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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서로 으르렁대는 中·日 대화의 끈 놓은 적은 없었다

코로나 상황 해제와 동시에 장관급 교류 재개 베이징 - 도쿄 포럼은 코로나 기간에도 개최 고위급 교류가 디딤돌 놓은 지난해 중일정상회담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대표적인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적극 협력해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화웨이(華爲)의 통신장비 제품을 배제한 지도 오래다. 일본은 또한 미국과 함께 동북아시아에서 안보 동맹을 맺고 중국에 적대적인 군사행보를 보이고 있다. 2월 초에는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실시하는 연례 군사훈련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명시했다. 과거에는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중국이 가상 적국임을 드러내며 각을 세우고 있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과 행보를 내놓으면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 역시 일본에 우호적인 국가는 결코 아니다. 중국은 우리나라 못지않은 강한 반일 감정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배출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라는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거나 난징대학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언사가 나오는 등 과거사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 매번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내놓는다.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고 일본의 친미 성향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중국의 일본에 대한 견제 및 비난 역시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양국은 이렇듯 적대적이다. 하지만 양국은 활발한 고위급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 적대적인 관계로서 서로에게 날선 공격을 하며 마찰음을 내는 양국이지만 대화의 끈을 놓은 적은 없다. 대립할 부분은 대립하면서도 상호 이해할 부분은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협력을 하겠다는 것이 양국의 입장이다. 양국 간 정상회담은 물론 외교장관급 대화도 이어지고 있으며, 경제단체 간 민간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활발한 교류는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하고 있다. 코로나19 종료되자마자 장관급 교류 재개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해제된 지난해부터 빈번한 고위층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22년 12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고 봉쇄했던 국경을 열어젖히자 양국은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2월 22일 중일 양국 간 차관급 안보대화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됐다. 1993년 시작된 중일 안보대화는 2019년 2월 베이징 회의 이후 중단됐다가 4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중일 양국의 외교, 국방 차관급 인사들이 만났으니 좋은 이야기만 오갈 수가 없다. 당시 이슈가 됐던 중국의 정찰풍선과 일본의 안보문서 개정 등을 놓고 상호 날선 비난이 이어졌다. 당시 안보대화는 생산적인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이후 장관 회담으로 이어지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이어 지난해 4월 2일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당시 일본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은 3년 4개월 만에 자국을 찾은 일본 외무상을 극진히 환대했다. 현안에 대해서는 강한 의견 충돌이 이어졌지만 양국 인사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하야시 외무상은 당일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에서 친강(秦剛) 당시 외교부장과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댜오위타이 국빈관은 명칭 그대로 국빈급 외국 인사를 위한 공간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외국 정상과 회담할 때 주로 사용한다. 하야시 장관은 오찬을 포함해 약 4시간 동안 친 부장과 회담하며 동중국해, 대만해협,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어 하야시 장관은 중국 서열 2위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와 회담했고, 중국 외교라인 최고위 인사인 왕이(王毅)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찬을 함께 했다. 하루 동안 시진핑 국가주석을 제외하고는 중국 고위직 인사를 모두 만난 셈으로, 중국으로서는 극진한 예우를 펼쳤다. 당시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일본이 도발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는 최소한 ‘냉랭한 평화’의 마지노 선을 지킬 수 있고, 하야시 외무상의 방중은 양국 관계가 마지노 선 위에서 개선될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코로나19 기간에도 개최된 베이징-도쿄 포럼 하야시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한 지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인 지난해 7월 5일,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민간 방중단이 중국을 찾았다. 일본 정계 거물이자 원로인 고노 전 의장은 일본 대기업 임원 80여 명을 이끌고 중국을 찾았다. 이들은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국무원 상무부장을 면담했고, 대기업 임원들은 각자의 애로 사항과 건의 사항을 중국의 주무 장관에게 토로했다. 고노 전 의장은 원로로서 자칫 서먹해질 수 있는 자리를 부드럽게 풀어냈다. 민간 방중단은 리창 국무원 총리도 면담했다. 고노 전 의장 일행이 방중한 지 10여 일 후인 지난해 7월 14일, 왕이 정치국 위원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회담했다. 양측은 오염수 문제와 미국의 기술 제재 등에 대해 강한 의견 충돌을 보이면서도, 계속 정상급·외교장관급을 포함해 모든 차원에서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19일에는 베이징에서 제19회 베이징-도쿄 포럼이 개최됐다. 왕이 정치국 위원은 영상 축사를 보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서면 메시지를 보냈다. 이 포럼은 2005년 시작됐으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온라인으로, 지난해에는 대면 행사로 개최됐다. 포럼에선 양국 관계 발전 방안들이 논의된다. 댜오위다오 문제를 두고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1년에도 포럼은 중단되지 않았고, 코로나19 시기에도 개최됐다. 서로 으르렁거리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양국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베이징-도쿄 포럼이다. 고위급 교류가 성사시킨 중일정상회담 지난해 11월 8일에는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정치국 위원과 만났다.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일본의 안보 최고위직 인사로 우리나라의 국가안보실장에 해당한다. 아키바 안전보장국장은 왕이 정치국위원과 다양한 안보 사항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베이징 현지에서는 중일정상회담 개최가 논의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아키바 안전보장국장의 방중은 1주일 후 중일정상회담으로 연결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양국 정상은 2022년 11월 태국 방콕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주 앉은 이후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시 주석은 “새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중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의 즉각적인 철폐를 요구했다. 게이단렌, 방중해 애로사항 직접 설명 지난해 11월 25일에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왕이 정치국 위원이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회담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가미카와 외무상은 이날 왕이 정치국 위원과 처음 회담했다. 두 사람은 각각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을 설명했다. 지난 1월 23일에는 일중경제협회와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일본상공회의소 등으로 구성된 일본 경제계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다. 200여 명으로 꾸려진 대규모 대표단은 신도 고세이 일중경제협회 회장(일본제철 회장)을 단장으로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스미토모화학 회장) 등이 참여했다. 게이단렌은 일본 내에서 영향력이 막강하기로 유명하다. 게이단렌 방문단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중국을 찾았다. 방문단은 왕원타오 상무부장을 면담하고, 리창 총리도 만났다. 일본 방문단은 리창 총리에게 중국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데 대해 “일본 국민의 중국에 대한 감정이 사상 최악 수준으로 나빠져 일본 기업이 (중국에) 투자를 삼가는 풍조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비자 없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대일본 무비자 정책을 다시 시행해줄 것을 건의했다. 현재 중국은 일본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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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수학계 대모 권오남 회장 “막히면 돌아서 가라 새로운 길이 열린다”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80개 회원단체, 그 소속 회원이 8만여 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 전문인 여성단체 연합체다. 올해 1월부터 총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권오남 회장은 아시아권 최초로 수학·과학 교육의 혁신을 이끈 학자에게 수여되는 스웨덴의 스벤드 페데르센 교육상을 수상하고 국제 수학 교육 분야 탑티어 저널 위원으로도 활약하는 세계적인 수학자이자 수학교육자다. 아울러 한국수학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과학계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온 리더다. 총연합회 회장이라는 직함과 이름 석 자만 듣고 처음 만나본 권오남 회장은 카리스마 강한 스타일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부드럽고 포용적인 인상이었다. 수학을 왜 좋아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전학 온 시골 안동 출신 여학생이 아무도 풀지 못하는 집합 문제를 당당하게 풀어서 처음으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수학은 그렇게 평생 그녀를 이끌어준 하나의 등대 같은 역할을 해온 것이다. 수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 아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남들이 외면하는 길을 외롭게 걸어오면서 어려운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해온 그와의 인터뷰 내내 자신만의 업적을 쌓아온 사람 특유의 끈기와 열정, 치열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수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 왔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쉽지 않은 길이고 외로운 길이지만 꿋꿋하게 헤쳐온 선구자의 이미지가 연상됐다. 수학자이면서 수학교육자 그리고 여성과학계를 이끄는 리더인 그와의 인터뷰는 참 배울 점이 많은 인생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 Q. 수학을 전공하고 교수가 되셨지만 현재는 교수 임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학생들에게 수학 전공을 권하고 싶으신지. 오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수학자들은 수학을 전공하면 모든 학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니까요. 교수가 되지 않아도 수학을 전공한 분들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합니다. 수학 모델을 활용해 스타트업으로 성공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식투자에도 수학 수리 모델이 활용되고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여되는 상 가운데 랄라바티상은 수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학자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제가 2014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랄라바티상 선정위원회 위원을 맡은 바도 있는데요. 이 상은 연구 외에도 도서, 영화, 연극, TV, 전시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수학을 알린 활동을 평가해 주는 상입니다. 그만큼 수학이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될 수 있는 것이죠. “수학 교육에 혁신이 필요, 창의성 키워주는 게 핵심” Q. 서울대에서 최초로 플립러닝을 도입하고 서울대 창의성 교육을 위한 교수 모임을 설립하는 등 교육 방식의 혁신을 위해 노력해 오셨는데 이러한 도전을 계속하시는 이유는. 플립러닝은 기존 전통적인 수업 방식과 반대로 수업에 앞서 미리 학습을 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이나 과제 풀이를 중심으로 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죠. 과학기술 발전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현 시점에서 기초과학과 수학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학생들이 기초과학과 수학의 기본 원리를 효과적으로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죠. AI 등 급속도로 변화하는 과학기술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학생들의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끌어내기 위해 교육 방식의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 교육자의 기본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소수자로서 겪어온 난관, 새로운 대안으로 돌파” Q. 공부 열심히 해서 박사학위 받고 교수로 승승장구해 오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좌절을 겪은 경험이 있으신지, 그리고 있다면 어떻게 극복해 오셨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밤을 새우면서 얘기해도 다 못 할 것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좌절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많은 난관에 부딪쳤는데, 그때마다 주어진 난관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헤쳐온 것 같습니다. 먼저,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겪었던 난관인데, 저는 수학으로 명성이 꽤 있었던 인디애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했습니다. 기본적인 성실성이 있으니까 코스 웍은 상당히 우수하게 마쳤습니다. 그런데 막상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제 스스로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 대학 교육, 석사과정까지 마친 사람들이 대부분 창의성 면에서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을 할 때 지도교수와 컨퍼런스를 많이 참여했는데, 90년대 초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에 참가했을 때였습니다. 며칠 동안 진행되는 컨퍼런스에 여성 스피커는 단 한 사람뿐이라는 사실에 매우 실망했고, 그분 역시 배우자의 후광으로 스피커가 되었다는 소문도 있어서 여성 수학자로서 한계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 나름대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수학교육 석사과정을 인디애나대학에서 다시 밟았습니다. 그런데 박사를 했더라도 다른 학과의 석사과정을 들어가기 위해선 입학절차를 다시 거쳐야 했고 지도교수의 추천서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존심 강한 지도교수님이 박사 제자가 수학교육 석사학위를 하는 것을 좋게 볼 리가 만무했고 추천서를 아예 써주지 않으려고 했죠. 그때 교수님이 썼던 표현이 너무 평범하다는 의미의 “mundane”한 공부를 왜 하려 하느냐였어요.(웃음) 그래서 당시 심리학 연구를 했던 지도교수 부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마침 부인이 연구한 주제가 젠더와 국적이 다른 지도교수와 학생의 관계에 관한 것이라 제가 연구에 도움도 드리고 해서 부인이 지도교수를 설득해 추천서를 써 주셨죠 .(웃음) 또 모교인 이화여대에 임용이 되었는데 수학교육과에 저와 같은 배경을 가진 국외 박사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 국내 학회에서 소외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부터 국제학술대회 참석이나 해외 저널 투고, 국제학회 임원 출마, 국외재단으로부터 연구비 수증 등 국제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그것이 나중에 서울대 교수 임용에 도움이 되었죠. 저는 사실 내부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밖에서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온 것 같아요. 그리고 모교인 이화여대를 떠나 서울대로 옮겨갈 때도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서울대 교수 임용 조건이 수학도 가르치고 수학교육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그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던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교를 떠나는 데 대한 비난도 있었고, 서울대에 와보니 수학교육과 교수 중 제가 최초 여성 교수이고 서울대 교수 중에 비서울대 학부 출신이 거의 없는 시절인 데다 그 당시 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까지 겹쳐서 조직 내에서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였습니다. 당연히 소외감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서울대에서는 운동 교수 동호회가 결성되는 시기였고 저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를 통해서 접촉점도 늘리고 적응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체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었죠. 연구를 잘하려면 건강이 뒷받침돼야 하니까요. 현재는 제가 마라톤에 빠져 있는데 정말 즐겁습니다. 마라톤은 시작한 지 2년째인데요, 하프는 완주했고요. 작년에 춘천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는데 34km에서 도전을 멈추긴 했습니다. 서울대 건달회(건강달리기회)에서 제 별명이 ‘나이 든 마라톤 영재’랍니다.(웃음) 그 전에는 배트민턴, 탁구, 테니스 등 운동을 집중적으로 몇 년씩 바꿔가면서 했습니다. 이렇게 운동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후배들에게 “난관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돌아가더라도 길을 찾으세요”라고 말하고 싶네요. “여학생이 수학 못한다는 건 일종의 허구적 믿음” Q. 일반적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학을 못한다고 하는데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지, 수학교육 방식이 문제인지. 저는 여학생이 수학을 못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믿음, 일종의 myth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못한다는 평가는 시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 시험 자체가 공정한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짚어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은 무조건 성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수학에서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사지선다형 문제는 남성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고, 주관식은 과정을 설명하는 역량이 있는 여성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수학자는 사지선다형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닙니다. 장시간에 걸쳐 문제를 풀어내는 과제 집중성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더 잘할 수도 있습니다. 여학생들의 공간지각력이 약하다는 것도 사회화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학생의 놀이공간과 여학생의 놀이공간의 차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잘한다 못한다는 그 평가기준에 대한 분석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 Q. 제12대 여성과총 회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과제에 주력할 계획이신지. 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이래로 과학기술계에서 여성의 활약을 넓히고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앞으로 2년 동안은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특히 주한 유럽연합(EU) 국가 대사와의 관계를 발판으로 유럽 여성 과학기술단체와의 국제 협력을 한층 증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미 캐나다 여성단체, 미국 및 호주의 과학기술협회 여성위원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국내 주재 여성 대사들과의 정기적인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국제적 네트워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여성기자협회, 여성변호사협회, 여성회계사협회, 여성경제인협회 등과 같은 전문 단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 성별 다양성이 법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성과 포용성이 과학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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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투명TV 시장 개화 투명 올레드 기술은?

