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이전 2025.03월호 다음
ANDA
+
+
+
+

비즈트렌드

2024.11월 ANDA
2024.12월 ANDA
2025.01월 ANDA
2025.02월 ANDA
2025.03월 ANDA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3월호

재취업 구직 활동 자기소개서부터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 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퇴직 이후 중장년의 구직 활동은 쉽지 않다. 힘들고 지칠 때가 올 것이다. ‘준비’만이 살길이다. 중장년 구직자 대부분은 자신에게 어느 정도 부합하는 일자리 공고가 나오면 그때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너무 늦다. 재취업에 필요한 강력한 무기들을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할 수 있다. 바로 개인의 ‘구직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것이다. 채용 과정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구직서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경력기술서, 커버레터 등이다. 재취업을 위한 종합세트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종합세트를 필자는 중장년 재취업에 필요한 ‘구직 포트폴리오’라 칭한다. 먼저 ‘커버레터(cover letter)’ 작성법을 알아보자. 첫째, 커버레터는 작성법만 파악해 두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작성이 가능하며 그 효과는 크다. 커버레터는 구직 포트폴리오의 표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둘째, 커버레터 작성의 목적은 지원하는 회사에 관한 관심 표명, 인터뷰 요청, 읽는 사람에게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이 잠재적으로 응모 부문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게 하는 데 있다. 커버레터를 구직 포트폴리오와 함께 제출하면 구인 업체나 인사 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셋째, 커버레터 핵심 구성 요소는 본인의 주소와 날짜, 보내는 곳의 주소다. 첫 문장은 응모 분야에 자신이 왜 적합한지 간략히 언급한다. 하나의 요소가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되더라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된다. 다음으로는 지원하는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을 강조하고 회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조심스럽게 요청하고 자신의 연락처를 남긴다. 커버레터 활용은 특히 타깃 기업(target company)을 공략할 때 효과적이다. 평소 관심 있는 기업이나 타깃 기업에 공격적으로 지원할 때 활용한다. 관심 기업에서 구인 공고를 올리지 않더라도 중장년 구직자가 공격적으로 지원해볼 수 있다. 중장년이라면 구인 공고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기회가 줄어든다. 적극적으로 현장을 발로 뛰고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재취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인사 담당자에게 질문해 보았다. “채용 기간이 아님에도 당신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 하는 구직자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 구직자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망설이지 말고 용기 내어 타깃 기업에 이력서 등 구직 포트폴리오와 커버레터를 함께 보내 보는 것이 어떨까. 강점 부각 기회, 자기소개서...경험 사례 구체적으로 자기소개서는 지원하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에게 구직자의 실무역량, 강점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필해 준다. 자기소개서 작성 목적은 첫째, 이력서에 해당 내용을 기재하기는 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면, 지원 분야와 관련성이 높은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재직 당시 수행한 업무 내용과 담당 역할에 대해 자기소개서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관련 자격증, 교육훈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자신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다. 관련 경력이 없는 경우에는 새로운 업무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일을 대하는 태도, 도전 정신을 어필할 수 있다. 자신만의 노하우, 문제 해결 역량의 대표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실무역량을 부각할 수도 있다. 둘째, 자신의 강점이지만 이력서에는 담기 어려운 내용들을 자기소개서에 기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성이나 성향, 리더십과 같은 강점을 대표 사례를 들어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다. 정량적인 부분이 아닌 정성적인 부분도 경험과 자신만의 노하우가 무엇인지에 대해 표현할 수 있다. 왜 지원했는지, 퇴직 이후 이 일을 왜 하고 싶은지 등 지원 동기를 솔직하게 어필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소개서는 구직자의 강점, 성취 업적, 역량을 강조하는 데 필요한 서류다. 따라서 구직자의 현재 상태와 경력 및 성취 업적, 역량 그리고 지원동기를 1 : 3 : 1 법칙을 활용해 적절히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의 구성에 정답은 없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작성할 수 있다. 첫째, 각각의 구성 요소는 지원 분야에 따라 자신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설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지원 동기’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열정을 강하게 부각할 수 있다. 둘째, ‘자기소개서’라는 제목 대신 자신만의 ‘특별한 제목’을 달 수도 있다. 일례로 ‘현장 동료와의 일심동체’라는 제목도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지원하고자 하는 업체가 자기소개서 양식을 별도로 제공하는 경우 해당 양식에 무조건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지원업체의 자기소개서 양식이 생활신조, 성격의 장단점, 지원 동기 등으로 나뉜 경우 반드시 그에 맞춰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별도의 양식이 없는 경우에는 자유롭게 작성하면 된다. 자유 양식의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능하면 한 페이지로 압축한다. 자신을 광고한다고 생각하고 간결하게 작성한다. 많은 내용을 적는다고 해서 인사 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내용이 짧고 간결하되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아야 한다. 둘째, 자신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강점 요소들을 추출한다. 3~5개 정도가 적절하다. 셋째, 추출된 강점 요소별로 각각 성취 업적이나 성공 사례를 들어 구체화 작업을 한다.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정량화된 데이터가 있으면 가감 없이 제시한다. 오탈자가 있으면 곤란하다. 맞춤법도 확인하고 문맥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업무수행계획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명확하게” 최근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에게 ‘업무수행계획서’를 요구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중장년 구직자들은 대개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업무수행계획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어필할 수 있다. 업무수행계획서 작성의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구인자 관점에서 지원 분야와 관련해 어떠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사전에 검증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구인 업체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하나도 빠짐없이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업무수행계획서에 ‘직무에 대한 이해’ 부분을 작성하라고 요청받았다면 구직자는 반드시 해당 내용을 성실하게 작성해야 한다. 둘째, 입사 이후 구체적인 업무수행계획에 관한 확인을 통해 실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구인자가 자신을 평가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수행계획서에는 지원 기관이나 기업에서 요구하는 소주제가 있는데 각각의 요소에 대해 성실히 작성해야 한다. 업무수행계획서의 구성 요소로 ‘직무 이해’, ‘직무 역량’, ‘발전 계획’을 요청받았다고 가정하고 작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직무 이해 및 직무 역량 부분은 해당 직무를 자세히 파악해 직무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 요소를 먼저 추출해 본다. 예를 들면 리더십,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관련 분야의 전문성, 상황판단 능력 등을 추출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역량 요소에 대해 입증할 수 있는 대표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한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많은 요소를 나열하기보다는 자신의 차별화된 강점을 간결하게 작성한다. 향후 발전계획 부분은 직무에서 요구하는 경험과 노하우를 제시하면 된다. 자신이 해당 분야에서 어떻게 업무를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둘째, 구인 기업은 중장년을 채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될지 가장 궁금해한다. 따라서 자신이 업무를 수행하면 궁극적으로 해당 조직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내용, 기간, 구체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하면 좋다. 특히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중장년에게 업무수행계획서는 노동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도구다. 공들여 작성해 놓고 묵힐 게 아니라 구직활동에 적극 활용하라.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3월호

‘전기 먹는 하마’ AI 데이터센터 효율화 열쇠는 ‘냉각 기술’

공랭식 대비 전력 사용량 30% 줄이는 액침 냉각 주목 액침 냉각 시장, 2032년 3조원 규모 성장 전망 | 정승원 기자 origin@newspim.com 이동통신사들의 탈통신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5세대(5G) 통신 가입자 수 성장이 정체되면서 통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입니다. 이통사가 찾고 있는 성장동력 중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AI 데이터센터(AI DC)는 이미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수익성을 확인한 이통사들에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일반 데이터센터가 범용 연산 및 데이터의 저장과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면 AI DC는 AI 학습 및 추론 작업 최적화를 목표로 합니다. 때문에 범용 연산에 유리한 중앙처리장치(CPU)보다는 AI에 특화된 고성능 전용 하드웨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합니다. 문제는 AI 연산으로 인해 높은 전력을 소모한다는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620~105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량 자체를 줄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주목을 받는 것이 AI DC에 대한 특수 냉각 기술입니다. 우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중요한 것이 열을 식혀주는 ‘쿨러’입니다. 제대로 열을 식혀주지 않으면 발열로 기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고장이 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고성능 프로세서가 고밀도로 집적돼 있는 AI DC에서도 냉각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GPU와 같은 연산장치들은 공급된 전력의 99%가 열에너지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AI DC는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더 많은 열이 발생해 다양한 냉각 방식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데이터센터는 찬바람으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Air Cooling) 냉각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AI DC에서는 연산장치의 성능이 향상되고 발열 부하도 증가해 충분한 풍량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공기보다 열 전달 효율이 높은 액체를 이용한 ‘수랭식 냉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랭식 냉각에는 여러 유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 물의 열용량은 건조한 공기보다 4.23배 더 큽니다. 또한 같은 부피로 비교했을 때 물은 공기보다 약 784배나 무겁기 때문에 물의 열용량은 공기의 3316배가 됩니다. 수랭식 냉각 방식으로 이전보다 서버의 냉각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수랭식 냉각은 다시 냉각 블록을 GPU에 부착해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DTC(Direct-to-Chip)와 서버나 서버랙 자체를 비전도성 액체에 담그는 액침 냉각으로 나뉩니다. 액침 냉각은 공기가 지나갈 여유가 필요하지 않고 DTC처럼 냉각 블록을 부착할 필요도 없어 공간 활용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액침 냉각은 공랭식 대비 전력의 사용량을 30%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글로벌 액침 냉각 시장 규모는 2022년 3억3000만달러(약 4750억원)에서 2032년 21억달러(약 3조231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0년간 연평균 21.5%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이러한 냉각 시스템이 관심을 받은 것은 AI 시대를 맞이해 당연해 보입니다. SK그룹은 이번 CES 전시관에서 AI 데이터센터를 핵심으로 다뤘습니다. AI 데이터센터 내 분산 발전원 설치를 통해 안정적·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AI Power Operator), 액체를 활용한 발열 관리(액체 냉각) 등 SK의 에너지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LG전자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LG전자와 MS는 구축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필수 기술인 열관리, 칠러 등에서 협업하며 지속 가능한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GS칼텍스, 에스오일 등 정유업계도 액침 냉각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AI DC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가 발생시키는 탄소량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AI 산업에서도 탄소중립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냉각 기술 개발의 필요성도 커지게 될 것입니다. 향후 어떤 기술들이 추가로 개발되고 실제 상용화돼 지속가능한 AI 시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됩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2월호

퇴직 이후 창업이냐? 재취업이냐?

| 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중장년 상당수는 퇴직 직후 재취업보다는 창업을 생각하는 편이다. 컨설팅 시간이 흐를수록 창업 희망자는 점점 줄어든다. 왜일까? 컨설팅의 주요 내용이 창업의 위험 요소를 확인하며 꼼꼼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창업자 마인드, 창업 아이템 선정, 시장 조사, 프랜차이즈, 사업 타당성 및 사업계획서 작성, 상권 분석, 점포 개발, 트렌드 분석, 고객 마케팅 전략, 직원 관리 등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은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마주하는 중장년 퇴직자는 급하다. 생계형 창업이 많고 서둘러 창업하려고 한다. 결국 이들은 과당경쟁에 내몰린다. 창업도 퇴직 이후 대안임엔 틀림없다. 선진국에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창업이 많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기회 추구형 창업’이 별로 없는 편이다. 어쩔 수 없이 ‘생계형 창업’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창업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창업은 재취업의 대안이 아니다. 단순히 대박을 터뜨려야 하는 아이템만 찾는 사람은 진정한 사업가는 아니다. 뭔가 특별한 능력을 요구한다.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둘째, 창업을 하고 싶다면 준비기간을 늘려야 한다. 준비기간과 창업성공률은 비례한다. 위험 요소를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며, 기회 요인을 찾아야 한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 발굴과 고객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창업 전에 반드시 ‘창업을 위한 재취업’ 과정을 경험하라.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A 씨는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창업을 했다. 몇 년 전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에 전기 문제가 발생해 그를 우여곡절 끝에 만났다. 그는 전기 관련 문제를 빨리 해결해 줬다. 퇴직 이후 자격증을 따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으로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직원으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창업을 했다고 한다. 창업도 퇴직 이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성공률을 극대화하려면 ‘창업을 위한 재취업’ 실전 과정은 힘겹지만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재취업 성공률 높이는 이력서 작성법 재취업을 하려면 개인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한다. 이력서도 강력한 마케팅 도구 중 하나다. 효과적인 마케팅은 이력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포장할지도 중요하다. 즉 ‘이력서 형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중장년 이력서 형식은 따로 없다. ‘자유 형식의 이력서’를 추천한다. 형식이 없으니 막막할 수 있다. 다음 제시하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작성해 보면 어떨까. 첫째, 자신의 최근 경력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경력부터 역순으로 나열해 보면서 돋보이는 경력과 성과를 강조해 작성한다. 둘째, 이력서에 필요한 구성 요건을 갖춘다. 지원 분야 및 경력 목표, 경력 사항, 학력 사항, 군 복무, 교육 사항, 자격증 및 특이 사항, 개인 신상, 참고인, 기타 사항 등이 있다. 지원 분야에서 가장 요구되거나, 자신의 강점이 돋보일 수 있는 요소부터 배치 및 정리한다. 이력서 작성 시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는 첫째,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작성하고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 이력서를 읽는 이로 하여금 관심을 유발한다. 둘째, 일과 관련된 경험을 강조한다. 중장년의 특별한 경험 및 자신만의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만의 주특기가 무엇인지 최대한 강조한다. 셋째, 프로필 사진을 넣고 연락처를 명시하라. 사진은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것으로 준비한다. 정장 차림이 가장 좋다. 이메일, 자택 연락처, 휴대폰 번호 등을 적는다. 자주 확인하는 전자우편으로 기재하되 해당 구인 업체가 발송하는 전자우편이 스팸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넷째, 이력서는 2페이지 이내로 간결하게 작성한다. 이력서를 읽는 사람(1차 스크리너)은 다량의 이력서를 취급할 가능성이 높다. 1차 스크리너에겐 구인 공고에서 요구한 내용에 부합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거르는 작업이 우선이다. 다섯째, 이력서는 A4 용지에 적당한 여백을 두고 오탈자가 없도록 작성한다. 여백이 없으면 전반적으로 답답해 보여 가독성이 떨어진다. 오탈자는 구인자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이력서 작성 시 피해야 할 부분은 첫째, 이력서 작성을 남에게 부탁하지 말라. 막막하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이력서를 남에게 대신 써달라고 하면 곤란하다. 둘째,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개인 신상 부분을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 그보다는 일과 관련된 내용이 우선돼야 한다. 셋째, 대명사나 생략형, 접속사, 은어 및 속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퇴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넷째, 희망 급여는 명시하지 않는다. 이력서에는 가급적 희망 급여나 연봉을 명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전에 시장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경우라면 구직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이력서 작성은 면접 관문으로 가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오랜 컨설팅 경험을 통해 파악한 점은 중장년의 경우 서류가 통과되고 면접 단계까지 가면 재취업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면접의 기회는 반드시 온다. 중소기업이 대안...‘신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라 필자는 퇴직을 앞둔 중장년을 대상으로 ‘일(work)’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강조한다. 인생 전반부에는 생계·경제적인 측면이 강조됐다면, 인생 후반부엔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여기에 딱 부합하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일(work)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긱(Gig) 이코노미 시대에 일자리 이동이 빈번하고 플랫폼 일자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을 공략할 때도 유연한 노동시장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장 어렵다면 특정 기간을 설정해 단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풀타임이 아닌 비상근 자문 역할을 조심스럽게 중소기업에 제안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중소기업을 눈여겨보고 공부하라. 일자리를 열심히 찾다 보면 ‘괜찮은 중소기업’이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상당수가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빈 일자리’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0만명이다. 셋째, 실무형 인재로 리셋(reset)하라. 중소기업은 실무형 인재를 원한다. 현장을 발로 뛰고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 여기서 ‘나이’는 중요치 않다. 도약하려는 중소기업,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려 하는 중소기업,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고민하는 중소기업,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사업 프로젝트를 시도하려는 수많은 중소기업에 대한민국 중장년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째, 중소기업의 중장년 관심 분야를 확인하라. 중소기업 CEO를 만나보면 기술 분야 인력을 선호한다. 기술이나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영업 및 마케팅 분야도 중장년 인력 선호도가 높다.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노동시장에서 몸값을 높이려면 재교육은 필수다. 재취업에 유리한 기술 관련 자격증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자격증 준비는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한 직업훈련, 폴리텍대학교 신중년 및 서울시 기술교육원 과정을 적극 활용해 보라. 중장년이 중소기업에 재취업한 사례를 살펴보자. B 씨는 대기업에서 임원을 지냈으며 대외 협력, 영업 총괄,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보유한 사람이다. 함께 K 기업을 공략 대상으로 설정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K 기업은 제조업체로 ‘월드클래스 300’에 드는 강소기업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구인 공고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 필자는 현장에서 ‘신사업 제안서’를 작성하라고 주문했다. B 씨는 이력서, 자기소개서와 함께 신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얼마 후 K 기업으로부터 영업총괄 부사장 오퍼가 왔다. B 씨는 면접에서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능력을 피력하는 한편,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신사업 제안을 설명하고 면접관을 설득했다. 1주일 후 출근한 그는 과거 대기업 경력을 토대로 영업 시스템을 잘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히 젊은 영업사원들의 현장 애로점을 파악해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과거의 향수를 잊고 새로운 분야로의 용기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은 준비기간이 길었다는 점이다. 중장년 재취업 성공의 지름길은 잘 준비하는 것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2월호

