(Covered Call)’이란 옵션을 팔아 추가 수익을 얻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마치 투자상품에 대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옵션을 판매한다. 주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콜옵션 매도’ 방식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 사고 발생 시 보험회사가 피해를 보상해 주는 것과 비슷하게 주가 하락 시 일부 수익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이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옵션으로 일정 부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횡보장에서도 큰 효과를 본다. 단점은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축소된다는 점이다. JEPI ETF의 최근 연간 배당수익률은 7.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높은 배당수익률이 실제 수익률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JEPI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월배당 ETF라는 점이다. 매월 현금이 지급되기를 원하는 은퇴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 배당 재투자를 통해 복리효과를 누릴 목적으로 JEPI ETF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인 선호 해외상장 현금흐름 ETF 5위에 랭크된 ‘글로벌X 나스닥100 커버드콜(QYLD)’ ETF는 약 3000억원(2억달러)을 보유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인 ‘글로벌X’의 대표 ETF 중 하나다. 지난 몇 년간 S&P500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나스닥100 종목 위주로 투자한다. 글로벌X의 ‘QYLD ETF’는 JP모건의 ‘JEPI ETF’처럼 월배당 상품이다. ‘나스닥100’에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한 최초의 ETF다. 최근 연간 배당수익률은 무려 11.9%다. 글로벌 ETF 시장에서는 몇 년 전부터 커버드콜 전략이 대유행이다. 하지만 이 전략도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축소되고, 변동성 큰 시장에서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투자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달러 표시 미국 주식과 배당 ETF 투자 급증할 것 앞으로도 한국인은 달러 기반 미국 주식과 미국 ETF 투자를 더 늘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는 지금 60년대생 중 상당수가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가 임박해 있다. 이들은 가정주부를 제외하고도 수백만 명 규모다. 이들에게 은퇴 후의 현금흐름은 생존을 결정하는 문제다. 과거에는 방어적인 국내 예금이나 국내 수익형 부동산 투자로 노후의 현금흐름을 확보하려 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금리가 낮은 예금이나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보다 달러 자산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이다. 또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한국 주식으로 원화 배당을 받기보다는 훨씬 크고 안정적인 미국 우량주식으로 달러 배당을 받고자 하는 흐름이 강하다. 결론적으로 최근 1400원에 육박하는 달러 강세 현상은 지나친 쏠림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인들은 원화 자산 집중에서 벗어나 일정 부분의 달러 자산 확보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미국 월배당 ETF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일부 한국 투자자들의 마음은 지금 평화롭다. 매월 따박따박 들어오는 달러 월 배당금을 높은 환율이 적용된 원화로 바꿔 한국에서 은퇴생활비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달러 강세가 더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인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 자산 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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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호

3%대 수익률 한국 ETF는 채권...주식형이 주류인 미국과 대조적

한국 1위 ETF 상품 규모는 미국 80분의 1에 불과 한국 상장 ETF 상위 10개 중 6개가 채권형 눈길 미국 상장 ETF 상위 10개 중 9개가 주식형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한국인은 ‘채권의 민족’인가. 요즘 순자산 상위 ETF들을 살펴보면 이런 탄식이 나올 만도 하다. 넓게 보면 단기 채권의 일종인 ‘CD금리 ETF’가 순자산 규모 1위와 2위를 휩쓸고 있는 게 지금의 한국 ETF 시장이다. 한국 상장 ETF 상위 10개 중 6개가 채권형 그런데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정말로 수익률이 연 3% 내외인 CD금리 ETF를 좋아하는 걸까. 이는 업계 1위와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산 규모 경쟁의 결과물일 뿐이다. ‘CD금리 ETF’는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할 뿐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자금은 크지 않다. 한국 증시에 상장된 840여 개 ETF의 평균 수수료율은 얼마일까. 연간 0.3% 수준이다. 일반적인 공모펀드 평균 수수료율이 약 1.5% 내외다. 특히 채권형 ETF의 수수료율은 상식을 뛰어넘게 파격적으로 낮다. 순자산 총액 7조7000억원으로 1위를 기록한 삼성자산운용 ‘코덱스 CD금리 액티브(합성)’ ETF의 연간 총보수율은 고작 0.02%에 불과하다. 순자산 총액 6조7000억원으로 3위를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CD금리 액티브(합성)’ ETF의 보수율도 고작 0.03%다. 양사가 치열한 ETF 순자산 규모 경쟁으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총보수율을 낮추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물론 글로벌 ETF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은 낮은 수수료율로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ETF 시장 규모가 아직 작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수수료율이 너무 빨리 낮아지면 중하위권 운용사들은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진다. 또 다른 한국 ETF 시장의 특징은 순자산 총액 상위 10위권 ETF 중 채권형이 무려 6개나 진입해 있다는 점이다. 반면 주식형은 4개에 불과하다. 레버리지 ETF를 선호하는 한국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또 상위 10개 ETF 중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ETF가 5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ETF가 5개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주식형 ETF는 코스피200을 기초로 한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200 ETF’가 7조5000억원으로 자산 규모 2위(주식형 1위)를 기록했다. 또 거래량으로는 ‘코덱스 레버리지 ETF’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해외 주식형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미국 나스닥100 ETF’가 3조1000억원으로 6위(주식형 2위), ‘타이거 미국 S&P500 ETF’가 3조원으로 7위(주식형 3위)를 기록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결과적으로 상위권 자산운용사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점점 더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미국 상장 ETF 상위 10개 중 9개가 주식형 대조적 그렇다면 금융 선진국인 미국 ETF 시장 상황은 어떨까. 순자산 순위를 살펴보면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의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 ETF가 693조원(5334억달러)으로 1위를 기록 중이다. 미국 상장 ETF 현황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첫 번째는 어마어마한 순자산 규모 차이다. 한국 상장 1위 ETF인 ‘코덱스 CD금리 액티브(합성)’ ETF의 순자산 총액은 8조원에 불과하다. 미국 1위인 ‘SPY ETF’의 693조원과 비교하면 8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엄청난 격차다. 두 번째 특징은 한국과 달리 주식형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다. 상위 10개 ETF 중 채권형 ETF는 단 1개다. 10위에 랭크된 ‘뱅가드 토탈 본드 마켓(BND)’ ETF가 유일하다. 나머지 9개는 모두 주식형이다. 금융 선진국 미국의 위엄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ETF 시장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SSGA의 ‘SPY ETF’와 블랙록의 ‘IVV ETF’, 뱅가드의 ‘VOO ETF’ 간 3파전이 치열하다. 각각 693조원(5334억달러), 571조원(4397억달러), 561조원(4322억달러)의 무지막지한 순자산 총액을 자랑한다. 세 번째 특징은 낮은 ‘ETF 수수료율’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ETF 수수료율은 매년 파격적으로 낮아지는 중이다. 이는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적정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문제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1위 SPY ETF의 수수료율은 연간 0.09%다. 이것도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 추격자인 2위 IVV ETF와 3위 VOO ETF의 수수료율은 그 3분의 1인 연간 0.03%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수료를 제대로 받는 건 경쟁이 덜 치열했던 기초자산을 일찍 발굴해 선점한 인베스코의 ‘QQQ ETF’다. 이 ETF의 전체 순위는 5위다. 기초지수로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에서는 압도적 1위다. QQQ ETF는 한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그래서 연간 0.20%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 책정이 가능했다. 결론적으로 미국 ETF 시장의 수수료율도 한국처럼 상당히 낮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ETF 종목별 자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이는 운용사들이 낮은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운용사들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엣지 있는 주식형 ETF 개발 필요 한국 상장 ETF의 장점은 연금저축 계좌나 퇴직연금 계좌에 편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미국에 상장된 ETF는 퇴직연금 계좌 편입이 불가능하다. 이는 한국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유리한 부분이다. 문제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형 ETF 등의 실적배당 상품 비중이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총 335조원이다. 이 중 무려 85.4%가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했다. 반면 불과 11.3%만이 주식형 ETF 등의 실적배당형을 채택했다. 극도로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라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높은 운용 수익률을 바탕으로 연금 백만장자가 속출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은 ‘채권의 민족’이 아니다. 단지 과거 10년 이상 부진했던 한국 증시의 낮은 수익률에 지쳤을 뿐이다. 따라서 한국 운용사들이 규모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채권형 ETF에만 너무 집중하는 건 아쉬운 측면이 있다. 기대수익률 높은 주식형 ETF를 개발해 내는 게 한국 운용사들의 중요한 역할이자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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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호

지금 세상의 모든 돈은 ETF로 몰린다

공모펀드 중 ETF 비중 35% 돌파, 쏠림 가속화 ETF 5년간 195% 급성장...일반펀드 31% 그쳐 글로벌 ETF 시장도 폭발적 성장...전 세계적 쏠림 현상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한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웬만한 전통 금융상품이 다 펀드화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ETF의 성장이 눈부시다. 지난 5년간 ETF 시장 성장률은 무려 195%를 기록했다. 반면 일반 공모펀드의 성장률은 31%에 그쳤다. 공모펀드 중 ETF 점유율 35%로 치솟아 2022년은 코스피 지수가 25%, 코스닥 지수가 35% 하락한 부진한 해였다. 이에 따라 공모펀드 규모도 전년보다 29조원(9%) 감소한 283조원에 그쳤다. 반면 이런 부진한 시장 상황에서도 ETF는 5조원(7%) 증가한 79조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2023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19%, 코스닥 지수가 28% 급반등했다. 이에 따라 2023년 말 기준 공모펀드는 전년 대비 23조원(11%) 증가한 227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2021년 고점인 238조원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반면 2023년에 ETF 시장은 전년 대비 42조원 급증한 121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간 성장률이 무려 53%다. 유독 ETF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2024년에도 이어졌다. 2024년 3월 말(1분기 말) 기준 ETF 규모는 139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불과 3개월 만에 18조5000억원(15%)이 급증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몇 년 안에 ETF 자산의 300조원 돌파를 기정 사실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말 기준 전체 공모펀드 중 ETF 점유율도 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18년 말 기준 ETF 점유율은 19%에 불과했다. 불과 5년 새 점유율이 16% 급증한 셈이다. 이 속도라면 3년 안에 전체 공모펀드 중 ETF 점유율이 50%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ETF 시장도 폭풍 성장...전 세계적 쏠림 현상 ETF가 한국에서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아니다. 글로벌 국부펀드, 연기금, 학교기금, 보험회사, 투자회사, 헤지펀드 등 해외 유명 기관투자자들도 다 ETF를 적극 활용한다. ETF컨설팅 회사인 ‘ETFGI’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글로벌 ETF 시장 규모는 1경4800조원(11조3900억달러)으로 성장했다. 글로벌과 비교하면 한국 ETF 시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의 ETF 총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121조원으로 글로벌 전체의 0.8% 비중에 불과하다. 반면 글로벌 전체에서 한국 증시 비중은 2% 내외다. 따라서 한국 ETF 시장이 최소 2배 이상 더 성장해야 한국 증시와 비슷한 비중을 가지게 된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ETF 시장 규모는 1경380조원(7조9810억달러)으로 70%의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한다. 고무적인 건 한국 ETF 시장의 최근 3년간 성장률은 미국 평균보다 훨씬 더 높다는 점이다. 2022년에 증시 폭락으로 미국 ETF 규모가 -10%를 기록할 때도 한국은 7% 플러스 성장했다. 또 2023년에도 미국 25% 성장률의 2배가 넘는 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산업 성장률이 많이 낮아진 한국에서 ETF는 명백한 성장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 간 ETF 전쟁으로 상품 다양성 커져 ETF의 인기몰이에는 국내 자산운용사 간의 치열한 경쟁도 한몫했다. 국내 ETF 시장에서 2023년 말 기준 점유율 1% 이상을 기록한 운용사는 삼성, 미래에셋, KB, 한국투자신탁, 신한, 한화, 키움투자, NH아문디까지 8개에 불과하다. 이 8개 운용사 중 최상위권인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운용의 치열한 선두 경쟁과 나머지 중위권 운용사들의 점유율 확대 경쟁은 거의 전쟁 수준이다. 이는 다양한 ETF 신상품 개발의 촉매로 작용해 왔다. CD, 장기채권, 단기채권, 반도체, 전기차, 2차전지, 헬스케어, 미국, 인도, 중국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 ETF들이 대거 등장한 원인이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퇴생활자나 파이어족을 겨냥한 월배당 및 커버드콜 ETF, 화끈한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미국 나스닥 TOP10 압축 ETF 및 레버리지 ETF 등 다양한 유형의 ETF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다시 폭발적인 ETF 종목 수 증가로 이어졌다. 5년 전인 2021년 말에 413개에 불과했던 ETF는 2023년 말에는 97% 증가한 812개로 급증했다. 2024년 3월 말 기준으로는 3개월 만에 다시 34개가 증가한 846개다. 이쯤 되면 지난 5년간 운용사 간 ETF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쉽게 체감된다. @img4 ETF 매력의 본질은 편리함과 낮은 수수료 ETF가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 양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일반 펀드 대비 투자비용이 극도로 낮기 때문이다. ETF에 직접 투자 시 판매보수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운용보수도 저렴하다. 반면 일반 펀드는 연간 1.5% 내외의 높은 수수료를 징수한다. 또 ETF가 일반 주식보다 좋은 점은 매도할 때 증권거래세가 면제된다는 사실이다. 반면 일반 주식은 매도 시 0.18%의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두 번째는 상품의 투명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반 펀드는 펀드의 구성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ETF는 펀드의 구성 종목과 각 종목의 비중, 보유수량, 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또 매일 해당 ETF의 설정과 해지 현황을 공시하는 것도 장점이다. 세 번째는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 1주만 매수해도 각 ETF 상품을 구성하는 모든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소액으로도 시장 전체에 투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 금, 은, 원유, 농산물과 같이 접근이 어려운 자산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네 번째는 환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일반 주식처럼 언제든지 쉽게 매매할 수 있다. 반면 펀드는 환매일자가 길게는 10일이 넘는 경우도 있다. ETF는 장중에 언제나 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시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TF의 급성장은 그만큼 ETF 상품이 매력적이라는 방증이다. ETF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대세로 떠오르는 새로운 트렌드다. 특히 수수료가 비싼 공모펀드를 수년간 보유하며 낮은 수익률로 고민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은 ETF 상품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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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호

현물ETF 수요가 공급의 6배 코인 가격 상승 ‘압박’