| 김지나 기자 abc123@newspim.com 지난 1월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4’에서 LG전자는 투명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공개하며 투명 TV 시대를 열었습니다. 투명 올레드 TV는 투명한 유리처럼 TV 스크린을 만들어 개방감과 주변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높일 수 있는 제품으로,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전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명 올레드 TV의 핵심 기술은 투명 올레드 패널입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크게 투사형 디스플레이와 투과형 디스플레이로 나눌 수 있습니다. 투사형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없이 영상을 표현할 투명한 스크린에 빛을 투사해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자동차 앞 유리에 속도 등을 표시하는 ‘HUD(Head Up Display)’가 대표적입니다. 투과형 디스플레이는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자체를 투명하게 만들어 화면 뒤 물체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투사형 디스플레이와 다릅니다. 투과형 디스플레이는 투명 액정표시장치(LCD)와 투명 올레드로 나뉘는데, 두 패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명도입니다. 투명 LCD 패널의 경우 빛을 비춰주는 백라이트라는 부품이 별도로 필요하고, 빛이 액정과 편광판 등 다양한 부품을 거치면서 투과율이 낮아지게 됩니다. 투명 LCD의 투명도는 10%에 불과해 사용이 제한적입니다. 반면 올레드는 화면의 가장 기본 요소인 화소(픽셀)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입니다. 백라이트 및 각종 광학 시트류 등이 필요 없어 더 얇고 가벼우며 뛰어난 화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올레드는 발광층에서 내뿜는 빛을 사용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양극(Anode)은 투명한 소재를, 음극(Cathode)은 알루미늄 등 금속을 사용합니다. 화면의 한쪽이 금속으로 막혀 있으니 전원을 껐을 땐 패널이 검정색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죠. 투명 올레드의 경우 양쪽 전극에 모두 투명한 소재를 사용합니다. 일부 금속을 아주 얇게 펴면 투명해지는 성질이 있는데, 이런 소재를 투명 올레드 앞뒤로 사용해 전원을 꺼도 화면 뒤가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부터 투명도 40%급의 55인치 투명 올레드 상용화에 성공했는데, 이 투명도를 4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리창 투명도가 70%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죠. 투명 올레드보다 투명도가 높은 패널은 투명 마이크로 LED입니다. LED는 머리카락 정도 되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촘촘하게 배치돼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방식입니다. 투명 올레드와 비교해 투명도가 높고 내구성이 뛰어나 화면잔상(번인) 현상이 없다는 점이 강점이죠. 문제는 가격입니다. 삼성전자가 작년 출시한 89형 마이크로 LED TV 출고가는 1억원이 넘었는데, 여기에 투명 기술까지 더할 경우 초고가로 가격이 설정될 수밖에 없어 대중화 면에선 투명 올레드 패널이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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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호

파워앵커 김주하 “간절하게 원한다면...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해야"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김주하 앵커. 본인 이름 석 자를 단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그가 진행하기 때문에 그 뉴스를 본다는 사람이 넘칠 정도로 미디어 영향력이 큰 앵커. 그와의 인터뷰는 기대를 넘어 긴장이 될 정도였다. MBN 특임이사인 그를 MBN미디어센터 임원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은 기대보다는 평범한 사무실 분위기 그 자체였다. 다소 올드(?)하게 느껴지는 소파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에 대한 첫인상은 화려하기보다는 털털함에 가까웠다. 질문에 시원시원하게 답변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밝히는 그를 보면서 가장 강렬하게 떠오르는 단어는 ‘정말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최초 메인 뉴스 여성 단독 앵커 타이틀을 가졌으면서도 기자 전환시험까지 보면서 아나운서와 기자 경력을 모두 섭렵해 남다른 부지런함을 보여준다. 그는 지금도 아침부터 저녁 7시 뉴스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뉴스 앵커를 25년 가까이 지속하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 중 방송국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교 입학시험도 다시 치러가면서 노력한 이야기, 앵커를 하면서 겪은 고생들, 별별 취재경험담을 들으면서 앵커라는 직업도 극한 직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적어도 그 일을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한민국 최초 메인 뉴스 단독 진행 여성 앵커 기록부터 최장 기록까지 세우고 있는 그는 최초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앵커가 되어가고 있었다. “뉴스 앵커가 되려면 어느 학과 졸업해야 하나요?” Q. 앵커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고, 어떻게 앵커가 됐는지. 고등학교 때 신문반 동아리를 했다. 36페이지나 되는 신문을 매달 발행했다. 공부에 지장이 될 정도로 열심히 하다 보니 어머니가 그만두라고 매를 드시기까지 했다. 그렇게 신문반 활동을 하면서 뉴스를 매일 들여다보다 보니 갑자기 뉴스 앵커가 되고 싶어졌다. 앵커가 되려면 어느 학과에 진학해야 할지 궁금해하다가 고민 끝에 방송사에 전화를 걸었다. “저, 앵커가 되려면 어느 학과를 졸업해야 하나요?” 고등학교 3학년생의 이런 황당한 전화에 그래도 전화를 받은 방송국 인사과 직원이 전공과는 상관없고 시험을 보면 된다는 답변을 해주었다. 일단 안심을 하고 서울 시내 대학교에 진학을 했다. 앵커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하려던 대학교 2학년 때, 앵커들 출신학교가 대부분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듣게 됐다. 특히 여성 앵커는 이화여대 출신이 많았다. 당시 이화여대는 편입생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고3 수험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말리시는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학력고사 끝 세대에서 다시 수능 세대로 입시를 치르게 됐다. 다행히 2학년 가을부터 휴학하고 원하는 성적이 나와서 이화여대에 합격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방송사 취업 준비에 몰두했다. 방송사 취업설명회라는 곳은 다 가보고, 2학년 때부터 언론사 공부 소모임도 시작했다.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실제 앵커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야만 할 것 같아 무턱대고 이대 출신 앵커를 찾아 방송국에 전화를 돌렸다. 직접 알지도 못하면서 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매달렸다. 당시 KBS의 공정민 아나운서가 찾아와 보라고 답을 줬다. 학교 취업설명회 오셨던 김동건 아나운서를 무턱대고 찾아갔다. ‘가요무대’ 녹화 마치기를 기다려 ‘뉴스 기사 읽는 것을 한번 들어봐 달라’고 부탁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무모했지만 당시 “제가 잘 못하니 포기할까요”라는 질문에 김동건 선배는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 주셨다. 이렇게 무작정 부딪쳐 가면서 방송국 취업을 준비했고 4차 시험을 거쳐 MBC에 입사했다. 최종 합격자 발표 전,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로부터 방송국에 취업하려면 소위 “뒷배경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른다. 최종 합격 소식을 듣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 이후로 ‘빽’ 같은 말은 믿지 않는다. 나처럼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끝까지 노력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앵커라면 객관적인 팩트 중시하고 줏대 있어야” Q. 앵커라는 직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는 미국서 가장 신뢰받는 인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앵커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시대별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요즘 시대엔 ‘줏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정치 뉴스를 다룰 때 이러한 자질이 더 많이 요구되는 것 같다. 누군가를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분위기에 편승해 그것을 확대 재생산할 때 객관적인 팩트를 놓치게 될 수 있다. Q. 앵커를 하면서 정말 혹독한 훈련을 거친 것 같다. 초반 경험을 얘기해 준다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침 6시 뉴스 앵커를 맡게 되면서 새벽 3시 반 출근이 시작됐다. 아침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날 밤 뉴스를 다 모니터링해야 한다. 밤 11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는 생활이다. 그 와중에 일 처리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손석희 선배와 공동 진행을 하게 되면서 출근시간이 30분 당겨져 새벽 2시 반에 일어나는 고된 생활을 했다. 그런데 손석희 선배는 갑자기 예고도 없이 뉴스 중간에 프롬프터를 꺼버리라고 했다. “프롬프터를 의지하면 발전이 없어”라고 일갈했다. 눈물을 짜내면서 혹독하게 배운 그 경험이 나중에는 정말 큰 자산이 됐다. “생생한 현장에 목숨을 걸지만 보람도 크다” Q. 앵커 활약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05년 3월 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독도가 일본 땅임을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를 계기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독도 생방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독도에 입도하려면 여러 가지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문이 나 다른 방송사들도 독도 생방송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방송하는 날 직전까지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지 못하다가 겨우 입도 허가를 받고 비용 절감을 위해 오징어잡이 통통배를 타고 독도로 향하게 됐다. 날씨가 좋지 않아 위험하다는 기상청의 충고가 있었지만, 기다리던 입도 허가에 서둘러 통통배를 타고 가던 중 기상 악화로 심해지는 파도 속에 통통배 하나에 몸을 맡기고 5시간 반이나 파도를 헤치며 독도에 도착했다. 기진맥진한 가운데 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는 등 고난이 이어졌다. 독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헬리콥터에서 촬영하는 방송을 헬리콥터 문을 열어젖힌 채 문 밖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스탠드 업을 찍었다. 정말 생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날 나의 마지막 멘트는 “대한민국 땅 독도 하늘에서 MBC 뉴스 김주하입니다”였다. “여성의 방송 일 범위 넓힌 선배들에게 감사” Q. 여러 최초 타이틀로 방송에서 여성의 영역을 새롭게 넓혀 왔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옛날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과거, 심야뉴스나 새벽뉴스는 여성이 맡을 수가 없었다. 사회적으로 그 시각에 여성이 진행하는 뉴스를 본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되지 않았고, 자가용도 흔하지 않던 1980년대에 택시기사들은 첫 손님으로 여성을 태우길 대놓고 싫어했다. 그런 시대에 우리 선배 여성 아나운서들은 하나하나 그 벽을 깨왔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입사를 먼저 한 남자 선배에게는 선배라고 하면서 여성 아나운서 선배에게는 선배라고 부르지 않는 관행에 대해 숙직근무까지 자처하면서 선배로 부르도록 관행을 바꾼 여성 아나운서 선배들이 있었다. 방송국에 남아 있던 이런 차별적인 관행이 그나마 일부 해소되게 된 것에는 시대적인 변화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업무는 철저하게 해내고야 만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맡은 바 업무만 잘해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만들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묵묵히 일하면서 여성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배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선배가 되고 싶다. @img4 “AI가 대체할 수 없는 요소를 갖춰야” Q. AI 김주하가 화제다. AI가 주도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AI 시대 많은 직업들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 앵커나 기자도 대체할 수 있는 직업군에 속한다. 앵커나 기자만이 아니다. 전문성이 높다고 하는 변호사나 의사도 대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성만을 따진다면 오히려 더 쉽게 대체될 수 있다. 결국 앵커나 기자의 경우 현 시점에서 본다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식의 스트레이트 뉴스를 읽어주는 것은 AI가 이미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넣어서 중립적으로 전달하려는 앵커의 역할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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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핵추진 방식 ‘진짜 항모’ 나온다 기존 3척 디젤 방식과 대조적

계류 테스트 중인 푸젠함, 전자기 사출 캐터펄트 갖춰 더욱 무거운 전투기 이륙 가능...함재기는 J - 35 현재 다롄에서 건조 중인 4번째 항모는 핵추진 방식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에서 함재기 J-15가 이륙하고 있다. 랴오닝함은 제트스키 방식으로 끝이 들어올려진 활주로를 통해 함재기가 이륙한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중국 인민해방군은 현재 두 척의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다. 첫 번째 항공모함은 랴오닝(遼寧)함이며, 두 번째 항공모함은 산둥(山東)함이다. 현재 계류 테스트 중인 세 번째 항공모함이 푸젠(福建)함이다. 푸젠함은 중국선박그룹 산하 장난(江南)조선소에서 건조돼 2022년 6월 진수됐다. 당시 진수식에서 푸젠함이라는 명칭을 명명받았다. 이후 현재 정박 상태에서 계류 시험과 항행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푸젠함이 전자기 사출 시험을 하는 동영상이 중국 SNS에 퍼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올해 1월 3일에 중국 관영 CCTV는 푸젠함의 항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푸젠함의 모습은 3갈래의 활주로가 분명히 드러나 있으며, 활주로 부분의 가림막이 제거된 상태였다. 2022년 6월 진수식에서 공개됐던 푸젠함은 활주로 부분에 가림막이 쳐진 상태였다. 푸젠함이 계류 시험과 항행 시험을 마치게 되면 인민해방군에 교부되고 정식 취역하게 된다. 취역 후에는 항모전단을 구성해 서해(황해)는 물론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지에서 훈련을 하게 된다. 푸젠함은 전자식 캐터펄트 방식 푸젠함이 기존 중국의 항공모함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스키점프 방식이 아닌 캐터펄트 방식이라는 점이다. 스키점프 방식은 항공모함의 전투기인 함재기가 이륙할 때 스키점프대처럼 앞부분이 들어올려진 활주로를 주행하다가 스키점프하는 것처럼 이륙한다. 이에 비해 캐터펄트 방식은 활주로가 평평하다. 캐터펄트(catapult)는 사출기라는 뜻이다. 지상 공항보다 짧은 항공모함의 활주로에서 함재기가 이륙할 수 있도록 증기 혹은 전자기를 사출시키는 방식이다. 미국의 항모인 니미츠함이 증기식 캐터펄트를 장착하고 있다. 전자기 사출 시스템은 증기 시스템에 비해 설비의 부피가 작다. 더욱 큰 추력을 내면서도 중량이 작다. 유지보수 비용 역시 적다. 에너지 출력 조정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항공기 무게에 따라 사출 강도를 조정할 수 있다. 항공기의 과도한 충격과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증기식 대비 사출 빈도가 높아 연속적인 사출이 가능하다. 다만 전자기 사출 방식은 충분한 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핵추진 항공모함을 제외한 다른 함정에서는 사용이 쉽지 않다. 현재 미국의 포드함만 전자기식 사출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2017년에 취역한 포드함에는 원자로 2기가 장착돼 있다. 푸젠함은 디젤엔진으로 추진되며 원자로를 갖추지 않고 있다. 중국은 푸젠함에 보조발전기를 설치하고, 중압 직류 전력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자기 캐터펄트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푸젠함은 디젤 추진인 만큼 원양에서의 작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1년 이상의 정밀교정 및 시험을 거쳐야 한다. 캐터펄트 시험이 완료되면 실제 비행 시험이 진행된다. 푸젠함에서 아직 비행 시험이 이뤄졌다는 소식은 전해진 바 없다. 지난해 12월 공개됐던 동영상에서는 모형 차량을 활용해 전자기 사출 시험이 이뤄졌다. 올해 비행 시험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재기는 J - 35와 조기경보기 전자기 캐터펄트식 항공모함의 가장 큰 강점은 더욱 무거운 함재기를 이륙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의 랴오닝함과 산둥함의 함재기는 J(젠, 殲)-15다. J-15가 푸젠함에서 이륙한다면 더욱 많은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또한 이륙 시 연료 소모가 절약되는 만큼 작전거리 역시 늘어나게 되는 강점도 있다. 이 밖에 J-15보다 더 무거운 함재기가 푸젠함에서 이륙할 수 있다. 푸젠함의 주력 함재기는 스텔스기인 J-35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거대한 중량의 공중조기경보기도 푸젠함에서 이륙할 수 있다. J-35는 중국이 5세대 전투기로 개발한 J-31의 항공모함형 모델이다. J-35는 중국이 자체 생산한 터보팬-19 엔진을 장착해 추력을 향상시켰다.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2.1로 미국 F-35의 마하 1.6을 넘어섰다. 또한 최대 작전 반경은 1350km로 F-35C의 1100km를 상회한다. 최대 탑재무기는 7.8톤으로 F-35의 7톤보다 많다. 중국의 조기경보기 쿵징(空警)-600도 푸젠함에 적재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기경보기는 적함 혹은 적기를 식별해 내는 기능을 한다. 대형 레이더를 장착했기 때문에 중량이 무거운 만큼 전자기 사출 방식 이륙을 필요로 한다. 푸젠함에는 70여 대의 함재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랴오닝함에 들어가는 J-15 기체 수는 24기로 알려져 있으며, 산둥함에는 40여 기가 탑재된다. @img4 건조 중인 4번째 항모는 핵추진 방식 중국은 푸젠함에 이어 4번째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다. 아직 항모의 명칭이 명명되지 않아 현재는 004형 항모라고 불린다. 랴오닝함, 산둥함, 푸젠함과 달리 004형 항모는 핵추진 항모다. 앞선 3척의 항모는 디젤엔진으로 추진되며 많은 양의 연료를 탑재하고 있어야 한다. 항속거리와 항속력이 제한되고, 항모의 무게와 부피로 인해 항속과 기동성 역시 제한된다. 현재 건조 중인 004형 항모는 원자로를 사용한다. 미국의 항모 중 6척이 핵추진 항모다. 중국의 004형 항모가 완성되면 세계에서 7번째 핵추진 항모로 기록되게 된다. 핵추진 항모는 원자력을 동력으로 삼으며, 빈번한 연료 공급이 필요 없고, 더 많은 무기와 장비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을 지니게 된다. 004형 항모는 전자기 사출 활주로 4개를 갖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004형 항모에 탑재되는 원자로는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첨단 가압수형 원자로인 AP1000일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자로는 에너지 효율과 환경친화성이 높은 3세대 원자로 기술이 적용됐으며, 이미 중국에서 상용화돼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004형 항모는 현재 착공 단계에 있으며 진수하는 데 2년여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재배수량은 11만5000톤급으로 알려져 있다. 푸젠함의 만재배수량은 8만톤급이다. 핵추진 항모 취역하면 원양 작전 가능 004형 항모는 전력이 풍부한 만큼 더 많은 무장을 갖출 수 있다. 전자기 사출기는 물론 전자기 차단장치도 운용할 수 있다. 이는 함재기가 착륙할 때 전자기를 이용해 함재기의 속도를 줄이는 장치다. 또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듀얼밴드 주파수 레이더를 장착할 수 있다. 고에너지를 사용하는 레이저는 드론, 보트, 어뢰 등은 물론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효과적이다. 004형 항모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현재 중국 군사 블로거들은 쓰촨(四川)함으로 명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004형 항모가 완공돼 취역하고 항모 편대를 이루게 된다면 원양까지 작전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된다. 중국이 비전으로 삼고 있는 대양 해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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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XR기기의 '눈'…삼성전자 아이소셀 비전 시리즈