한미 '조선 동맹' 가시화...韓中 관계 새 뇌관 되나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12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후 우리나라 대통령과 처음으로 통화를 한 것이었다. 통화 시간은 12분, 각자 통역 시간을 감안한다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분야에 대해 앞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이어가기를 원한다”고 했다. 아직 한미 양국 간 조선 산업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가 표명된 만큼 추후 양국은 실무 협상을 통해 조선 산업의 협력을 이뤄낼 것이며, ‘한미 조선(造船) 동맹’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미 조선 협력은 방산 협력 한국 조선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여러 가지 협력안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조선업 협력 가능 분야로는 △에너지 수송 선박 △첨단기술 선박 △방위 산업 등 세 가지가 거론된다. 미국은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국 중 하나로서 많은 LNG 운반선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LNG 선박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어 양국의 협력은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이나 자율 운항 선박 등 첨단기술 선박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의 조선 경쟁력에 미국의 소재 및 AI 기술이 결합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방위 산업 협력이 가능하다. 미국은 군함, 항공모함, 잠수함 건조가 필요하지만 미국에서 건조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한국과 협력한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방위 산업 협력이 가장 절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운반선이나 첨단기술 선박 협력의 경우는 장관급 소통으로도 가능하지만 방위 산업 협력은 국가 정상급 차원의 소통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만큼 미국의 한국과의 조선 산업 협력은 방위 산업에 무게를 뒀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한미 조선 협력은 ‘조선 동맹’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군사용 선박 건조에는 핵심 기술과 설계가 포함되며, 이는 군사 기밀로 분류된다. 특히 잠수함 기술 중 음향감쇄 기술이나 추진동력 기술은 극도로 민감한 보안 사항인 만큼 외주 건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미국이 설계와 핵심 기술을 담당하고, 한국에는 대형 블록 건조 및 조립 등 일부 공정만 맡기는 방식으로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한국의 조선소가 미국 군함의 정비와 개조를 담당하는 유지·보수 거점이 될 수 있다. 고부가가치가 아닌 물자보급함 등 저부가가치 군함을 한국이 외주 제작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한미 조선 동맹 한미 양국의 조선 산업 협력은 중국에 경제적 영향을 주고, ‘조선 동맹’이 이뤄진다면 안보 분야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미 조선 협력은 한국의 조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하고 있으며, 한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는 중국 조선업계엔 악재로 작용한다. 중국 정부는 조선 산업 기술력 강화를 위해 더욱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중국의 조선업체들 역시 연구개발(R&D)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한미 조선 협력이 한발 더 나아가 방위 산업 분야에서의 ‘조선 동맹’으로 나아가는 경우 중국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미 조선 동맹이 미국 해군력 강화로 이어지고 미국이 이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전략적 우위를 더욱 높인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해양 전략적 이익이 저해되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 외교 채널을 통해 엄중한 교섭을 제기하고 우려를 표명하며 나아가 ‘중국을 겨냥한 조선 동맹’이라며 비판을 해올 수 있다. 특히 이를 ‘중국 포위 전략’의 일부로 규정한다면 중국 내에는 강한 반한 감정이 촉발될 수 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해 한미 조선 동맹에 맞대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이를 계기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밀착된다면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고조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관리되지 못할 경우 자칫 역내 긴장 고조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 중국 내에서는 벌써부터 한미 조선 동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해군력, 중국에 양적 열세 미국이 우리나라와 조선 동맹을 맺길 원하는 이유는 중국의 해군력 부상에 있다. 미국의 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6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운영 중인 전함은 234척으로 미국의 219척보다 많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조선업은 미국의 약 230배이며, 중국은 전장에서 손상된 함정을 더 빨리 수리하고 대체 함정을 더 빨리 건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양국의 해군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역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대만과 보조를 맞추고 있고,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과 함께 중국에 맞서고 있다. 중국의 해군력 부상은 이 지역에서의 미국 영향력 약화로 이어진다.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해군력 강화가 필요하며, 이는 결국 강한 조선 산업을 필요로 한다. 단기간에 조선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한국의 조선 산업 경쟁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군사력 확충을 위해서는 배후에 강한 군수산업이 필요하다. 중국의 해군 경쟁력이 강해진 것 역시 중국의 조선업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미 글로벌 강자로 부상한 중국 조선업 중국은 이미 글로벌 조선 강국으로 올라섰다. 2019년 한국 조선업의 세계 수주 점유율(CGT 기준, 표준선 환산 톤수)은 31%로 중국의 37%보다 소폭 낮았다. 당시 일본의 점유율은 17%로 한중일 3국이 세계 시장의 85%를 점유했다. 하지만 격차는 5년 만에 크게 벌어졌다. 중국 해운 전문 조사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중국은 2820만 CGT를 수주해 세계 수주 점유율 67%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820만 CGT로 20%, 일본은 180만 CGT로 4%에 불과했다. 중국은 중저가 선박 시장을 싹쓸이하다시피 독식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가 독주하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경우 중국의 글로벌 점유율이 45%까지 올라갔으며,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역시 48%에 달했다. 유조선(74%), 컨테이너선(88%), 벌크선(80%), 자동차 운반선(83%) 등에서 중국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선박 수출액과 대당 수출단가 역시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1월 누적 선박 수출물량은 5267대로 전년 대비 22.9%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선박 수출액은 398억달러로 전년 대비 63.6% 증가했다. 물량 증가율에 비해 수출액 증가율이 3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중국의 조선 산업은 우리나라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데 이어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을 흔들 정도의 영향력까지 지니게 됐다. 이에 더해 향후 한중 관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 베이징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조선 산업 협력 수위에 따라 한중 관계에 파동이 발생할 것”이라며 “향후 자칫 상황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는다면 한중 관계에 거대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2월호

홈쇼핑에 AI 쇼호스트 등장…'AI 커머스' 천명한 SK스토아

방송 화면에 나타나 “주문량 많습니다” 전달하기도 음성도 AI 기술 활용해 세심한 디테일 적용 ‘AI 커머스로의 전환’ 발표한 SK스토아의 혁신 | 조민교 기자 aaa@newspim.com 지난해 7월의 어느 날, SK스토아 방송 화면에 낯선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AI 쇼호스트입니다. 사람처럼 상품을 소개하는 이 AI 쇼호스트는 홈쇼핑 산업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습니다. T커머스는 녹화 방송이라는 한계 때문에 고객들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웠습니다. 재고 상황에 따라 “매진 임박”이나 “주문 많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전할 수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SK스토아는 AI 쇼호스트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AI 쇼호스트는 단순히 화면 속 인물이 아닙니다. 음성은 AI 성우 기술로 만들어졌고, LipGAN 기술을 활용해 입술 움직임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했습니다. 이 세심한 디테일 덕분에 고객들에게 더 친근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도입 이후 SK스토아는 AI 쇼호스트를 활용한 방송을 총 6차례 진행했으며, 평균 취급액 달성률이 130%에 달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습니다. 현재 홈쇼핑 업계는 고난의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TV를 보는 인구가 줄어들어 업황이 어려워지는 동시에 송출 수수료 증가, 경기 침체, 정부 규제 압박 등 외풍도 거셉니다. 그럼에도 산업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 할머니, 어머니는 집에서 TV로 상품의 정보를 꼼꼼히 알아본 후 홈쇼핑으로 물건을 구매합니다. 거대 이커머스에 입점하지 못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수많은 중소기업도 홈쇼핑을 통해 생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홈쇼핑 업계는 구매층을 넓히고 산업군의 힘을 키우기 위해 각종 도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SK스토아가 도입한 ‘AI 쇼호스트’가 그런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SK스토아는 ‘AI(인공지능) 커머스’로의 전환을 천명하고 곳곳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품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상반기에는 AI 맞춤형 의류 추천 서비스인 ‘사이즈톡’을 도입하면서 부적합한 사이즈로 발생하는 고객 불만과 패션의류 반품·교환율을 줄였습니다. 또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상품 페이지 내 상품 기본 정보, 광고 위반 사항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방송과 방송 사이 약 10~15초 송출되는 SK스토아 채널 브랜딩 영상 역시 업계 최초로 AI로 제작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 편의 영상을 제작하는 데 한 달 이상의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던 것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습니다. SK스토아의 새로운 흐름 중심에는 박정민 SK스토아 대표이사가 있습니다. 박 대표는 취임 후 가진 첫 CEO 타운홀 미팅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소통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고객들에게 비춰지는 AI 혁신은 ‘AI 쇼호스트’ 정도에 그칩니다. 그러나 SK스토아는 추후 AI 기술을 통한 운영 혁신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가치(상품과 서비스)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AI 커머스 기업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데이터’에 강점이 있는 SK 멤버사로서의 장점과 시너지를 십분 활용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TV 플랫폼에서 AI를 활용한 정확한 예측 편성으로 방송 시청 고객들에게 최적의 상품을 노출하거나 App과 Web, 티딜, T멤버십, 우주패스 등 SK스토아만이 만들어갈 수 있는 고객 접점을 확장해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입니다. 박정민 대표는 “SK스토아는 AI 커머스로 향하는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끊임없는 체질 개선을 통해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AI와 데이터라는 강력한 무기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최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성장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SK스토아의 AI 쇼호스트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홈쇼핑 산업이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고객의 삶을 혁신하고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SK스토아의 AI 여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모읍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1월호

2024 中 1위 유행어는 '수즈화'...6위는 홍은채의 '똘망똘망'