비트코인 공급 대비 ETF 수요 6배 예상 3개월간 비트코인 ETF 폭풍 자금 유입 부족한 비트코인...공급 늘릴 방법은 난감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비트코인이 1억원을 가뿐히 돌파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2억원 돌파도 가능한지가 최대 관심사다. 각종 투자게시판에도 “비트코인 지금이 꼭지다”, “무서워서 못 산 게 후회된다”, “너무 빨리 팔아서 아쉽다”, “연말 3억원도 문제없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과연 올해 비트코인은 1억원을 넘어 2억원도 돌파할 수 있을까. 변수를 하나로 압축하면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다. 아직 표면화되지 않고 있지만 비트코인 공급 부족은 곧 닥칠 예정된 미래다. 3개월간 비트코인 ETF에 124억달러 유입 먼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역사적인 결단으로 10개의 ‘비트코인 ETF’ 거래가 동시에 시작된 2024년 1월 11일로 돌아가 보자. 이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모양새였다.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 11일 비트코인 시초가는 4만6656달러를 기록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하루 뒤인 12일의 비트코인 종가는 4만2853달러로 순식간에 8%가 하락했다. 이 당시만 해도 대다수 전문가는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에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달랐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의 자료에 따르면 ETF 신규 상장 후 약 3개월이 지난 2024년 3월 8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된 자금은 16조원(124억달러)을 기록했다. 100억달러(13조원)가 유입되는 데 최소 1년은 걸릴 거라던 보수적인 전망이 무색하게도 불과 3개월 만에 유입금액이 124억달러(16조원)를 돌파해 버렸다. 이렇게 가파르게 자금이 유입될 거라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대부분의 전문가 전망이 크게 빗나간 셈이다. 신규 상장된 총 10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중 기존부터 운용돼 왔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ETF에서는 21조원(158억달러)이라는 기록적인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이는 규정상 기존 신탁에 묶여 있던 자금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을 기회 삼아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탓이다. 대신 이 공백을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ETF가 훌륭하게 메워 나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3개월간 16조원(124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면 이게 큰돈일까. 물론 124억달러도 큰돈이다. 그런데 만약 2024년 내내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올해에만 총 65조원(500억달러) 이상이 유입될 전망이다.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124억달러의 기록적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도 대폭등했다. 2024년 4월 8일의 비트코인 종가는 7만163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전 시초가(4만6656달러) 대비 54% 급등한 수치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에서는 5%의 김치 프리미엄이 붙어 비트코인 가격이 1억2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 ETF들은 실제 투입된 금액보다 순자산이 훨씬 더 커져 있다. 막대한 평가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반감기 이후 하루 공급량 450개로 급감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 유입은 목표가 상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정말로 2억원도 돌파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과 시가총액부터 살펴보자. 비트코인은 총 발행가능물량 2100만개 중 현재까지 1968만개인 93.7%가 이미 발행된 상태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832조원(1조4095억달러)이다. 이는 ‘코인마켓캡’이 발표한 2024년 4월 8일 비트코인 종가 7만1631달러를 이미 발행된 비트코인 물량에 곱한 후 환율 1300원으로 환산한 수치다. 현재 비트코인의 블록당 채굴량은 6.25개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900개가 채굴(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4월 20일로 예정된 반감기 이후에는 블록당 채굴량이 3.125개로 뚝 떨어진다. 이에 따라 하루 채굴(공급)량도 약 450개로 급감하게 된다. 반면 지난 3개월간 10개의 비트코인 ETF 누적 순매수 비트코인 개수는 약 23만개다. 이를 휴일 포함한 평균 일일 순매수량으로 환산해 보면 약 2600개가 된다. 현재 공급은 하루에 900개 수준이니 매수량이 공급량의 3배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2024년 4월의 반감기 이후부터 공급량이 하루에 450개로 줄어들어 매수량이 공급량의 6배에 달한다. 더 공포스러운 건 이 숫자가 단지 신규 상장된 10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예정 매수량만 계산한 수요라는 점이다. 비트코인 공급 대붕괴...ETF 비상 데이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재 비트코인 보유수량 1위를 기록 중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이 ETF로 전환하기 전에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수량은 약 62만개였다. 이는 총 2100만개의 비트코인 중 3%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하지만 ETF로 전환된 후부터는 계속되는 환매로 보유수량이 현재 약 32만개로 줄었다. 30만개가 감소한 셈이다. 3%였던 비중도 1.6%로 급감했다. 평가금액도 30조원(232억달러)으로 쪼그라들었다. @img4 이 공백을 메운 건 2위인 블랙록의 ‘아이 셰어즈 비트코인 신탁(IBIT)’ ETF다. ‘비트보(bitbo)’의 자료에 따르면 IBIT ETF는 지난 3개월간 26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쓸어담았다. 비트코인 전체 물량의 1.3%다. 그레이스케일의 매도 물량을 그대로 다 받아낸 셈이다. IBIT ETF의 평가금액은 24조4000억원(188억달러)에 달한다. 3위를 기록 중인 ‘피델리티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신탁 ETF(FBTC)’도 만만치 않다. 벌써 비트코인 보유물량이 15만개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전체 물량의 0.7%다. FBTC ETF의 평가금액은 13조9000억원(107억 달러)을 기록 중이다. 연말까지 70만개의 비트코인 수요 발생? 상위 빅 3인 그레이스케일, 블랙록, 피델리티 외에 나머지 7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 누적 매수량도 10만개가 넘는다. 결코 적지 않다. 전체 비중의 0.5%다. 평가자산 규모는 9조6000억원(74억달러)이다. 이 10개의 비트코인 ETF를 모두 합치면 보유수량은 약 85만개다. 전체 발행 가능물량 2100만개 기준 3.9%의 비중이다. 이렇게 계산해 보면 많은 것 같지만 그레이스케일의 물량 감소로 인해 실질적으로 증가한 비트코인 개수는 3개월간 약 23만개에 불과하다. 전체 물량 중 1%를 살짝 넘는 수준이다. 중요한 건 속도다. 만약 비트코인 ETF가 3개월마다 지금처럼 비트코인 현물을 23만개씩 사들인다면 남은 기간을 9개월로 계산했을 때 연말까지 추가로 약 70만개의 비트코인 공급이 필요하다. 4월 8일 기준 10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 보유수량 85만개에 더해 9개월간 추가로 70만개의 비트코인을 순매수하면 연말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는 총 155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된다. 2024년 말에는 전체 비트코인 물량의 7.4%를 10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보유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심각한 수급 불균형...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 그런데 이 계산법에는 의아한 점이 있다.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부터 비트코인 공급량이 하루 450개로 줄어드니 연말까지 9개월간 비트코인 채굴량(공급량)은 대략 [(900개×30일×1개월)+(450개×30일×8개월)=14만개] 수준이다. 수요는 70만개인데 공급은 14만개이니 무려 56만개의 비트코인이 부족하다. 이는 전체 비트코인 물량의 2.7%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도대체 이 엄청나게 부족한 비트코인 물량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을까. 비트코인 신규 채굴물량 외에도 기존 보유자가 시장에 비트코인을 직접 매도해서 물량을 공급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보유자들의 매도 목표가격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유는 비트코인 공급 대붕괴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학이 아니라 산수다. 비트코인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미 정해진 미래다. 이 심각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비트코인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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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68만개 매수 나서나...초조한 기관투자가들

비트코인 분실 물량 약 250만개로 추정 기관, 대형주 비중 20% 수준...코인 확대 필요 비중 20%로 늘리려면 168만개 더 필요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비트코인이 없는 사람 중에는 이제라도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단숨에 1억원까지 치솟은 부담스러운 가격은 진입장벽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10% 하락도 드물 정도로 짧고 얕은 조정 후 다시 신고가를 경신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매수 대기 중인 한국 개인투자자 못지않게 초조해하는 또 다른 집단이 있다. 바로 미국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다. 그간 기관투자자들은 회계 처리 등의 부담으로 비트코인 편입에 제약이 많았다. 따라서 이를 핑계로 고민 없이 비트코인을 무시하는 전략이 가능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돼 버렸다. 이제는 ‘비트코인을 편입해야 할지’와 ‘만약 편입한다면 비중을 얼마나 담아야 할지’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로 바뀐 상태다. 혼란 속에서도 일부 발 빠른 기관투자자들은 허겁지겁 비트코인을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일부라도 편입시키는 중이다. 중요한 건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이미 전 세계 주요 자산 순위 8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은의 시가총액마저 뛰어넘었다. 이런 비트코인을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전혀 편입하지 않는 게 합리적인 투자방식인지를 고민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유형은 국부펀드, 연기금, 학교기금, 보험회사, 투자회사,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사모펀드, 일반기업 등이 있다. 이들의 투자 대상 상품군은 주식, 채권, 달러, 금, 원자재 등 다양하다. 이들은 공격적인 액티브 방식 외에 수수료가 낮은 패시브(인덱스) 방식의 투자비중도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주식이나 채권 비중을 100%로 가져가지 않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의 자산배분 펀드매니저들의 고민이 제일 크다. 만약 비트코인을 일부라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는다면 시장 수익률과 동떨어진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펀드 운영자 입장에서 이는 재앙과 같다. 마치 2023년과 2024년에 불같이 상승한 ‘엔비디아’를 편입하지 않았을 때와 같은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 ETF’가 발행된 이상 이제 회계 처리가 어려워 비트코인을 편입하지 않았다는 핑계는 불가능하다. 비트코인 분실 물량 250만개로 추정...공급 최악 비트코인의 총 발행가능물량은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 이 중 현재까지 발행된 물량은 약 1965만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유통가능물량은 1965만개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분실된 비트코인도 상당하다. 온체인 인텔리전스 제공업체인 ‘글래스노드’는 분실된 비트코인을 최소 250만개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의 보유 비트코인 약 100만개도 시장에서는 유통 불가능한 물량으로 간주하고 있다. 비트코인 유통가능물량은 77%에 불과 따라서 현재 실제 유통 가능한 물량은 총 발행예정물량 2100만개의 약 77%인 1615만개로 보는 게 합리적인 추정이다. 이는 오랜 시간 비주류의 설움을 겪다가 최근에서야 ETF를 통해 금융 제도권에 진입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수요에 비하면 너무나도 적은 물량이다. 비트코인의 기관투자자 보유물량은 약 260만개로 불과 12%의 비중이다. 반면 큰 손 ‘고래투자자’와 작은 손 ‘개미투자자’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무려 1360만개다. 65%의 압도적인 비중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글로벌 8위까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이런 기관투자자의 낮은 보유 비중은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이내 종목 중 이런 케이스는 전무하다. 물론 비트코인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9년도에 탈중앙화를 목표로 탄생했다. 따라서 개인들에게 물량이 집중된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정식으로 제도권에 진입한 이상 이제부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관투자자 등이 보유한 총 비트코인 물량 255만개(12.4%)를 세분화해 살펴보자.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의 자료에 따르면 ETF 104만개(4.9%), 정부 57만개(2.7%), 상장기업 31만개(1.5%), 비상장기업 53만개(2.5%), 디파이 16만개(0.7%)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실제 매물화 가능성이 높은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오히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가로 더 많이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비트코인 ETF 보유물량은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움직임으로 볼 때 앞으로도 매도는커녕 계속 매수세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img4 각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물량은 잠재 매물 그렇다면 각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매물로 나올 수 있을까.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정부 등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 합계는 약 57만개(2.7%)다. 그런데 이 물량은 정부가 원해서 매수한 게 아니다. 범죄수익, 세금 체납 등으로 압류한 비트코인 물량이다. 따라서 잠재적 매물로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나라도 있다. 바로 엘살바도르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매수 후 큰 폭의 평가손실로 고통을 받았었다. 반면 지금은 상당한 평가수익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물론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수량은 5690개로 너무나도 적다. 또 당분간은 매도할 계획도 없다. 타이트한 비트코인 공급 상황으로 볼 때 각국 정부가 보유한 57만개(2.7%)의 물량은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물량이 언제 시장에 공급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또 이 잠재매물마저 모두 시장에서 소화되고 나면 공급 부족은 더 가속화될 수 있다. 상장기업들의 비트코인 투자 현황은?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상장기업들이 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총 30만9647개다. 1.48%의 낮은 비중이다. 상장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1위 기업은 바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다. 이 회사는 정보기술 컨설팅업체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비트코인 총 보유물량은 21만4000개(1.02%)로 나머지 모든 기업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을 통해 대출금까지 끌어들여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건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받기도 한다. @img5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의 보유물량이 9720개(0.05%)로 3위를 기록 중인 것도 눈길을 끈다. 또 눈에 띄는 건 13위에 랭크된 한국 게임회사 ‘넥슨’이다. 넥슨은 한국이 아닌 일본 도쿄거래소에서 상장돼 있다. 넥슨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단가는 약 6500만원 수준이다. 고가 매입으로 한동안 고생했지만 지금은 큰 폭의 평가이익이 발생 중이다. 비상장기업들의 비트코인 투자 현황은? 주요 비상장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순위 1위에는 오래전 파산한 일본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20만개(0.95%)의 비트코인은 잠재 매물로 분류된다. 시장은 장기간에 걸쳐 분할 매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g6 2위인 ‘블록원’은 이오스 코인을 만들어낸 회사다. 14만개(0.67%)를 보유 중이다. 3위인 ‘테더홀딩스’는 시장점유율 1위 스테이블 코인 USDT의 발행사다. 7만5354개(0.36%)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비상장회사의 비트코인 보유수량 총합계는 약 52만5000개(2.5%)다.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 비트코인 보유물량을 모두 합쳐도 84만개(4%)에 불과하다. 언뜻 봐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유는 비트코인 현물에 직접 투자할 경우 회계 처리, 보관, 보안 등의 문제로 대부분 투자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또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도 한몫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현물 ETF가 출시되면서 모두 해결됐다. 이제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비트코인 ETF를 안 살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상위 5개 주식 기관 보유 비중 64%...비트코인은? 미국 SEC의 비트코인 ETF 공식 승인과 시가총액 세계 8위의 투자자산이라는 관점으로 살펴보면 12%에 불과한 기관투자자 비중은 비정상에 가깝다. ‘야후 파이낸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의 2023년 말 기관투자자 평균 보유 비중은 무려 64%에 달한다. 비트코인 기관 보유 비중과 비교하면 5배가 훌쩍 넘는 수치다. 이를 통해 현재의 비트코인 기관/개인 보유비중이 얼마나 왜곡된 모습인지를 알 수 있다. 앞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상당할 것임은 손쉽게 예상 가능하다. 만약 연말까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보유비중을 현재의 12%에서 20%까지 8%만 늘리려 해도 무려 168만개의 비트코인이 필요하다.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 채굴 수량은 예상 수요의 10분의 1인 14만개에 불과하다. 기관투자자들은 과연 연말까지 비트코인 비중을 20%로 확대할 수 있을까. 기존 보유자들이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비트코인 물량 확보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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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vs 롱? 비트코인 ETF 글로벌 운용사 전략은