3차원 입체 정보 측정으로 로봇·XR기기 활용 기대 글로벌 셔터로 선명하고 왜곡 없이 촬영 삼성전자, 아이소셀로 이미지센서 시장 주도 | 이지용 기자 leeiy5222@newspim.com 최근 우리 일상에서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전자기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AI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첨단 전자기기도 발전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첨단 전자기기에 활용되는 기술들도 성능 개선을 끊임없이 거듭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라인업 제품인 ‘아이소셀’ 시리즈의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난 2021년 1억800만 화소의 ‘아이소셀 HM3’, 2023년 2억 화소의 ‘아이소셀 HP2’를 출시하며 성능을 높이고 있습니다. 아이소셀 HP2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3 울트라’에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센서란 카메라에 찍힌 피사체의 정보를 감지해 영상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로, 스마트폰 등의 카메라에 탑재됩니다. 사람의 눈이 5억 화소 이상의 해상도라고 하니 머지않아 아이소셀이 사람의 눈 이상으로 이미지를 구현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로봇과 확장현실(XR) 등 첨단 콘텐츠 플랫폼에 탑재되는 ‘아이소셀 비전 63D’와 ‘아이소셀 비전 931’ 등 차세대 아이소셀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아이소셀 비전 63D의 경우 빛의 파장을 감지해 사물의 3차원 입체 정보를 측정하는 ‘간접 비행시간측정센서(iToF)’인데 모바일뿐만 아니라 로봇, XR 기기 등 각종 미래 첨단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박쥐가 음파(소리의 파동)를 활용해 주변을 탐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작동됩니다. 다만 아이소셀 비전 63D는 음파 대신 발광된 빛 파장과 피사체에 반사돼 돌아온 파장의 위상차로 거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합니다. 이를 통해 사물의 3차원 입체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죠. 위상차는 두 파장의 형태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정도인데 파장들의 차이로 거리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같은 아이소셀 비전 63D는 서빙·물류 로봇과 XR 기기, 안면 인증 등 우리 일상의 각 분야에서 쓰일 전망입니다. 음식점에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서빙 로봇에 장착되면 움직이고 있는 손님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해 안전하게 음식을 서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건물 출입 등을 위해 안면 인증을 할 때에도 오류가 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업계 최초의 원칩 iToF 센서로 사물의 심도(Depth) 연산에 최적화된 ISP(이미지센서 프로세서)를 탑재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지원 없이 뎁스 맵 촬영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뎁스 맵이란 관찰 시점에서 사물과의 거리와 관련된 정보를 담은 이미지로 3차원 입체 정보를 제공합니다. 특히 아이소셀 비전 63D에는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는 ‘면광원 모드’와 원거리 측정을 하는 ‘점광원 모드’가 동시에 지원됩니다. 이를 통해 주행·서비스 로봇이 주변 상황을 빠르고 정확히 인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물의 최대 측정 가능 거리가 전작(5m)보다 10m까지 2배 확장됐기 때문입니다. 픽셀도 업계 최소 크기인 3.5㎛(마이크로미터)로 휴대와 착용이 가능한 소형 기기에 최적화됐습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아이소셀 비전 931은 사람의 눈처럼 모든 픽셀을 빛에 동시에 노출시켜 촬영하는 이미지센서입니다. 이를 ‘글로벌 셔터’라고 하는데,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선명하고 왜곡 없이 촬영할 수 있어 앞으로 XR 기기와 모션 트래킹 게임, 로봇, 드론 등 신속성과 정확도가 요구되는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도 사람이 직접 보는 것처럼 인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이미지센서는 픽셀을 순차적으로 빛에 노출시켜 촬영하는 ‘롤링 셔터’를 활용합니다. 아이소셀 비전 931은 1대1 비율의 해상도(640×640)를 지원해 XR 기기와 같이 머리 장착형 디스플레이 기기에 최적화됐습니다. 홍채 인식과 시선 추적, 얼굴 표정, 손동작과 같은 사람의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또 ‘멀티드롭’ 기능으로 하나의 데이터 선으로 최대 4대의 카메라까지 동시에 연결해 기기 제조사가 쉽게 제품을 설계하도록 지원합니다. 앞으로 로봇의 활용은 지금보다 더 일상화되고, 드론이 대중교통 수단으로도 쓰이게 되는 등 첨단 기기는 빠르게 우리 일상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그런 만큼 혁신 기술로 무장한 아이소셀 시리즈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이해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차세대Sensor개발팀 부사장은 “아이소셀 비전 63D와 아이소셀 비전 931에는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차세대 이미지센서 기술과 노하우가 모두 집약됐다”며 “삼성전자는 아이소셀 비전 라인업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차세대 이미지센서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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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호

손성연 CNC건설 대표 “무에서 유를 창조...건설은 운명 같은 내 직업”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gmail.com 지금은 거의 사라진 말 중 하나가 ‘금녀의 직업’이다. 그러나 40년 전이라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무수히 많은 금녀의 직업이 있었고 토목기사는 그중에서도 여성들이 발을 디디기 어려운 직업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여성들이 극히 적은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 상황에서 1970년대 말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대한민국 제1호 여성 토목기사로서 1982년부터 건설 현장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손성연 CNC종합건설 대표는 뛰어난 건설인이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 리더다. 경기도 안양 CNC건설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손 대표는 ‘건설업계의 잔다르크’라는 별명만큼이나 강한 분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단정하고 온화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토목공학을 전공하게 된 사연, 자신만의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 그 어렵다는 종합건설업체를 흔들림 없이 30년 가까이 키워온 이야기를 쭉 들으면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계획한 일은 언젠가는 해내고야 마는 의지, 불의와 부당함에는 절대 굽히지 않는 용기, 맡은 일은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끝까지 마무리를 짓는 책임감, 이러한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는 그이기에 30여 년 동안 건설사를 이끌어오면서 건설 분야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온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고 훌륭하게 열매를 맺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자 하는 많은 후배들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인터뷰 내내 들었다. “운명같이 시작된 토목공학도의 길” Q. 토목공학과로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제가 지금 생각해도 지금의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제 운명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저는 토목공학과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온 명지여자고등학교는 명지대학교와 같은 재단에 속해 있었고 고등학교 성적 우수자를 몇 명씩 명지대학교로 보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교무처장님 본인이 그냥 제 원서를 1지망 가정학과로, 2지망 토목공학과로 해서 명지대학교에 제출을 했어요. 그런데 제 원서를 보고 토목공학과 교수님들이 통상 가정대보다는 공대가 합격선이 높았기에 지망 순서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여학생도 한 명 토목공학과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아 저에게 직접 전화를 하셨어요. 그 전화를 받고 토목공학과에 원서가 접수된 줄 처음 알았고, 당시 재수를 생각하고 있던 상황이라 특별히 답을 못했죠. 그래서 아버지가 교수님을 만나고 4년 장학생에 취업 보장이라는 조건을 듣고 조건이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권유를 했어요. 집안 형편 등을 고려해 4년 장학생으로 그냥 진학하자고 결정하게 된 거였어요. 진학을 해보니 토목공학과는 물론 공대 전체에 여학생이라고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3학년까지 공부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다녔죠. 다만 자격증은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4학년 여름 토목기사 시험을 보고, 합격했습니다. 이어 4학년 2학기 때 교수님이 직접 대림산업에 저를 데리고 갔는데 그 자리에서 전공과 영어 시험을 봤고, 둘 다 만점을 받아서 바로 합격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건설업 커리어가 시작됐죠. 전혀 생각지도 않은 학과였는데 평생업이 되었으니 운명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건설은 마치 아이를 출산하는 것처럼 기쁜 일” Q. 건설업의 매력과 어려운 점을 얘기해 주신다면. 어느 대기업 대표가 ‘건설을 했으면 다른 일은 다 할 수 있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건설업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건설은 모든 것이 다 다릅니다. 현장의 지질 구조도 다 다르고,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도 다 다릅니다. 그리고 계속 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큽니다.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됩니다.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성 건설업 CEO 후배들에게 그러한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는 뭔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종교인이기 때문에 종교를 통해 위안과 평안을 얻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건설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 학생을 만날 때는 건설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얘기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없던 건물이 생겨나고, 새로운 도로가 만들어지고, 없던 지하철 노선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얘기해 줍니다. 마치 아이를 하나 출산하는 것처럼 기쁜 일이라고요. 건설은 정말 매력적인 산업입니다. 사업 스케일도 큽니다. 10억원 이상 이익을 볼 때도 있고, 반대로 10억원 이상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올 한 해도 300억원이 넘는 수주를 세 개 이상 해냈습니다. 보람도 크죠. 집중해서 하면 그만큼 성과가 나기 때문에 매력적인 산업입니다. “건설현장서 여자 터부시되던 시절까지 경험” Q. 커리어를 시작할 무렵 여성 차별이 심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당시는 정말 여자가 현장에 오는 것 자체를 싫어했죠. 심지어는 사고가 나면 상사가 나에게 “손 기사, 어제 현장 갔었어?”라고 물을 정도였습니다. 처음 근무했던 대림산업에서는 똑같이 대학을 나와도 남자는 4급, 여자는 6급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용납이 안 돼서 시정해 달라고 요구했죠.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다른 회사로 옮겼습니다. 옮긴 곳이 남광토건이었는데, 거기서 면접 볼 때 제가 “이 회사는 남녀 차별하는 것은 없냐”고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회사를 설립한 후에도 우리 회사가 개성공단에서 건설을 많이 했는데 북한은 남녀 차별 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회사 현장에 들어가는데도 북한 경비가 못 들어가게 해서 저희 직원이 나와 대표라며 데려간 적도 자주 있었죠. 이제는 제가 나이도 있고, 세상도 많이 바뀌었죠. 현장에 가면 엄마처럼 직원들 고생한다고 안아주고 격려해 줍니다. ‘돈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무리하게 일하지 말라고 하죠. 엄마 리더십이라고 할까, 직원들에게 엄마의 마음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Q. 건설업에서 가장 요구되는 자질이 무엇인지, 여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건설업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이고 스트레스가 심한 일입니다. 자기 자신을 조절하고 균형을 맞출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즉 자신의 육체와 정신 건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보통 일에서 얻는 보람과 스트레스를 비교하면 스트레스가 더 많은 부등식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부등호를 바꾸는 것은 바로 자신의 역량과 DNA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 스스로 20대 때 못 가졌던 꿈과 비전, 희망을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여자 후배들은 저보다 10년 이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정말 이 분야에 여자가 별로 없죠. 뚝 떨어져서 10년 아래 여자 후배들이 좀 있는데, 아무튼 토목학회 일도 그렇고 후배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건설 현장이 여성의 섬세함이나 꼼꼼함이 장점으로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매번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힘들고 위험한 일이지만 보람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img4 “직원과 함께 일군 회사, 개인 이익 위해 운영하지 않아” Q. 사업을 하면서 지켜온 원칙이 있으신지. 23년간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한 번도 회사 통장을 가져본 일이 없습니다. 회사는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일군 우리의 회사죠. 개인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회사를 운영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회사는 개인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다 공유합니다. 회사 부채도 없습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가라고 할 정도입니다. 한 해에 110억원 손실을 본 경우도 있었지만 기존에 쌓아놓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에 창업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직전에 근무했던 회사 경영자가 회삿돈을 함부로 쓰는 것을 참기 어려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대학 시절 은사 사모님을 통해 은사님이 저를 ‘제자로 키운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뿌듯해하셨다’는 말을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국세청으로부터 동안양세무서 명예서장으로 임명받아 일일 서장으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Q.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택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종교인이라서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교수, 고위직 공무원, 사업가 중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으신다면 저는 다시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답하겠습니다. 제 주도로 이끌어갈 수 있고, 노력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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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호