문예 월간지 야오원자오쯔 1995년부터 매년 선정 유행어 중 3개가 AI, 2개는 삶의 균형 관련 한국 아이돌 인기 끌면서 유행어 반열 올라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의 문예 월간지 야오원자오쯔(咬文嚼字)는 1995년부터 매해 연말이면 그해의 10대 유행어를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해 12월 야오원자오쯔는 2024년의 10대 유행어를 발표했다. 10대 유행어는 그해 중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 재기 넘치는 젊은 세대에서 유행어가 주로 만들어지는 만큼, 중국 젊은 세대의 생각과 문화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1. 수즈화(數智化) ‘디지털+스마트화’라는 뜻이다. 기존 단어인 수쯔화(數字化, 디지털화)와 즈넝화(智能化, 스마트화)를 합해 수즈화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수즈화의 대표 제품은 챗GPT 등 생성형 모델과 AI 비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는 지난해 최첨단 AI 제품 개발 붐이 불어 명확한 산업 트렌드가 됐다. 지난해 7월 개최된 제20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20기3중전회)는 “기업용 수즈(數智)기술을 지원해 전통산업 업그레이드를 이뤄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AI 제조, AI 설계, AI 교육, AI 의료, AI 금융 등을 발전 방향으로 제시했다. 2. 즈넝샹산(智能向善) 직역하면 ‘선(善)을 지향하는 스마트’이며, 안전하고 인간 중심의 AI를 뜻한다. 중국은 AI의 발전과 함께 보안 및 거버넌스도 중시한다. 중국은 지난 2013년 10월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서 ‘글로벌 인공지능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국제사회에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5월 프랑스를 방문해 “중국과 프랑스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촉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선한 인공지능(AI for good)’을 지향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3. 웨이라이찬예(未來産業) ‘미래 산업’이라는 뜻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첨단기술을 강조하며 미래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챗GPT가 발표된 이후 AI를 활용한 미래 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대 유행어 중 3가지가 AI와 관련된 단어로, 이는 중국 내 AI 열풍을 반영한다. 지난해 1월 시진핑 주석은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에서 “전통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신흥 산업을 육성하고, 미래 산업을 건설해 현대화 산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미래 산업은 미래 제조 산업, 미래 정보 산업, 미래 재료 산업, 미래 에너지 산업, 미래 우주 산업, 미래 헬스케어 산업 등을 포괄한다. 4. 시티부시티(city不city) ‘도시가 멋지지 않나’라는 뜻이다. 미국의 여행 블로거가 상하이를 방문해 자신의 브이로그를 통해 상하이의 야경을 소개하면서 ‘상하이가 멋지지 않나’라는 표현을 하면서 ‘city不city’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동영상이 중국에서 유명해지면서, 이 용어에서의 시티(city)는 도시가 현대적이고 패셔너블하다는 뜻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외국인 여행객 유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이다. 이는 상대국의 중국인에 대한 비자 정책과 무관하게, 중국이 상대국 국민의 방문에 대해 비자를 면제하는 정책이다. 중국은 2023년부터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우리나라도 무비자 정책 대상국에 포함됐다. 현재 무비자 대상국은 38개국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무비자 입국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확대했다. 5. 잉쿵(硬控) ‘강제 컨트롤’이라는 뜻이다. 게임 용어에서 유래했다. 게임 중에 자신이 조종하는 캐릭터가 몇 분, 혹은 몇 초 동안 조작이 불가능해지는 상태를 뜻한다. 게임 용어였던 이 단어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면서 젊은 층의 유행어로 떠올랐다. 무엇인가를 보고 눈을 뗄 수 없는 상황, 혹은 어떤 사안을 접하고 관심을 뗄 수 없는 상황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그녀가 나를 1분 동안 잉쿵(硬控)했다”는 식으로 활용된다. @img4 6. 수이링링디(水靈靈地) ‘똘망똘망’하다는 뜻이다. 이 유행어는 우리나라의 아이돌 그룹인 르세라핌의 홍은채로부터 비롯됐다. 홍은채가 국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본인을 ‘똘망똘망’하다고 표현했고, 중국에서는 이를 ‘수이링링디’라고 번역했다. 홍은채가 ‘똘망똘망’하다고 표현한 동영상이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고, 이 단어가 유행어 반열에 올랐다. 초롱초롱하고 신선하고 귀엽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이링링디 일을 시작합시다’라는 말에 이 유행어가 사용된다. 반어적인 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직업을 잃은 청년들의 ‘수이링링디 해고됐어’라는 표현도 중국 사회에서 화제를 끌었다. 7. 반웨이(班味) 직역하면 ‘출근의 맛’이다. 출근만 하면 피곤해지고, 초췌한 모습으로 변하고, 활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중국 젊은이들은 “퇴근을 했는데도 반웨이가 지워지지 않는다”, “반웨이를 떨쳐내야 한다”, “반웨이와 작별하고 여행을 떠난다”는 식으로 활용한다. 이 단어는 지난해 중국 인터넷상에서 크게 유행했다. 고단한 회사 생활을 대변하는 용어이자 일과 삶의 균형을 바라는 욕구가 담긴 용어이다. 8. 쑹츠간(松弛感) ‘이완감’이라는 뜻이다. 긴장이 풀어지고, 감정이 누그러지고, 태도가 느슨해지며,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상태를 뜻한다. 중국의 어느 가족이 여행을 떠난 상태에서 여행사 측 잘못으로 일정이 어그러졌는데도 항의하지 않고, 화를 내지도 않고, 차분하게 여행 일정을 다시 계획하면서 기분이 이완됐다는 경험이 화제에 오르며 유행어가 됐다. “회사에서도 쑹츠간을 가져보자”, “옷차림에서 쑹츠간이 묻어나네”라는 식으로 활용된다. 9. 인파리량(銀髮力量) ‘실버 세대의 힘’이라는 뜻이다. ‘인파’는 흰머리를 뜻하며 실버 세대를 지칭한다. 중국의 실버 세대들이 자원봉사, 문화교육 등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면서 ‘인파리량’이라는 용어가 유행했다. 인파랑차오(銀髮浪潮·실버 트렌드), 인파스창(銀髮市場·실버 마켓), 인파징지(銀髮經濟·실버 경제) 등 실버 세대와 관련된 용어들도 사회적 화두가 됐다. 10. 샤오하이거, 샤오하이제(小孩哥, 小孩姐) ‘샤오하이거’는 어린 형, ‘샤오하이제’는 어린 누나라는 뜻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상당한 성과를 낸 사람들을 뜻한다. 지난해 중국의 11세 소년 옌훙썬(嚴弘森)이 고체연료 로켓을 만들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을 놀라게 했다. 옌훙썬은 4세부터 우주항공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로켓 제작에 몰두해 왔다. 2023년 첫 번째 로켓 발사에서는 착륙 시 낙하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두 번째 발사에서는 고도 150m에 도달한 후 낙하산을 이용해 안전히 착륙했다. 또한 14세 다이빙 선수인 취안훙찬(全紅嬋)은 지난해 7월과 8월 진행된 파리올림픽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처럼 나이가 어리지만 뛰어난 성과를 보인 이들이 중국 사회에 화제가 되면서 샤오하이거와 샤오하이제가 유행어가 됐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1월호

신기술 무장한 현대百 정지선의 리테일 실험 어디까지

데이터 마케팅 2.5 프로젝트 가동...AI 활용해 타깃 마케팅 적용 고객 응대·불만 개선·AI 루이스 도입...향후 활용 분야 점진적 확대 | 남라다 기자 nrd@newspim.com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이 신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기술의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업체들은 신기술을 통해 미래 리테일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발 빠르게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곳은 현대백화점입니다. 본래 백화점 업태는 명품이나 고가 물품을 주로 취급하는 판매 채널로 콧대가 높기로 유명합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만 유치하면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백화점을 찾을 것이란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습니다. 명품 판매 채널은 다양해졌고 엔저(엔화가치 하락) 현상 때문에 일본으로 명품 쇼핑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증가 추세입니다. 또 내수 부진 여파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리테일 실험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신기술로 무장한 현대百... 딥리테일 실험 가속화 현대백화점은 최근 ‘데이터 마케팅 2.5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AI를 활용한 딥리테일 실험의 일환입니다. 딥리테일은 고객 데이터 분석력을 높여 개인별 맞춤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사업본부 데이터기획팀이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간에는 온라인몰 전유물로 여겨졌던 딥리테일이 오프라인 리테일까지 확장된 모습입니다. 현대백화점은 AI 도입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백화점 경영진에게 내린 특명이기도 합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 경영진 전략 회의에서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에 전사적으로 속도를 낼 것을 당부하며 신사업 모델 구축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정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나가자”면서 “업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데 있어 내부 직원들에게 제품을 판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번에 도입한 데이터 마케팅 2.5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으로 마케팅을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고객의 다양한 소비 패턴을 분석해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타깃 마케팅을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일단 고객 개개인의 취향 분석을 위해 AI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AI는 현대백화점 고객의 소비 패턴의 공통분모를 찾고 점포별 고객 개개인에게 ‘취향 저격’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초개인화 마케팅을 구현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촌점은 타 점포와 달리 뷰티 매출 비중이 11%대로 높습니다. 이를 고려해 뷰티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마케팅에 적용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실제 신촌점에서 뷰티 제품만 구매한 고객에게 스포츠·SPA 브랜드와 관련한 프로모션 메시지를 발송했는데, 지난해 10월 한 달간 신촌점 객단가가 12.8%나 뛰어올랐습니다. 이를 적용하는 품목도 다양합니다. 백화점 근거리에 거주하며 식품관에서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많은 고객에게는 현대식품관 온라인몰(투홈) 할인 쿠폰을 발송해 구매를 유도합니다. 백화점에 방문할 시 잡화·리빙·영패션 등 식품 외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매장으로 고객 발길을 이끌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난 만큼 현대백화점은 앞으로도 데이터 마케팅 2.5를 다른 점포에도 적용할 계획입니다. 고객 응대도 착착...IT 기술 접목 분야 점차 확대 현대백화점은 AI 기술을 접목하는 분야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고객 응대에도 AI 기술이 빠지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AI를 기반으로 고객 의견을 통합 분석하는 플랫폼 ‘인사이트 랩스’를 개발했습니다. 인사이트 랩스는 AI가 전문성을 갖춘 고객상담실장 수준의 세부적인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유통업계에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현대백화점이 처음입니다. 고객 불만을 해결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인사이트 랩스는 고객 의견을 관리할 수 있게 유형화하고 분류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또 민감도가 높고 해결이 시급한 불만사항(컴플레인)을 감지해 담당자에게 알림을 발송합니다. 여기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해결 가이드’ 기능까지 탑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인사이트 랩스는 현대백화점 홈페이지 내 ‘고객의 의견’ 메뉴난에 컴플레인을 비롯한 고객 의견이 등록되면 실시간 키워드 분석을 수행합니다. 시급성이 큰 ‘안전사고’, ‘도난’, ‘범죄’, ‘식품위생’, ‘정보보안’, ‘화재’ 관련 컴플레인은 분석과 동시에 담당자에게 알림을 발송하는 식입니다. 해결 가이드 내용은 바로 고객 응대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답변에 포함시켜야 하는 단순 정보뿐만 아니라 정보 안내 시 갖춰야 하는 태도 등 현대백화점 고객 응대 수준에 부합하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AI가 적용돼 있기 때문입니다. 점포별 고객상담실장이 갖추고 있는 전문적 응대 기법에 더해 AI가 고객 만족도를 향상할 수 있는 해결책을 발 빠르게 제시함으로써 응대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컴플레인 처리 시간 단축은 물론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 향상을 통해 이용객의 만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현대백화점은 마케팅 광고 문구를 제작하는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운영 중인 루이스는 광고 카피,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입니다. 대규모 AI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문장 및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컨대 루이스와 대화하듯 디자인된 웹사이트에 행사 참여 브랜드와 테마, 시즌 등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10초 안에 제목과 본문으로 조합된 카피들이 추출됩니다. 타깃 연령대까지 고려해 문구의 톤과 어투를 자동으로 조정해 줍니다. 루이스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극대화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카피라이팅 업무 시간이 평균 3~4시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됐기 때문입니다. 현대백화점의 이런 행보는 고객층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백화점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MZ세대가 디지털과 친숙한 세대인 점을 고려해 온-오프라인 점포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나선 것입니다. MZ세대를 백화점으로 이끌기 위한 방편입니다. 신기술을 활용해 젊은 고객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는 현대백화점만의 리테일 실험이 “백화점은 비싸고 불친절하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지우고 친숙한 판매처로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5년 01월호