ETF 운용 상위 5개사 중 3개사는 비트코인에 부정적 금 ETF 만든 ‘스테이트 스트리트’, 비트코인은 포기 이상한 전략 펼치는 ‘그레이스 케일’의 미래는?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한국에서 1억500만원까지 치솟으며 기세등등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9000만원마저 붕괴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감기를 앞둔 2024년 4월 초에는 다시 1억원을 회복했다. 지난 15년간의 비트코인 역사를 살펴보면 고점에서 15% 수준의 하락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조정폭도 얕은 편이다. 현물 비트코인 ETF 상장으로 인해 수요가 탄탄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4번째 반감기를 앞둔 비트코인의 상승 사이클이 이 시점에서 갑작스레 종료될 거라는 예측은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반감기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 4대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에 대한 엇갈린 관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의장은 올해 초 ‘비트코인 ETF’ 승인 당시 “우리가 비트코인을 보증한 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고 해서 SEC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건 단지 게리 겐슬러 의장뿐이 아니다. 글로벌 빅 4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뱅가드, 피델리티, 스테이트 스트리트 경영진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점은 모두 극명하게 엇갈린다. 뱅가드와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비트코인에 부정적이다. 반면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비트코인에 우호적이다.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비트코인을 ‘훌륭한 가치저장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에는 “신생 위험자산군이 ETF란 안전한 방식으로 노출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뱅가드 경영진은 비트코인을 ‘투기적인 자산’으로 평가했다. 올해를 끝으로 물러나는 팀 버클리 뱅가드 CEO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ETF는 은퇴를 위해 저축하는 사람들의 장기 포트폴리오에 적합하지 않다. 이는 투기성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총 운용자산(AUM)은 무려 1경3000조원(10조달러)에 달한다. 2위인 뱅가드는 1경1180조원(8조6000억달러), 3위인 피델리티는 5720조원(4조4000억달러), 4위인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4810조원(3조7000억달러)의 운용자산을 자랑한다. 빅 4 운용사 모두 전 세계 1위 주식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 4100조원(3조1600억달러)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운용자산을 보유 중이다. 최근 폭등한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아직 1700조원(1조3000억달러)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이 많이 상승했어도 격차가 상당하다. 이 4개 운용사 간에는 운용자산 규모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대형 운용사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엇갈린 관점은 치열한 경쟁의 승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게임체인저인 비트코인으로 인해 미래에는 운용사 간 자산 규모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ETF 운용 상위 5개사 중 3개사는 비트코인에 부정적 운용자산(AUM) 기준으로 글로벌 운용사 순위와 ETF 운용사 순위를 매겨보면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결과가 나온다. 이유는 ETF에 유독 특화된 운용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운용자산 기준 ETF 운용사 순위는 1위 블랙록, 2위 뱅가드, 3위 스테이트 스트리트, 4위 인베스코, 5위 찰스 슈왑 순이다. 그런데 상위 5개사 중 비트코인 ETF를 출시한 운용사는 뱅가드와 인베스코 등 2개사에 불과하다. 반면 비트코인 ETF 출시를 포기한 운용사는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 찰스 슈왑까지 3개사나 된다. 비율로 따져보면 상위 5개 운용사 중 60%가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셈이다. 현재 ETF 시장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1위 블랙록과 2위 뱅가드가 비트코인 ETF에 대해서만큼은 완전히 상반된 전략을 꺼내든 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블랙록은 비트코인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성공했다. 또 적극적으로 ETF 판매와 관련된 홍보를 진행 중이다. 반면 뱅가드는 비트코인 ETF 시장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또 뱅가드의 중개 플랫폼에서도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모두 제외하는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현재까지는 블랙록의 판정승이 명백하다. 블랙록은 불과 3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비트코인 ETF 순자산 규모를 25조원(188억달러)으로 키워냈다. 뱅가드는 비트코인을 멀리하는 철학을 영원히 유지할까, 아니면 실수를 인정하고 회사 정책을 바꾸게 될까? 시장 참여자들은 뱅가드의 다음 행보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3위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역시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지 않았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20년 전인 2004년에 전 세계 운용사 중 가장 먼저 ‘금 ETF’를 출시함으로써 선도자의 이점을 가장 강력히 누려온 운용사다. 그런데도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지 않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4위인 인베스코는 갤럭시 디지털과 손잡고 비트코인 ETF를 출시했다. 전체 10개의 비트코인 ETF 중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6000억원(5억달러)에 불과하다. 상위권과의 격차가 너무 크다. ETF 시장에서는 5위권을 벗어나면 영향력이 거의 없다. 5위인 찰스 슈왑이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지 않은 것 또한 의외의 선택이다. 물론 찰스 슈왑은 강경하게 비트코인을 배척하는 뱅가드와는 달리 중립적인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멀지 않은 시기에 찰스 슈왑이 파격적으로 낮은 수수료의 비트코인 ETF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ETF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선점 효과다. 선점 효과를 스스로 날려버린 찰스 슈왑의 대응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뒤늦게 비트코인 ETF 시장에 뛰어들어도 선두 그룹과의 격차를 역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상한 전략 펼치는 ‘그레이스 케일’의 미래는? 최근 비트코인이 15% 이상 폭락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건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의 기록적인 자금 유출이다. 2024년 3월 19일에 비트코인의 낙폭이 가팔랐던 건 GBTC ETF에서 하루에 8400억원(6억4300만달러)이라는 기록적인 자금이 유출된 게 시장에 알려지면서부터다. 그런데 GBTC ETF에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이 예측이 너무나도 쉬운 이유는 GBTC ETF의 무지막지한 수수료 구조 때문이다. @img4 원래 현물 비트코인 ETF 상장이 승인되기 전부터 운용돼 왔던 그레이스 케일의 비트코인 신탁 연간 수수료율은 2%였다. 이번에 현물 비트코인 ETF로 전환되면서 수수료율을 1.5%로 낮췄지만 여전히 터무니없이 높다. 지금 나머지 9개 운용사들은 일정 기간 파격적인 수수료 할인을 적용하면서까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레이스 케일의 대응은 안일한 측면이 있다. 2위인 블랙록의 수수료율은 고작 0.25%에 불과하다. 3위인 피델리티도 0.39%인 수수료율을 0.25%로 인하했다. 수수료율에 예민한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그레이스 케일의 비트코인 ETF를 매수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미 대탈출이 시작된 상황이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ETF’는 매일매일 대량 환매와 매도 행렬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레이스 케일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비트코인 미니 펀드 출시를 통해 수수료를 낮출 계획이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이미 타이밍을 놓친 만큼 곧 블랙록의 ‘아이 셰어즈 비트코인 신탁 ETF’에 1위 자리를 헌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낮은 수수료만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ETF를 선택하는 데 있어 수수료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측면에서 압도적인 1위였던 그레이스 케일의 비싼 수수료 정책은 아쉬움이 남는다.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 발생하며 가격 급락 ‘피사이드 인베스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3월 12일에 비트코인 유입자금 합계액은 1조3590억원(10억4500만달러)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열광했다. @img5 하지만 불과 4영업일 뒤인 3월 18일에는 2010억원(1억54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3월 19일에는 전일보다 더 큰 4240억원(3억262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실망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3월 26일에 그레이스 케일의 매도물량을 원투 펀치인 블랙록이 2109억원(1억6220만달러), 피델리티가 3628억원(2억7910만달러)을 받아냈다. 그 결과 10개 ETF 합산 순매수금액이 5434억원(4억1800만달러)의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그 이후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왕성한 매수세는 다소 줄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플러스 매수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주목할 건 블랙록 ETF의 움직임이다. 블랙록은 10개의 ETF 중 가장 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수 중이다. 블랙록 움직임에 주목해야 전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총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1경3000조원(10조달러)이다. 이 어마어마한 금액 안에는 액티브펀드, 인덱스펀드, 사모펀드, ETF 등이 다 합쳐져 있다. 모든 금융기관은 고유계정(자기자본)과 고객계정(고객자금)을 가지고 있다. 블랙록 역시 마찬가지다. ETF나 펀드는 고객계정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블랙록의 자체 자금은 아니지만 블랙록을 통해서 투자되니 블랙록이 투자 주체로 표기된다. 지난 3개월간 블랙록이 왕성하게 비트코인을 매수했던 이유는 ‘패시브(인덱스)’ 방식의 비트코인 현물 ETF에 고객들의 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들어 블랙록의 비트코인 매수세는 이전보다 약해졌다. 이는 고객자금 유입 규모가 줄었다는 뜻이다. 이 추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같은 고객계정이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있다. 바로 액티브(active) 펀드다. 같은 고객계정이라도 액티브 펀드는 수동적인 패시브 펀드나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편입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 블랙록은 최근 자사의 스트래티직 인컴 오퍼튜니티즈, 글로벌 앨로케이션 펀드 등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편입할 수 있도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운용약관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패시브 형태의 ETF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블랙록이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를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비트코인 ETF를 편입하겠다는 신호다. 블랙록뿐 아니라 수많은 글로벌 운용사들이 자사의 액티브펀드 안에 비트코인 ETF를 편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폭락을 너무 비관할 필요가 없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 시장에는 호재가 많다. 시간의 문제일 뿐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대기 수요는 여전히 탄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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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호

9600조원 美 401K의 절세 투자...코인 매수하나

한국, 비트코인이 빌딩보다 세금 월등히 유리 미국인들 401K로 연금 백만장자 속출 401K의 압도적 수익률, 한국과 미국 증시 차이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투자수익률은 중요하다. 하지만 노련한 투자자라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있다. 바로 세금이다. 세후 수익률을 따져보지 않고 투자할 경우 수익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낼 수도 있다. 한국인과 미국인의 비트코인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은 크게 다르다. 2024년 말까지는 한국인이 미국인보다 세금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하다. 한국은 현물 비트코인을 매매할 경우 2024년 말까지는 세금이 0원이다. 반면 미국은 이미 비트코인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 중이다. 미국, 이미 비트코인 차익에 세금 부과 미국인이 현물 비트코인을 매매할 경우 주식 거래 수익과 동일한 세금을 낸다. 1년 미만으로 보유했을 경우 ‘단기 이익’으로 분류돼 10%에서 37%의 세율이 부과된다. 세율은 수익 규모에 따라 다르다. 개인 기준으로는 수익이 약 1500만원(1만1600달러) 이하인 경우 10%의 세율이 적용된다. 세율은 일정구간별(12%, 22%, 24%, 32%, 35%, 37%)로 상승한다. 따라서 수익이 약 7억9000만원(60만9361달러)을 넘어설 경우 최고 세율인 37%가 적용된다. 대신 1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장기 자본이득’으로 분류돼 세율이 크게 낮아진다. 일반 소득세율 구간은 0%에서 20% 사이다. 따라서 수익금이 약 6100만원(4만7025달러) 이하라면 세금은 0원이다. 상당수의 조막손 개인투자자들은 세금을 피해 갈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6100만원(4만7025달러)을 초과하는 수익금에 대해서는 15%의 세금을 부과한다. 만약 수익금이 6억7000만원(51만8901달러) 이상이라면 세율은 20%로 상승한다. 엄청난 고수익에도 20%의 낮은 세율이 적용되니 큰손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크게 부담스러운 세율은 아니다. 한국, 비트코인이 빌딩보다 세금 유리...ETF는? 한국도 2025년부터는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22%의 양도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 과세 시기를 연기하자는 국회 논의가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 만약 과세 연기 방안이 국회 통과에 실패한다면 2025년부터는 정상 과세한다. 만약 10억원의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이 대출 10억원을 더해 서울의 20억 꼬마빌딩을 매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2년 뒤에 10억원 상승한 30억원에 이 빌딩을 매도한다면 10억원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대략 4억2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서울 아파트 2주택자들 역시 2주택 중과세가 유예됐음에도 불구하고 양도차익이 10억원일 경우 양도소득세는 약 4억2000만원이다. 빌딩과 동일하다. 또 빌딩이나 2주택 보유 시에는 재산세, 종부세 등의 보유세도 추가된다. 반면 비트코인에 투자해 2024년 말까지 10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하면 세금을 1원도 내지 않는다. 보유세도 0원이다. 세금 측면에서만 본다면 빌딩이나 2주택 투자보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또 해외주식으로 10억원 수익이 발생했다면 세율이 22%이니 양도소득세는 약 2억2000만원이 된다.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해도 동일하게 양도소득세는 2억2000만원이 발생한다. 따라서 2024년에 한국인이 ‘현물 비트코인’ 대신 ‘비트코인 ETF’를 매수하는 건 어리석은 전략이다. 다행히도 한국 투자자들은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할 수 없다. 2024년 1월에 금융위가 해외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국내 증권사가 중개할 경우 자본시장법에 위배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치가 없더라도 현물 비트코인 대신 비트코인 ETF를 매수하는 건 세금 측면에서 손해다. 결론적으로 세금 혜택이 강력한 2024년은 비트코인 투자자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해다. 미국 투자자는 비트코인 현물보다 401K가 유리 2025년부터 한국 투자자는 비트코인 세금으로 얼마를 내게 될까.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22%의 양도세 부과가 예정돼 있다. 미국의 경우 1년 이상 보유한 장기투자자에게 약 6100만원(4만7025달러)까지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불리하다. 따라서 2025년부터 한국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실물보다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 계좌 안에 한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편입하는 게 세금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없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강경하게 규제 중이다. 따라서 한국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과세 방침이 변경되거나 금융위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꼼짝없이 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세를 낼 수밖에 없다. 반면 미국은 비트코인 현물에 대한 과세를 한국보다 먼저 시행했다. 또 비트코인 현물 ETF도 상장시킨 상태다. 따라서 미국 투자자들은 절세를 위해 한국의 퇴직연금과 유사한 제도인 401K를 통해 ETF를 편입해 절세할 수 있다. 미국인들 401K로 연금 백만장자 속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의 가장 큰 효과를 꼽으라면 단연 접근성이다. 비트코인 실물 투자는 회계 처리, 보안, 보관, 부정적인 사회 인식 등으로 제약이 많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면 이 모든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특히 퇴직연금계좌의 일종인 401K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수요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401K가 미국인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세제 혜택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근로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할 때 401K에 적립한 금액은 과세표준에서 제외해 준다. 연간 적립한도는 2024년 기준으로 연 2만3000달러(50세 이상은 3만500달러)다. 매년 조금씩 높아진다. 따라서 401K에 꾸준히 적립하면 그만큼 연말에 납부하는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 401K 적립금 투자로 발생한 이익은 과세를 유예해 준다. 이는 복리 효과를 극대화해 투자 수익이 누적되는 효과가 있다. 물론 꾸준히 수익을 낸다는 전제하에 그렇다. 또 은퇴 후 401K에서 적립금을 인출할 때도 낮은 소득세율을 유지해 준다. 피델리티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약 42만2000명의 미국 근로자의 연금잔고가 100만달러(13억원)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계좌의 평균 금액은 무려 155만달러(20억원)에 달했다. 401K의 세제 혜택과 미국 증시의 장기적인 우상향이 결합해 미국 근로자 중 상당수를 연금부자로 만들어 준 셈이다. 미국인 절세 목적 401K로 비트코인 수요 폭증? 결론적으로 미국인의 경우 직접 주식이나 비트코인 현물을 사는 것보다 401K를 통해 주식이나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하는 게 절세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하지만 미국 근로자들이 자신의 401K 계좌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편입하려면 각 관리 금융회사들과 고용주(근로자 회사)들이 401K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편입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야 가능하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일부 금융기관의 401K 계좌만 비트코인 현물 ETF 편입이 가능하다. 물론 결국 시간 문제일 뿐 대부분의 401K 계좌에는 일정 비율의 비트코인 현물 ETF 편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401K 계좌에 비트코인 ETF 편입이 가능해진다면 미국인들이 과연 비트코인 ETF를 매수할까. 혹시 모를 미국 국가부채 증가로 인한 달러화 붕괴 가능성이나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일정 비율의 비트코인 편입 결정은 합리적일 수 있다. 또 세제 혜택도 매력적이다. 약 9600조원(7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401K의 운용자산 중 평균 1%만 비트코인을 편입해도 1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수요가 발생한다.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8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한 규모다. 401K뿐 아니라 미국의 은퇴자산 총액은 훨씬 더 거대하다. ICI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미국 은퇴 자산 총액은 약 5경원(38조4000억달러)이다. 이는 미국 전체 가계금융자산의 32%에 달하는 규모다. 향후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총 은퇴자산에 비트코인 비중을 1%만 담아도 약 5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낙관론자들이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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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호