농촌 프리미어 리그·특전사식 여행... 2023 중국의 10대 유행어

문예월간지 야오원자오쯔 1995년부터 매년 선정 험난했던 미·중 관계와 중국의 첨단기술 육성 노력 팍팍했던 청년들의 삶과 개성화된 사회 등 반영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의 문예월간지 야오원자오쯔(咬文嚼字)는 1995년부터 매년 말이면 그해의 10대 유행어를 선정해서 발표한다. 야오원자오쯔가 선정한 10개의 유행어를 통해 2023년 중국을 회고해 본다. 1신즈성찬리(新質生產力) 이 단어는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 생산력이라는 단어는 토지, 노동력, 자본 등 생산요소를 뜻한다. 새로운 질적 생산력은 더욱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생산요소를 의미한다. 이 용어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지난해 9월 헤이룽장(黑龍江)성을 시찰할 때 사용했다. 시 주석은 당시 “신에너지, 신소재, 첨단제조업, 정보통신 등 전략신흥산업을 육성,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형성해 신성장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이 나온 이후 신즈성찬리라는 용어가 중국 내 미디어에 집중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한층 더 강화되면서 중국 내부에 기술 자립에 대한 목소리 역시 더욱 높아졌다. 2솽샹번푸(雙向奔赴) 이 단어 역시 시진핑 주석이 발언하면서 유명해졌다. 솽샹번푸는 관련 당사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서 서로 근접해지는 것을 뜻한다.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더욱 친해진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우호단체와 만찬 행사를 진행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양국 국민들의 ‘솽샹번푸’가 있을 때 중·미 관계는 혼돈에서 차츰 벗어나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시 주석은 이 발언을 통해 양국 간 민간교류를 증대시켜 미·중 양국 관계의 악화를 막고 호전시키자는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미·중 관계는 험난한 과정을 겪어왔다. 지난해 2월 정찰풍선 사태로 인해 미국 내 반중 정서가 고양됐고, 양국의 군사 교류가 단절된 채 아슬아슬한 대치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미·중 관계의 추가적인 악화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정치권에서 반중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역시 미·중 관계는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인공지능 다모싱(大模型) 이는 AI 대형 언어모델을 뜻한다. 지난해 초 전 세계적으로 챗GPT 열풍이 불었으며, 이는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챗GPT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소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며 AI 시대의 진입을 앞당겼다. 중국에서도 바이두(百度)를 필두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 대기업들이 대형 언어모델을 출시 혹은 개발하며 중국 사회에 활력을 주입했다. 4춘차오(村超) ‘춘’은 농촌이라는 뜻이며, ‘차오’는 프리미어 리그를 뜻한다. 농촌의 프리미어 리그라는 의미다. 지난해 5월 구이저우(貴州)성에서 ‘농촌 프리미어 리그’를 개최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를 줄여 ‘춘차오’라고 칭하며 환호했다.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투박하며 농촌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어서 인기를 끌었다. 춘차오는 한 경기 최다 관중 수 6만명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인터넷 조회 수는 480억건, 더우인(抖音, 중국의 틱톡) 뷰 수는 130억건을 넘어섰다. 구이저우성의 춘차오가 성공을 거두자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농촌의 NBA라는 의미의 ‘춘BA’를 개최하는 등 빠르게 모방 행사들이 생겨났다. 5터중빙스뤼유(特種兵式旅游) 터중빙이란 특전사를 뜻한다. 우리말로 특전사식 여행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지난해 중국 역시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며, 중국 인민들은 억눌렸던 마음에서 탈피해 각자 여행을 즐겼다. 하지만 여의치 않은 경제 상황으로 인해 중국인들은 장기간 여행 대신 단기 여행을 선택했고, 여행을 떠나서도 비용을 절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능한 한 적은 시간에 그리고 적은 비용으로 관광지를 최대한 즐기고 싶은 마음에 여행객들은 빡빡한 일정을 세웠고 여행지의 명소, 문화재, 맛집 등을 바쁘게 탐방했다. 마치 특전사가 작전하듯이 빠른 속도로 일정을 소화한다고 해서 네티즌들이 이를 ‘터중빙스뤼유’라고 명명했다. ‘터중빙스’라는 단어는 패러디돼 ‘특전사식 회의’, ‘특전사식 점심식사’ 등의 다양한 표현도 생성됐다. 6셴옌바오(顯眼包) 이 단어는 ‘튀는 핸드백’을 뜻한다. 과거에 이 용어는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됐다. 사치스럽거나 몹시 튀는 사람에 비유되며, 타인의 과도함을 비꼬는 용도로 사용됐다. 하지만 중국 사회가 변화하며 개성 넘치는 독특한 인재를 중시하는 풍토가 자리 잡으면서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 단어는 중국 사회에 대유행하며, 개성적이고 활력이 넘치며 귀엽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을 칭하는 용어로 변모했다. 7다쯔(搭子) 함께 카드놀이를 하는 파트너를 뜻하는 용어다. 함께 무엇인가를 즐기는 대상을 뜻한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SNS상에서 누군가를 만나 함께 취미생활을 하는 교제 행위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다쯔는 취미생활을 할 뿐 상대방의 행위나 습관, 인생관에 간섭하지 않는다. 친소 관계로 보면 친구보다 한 단계 아래이면서 회사 동료보다는 좀 더 친밀한 사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취미생활 이외의 다른 삶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를 회피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방식의 관계인 셈이다. 다쯔라는 용어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맛집 탐방을 하는 맛집다쯔, 여행을 함께 가는 여행다쯔, 스포츠를 함께 하는 스포츠다쯔, 산책을 함께 하는 산책다쯔, 쇼핑을 함께 하는 쇼핑다쯔 등으로 활용된다. 8둬바안(多巴胺) 이 단어는 도파민이라는 뜻이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로 인간의 행복감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절제된 스타일이 아닌 화려한 색상, 선명한 색상의 패션이 인기를 끌었다. 화려한 색상이 도파민을 분비시킨다고 해서 이를 ‘도파민 패션’이라고 부른다. 도파민 패션이라는 용어가 유행하자 도파민 관광지, 도파민 산책, 도파민 식사, 도파민 휴가와 같은 용어들도 인기를 끌었다. 열정적이면서 밝고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가진 남성들은 ‘도파민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9칭쉬자즈(情緒價值) 이는 정서적인 가치라는 뜻으로서 지난해 떠오른 마케팅 용어다.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게 무형의 정서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고객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이해한다는 의미로 광고 문구에 자주 등장했다. 업체들은 자사 제품을 정서적인 가치를 지닌 상품이라고 홍보했고, 소비자들은 이 단어에 매료돼 지갑을 열었다. 중국 소비자들의 더욱 높아진 심리적 요구를 반영한다. @img4 10즈이, 리제, 청웨이(質疑, 理解, 成為) 전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어느덧 이해가 되고, 시간이 지나니 동화가 된다는 의미다. 10여 년 전 방영된 중국의 드라마 애정공우(愛情公寓)에서 여주인공인 린완위(林宛瑜)는 남자친구의 청혼을 거절하고 일을 선택해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초 한 네티즌이 ‘즈이완위, 리제완위, 청웨이완위’라며 자신의 인생관 변화에 대한 포스트를 올렸고, 이 말이 사회적으로 유행했다. 이 네티즌은 ‘10년 전에는 완위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살다 보니 이해가 됐고, 어느덧 나 자신이 완위가 되어 있었다’고 인생을 회고했다. ‘즈이, 리제, 청웨이’라는 용어는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부모에 대한, 혹은 직장 상사에 대한 감정변화를 표현하는 용도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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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호

치킨도 로봇이 튀긴다...무인화 준비하는 교촌

| 전미옥 기자 romeok@newspim.com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이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용어들. 그래서 뉴스핌 월간ANDA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고 기업들의 ‘힙(hip)’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일할 사람이 없다.” 외식업계 인력난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닙니다. 엔데믹 전환으로 외식 수요는 회복됐지만 정작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음식점에서 일하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고착화됐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 서비스업 부족 인력은 2019년 하반기 1만2000명에서 지난해 하반기 6만2000명으로 416.6% 급증했습니다. 이 같은 인력난에 고물가로 인한 각종 비용 부담이 가중되자 최근에는 그 대안으로 ‘로봇’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치킨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교촌치킨이 로봇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치킨을 만드는 과정 중 일부를 로봇에 위임해 인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교촌치킨이 가장 먼저 도입한 조리로봇은 이른바 ‘튀김로봇’입니다. 뜨거운 기름에 치킨을 튀기는 일은 치킨 조리 과정 중 가장 고된 작업으로 꼽힙니다. 단순 반복 업무이지만 자칫 긴장을 놓을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촌치킨의 경우 치킨을 만들 때 바삭한 식감과 담백함을 살리기 위해 1차 튀김, 조각성형(치킨 조각에 붙은 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작업), 2차 튀김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소스를 붓질하는 과정 등 인력과 시간이 비교적 많이 소요되는 편입니다. 이 중 1, 2차에 걸친 교촌 특유의 튀김 과정을 로봇으로 구현했습니다. 교촌치킨의 튀김로봇은 총 두 종류입니다. 로봇 개발사인 뉴로메카, 두산로보틱스와 각각 손잡고 내놓은 로봇으로서 가맹점의 선택지를 넓힌 것입니다. 먼저 뉴로메카 로봇 조리 솔루션은 지난 2021년 10월 업무협약을 맺고 약 1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만든 것입니다. 해당 솔루션을 활용하면 시간당 30마리의 닭튀김 조리가 가능합니다. 이 외에도 물 반죽 분리-탈유-성형의 조리 과정 수행, 튀김 사이드 메뉴 조리 등 기능이 제공되며 가맹점 내부 동선, 다양한 조리 상황 등 각 매장에 맞게 맞춤형으로 움직임 조정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 선택지인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튀김 솔루션은 바스켓 6개를 동시에 운영해 시간당 최대 24마리의 치킨을 튀길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협동로봇이 튀김 모듈 상단에 설치돼 매일 영업 전 새로 세팅할 필요가 없으며 기름 교체, 바닥 청소 등이 용이하고 공간 활용성도 높게 설계됐습니다. 현재 교촌치킨은 총 5개 매장에 조리로봇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교촌치킨 다산신도시1호점(경기 남양주), 상일점(서울 강동구), 한양대점(서울 성동구) 등 3곳에 도입한 이후 2곳을 추가한 것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가맹점 대상 설명회를 진행하며 조리로봇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전국 1300여 개 가맹점에 조리로봇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입니다. 조리로봇에 대한 가맹점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입니다. 현재 조리로봇을 운영 중인 한 교촌치킨 점주는 “탈유 과정과 같은 힘든 작업들을 로봇이 대신 해주니 노동 강도가 크게 낮아졌다”며 “로봇이 튀김 과정을 하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교촌치킨은 이번 조리로봇을 시작으로 튀김옷 반죽 제조와 소스 도포를 위한 로봇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배달로봇, 드론배송 등 배송 혁신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는 ‘파블로항공’과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배송 서비스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경기도 가평에서 서비스에 나섰으며, 9월에는 자율주행로봇 업체인 ‘뉴빌리티’와 함께 배달로봇 시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10월부터는 KT와 손잡고 테이블 무인 주문 시스템 가맹점 도입 확산에도 착수했습니다. 치킨 조리로봇뿐만 아니라 로봇배달, 드론 배송, 무인 주문 등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 작업에 서두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교촌치킨의 ‘로봇’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인력난에 시달리는 외식업계에 바람직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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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행복한 만화가 신일숙 “후회 없도록 시작한 만화...나의 천직”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아마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뛰어난 재능을 가져서 직업적으로도 성공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렇게 보면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신일숙 작가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라는 한국 만화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장편 판타지 역사만화를 탄생시킨 신일숙 작가를 처음 만난 건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행사장에서였다. 1500여 명의 회원이 소속된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자격으로 공제회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회원들의 복지를 높이겠다는 그는 만화가협회장을 연임할 정도로 협회 내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무작정 청한 인터뷰를 흔쾌히 수락해 이뤄진 그와의 인터뷰는 즐거웠다. 만화를 사랑하고 만화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만화가의 길을 보여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 외모의 신일숙 작가는 오롯이 혼자 힘으로 만화가로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온 사람답게 내면의 무게중심이 단단하게 자리 잡혀 있는 사람이었다. 외유내강이랄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면서 넘치는 재능을 자랑하지도 않고 자신의 노력도 과장하지 않는 담담한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뿐 아니라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즐기는 게임으로 재창조된 ‘리니지’, ‘라이언의 왕녀’, ‘파라오의 연인’, ‘1999년생’, ‘불꽃의 메디아’ 그리고 새로운 대작 ‘카야’ 등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신일숙 작가. 판타지와 대서사물에서 로맨스, SF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이 있었기에 자신들의 사춘기가 정서적으로 풍요로울 수 있었다는 팬들이 많다. 그런 면에서 그가 만화가의 길을 선택한 것은 그의 행복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행복이 아닐까. “일단 부딪쳐 보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Q. 만화가로 언제 어떻게 입문하게 됐는지. 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 시절, 실습생으로 중소기업 경리 업무를 하면서 업무가 힘들고 도저히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돈을 좀 덜 벌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화를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평생 못할 것 같고 후회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만화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당시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문하생으로 들어가서 일을 도와주는 도제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하면서 당시 순정만화를 출판했던 출판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내가 그린 만화를 보여주고 출판을 의뢰했다. 1984년 ‘라이언의 왕녀’가 만화가로 처음 데뷔한 작품이다. Q. 요즘은 웹툰을 통해 독자를 바로 접촉할 수 있으니 만화가 되기가 훨씬 쉬워진 것 아닌가. 과거에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출판이나 만화잡지에 연재를 해야 했으니 출판사의 눈, 편집자의 눈을 거치거나 기성 작가 추천을 받아야만 했다. 지금은 그런 절차가 없이 플랫폼을 통해 바로 독자를 접할 수 있으니 등단 과정이 더 용이해졌다고 할 수 있다. 보통 ‘도전만화’같이 무료로 콘텐츠를 올리고 거기서 독자 반응이 좋으면 유료 콘텐츠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Q. 만화가로 자리 잡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편집자의 눈을 거쳐야 했던 과거에 비하면 독자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지금이 등단하는 데 시간이 더 단축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3년 정도 본인이 작업을 해보면 스스로 만화가로서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상력과 그림 실력 이상으로 연출력 있어야” Q. 만화가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은 무엇인지. 스토리를 만들어낼 상상력인지, 그림 실력인지. 상상력과 그림 그리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공부하고 연마하면 되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타고난 부분이 바로 연출력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센스인데 만화 한칸 한칸 화면을 어떻게 구성하고 1회 분량을 어디서 끊어야 할지, 이런 것은 뛰어난 영화감독과 같은 연출력을 갖춰야 한다. 연출력이 즉 전달력이다. 연출력이 뛰어난 사람이 전달력도 뛰어나다. 이러한 역량은 타고난 부분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연마를 해야겠지만 연마를 해도 타고난 능력만큼 연마된다고 본다. Q. 그림은 원래 잘 그렸는지, 그리고 스토리가 무궁무진한데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학교 다닐 때부터 그림을 많이 그렸다. 나보다 더 잘 그리는 애가 없었던 것 같다. 책 읽기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중학교 때 학교에 권장도서를 절반 값에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신청했다.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재밌어 보여 신청했는데 머릿속이 확 열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깊이 빠졌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수많은 상상을 할 수 있었고 고대 그리스 시대에 대해 더 공부를 하게 됐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 주인공에 내 모습 투영” Q.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만화사에 한 획을 그은 대작이다. 등단 초기 그런 대작을 한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얼마나 준비했는지. 사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데뷔할 때부터 구상했던 작품이다. 1986년부터 집필에 들어가 10년간 작업을 했다. 집필하기 전에도 2년 정도 준비작업을 했다. 역사책을 많이 읽었고 그리스 시대 역사, 투키디데스의 전쟁사, 아테네의 정치 상황 등 방대한 양의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꿈속에서 본 소부족의 얘기를 모티브로 삼았지만 역사물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만 전개가 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Q. 꿈 얘기를 많이 하셨다. 실제로 꿈에서 착안한 작품이 많은지. 실제로 꿈에서 스토리의 일부를 착안한 작품도 있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꿈에서 찾아낸 작품들도 있다. 꿈 중에서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꿈에서 만화책을 읽다가 깨어나서 일어나자마자 그 내용을 메모해 두었다가 그려낸 작품이 ‘리니지’다. 어떨 때는 꿈에서 영화의 내레이션을 들었는데 그 내레이션이 뚜렷이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쓴 작품이 ‘크리스티’였다. ‘1999년생’은 꿈속에서 스텝 1, 2, 3의 매뉴얼을 보고서 쓰게 된 작품이다. Q. 보통 작품의 주인공 캐릭터에는 작가 자신이 투영된다고 하는데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는 누가 작가 자신의 캐릭터가 투영된 것인지. 주인공 하나가 아니라 나눠서 투영된 것 같다. ‘맞다’고 생각하는 일은 일단 저지르고 수습을 하는 것은 넷째 샤르휘나의 성격에 반영된 것 같다. 반면에 계획적이고 주도적인 면은 첫째인 마누아에게 반영됐다. 셋째인 아스파샤는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상이다. “내 만화 보고 삶이 달라졌다는 독자...가장 큰 보람” Q. 만화가가 되길 잘했다 하고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인지, 중학교 때 선생님이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여성해방운동가가 되겠다고 답을 했다. 내 대답에 선생님과 친구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는데 당시만 해도 아들과 딸은 많은 차별을 받았다. 아들은 어떻게 하든 대학을 보내려 했지만 딸들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던 때였다. 오빠나 남동생을 대학 보내기 위해 딸들은 중학교만 마치고 공장에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작품 속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이 계속 등장하는 건 어릴 적 그런 생각들이 반영됐기 때문일 것이다. 4050대의 여성 팬들을 많이 만나는데 제 만화를 보면서 보고 느낀 것이 많아서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내 작품을 보면서 누군가의 삶이 변화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때 가장 보람이 느껴진다. 만화를 통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고, 그 주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Q. 작품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경험은. 특별히 작업을 하면서 창작의 고통에 시달렸거나 한 기억은 별로 없다. 다만 작품을 하게 되면 먹고 자는 시간 빼고 하루 14~16시간씩 일을 해야 한다. 어떤 경우는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면서 작업을 해야 한다. 손으로 일일이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Q. 결국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인가. 그렇다. 이 나이까지 계속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즐겁게 작업하기 때문인 것 같다. @img4 “AI 시대, 원작 저작권 보호 기준·제도 마련해야” Q. 만화가협회장으로 선출된 지 얼마나 됐는지. 2020년부터 4년째 하고 있다. (임기가 얼마냐는 질문에) 임기는 3년인데 연임됐다. 만화가협회 회원 수는 1500여 명이고,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협회장을 맡고 있다. Q. 회원이 1500여 명이나 되면 굉장히 큰 조직인데 연임까지 한 걸 보면 리더십이 탁월한 것 같다.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저 개인의 이익보다 회원 전체의 이익을 우선으로 일을 해서 그런 것 같다. 협회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는 일은 만화의 자율규제 확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있다. 영상물이나 게임물과 달리 만화는 워낙 대량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자율규제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공공기관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해 자율규제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본다. Q. AI 시대를 맞아 저작권 침해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 같은데 관련한 협회 차원의 대응은. AI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저작권을 침해할지 현상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협회 차원에서 정부와 입법부에 대해 대응을 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AI를 통해 다른 작가의 작품을 활용한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현재도 웹툰을 불법으로 나르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부족하다. 최근 이에 관심 있는 국회의원 분과 규제법안을 입안한 바 있다. 우리도 법률에 대해 더 많이 공부를 해야겠지만 국회의원 같은 입법자 분들도 만화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주었으면 한다. Q. 만화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회 없이 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된다면 그때 일단 저질러 보아야 한다. 그리고 무리하지(오버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다. 이것은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또 작품을 하면서 너무 욕심을 내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 만화가에게는 인내와 끈기도 중요하지만 ‘욕심을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건강도 지키고 행복하게 오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니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역량 내에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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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조용성의 베이징 이야기] 중국 외교관계, 러시아가 최상위...우리나라와 북한은?