[장욱희의 중장년 취업에세이] 중장년 재취업 준비...무엇부터 시작할까

| 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나는 실직자입니다 면접관이 말한다. “당신은 실직 경험이 있나요?”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나는 실직자입니다.” 고민 끝에 솔직하게 실직 경험을 털어놨다. 면접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K 교수는 미국의 실직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미시간대학에서 전문가를 채용할 때 특별한 가점 요소가 있다고 했다. 실직을 경험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실직자를 대할 때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실직 경험은 중요한 합격 요소였다. 필자가 일했던 분야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전직이나 이직을 지원하는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이다. 25년 이상 중장년분들과 함께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퇴직자의 변화관리 중장년 재취업 출발은 개인의 ‘변화관리 전략’에 달려 있다. 개인이 실직, 퇴직이라는 충격 앞에 심리적으로 정리 단계, 중립 단계, 새출발 3단계를 거친다. 처음에는 부인, 걱정, 충격으로 시작해 스트레스, 변화-회피 단계를 거쳐 수용, 희망, 열정의 단계로 나아간다. 문제는 시간이다. 심리적 3단계까지 누구는 6개월, 누구는 1년 이상도 소요된다. 컨설팅의 핵심은 구직 기간을 어떻게 단축하는가이다. 중장년 재취업 준비의 첫 단계 타기팅 A 씨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된 첫날부터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났다. “저도 처음에는 열심히 구직활동을 했다. 수십 군데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단 한 군데에서도 연락받지 못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한 번 용기를 내 열심히 해 보려 한다.” 이렇게 말하며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는 ‘구직단념자’의 대표적 사례다. 전쟁터에 나가 아무 데나 공격을 퍼부었다. 목표설정 없이 여기저기 이력서를 제출했다. 중장년 재취업 준비의 첫 단계는 타기팅(targeting)이다. 첫째, 퇴직 이후 중장년이 공략할 만한 분야를 다양하게 탐색해라. 이전과 전혀 다른 분야에 흥미를 느낀다면 관련 분야의 자격증, 훈련 분야도 함께 탐색해 봐라. 둘째, 타기팅을 설정해라. 자신의 경력목표를 구체화하고 범위를 좁혀라. 타기팅이 설정되면 일자리 탐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중장년 일자리 정보의 핵심은 네트워킹 전문가들은 비공개된 일자리 정보 획득을 강조한다. 강력한 정보 획득 방법은 네트워킹(networking)이다. “명함이 없는데 사람을 어떻게 만나요?” 대한민국 중장년은 명함이 사라지면 사람 만나기를 꺼린다. 네트워킹 핵심은 개인을 둘러싼 ‘1차 접촉자’와 퇴직 이후에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1차 접촉자로부터 한 다리, 두 다리 건너서 획득된 비공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공개된 일자리 정보는 누구에게나 노출돼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공개된 일자리 정보를 가볍게 생각하면 곤란하다. 7할은 네트워킹, 3할은 공개된 일자리 정보를 찾는 데 투자해라. 정보를 최대한 다각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네트워킹은 퇴직 이전 명함을 보유하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 퇴직 이후라면 얼굴에 철판을 깔아라. 이력서 다이어트 중장년의 이력서 작성은 처음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과는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처음 만난 B 씨의 이력서는 10페이지가 넘었다. 이력서는 과감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첫째,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과 직무에 부합하는가?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내용은 삭제한다. 둘째, 인사 담당자가 실질적으로 궁금해하는 내용일까? 경력의 단순 나열은 매력도가 떨어진다. 직무와 연계해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대표 업적을 기술한다. 셋째, 중장년의 강점이 과연 무엇일까? 강점 요소는 2~3개 내외면 충분하다. 넷째, 실질적으로 기여할 부분은 무엇인가? 핵심 내용과 지원동기를 명확히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 봐라. 만약 그것이 느껴지지 않는 이력서라면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한다. 그의 이력서는 어떻게 변신했을까? 6개월 후 이력서는 2페이지로 압축됐으며, 재취업에 성공했다. 매력적인 중장년 이력서는 과거의 향수를 빼고 과감하게 다이어트를 진행한 타기팅된 이력서를 의미한다. 중장년이 재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관리, 타기팅, 네트워킹, 구직 기술은 필수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2월호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 “어려운 창업 원한다면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가사 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기업이 있다. 흔히 ‘청연’이라고 부르는 청소연구소가 바로 그곳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홈클리닝 업계 1위 기업으로 키워온 연현주 대표를 만났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지만 창업 5년 만에 포브스 아시아 ‘2022 아시아 유망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둘 정도로 유능하고 강단 있는 리더였다. 판교 벤처밸리에 자리 잡은 청소연구소를 찾은 날은 파란 하늘에 올해 유난히 늦은 가을 단풍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10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청소연구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얀 벽과 바닥이 눈에 띄게 깔끔한 일터였다. 20~30대 젊은 IT 인재들이 가림막 없이 탁 트인 공간에서 일하고 유리문으로 훤히 보이는 회의실에서 그룹 미팅을 하고 있었다. 100여 명의 직원들 평균 나이가 30대 초반이라고 했다. 그것도 2017년 창업을 해서 20대 후반을 유지해 오다가 직원들의 이직이 별로 없다 보니 평균 나이가 조금씩 올라온다고 한다. 인류가 정주화하고 집을 소유하면서부터 청소와 빨래는 기본 의식주로서 존재해 왔지만 그것이 외부 인력을 고용해 비용을 지불하는 가사 서비스 시장으로 발전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세월이 걸렸다. 그런데 청소와 빨래라는 분업화된 서비스를 플랫폼을 통해 정기 구독 방식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화는 최근에 등장했지만 시장을 변화시키는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그 변화를 일으킨 사람이 바로 연현주 대표다. ‘많은 서비스들이 플랫폼화되는데 왜 가사 서비스만은 되지 않을까?’ 본인 스스로가 맞닥뜨린 생활의 불편함을 IT 기술로 풀어낸 그를 보면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일 뿐 아니라, 개발의 어머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떠올랐다. “좋은 플랫폼은 수요·공급자 모두에게 행복감 줘” Q. 최고 IT 기업에서 쭉 일했는데,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는지. 대학에서 불문학과 국문학을 전공했어요. 노벨상 타신 한강 작가님의 후배죠(웃음). 졸업하면서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했습니다. 광고전략과 상품기획 업무를 담당했죠. 재미있게 9년을 일했어요. 이후 NC소프트로 옮겼는데,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것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카카오로 옮겼습니다. 2012년 옮길 당시 카카오는 직원이 100여 명에 불과한 작은 회사였어요. 그러다가 2017년 창업해서 나올 때는 엄청나게 큰 회사로 성장해 있었죠. 제가 몸담았던 세 회사 모두 제가 있을 당시 크게 성장하는 시기여서 일하면서 보람도 컸던 것 같습니다. Q. 회사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카카오에 근무할 당시 카카오톡 사용자도 많고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지만 무료 서비스였기 때문에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제가 이모티콘 판매 아이디어를 냈고 유료화가 시작됐죠. 그런데 처음엔 사람들이 과연 이모티콘을 2000원을 주고 살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고 몇 개월은 판매도 매우 부진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모티콘의 인기가 치솟고 작가들도 많이 입점해 다양한 이모티콘이 만들어지면서 시장이 엄청나게 커진 거죠. 저는 회사가 돈을 많이 벌게 된 것도 좋았지만 플랫폼 사업의 가치를 발견한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었어요. 플랫폼이 결국은 작가들에게 시장을 만들어 줬고, 소비자들에게도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 줬다고 생각해요. 양자를 모두 기쁘게 한 거죠. 플랫폼을 잘 만들면 유저도 즐겁고 만드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사회적 효용도 높아지고요. “함께 일했던 팀원들과 창업...사업진척 속도” Q. ‘카카오’라는 부러운 직장을 나와서 창업하게 된 계기는. 카카오에서 이모티콘 시장도 개척하고 잠시 카카오택시팀에도 몸담았어요. 그러다가 청소서비스 플랫폼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팀을 만들었죠. 당시 외국 사례를 보니, 중국의 경우 가사 서비스 앱 시장이 상당히 발달해 있었어요. 열심히 개발을 해서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는데 사업 중단 결정이 내려졌죠(당시 카카오는 대리운전 서비스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여러 서비스를 중단했다). 너무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중단이 되자 1주일 동안 잠을 못 잘 정도였죠. 그러다가 불현듯 그럼 내가 직접 창업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직접 의장 면담을 신청해서 카카오에서 이 서비스를 개시하지 않겠다면 제가 나가서 창업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제 뜻을 응원해 주셨고, 같이 일하던 팀원 5명도 참여 의사를 밝혀 함께 창업을 하게 됐어요. 나와서 3개월 만인 2017년 3월에 서비스를 개시했죠. 함께 일했던 팀원들이 같이 창업을 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고 사업 시작도 빠르게 진행됐죠. “실생활 불편함에 착안, 플랫폼 청소 서비스 상품화” Q. 그런데 왜 하필 홈클리닝 서비스를 하게 됐는지. 제 자신이 워킹맘이다 보니 제게 제일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서비스였어요. 아들 셋을 키우면서 가사도우미가 항상 필요했고, 아이들 돌봐주시던 도우미분들이 그만두신다고 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곤 했죠. 택시 서비스도 플랫폼화되고 다양한 분야가 앱을 통해 쉽게 제공되는데 가사 분야만 왜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했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바로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그런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IT기업 직장생활과 실생활에서의 불편함이 결합돼 이런 서비스를 출시하게 된 것 같아요. Q.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가 어떻게 되는지. 저희는 집 평수로 정형화된 서비스 시간별 상품을 제공합니다. 주 1회나 격주 1회 방식으로 정기 청소를 구독 방식으로 받는 분이 많습니다. 기본 가사 청소, 입주 청소, 사무실 청소, 원룸 청소, 화장실 청소, 냉장고 청소로 구분해서 제공합니다. 서비스 종류가 세분화돼 있죠. 과거에 가사 서비스 하면 고소득 가정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됐는데, 격주 1회씩 하면 12만원 정도로도 충분히 집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것 같아 큰 보람을 느껴요. 가사 서비스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할까요? 고객후기에 보면 ‘친정엄마가 다녀간 것 같아요’, ‘우울증 해소에 도움 되었어요’ 하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1인 가구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핵심 경쟁력은 유능한 청소매니저”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플랫폼 사업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행복해야 합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에게도 원하는 수입을 얻게 해드려야 하고, 서비스 수요자들에게도 편리하고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드려야 하죠. 사업 초반에는 그 밸런스를 맞추는 데 가장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청소 매니저를 많이 확보하고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처음 1000명을 모으기가 상당히 힘들었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금방 확대가 됐고요. 코로나 때 특히 많이 증가했어요. 지금은 등록된 매니저가 15만명이에요. 다양한 분들이 계세요. 교사로 일하다 은퇴하신 분도 계시고요. 일하는 방식도 다양해서 매일 하시는 분도 계시고 투잡을 하기 때문에 토요일만 하겠다는 분도 계세요. 매니저분들이 보다 안전하게 일하도록 하기 위해 저도 직접 청소를 하러 나가기도 했어요. 직접 청소를 해보니 매니저들의 안전을 위해서 할 수 없는 작업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높은 데 올라가서 청소하는 것 등 몇 가지 미제공 서비스를 명시해 두었죠. 그리고 물품 파손 등과 관련해 파손보험을 우리 회사에 맞게 보험사와 별도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일정 시간 이상 근무한 매니저에게 보너스를 드리기도 하고 명절 선물, 경조사비도 드리죠. 작은 명절선물이지만 매니저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일하는 사람으로서 자긍심도 높아진다 하시고요. “직장 경험이 있다면 훨씬 경쟁력 높아져” Q.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창업이 어려운 길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말 하고 싶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함께할 동료가 있다면 더욱 좋겠죠. 직장생활에서 쌓은 경험도 창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창업을 하고 나면 책임도 크지만 그 성과가 개인의 성장에 직결되니까 보람도 직장생활에 비하면 더욱 커지죠. 그리고 서비스를 수요자로서 직접 경험해 보고 공급자로서 직접 경험도 해보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더 잘 파악하게 되죠. 투자를 유치할 때 자기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남을 설득할 수 있죠. “육아로 힘든 시기, 경력 포기하지 말고 버텨야” Q. 여성 후배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출산과 육아 시기에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들도 일정 시기가 지나면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되죠. 그 힘든 시기를 버티는 게 중요합니다.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밥은 꼭 직접 해서 먹여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 라이드를 직접 한 적은 없어요. 카카오택시를 많이 이용했죠. 가사 서비스를 비롯해 아웃소싱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아웃소싱하고 경력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직장생활에서도 핵심적인 것이 아니면 과감히 포기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저는 아이 키우면서는 저녁 회식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해야 할 골든타임이 있다고 생각해서죠. 점심 회식으로 대신하고 근무시간 내 정말 타이트하게 일했습니다.(웃음)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2월호

中 세계 최초 SMR 내년 완공...수출 작업도 잰걸음

‘링룽 1호’ 시험운전 거쳐 2026년 상업운전 미국·한국의 SMR에 비해 3~4년 앞서 IAEA와 협약 맺고 SMR 수출 중장기 포석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은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로 평가된다. 현재 세계 최초의 SMR을 건설 중이며,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첫 번째 SMR 건설을 계기로 국내 SMR 사업 확대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중국핵공업그룹(중핵그룹, CNNC)의 자회사인 중국하이난(海南)원전공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계 최초로 ‘SMR 역량 구축 이행 협정’을 체결했다. IAEA가 전 세계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SMR 건설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중국하이난원전공사는 IAEA의 요구에 맞춰 기술 지원 및 인력 양성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 이 협정의 골자다. 체결식에서 IAEA 측은 “IAEA는 많은 개발도상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SMR 인프라 구축과 인적 자원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IAEA가 SMR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중핵그룹은 이에 대해 “IAEA가 주관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여러 국가의 SMR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기술 지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은 IAEA와 함께 SMR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근거를 만들었으며, 이는 향후 SMR 수출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사실상 SMR 수출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3년 전 SMR 공정 시작, 핵심 모듈은 외부제작 중국이 SMR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이때부터 중국은 기존 대형 원전 외에 건설과 운영이 비교적 유연한 소형 원자로를 연구해 왔다. 2015년에는 중핵그룹이 공식적으로 ‘링룽(玲龍)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상업화가 가능한 SMR 개발을 목표로 한다. 2021년 7월엔 하이난성 창장(昌江)에 ‘링룽 1호’ 시범 공정을 개시했다. 이어 2022년 12월 정식 착공에 들어갔다. 시범 공정부터 정식 착공까지 1년 5개월이 소요됐다. 이 기간에 중국은 설계 수정 및 최적화 작업, 기술 검증 및 성능 테스트 작업, 규제 승인 절차 등을 진행했다. 2022년 말 정식 착공과 함께 링룽 1호는 IAEA의 안전 심사를 통과한 세계 최초의 SMR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2023년 7월에는 SMR의 핵심 모듈이 완성됐다. 이 모듈은 국영 중공업 기업인 이중(一重)그룹 산하 다롄(大連)원전석화유한공사가 제작했다. 핵심 모듈은 소형 가압수형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일체화했다. 그 결과 대형 배관이 필요 없게 되고, 그만큼 방사능 노출 위험도 줄어들게 된다. 해당 모듈은 100% 중국 기술로 다롄에서 제작돼 해상을 통해 하이난 창장으로 운송됐다. 2023년 8월 마침내 핵심 모듈을 링룽 1호 원전에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 상반기에만 40여 국에서 참관단 방문 2024년 2월 링룽 1호 원전의 본체 돔(천장)이 장착되면서 메인 구조물이 완공됐고 5월에 주제어실이 공식 가동됐다. 지난 9월 14일에는 증기터빈발전기 정류기 설치가 완료됐다. 터빈발전기는 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핵심 부품이며, 이 정류기 설치가 성공적으로 완성되면서 건설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링룽 1호는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후 시험운전 작업을 진행하게 되며, 2026년에 상업운전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링룽 1호는 세계 최초의 SMR인 만큼 세계적인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올 상반기에만 40여 국에서 107명이 참관하는 등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 원전의 경우 발전용량은 대부분 1000MW지만 SMR은 300MW 미만이다. 링룽 1호의 발전용량은 125MW이다. 연간 발전량은 10억kWh이며, 이는 52만6000가구의 1년 사용 전력량에 해당한다. 링룽 1호의 경우 건설 시작부터 상업 운전까지 약 5년이 소요되는 셈이다. 대형 원자로의 건설 기간은 보통 7~10년이다. SMR은 소형 원자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듈화가 가능하다. 그런 만큼 건설 주기가 짧다. 링룽 1호의 경우 최초의 SMR인 만큼 건설 과정에서 많은 검증 작업을 거치고 있다. 때문에 완공까지 5년이 걸리지만, 향후 건설 노하우가 쌓이게 되면 3년 정도까지 단축될 수 있다. @img4 데이터센터 에너지 공급원으로 각광 링룽 1호의 경우 화력발전소에 비하면 경제성이 그리 높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력발전소는 건설이 어렵지 않고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운영이 안정적이다. 그에 비해 링룽 1호는 개발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소요됐으며, 건설 과정 역시 세계 최초인 만큼 상당한 자본이 투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SMR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화력발전소에 비해 뛰어난 경제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다. SMR은 소형 원자로인 만큼 도서 지역 등 대형 원자로를 건설할 필요가 없는 곳에 유용하다. 링룽 1호 역시 섬 지역인 하이난성에 건설 중이다. 고온가스와 고열을 필요로 하는 정유, 화학공업 등 산업단지에 설치될 수도 있다.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주요 군사기지 혹은 우주 탐사에도 사용할 수 있다. 대형 선박의 동력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미국의 빅테크들이 SMR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SMR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소 3년간은 중국의 글로벌 독주 예상 글로벌 원전 강국으로는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한국 등이 꼽힌다. 지난해 말 IAEA 집계 기준으로 미국 93기, 중국과 프랑스가 각각 5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37기, 일본 33기, 한국이 25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24기, 인도 10기, 러시아가 6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다. 중국은 올해 5기의 원전을 추가로 착공했다. 전 세계에 원전 강국이 즐비하지만, 중국 외에는 현재 SMR 건설을 시작한 국가는 없다. 미국이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SMR 건설을 추진 중이며, 한국도 2030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링룽 1호가 2026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므로 중국이 최소한 3~4년 앞서 있는 셈이다. 링룽 1호의 건설에 5년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2030년 상업운전을 위해서는 내년에는 SMR 건설을 시작해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은 링룽 1호의 상업운전과 함께 SMR의 해외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앞서 있는 만큼 당분간은 중국의 독주가 예상되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이 SMR을 개발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각국의 SMR 수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2월호

지금 IP TV는 '초개인화' 전쟁 중..."이젠 IP TV도 AI가 대세"