'디지털 金'으로 매수해야 2억 간다

비트코인 수요층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전체 국부펀드와 연기금도 비트코인 수요처 홍콩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다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과 비트코인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뭘까. 빅테크 주식의 수요층은 주식투자자로 한정된다. 반면 미국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달러 붕괴나 자국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비트코인 수요층은 훨씬 더 광범위하다. 국부펀드와 연기금도 장기적으론 비트코인 수요처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기 전까지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따라서 국부펀드나 연기금도 대놓고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부터 투자 의사결정이 과거보다 수월해졌다. SWFI(국부펀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국부펀드 자산 규모 1위는 ‘노르웨이 정부 연금기금’이다. 2140조원(1조6480억달러)의 자산 규모를 자랑한다. 2위와 3위는 모두 중국 국적의 ‘중국투자공사’와 ‘세이프투자회사’로 각각 1760조원(1조3500억달러), 1420조원(1조9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4위는 아부다비 투자청으로 1290조원(9930억달러), 5위는 공공투자기금으로 1200조원(9250억달러), 6위는 쿠웨이트 투자청으로 1200조원(9240억달러), 7위는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 1000조원(77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국가가 앞장서서 비트코인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국부펀드는 비트코인 편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머지 국부펀드의 경우 굳이 비트코인을 편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국부펀드나 연기금에 가장 중요한 건 수익률이다. 이미 글로벌 투자자산 순위 10위 안에 진입한 비트코인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얼마의 비중을 가져갈지가 고민일 뿐 장기적으로는 일정 비율의 비트코인을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 홍콩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 최근에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도 전격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했다. 중국의 자산운용사인 ‘화샤기금(ChinaAMC)’과 ‘보세라자산운용’ 등의 비트코인 현물 ETF도 드디어 홍콩 시장을 통해 거래가 가능해진 셈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여전히 중국인들의 비트코인 직접 투자는 막혀 있다는 사실이다. 당분간 중국 정부가 이 규제를 풀어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본의 해외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개인들의 비트코인 투자수요는 여전히 상당하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중국 자본의 홍콩 유입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외에 영국과 주요 선진국들의 추가적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도 머지않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홍콩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인해 아직 승인을 망설이고 있는 싱가포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의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헷갈릴 땐 상위 5개 주식 기관투자자 지분율 확인을 그런데 연말까지 비트코인 수요가 꾸준할 거라는 낙관론자들의 전망은 과연 합리적인 것일까. 혹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수요가 과장된 것은 아닐까. 이제 다른 관점에서 시장을 살펴보자. @im3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이미 글로벌 투자자산 순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가총액 1~5위 주식들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보통 얼마나 될까. 미국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2023년 말 기준 무려 73.8%다. MS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는 뱅가드 그룹으로 약 9.0%를 보유 중이다. 2위는 블랙록으로 7.3%, 3위는 스테이트 스트리트로 4.0%다. 이런 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의 약 73.8%를 6700여 개의 기관투자자들이 나눠 가지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애플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56.7%다. 애플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기관투자자 1위는 뱅가드 그룹으로 약 8.5%를 보유 중이다. 2위는 블랙록으로 6.8%, 3위는 버크셔해서웨이로 5.9%다. 이런 식으로 애플 주식의 56.7%를 6100여 개의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 3위인 엔비디아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기관투자자 1위 역시 뱅가드 그룹으로 8.2%를 보유 중이다. 2위는 블랙록으로 7.2%, 3위는 FMR.LLC로 약 5.1%다. 이런 식으로 엔비디아 주식의 68.0%를 5100여 개의 기관투자자들이 나눠 가지고 있다. 시가총액 4위인 아마존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기관투자자는 뱅가드 그룹으로 약 7.4%를 보유 중이다. 2위는 블랙록으로 6.0%, 3위는 스테이트 스트리트로 3.3%다. 이런 식으로 아마존 주식의 약 62.8%를 6000여 개의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 5위인 알파벳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는 뱅가드 그룹으로 약 7.3%를 보유 중이다. 2위는 블랙록으로 6.3%, 3위는 스테이트 스트리트로 3.4%를 가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알파벳 주식의 약 62.1%를 4700여 개의 기관투자자들이 나눠 가지고 있다. 정리해 보면 미국 시가총액 상위 5개 주식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평균 64.6%다. 평균 기관투자자 수도 약 5900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 비중은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현재 12%밖에 되지 않는다.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또 하나 유심히 봐야 할 건 상위 5개 주식에 대한 블랙록의 평균 지분율이다. 블랙록은 마이크로소프트 7.3%, 애플 6.8%, 엔비디아 7.2%, 아마존 6%, 알파벳 7%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적은 아마존 지분율을 기준 삼아도 블랙록이 비트코인 지분율을 최소 6%까지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블랙록 비트코인 ETF’의 비트코인 보유수량은 1.3%에 불과하다. 연말까지 지속적인 블랙록의 매수세 유입을 전망하는 이유다. 비트코인 1개 가지면 세계 상위 0.3%? 이제 전 세계 모든 기관투자자들의 고민은 하나다. 비트코인도 기계적으로 포트폴리오에 일정 부분 편입해야 할까. 만약 편입해야 한다면 비중은 얼마나 가져가야 할까. 비트코인 현물 ETF가 너무 갑자기 승인됐기에 아직 내부 규정을 정비하지 못한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비트코인 편입이 가능하도록 내부 규정이 점진적으로 정비될수록 비트코인의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안에 진입한 투자자산을 전혀 편입하지 않는 게 합리적인 자산배분일까.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점은 비트코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만약 비트코인의 총 발행예정물량인 2100만개가 분실 없이 모두 존재한다고 가정해도 비트코인의 물량 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다. 한국 5200만명의 인구가 1개씩 나눠 갖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물량이다. 비트코인은 앞으로 1억원을 넘어 2억원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2024년 4월 20일로 추정되는 4번째 반감기가 지나고 나면 비트코인의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 2억원 돌파 여부를 예상하기에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바탕으로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는 게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다. 먼 미래에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의 지위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비트코인을 투자자산의 한 종류로 인정하되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이성적으로 투자가치를 판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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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오리지널 콘텐츠에 돈 쏟아붓는 넷플릭스 1년 제작비 22조원...올해 라인업은?

살길은 오직 오리지널 콘텐츠뿐 돈 다 태워버린 넷플릭스의 2024년 라인업은? 글로벌 텐트폴 라인업까지...“돈 되면 다 한다”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넷플릭스는 기존 TV를 대체하는 글로벌 1등 방송 플랫폼이 되기를 원한다. 글로벌에서 유일한 원 채널이 되는 게 목표다. 경쟁 OTT가 대거 등장한 지금의 현실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이 꿈을 이루려면 독자적인 강력한 콘텐츠가 중요하다. 살길은 오직 오리지널 콘텐츠뿐 경쟁사인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유사한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를 2019년에 출시하면서 넷플릭스에 그동안 제공해 왔던 중요 콘텐츠들을 모두 계약 해지했다. 불후의 명작인 미키마우스, 스타워즈, 슈렉, 아이언맨, 어벤저스 등이 다 디즈니 콘텐츠다. 글로벌 시장 영화점유율이 25%에 달하는 디즈니 콘텐츠의 공급이 끊기면 타격이 크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2012년부터 넷플릭스에서만 독점으로 공개하는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를 직접 만들어 왔다. 넷플릭스가 만든 독점 오리지널 드라마 중 처음으로 대박이 난 게 바로 ‘하우스 오브 카드’ 다. 정치 드라마로서 웹 드라마 사상 최초로 에미상 9개 부문에 지명됐다. 그중 감독상, 촬영상, 캐스팅상 등 3개 부문 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넷플릭스는 꾸준히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해 왔다. 넷플릭스가 영화를 직접 제작한 초기에는 일부 영화인들의 강한 반발도 있었다. 넷플릭스는 영화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웹에서 공개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유명 영화제에서도 넷플릭스 영화의 작품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들이 유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넷플릭스는 특정 장르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친 넷플릭스? 1년 콘텐츠 제작비가 22조원 사실 한국 영화배우들의 몸값은 넷플릭스가 다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말 그대로 돈을 버는 족족 그냥 콘텐츠 제작에 다 태워 버린다. 일명 ‘캐시 버닝(Cash-Burning)’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도대체 콘텐츠 제작비를 1년에 얼마나 써대는 걸까. 넷플릭스가 2023년에 1년간 사용한 콘텐츠 제작과 판권 확보 투자금액은 약 22조원(170억달러)이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나 드라마 제작업체의 투자금액은 이제 껌값으로 느껴지는 수준이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당연히 가입자 유치를 위해서다. 또 이미 유치한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마케팅포인트로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할리우드 영화사와 같은 콘텐츠 제공업자들과의 협상에서도 협상력을 높일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하면 다음의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계속된 가입자 유치로 구독료 원천을 증가시킨다. 둘째, 이미 가입한 구독자가 계속 가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구독자들의 1인당 구독 비용을 높인다. 돈 다 태워버린 넷플릭스의 2024년 라인업은? 넷플릭스의 전 세계적인 성공에는 우수한 한국 콘텐츠들 덕도 크다. 넷플릭스의 공동 CEO인 테드 서랜도스는 작년 4월에 향후 4년간 약 3조2500억원(25억달러)을 한국 콘텐츠에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8000억원(6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넷플릭스의 이 어마어마한 콘텐츠 투자금액을 보니 2024년의 넷플릭스 라인업이 궁금해진다. 넷플릭스는 2024년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총 26개 준비했다. 그중 2004년 1분기에는 총 7개의 콘텐츠가 공개될 예정이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로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이 출연한다. ‘성+인물:네덜란드, 독일편’은 성(性)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 쇼로 신동엽과 성시경이 출연한다. ‘로기완’은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마리가 벨기에에서 만나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송중기, 최성은, 조한철이 출연한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되돌리기 위한 아빠와 딸을 짝사랑하는 백중의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류승룡, 안재홍, 김유정이 출연한다. 최강 피지컬을 가진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인 ‘피지컬: 100’도 ‘시즌2’로 다시 1분기에 모습을 드러낸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연주, 박희순, 박병은이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황야’는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로 때려부수는 게 전매특허인 마동석이 이희준, 이준영과 함께 출연한다. 이 7개의 콘텐츠 중 상당수는 이미 공개된 상태다. 2분기 라인업도 화려하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우주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기생생물들이 인간을 숙주로 삼아 살인을 저지르며 세력을 만들면서 이를 막으려는 인간들과의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이 출연한다. ‘The 8 Show(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힌 채로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이 주인공이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해 해결하는 추리 예능으로 이용진, 존박, 카라나, 혜리가 출연한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군림하는 주신고에 비밀의 전학생이 입학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노정의, 이채민, 김재원, 지혜원이 출연한다. ‘스위트홈 시즌3’은 괴물과 인간의 경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이들의 처절하고 절박한 싸움을 그린 이야기로 송강, 이진욱, 이시영, 이도현이 출현한다. 이미 전작들은 흥행에 성공했다. ‘슈퍼리치 이방인’은 슈퍼리치들의 화려한 삶을 들여다보는 리얼리티 쇼로 조세호, 뱀뱀, 미미가 출연한다. 3분기에는 아껴 놨던 ‘경성크리처 시즌2’가 제일 눈길을 끈다. ‘시즌1’으로부터 78년 후인 2024년의 서울로 배경이 바뀌며 끝나지 않은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박서준, 한소희, 이무생, 배현성이 출연한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펜션에 나타난 수상한 여자 때문에 일상이 무너지는 펜션 주인이 소중한 삶을 지켜내기 위해 활약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이 출연한다. ‘돌품’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는 국무총리와 이에 맞서는 경제부총리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설경구와 김희애가 출연한다. ‘더 인플루언서’는 77명의 인플루언서들이 모여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을 뽑는 경쟁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무명요리사(가제)’ 역시 흥행보증수표 백종원이 출연해 100명의 요리사 간 대결을 펼치게 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무도실무관’은 무술합계 9단인 ‘이정도’와 보호관찰관 ‘김선민’이 함께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감시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무도실무관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우빈과 김상균이 출연한다. @img4 넷플릭스의 4분기 라인업은 화려함 그 자체다. 이미 검증이 끝난 ‘지옥’과 ‘오징어게임’의 시즌2가 전격 공개된다. 먼저 ‘전,란’부터 살펴보면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과 그의 몸종이 왜란 시대에 적이 되어 무관과 의병으로 만나는 이야기다.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이 출연한다. ‘트렁크’는 호숫가에서 발견된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는 비밀 결혼 서비스와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로 서현진과 공유가 출연한다. ‘대홍수’는 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에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안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로 김다미와 박혜수가 출연한다. ‘지옥 시즌2’는 시즌1에서 이미 검증된 글로벌 흥행작의 두 번째 이야기다.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을 다룬다.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임성재가 출연한다. ‘Mr.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의 인생 마지막 여행 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우도환, 이유미, 오정세, 김해숙이 출연한다. ‘솔로지옥 시즌4’와 ‘좀비버스 시즌2’도 이미 전작들을 통해 흥행이 검증된 콘텐츠들이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오징어게임 시즌2’가 전격 공개된다. ‘오징어게임’은 누적 시청시간만 22억회가 넘는 글로벌 메가 히트 드라마다. 넷플릭스 주가를 단숨에 500달러에서 700달러로 끌어올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업력이 100년인 월트 디즈니에 비해 창업한 지 이제 겨우 25년밖에 안 돼 쓸 만한 IP(지식재산권)가 거의 없던 넷플릭스에게 ‘오징어게임’은 복덩어리다. 넷플릭스는 이 효자 IP를 적극 활용해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비디오게임, 슬롯머신까지 줄줄이 상품화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대작이다. 주인공 이정재의 출연료는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에도 이병현,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오징어게임 시즌2로 인해 넷플릭스 주가가 다시 전고점인 700달러를 돌파할지가 흥미로운 관점이다. 글로벌 텐트폴 라인업까지...돈 되면 다 하는 넷플릭스 그런데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쓰는 돈은 연간 약 8000억원에 불과하다. 큰돈이긴 하지만 연간 전체 콘텐츠 비용이 22조원(170억달러)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넷플릭스는 나머지 약 21조원을 한국 외의 글로벌 콘텐츠에 쏟아붓고 있다. 2024년에 주목받는 글로벌 오리지널 콘텐츠를 몇 개만 살펴보자. @img5 ‘레벨 문(Rebel Moon): 파트2 스카기버’는 주목도는 높았지만 호불호는 갈렸던 ‘파트1’과 동시 촬영돼 은하계의 운명을 건 전투가 펼쳐지는 내용으로 2024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의 딸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밀리 바비 브라운 주연의 ‘댐즐’도 기대를 모은다. 공주가 사기결혼으로 멋진 왕자와의 결혼 대신 용에게 제물로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모험 영화다.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 소설이 원작인 ‘삼체’도 흥미롭다. 각 대륙의 저명한 과학자 다섯 명의 이야기를 다룬 SF물이다. ‘브리저튼 시즌3’는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 이야기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케인 시즌2’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담아낸 애니메이션이다. ‘에밀리 인 파리 시즌4’는 프랑스어 못하는 미국인 에밀리가 파리의 럭셔리 마케팅 회사에서 활약하는 내용으로 이미 전작들이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구독자 유치와 이미 확보한 구독자들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가진 돈을 콘텐츠 제작에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약간 미친 듯한 넷플릭스의 ‘캐시 버닝’ 전략에 아직 넷플릭스만큼의 탄탄한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경쟁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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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루이비통 가방보다 고민되는 건 샴페인·와인·코냑 매출 감소?