중·러는 신시대전면전략협작파트너관계 우리나라와는 전략합작파트너관계 북한은 중국의 유일한 군사동맹으로 혈맹관계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우리나라는 중국과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strategic cooperative partnership)를 맺고 있다. 2008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 관계를 기존의 ‘전면적협력동반자관계(comprehensive cooperative partnership)’에서 한 단계 높은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켰다. 중국에서는 이를 ‘전략합작파트너관계(戰略合作伙伴關係)’라고 칭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 역시 각국과 외교 관계를 맺으면서 이와 같은 용어들로 국가 간의 관계를 정의 내리고 있다. 어느 경우에는 용어에 변화를 줘 관계를 격상하기도 하고, 관계를 낮추기도 한다. 해당 용어에 따라 국가 관계가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15년째 전략합작파트너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동안 한·중 관계는 정점을 맞기도 했고, 2017년 사드 사태로 인해 갈등을 빚는 등 부침을 거듭해 왔다. ‘전면’ ‘전략’ ‘합작’ 세 가지 단어 중국의 외교 관계 용어를 보면 각국과의 친소 관계나 미래 비전을 대략이나마 살펴볼 수 있다. 중국은 크게 ‘합작(合作)’, ‘전면(全面)’, ‘전략(戰略)’ 등 세 가지 단어로 파트너 관계를 정의한다. 중국의 파트너 관계 중 최상위에 놓인 국가는 러시아로 평가된다. 중국은 러시아와 ‘신시대전면전략협작파트너(新時代全面戰略協作伙伴)’ 관계를 맺고 있다. ‘전면’, ‘전략’, ‘합작’ 등 세 가지 용어가 모두 사용됐으며, ‘신시대’라는 단어도 포함됐다. 우선 ‘전면’이라는 용어는 상호 협력의 범위가 넓음을 뜻한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경제 관계와 민간 관계를 넘어서 군사안보 혹은 지역 정세 등 고차원적인 협력까지 외교의 대상으로 함을 뜻한다. ‘협력’이라는 용어는 이들 분야에서 상호 협력해 나가는 관계를 뜻한다. 러시아의 경우는 ‘합작’이 아닌 ‘협작’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으며, 이는 기존의 협력 관계를 넘어서 더욱 깊은 협력을 뜻한다. 중국의 양국 관계 서술에 ‘협작’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러시아가 유일하다. ‘전면전략협작관계’를 보다 쉬운 말로 풀이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 문화뿐 아니라 군사안보 분야 및 국제 정세에 대해 넓은 범위에서 강한 협력을 해나가는 관계임을 뜻한다. 2019년 6월 시진핑 주석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양국 관계를 ‘전면전략협작파트너관계’에서 ‘신시대전면전략협작파트너관계’로 변경했다. 기존의 전면전략협작파트너관계에 ‘신시대’라는 단어를 추가함으로써 양국이 함께 세계 단극 체제를 지양하고 다극 체제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끈끈한 우방국’ 파키스탄·베네수엘라·벨라루스 ‘신시대전면전략협작파트너관계’보다 한 단계 낮은 용어는 ‘전천후전략합작파트너관계’이다. 중국이 이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파키스탄 한 곳이었지만 지난 9월 베네수엘라와 이 관계를 새로 맺었다. 여기서 ‘전천후’라는 뜻은 국제 정세 혹은 자국 내 정치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게 변치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파키스탄은 전통적인 중국의 우방이며, 일대일로 사업 협력 핵심 국가이다. 양국 국민들 간의 우호 감정 역시 높다. 또한 파키스탄은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를 견제해 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중국으로서는 전략적 가치가 높다. 베네수엘라는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이며, 중국과는 20년 이상 우호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상호 협력이 원활한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정학적 고려를 감안해 베네수엘라와의 관계를 최근 격상시켰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관계는 ‘전천후전면전략파트너관계’로, 중국은 벨라루스와 해당 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의 우방이자 구소련의 핵심 국가인 벨라루스는 중국과 오랜 우호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다만 경제적 혹은 외교안보적 협력의 공간이 적은 탓에 ‘합작’이라는 단어가 빠져 있다. 한국은 전략합작파트너관계 이보다 한 단계 낮은 관계는 전면전략합작파트너관계이다. ‘전면’, ‘전략’, ‘합작’ 등 세 단어가 모두 포함된 관계로 높은 수준의 우호 관계를 뜻한다. 중국은 베트남, 태국, 미안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 이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콩고,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의 우방국들과도 이 관계를 맺고 있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관계가 중국이 우리나라와 맺고 있는 전략합작파트너관계다. 중국은 우리나라 외에도 인도,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브루나이와 이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강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동북아시아 정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협력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 문제 및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협력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전면’이라는 단어가 붙지 않는 ‘전략합작파트너’로 설정됐다. 한·중 양국이 2008년 전략합작파트너관계를 맺기 전에는 전면합작파트너관계였다. 이는 경제·문화적인 분야에서 전면적인 협력을 해나가는 관계라는 뜻이다. 2008년 한·중 관계에 ‘전략’이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전면’이라는 단어는 포함되기에 부적절해졌다. 이 밖에 중국은 대다수 유럽 국가들, 남미 국가들과 전면전략파트너관계를 맺고 있다. 전략적인 논의를 해나가지만 협력적인 관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이에 속한다. 미국, 일본과는 파트너 관계 없어 중국은 미국, 일본과는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미국의 경우 중국은 2012년까지 ‘합작파트너관계’를 맺어왔다. ‘전면’이라는 단어도 ‘전략’이라는 단어도 사용되지 않은 채 ‘합작’이라는 용어만을 사용했다. 당시 미·중 양국은 비교적 강한 협력을 해나가고 있었지만 양국 관계는 합작파트너관계에 머물렀다. 이후 중국은 2012년 미국과 ‘신형대국관계’를 맺자고 제안했다. 이 용어에는 기존 대국과 신흥 대국의 충돌을 피하고 평화공존하는 관계를 지향하자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중국은 미국에 지속적으로 신형대국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는 ‘전략호혜관계’를 맺고 있다. 양국 역시 경제적 협력이 긴밀하지만, 과거사 문제와 지정학적 갈등 문제로 인해 양국 관계에 ‘파트너’라는 용어조차 들어가지 못했다. 중국의 유일한 ‘혈맹국가’ 북한 중국은 북한과도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다만 이는 파트너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북한과 군사동맹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군사동맹을 맺은 유일한 국가가 북한이다. 그만큼 양국의 관계는 긴밀하다고 볼 수 있으며, 중국 내 학자들은 북·중 관계가 중·러 관계보다 격이 높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은 북중우호조약(조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대한 조약)에 근거한다. 이 조약은 김일성 당시 내각 수상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가 1961년 7월 베이징에서 체결했다. 조약에는 “조약 일방이 어떠한 한 개의 국가 또는 몇 개 국가들의 연합으로부터 무력 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조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북중우호조약은 20년 만기이며, 양국이 수정하거나 중지하는 문제에 합의를 이루기 전에는 자동 갱신된다. 이 조약은 현재 62년째 유지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이 서로를 ‘혈맹’이라고 칭하는 것 역시 이 조약을 근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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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극한 상황에서도 생명 살리는 코오롱스포츠의 ‘라이프텍 기술력’

상위 기술 집약된 의류 라인 ‘라이프텍’ 신소재·특허기술 등 적용된 재킷 해양 조난 시 필요한 재킷도 곧 출시 | 노연경 기자 yknoh@newspim.com 영하 50도의 극한 추위 속에서 남극 연구원들은 무슨 옷을 입을까요? 올해로 반백 살을 맞은 코오롱스포츠는 1988년 세종과학기지 연구진에게 피복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남극 탐사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술력’은 코오롱스포츠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자랑거리입니다.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부사장은 지난 10월 26일 코오롱스포츠 론칭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코오롱스포츠가 50년 동안 국내 최고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2006년 코오롱스포츠는 이렇게 극지 탐험가를 위한 의류를 제작하며 쌓은 기술력으로 생명을 살리는 의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코오롱스포츠의 가장 상위의 기술이 집약된 의류 라인 ‘라이프텍(Lifetech)’입니다. 생명을 뜻하는 ‘라이프(Life)’와 기술을 뜻하는 ‘테크(Tech)’의 합성어로 지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라이프텍 의류에는 생명을 살리는 코오롱스포츠의 기술력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9개 버전의 재킷이 나왔습니다. 그중 3번째로 출시한 재킷은 극한의 환경을 넘나드는 히말라야 원정에서 직접 테스트를 거친 제품으로, 세계 최초로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한 발열체인 히텍스(Heatex) 원단을 사용했습니다. ‘히텍스’는 코오롱 계열사 코오롱글로텍에서 개발한 스마트 섬유소재입니다.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시키기 때문에 자체 발생 열에 의해 일정한 온도 유지와 습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5번째 제품에는 코오롱스포츠의 특허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자연풍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 수 있는 특허기술을 통해 랜턴과 GPS, 발열 원단에 필요한 전원을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 카라비너, 견인 고리, 안전 고리를 갖춰 안전사고 발생 시 부상자 이송을 용이하게 했고, 시야 확보를 위한 후드 윈도, 구조 활동을 돕는 LED 시스템 등을 갖췄습니다. 이후에도 라이프텍은 이탈자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이트 장치 기능이 들어간 재킷, 비상 시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윈드터빈 제너레이터, 주변 상황 녹화가 가능한 라이프캠 등을 갖춘 재킷을 차례로 선보였습니다. 곧 출시할 10번째 제품은 최초로 산이 아닌 바다로 넘어갑니다. 산을 넘어 바다까지 아우르겠다는 코오롱스포츠의 목표에 맞춰 해양 조난 시 필요한 기능을 갖췄습니다. 내부에 탑재된 ‘구명튜브’는 수압을 감지했을 때 자동 팽창해 몸을 보호합니다. 또 재킷에 장착된 ‘조난신호기’는 해양사고 시 GPS 위치정보를 송신해 위험 상황을 알리는 기능을 합니다. 해양 조난 시 ‘골든타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체온 유지를 위해 발열 기능도 넣었습니다. 물속에서도 최대 40분까지 발열 기능이 유지됩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라이프텍의 혁신적 기술 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라이프텍의 목적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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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호

우미영 前 어도비코리아 대표 "일은 성장 동력...용기는 도약 발판"