SKB, B tv에 AI 비서 ‘에이닷’ 적용...자동개인식별도 가능 AI 큐레이션 강화한 KT 지니 TV,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 출시 LGU+, AI로 VOD에 자막 제공 서비스 | 정승원 기자 origin@newspim.com 인터넷TV(IPTV) 업계의 요즘 걱정은 사람들이 집에서 TV를 잘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인 가구의 경우 아예 TV가 없는 집도 많다고 합니다. MZ 세대는 TV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즐겨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IPTV를 포함한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상반기 대비 0.1% 줄었습니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 감소는 2016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입니다. 이에 IPTV 업계는 활로를 찾아 나섰습니다. OTT와의 연계 강화는 물론 개인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개인화’ 작업에 나선 것입니다. 내가 TV를 시청하고 이용할수록 내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TV를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게 해줄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IPTV 업계는 ‘초개인화’를 통한 선별된 서비스 제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9월 B tv에 AI 비서인 ‘에이닷’을 적용했습니다. 기존의 NUGU 검색이 키워드 검색이었다고 한다면 에이닷은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키워드와 맥락을 파악합니다. 실제로 사용자가 “해리포터와 비슷한 영화 추천해 줘”라고 요청하면 기존 키워드 검색은 해리포터 영화를 추천하지만 에이닷은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판타지 영화를 추천해 줍니다. 사용자가 이미 ‘해리포터’라는 키워드를 언급했지만 ‘비슷한’이라는 키워드의 맥락을 파악해 해리포터가 아닌 다른 작품들을 추천한 것입니다. 그러고는 해당 작품을 추천한 이유도 설명해 줍니다. 이처럼 IPTV에 적용된 LLM은 학습되지 않은 질문이나 요청에도 맥락을 파악해 답을 내놓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초개인화에 ‘자동개인식별(Auto Detection)’ 기술도 사용합니다. B tv와 모바일 B tv를 연계해 이용자의 스마트폰 프로필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TV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누구인지 자동으로 알려줍니다. 사용자가 별도로 프로필 설정을 하지 않아도 IPTV가 사용자를 먼저 알아보는 것입니다. 프로필 감지 기능을 원하지 않을 때는 모바일 B tv에서 해당 기능을 꺼놓을 수도 있습니다. AI가 실시간 프로그램과 VOD 콘텐츠의 오디오를 분석해 음성은 더욱 또렷하게 조정하고 음량은 일정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비디오의 명암과 색상을 생생하게 전환시킵니다. 사용자의 시청 환경에 맞도록 스스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TV 시청자들이 TV 시청과 스마트폰 이용을 동시에 하는 것에도 주목했습니다. 이에 AI 스마트 리모컨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였습니다. AI 스마트 리모컨은 고객이 실시간 채널을 볼 때 고객별 시청 이력에 기반해 채널을 추천하고,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에는 해당 방송의 무료 VOD, 클립 정보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공합니다. TV를 보다 궁금해 스마트폰으로 찾아볼 만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것입니다. LG유플러스도 IPTV인 U+ TV에 AI ‘익시(ixi)’ 기반의 생성형 AI를 적용합니다. 이를 통해 AI 큐레이션, AI 자막, 익시 음성챗봇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존에는 ‘추천’ 섹션에서만 IPTV에서의 콘텐츠 제안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AI 큐레이션은 고객이 검색할 때 즉시 유사한 콘텐츠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생성형 AI가 개인화된 문구로 이를 설명해 줍니다. ‘좋아하는 감독이 연출한 영화’, ‘시청한 콘텐츠와 비슷한 장르’ 등의 문구가 뜨는 것입니다. 넷플릭스 등에서 기본 제공되는 자막 서비스도 AI 기술로 지원됩니다. 국내 방송 프로그램도 한글 자막을 켜고 시청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U+가 도입한 서비스입니다. 구체적으로는 AI가 콘텐츠의 음성 정보를 추출하고 10여 분 만에 자막을 자동 생성합니다. 이를 통해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방금 끝난 방송의 VOD도 자막과 함께 시청할 수 있습니다. IPTV 점유율 1위의 KT도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셋톱박스를 선보였습니니다. 세계 최초로 IPTV 셋톱박스에 8K 화질과 온디바이스 AI 칩셋을 동시에 탑재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AI 인프라가 없는 사업자들도 손쉽게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매직 플랫폼’으로 기업 간 거래(B2B) 고객 확보에 나섭니다. 앞서 KT는 AI 기능을 내세우며 기존 올레 TV를 지니 TV로 명칭을 변경하고 AI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사용자들의 TV 이용 패턴을 학습해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TV에 띄워주는 것입니다. 특히 미디어 포털은 사용자 맞춤 전용관을 제공합니다. 실시간 방송을 주로 보는 시청자에게는 실시간 채널을, OTT를 주로 이용하는 시청자에게는 OTT 서비스 전용관을 통해 추천해 줍니다. IPTV 업계는 모두 AI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 조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가입자 수가 줄었으니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IPTV 업계가 AI를 통해 가입자 수 감소를 막고 수익화까지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1월호

中 명물 우한 로보택시 "아직은 부족...잠재력은 무궁무진"

놀라우면서도 썩 괜찮은 주행경험 선사 아직은 ‘답답한 초보운전’ 평가 많아 2030년 84조원 시장, 테슬라 진출 채비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 내 자율주행차량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바이두(百度)다. 바이두는 2021년 8월 뤄보콰이파오(萝卜快跑, 영문명 아폴로 고)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중국 각지에서 로보택시(무인택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바이두가 로보택시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인 지역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충칭(重慶), 우한(武漢), 창사(長沙), 푸저우(福州) 등 11개 도시다. 각 도시의 시정부는 로보택시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한된 구역에서의 시범 운행만을 허가했다. 하지만 우한시는 과감하게 로보택시 운행구간 제한을 모두 해제하며 바이두의 로보택시 실험에 힘을 실었다. 로보택시가 우한시에 첫선을 보인 것은 2022년 5월이다. 우한 경제개발구의 일정 지역에서의 운행만 허용됐다. 이어 우한시는 2023년 8월에 로보택시 운영 허가 구역을 우한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렸다. 당시 바이두의 로보택시에는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지만 조수석에는 안전 요원이 탑승했다. 지난 6월부터는 안전요원마저 탑승하지 않는 완전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한의 로보택시는 중국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우한 시민은 물론 우한을 들른 타지인들이 앞다퉈 로보택시에 탑승해 보는 등 로보택시는 지역의 명물로 떠올랐다. 글로벌 토픽이 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의외로 높은 만족감과 기대감 실제로 기자가 지난 9월 우한에서 직접 타본 바이두 로보택시는 의외로 훌륭했다. 뤄보콰이파오는 운전기사도 안전요원도 없었지만 기자를 승차 장소에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줬다. 차량 호출 앱으로 로보택시를 호출했고, 잠시 대기하자 로보택시가 도착했다. 뒷문 터치패드에 차량 호출자의 핸드폰 번호 끝 네 자릿수를 입력하자 문이 열렸다. 탑승하고 문을 닫은 후 뒷좌석 터치패드 모니터에 떠 있는 출발 표시를 터치하자 차량이 출발했다. 뒷좌석 모니터에는 로보택시 주변의 차량과 자전거, 사람까지 인식해 보여주며 승객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들게 했다. 로보택시는 자체적으로 차선을 변경해 좌회전을 하고 우회전을 했다.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면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였다. 목적지에 도착해 내리고 문을 닫자 차량은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5km를 주행했는데 놀라우면서도 썩 괜찮은 주행 경험이었다. 로보택시는 그 자체로 훌륭한 기술 진보 경험을 선사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느껴졌다. 우선 차선 변경이 답답했다. 로보택시는 깜박이를 켠 채 상당한 간격이 확보돼야만 차선을 변경했다. ‘사람이 운전했으면 이미 차선을 변경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뒤차들 역시 답답했을 것이다. 특히 우한에서 만난 시민들은 차선이 좁아지는 병목 구간에서는 로보택시의 효율이 무척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병목 구간에서의 로보택시 지체로 인해 전체 교통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이다. 차량 승하차로 붐비는 곳에서의 대처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이 우한 시민들의 설명이다. 교통량이 많은 학교나 전철역, 기차역 등의 경우 로보택시는 지정된 하차 장소에서 공간이 나올 때까지 비상등을 켜고 대기한다.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유연성이나 대처 능력이 부족한 셈이다. 주변 교통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여론이 일자 우한시는 우한 기차역에서의 뤄보콰이파오 운행을 금지했다. “아직은 초보운전 수준, 사람이 운전하는 게 더 낫다” 로보택시는 앞에 화물차나 탑차가 있으면 그냥 따라간다. 일반인이 운전했다면 얼마든지 추월했을 것이다. 교통신호에 대한 대응도 빠르지 않았다.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뀔 것을 예상해 먼저 멈췄으며, 초록불로 바뀌면 서서히 주행을 시작했다. 돌발 상황에서 로보택시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들었다. 우한의 로보택시는 전 구간에서 시속 40~50km의 속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고속 주행이 가능한 도로에서도 시속 60km를 넘지 않는다. 차량이 혼잡하면 20km로 주행한다. 30분 걸릴 거리를 로보택시를 타면 45분이 소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시민들은 로보택시를 타고 있으면 이제 막 운전면허증을 딴 초보 운전자에게 운전을 맡긴 것처럼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웬만하면 로보택시 이용을 주저한다는 우한 시민들의 반응이다. 세계 최초의 레벨4 로보택시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SAE(자동차공학회) 기준으로 4단계(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SAE가 정의한 자율주행 4단계는 ‘고도 자동화(High Automation)’ 단계다. 3단계에서는 차량이 주행 작업을 수행하더라도 운전자가 시스템의 요청에 따라 일정한 상황에서 즉각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지만, 4단계에서는 시스템이 비상 상황을 포함한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대응한다. 4단계는 지리적, 환경적 제한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면 운전자가 개입해야 한다. 가장 높은 단계인 5단계는 모든 환경과 도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자율주행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와 함께 기술적 한계도 드러냈다. 4단계 자율주행으로는 일반 승객들의 수요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바이두 역시 인정하고 있다. 리옌훙(李彥宏) 바이두 회장은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뤄보콰이파오가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분명히 점진적인 과정이 될 것이며, 몇 년에 걸친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img4 기술적 한계, 사회적 합의도 넘어야 할 산 바이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로보택시 운행 건수는 월평균 28만7500건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상반기에는 월평균 22만9000건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운행 건수 증가율이 상당히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 7월 28일 누적 운행 건수는 700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4월 19일 기준 600만건을 3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앞서 2년 전인 2022년 7월에 처음으로 100만건을 돌파한 바 있다. 800만건을 돌파했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택시기사 일자리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도 로보택시가 넘어야 할 과제다. 현재 우한에서 운행 중인 로보택시는 400대다. 이는 우한의 택시 운행 대수의 1%에 해당한다. 우한에서는 지난여름부터 택시 기사들이 운송 당국에 해당 서비스 사용 제한을 청원하고 있다. 청원의 이유는 ‘로보택시가 교통 지체를 유발한다’는 것과 ‘로보택시가 서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등 크게 두 가지다. 로보택시의 교통 지체 유발은 기술적 발전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일자리 위협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시민이 반대하면 도입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84조원 시장 성장 전망, 테슬라도 진출 채비 중국 내에서는 현재 로보택시에 대한 관심이 다소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로보택시 산업의 비전이 꺾인 것은 결코 아니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제프리스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로보택시 시장 규모가 2030년이면 630억달러(84조원)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상용화 노력과 치열한 선점 경쟁,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중국 로보택시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바이두는 6세대 자율주행차 RT6를 개발 중이다. 이 차종은 이미 완전 무인 주행 테스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두는 올해 내 우한에 RT6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서비스 도시를 65곳으로, 2030년에는 10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내에는 바이두를 필두로 위라이드, 포니ai 등 로보택시 전문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에 더해 테슬라 역시 중국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국 시장은 로보택시 실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데다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이 전 세계 로보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1월호

'유인경' 브랜드를 만든 동력은...균형감·공감능력·호기심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유인경, 이름 석 자만 들어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꽤나 유명한 언론인이다. 어떤 사람은 그를 작가로, 어떤 사람은 방송인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가 가장 오랜 직장생활을 한 곳이 신문사이고 “유인경 기자”로 불릴 때가 가장 설렌다고 하니, 그는 천생 기자다. 그는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간직하는 타이틀이 소속 언론사 “70년 역사상 최초로 정년 퇴직한 여자 기자”라는 것이다. 그만큼 힘든 직장생활 속에서 잘 견뎌내고 그 일을 즐겼음을 보여준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패널로 고정 출연하고, 사회자로 활동하고, 10권 가까운 책까지 써서 작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하고 명석한 능력자다. 그런데도 본인은 극구 자신은 명랑하고 호기심 많은 사람일 뿐이라며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대한다. 같이 얘기를 나눠볼수록 삶의 지혜가 깊고, 이해 폭이 넓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필자는 그의 저서인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를 읽고 꼭 한 번 만나고 싶어서 지인을 통해 만남을 청했다. 30년 가까운 언론사 기자로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일하면서 쌓은 경험과 지혜가 담긴 책이다. 직장 다니는 딸을 둔 엄마들이 딸에게 선물한다는 그 책, 여성 직장인이 그 책을 읽고 사표를 내려다 참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는 유인경 기자 겸 작가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뛰어난 직장생활의 고수였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를 워킹우먼의 대모로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소속 언론사 70년 역사상 최초 정년퇴직한 여성 기자 Q. 언론사에 취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대학 때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학보사 기자도 하고 방송 프로에도 나간 경험이 있어요. 당시 ‘장학퀴즈’라는 프로가 있었는데 그 프로에 참가해서 장원을 한 적도 있고, ‘우리들의 세계’라고 학교탐방 프로가 있었는데 거기에 제가 다닌 고등학교가 나와서 방송 출연을 하기도 했죠. 대학교 때는 학교 방송반에서 PD를 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다방면에 관심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언론인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잡지사에서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3년 정도의 경력단절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 기자가 경향신문에서 아이도 있는 경력직 여성 기자를 찾는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특이하죠? 굳이 애 엄마를 찾아서 채용한다는 게. 그 당시 언론 환경을 보면 신문사들이 지면을 굉장히 확장하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생활밀착형 기사를 쓰기 위해 여성 기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고맙게도 당시 언론사 간부들이 독자의 반이 여성인데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여성 기자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3년 동안 집에서 출산하고 아이 키우면서 어른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던 시기였죠.(웃음) 제 자신을 잃어가고 있던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습니다. Q. 기자 생활은 어떠셨는지. 기자를 하면서 참 다양한 경험을 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죠. 문화부, 사회부, 문화생활부, 생활과학부, 여성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했고, 부서 이름들도 참 다양했습니다. 기자 생활은 매일매일이 전쟁터라고 할 만큼 정신이 없습니다. 하루하루 기사를 쓰고 마감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재미있게 일을 했습니다. 평기자 생활을 10년 정도 했을 때, 삼성물산 사장을 하셨던 분이 경향신문 사장으로 오셔서 ‘뉴스메이커’란 주간 시사지 편집장으로 저를 갑자기 임명하셨어요. 주요 언론사 주간 시사지 최초의 여성 편집장이라는 타이틀을 또 가지게 되었죠. 그런데 주간지가 실은 일간지보다 더 골치가 아픈 일이 많아요. 심층기사를 써야 하기 때문에 더 깊은 취재를 해야 하고 보다 전문적인 기사를 써야 하는 거죠. 그리고 월간지도 아니고 주간지이니까 간격도 타이트합니다. 마감하면 바로 또 기획을 해야 하고, 취재해야 하고. 편집장의 역할은 어떤 기사를 실을 것인지, 무엇에 뉴스 가치를 둘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은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가면 되는 것이죠. 골치 아픈 건, 기사의 오류를 점검하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문제가 꼭 발생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되는 일이 종종 생기는데 편집장이 그 대응을 책임져야 하는 거였어요. 그래도 4년을 편집장을 했고, 또 그때 ‘유인경이 만난 사람’이라는 코너를 제가 맡아 썼는데 그로 인해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것이 큰 보람이었습니다. 피천득 선생님, 함승헌 선생님, 문정희 선생님, 최인호 작가님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났고, 좀 색다른 질문, 예를 들어 ‘마지막으로 울어본 것이 언제셨나?’ 등 일반적인 언론에서는 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하곤 했습니다.(웃음) 정말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핵심 자질은 타인에 대한 애정, 균형감각, 호기심” Q. 기자라는 직업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필요한 자질은. 저는 기자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상식과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자는 무엇보다 이웃에 대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기자는 사람 만나는 직업입니다. 모르는 사람 만나는 것을 피곤해하고, 남의 일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은 기자 직에 흥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균형감각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자가 어떤 사안에 대해 편견을 가지면 객관적인 기사를 쓰기 어렵습니다.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죠. 호기심이 많은 것도 좋습니다. 잘 물어보는 게 중요하거든요. Q. 기자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경험은. 제가 직장생활하던 초반에는 여성이 많지 않았고, 전업주부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양성평등 운동의 결과, 호주제도 폐지되었고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도 올라가서 재산 분할에 있어서도 결혼생활 기간이 긴 경우는 50 대 50 비율까지 인정받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제가 취재도 열심히 하고, 때로는 방송 토론회 패널로 참가하면서 역할을 한 것이 정말 보람 있게 느껴졌어요. 여성단체 출입하면서 열심히 기사를 쓰면, 때로는 부장이 ‘우리가 무슨 여성단체 홍보지냐’ 하고 안 받아주려고 할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 저는 이렇게 한마디로 그냥 ‘이 기사 조중동에서도 다 씁니다’ 하고 넘어가곤 했죠.(웃음) 그게 제일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거든요. 그리고 이름을 걸고 했던 인터뷰, ‘유인경이 만난 사람’이란 기사를 쓰면서 전형적인 신문기사가 아닌, 새로운 접근을 해 보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정말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것이 큰 보람입니다. “직장은 개인 역량보다 팀워크가 중요” Q. 관리자 입장에서 보면 직장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자주 하는 말인데, 직장은 축구장 같은 팀 경기장입니다.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죠. 그러려면 감독의 사인도 잘 봐야 하고 구성원 간 호흡도 중요합니다. 개인기를 과시하기보다는 팀워크를 살려야 합니다. 제가 편집장을 할 때, 어떤 기자들은 정말 보고를 잘합니다. 중간중간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거죠. 그게 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지만, 상사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기자는 사실 혼자 일하는 사람인 것 같지만 취재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아무런 보고 없이 혼자 기사 작성해서 날리는 것보다 더 나은 거죠. 조직 전체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는 다른 직종의 일은 그런 팀워크가 더욱 중요하겠죠. 그리고 직장은 칭찬과 격려보다는 지적과 비판을 듣는 곳입니다. 비판에 너무 예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적과 비판에 상처받아 도망치면 안 됩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그런 건 무시하고 남아 있어야죠. 저도 한 번은 직속 상사가 너무 피곤하게 해서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죠. ‘내가 기자 생활을 싫어하는가?’, ‘지금 소속된 언론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가?’ 둘 다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단지 지금 상사가 싫어서 내가 회사를 그만둘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한 버텨야 합니다. 농담으로 “날로 먹는 건 회밖에 없다”는 말을 제가 종종 합니다.(웃음)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죠. 그래도 그 일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포기하지 말아야죠. “내 책 읽고 사표 내려다가 접었다는 사람 많아” Q.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라는 저서로도 유명하신데, 그 책을 저술하게 된 계기는. 사실 그 책이 제가 처음 쓴 책은 아니었습니다. 1994년 ‘유인경의 아줌마예찬론(내 인생 내가 연출하며 산다)’이 처음 쓴 책이었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에 한창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30년 찐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직장에서는 긴장하면서 일하고 퇴근하면서 가정이라는 또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는 고달픔, 아이에게는 항상 부족한 엄마로서 느꼈던 죄책감, 책상 위에 딸아이 사진 올려놓았다가 ‘그렇게 애 생각나면 집에 그냥 있지’ 하는 핀잔을 들으면서 생활했던 그 경험을 통해 배운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었습니다. 책 서문에도 썼지만 딸과 그 친구들에게 오늘 한숨 쉬고 눈물 흘렸어도 내일도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이 그래도 행운임을 알려주고 싶었던 거죠. 27쇄까지 찍었으니 정말 많이 팔렸죠.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일본과 대만에서도 판매가 되었다는 거예요. 이 책은 엄마들이 직장 다니는 딸들에게 많이 사주었다고 해요. 그리고 사표 내고 싶을 때마다 이 책 읽고 사표 접었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웃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 Q. MZ세대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를 썼을 때와 지금은 또 시대가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 책은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좀 잘 버텨라 하는 생각으로 쓴 책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정말 시대가 빨리 변해서 직장도 자주 바꾸고, 또 그런 것들이 잘만 하면 자기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수명도 길어져서 직장생활도 더 오래해야 하고요. 그런데 이런 시대일수록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쉬운 얘기는 아니지만 자기만의 콘텐츠와 브랜드를 가지려면 자기 일을 즐겨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즐기면서 해야 성장이 되죠. AI 시대에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능력자라고 하죠. 구체적인 언어로 잘 질문해야 좋은 답을 찾아낼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흥미와 관심이 있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나에게 긍정적이어야 해요.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1월호