술 안 먹는 MZ세대 영향 매출 역성장 샴페인 최고 명품은 ‘돔 페리뇽’ 마릴린 먼로가 즐겨 마신 ‘뵈브 클리코’ 명성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한국 소비자들이 ‘루이비통’이라는 브랜드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뭘까. 거리에서 3초마다 목격할 수 있다는 의미의 ‘3초백’으로 유명한 루비이통 명품 백이다. 그런데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그룹은 실적 발표 때 ‘와인 및 증류주’ 부문을 명품 백 등의 ‘패션 및 가죽제품’ 부문보다 앞에 배치한다. 패션보다 주류가 더 중요한 걸까. 그건 아니다. 알고 보면 문어발 기업 LVMH 단지 LVMH 그룹이 스스로를 단순한 패션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LVMH의 2023년 ‘패션 및 가죽제품’ 매출액은 59조원(422억유로)이다. ‘와인 및 증류주’ 매출액 9조원(66억유로)의 7배에 육박한다. 따라서 LVMH를 패션 회사라고 부르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LVMH의 2023년 전체 매출액 121조원(862억유로) 중 패션 및 가죽제품 매출 비중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다. 일반적인 상식보다는 LVMH의 사업이 훨씬 더 다각화돼 있음을 알 수 있다. LVMH가 영위하는 사업들을 모두 살펴보면 어질어질할 정도로 많은 종류와 유명 브랜드들의 집합이다. 이 브랜드도 LVMH 계열이었나 싶은 것도 꽤 된다. 브랜드 종류만 무려 70개가 넘는다.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루이비통 외에도 셀린느,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등 수많은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향수 분야에서도 겔랑, 아쿠아 디 파르마 등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브랜드가 즐비하다. 시계&보석 분야에서도 티파니앤코, 불가리, 태그호이어 등 명품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브랜드가 넘쳐난다. 이 밖에도 글로벌 상위권 면세점인 DFS, 글로벌 1위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 프랑스 파리의 유명 백화점인 르봉 마르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의외의 분야라서 눈길을 끄는 건 27개나 되는 와인, 샴페인, 코냑 등 주류 브랜드다. 루이비통 이름 뒤에 왜 술 회사 이름이 붙었을까? LVMH의 상표를 보면 의아한 생각이 든다. 왜 루이비통 상표에 당당하게 ‘모엣 헤네시’라는 술 회사가 포함돼 있을까. LVMH라는 상표는 1987년에 명품 업체인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코냑으로 유명한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의 합병으로 탄생됐다. 모엣 헤네시에 대해 살펴보려면 일단 약간의 술 공부가 필요하다. 프랑스는 와인과 샴페인 수출 규모가 상당하다. 와인 종류는 ‘레드’나 ‘화이트’ 외에 ‘스파클링’도 유명하다. 스파클링 와인이란 병 속에 당분을 넣고 2차 발효해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거나, 인위적으로 탄산가스를 집어넣어 사이다처럼 기포가 있는 와인을 말한다. 샴페인도 스파클링 와인의 일종이다. 하지만 감히 그 누구도 스파클링 와인에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붙일 순 없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제조된 와인에만 붙일 수 있는 존귀한 명칭이다. 따라서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에는 샴페인이란 이름을 쓰지 못한다. 그러니 물량이 제한적이고 가격이 비싸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마케팅까지 더해 샴페인은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돔 페리뇽’의 역사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라는 상표의 중간에 있는 ‘모엣’은 샴페인 계열사인 ‘모엣&샹동’의 앞 글자다. LVMH의 샴페인 브랜드 중 모엣&샹동보다 더 유명한 건 바로 ‘돔 페리뇽’이다. 한국의 백화점, 마트, 코스트코 등에서 판매되는 ‘돔 페리뇽 블랑’의 평균 가격은 35만원 수준이다. 더 상위 레벨인 ‘돔 페리뇽 로제’의 경우 55만원 내외다. 면세점 찬스를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싼 술이다. 돔 페리뇽의 역사는 300여 년이고 대중화된 지는 150년 정도 된다. 세계의 왕실, 상류층, 연예인들이 즐겨 마시는 샴페인으로 알려지며 유명해졌다. 명품 행사장에도 자주 등장해 ‘루이비통’이나 ‘샤넬’ 같은 고품격 명품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돔 페리뇽은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에도 등장한다. 중국이나 일본 부자들 사이에서는 과거에 피라미드 이벤트(샴페인 잔 100개를 피라미드로 쌓아 올린 뒤 위에서 돔 페리뇽을 붓는 퍼포먼스)가 유행하기도 했다. 돔 페리뇽은 2023년에 두 가지의 새로운 빈티지(해당 와인을 만든 포도를 수확한 해)를 출시했다. 또 창의적이고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면서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다. 샴페인 회사 중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또 다른 회사는 ‘뵈브 클리코’다. 어차피 이 회사도 LVMH의 브랜드다. 뵈브 클리코의 샴페인은 마릴린 먼로의 말로 더 유명해졌다. “나는 샤넬 NO.5를 입고 잠이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해요.” 이 샴페인을 욕조에 받아 목욕을 즐겼다는 소문도 있다. 파이퍼 하이직 샴페인은 명품 행사장에서 ‘하이힐 잔’에 따라 마시는 퍼포먼스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유명 호텔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뵈브 클리코 샴페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뵈브 클리코의 샴페인 가격은 모엣&샹동의 라인업보다는 다소 저렴하다. 돔 페리뇽보다 더 비싼 샴페인은? 돔 페리뇽은 상당한 고가 샴페인이지만 이보다 더 비싼 샴페인도 많다. 예를 들면 LVMH의 또 다른 브랜드인 ‘크루그(Krug)’는 세계 3대 샴페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기장 기본 모델인 크루그의 ‘그랑 퀴베’ 가격도 40만원이 넘는다. 크루그의 연간 생산량은 고작 60만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크루그가 소량 생산한 일부 빈티지 샴페인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다. 일부 빈티지의 경우 가격이 수백만원을 훌쩍 넘는다. 루이비통의 주류 계열사로 모엣&샹동과 뵈브 클리코, 크루그 같은 샴페인 회사만 있는 건 아니다.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라는 상표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헤네시’는 코냑 회사다. 헤네시의 코냑 분야 전 세계 점유율은 약 40%다. 코냑이란 프랑스 코냐크 지방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를 원료로 한 브랜디를 말한다. 가장 유명한 ‘헤네시 X.O’의 가격은 구매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만~40만원 수준이다. 헤네시도 생산물량에 제한을 두는 명품 법칙을 쓴다. 그러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샤토 슈발블랑’이나 ‘샤토 디켐’ 등도 모두 LVMH의 브랜드다. LVMH, 주류 매출 감소로 고민 과거 LVMH 그룹 전체에서 ‘와인 및 증류주’ 분야의 매출 비중은 10% 수준이었다. 하지만 점점 매출이 정체되면서 2023년에는 비중이 8% 밑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2023년은 유일하게 와인 및 증류주 분야만 역성장해 경영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VMH의 와인 및 증류주 부문의 매출은 2022년 9조9000억원(71억유로)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7000억원 감소한 9조2000억원(66억달러)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영업이익 또한 3조1000억원(22억달러)에서 2조9000억원(21억달러)으로 2000억원이 감소했다. 대신 영업이익률은 명품 기업답게 32%라는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주류 부문 매출액을 다시 ‘샴페인 및 와인’ 분야와 ‘코냑 및 증류주’ 분야로 세분화해 살펴보면 코냑 및 증류주의 2023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무려 13.4% 감소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주류 부문의 매출이 부진한 이유는 보합을 유지한 샴페인 때문이 아니다. 코냑 및 증류주의 매출 감소 영향이 가장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판매량이 급감한 주류는 헤네시로 대표되는 코냑이다. 2021년에는 무려 1억260만병이 판매됐다. 하지만 이때를 정점으로 2년 뒤인 2023년에는 판매량이 8320만병으로 급감했다. 2년 전 대비 19% 감소했다. 전년 대비로도 12% 줄었다. @img4 코냑뿐 아니라 샴페인 판매량도 전년 대비 6% 감소한 6650만병에 그쳤다. 같은 기간 와인도 7% 감소한 5270만병이 판매됐다. 전반적으로 술 자체가 과거보다 덜 팔리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2023년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가장 부진한 지역은 미국이다. 전년 대비 무려 5% 감소한 32%로 매출 비중이 축소됐다. 미국 소비자의 수요 위축이 주류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중국 시장에서도 수요가 다소 감소했다. 이 빈자리를 채운 건 유럽, 아시아태평양, 라틴아메리카 지역이었다. MZ 세대 무알코올 인기...매출 더 떨어질까? 결론적으로 LVMH의 ‘와인 등 주류 부문’ 매출은 2023년에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류 부문 매출이 증가하려면 술 가격을 올리거나 술을 사먹는 사람이 증가해야 한다. 하지만 불황이라 술 가격을 크게 올리기는 어렵다. 또 술 먹는 사람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무알코올과 저알코올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맥주 시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뚜렷하다. 주류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영국 IWSR은 무알코올 시장 규모가 앞으로 수년간 연평균 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LVMH의 미래 성장성에 상당한 의문이 생긴다. 성장이 멈춘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많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주류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8%에 불과하다. LVMH의 최대 강점은 사업 다각화다. 글로벌 최고 명품 회사인 LVMH와 연예인 걱정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LVMH는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2023년에도 ‘패션&가죽’ 분야에서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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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불황에도 그들이 잘나가는 이유 루이비통 가방 가격 좀 올려볼까?