@img5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우미영, 이 이름 석 자로 IT업계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업인 어도비코리아의 한국대표를 역임하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까지 지냈다. 그러나 그가 유명한 것은 높은 직위까지 올라서가 아니라 비전공자이면서 업계에서는 생소한 여성 IT 영업직원으로 출발해 최고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그 성장의 과정에서 보여준 공감의 리더십과 파트너십 때문이었다. 고객이나 상사, 동료, 후배 직원들까지 경쟁 상대가 아니라 모두 함께 성장하는 윈-윈의 관계를 맺고자 했던 그의 진심이 많은 사람에게 전해진 것이다. 이제 그는 인생의 전반전을 멋지게 끝내고 후반전을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30년 동안 일하면서 경험한 성장의 과정을 나누고, 리더십을 고민하는 후배들을 위해 교육을 하며, 유튜버로서 직장인들의 고민을 듣고 풀어주는 일을 시작했다. 전반전을 끝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그는 자신의 롤 모델이라는 프랜시스 헤셀바인처럼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가을 햇살이 좋은 날 마주앉은 그와의 대화는 즐겁고 편안했다. 일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항상 의미를 찾고, 그 일하는 과정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켜 왔다고 말하는 그를 보면서 그런 긍정의 태도가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고 주위를 변화시키는 힘이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의 현인’이라고 불릴 만한 그의 일 얘기는 민들레 홀씨처럼 일터라는 들판에 퍼져나갈 소중한 씨앗이었다. “일을 할 때는 윈-윈하는 자세로” Q. 직장생활 경험이 많으시다. 90년대 IT업계에서 흔하지 않은 비전공자이면서 여성 영업직으로 경력을 쌓게 된 배경은. 1990년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고시공부를 하던 대부분의 친구들과 달리 저는 처음부터 직업전선에 뛰어들었죠. 나눔기술이라는 작은 IT기업이었습니다. 중소기업이라서 거기서 이것저것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IMF 외환위기 때 회사가 기술력은 있었지만 너무 어려워져서 저도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했죠. 여러 대기업에 원서를 냈는데 저에게는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그 회사들 중 한 곳 인사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그 담당자 말이 “우미영 씨는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찾는 사람은 인사면 인사, 홍보면 홍보, 개발이면 개발, 특정 분야에서 몇 년 동안 경험을 쌓은 분”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자리를 구하지 못해 다시 신생 IT기업에서 두 번째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근무를 하면서 줄곧 어느 직역을 전문 분야로 할까 고민하던 중 영업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영업직원들은 낮에는 고객사 휴게실에서 하루에도 몇 잔씩 믹스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누다가, 진짜 영업은 밤에 저녁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식이었습니다. 저런 거라면 내가 지금 시작해도 충분히 따라잡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바로 사장님을 만나 영업을 하고 싶다며 직무 변경을 요청하였습니다. 사장님은 바로 영업부로 옮겨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영업직 커리어가 시작된 것입니다. IBM 같은 다국적 기업을 제외하고는 여성 영업직원이 거의 없던 시대에 그렇게 흔쾌히 결정을 내려준 사장님도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분 같아요. Q. 뒤늦게 영업직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낸 비결은. 영업직을 자원했지만 막상 찾아다닐 고객이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려움이 앞섰죠. 그때가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활용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는데 보험사나 카드사나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전산시스템을 막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사 전산실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 될 것이 없을까 찾게 되었고, 새로운 기술을 쉽게 설명할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중에는 아무리 찾아도 그런 책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프로그래밍 관련 기술서적을 직접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아마존에서 ‘엔터프라이즈 자바 빈’이라는 책을 사서 직접 번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혼자 작업을 하다가 기술영어를 번역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파트너사에서 일하던 능력 있는 기술자와 함께 공동번역을 해서 고객사 기술직 직원들에게 선물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업계에서 실력 있는 영업사원으로 소문이 나고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A사에서 설명회를 하면 그 고객이 다른 B사의 대학 동기에게 소개해 주는 식으로 만나게 되는 고객이 계속 늘었습니다. 때로는 고객 한 명 앞에서, 때론 5~20명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당시 만난 고객을 엑셀로 정리해 보니 3년 동안 2800명이 넘었습니다. 저는 고객을 물건을 팔아주는 상대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찾아서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는 자세로 일해 왔는데 그것이 저의 나름의 성장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하면 이미 늦어...자신을 추천할 용기도 필요” Q. 중소기업의 영업직원에서 시작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IT회사 대표까지 올라간 것은 대단한 일인데요. 제2의 우미영을 꿈꾸는 후배가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용기’라는 단어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쓴 책에도 “나를 추천할 수 있는 용기”라는 글이 있는데, 지금까지 경력을 이어 오면서 제가 뭔가 큰 성장을 했거나 성과를 거두었을 때는 제가 용기를 내었을 때였습니다. 기술서적 번역으로 업계에서 유능한 영업직원으로 이름을 알리던 저는 세 번째 직장인 글로벌 IT기업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직한 지 6개월 만에 지사장이 회사를 떠나게 되어 지사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지사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헤드헌팅 업체에서 추천한 후보에 대해 아시아태평양본부 사장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헤드헌팅 업체에서 한국의 비즈니스 상황을 좀 더 상세히 들어보겠다며 직무대행인 저에게 면담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날 면담에서 회사 상황에 대해 쭉 얘기를 듣고 난 후 헤드헌터가 갑자기 저에게 지사장으로 추천해 줄 사람이 있는지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잠시의 침묵을 깨고 나 자신이 적임자 같다고 얘기하니 왜 자신을 추천하지 않느냐고 되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두 가지 이유는 아직 내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과 회사가 입사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나를 신뢰할 것인지였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직무대행 체제를 6개월 더 연장할 것을 회사에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주저하는 저에게 헤드헌터가 했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데 바로 “Why not? Nothing to lose.”였습니다. 헤드헌터와의 면담 후 저는 6개월의 직무대행 기간을 더 달라는 제안을 하였고, 그동안 제가 한국지사장으로 적합한지 평가받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회사에 보냈습니다. 회사는 내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했고, 저는 그 6개월 동안 약속한 성과를 모두 달성하였습니다. 마침내 6개월 후 저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에게 메일을 썼습니다. 이제 제대로 지사장 월급을 주면서 나에게 일을 시켜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그 직후 저는 그 회사의 한국 대표가 되었고 이후 5년간 그 회사를 이끌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 제가 헤드헌터의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고 용기를 낸 덕분에 대표로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일하면서 계속 성장은 하지만 그 속도가 일정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정체되는 시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장의 과정에서 제가 용기를 냈을 때 저는 더 크게 성장하였고 그 용기가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이 준비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면 그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여성 분들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일단 용기를 내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성장이 멈춘다고 느끼면 변화를 추구” Q. 회사를 많이 옮겨다닌 편인데,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이 더 크다고 보시는지. 저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 협업을 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 지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주어진 과제를 다 해결하고 더 이상 성장한다는 느낌이 사라지면 어김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열망이 일어납니다. 세 번째 직장인 글로벌 IT기업에서 스스로를 추천하여(웃음) 대표를 5년 동안 하고 나서 다시 새로운 모험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회사에 제 의사를 전달하니 회사에서는 갑자기 나에게 싱가포르로 와서 동남아 지역의 비즈니스를 맡아 달라는 예상치 못한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 제안을 받고 저는 두 가지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습니다. “실패했을 때 내가 잃을 것은 무엇인가?”, “결과에 상관없이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창업을 할 것도 아니고 크게 잃을 것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로 가기로 결정하고 그곳에서 1년 반을 근무하였습니다. 큰 경험이었고 해외에서도 SNS를 통해 국내 업계 사람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을 했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고 동남아 전역에 좋은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게 되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변화는 저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도 저는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변화가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img4 “실패는 성장을 위한 투자, 복기해야 성장 가능” Q. 유튜버로서 직장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계시는데 직장생활을 이제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특히 해주고 싶은 말은. 유튜브를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게 되었는데 특히 MZ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직장인에게는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무를 심어 놓고 매일같이 쳐다본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묵묵히 물을 주고 가꾸어 나가면 어느덧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항상 좋은 결과만 있지는 않습니다. 실패를 할 경우도 많은데 실패했다고 안타까워만 하고 복기를 하지 않으면 실패는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안타깝더라도 복기해서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 보고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성장의 과정이 됩니다. 일을 하면서 그 과정 속에서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또는 이렇게 했더니 실패하였으니 이 부분을 보완해야겠구나 하면서 배워 나가는 것이 바로 성장입니다. MZ세대 직장인들은 평생 직장보다는 평생 직업인을 꿈꾸며 일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러려면 더더욱 일을 하면서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인생의 후반전에서 유튜버로서 리더십 코칭, 직장생활 멘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보람이 크신지. 인생 후반을 뛰면서 느끼는 보람은 전에는 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회사에 국한되었다고 하면 지금은 하나의 회사에 한정되지 않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저와 함께 일했던 팀원들 중에 글로벌 기업의 한국 대표가 된 사람이 5명이나 됩니다. 리더로서 후배들을 잘 코칭하는 기쁨이 컸는데 이제는 다양한 연령과 직급의 직장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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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호

"난징·쑤저우 주재원은 현지 정착을 꿈꾼다" 중국 도시 행복감 순위는?

경제·사회·환경 등 13개 항목으로 행복감 수치화 난징 1위, 쑤저우 7위, 베이징 19위 집값 부담 적고 녹지 풍부한 지방도시 행복감 높아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 교민사회에는 “난징(南京)과 쑤저우(蘇州)의 주재원들은 한국 귀임 대신 현지 정착을 꿈꾼다”는 말이 있다. 실제 기자의 체감으로도 베이징(北京)의 주재원들은 귀임이 임박하면 주저 없이 한국행을 택하지만, 유독 난징과 쑤저우 지역의 주재원들은 귀임 시기를 늦추려고 노력하거나 시기가 다가올수록 “이곳에 정착할 수는 없나”란 화제를 술자리 안줏감으로 삼곤 한다. 난징과 쑤저우 주재원의 가족들 역시 이 지역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 남성 주재원이 베이징에 부임하면 부인이 정착 초기에 우울증에 걸리지만, 난징과 쑤저우 지역의 부인들은 매일같이 웃음꽃이 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최근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런쩌핑(任澤平)이 중국 도시별 행복감을 수치로 계량화해 순위를 매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난징이 행복감 1위 도시였으며, 쑤저우는 7위에 랭크됐다. 베이징은 19위였다. 중국 교민사회에 나도는 말이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런쩌핑 연구팀은 △경제지표 △사회지표 △환경지표 등 크게 3가지 카테고리에서 13개 항목을 조사해 행복감을 수치화했다. 데이터는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2년도 수치를 기반으로 했다. 경제지표로는 △도시 GDP △1인당 GDP △주거비 소득 비중 △가처분소득 △도농 소득격차 등 5가지 항목이 조사됐다. 사회지표로는 △인구증가율 △교사학생 비율 △1인당 궤도교통 거리 △1인당 의료진 수 △도시화 비율 등 5가지가 조사됐고, 환경지표로는 △1인당 녹지면적 △미세먼지 농도 △GDP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3가지 항목이 조사됐다. 연구팀은 중국의 337개 지급시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중국의 행정단위에서 시(市)는 지급(地級)시와 현급(縣級)시로 나뉘며, 지급시는 현급시를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다. 홍콩, 마카오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상하이 인근 창장삼각주 도시들 행복감 높아 조사 결과 행복감 상위 50개 도시 중에는 창장(長江) 이남 지역의 도시가 34곳으로 68%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창장 이남 지역을 장난(江南)이라고 칭하며, 역사적으로 장난 지역이 살기 좋다는 통념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또한 도시들을 동부, 중부, 서부, 동북 등 4개 지역으로 나눴을 때, 50개 도시 중 동부 지역의 도시가 28곳이었다. 동부 연안 지역 도시들이 경제적으로 발전했으며, 기후가 쾌적하다. 특히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의 도시는 17곳이 포함됐다. 중부 지역 도시는 9곳, 서부 지역 도시는 10곳, 동북 지역 도시는 3곳이 50위권에 들었다. 조사 대상 337개 도시 중에는 1선 도시가 4곳, 2선 도시가 35곳, 3선 도시가 85곳, 4선 도시가 213곳이 분포해 있다. 중국은 경제개발과 인구수 등의 기준으로 도시를 1선, 2선, 3선, 4선 도시로 나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중국의 대표적인 대도시 4곳이 1선 도시이며, 2선 도시는 지방정부가 소재한 도시들을 포함한다. 1선 도시 4곳은 행복감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1선 도시는 중국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된 곳이지만 높은 주택비용과 낮은 상주인구 증가율이 행복감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2선 도시 35곳 중 29곳이 50위권에 들었다. 이들 지역은 최근 경제성장 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인구 유입도 많고, 집값도 적당하다. 3선 도시 12곳, 4선 도시 5곳이 행복지수 50위권 도시에 포함됐다. 3선 도시와 4선 도시는 인구 유출이 많고, 석탄에너지 사용이 많으며, 산업구조가 낙후해 있다. LG의 도시 난징이 행복감 1위 행복감 1위 도시로 장쑤(江蘇)성 난징이 선정됐다. 삼국시대 오나라 손권이 도읍으로 정한 건업(建鄴)이 바로 지금의 난징이다. 난징 대학살이 일어난 곳으로 우리나라에도 익숙하다. 옛 이름은 진링(金陵, 금릉)이다. 장쑤성의 성도인 난징은 1인당 가처분소득이 7만6643위안으로 높은 편이다. 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비율은 1:10으로 중국 내 도시 1위다. 또한 중국 내 중점 대학 20곳이 포진해 있다. 난징시는 도시 간 교통망이 조기에 구축됐으며, 각 지역이 철도 및 지하철로 연결돼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중국 역대 6개 왕조의 수도로서 명승지와 문화 자원도 풍부하다. 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 역시 높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을 4곳 보유하고 있다. 1인당 녹지비율 및 1인당 공원 면적이 중국 내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금호타이어 등이 난징에 위치해 있어 시민들이 한국에 우호적이며, 교민사회가 탄탄하다. 아시안게임 개최지 항저우가 행복감 2위 2위에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가 랭크됐다. 남송 시대 수도였던 곳이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지상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2016년 G20 회의가 개최됐으며 올해 9월 개막한 아시안게임이 진행된 도시이기도 하다.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한 이곳은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사회보장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주민들의 소득 격차가 비교적 크지 않다. 3위는 후난(湖南)성 창사(長沙)가 꼽혔다. 중국 내 떠오르는 미식 도시이며, 전국적인 지명도를 지닌 야시장이 여럿 분포해 있다. 시 중심가는 밤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붐비며 전반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도시다. 특히 주거비용이 저렴한 편이어서 젊은 층이라도 소비 능력이 높다. 중국에서 가장 인구 유입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4위는 안후이(安徽)성의 성도인 허페이(合肥)였다. 반도체 및 AI 기업이 포진해 있는 신흥 산업도시다. 5위는 저장성 저우산(舟山)이다. 이곳은 해안도시로 대기오염이 적다. 저우산은 국가산림도시, 국가정원도시 등으로 지정된 바 있다. 6위는 안후이성 우후(蕪湖)로, 3선 도시로는 유일하게 행복감 10위권 도시에 올랐다. 자동차, 전자, 소재 산업이 발전해 있다. 도농 소득 격차가 작다. 쑤저우 7위, 다롄 9위, 칭다오 13위 7위는 장쑤성 쑤저우가 차지했다. 이곳은 일찍이 제조업이 발달해 있다. 주거비와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자연 환경이 좋아 관광 산업도 발전해 있다. 장쑤성에서 가장 공기가 좋은 도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포스코가 이곳에 진출해 있으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쑤저우공업원구에 입주해 있다. 이곳은 중국 내에서도 교민사회가 탄탄한 지역으로 꼽힌다. 8위는 저장성의 해안도시 닝보(寧波)가 선정됐다. 교통이 편리하고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해안선을 따라 해수욕장을 비롯한 관광지와 레저시설도 잘 정비돼 있다. 9위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가 꼽혔다. 1인당 의료진 수가 많은 편이며, 31개 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대기 환경이 좋고, 조선업과 하이테크 산업이 발달해 있다. 동북 지역에서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은 도시다. 10위에는 광둥성 주하이(珠海)가 올랐다. 1인당 소득 수준이 높고, 주민간 소득 격차가 적다. 섬이 많으며, 기후가 쾌적하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에 익숙한 도시 중에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島)가 13위, 상하이가 16위, 광둥(廣東)성 선전이 17위, 장쑤성 우시(無錫)가 18위, 베이징이 1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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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호