철보다 10배 강한 탄소섬유, 미래 섬유로 '눈부신 진화'

|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사양산업 오명을 쓰고 있는 섬유업계가 주목하는 섬유가 있습니다. 바로 ‘슈퍼 섬유’라 불리는 탄소섬유입니다. 탄소섬유는 원사(실)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로 철 무게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해 ‘꿈의 신소재’로 불립니다. 탄소 원자들은 섬유 길이 방향을 따라 육각 고리 결정의 형태로 붙어 있는데, 이러한 분자배열 구조가 강한 물리적 속성을 갖게 합니다. 한 가닥의 실은 수천 가닥의 탄소섬유로 이뤄져 있으며, 플라스틱이나 유리와 결합했을 때 높은 강도의 복합재료가 만들어집니다. 탄소섬유의 밀도는 강철보다 낮아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강합니다. 이 때문에 무게를 줄여야 하는 미래 전기차, 항공우주 산업 등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또 태양광 단열재, 풍력발전 블레이드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탄소섬유를 찾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태광산업과 HS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 소재 업체들은 탄소섬유 기술 개발 및 생산 능력 확충에 미래를 걸었습니다. 철보다 강도 10배...미래 전기차·우주선 등 수요 급증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보급에 제동이 걸렸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전기차는 특히 배터리 성능과 함께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탄소섬유가 주요 부품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전기차뿐 아니라 우주선 등 미래 운송수단 역시 무게를 줄일수록 연비를 늘릴 수 있는데, 탄소섬유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탄소섬유뿐만 아니라 아라미드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아라미드는 철보다 탄성이 좋고, 5배 높은 강도를 가진 신소재입니다. 섭씨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변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나 5G 광케이블 내부 소재로 쓰이며, 방탄 장비에도 활용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20% 정도 무거운 데다 순간 가속력이 높아 타이어 마모가 빠른 편”이라며 “타이어 마모를 줄일 수 있는 전기차용 타이어를 중심으로 아라미드 등 탄소섬유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소재업체, 기술 개발·생산력 확보 박차 탄소섬유에 대한 수요가 늘자 효성 등 국내 소재 업체들은 일찌감치 기술 개발 및 생산능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11년 고강도 탄소섬유 ‘탄섬’을 국내 최초 독자 기술로 개발했습니다. 이어 2022년에는 강도가 철보다 14배 이상 높은 H3065(T-1000급)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하며 항공, 우주 분야까지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계열 분리를 통해 조현상 부회장이 맡게 된 HS효성그룹의 주축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를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고자 2013년부터 운영 중인 전주 공장을 지속적으로 증설해 오고 있습니다. 중국, 베트남 등에 글로벌 생산기지도 마련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0월호

춤추고 점프하고 360도 회전하고...중국산 휴머노이드가 몰려온다

G1의 가격은 미국 피규어 02의 10분의 1 수준 상용화까지 3~4년 예상, 공업용은 2026년 개화 글로벌 시장 중국이 주도...2029년 세계 1위 전망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지난 8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는 ‘2024 세계 로봇 대회’가 열렸다. 로봇 대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것은 위수커지(宇樹科技, 유니트리)가 이틀 전 출시한 휴머노이드(인간 유사 로봇) G1이었다. 이 제품은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로봇 대회에서 G1은 춤을 추고, 상대방이 밀쳤을 때 다시 평형을 유지하는 시연을 했다. 또한 점프한 후 360도 회전해 착지하는 장면도 거뜬히 연출했다. G1은 달리기를 할 수 있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팔 벌려 높이뛰기를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위수커지는 이 제품의 가격을 9만9000위안(약 1800만원)으로 책정했다. 파격적인 가격으로 인해 해당 제품의 소식은 글로벌 이슈로 떠올랐다. 서방 세계에서 현재 출시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휴머노이드는 미국의 스타트업인 피규어 AI가 개발 중인 ‘피규어 02’ 모델이다. 피규어 02는 가격이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G1 가격이 피규어 02의 10분의 1 수준인 것이다. 중국산 휴머노이드의 압도적 가성비 물론 중국의 G1과 미국의 피규어 02는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G1은 키 130cm에 중량 35kg이다. 피규어 02는 170cm에 70kg이다. G1은 2kg 무게의 물건을 들 수 있고, 피규어 02는 20kg의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G1은 한 번 충전으로 2시간 작동하고, 피규어 02는 5시간을 동작한다. 중량이 가벼운 만큼 스피드 면에서는 G1이 앞선다. G1은 시속 7km로 뛸 수 있지만, 피규어 02는 시속 4.3km로 속보할 수 있다. 장착되는 반도체의 성능은 피규어 02가 압도적인 우위를 갖는다. 피규어 02에는 G1 반도체의 3배 성능을 내는 칩이 장착돼 있다. 이미지 센서도 피규어 02의 성능이 앞선다. 이는 약한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에 기인한다. 중국 업계에서는 G1이 총명한 고등학생이라면, 피규어 02는 성인 숙련공으로 비유하고 있다. 하지만 G1은 사실상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추고 있다. 맥쿼리는 보고서를 통해 휴머노이드의 최소 제작원가를 5만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AI 소프트웨어가 1만달러, 센서와 칩 등 반도체 1만달러, 서보모터와 모터 드라이버 1만달러, 관성측정장치와 토크 센서 5000달러, 정밀 감속기 8000달러, 배터리와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2000달러, 기타 부품이 5000달러다. G1을 제작한 위수커지는 9만9000위안이라는 낮은 가격에 출시한 데 대해 “그동안 로봇 개를 제작하면서 기술이 축적됐고 부품 공급망을 구축해 놓은 상황 등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었으며, G1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생각보다는 휴머노이드의 확산을 위해 최대한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한다. G1이 미국의 경쟁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압도적 가성비를 갖췄음은 분명하다. 글로벌 전문가들 역시 G1의 가격에 주목하며 중국의 경쟁력을 위협적으로 여기고 있다. 여러 중국산 휴머노이드 출시 준비 중 8월에 개최된 2024 세계 로봇 대회에서는 위수커지의 G1을 포함해 모두 27종의 휴머노이드가 전시됐다. 로봇 업체 인허퉁융(銀河通用)은 로봇 대회 전시장 부스를 약국과 편의점으로 꾸몄다.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봇(Galbot)이 두 손으로 약품을 진열장에 진열하고, 인간의 음성 지시에 따라 약품을 손으로 집어 지정된 위치에 놓았다. 이 업체는 약국용과 편의점용 로봇을 조만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인 쑹옌둥리(松延動力)는 홉스(Hobbs)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를 선보였다. 홉스는 인간의 얼굴을 복제했으며, 피부 소재가 사람의 얼굴과 흡사했다. 눈동자 카메라를 통해 주변을 보고 사람과 교감한다. 크게 웃는 얼굴, 미소, 분노, 상심, 혐오, 경멸, 놀람, 사색 등의 표정을 지어 보이고 관람객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관람객들은 휴머노이드의 생생한 표정에 놀라워했다. 쥐선즈넝(具身智能)로봇혁신센터는 톈궁(天工)이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를 공개했다. 톈궁은 키 173cm에 몸무게 60kg이다. 사람이 음성으로 톈궁에 지시하면 톈궁은 지정된 물체를 집어 지시받은 자리에 놓을 수 있다. 로봇 대회에서 톈궁은 대회 엠블럼을 양손으로 안고 무대 중앙으로 올라가 가동대에 정확히 올려놓았다. 또한 톈궁은 부스에도 전시됐지만, 관람객들과 함께 대회장을 걸어다니며 전시물들을 둘러보는 연출을 했다. 본격 상용화까지는 4년 이상 소요 전망 로봇 대회 전시장에 공개된 휴머노이드를 구경하고 있으면 휴머노이드가 조만간 상용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위수커지의 창업자이자 CEO인 왕싱싱(王興興)은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뜨겁지만, 아직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휴머노이드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하드웨어가 아닌 AI 분야에 있다”며 “로봇용 AI 기술이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만큼 휴머노이드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다만 왕싱싱은 공업용 휴머노이드는 2026년이면 대량 생산돼 공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업용 휴머노이드는 작업 영역이 제한적인 만큼 보다 빠른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중국의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예상을 내놓고 있다. 지차오(季超) 커다쉰페이(科大訊飛) 로봇 분야 수석과학자는 “향후 3~5년이면 휴머노이드가 점차 산업 현장에 침투해 들어갈 것이며, 5년에서 10년 사이에 가정생활에도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지차오(焦繼超) 유비쉬안(優必選) 기술연구소장은 “산업 분야에서 휴머노이드는 상자 옮기기, 품질 검사, 화학물질 작업, 나사 조임, 부품 설치 등과 같이 반복성이 높고 고위험 작업을 수행하기 적합하다”며 “휴머노이드는 산업용으로 먼저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용 휴머노이드는 복잡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며 인간과 대화가 가능해야 하는 만큼 상용화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평가했다. @img4 중국 휴머노이드 세계 1위 비전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3년 10월 ‘휴머노이드 혁신 및 발전을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공신부는 “휴머노이드는 컴퓨터, 스마트폰, 신에너지 자동차에 이은 파괴적 제품이 될 것”이라며 “인간의 생산, 생활양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글로벌 산업 발전의 판도를 재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시스템의 초보적 확립 △대뇌, 소뇌, 사지 등의 핵심 기술 개발 △안정적인 부품 공급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2027년까지는 △기술 수준 향상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 △종합 실력의 세계 선진 수준 도달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약 27억위안, 2029년 750억위안으로 전 세계 시장의 32.7%를 차지해 1위에 오를 것이며, 2035년에 가면 3000억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쥐선즈넝 로봇혁신센터의 슝유쥔(熊友軍) 총경리는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10월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에 AI 더했다…삼성 갤럭시 버즈3 프로