“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불황엔 가격 인상 패션 천재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성공 에르메스, 샤넬, 구찌 4대 명품 매출액은?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가 불황을 돌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가격을 올리면 된다. 애매한 브랜드가 이 방법을 따라 했다가는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 파격적인 가격 인상은 불황에도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매년 오르는 가격 작년부터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졌다. 불황이다. 하지만 명품 업체들은 불황에도 웬만하면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핸드백은 세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황이지만 가격을 인상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2024년 1월에 주요 인기 가방 제품 가격을 10~15%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이미 지난 2023년 6월에 가방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런데 2024년 2월에 또다시 대표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네오노에BB’ 가격을 274만원으로 6.2% 올렸다. ‘불로뉴’도 330만원으로 5.1% 인상했다. 반면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김희애백’으로 유명해진 ‘카퓌신 미니’의 가격은 839만원으로 4.4% 낮춰 눈길을 끌었다. 샤넬도 2024년 1월에 주얼리와 시계 품목을 4~5% 인상했다. 이번에는 드물게도 가방 가격은 동결했다. 어쨌든 가격 인상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돼 온 터라 굳이 올해만 안 올릴 이유도 없다. 잇 백(It bag)? 3초백? 그리고 루이비통! 입문자들에게는 고가의 핸드백 대신 중산층이 접근하기 쉬운 액세서리로 유혹한다. 그게 바로 ‘향수’와 ‘립스틱’이다. 이것들이 소비자가 명품에 접근할 수 있는 진입로 역할을 한다. 샤넬의 미끼상품(?)이 립스팁과 향수라면 루이비통의 미끼상품은 스카프 ‘방도’다. 가격대는 최소 30만원 이상이다. 그래도 지갑이나 가방보다는 훨씬 싸다. 소비자들에게 처음에는 낮은 가격으로 명품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 차츰 단가가 높은 물건으로 구매가 확장되도록 유도하는 게 명품업계의 전략이다. 물론 처음부터 바로 지갑이나 핸드백을 구매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가성비까지 따져보면 이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액세서리는 그 뒤에야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건 오직 ‘잇 백(It Bag)’이다.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은 역시 핸드백이다. 잇 백(IT bag)이란 ‘그 시즌에 유행하는 바로 그 가방’이란 뜻의 신조어다. 루이비통 가방은 선호도가 높아 많은 여자들이 들고 다닌다. 그래서 거리에서 3초마다 발견된다는 의미의 일명 ‘3초백’으로 통하기도 한다. 루이비통의 럭셔리한 성장 과정 ‘루이비통’은 1854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됐다. 그 당시 루이비통은 최초로 도입한 사각형 모양의 ‘하드케이스 트렁크’로 유명세를 떨쳤다. 우수한 품질이 알려지면서 루이비통의 명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높아졌다. 문제는 모조품이었다. 그래서 1888년에 모조품 방지를 위해 체크무늬(다미에 패턴)를 도입한다. 일명 ‘다미에 캔버스’다. 이 패턴이 우리에게 익숙한 루이비통의 상징이다. 1896년에도 모조품 방지 목적으로 루이비통 브랜드의 로고를 프린팅한 ‘모노그램(2개 이상의 글자를 한 글자로 합친 것) 캔버스’가 탄생했다. 루이비통의 이니셜인 L과 V, 꽃과 별 무늬가 교차되는 패턴이다. 이 모노그램 캔버스를 특허 출원해 이때부터 루이비통의 고유 디자인이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1914년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로 매장을 옮기면서 사업을 확장했는데 이곳이 현재의 루비이통 본점이다. 고유 디자인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되면서 황실, 귀족, 상류층에게 인기를 끌며 계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1970년대에는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1987년에 루이비통과 모엣 헤네시가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라는 이름으로 합병하게 된다. 루이비통이 다시 한 번 큰 도약을 시작한 계기는 1997년에 영입한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 덕분이다. 그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패션 천재다. 그는 낡은 이미지였던 루이비통의 디자인을 확 뒤집었다. 주요 스타일 3개를 살펴보자. 첫 번째로 ‘모노그램 베르니’는 모노그램 소가죽 위에 에나멜을 특수 코팅해 반짝반짝 광채가 난다. 이 디자인은 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두 번째로 ‘그래피티 모노그램’은 모노그램에 페인트로 루이비통 상표를 휘갈겨 쓴 디자인이다. 스티븐 스프라우스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세 번째로 멀티컬러 모노그램은 일본 팝아트 작가인 타카시 무라카미와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어두운 색감에서 벗어나 컬러풀한 스타일의 팝아트 형태로 총 93가지의 색을 사용했다. 이런 파격적이고 젊은 시도가 이어지면서 루이비통은 낡은 이미지를 벗게 된다. 마크 제이콥스 영입 후에 루비이통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패션 천재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2013년에 마크 제이콥스는 본인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16년간 일했던 루이비통을 떠났다. 후임은 ‘발렌시아가’에서 15년간 일했던 프랑스 출신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다. 당연히 제스키에르 역시 패션 천재다. 2014년의 루이비통 컬렉션에서 처음 나타났는데 오프닝 룩과 함께 등장한 ‘쁘띠뜨 말(Petite Malle) 백’은 단숨에 주목을 끌었다. 루이비통 역사의 시작이 ‘하드 케이스 트렁크’ 인데 제스키에르는 이 커다란 트렁크 디자인을 ‘쁘띠(작은)’ 사이즈의 클러치 백으로 선보였다. 이 컬렉션이 끝난 후 마크 제이콥스의 공백을 우려하던 시선은 사라졌다. ‘쁘띠뜨 말 백’은 이후 여러 버전의 다양한 소재로 제작됐다. 예상대로 선풍적 인기를 끌며 루이비통의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2018년에 니콜라 제스키에르도 루이비통을 떠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소문과 달리 5년 재계약이 이뤄졌다. 뒤이어 2023년에도 5년 재계약이 성사돼 2028년까지 자리를 지키게 됐다. 패션 기업에 천재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한국 영화배우 배두나와 친구 사이로 ‘보그 코리아’ 표지에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4대 명품 브랜드의 매출액은 얼마일까? 명품 핸드백을 안 사는 사람은 있어도 한 개만 사는 사람은 없다. 계속해서 신상품이 나온다. 나일론, 인조가죽, 소가죽, 악어가죽 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 일반적으로 루이비통보다 에르메스가 좀 더 고가 브랜드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전체 매출액도 에르메스가 루이비통보다 더 높을까. 초고가(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는 에르메스가 최고지만 매출액의 경우 7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LVMH가 압도적으로 많다. 2023년도 매출액은 무려 121조원(862억유로)이다. 같은 기간 19조원(134억유로)을 기록한 에르메스의 6배가 넘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주류와 보석류 매출이 포함된 LVMH의 전체 매출액 대신 ‘패션 및 가죽 분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 분야에는 루이비통 외에 크리스찬 디올, 셀린느, 펜디 등의 다른 브랜드 매출액이 합쳐 있다. 2023년 매출액은 총매출액의 49%인 59조원(422억유로)으로 결코 작지 않다. 성장률은 9%다. 브랜드 이미지는 4위임에도 불구하고 케링(구찌 등)이 당당히 매출액 2위에 올라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케링의 2023년 매출액은 27조원(196억유로)을 기록했다. 안타까운 건 4대 브랜드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매출액이 4% 감소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 기준 3위를 기록한 샤넬은 비상장사라 실적 공시가 느리다. 따라서 아직 2023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 전년도인 2022년의 매출액은 24조원(172억유로)이다. 매출액 기준 4위지만 이미지상으로는 초고가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2023년 매출액은 19조원(134억유로)을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는 점이다. 4대 브랜드 중 가장 성장률이 높다. 알짜 회사라 할 수 있다. 명품 대중화? 브랜드 관리에 진심인 루이비통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에르메스와 샤넬이지만 왜 매출액은 LVMH가 월등히 많을까. 인수합병(M&A)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한 게 중요한 원인이다. LVMH는 명품을 좀 더 대중화한 주인공이다. 타깃을 부자들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확대하는 전략은 중요하다. 샤넬과 에르메스는 물량 제한을 통한 ‘최고가 정책’, 루이비통은 ‘최고가 정책’과 ‘많이 파는 정책’을 같이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명품 시장은 한정된 부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시장이었다. 지금은 중산층 소비자로 시장이 확대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큰 수혜를 본 건 M&A를 통해 가장 많은 브랜드를 확보한 LVMH였다. 명품의 대중화에만 치중하면 브랜드 가치가 확 떨어진다. 루이비통이 불황에도 당당하게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명품이라는 이미지 관리가 완벽해야 한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브랜드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광고에 돈을 쏟아붓는다. 루이비통은 그동안 스칼렛 요한슨, 안젤리나 졸리, 지젤 번천,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모델로 다양한 광고를 진행해 왔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진 한국의 정호연 배우도 루이비통 광고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또 자체적으로 자동차 경주, 요트 대회, 음악회, 호텔 등에서 럭셔리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 이런 이미지 관리는 ‘명품’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한다. LVMH 패션 부문에 루이비통만 있는 건 아니다 LVMH의 주요 패션 브랜드를 몇 개 더 살펴보자. 먼저 ‘크리스찬 디올’이다. 대표 상품은 ‘레이디 백’이다. 사각형의 백에 둥근 손잡이가 달렸다. 영국 왕세자빈 다이애나가 애용했던 백으로 유명하다. 향수 부문도 인지도가 높다. 2023년에 크리스찬 디올은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셀린느’의 대표 상품은 ‘러기지 백’이다. 외형은 커 보이는데 실제 무게는 가벼운 편이다. 2018년에 셀린느를 10년간 이끌었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은퇴했다. 패션 회사에 있어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새로 등장한 디자이너는 ‘생 로랑’에서 일했던 ‘에디 슬리먼’이다. 그의 등장으로 셀린느 디자인이 기존보다 파격적으로 변했다. 2023년에는 ‘셀린느 코리아’를 설립하며 의욕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 밖에도 LVMH는 펜디, 로로피아나, 로에베, 지방시, 겐조 등 유명 브랜드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브랜드들에 힘입어 LVMH의 ‘패션 및 가죽제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꾸준히 증가 중이다. 패션 및 가죽제품 부문의 2023년 매출액은 59조원(422억유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4조원(168억유로)에 달했다. 전년 대비 각각 9%, 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일반 제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39.9%의 엄청난 영업이익률이다. 명품은 일반 소비재의 낮은 마진율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마진이 가장 큰 강점이다. “명품은 나이, 인종, 지리적·경제적 장벽을 초월한다. 우리는 부유층 훨씬 너머까지 고객 범위를 확대했다.” LVMH의 임원이 1997년에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이 대사는 2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침체가 걱정된다면 역발상으로 럭셔리 명품 기업 투자에 관심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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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티파니 인수로 더 강해진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 재산 세계 1위 굳힐까?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 아르노 회장의 M&A 패션 다음으로 중요한 건 주얼리 티파니앤코 인수는 최고의 M&A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보유한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황홀감을 느끼게 된다. 대표 브랜드인 루이비통 외에도 70여 개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가득하다. 이런 비현실적인 일이 생겨날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M&A(인수합병) 본능 덕분이다.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 아르노 회장의 M&A 철학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왜 M&A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을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아르노 회장은 1949년생으로 올해 75살이다. 그는 35살이던 1984년에 경영난에 빠진 ‘크리스찬 디올’을 인수하며 처음으로 명품업계에 발을 디뎠다. 크리스찬 디올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2년 만에 흑자 전환한다. 이후 1987년에 루이비통과 모엣 헤네시가 합병해 새 출발한 LVMH는 치열한 지분경쟁 끝에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법원은 1990년에 아르노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때부터 LVMH 그룹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이런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는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아르노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명품 브랜드들을 헐값에 인수한 후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는 전략을 썼다. 든든한 자금력을 무기로 겐조, 쇼메, 펜디, 태그호이어, 불가리, 티파니앤코 등을 잇달아 계열사로 편입했다. 면세점 체인인 ‘DFS’와 화장품 유통 체인인 ‘세포라’도 1990년대 후반에 인수했다. 이렇게 편입된 명품 브랜드들은 우려와 달리 LVMH 그룹에 인수된 후 매출이 증가했다. 유통과 마케팅만 지원하고 그 외에는 각 브랜드의 CEO들에게 독립경영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각 브랜드들이 개성 있게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계열사들의 매출 증대로 결국 LVMH 그룹은 세계 최대 명품 그룹으로 올라섰다. 그런데 아르노 회장은 왜 계속해서 명품 회사들을 인수한 걸까. 아무리 최고의 브랜드라도 한 개 브랜드만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명품 브랜드로 손꼽히는 ‘에르메스’와 ‘샤넬’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소비자라도 에르메스와 샤넬만 구매하지는 않는다.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올도 산다. 이런 이유로 명품 브랜드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전략이 매출 성장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결국 LVMH 그룹에 명품 그룹들이 계속 모여들수록 더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생기고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유통과 마케팅을 단일화해 그룹 전체의 비용을 크게 절감한 것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이렇게 루이비통은 수십 건의 M&A를 통해 폭풍 성장해 왔다. LVMH 그룹에서 패션 다음으로 중요한 주얼리? LVMH의 사업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와인 및 증류주’ 분야는 가장 먼저 배치돼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로 크지 않다. 또 유일하게 전년 대비 매출이 7% 줄어든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패션 및 가죽제품’이다. 비중이 49%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중요한 부문은 ‘시계 및 보석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작지 않다. ‘향수 및 화장품’ 분야의 매출 비중은 10%, ‘전문 유통업’ 매출 비중은 20%를 기록하고 있다. LVMH의 2023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패션 및 가죽제품’이 24조원(168억유로)으로 전체 영업이익 중 74%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져보면 패션 부문으로의 쏠림이 너무 심하다. 아직 본질적인 사업 다각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패션 부문 마진율(영업이익률)은 무려 40%다. 압도적인 수치다. 뒤를 이어 ‘시계 및 보석류’ 분야의 영업이익이 3조원(22억유로)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중 10%의 비중이다. 5개 사업 분야 중 2위다. ‘시계 및 보석류’ 마진율은 20%로 ‘패션 부문’(40%)이나 ‘와인 및 증류주’(32%)보다는 낮다. 그래도 일반 제조업의 5% 내외 마진율과 비교해 보면 4배가 넘는다. 영업이익 규모로 3위를 차지한 ‘와인 및 증류주’ 부문의 고민은 마진율(32%)은 높지만 매출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향수 및 화장품’ 분야는 치열한 경쟁으로 마진율이 한 자릿수인 9%에 불과하다. 이 분야에서 수익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문유통업 분야 또한 8%라는 낮은 마진율을 보이고 있다. 수익에 크게 기여하기 어려워 보인다. @img5 티파니앤코 인수는 최고의 M&A LVMH 그룹의 최근 M&A 중 가장 눈부신 사례는 미국 보석 업체인 ‘티파니앤코’ 인수 건이다. 원래 2019년부터 인수를 추진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9월에 돌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는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아르노 회장의 전략이었다. 결국 2021년 1월에 기존 계약 가격인 21조원(162억달러)보다 약 5000억원(4억달러) 저렴한 20조5000억원(158억달러)에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이 M&A를 통해 LVMH는 ‘패션 및 가죽’ 부문에 비해 비중이 크게 낮았던 ‘주얼리’ 분야를 강화해 균형 있는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게 됐다. 티파니앤코 인수 전 LVMH의 ‘시계 및 보석류’ 매출 비중은 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3년 기준으로 13%까지 급상승했다. 티파니앤코 매출이 상당히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1837년 설립된 ‘티파니’는 미국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명품 보석전문 업체다. 187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블루(민트) 박스’가 티파니를 상징한다. 캐럿(크기)보다는 광채를 극대화하는 티파니의 전통을 보여주는 ‘티파니 옐로우 다이아몬드’가 유명하다. 티파니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건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 덕분이다. 1961년에 개봉된 이 영화의 첫 장면에서 오드리 햅번은 새벽에 노란색 택시를 타고 뉴욕 5번가의 ‘티파니앤코’ 매장 앞에 내린다. 엄청나게 큰 보석 목걸이와 선글라스를 낀 오드리 햅번이 티파니 쇼윈도를 행복하게 쳐다보며 빵과 커피를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영화에서 오드리 햅번이 착용한 목걸이가 바로 ‘티파니 목걸이’다. PPL 광고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영화의 대성공과 함께 티파니 보석도 불티나게 팔렸다. 6개의 프롱(갈퀴)이 다이아몬드를 떠받드는 ‘티파니 세팅’은 반지의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칭으로 블루(민트) 박스라고도 불린다. 타피니만의 상징색을 ‘티파니 블루’라고 한다. 외견상 민트 색깔 같은데 공식 명칭은 티파니 블루다. 티파니는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다. 프러포즈의 상징인 ‘웨딩링 다이아몬드’가 주력이다. 6개의 프롱이 다이아몬드를 떠받드는 ‘웨딩링’의 영롱한 광채는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가격은 수천만원대다. 여자들의 로망인 이 반지로 프러포즈하면 성공률이 100%라는 소문도 있다. 물론 이렇게 비싼 제품만 있다면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측면에서 티(T), 키(Keys), 리턴투티파니(Return to Tiffany) 등 대중적인 주얼리 컬렉션도 있다. 티파니 목걸이는 가격 스펙트럼이 넓다. 몇십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 다양하다. 명품 회사답게 최고의 광고모델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신경 쓰고 있다. 레이디 가가, 갤 가돗, 비욘세 등이 티파니 모델로 활동 중이다. 한국인 모델로는 가수 지민, 중국인 모델로는 안젤라 베이비 등이 있다. ‘불가리’마저? 럭셔리는 다 인수해 버려! 티파니 인수 한참 전인 2011년에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불가리’를 7조원(52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아르노 회장은 오래전부터 ‘시계 및 보석류’ 분야의 비중을 더 높여서 LVMH그룹을 좀 더 균형 있게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불가리(BVLGARI)는 1884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보석 기업이다. 이 기업도 오드리 햅번과 살짝 인연이 있다. 오드리 햅번이 출연한 영화 ‘로마의 휴일’(1955년 개봉) 속 장소들이 다 로마의 주요 관광지다. 이 영화 촬영 기간 중에 오드리 햅번이 명품거리로 유명한 ‘콘도티’가의 불가리 본점에서 여러 종류의 주얼리를 실제로 구입한 사실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런 역사 깊은 불가리의 대표 라인은 ‘세르펜티(Serpenti·이탈리아어로 뱀을 뜻함) 컬렉션’이다. 뱀의 비늘 모양에서 힌트를 얻어 뱀이 꽈리 트는 동작을 반지와 시계 디자인으로 형상화했다. 그 밖에 ‘피오레버 주얼리’나 ‘옥토 워치’, ‘비제로원’, ‘디바스드림’ 등 다양한 컬렉션이 있다. 남자 향수 ‘불가리’는 장년층에게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불가리는 2023년에도 하이엔드 보석 분야와 시계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불가리 역시 글로벌 모델로 앤 해서웨이, 블랙핑크 리사 등을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LVMH는 그 밖에도 수많은 시계 및 보석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태그호이어’는 스포츠 명품 시계 브랜드다. 시계는 남자들의 로망이다. 아주 오래전 히딩크 감독이 어퍼컷 동작을 할 때마다 보였던 시계가 바로 태그호이어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표 컬렉션으론 ‘까레라’, ‘모나코’, ‘링크’ 등이 있다. 또 다른 시계 및 보석류 브랜드로는 ‘쇼메’, ‘제니스’, ‘프레드’, ‘위블로’, ‘레포시’ 등이 있다. 향수 분야는 치열한 경쟁으로 마진율 낮아 LVMH의 ‘향수 및 화장품’ 분야는 2023년에 12조원(83억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체 매출 중 10%의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마진율이 9%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명품 분야 마진율치고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대표적인 향수 및 화장품 브랜드로는 ‘크리스찬 디올’이 있다. 크리스찬 디올의 대표적인 향수는 남성 향수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소바쥬’다. 소바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향수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부터 소바쥬의 광고모델로 영화배우 ‘조니 뎁’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게 제대로 먹혔다. 딱 맞는 모델이라는 평가다. 크리스찬 디올은 유럽, 일본, 중동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강화하고 동남아시아에서 강력한 모멘텀을 확인했다. 또 미국,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성장을 이어가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크리스찬 디올 역시 수많은 글로벌 유명 광고모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왔다. 영화배우 조니 뎁 외에도 축구선수 ‘킬리안 음바페’가 눈에 띈다. 한국 배우 중에는 지수, 차은우, 지민, 해린, 김연아, 한소희 등이 광고모델로 활동했다. 한국에서 크리스찬 디올의 인지도가 높은 이유다. 크리스찬 디올 외에도 ‘겔랑’, ‘아쿠아 디 파르마’, ‘로에베 향수’ 등 총 16개의 향수 및 화장품 브랜드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쪽 분야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9%의 낮은 마진율이 의미 있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문 유통업 분야는 ‘세포라’ 두각 LVMH의 ‘전문 유통업’ 분야 매출은 2023년에 전년 대비 20% 성장한 25조원(179억유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76% 성장한 2조원(14억유로)에 달했다. LVMH가 보유한 전문 유통업 브랜드 중 가장 성장성이 높은 곳은 화장품 및 뷰티 종합 편집숍인 ‘세포라’다. 세포라는 독특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강점이다. 2023년에 북미,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급성장하는 신규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매출 성장은 주로 메이크업이 주도했으며 헤어케어, 스킨케어, 향수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에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해 코엑스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몇 개의 매장을 연이어 오픈했지만 명동과 여의도 IFC 매장은 철수하기도 했다. LVMH의 전문 유통업 분야 성장은 지금 세포라가 주도하고 있다. ‘DFS 면세점’은 1996년에 LVMH에 인수됐다. 한때 세계 1위 면세점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현재는 5위권 밖으로 순위가 밀려났다. 주요 공항 면세점에서 계약 갱신에 실패한 영향이 제일 크다. 그래도 아직까지 LVMH의 전문 유통업 부문에서 상당한 매출을 기록 중인 주요 회사다. 그 밖에도 봉마르쉐(백화점) 등 몇 개의 전문 유통업 브랜드가 더 있다. 아르노 회장 재산 세계 1위, 아직도 배고파 LVMH는 작년까지만 해도 유럽 증시 시가총액 부동의 1위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기적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덕에 시가총액이 급상승한 스웨덴 기업 노보노디스크가 최근 유럽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LVMH는 2위로 하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이 개인 부자 순위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대주주들을 제치고 세계 1위다. 이는 아르노 회장과 그의 일가가 지주회사를 통해 LVMH 지분을 약 48%나 보유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르노 회장의 나이로 볼 때 언젠가 상속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이 순위는 다시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img4 LVMH 그룹은 여전히 성장에 목마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하며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LVMH의 2023년 지역별 매출 구성을 따져보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31%,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이 25%, 미국이 25%, 일본은 7% 수준이다. 글로벌 분산이 잘 이루어진 게 강점이다. 최근 중국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아시아는 중산층이 급격히 늘어나는 중국 외에도 중국 인구 수를 추월한 인도, 급격한 경제 성장이 진행 중인 동남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한국 등 매력적인 나라들이 가득하다. LVMH는 아시아 지역 매장을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럭셔리 기업 투자자는 현명하다? 나이키, 스타벅스, 월마트, 맥도날드는 대표적인 컨슈머(소비재) 기업이다. 소비재 기업의 장점은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명품처럼 마진도 높지 않고 명품처럼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컨슈머 기업과 럭셔리 기업 중 어디에 투자하는 게 현명할까. 명품은 필요가 아니라 욕망의 문제다. 과시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IT기술이 발달해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명품을 구매할 것이다. 디자인에 싫증이 나면 새로운 디자인을 또 구매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은 대체로 미국 빅테크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약간 방어적인 성향의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배당주 ETF에 관심이 많다. 결론적으로 한국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 또는 ‘안정적인 배당’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고 있다. LVMH, 에르메스 같은 럭셔리 기업들은 빅테크보다는 성장성이 낮고 미국 배당주들보다는 배당률이 낮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장점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 보자. 럭셔리 기업은 불황에도 꾸준히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 또 LVMH의 연 배당수익률도 1.5%로 나쁘지 않다. 빅테크의 높은 변동성과 미국 배당주의 낮은 성장성이 아쉽다면 오히려 그 중간지대에 있는 LVMH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명품에 돈을 쓴다. 황홀한 광고와 럭셔리한 이미지로 소비를 유도하는 이 영리한 회사들을 투자 관점으로 바라보자. 이제 확신이 섰다면 루이비통 핸드백만 사지 말고 LVMH 주식을 같이 사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면 지름신이 강림해 또 하나의 백을 지르더라도 죄책감이 덜할 것이다. 나는 럭셔리 제국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의 주인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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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넷플릭스 8년 공세에도 한국 IPTV 가입자 수 증가 왜?