포스코·현대제철, 수소 활용에 사활 건다

| 채송무 기자 dedanhi@newspim.com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보고 의무가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등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수소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한국 전체 탄소배출량의 1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입니다. CBAM에 따른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화에도 2026년 도입 전까지 기업이 치러야 할 비용은 없지만 미국과 EU 등의 탄소 저감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빠르게 탄소중립을 이뤄야 하는 상황입니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그 가장 큰 무기가 수소환원제철입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기존 철을 만드는 데 쓰였던 석탄 대신 100% 수소를 사용해 직접 환월철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제조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 철을 만드는 고로 공법은 가장 효율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합니다. 고로 방식은 석탄과 철광석을 고로에 작업하기 적합하게 덩어리 형태인 코크스와 소결광으로 가공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포스코는 대안으로 가루 형태의 석탄과 철광석을 가공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파이넥스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파이넥스 기술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키인데요. 파이넥스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작업과 환원된 철광석을 녹이는 용융 반응을 분리해 환원은 유동환원로에서, 용융과 환원가스는 용융로에서 작업을 하게 됩니다. 포스코는 소결 과정과 코크스 과정 없이 분철 광석과 일반탄을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효율성과 탄소 배출을 줄였습니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핵심은 파이넥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모든 공정을 수소와 전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석탄을 이용한 용융로는 전기로로 대체하고, 유동환원로에 공급하는 환원가스는 수소로 대체합니다. 여기에 포스코는 제철 과정에 사용하는 수소 역시 그린수소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탄소 배출 없이 청정하게 만들어진 수소인데요. 전기로에 사용하는 전력도 탄소 배출 없는 재생에너지로 만들겠다는 입장입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파이넥스 설비를 포스코와 공동으로 설계했던 영국의 플랜트 건설사 프라이메탈스와 수소환원제철 엔지니어링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하이렉스(HyREX) 시험설비 설계에 착수하는 등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 시험설비는 2026년에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2050년까지 포항·광양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대한 상용화 검증이 끝나도 기존 공정을 대체해 설비를 전환하고 유동환원로, 전기로 등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건설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함께 대량의 그린수소를 공급할 인프라도 필요합니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탄소중립 전환기의 기술로 고로·전로 등 기존 설비를 활용해 저탄소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공정기술 전략인 저탄소 연원료를 사용하고, 상저취전로·전기로 합탕 등의 방법도 함께 추진 중입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 전환을 통해 저탄소 고급 판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이큐브는 현대제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인데요.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의 전기로에서 발전해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가 기술의 핵심입니다. 현대제철은 신개념의 전기로에 고철과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저탄소 쇳물), 수소환원 DRI(직접환원철)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자동차강판 등의 고급 판재류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고로와 전기로 양 부문의 시너지’라는 현대제철의 강점을 바탕으로 수립된 하이큐브는 원료와 공정, 제품 측면에서 탄소 저감 과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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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호

혁신가 육성하는 윤종영 국민대 교수 “AI가 나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라”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IBM, 야후 등 선망의 대상인 최첨단 IT기업에서 20여 년간 IT 컨설턴트로 활동한 사람이라면 도대체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 윤종영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를 소개받고 드는 궁금증이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판교의 한 사무실에서 윤 교수를 만났다.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 창업과 육성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AI양재허브센터장도 역임한 그는 현재 판교에서 민간 AI 활용 교육 플랫폼 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늦여름 오후 빗길을 달려가 만난 윤 교수는 IT업계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답게 우리 사회가 변화돼 가는 모습을 예측하고 사회의 각 구성원들이 어떻게 준비를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AI도 전기처럼 산업 생태계에 꼭 필요한 하나의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 AI 자체의 발달보다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교수로, 스타트업 창업지원가로, 혁신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위원으로 수많은 역할을 펼쳐가고 있지만 결국 이러한 활동을 아우르는 것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겠다는 윤 교수의 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 중심의 최첨단 분야에 종사하지만 오히려 답은 인본주의에서 찾고 있다고 할까. AI가 변화시킬 우리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 “신중한 낙관론자(Optimist)”라고 답한 윤종영 교수와의 인터뷰는 앞으로 다가올 사회에 대해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적응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긍정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시간이었다. “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정신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Q. 너무 다양한 경험을 하셨는데 어떻게 해서 그 수많은 세계적 IT기업들에서 기술 컨설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무엇을 전공하셨는지요. 저는 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지금의 LG CNS에서 3년 정도 개발자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공부를 좀 더 해보고 싶어서 대학에서 부전공을 헀던 신문방송학 공부 경험을 살려 미국 스탠퍼드대학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영어를 나름 한다고 자부했는데 유학하면서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선택과목으로 수강한 1학점짜리 컴퓨터 사이언스 세미나 수업에서 외부 강사로 초빙된 현직 IT컨설팅 회사 임원을 만나 IT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수업을 들은 뒤 무턱대고 그분을 찾아가 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했죠. 그랬더니 한번 찾아오라고 하더군요. 찾아갔더니 이것저것 묻더군요. 이런 걸 할 수 있느냐? 뭐 이런 질문들이었습니다. LG CNS에서 근무한 경험이 이때 도움이 됐습니다. 주로 그런 걸 해본 적이 있다고 답변을 했죠. 세 번 정도 찾아가서 각각 다른 회사 관계자를 만나 인터뷰를 했고 입사가 결정됐습니다. Taos라는 IT컨설팅 업체였는데 이 회사에는 제가 세 번 입사하는 특별한 인연을 맺었습니다. 다른 회사로 옮겼다가 두 번을 재입사했던 거죠. 저와 많은 인연이 있는 회사였죠. Q. 직접 컨설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 처음으로 직접 현장에 나가 일할 때는 정말 무척 힘들었습니다. 과제를 맡았을 때 이런 걸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저의 대답은 “무조건 할 수 있다”였죠. 그러면 언제까지 할 수 있냐고 묻고, 그렇게 큰 프로젝트가 아니면 대강 1주일이라고 답을 하죠. 그러나 사실 처음 접하는 일이 많아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이고 시간은 부족했죠. 그렇다고 모르는 티를 낼 수 없어서 다른 팀원들과 일을 하다가 함께 퇴근을 하고는 다시 회사로 돌아와 혼자 공부하면서 일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처음 1~2년간 그런 생활이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3년이 넘어서면서 일이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붙었죠. “자율과 선의의 경쟁 문화, 몸으로 부딪쳐 배워” Q. 미국에서 20여 년 직장생활을 하셨는데 미국 IT업계의 특별한 조직문화가 있는지. 미국 IT업계의 조직문화는 ‘참여’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회의를 하려고 모였을 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면 매우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회의에 참석했으면 어떤 발언이라도 해야 기여를 한 것으로 인정받습니다. 한국에서는 회의 때 발언했다가 일을 떠맡을까 봐 말을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면 회의에서 배제됩니다. 내 일과 관계없는 것이라도 같은 공간 내에서 일하는 동료에게 상사나 다른 동료가 와서 협의를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아무런 코멘트를 안 하면 똑같은 이야기를 나에게 와서 또다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깨 너머 얘기라도 한마디 던지는 것이 낫습니다. 참여가 일상인 분위기죠. 그리고 논의하는 것이 현실성이나 사업성 없는 것도 많지만 그렇게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페이스북에 있을 때 특히 광범위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 IT기업에서는 일할 때 일하는 방식 등에 대해 마이크로 매니징은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과를 내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관리자 역할이 힘든 편입니다. Q. 고용계약도 한국과는 다른 점이 있겠죠.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 측에서 계약서를 내미는데 거기에 명시적으로 “아무런 이유 없이도 해고할 수 있다”는 워딩이 쓰여 있었습니다. 제가 외국인이라서 이런 표현이 있는가 해서 차별 아니냐고 했더니 회사 측에서 웃으면서 그렇지 않다고, 모든 근로계약에 다 포함돼 있는 문구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그러했고 일하면서 저는 해고에 대한 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그 이후에도 두 번이나 재입사를 했으니 그야말로 일 위주로 공정하게 대우를 받은 것이죠. 미국에서는 이력서에 성별, 나이도 쓰지 않았습니다. 채용되지 않은 사람이 그런 것을 이유로 차별받았다는 주장을 할 소지를 아예 차단한 거죠. “실리콘 밸리 K-그룹 의장으로 활동, 한국학생 도와” Q. 실리콘밸리에서 일만 하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셨던데 그 계기와 취지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 모임인 K-그룹이라고 있습니다. 회원 수가 3000명 가까이 되는 큰 단체입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제가 공동회장을 맡아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제가 실리콘밸리에서의 근무 경험을 강연하니 호응이 높았고, 당시 한국에서도 창조경제 붐이 불어 강연 요청이 매우 많았습니다. 한국 대학생들 중에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그래서 개별적으로 강연을 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함께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기획했고 반응이 좋아 이후 강연투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한국에 1년에 6번까지 들어오기도 했는데 한국 청년들에게 꿈을 심어준다는 봉사 개념으로 강연을 다녔습니다. “ ‘AI양재허브센터장’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키워” Q. 귀국해서 AI 양재허브센터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데 어떤 일들인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중소기업부가 운영하는 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인 TIPS타운센터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 때문이었습니다. 센터장을 맡으면서 당시 창업지원자금 규모를 대폭 확대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국민대 소프트융합대학에서 강의를 맡았는데 처음부터 교수를 할 생각은 없었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보람이 많아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그리고 서울시가 운영하는 AI 양재허브센터장을 맡아 AI 기반 창업 기업을 지원한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거기서 제 역할은 일종의 스타트업 학교 교장 같은 것인데, 스타트업 생태계가 좀 더 내실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투썬 AI스쿨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투썬 AI스쿨은 기업 임직원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AI 활용 교육을 하는 곳인데 이곳 역시 AI 기반 기업생태계 확산에 기여하는 곳이죠. “혁신가를 키워내는 것이 내 일의 핵심가치” Q. 지금까지의 일들이 다 일맥상통하는데, 본인 활동을 관통하는 핵심가치가 있다면. 어려운 질문인데,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지만 결국 이 분야로 와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참여하는 기관 중에 TEU(TIDE Envision University)라고 있습니다. ‘미친 이노베이터를 위한 학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데, 10년에 10억명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혁신가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TIPS타운센터장, AI양재허브센터장, TEU 활동, 이러한 모든 활동이 결국 혁신가를 키워내고 혁신기업이 성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역할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AI로 대표되는 기술혁신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AI는 도구입니다. 전기나 마찬가지죠. 과거 전기가 없던 시절에 비해 전기는 엄청난 산업 발전의 토대가 됐습니다. AI 역시 활용할 줄 알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편리한 것이죠. 저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AI가 여러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여러분을 대체하게 됩니다. 배워서 AI를 활용할 준비를 하면 됩니다.” Q. 그럼 기술 변화에 대해 옵티미스트(낙관주의자)로 봐도 되겠군요. 저는 그냥 낙관주의가 아니라 신중한 옵티미스트라고 해야겠죠. 준비된 경우만 낙관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웃음). “AI 발달로 코딩 능력보다 기획력이 더 중요한 때” Q. 미국 경험을 토대로 현재 한국 교육에 관해 말씀해 주신다면. 한국에서 이과와 문과 구분이 있고 문송(문과라서 죄송)이라는 말도 있다는데, 저는 문송이라는 말 자체를 이해 못하겠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전공하고 개발자로 활약하는 분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점점 발달할수록 개발능력보다 기획력이 더 중요해진다고 봅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에서는 ‘Low code, No code tool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개발능력보다는 제품이나 서비스 수요자가 누가 될지, 고객의 수요는 무엇인지,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될지 예측하고 분석하는 기획력이 더 중요해집니다. 문과생다운 상상력이 더 큰 역할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배우고 준비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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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호