주변 소음 분석해 대화·사이렌 감지 가능 갤럭시 AI 적용 스마트폰과 연결해 실시간 통역도 제공 | 정승원 기자 origin@newspim.com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3 프로가 출시됐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모델입니다. 품질 이슈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전작까지 고수해 왔던 강낭콩 디자인을 버리고 콩나물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을 변경한 이유로 인체공학적 설계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귀에 전해지는 압력은 최소화하고 사운드는 최적화되도록 제작했다는 것입니다. 갤럭시 버즈3 프로가 또 다른 관심을 받은 것은 바로 이어폰에 새롭게 적용된 인공지능(AI) 기능 때문입니다. 기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술에 갤럭시 AI를 더해 갤럭시 아이덴티티를 가진 새로운 갤럭시 버즈 시리즈가 탄생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로 앞서 나가기 시작한 AI 스마트폰에 이어 무선 이어폰 분야에서도 AI를 선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니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습니다. 오히려 요즘에는 유선 이어폰보다 흔한 듯도 합니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면 외부 소음이 어느 정도는 차단됩니다. 소리가 들어오는 통로인 귓구멍을 메워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소음 차단은 되지 않습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귀에 들어오는 소음과 비슷한 파동을 일으켜 상쇄 효과를 발생하는 방식입니다. 음파는 수학에서의 사인·코사인 그래프처럼 위아래로 요동치는 모양을 가집니다. 위로 가장 높았을 때를 마루, 가장 낮았을 때를 골이라고 합니다. 방향은 다르지만 폭이 같은 두 파동이 만나면 음파 간 마루와 골이 부딪혀 상쇄되는 원리로 소음이 차단됩니다. 기술적으로는 이어폰 내부에 탑재된 외부 마이크로 소음이 수집되고 수집된 소리는 내부 회로로 전달됩니다. 내부 회로에서는 수집된 소음을 분석해 비슷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음파를 만들어 냅니다.그렇게 발생한 음파와 외부 소음의 마루와 골이 부딪히며 상쇄됩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3 프로는 커널형으로 소음 차단의 효과를 더했습니다. 귀에 걸치기만 하는 오픈형은 외부 소음이 어느 정도 유입되지만, 그보다 귀를 더 메우는 커널형 이어폰은 노이즈 캔슬링에 강점이 있습니다. 같은 갤럭시 버즈라도 갤럭시 버즈3 일반 모델은 오픈형으로 고객의 선택지를 넓혔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의 단점이 있다면 주변 소음을 차단해 위험 신호를 놓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어폰 속의 음량은 차량의 경적음과 같은 70~80dB(데시벨) 수준이지만,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는 귀와 훨씬 가깝고 사용자도 소리에 몰입하게 돼 외부 소음에 둔감해지기 쉽습니다. 여기에 ANC 기능까지 활성화되면 외부 소음이 30dB 수준으로 줄고 이어폰 소리는 70~80dB을 유지해 외부 위험 감지가 더욱 어렵게 됩니다. 여기서 적용한 것이 갤럭시의 인공지능 기술 갤럭시 AI입니다. 우선 AI 기반의 알고리즘이 개개인의 귀 모양과 착용 습관을 바탕으로 내외부 마이크를 통해 감지되는 소리를 실시간으로 분석합니다. 그리고 최적화된 청취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소음 제어 최적화’, ‘대화 감지’, ‘사이렌 감지’ 등이 가능합니다. 갤럭시 버즈3를 착용하고 음악을 들으며 공사장 옆을 지날 때 ANC가 공사장의 소음은 차단하지만 공사장 옆 도로를 지나가는 사이렌 소리는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버즈3를 착용해 음악을 듣고 있다가 주변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면 자동으로 모드가 전환돼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모두 주변 소음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갤럭시 버즈3의 기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 시 갤럭시 버즈3 의 AI 활용도는 더욱 커집니다. 갤럭시 AI에서는 실시간 음성 통역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 Z 폴드6나 Z 플립6의 통역 애플리케이션에서 ‘듣기 모드’를 활성화한 뒤 버즈3를 연결하면 실시간 음성 통역을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향후 AI를 활용한 스마트 기기의 실시간 통역 기능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09월호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나눔을 실천하는 직업... 나에겐 성공입니다”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유엔 산하 아동구호기관인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자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인 조미진 이사장은 자신만의 성공의 정의를 갖고 있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자신이 매일같이 하고 있는 일이 일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들이 인정하는 자리에 올라가거나 큰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내가 하고 있는 일, 나의 직업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하는 삶이라면 성공한 삶이라는 것이다. 모토로라 미국, 한국, 중국 법인의 임원을 거쳐 LG디스플레이 첫 여성 임원, 현대자동차그룹 전무 등 인적자원 개발과 인재관리 전문가로 30여 년을 근무한 내공이 묻어나는 의견이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현재의 본인은 자신이 정의한 성공의 5단계 중 성공나눔과 성공마감 사이에 있다고 스스로 진단하기도 했다. 경력 단절의 큰 고비인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한 번도 일을 놓아본 적이 없고,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정확히 꿰뚫고 그에 최선을 다하면서 프로페셔널한 삶을 살아온 그가 남들은 정년퇴직을 할 나이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그 일을 또 멋지게 성공시켜 나가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삶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문화회관 라운지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그가 일을 통해 추구하는 삶의 가치, 일에 대한 철학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세종문화회관을 시민들에게 열린 예술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다부진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나에게 일은 책임져야 할 선택이다” Q. 일은 나에게 무엇인지 정의한다면. 일은 내가 책임지고 컨트롤해 나갈 나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평생 일하는 어머니를 보고 커서 당연히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는 그 일 자체가 제가 컨트롤해 나갈 삶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책임져야 할 선택이라고 말한 것이고요. 어린 시절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작전 도중 돌아가시고 생계를 어머니가 책임지셨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일을 해오셨고, 그런 어머니를 보고 자라서 저도 당연히 평생 일을 하고 직장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죠.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던 때에는 결혼이나 출산을 하면 여성들은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운이 좋게 제가 처음 입사한 회사는 글로벌 회사였는데 공장과 사무실 모두 여성들이 출산을 하고도 일을 다 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삶의 이벤트로 일을 관둬야 한다는 생각도 안 했지만 이후에도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니 그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은 당연히 제가 다 감당해야 할 몫이었죠. 뚝심 있게 저의 삶을 선택하고 그 결과는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일 무엇보다 보람 있어” Q. 모토로라의 HRD 스페셜리스트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국내외 대기업에서 인적자원 개발과 HR 업무를 해오셨는데, 그 일의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지. 채용 단계부터 교육훈련, 배치, 보상 등 성과관리, 퇴직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인적자원 관리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이러한 업무들이 잘 구조화되어야 합니다. 구조화 작업을 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키우는 일은 정말 보람이 있지요. 기업이 성과를 내려면 결국 사람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었습니다. 저의 역할이 다는 아니었지만, 제가 성장을 도왔던 인재들이 지금 해당 기업에서 중요한 리더로 활약하고 계신 것을 보면 큰 보람이 느껴지죠. Q. 반대로 HR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 텐데 어떤 경우가 가장 힘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한적인 정보를 가지고 인사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임원 인사는 한분 한분의 중대한 삶의 결정이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 제가 인사담당 임원으로서 객관적인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고 활용하는가에 대해 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퇴임이 결정된 임원분들과 마지막 면담을 하게 될 때, 저 역시 그분들의 개별적 상황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만 회사의 결정도 이해가 되는지라 참으로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일 너무나 행복” Q. 지난해 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에 취임하셨는데 어떻게 하게 되었고 하시는 일은 어떤지요.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부원장을 마치고 나서 리더십 컨설팅과 관련된 콘텐츠 제작에 전념하였습니다. ‘미진 서재’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였고요. 그러던 중 유니세프 사무총장 공모를 보고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28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고요. 유니세프는 유엔 산하 공식 아동구호기관입니다. 전 세계 150여 개국의 아동들을 돕고 있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모금이 주된 업무인데 우리나라가 과거 혜택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33개 공여국가 중의 하나가 되었죠. ‘나눔’은 사실 저의 커리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가치입니다. 이제까지 조직 내에서 제 역할을 통해 리더십 나눔을 해왔다면, 유니세프라는 나눔의 미션을 가진 조직에서 보다 실질적인 나눔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제가 매일 하고 있는 일이 하나로 통하게 되어서 그야말로 성공이라고 해야겠죠? Q. 남들 정년퇴직하는 나이에 공모직에 응모하신 거군요. 직접 준비를 하신 건지. 제가 다 직접 공모 준비를 하고 인터뷰도 두 차례나 했습니다. NGO에서 일한 적은 없었지만 NGO도 하나의 조직이니 기본적으로 조직 운영과 관리라는 측면은 같겠다 싶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고 검증받는다고 생각하니 긴장도 되고 살짝 부담도 됐습니다. 취임한 후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인적자원 퀄리티입니다. 제가 취임하고 석 달 동안 90여 명 되는 직원을 모두 면담했어요. 많은 분이 가치지향적으로 살고자 하는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국제기구의 하나이다 보니 영어 실력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삶의 가치와 뛰어난 역량이 합쳐져 훌륭한 조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리더십엔 정답이 없다. 자신만의 리더십 키워야” Q. 리더십 전문가로서 많은 컨설팅도 하셨을 텐데 직장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과거 기업 조직에서 각광받던 리더십은 카리스마 리더십이었지요. 한 사람의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모든 해답을 가지고 강력하게 이끌어 가는 리더십은 추격형(Fast Follower) 경제발전 모델에 가장 부합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다이내믹한 조직 환경에서는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해진 환경에서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자발적으로 내놓고 기여할 수 있도록 공감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리더십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협력하도록 이끄는 리더십은 여성들이 훨씬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과거에는 외향적인 사람이 리더로 더 적합한 것처럼 보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향적이든 내성적이든 리더십은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갖춰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세종문화회관 이사회 의장으로도 리더십을 발휘하고 계신데, 어떤 원칙하에 이사회를 운영하시는지. 제가 문화예술계에 직접 종사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사장 제안이 왔을 때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고 제가 은퇴 후 집중해온 콘텐츠 제작 확산과도 많이 관여되어 있어서 맡게 되었죠. 안호상 사장님이 워낙 뛰어난 공연예술 기획자이시기 때문에 제가 의장을 맡고 있는 이사회는 세종문화회관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사님들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이사회 참여를 원칙으로 이사회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이사회 참석률이 거의 100% 가까이 됩니다. 이사님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이사회에 창의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이사회 안건을 꼭 공부해 오시도록 합니다. 그리고 의결에 앞서 충분히 토의를 거치도록 해서 이견을 없애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웃음) @img4 “무조건 내 탓이 아닐까 하는 죄책감 버려야” Q.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일하는 엄마로 살아가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에 대해 항상 죄책감을 가지죠. 큰아이가 4~5살 무렵에 아이를 돌봐주던 도우미 분이 울면서 회사로 전화를 한 적이 있었어요. 아이가 없어졌다고. 그래서 저도 울면서 급하게 집으로 달려갔는데 도착해 보니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와 있는 거예요. 잠깐 사이에 아이가 친구 따라 친구 집에 들어갔는데 그걸 못 봐서 생긴 일이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얼마나 참담한 기분이었는지 모릅니다. 내가 일하러 다닌다고 아이를 제대로 못 키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죠. 이제는 일하는 엄마가 대세입니다. 일이냐 가정이냐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고요. 뭐든지 내 탓인가 하는, 일하는 엄마 콤플렉스를 버리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일을 대범하게 뚝심 있게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오래 일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꾸준하게 운동해서 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꼭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명상을 통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09월호

"미래 자동차 핵심은 반도체"...중국 車업체들 앞다퉈 자체 개발

니오, 5나노 드라이빙 칩셋 개발 성공 컴퓨팅 성능 1000TOPS급의 AI 반도체 샤오펑, 리오토, 지리차, 비야디 등도 잰걸음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중국의 자동차 업계에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업체가 많다. 중국의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比亞迪, BYD)는 일찌감치 2011년에 반도체 자회사를 설립해 반도체를 직접 개발 생산해 오고 있다. 지리(吉利)자동차 역시 2018년부터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니오(웨이라이·蔚來), 샤오펑(小鵬), 리오토(리샹·理想) 등 신흥 전기차 업체들도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반도체 조달 비용을 낮추고 공급망에서 더욱 강한 장악력을 갖추기 위해 반도체 자체 개발을 시작했다. 여기에 반도체 자립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개발 관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에 자체 반도체 개발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자동차의 스마트 드라이빙 시스템을 위한 반도체는 센서 데이터 처리, 이미지 식별, 시나리오별 실시간 반응 등의 작업에 최적화돼야 한다. 범용 반도체를 자동차용으로 사용하면 자동차용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성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내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스마트카가 필요로 하는 기능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한다면 이 반도체는 범용 반도체에 비해 성능이 더욱 우수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게다가 향후 스마트카를 넘어서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다가온다면 차량용 반도체는 더욱 고도화돼야 한다. 중국에서는 ‘반도체를 장악하는 업체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미래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 차원에서 반도체 자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지원과 미국 제재 공포감도 자체 개발 동력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스마트 드라이빙 칩으로 주로 엔비디아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업체들을 자체 개발의 길로 내몰고 있다. 엔비디아 칩은 원가가 상당히 높다. 게다가 미국이 언제라도 제재를 강화해 엔비디아 칩의 중국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반도체는 개발 난도가 높고 상당한 수준의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많다. 업계에서는 28나노 칩은 5130만달러, 16나노 칩은 1억달러, 7나노 칩은 2억9700만달러, 5나노 칩은 5억4000만달러의 개발비가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험난한 과정을 이겨내고 반도체 제작에 성공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까지 동시에 개발해 내야 한다. 연관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글로벌 정상급 전기차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하에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니오, 5나노 차량용 반도체 개발 충격 최근 니오가 5나노 공정의 스마트 드라이빙 전용 칩셋을 개발했다고 발표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니오는 7월 27일 상하이에서 개최한 ‘니오 이노베이션 대회’에서 스마트 드라이빙 칩인 NX9031을 공개했다. 니오의 창업자이자 CEO인 리빈(李斌)은 “5나노 공정의 NX9031을 개발해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외주 제작) 업체에 테이프아웃(반도체 설계도를 전송)했다”고 발언했다. 테이프아웃 후 제품 테스트 과정을 거쳐 내년 1분기에 양산할 예정이며, 니오의 플래그십 세단인 ET9에 장착한다는 방침이다. 테이프아웃 대상 파운드리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혹은 대만의 TSMC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인 SMIC(중신궈지, 中芯國際)는 5나노 공정을 수행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니오의 소개에 따르면 NX9031은 5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하고 있으며, 높은 성능의 32코어 CPU(중앙처리장치)를 포함하고 있다. 칩에는 자체 개발한 이미지처리장치(ISP)가 탑재돼 있다. 해당 ISP는 6.5G Pixel/s의 처리 능력을 지니고 있다. 처리 지연 시간은 5ms(밀리초) 미만이다. 특히 NPU(뉴럴 프로세싱 유닛)도 칩에 포함돼 있어 대규모 데이터의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연산력 1000Tops급으로 AI 칩에 비견 리빈 CEO는 “자체 개발한 칩 하나로 현재 업계 주력인 스마트 드라이빙 칩 4개의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니오 칩셋이 연산력 1000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가 넘는 칩을 경쟁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니오는 자체 개발한 전기차 운영체제인 스카이OS를 공개했다. 리빈 CEO는 “스카이OS는 4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완성됐으며 고대역폭, 저지연, 높은 컴퓨팅 능력, 이종 하드웨어, 교차 영역 융합, 고신뢰성, 정보 보안 등의 기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카의 핵심인 운영체제와 칩을 자체 개발한 만큼 향후 스마트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니오는 이미 2020년에 800명이 넘는 반도체 설계 조직을 꾸렸다. 지난해 9월에는 NX6031이라는 이름의 레이저 라이다 메인 칩셋을 발표한 바 있다. 리빈 CEO는 “NX6031은 업계 최고 사양은 아니지만 수준급의 성능을 갖췄다”며 “현재 NX6031을 통해 상당한 원가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img4 샤오펑 역시 스마트카 칩셋 개발 완료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샤오펑과 리오토 역시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샤오펑은 니오와 비슷한 시기인 2020년에 반도체사업부를 조직했다.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 드라이빙 칩셋 역시 최근 파운드리에 테이프아웃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펑이 개발한 칩셋은 스마트 콕핏과 스마트 드라이빙 관련 연산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오토는 니오와 샤오펑보다는 늦은 지난해 자체 반도체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개발팀 인원은 약 200명이다. 리오토는 ‘슈마허’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드라이빙 칩셋을 개발하고 있으며, 첫 번째 칩을 올해 내에 테이프아웃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오토가 개발 중인 반도체는 칩렛(Chiplet, 여러 칩을 하나로 묶는 후공정 기술)을 적용해 컴퓨팅 역량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리차는 ARM과 함께 반도체 개발 지리자동차는 2018년 계열사인 신칭(芯擎)커지를 설립해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신칭커지는 스마트카 솔루션 업체인 이카엑스(亿咖通科技, ECARX)가 ARM 차이나와 공동으로 설립한 반도체 업체다. 이카엑스는 리수푸(李書福) 회장이 2017년 설립한 차량용 스마트 솔루션 업체다. 신칭커지는 2022년 말 7나노 공정의 ‘룽잉(龍鷹)1호(SE1000)’라는 이름의 차량용 반도체를 출시했다. 이어 올해 말에 7나노급 고급 스마트 드라이빙 칩셋인 AD1000을 출시할 예정이다. AD1000에 장착된 NPU의 컴퓨팅 능력은 256TOPS다. 여러 칩이 동시에 구동하면 최고 1024TOPS의 컴퓨팅 능력을 구현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칩은 L4급 자율주행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칭커지 측은 7나노급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으며, 향후 칩렛 방식을 사용해 제품의 수율을 높이고 제조비용을 절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야디는 2011년부터 반도체 사업 비야디는 자회사인 비야디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통해 2011년부터 자체적으로 전력 반도체인 IGBT(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업체는 2017년 완제품을 출시했으며 현재 배터리 보호 칩, 전원 관리 칩, CMOS(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 이미지 칩 등을 생산하고 있다. 비야디는 이와 함께 자율주행 칩도 개발 중이다. 다만 비야디의 자율주행 칩은 컴퓨팅 능력 8TOPS가량의 저사양 칩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이 칩들은 특정한 분야의 컴퓨팅에 사용될 수 있다.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이 저렴하다. 비야디의 주력 모델인 10만~20만위안의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09월호