한국 IPTV 시장은 3사 과점으로 경쟁강도 느슨 IPTV 시장, 과점 완성되며 급격한 가격인상 넷플릭스 대공세로 영화관도 타격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글로벌 OTT(Over the Top) 최강자인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에 첫 진출한 후 8년이 훌쩍 지났다. 과연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케이블TV를 끊고 대표적인 OTT(인터넷을 통해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인 넷플릭스로 대이동하는 코드커팅이 발생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에는 IPTV(통신사의 자체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인터넷 TV)라는 강력한 방송 서비스가 존재해 코드커팅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20, 30대의 1인가구 중심으로 일부 코드커팅이 있었지만 우려만큼 숫자가 크지는 않았다. 한국 IPTV 3사가 넷플릭스의 파상 공세를 견뎌낸 비결은 뭘까. 한국의 초기 IPTV 시장, 적자 늪에 허덕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9년 초 한국에서는 IPTV라는 혁신적인 상품이 나왔다. IPTV 등장 이후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거나 비디오를 다시 반납하는 귀찮은 일은 없어졌다. 드라마를 언제든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혁신이었다. 그런데 2009년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IPTV들은 이렇게 콘텐츠들을 퍼주고도 돈이 남았을까. 당연히 아니다. IPTV 3개 회사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초기에 엄청난 적자를 감수했다. 서비스를 개시한 첫해의 IPTV 3개사 매출액 합계는 2204억원에 불과했다. 각 회사는 적자를 감수하고 2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초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 이유는 월정액 요금을 내는 유료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유료고객들은 한번 확보되면 3년 약정 때문에 최소 3년간은 이탈하지 않았다. 그 사이에 IPTV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며 평생고객이 되는 전략이다. 한국의 경우 IPTV 요금과 인터넷 요금이 합쳐진 결합상품이 대세였다. 게다가 아예 핸드폰 요금까지 결합한 상품을 패키지로 파는 경우가 많았다. 약정기간 3년이 다가오면 어디서 알았는지 모를 문자와 전화가 쇄도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비공식적으로 현금 30만~50만원을 보상해 주며 경쟁사 고객들을 다시 빼 내오는 경쟁은 치열했다. 하지만 3개사만 경쟁했으므로 완전경쟁시장은 아니다. 과점시장이라 그만큼 마진도 컸다. 한국의 유료방송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 먼저 유료방송 가입자 수 현황을 살펴보자. 한국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 증감 추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몇 가지 강력한 특징이 있다. 첫째, IPTV의 약진이다. 한국에서 IPTV는 2009년에 처음 도입됐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2023년 6월 말 기준 가입자 수는 14년간 급성장해 2081만명을 기록했다. 점유율도 과반을 훌쩍 넘긴 57%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지금도 꾸준히 IPTV에 가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폭탄을 맞은 건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 등)과 위성방송이다. 지난 5년 6개월간 가입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은 9%, 위성방송은 10%의 감소세를 보이며 점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둘째,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한국의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수는 2018년 3249만명에서 2023년 6월 말에는 386만명 증가한 3635만명이다. 5년 6개월간 12%가 증가했다. 증가율이 낮긴 하지만 계속 성장 중이다. 의아한 건 통계청이 추정하는 한국의 전체 가구 수는 2000만 가구 내외라는 점이다. 가구 수보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월등히 많은 3656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의 가구별 방송 시청보다 최근에는 개인별 방송 시청이 많은 추세의 영향이다. 향후 유료방송 시장이 가입자 수 3635만명을 넘어 어디까지 성장할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유독 성장세가 가팔랐던 IPTV 시장은 3개 사업자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사이 좋게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이 3개사는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로 가입자를 뺏기 위해 현금 사은품까지 지급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럼에도 과점시장의 특성상 경쟁강도는 느슨하다. 한국 IPTV 시장은 3사 과점으로 경쟁강도 느슨 이렇게 평화로움이 유지되던 시장에 드디어 글로벌 큰손이 뛰어들었다. 바로 넷플릭스다. 글로벌 OTT 최강자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한국 소비자 중에 IPTV를 끊고 넷플릭스 OTT로 넘어가는 코드커팅을 단행한 소비자는 많지 않다. 대신 넷플릭스를 추가로 가입하는 형태가 더 흔하다. 이유는 한국에서 IPTV 월정액은 여전히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월 2만원 미만이라 선진국보다 훨씬 싸다. 이 낮은 가격으로 셋톱박스 설치까지 알아서 다 해준다. 지상파 생방송과 종편 생방송의 무제한 시청과 한정적인 무료 VOD까지 시청할 수 있어 유용하다. 이런 강점을 살려 통신사들은 인터넷과 IPTV를 결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료방송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돌파했다. 또 초기에는 넷플릭스를 경계하던 IPTV들이 몇 년 전부터는 아예 경쟁을 포기하고 공생관계로 돌아선 것도 IPTV의 가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LG유플러스와 KT의 경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주요 OTT 서비스가 아예 자사의 IPTV에서 구동되도록 메인 화면까지 친절하게 바꿔놓은 상태다. SK브로드밴드도 3년간의 지루했던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 분쟁을 종결하고 협업을 통해 가입자 증가에 나설 태세다. 이런 구도로 인해 소비자는 IPTV를 통해 편리하게 OTT를 시청할 수 있는 상황이다. IPTV 시장, 과점 완성되며 급격한 가격 인상 문제는 유료 VOD 가격이다. 2009년에 처음 도입된 IPTV는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볼 수 있는 혁명적인 신상품이었다. 하지만 ‘VOD 다시보기’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면 이런 장점은 희석돼 버린다. IPTV가 도입됐던 초창기에는 각 통신사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적자 판매를 지속해 유료 VOD 가격이 저렴했다. 하지만 과점이 완성되면서 VOD 가격은 거침없이 상승했다. 15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해 보면 최신 드라마와 영화 VOD 다시보기 가격은 340% 폭등했다. 이런 가파른 가격 상승은 KT, SK, LG 등 3개사가 과점하는 느슨한 형태의 경쟁시장이라 가능했다. 그래서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한국의 유료 VOD 가격은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공세가 본격화된 이후로는 VOD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 최근 2년간은 동결 상태다. 또 한국 IPTV는 넷플릭스 같은 OTT와 비교하면 요금 책정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 예를 들면 한 가정에서 TV를 2대 사용할 때 각각 셋톱박스를 설치해 추가로 셋톱박스 임대비용이 들어간다. 심지어 거실에 있는 첫 번째 IPTV에서 유료 VOD를 결제해도 안방에 있는 두 번째 IPTV에서 동일한 VOD를 시청하려면 또다시 돈을 내야 한다. IPTV 3개사는 비싼 개별 VOD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을 완화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방송’ 세트상품 출시를 통해 가격을 인하했다. 이 세트상품은 추가 월정액을 내면 해당 방송의 유료 VOD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방송사 세트상품은 개별 VOD 가격보다는 훨씬 저렴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요 방송사별로 상품이 나눠져 있어 원하는 인기 드라마를 모두 시청하려면 2, 3개의 상품에 가입해야 했다. 이에 최근 일부 IPTV사는 지상파와 종편을 통합한 월정액 요금제를 새로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 VOD 가격은 별도다. 그래서 한국 IPTV VOD의 평균 가격은 비싸다. 한국 시장에 진입한 넷플릭스는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을 놓치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대공세로 영화관도 타격 넷플릭스의 약진에는 영화관의 관람료 폭주도 한몫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에는 평일 낮 기준 영화 관람료가 1만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종료 후인 2022년부터 평일 낮 기준 1만4000원으로 폭등했다. 무려 40% 인상률이다. 심지어 주말 관람료는 1만5000원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영화관이 아닌 OTT를 통해 공개하는 작품이 늘었다. 스크린에서 상영된 영화도 홀드백(영화관 상영 종료 후 타 플랫폼에 업로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기간이 많이 단축됐다. 이게 영화관과 달리 OTT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이유다. 일단 넷플릭스의 가격 체계는 단순하고 저렴하다. 넷플릭스는 월정 요금만 내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만약 넷플릭스의 1만7000원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 후 가족이나 친구 4명과 계정을 공유 시 1인당 비용은 4250원에 불과하다. 넷플릭스 스스로도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고 생각했는지 최근 들어 한 가구에 거주하지 않는 공유 이용자는 매달 5000원의 추가비용을 내는 정책을 새롭게 시행했다. 대신 약 5분간 광고 시청 시 월 5500원으로 구독료를 낮춰주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도 추가로 신설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췄다. 한국 OTT 업체의 대위기...왜? 이렇게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질주하자 한국 유료방송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그래서 부랴부랴 등장한 게 바로 티빙,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같은 한국의 토종 OTT 업체들이다. 이 한국 OTT들의 강점은 넷플릭스가 제공하기 어려운 예능, 다양한 한국 드라마, 각종 한국 영화 등을 알차게 포함해서 넷플릭스보다 약간 저렴한 구독료를 강점으로 점유율을 늘려 왔다. 그렇다면 한국의 OTT 서비스 이용률은 얼마나 늘었을까. 2023년 기준 OTT 서비스 이용률은 무려 77%까지 올라왔다. 2018년의 42.7%와 비교하면 성장폭이 엄청나다. 이제 한국 국민 10명 중 8명은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외견상 한국 OTT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img4 IPTV 매출 상황은 어떨까.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IPTV의 전체 매출액은 2020년의 4조2836억원에서 2년 뒤인 2022년에는 14.2% 증가한 4조8945억원을 기록했다. 양호한 매출액 증가세다. 반면 기존 IPTV의 ‘가입자 1인당 연간 매출액’은 2020년의 23만1000원에서 2022년에는 23만7000원으로 고작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IPTV의 수익성 지표는 뚜렷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놀라운 건 IPTV 3사의 상황은 토종 OTT 업체인 티빙, 웨이브, 왓챠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는 사실이다. 외견상 양호해 보이는 한국의 토종 OTT 업체들은 지금 엄청난 위기에 빠져 있다. 티빙, 웨이브, 왓챠는 과연 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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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한국 토종 OTT 적자 늪 다 죽을까? 손잡을까?

쿠팡 참전...살벌한 한국 OTT 서비스 전쟁 티빙과 웨이브, 쿠팡에 밀려 3, 4위로 추락 ‘규모의 경제’ 확보한 넷플릭스 독주 불 보듯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한국의 OTT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1위를 하는 건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2위 업체가 좀 의외다. 기존 강자였던 ‘티빙’과 ‘웨이브’를 제치고 ‘쿠팡플레이’가 당당히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의 주요 OTT 업체들은 정확한 유료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한국 유료가입자 수가 최소 5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흔하게 활용되는 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 인덱스’ 자료다. 쿠팡까지 참전, 살벌한 한국 OTT 서비스 전쟁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한국 월간이용자수(MAU) 1위는 1164만명으로 집계된 넷플릭스다. 2위인 쿠팡플레이의 664만명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보유한 콘텐츠는 넷플릭스와 비교도 안 되게 적다. 따라서 쿠팡플레이가 영리하게 구독자 수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월간이용자수 2위를 기록한 쿠팡플레이는 사실 티빙이나 웨이브보다 훨씬 늦은 2020년에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부족한 콘텐츠와 뒤늦은 시장 진입에도 쿠팡플레이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바로 과감한 베팅을 통해 스포츠 중계권 시장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과거 토트넘 친선경기 단독 중계 등 일찍부터 스포츠 중계권 시장을 공략해 왔다. 특히 2023년에 K리그 독점 중계권 확보는 신의 한 수였다. 이를 통해 남자 구독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쿠팡플레이의 K리그 중계 영상은 퀄리티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수촬영기기를 과감히 도입해 기존 TV 중계보다 시청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다른 업체들의 월 구독요금은 1만원이 훌쩍 넘는 데 비해 쿠팡의 ‘와우회원’ 이용료는 고작 월 4990원이다. 그리고 이 유료 멤버십의 핵심 혜택은 OTT 서비스가 아니라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배송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의 본업이자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을 이용하기만 해도 충분히 남는 장사다. 그런데 와우회원 혜택에 추가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까지 번들로 제공하다니 쿠팡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거꾸로 쿠팡 입장에서 손익 계산해 보면 엄청난 적자다. 그런데도 쿠팡이 쿠팡플레이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고객들을 묶어놓는 ‘락인’ 효과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커머스 최강자 아마존이 OTT 서비스인 ‘아마존비디오’를 운영하면서 락인 효과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강력한 경쟁회사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혜택 중 하나로 OTT ‘티빙’ 무료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손익계산만 따져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쿠팡에게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 바로 쿠팡플레이를 통해 MZ세대와 남자 회원 수를 늘리려는 전략이다. 주부들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를 쿠팡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영리한 전략이다. 쿠팡은 OTT 콘텐츠 투자비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지만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은 돈 먹는 하마인 쿠팡플레이다. 그래도 쿠팡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다. 쿠팡은 아직도 흑자를 낼 생각이 별로 없다. 여전히 돈을 쓰더라도 쿠팡 생태계를 더 확장하고 싶어 한다. 쿠팡에도 밀려 3위와 4위로 추락한 티빙과 웨이브 월간이용자수 3위를 기록한 티빙은 CJ ENM과 JTBC가 손잡고 2021년에 본격적으로 출범한 OTT 회사다. CJ ENM이 4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스튜디오룰루랄라(SLL), 제이씨앤파트너스, 네이버가 각각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형태다. 2022년에는 KT의 ‘시즌’ OTT를 흡수합병하면서 ‘KT스튜디오지니’도 티빙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 티빙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티빙 기본구독권을 추가해 구독자 수를 늘리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TVN과 JTBC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오픈 초기에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 도시 처녀들’이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 수가 늘어났다. ‘환승연애’도 인기다. ‘파라마운트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유명 해외 드라마도 서비스된다. 2024년에는 8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이제, 곧 죽습니다’가 호평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급성장에서 확인됐듯이 스포츠 없이 드라마 위주의 전략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티빙은 한국 프로야구 중계권에 승부를 걸었다. 이런 티빙의 노력으로 KBO는 지난 2월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 우선협상대상자로 티빙을 선정했다. 스포츠 중계에 사활을 건 티빙은 결국 3월에 1350억원이라는 거금으로 3년간 유무선 중계방송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포털과 통신사에 이 소중한 중계권을 어떻게 재판매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월간이용자수 4위를 달리고 있는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2019년에 출범한 OTT 회사다. SK텔레콤이 40%, SBS, MBC, KBS가 각각 2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은 방송 3사의 드라마를 언제든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와 같이 웨이브에서만 서비스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있다. 하지만 큰 흥행을 거둔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지는 않다. 그리고 어떤 업종이건 일단 4위는 고되고 힘들다. 웨이브가 티빙과의 합병을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규모의 경제’ 확보한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 요즘 넷플릭스가 가격에 비해 볼 게 없다며 비난하는 소비자들과 언론 보도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OTT 월정액 가격은 정말로 비싼 걸까. 객관적인 진실은 그렇지 않다. 주말 영화관 관람료로 1만5000원을 받는 시대다. IPTV ‘최신영화 VOD’ 1편이 1만1000원이다. 아직은 OTT 요금이 비싸다고 말하기 어렵다. 넷플릭스가 배짱을 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의 월정 요금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1만7000원에 4명이 사용 가능하니 월 4250원꼴이다. 이런 이유로 넷플릭스는 구독료를 간절하게 올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저항이 워낙 커 구독료 인상 대신 계정 공유 금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 집에 같이 살지 않으면서 계정을 공유하는 경우 월 5000원의 추가요금이 부과되는 정책이다. 또 프리미엄 요금제 기준으로 한 집에 살지 않으면서 계정 공유 가능한 회선은 최대 2개다. 이렇게 되면 간접적으로 구독료가 인상되는 효과가 나온다. 이론적으로 계산해 보면 1만7000원(기본요금) + 1만원(추가요금) = 2만7000원(합계요금)이니 3명으로 나누면 구독료가 1인당 9000원으로 껑충 뛰는 셈이다. 대신 광고형 스탠다드 도입을 통해 월 5500원의 저가형 상품도 출시했다. 넷플릭스의 구독료 인상 이후 티빙과 디즈니플러스도 기존 구독료의 일부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티빙의 월 구독료다. 놀랍게도 넷플릭스와 동일한 요금 구조다. 디즈니플러스보다 구독료가 더 높은 티빙의 가격 정책은 과감해 보인다. 4990원으로 모든 게 다 되는 쿠팡플레이의 가격 정책도 흥미롭다.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적자 대행진 이제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경쟁력과 관련된 근본적인 의문점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일단 쿠팡플레이는 워낙 저가 정책을 쓰고 있으니 예외로 하고 나머지 OTT 위주로 살펴보자. 첫째, 만약 한국 사람이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이렇게 4개의 OTT를 이용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OTT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 중 3개를 끊어야 한다면 과연 넷플릭스를 끊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콘텐츠 업로드가 가장 활발한 넷플릭스를 최후의 OTT로 가져가고 나머지 3개의 OTT를 끊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둘째, 넷플릭스가 최후의 OTT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뭘까. 바로 콘텐츠의 양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수량을 모두 합치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는 아직 넷플릭스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2023년에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약 26조원(200억달러)을 쏟아부었다. 반면 한국 OTT 업체들의 콘텐츠 제작 비용은 몇천억원에 불과하다. 셋째, 영업이익은 중요한 요소다. 넷플릭스는 최근 4년간 무지막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0년 6조원(46억달러), 2021년 8조원(62억달러), 2022년 7조원(56억달러), 2023년 9조원(69억달러)이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도 2022년에 1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행진 중이다. ‘오징어게임’, ‘D.P’, ‘더 글로리’ 등의 오리지널 작품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해 국내 유료가입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 또 요금 인상의 영향도 컸다. @img4 반면 한국 OTT 업체들의 적자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에 티빙과 웨이브의 영업손실은 각각 62억원과 16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엔 티빙 762억원, 웨이브 558억원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2022년에는 티빙 1192억원, 웨이브 1217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천억 단위로 확대됐다. 티빙과 웨이브는 앞으로 언제까지 더 적자를 버텨낼 수 있을까.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무지막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가 5000만명에 불과한 한국 시장에만 머무른다면 과연 적자에서 탈피해 흑자 전환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게다가 한국 시장은 지금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도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간의 3파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런 구도에서 한국 OTT 업체들이 과연 언젠가는 흑자를 낼 수 있을까. @img5 한국 토종 OTT, 손잡고 해외 나가야 승산 있어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생존 해법은 간단하다. 독자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큰돈을 투자하거나 획기적으로 구독자 수를 늘리기가 어렵다면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합병 시나리오는 티빙(CJ ENM+JTBC+네이버+KT)과 웨이브(SK텔레콤+MBC+KBS+SBS)의 합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티빙이나 웨이브 중 한 개의 OTT만 이용할 경우 불편하다. 반면 2개 다 이용할 경우 구독료 부담이 상당하다. 하지만 2개 회사의 지배구조가 워낙 복잡해 업계에서는 합병 가능성을 매우 낮게 전망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양사 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서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금 곤혹스럽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구독자 수는 2억6000만명을 돌파했다. 웨이브나 티빙이 한국에서 각각 5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다고 해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두 기업 간 합병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운영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2023년의 결산 실적은 아직 미확정 상태다. 곧 티빙과 웨이브의 결산 실적이 발표되면 합병의 필요성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적자가 크게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문제는 원만하게 합병이 돼도 흑자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추가적인 해법은 해외 시장 진출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이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서둘러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토종 OTT들은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이미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렇게 티빙과 웨이브를 살펴보니 넷플릭스가 얼마나 훌륭한 기업인지를 느끼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OTT 시장은 독점이 아니라 과점 상황이라 넷플릭스가 새로운 도전자들로 고전할 거라 전망됐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전자들은 예상외로 힘겨워하고 있다. OTT 최강자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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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오징어게임 2’ 나오면 넷플릭스 주가 전고점 돌파 가능할까