AI가 관리하는 무인도 있다

| 김정인 기자 kji01@newspim.com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 의식이 고조되면서 재생 가능 에너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원이 활용돼 왔지만,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번엔 ‘인공 에너지 섬’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바다나 큰 수역에 인공적으로 건설된 섬으로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대규모로 생산하고 저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국가 간 에너지 공급 허브 역할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여러 인공 에너지 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먼저 ‘프린세스 엘리자베스 섬’은 세계 최초의 인공 에너지 섬으로, 벨기에 북해 해안에서 약 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할 예정입니다. 이 섬은 해상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모으고, 이를 본토로 전송합니다. 또 영국·덴마크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의 전력 연결을 위한 중간 접속지점 역할도 합니다. 또 덴마크는 북해 해상에 초대형 해상풍력단지로 둘러싸인 인공 에너지 섬을 신규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 섬이 될 예정입니다. 덴마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생산된 전력을 고압 직류(HVDC) 기술을 통해 전송할 예정입니다. 이 섬 역시 덴마크뿐만 아니라 유럽 여러 국가에 재생 가능 에너지를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인공 에너지 섬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인공지능(AI) 기술은 필수적인 도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은 에너지 생산, 저장, 분배의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기계 학습 알고리즘은 날씨 패턴, 에너지 소비 데이터 등을 분석해 에너지 생산을 최적화하고, 필요에 따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조절합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고 섬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AI 기술로 에너지 생산·저장·분배 효율성↑ 많은 인공 에너지 섬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람이 상주하지 않거나 즉각적인 유지·보수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되는 형태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인력 비용 절감 △운영 효율성 증대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에너지 생산 가능 등을 위해서요. 실제 덴마크의 인공 에너지 섬 프로젝트는 대규모 풍력 터빈을 설치하고, 대부분 자동화 시스템과 원격 관리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인공 에너지 섬은 결국 에너지, 전력, AI,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등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그만큼 많은 기업의 기술이 축약돼 있기도 하죠. 우리 기업 중에는 LS전선이 국가 대표로 나섰습니다. LS전선은 약 2800억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을 프린세스 엘리자베스 섬에 공급합니다. 해저 케이블은 인공섬에서 육지로 전력을 보내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AI 산업이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서버 증설·확대로 기존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재생 가능 에너지와 AI를 한데 엮은 인공 에너지 섬은 이들의 ‘건강한 공존’을 이루는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4년 08월호

'열정 파이터' 안선영 대표 “일터에서 가장 행복…일은 내 삶이자 취미”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화장품 방문판매 1등 홀어머니가 키운 딸, 홈쇼핑 화장품 누적 판매액 1조원 달성”, “세일즈의 여신”, “연예인 1호 홈쇼핑 호스트”. 방송인이자 e커머스 회사 바로스 코퍼레이션의 안선영 대표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어린 시절 부산의 판자촌에서 살던 소녀가 평생 꿈꾸던 서울의 건물주 되었다”는 솔직한 고백으로 화제를 모았던 안선영 대표를 만났다. 누가 들어도 정말 드라마틱한 성공 스토리에 어떤 노력이 담겨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앞서 안선영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길지 않은 인터뷰 시간이었지만 이러니까 성공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뚜렷한 목표 의식, 생각나면 즉각 실천에 옮기는 실행력, 어려움에 봉착해도 어떻게든 해결해 나가는 파이터 기질, 일을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일에 대한 열정, 이 모든 것을 갖춘 그이기에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으로 앞으로 해 나갈 성취가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경단녀 엄마들의 ‘자신 찾기’를 지원하기 위해 그가 시작한 SNS 다이어트 챌린지에는 벌써 16만명이 넘는 팔로워가 참가하고 있고, 그 혼자만의 힘으로 시작한 기부 바자회 ‘러브바자’는 18년째 매년 이어오고 있다. 또한 한국장애인재단 홍보대사로 11년째 활동하면서 장애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바로스 설립 후에는 회사를 통해 매년 1명의 장애인 청소년을 선정, 교육을 돕고 있다. 이러한 그의 기부 활동을 보면서 단순히 돈 잘 버는 사업가라기보다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과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는 사회운동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활기찬 인터뷰는 긍정 에너지로 충만한 시간이었다. “결핍은 나의 성장 동력, 가진 게 없어 더 열심히 일해” Q. 안 대표의 인생 스토리가 청년들에게 힘이 될 것 같다. 간단히 말씀해 주신다면. 4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전업주부였던 엄마가 무남독녀 외동딸인 나를 먹여살리기 위해 화장품 방문 판매에 나섰죠.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면 리어카에 나를 태우고 다니셨는데 눈치가 빨랐던 나는 엄마가 찾아간 집에 내 또래 애들이 있으면 그 애들을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 놀았고 그 사이에 엄마는 더 많은 화장품을 팔 수 있었어요. 엄마의 판매 실적이 좋아지면서 공동화장실을 써야 했던 부산 바닷가 판자촌에서 고등학생 때에는 아파트로 이사를 갈 수 있었어요. 부산에서 대학을 나오고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영국에 어학 연수를 갔었죠. 3개월만 버틸 수 있는 돈으로 갔다가 거기서 아시안 학생들을 상대로 깍두기며 김치를 만들어 팔고 돈을 벌어서 1년 반 동안 공부를 더 했어요. 그러다가 IMF가 터져 엄마의 화장품 대리점이 망하면서 한국으로 급히 돌아왔어요. 그때부터 제가 가장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후 서울로 단돈 200만원을 들고 왔는데 하루빨리 전셋집을 마련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일이 생기는 대로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습니다. 17번이나 월셋집을 옮겨 다니면서 살다가 돈을 좀 모으고 나서 전세를 구하기 위해 은행에 전세금 대출을 신청했지만 프리랜서라고 대출을 안 해주는 거예요. 그래서 직접 그 은행의 지점장을 만나 제가 방송국에 공채로 들어갔고 이렇게 활동도 많이 한다고 열심히 설명을 했죠. 지점장이 좋게 보시고 직접 추천을 해줘서 성공적으로 전세금 대출을 받고 최단시간에 전셋집을 구했죠. 돌이켜보면 저에게는 형제도 없고, 돈도 없고, 부양해야 할 어머니밖에 없는 상태인데 그 결핍감이 오히려 밤낮없이 뛰면서 일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23년간 생방송에 한 번도 늦거나 펑크 낸 적 없어” Q. 세일즈 여신이라는 별칭까지 갖고 있는데 힘든 점은 없었는지. 저는 23년 동안 생방송을 해왔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언제나 변수가 생기고 문제가 발생하지만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제 본연의 일에 항상 우선순위를 둡니다. 그래서 23년 동안 생방송하면서 한 번도 지각을 하거나 펑크를 낸 적이 없었어요.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방송에 나가면 항상 웃으면서 일하죠. 저는 평생 생방송을 하면서 일하다 보니 황금연휴에 계획 세워서 휴가를 가본 적이 없어요. 빨간 날도 일하는 날이거든요. 그리고 워낙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날씨만 봐도 오늘 매출이 어떨지 감이 옵니다. 이슈가 생기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도 알고요. 소비자들이 언제 지갑을 여는지, 트렌드가 어떤지를 누구보다 빨리 안다고 할까요. 이렇게 소비 흐름에 민감하다 보니 홈쇼핑에서 SNS를 통한 e커머스로 소비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e커머스 초기에 바로 회사를 창업할 수 있었죠. Q. “일은 나에게 OO이다”라고 할 때, 빈칸을 채울 말은. 일은 나의 삶이다. 나의 취미이다. 출근이 나의 워라밸이다(웃음). 제가 종종 하는 말입니다. 홈쇼핑을 진행하면서 매출액 그래프가 막 올라가는 것을 보면 아드레날린이 솟아요. 처음 연예인으로 홈쇼핑에 나갔을 때, 선배들에게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연예인이 그런 일 한다고 뭐라고 하셨죠. 하지만 저는 가장이었고 빚을 갚아야 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저는 자신을 치열하게 몰아붙이면서 일을 해서, 일하는 데 너무 익숙합니다. 비유가 좀 그렇지만 전장의 장수는 평화 시대는 오히려 견디기 어렵다고 하잖아요(웃음). 이렇게 살다 보니 결혼하고 나이 마흔에 출산을 하고서 아이는 너무 예쁘고 소중하지만 출산 후 100일 동안 방송 요청이 전혀 없어서 무지 불안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육아에만 전념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갑자기 방송 요청이 와서 아이를 떼어놓고 나오면 아이한테 무척 미안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일 모드로 전환하는 게 신나기도 합니다(웃음). “매일, 매주, 매월 해야 할 일 목록 만들어 실천” Q. 어떨 때 성취감을 느끼는지. 저는 요즘 ‘to do list(할 일 목록)’를 만들어서 하나하나 깨나가기를 하고 있습니다. 큰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의 할 일, 매주의 할 일, 매달 할 일을 생각해서 실천하는 거죠. 제가 ‘바로스’를 창업하면서 매출 30억원을 달성하면 사옥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3년 만에 30억을 달성했고 바로 발품 팔아 알아본 부동산을 매입해서 신축을 했죠. 건축하는 동안 코로나가 터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잿값 상승하고 정말 많은 애로가 있었지만 1년 반이 넘게 걸려서 결국 완공을 했죠. 최근 직원들에게도 이렇게 스스로 자기 목표를 세우고 그 성취도를 함께 확인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스스로 제안을 하고 함께 합심해 목표 달성하는 것을 보니 회사가 이제는 체계적으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흐뭇합니다. “40세 출산 후 공부, 다이어트, 돕기 챌린지까지” Q. ‘안다챌’이라고 SNS를 통한 다이어트 챌린지도 하고 있던데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나이 마흔에 출산을 하고 나서 몸무게가 17kg이나 늘었죠. 그리고 출산 후 100일이 지나도 방송 출연 요청이 없어서 불안한 마음에 뭐라도 하자 싶어서 숙명여대 TESOL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다시 방송에 나가면서 촬영 전에만 굶고 촬영 끝나면 야식 먹고 해서 몸 부기가 빠지지 않았죠. 공부와 일, 육아까지 병행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이 터졌습니다. 요로결석으로 갑자기 통증이 와서 응급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게 된 거죠. 수술 받고 결심한 것이 ‘아이를 위해 반드시 건강해야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00일 동안 매일매일 일기를 쓰면서 다이어트를 했고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육아로 지친 엄마들에게 공유해 주고 싶어서 안선영 다이어트 챌린지, 일명 ‘안다챌’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엄마들도 여자로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함께 하면 더 쉬우니까, 유모차 밀면서도 할 수 있는 운동과 같이 생활 속 운동과 식단을 매일매일 올리고 참가자들을 격려합니다. 5년째 하는데 팔로워가 16만3000명입니다. Q.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이시군요. 제가 좀 가만히 있지 못하는 편이긴 해요(웃음). 다이어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싶다 다이어트’라는 책을 냈습니다. 결혼 전에 연애를 매개로 하는 일종의 자기개발서라고 할 수 있는 ‘하고 싶다 연애’라는 책을 낸 적도 있어요. 앞으로 이 ‘하고 싶다’ 시리즈를 열 권 정도는 내고 싶습니다. “사회적 약자였던 경험, 장애인청소년 돕기의 동인” Q. 한국장애인재단 홍보이사로 쭉 활동하시면서 장애인 지원에 진심이던데 그렇게 하게 된 계기는. 제가 약자였으니까요. 한 부모 가정에다 가난한 집안 형편에 정말 약자인 저였기에 장애인의 상황에 대해 좀 더 이해하기 쉬웠다고 할 수 있겠죠. 한국장애인재단 홍보대사로 11년간 활동하고 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지원해 오던 것을 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회사가 주체가 되어 6년째 하고 있어요. 음악이나 미술 등 각 분야에 재능 있는 장애인청소년을 매년 한 명씩 뽑아서 회사 사옥을 활용해 연주회나 전시회를 열어주고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이제까지 후원금액이 4억원 정도 됩니다. “남 의식하지 말고, 가슴 뛰는 하고 싶은 일 해야” Q.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첫째, 무슨 일이든 10년은 매달려 보라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반드시 그만두고 싶은 때가 찾아옵니다. 고비는 누구나 있고요. 그러나 그 고비를 참고 10년만 버티면 당초 세운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남 시선 의식하지 말고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는 것입니다. 알고 보면 세상 사람들은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습니다. 남의 눈치, 남과의 관계성 이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지,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찾아서 그 일에 집중하면 됩니다.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한 ‘to do list’를 만들어서 직접 부딪쳐서 해내면 됩니다.

2024.11월 ANDA
2024.12월 ANDA
2025.01월 ANDA
2025.02월 ANDA
2025.03월 ANDA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유근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승윤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