넷플릭스 구독자 수 2억6000만명 돌파 광고지원요금제 도입이 게임 체인저 연간 영업이익 9조원 사상 최대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넷플릭스가 기존 빅테크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구독료를 따박따박 징수한다는 점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메타)은 수익의 대부분이 광고매출이다. 반면 넷플릭스 수익의 대부분은 매월 징수하는 구독료에서 나온다. 어마어마한 차이점이다.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가입자 수 증가 그런데 넷플릭스가 구독료 100% 정책을 내려놓고 지난 2022년 11월부터 새롭게 ‘광고지원요금제’를 출시했다. 광고를 시청할 경우 구독료를 일정 부분 낮춰 주는 정책이다. 구독자들의 가격 저항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다. 그런데 광고지원요금제는 그간의 넷플릭스 철학과는 맞지 않다. 다행인 건 완전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광고형 스탠다드’의 요금은 5500원이다. 반면 일반 ‘스탠다드’ 요금은 1만3500원이다. 두 요금제의 격차는 무려 8000원이다. 미국의 경우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은 6.99달러, ‘일반 스탠다드’ 요금은 15.49달러로 책정돼 있다. 두 요금제의 금액차는 8.5달러에 달한다. 광고형 요금제 도입을 계기로 한국에서는 2023년 12월에 기존 1인 요금제였던 9500원의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했다. 이미 그 전에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베이직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광고형 스탠다드로 콘텐츠 시청 시 한 시간당 약 4분간 광고를 시청하게 된다. 연속 4분은 아니고 프로그램 시작과 중간에 15초, 30초, 45초 광고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구독자의 선택권을 넓혀줬다는 점에서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 정책은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의 사용자 수를 증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024년 1월에 넷플릭스 광고 책임자인 에이미 라인하드가 광고지원요금제의 현재 활성사용자수는 약 2300만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3년 11월의 1500만명과 비교하면 무려 800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도입 국가는 2023년 10월 기준 12개 국가(한국, 미국, 영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스페인)이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구독자 수 감소로 충격받은 넷플릭스의 대반전 과거 넷플릭스의 유료가입자 수 증가 추이는 폭발적이었다. 2017년 1억900만명에 불과했던 유료가입자 수는 2018년과 2019년에는 2년 연속 3000만명 이상이 급증하며 2019년 말에는 1억6709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심각했던 2020년에는 1년 만에 3660만명이 급증하며 넷플릭스 연간 가입자 수 최대치인 2억366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에 들어서면서 가입자 수 증가세가 1820만명으로 둔화돼 위험 신호가 켜졌다. 2022년에는 가입자 수 증가 인원이 고작 891만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22년 말의 구독자 수는 2억3075만명이었다. 이 당시 넷플릭스의 최대 고민은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점점 디즈니플러스에게 쫓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넷플릭스의 돌파구는 광고지원요금제 도입이었다. 본격적으로 이 요금제가 도입되면서 2023년 말에 유료가입자 수가 2억6028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2953만명이 늘어나 증가율이 무려 12.8%에 달했다. 2022년 1분기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20만명의 구독자 감소로 부진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대반전이다. @img4 넷플릭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은 구독료가 높은 미국·캐나다 지역이다. 넷플릭스는 이 지역에서 2022년에 구독자 수가 무려 92만명이나 감소하며 크게 고전했다. 이런 현상은 경쟁 OTT인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등의 영향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2023년에는 무려 583만명이 증가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지역이 안정을 찾으면서 넷플릭스의 영업이익도 큰 폭 개선됐다.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에서도 2022년에는 부진했지만 2023년에는 무려 1208만명이 증가했다. 기록적인 증가세다. 지역별 전체 비중도 미국·캐나다의 31%를 뛰어넘는 34%를 기록했다. 4개 지역 중 가장 가입자 비중이 높다. 라틴아메리카 역시 2023년에 430만명 증가한 4600만명의 구독자 수를 기록하며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평균 구독료가 낮은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여기서 1년 만에 가입자 수가 732만명 폭증하며 전년 대비 가장 높은 19%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구독료가 낮은 지역이라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따박따박 들어오는 구독료는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 넷플릭스는 이제 표면적으로 대놓고 구독료를 올리는 데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제도가 넷플릭스 콘텐츠 ‘공유제한’과 ‘광고지원요금제’다.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요금제로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게 넷플릭스만의 장점이다. 경쟁사인 디즈니와 비교할 때 넷플릭스에 높은 점수를 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영업이익이다. 넷플릭스가 지금 가장 중시하는 건 수익이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적절하게 계속 구독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꾸준히 영업이익을 쌓아 왔다. @img5 ‘스탠다드’ 월정액 요금은 지난 10년간 7.99달러에서 야금야금 올라가 현재는 94% 폭등한 15.49달러로 치솟았다. 프리미엄 요금도 11.99달러에서 22.99달러로 92% 올랐다. 그래도 아직 구독자들의 심각한 이탈은 없다. 오히려 추가로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면서 구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구독료는 현금으로 매월 따박따박 들어오니 엄청난 수익모델이라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2023년 매출액은 44조원(337억달러)으로 사상 최대치다. 더 고무적인 건 2023년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70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25% 급증했다는 점이다.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img6 아쉬운 점은 만약 디즈니플러스 같은 경쟁업체들이 진입하지 않았다면 구독료를 더욱 마음 놓고 올렸을 텐데 경쟁사들 때문에 이제는 눈치를 봐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구독료 수준에서도 넷플릭스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단일 상품으로 유료구독자 수가 2억6000만명을 넘긴 경우는 흔하지 않다. 글로벌 1등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경우에도 무료 고객은 어마어마하지만 유료 고객(유튜브 프리미엄)은 아직 1억명에도 못 미친다. 넷플릭스의 수익모델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넷플릭스의 장기적인 목표 유료구독자 수는 5억명이다. 넷플릭스는 언젠가 자신들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장이 과거보다 둔화된 건 명백한 사실이다. OTT 시장의 경쟁 격화 또한 명백하다. 하지만 이 모든 사항을 감안해도 캐시 버닝 전략을 통해 경쟁사보다 질과 양에서 압도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넷플릭스만의 강점은 확연해 보인다. 게다가 2024년 4분기에는 대망의 ‘오징어게임 시즌2’가 공개된다. 지난 2021년 말에는 오징어게임 대박으로 잠깐 넷플릭스 주가가 700달러를 돌파했지만 그 뒤로 한동안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굴욕을 겪었다. 현재는 600달러까지 주가가 회복됐지만 아직 전고점보다는 한참 밑이다. 이번에는 과거와 다를 수 있다. 2021년보다 넷플릭스 구독자 수나 수익구조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또 ‘오징어게임 시즌2’는 이제 한국인만의 콘텐츠가 아니라 전 세계인 모두가 간절하게 기다리는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시리즈가 됐다. 오징어게임을 계기로 한국 콘텐츠 업계와 넷플릭스는 서로 윈-윈하는 끈끈한 관계가 됐다. 현재의 넷플릭스를 확연히 뛰어넘을 능력을 가진 경쟁 OTT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지금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즐겁게 시청하고 있거나 ‘오징어게임 시즌2’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구독자라면 콘텐츠 말고 넷플릭스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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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골드만의 2년 전 ‘굴욕’ 넷플릭스 목표가 186달러로 하향 IB 주가 전망 맹신하면 낭패

‘오징어게임’으로 시작된 장밋빛 미래가 악몽으로 2년 전 주가 700달러에서 170달러까지 대폭락 유독 넷플릭스에 더 부정적이었던 골드만삭스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어떤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오래 머무른다고 해서 꼭 주식투자를 잘하게 되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 논리로 해외 유명 증권사나 국내 유명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주가 전망이 반드시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 ‘오징어게임’ 대박으로 이상 급등했던 넷플릭스 주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지금으로부터 2년 6개월 전인 2021년 9월에 충격적인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공개됐다. 이후 넷플릭스 투자자들의 흥분과 환희가 시작됐다. 오징어게임으로 무려 1조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한 데 비해 넷플릭스의 제작비용은 25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편당 제작비는 고작 25억원 수준이다. 미국의 오리지널 시리즈 편당 제작비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넷플릭스 주식 투자자들은 가성비 좋은 한국 콘텐츠의 마법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독점적으로 계속해서 이런 콘텐츠들을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넷플릭스의 앞날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이게 그 당시 주식시장이 폭등한 가장 큰 이유였다. 2021년 8월에 넷플릭스 주가는 500달러 수준이었다. 그런데 3개월 만인 2021년 11월에는 700달러까지 40% 치솟으며 오징어게임의 위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하지만 기세등등했던 주가 상승 기간은 길지 않았다. 과연 넷플릭스는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의 막강한 경쟁사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의 의문이 숫자로 확인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2022년 6월에 1분기 구독자 수가 20만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 감소는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반면 경쟁사인 디즈니플러스는 같은 시기에 구독자 수가 790만명 증가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루게 된다. 2년 전 넷플릭스 미래 비관했던 글로벌 IB...다 틀려 결국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 당일인 2022년 4월 20일에 주가는 35% 폭락한 226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글로벌 주요 증권사들의 넷플릭스 목표가다. 넷플릭스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후 주요 글로벌 증권사들은 넷플릭스의 목표가를 공격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UBS증권과 웰스파고는 2022년 4월에 넷플릭스의 목표가를 기존의 575달러에서 각각 355달러와 300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JP모건은 기존 605달러였던 목표가를 반 토막도 안 되는 300달러로 하향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제적인 목표가 하향으로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준 형태가 아니라 이미 주가가 226달러로 폭락한 다음 뒤늦은 하향 조정에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기상청이 날씨 예보가 아니라 날씨를 중계한다고 욕 먹는 상황과 비슷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술 더 뜬 글로벌 증권사가 등장했다. 바로 골드만삭스다. 유독 넷플릭스에 더 부정적이었던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는 넷플릭스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또 이미 충분히 낮춘 넷플릭스의 기존 목표가 265달러를 2개월 뒤인 2022년 6월 9일에 다시 186달러로 낮추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이날의 넷플릭스 종가는 192달러였으니 거의 현재가 수준으로 목표가를 과감히 낮춘 셈이다. 이 과감한 골드만삭스의 목표가는 잘 들어맞았을까. 결과적으로 완전히 빗나갔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가는 일반적으로 6~12개월 뒤의 가격 전망치를 의미한다. 그런데 6개월 뒤인 2022년 말의 넷플릭스 주가는 목표가 186달러보다 59% 높은 295달러를 기록했다. 12개월 뒤인 2023년 6월 9일 주가는 목표가보다 125% 높은 420달러에 달했다. 골드만삭스가 가만히만 있었어도 중간은 가지 않았을까. 틀려도 이렇게 틀릴 수가 없다. 심지어 2024년 3월 현재가는 600달러를 기록 중이다. 1년 6개월 전인 2022년 6월의 골드만삭스 목표가 186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3배 가격이다. 물론 골드만삭스도 중간중간 목표가를 상향하기는 했다. 2023년 7월에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하며 목표가도 400달러로 올렸다. 하지만 이 당시 넷플릭스 현재가가 이미 목표가인 400달러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뒷북 대응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흥미로운 건 2024년 3월 현재도 여전히 골드만삭스 투자의견은 ‘매수’가 아니라 ‘중립’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목표가는 565달러로 과거보다 크게 상향된 상태다. IB들 주가 전망 맹신하면 낭패 글로벌 증권사들의 넷플릭스 주가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결정적인 이유가 뭘까. 경쟁사들은 과대평가하고 넷플릭스는 과소평가한 결과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어려움은 OTT 시장의 경쟁 가속화다. 디즈니플러스를 선두로 아마존프라임 등 시장에는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과거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였던 시장 구도가 최근 몇 년간 다자 구도로 변해 버렸다. 글로벌 IB들의 비관론에도 나름 합리적인 이유는 있다. 하지만 이런 구도가 반드시 경쟁사의 승리와 넷플릭스의 패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수많은 경쟁사들이 장밋빛 전망만으로 OTT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금 이들 앞에 놓인 건 치열한 출혈경쟁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캐시 버닝(Cash Burning)’ 전략을 유지하며 경쟁사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 전략은 ‘현금을 다 태워버린다’는 뜻으로 구독료로 받은 돈의 상당액을 다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다. 최근 3년간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 돈은 평균 22조원(170억달러)에 달한다.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경쟁사들이 넷플릭스의 점유율을 뺏어 오려는 계획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넷플릭스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돈을 많이 태워 경쟁 우위를 계속 지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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