2015년 8%→올 상반기 43.7%... 중국 로봇시장 로컬 점유율 급상승

‘중국제조2025’ 국가 지원 속 비약적 발전 10년 전만 해도 외국 브랜드 일색, 지금은 50% 육박 고부가 제품·부품에서는 여전한 기술 격차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은 세계 최대 로봇시장이다. 산업용 로봇도, 서비스용 로봇도 세계 최대 시장이다. 국제로봇연맹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 53만 유닛 중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의 전 세계 로봇 설치량은 9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국제로봇연맹은 로봇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이 2021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5번째로 자동화 정도가 높은 국가에 올라섰다고 발표했다. 2021년 중국의 제조업 근로자 수 대비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은 1만명당 322대로 집계됐다. 1위인 우리나라는 1000대, 2위 싱가포르는 670대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2022년 말 기준 중국의 해당 수치가 392대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로봇산업은 올해 역시 성장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22만2000 유닛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서비스 로봇 생산량 역시 353만 세트로 9.6% 늘었다. 공업정보화부는 “안정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 로봇 산업이 세계 로봇 산업 발전을 이끄는 ‘역군’으로 활약 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해 중국 내 전체 로봇 산업의 매출은 1700억위안(약 30조77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5년 대비 10배 증가한 규모다. 또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의 생산량이 각각 44만3000 유닛, 645만8000 유닛에 달했다. 2015년 중국 업체 점유율 고작 8% 그동안 중국의 로봇시장은 외자기업들의 독무대였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건설할 때 자국 공장에서 구매해 사용해온 검증된 산업용 로봇을 그대로 발주했다. 중국 내 로봇 업체에는 공동 개발할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일본의 화낙(FANUC), 엡손(EPSON), 야스카와, 야마하, 가와사키, 나치, 미쓰비시 등 7개 업체와 스위스의 ABB, 독일의 쿠카(KUKA) 등이 중국 시장을 주도했다. 이들 9개 업체 중 화낙, 야스카와, ABB, 쿠카를 중국의 산업용 로봇 업계에서는 ‘빅4’로 칭한다. 쿠카는 중국의 가전업체 메이디(美的)가 2017년 인수했다. (본 기사에서 쿠카의 점유율은 중국 로컬 브랜드 점유율에 산입하지 않았음) 중국 로봇산업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공업용 로봇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은 8%에 불과했다. 화낙 18%, 쿠카 14%, ABB 13.5%, 야스카와 12%로 빅4의 점유율 합계가 57.5%에 달했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8%에 불과하기도 했지만,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감속기와 컨트롤러 등은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다. 2016년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은 9.7%로 소폭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중국제조2025’ 비전을 발표하면서 로봇을 10대 핵심 사업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국가재정을 아낌없이 투자해 로봇 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 후반 정부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점유율이 상승했다. 올 상반기 점유율 43.7%, 5배 이상 상승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간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은 지난해 36%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중국의 공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은 화낙이 15%로 1위였다. 야스카와, ABB, 쿠카가 각각 약 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빅4의 점유율은 40%에 달했다. 엡손이 7%의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중국 브랜드인 아이스둔(埃斯顿)이 6%로 6위, 후이촨(汇川)이 5%로 7위였다. 일본 야마하가 4%였고, 가와사키가 3%, 중국 아이푸터(埃夫特)가 2%의 점유율로 10위에 랭크됐다. 10위권 업체 중 중국 업체가 3곳을 차지했다. 일본 업체가 5곳, 독일과 스위스 업체가 각각 1곳이었다. 중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8%에서 2022년 36%로 6년 만에 28%포인트(p)가 상승하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인 MIR루이(睿) 공업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로컬 브랜드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외국 브랜드는 11% 하락했다. 루이데이터는 수요가 부진한 시장 환경에서 로컬 브랜드는 가성비를 내세워 일부 영역에서 맞춤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상반기 로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43.7%로 지난해 점유율 대비 무려 7.7%p 증가했다. 상위 10개사에 아이스둔, 후이촨, 아이푸터 등 3곳의 로컬 브랜드가 포진해 있다. 중국 로컬 업체 중 1위인 아이스둔은 화낙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아이스둔은 2019년 처음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이어 2020년 8위, 2021년 7위를 거쳐 2022년 6위까지 올랐으며, 올해 상반기 2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 @im3 핵심 제품·부품 국산화율은 여전히 낮은 상태 산업용 로봇은 로봇 핵심 구조에 따라 대형 6축로봇(20kg 이상 600kg 이하), 소형 6축로봇(20kg 이하), 수평다관절(SCARA)로봇, 델타로봇, 협동로봇으로 나뉜다. 이 중 대형 6축로봇의 지난해 중국 국산화율은 17%에 불과하다. 소형 6축로봇의 경우 국산화율은 37%, SCARA로봇은 31%, 델타로봇은 74%, 협동로봇은 80%다. 지난해 산업용 로봇 판매액 중 35%가 대형 6축로봇이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대형 6축로봇의 국산화율이 가장 낮은 셈이다. 이 로봇은 주로 자동차 공장에 사용된다. 대형 6축로봇이 수행하는 조립, 용접 공정은 높은 정확도와 안정성을 요구하며,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빅4’가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 중국 업체로는 아이스둔이 1위 업체로 대형 6축로봇 시장 점유율 8%를 차지하고 있다. @img4 자동차 공장용 로봇은 로봇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 간에 접착력이 강하다. 로봇 업체는 완성차 업체와의 소통을 통해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며, 완성차 업체 역시 로봇 업체의 제품 성능을 고려해 공정을 설계 혹은 재조정한다. 완성차 업체가 기존의 로봇 업체를 다른 업체로 바꾸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중국 업체들이 외국 업체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중국 업체에 기회가 생겼다. 중국 로봇 업체들은 외국 기업이 주목하지 않았던 태양광과 2차전지 공장용 로봇을 개발해 왔다.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국산화율이 비교적 높다. 최근 전기차 생산은 2차전지 공정과 융합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로컬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겼다. 전기차 공장이 지속적으로 건설되면서 대형 6축로봇 1위 로컬 업체인 아이스둔의 점유율이 높아졌다. 기술적인 진보도 이뤄지고 있다. 중국전자학회 국제협력센터 왕환(王桓) 주임은 “로봇 분야에서 중국의 특허 신청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여러 해 동안 중국이 신청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력은 외자 기업에 비해 낮다. 왕 주임은 “감속기, 컨트롤러, 제어 알고리즘 등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및 기술의 국산화율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며 “중국 로봇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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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호

“스마트폰 구겨서 쓴다” LGD의 ‘스트레처블’ 기술이란

탄성·신축성 소재 기판 활용...‘주름’ 형성이 기술 핵심 ‘신축성 전극재료’ 통해 기판에 전도성 물질 코팅 주변 상황에 맞춰 옷의 디자인·색깔 바꿀 수도 | 이지용 기자 leeiy5222@newspim.com 주머니에서 구겨진 스마트폰을 펼칩니다.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다시 주머니에 구겨 넣습니다. 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우리 생활에 접목됐을 때의 모습입니다. 스트레처블이란 ‘잘 늘어난다’는 뜻으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등 유연한 재료를 활용해 구부리고 말고 늘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입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롤러블, 폴더블, 커브드 등 디스플레이 종류 중 가장 발전된 형태입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은 물론 웨어러블 기기, 의류,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습니다. 12인치 화면이 14인치까지 신축성 있게 늘어나는 동시에 일반 모니터 수준의 고해상도, RGB 풀 컬러를 모두 구현해 냈습니다. 우선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탄성과 신축성을 갖춘 소재를 디스플레이 기판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주름’을 형성해 탄성과 신축성을 극대화합니다. 주름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실리콘 나노 리본’을 매우 얇은 막인 박막 형태로 제작해야 합니다. 이를 미리 당겨진 탄성체 기판에 적용, 주름을 형성해 기판의 신축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또한 변형 없이 처음부터 주름이 잡힌 실리콘 기판 위에 탄성체 기판을 형성, 주름진 신축성 기판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신축성 전극재료’를 통해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탄성물질과 전도성이 높은 물질을 혼합해 탄성체 전도성 재료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전극이란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전도체입니다. 이 방법은 기존의 공정을 그대로 적용해 집적화 공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습니다. 유연성·신축성이 우수한 유연 재질의 표면에 전도성 높은 금속과 전도성 물질을 사용하는데, 통상 실리콘 탄성체 중 하나인 유기규소화합물(PDMS), 실리콘 고무 등의 유연성을 가진 기판 표면에 탄소나노튜브(CNT), 은나노와이어(AgNW) 같은 전도성 물질을 코팅합니다. 이처럼 유연성을 가진 탄성체에 전도성 물질을 결합하면 신축성과 전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변형률(Strain)과 높은 전계 발광(EL)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계 발광은 고체에 전기력을 가해 빛을 내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신소재를 활용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우리 주변의 환경들을 크게 바꿔놓을 전망입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섬유로 구현되면 우리가 매일 입는 옷들의 디자인과 색깔을 주변 상황과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작업 현장 등 특수한 용도의 작업복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구부려서 간편하게 휴대하거나 몸과 피부 등에 직접 부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탄생될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이 같은 웨어러블 소자 및 기기가 중심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앞으로의 IoT 시장을 이끌어갈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24년까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장비, 소재 기술 완성도를 더욱 높일 계획입니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는 “스트레처블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고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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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호

‘문화대로’ 만드는 이용해 변호사 “창의성은 내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유쾌하고 씩씩한 이용해 yh & co 대표를 만난 건 장마 예보 속에서도 쨍쨍하게 맑은 여름날 오후였다. 현직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이면서 전직 sbs PD, 국내 최대 콘텐츠 제작업체 드라마 제작자, 예능 전문 독립 콘텐츠 제작업체 창업자였던 이 대표는 화려하고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답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86학번으로 당시 인문계 대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들어가기 어려웠던 공중파 방송의 PD로 10년 경력을 쌓은 후 갑자기 신생 콘텐츠 제작기업으로 옮긴 이야기, ‘올인’, ‘주몽’, ‘불새’, ‘거침없이 하이킥’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낸 초록뱀미디어에서 제작기획자로 일한 이야기, 45세 늦은 나이에 로스쿨에 들어가 20년 가까이 차이 나는 후배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세계 최대 플랫폼 업체인 넷플릭스 한국지사에서 전담 변호사로 일한 이야기 등등 모든 얘깃거리가 흥미진진했다. 남들은 한 번도 경험하기 어려운 일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며 커리어를 이어가는 이용해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그 역할은 바꾸어 왔지만 그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것은 결국 창작에 대한 욕구, 창작자를 지켜주고 싶은 욕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의 한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용해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내내 즐겁고 재미있었다. 콘텐츠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에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법률 관련 에피소드들을 전문으로 기획 제작하는 콘텐츠 회사를 다시 한 번 창업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야말로 삶을 사랑하고 스토리를 사랑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크리에이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D, 콘텐츠 제작자, 변호사...재미있어서 일했다” Q. 다양한 직업을 가지셨다. 본인 직업의 변천사를 얘기해 준다면. 대학을 졸업하면서 당시 인문계 대학생에게 가장 선망의 대상이었던 방송국에 들어갔죠. sbs에서 제작본부 예능PD가 되어 연출자로 10년간 일했습니다. ‘이홍렬쇼’, ‘좋은 친구들’ 등 여러 작품을 연출했습니다. 드라마를 연출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는데 그무렵 드라마PD 선배 2명이 초록뱀미디어를 창업하면서 창업멤버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공중파 외에는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방송국은 독립 콘텐츠 제작자보다 월등히 우위에 있던 시기였죠. 그만큼 위험 부담도 있었고요. 그러나 창작에 대한 열망이 더 컸고 돌이켜보면 초록뱀미디어 재직 기간은 정말 원없이 일했던 시기였어요. ‘올인’, ‘주몽’, ‘불새’, ‘거침없이 하이킥’ 등 많은 히트작을 냈죠. 40세가 넘어가면서 콘텐츠 기획, 제작, 배급 전 과정에 무수히 많은 법적 쟁점이 발생하는데 법조계는 콘텐츠 시장을 너무 모르고, 콘텐츠 업계 사람들은 법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45살에 로스쿨을 들어갔습니다. 법 공부를 처음 하면서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후배이자 동기들이 많이 도와줬습니다. Q. 초록뱀미디어에서 제작자로 15년간 일하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제작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창의력 또는 기획력과 추진력입니다. 드라마 제작자는 기획부터 감독과 배우 섭외, 플랫폼 업체와 협상을 통한 편성권 확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제작비 마련을 위한 파이낸싱까지 해야 합니다. 일단 될 만한 작품을 선정하는 기획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트렌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이제는 드라마나 예능이 해당 작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OST 판매나 뮤지컬 등 2차적 저작물 시장도 커지고 있어 비즈니스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법률가가 되고 보니 성공하는 제작자는 이러한 능력 이외에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이슈에 대해 잘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드라마 제작과정 전체에 법적 쟁점 넘쳐나 ” Q. 지금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콘텐츠 시장의 저작권 관련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주된 업무 중 하나가 프로덕션 리걸 서비스(Production Legal Service) 업무입니다.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전체 단계, 즉 작가 등 주요 크리에이터와의 계약, 플랫폼 업체와의 계약은 물론이고 스크립트상의 명예훼손이나 프라이버시 문제, 촬영 과정에서의 촬영장소 허가나 상표·초상권 문제, 편집 단계에서의 다른 저작물 이용 등 제작환경 전반에 있어서 법적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검토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을 합니다. 제작자를 위해 계약서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만들어진 계약서를 검토해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XO, Kitty’의 경우 한국 촬영과 관련된 제작 전체 과정을 함께 진행했는데 스크립트상 대사 중에 특정 항공사에 대한 컴플레인이 과장되게 들어간 장면이 있었어요. 명예훼손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라 바로 수정 제안을 했죠. 또 외국 국적 교포3세 출연배우의 국내 체류기간이 일정 기간을 초과하면 병역법상 징집될 소지도 있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초상권 문제 및 촬영의 배경이 되는 저작물의 저작권 이슈에 대한 컨설팅도 제 업무의 하나입니다. “작가, 감독, 제작사에 공정한 대가 가게 해야” Q. 대형 로펌을 나와 소규모 법률사무소를 만드신 건데 굳이 나올 이유가 있었는지. 변호사 생활을 처음 화우에서 시작했고 화우에서는 내 특별한 경력을 고려해서 넷플릭스에 파견을 보냈어요. 넷플릭스 전담변호사로 일하면서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가 국내 사업자와 체결한 계약서는 제가 다 검토했죠. 글로벌 플랫폼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어요. 이렇게 거래의 기본 틀을 만든 것은 의미가 있었지만 글로벌 플랫폼과 주로 일을 하다 보니 이해관계 충돌 문제로 독립 제작사나 감독, 작가 개인을 위해서는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고 창작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던 제 희망을 펼치고 싶어서 다시 틀을 깨고 나왔습니다.(웃음)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 지식재산권 관련 컨설팅 업무가 있어요. 일종의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 업무도 창작자들에게 가장 보상이 커지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예능PD라고 하는 김태호 PD가 독립해 운영하는 제작사가 있어요. 작품을 하나 만들 때 김태호 PD에게 제작 과정에서 50% 이상의 지분 참여 방식을 제안하는 플랫폼과의 계약보다는 제작사가 지식재산권(IP)을 100% 가지는 방식으로 추진하라고 조언해 주었죠. 요즘은 선방영권을 주는 First Look Option Agreement 방식으로 초기 자금 조달도 가능하기 때문에 지분까지 넘겨주면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는 거죠. 콘텐츠에 경쟁력이 있다면 이러한 방식이 크리에이터에게 훨씬 더 많은 보상을 가져다 주고 콘텐츠 시장을 더 공정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창작자를 위한 수호자”가 되고 싶어 Q. 본인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의 핵심적 가치가 무엇인지. 과거에는 직접 제작을 하는 크리에이터였죠. 지금은 크리에이터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을 추구하면서 살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핵심 가치는 결국 창의력, 창의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좀 거창하게 얘기하면 창작자를 위한 수호자(guardian of creativity) 역할을 하고 계신 거네요. 그런가요?(웃음) 제 역량이 닿는 대로 창작자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보상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K-콘텐츠가 인정받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창작물을 만들어 내게 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의 가장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AI 시대엔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 가진 인재가 필요” Q. AI 시대 지식재산권 분야 시장 확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 인공지능 발전은 정말 급속도로 우리 삶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콘텐츠 시장은 정말 엄청 팽창할 것으로 봅니다. 인공지능이 가져온 생산성 향상은 결국 인간의 근로시간을 줄일 것이고 그만큼 여가 시간을 늘려줄 것입니다. 그 여가 시간을 잘 보내는 데 가장 비용이 저렴하게 들고 누구나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드라마, 예능, 영화 같은 콘텐츠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분야에 더 많은 인재들이 활약해야 할 것이고 지식재산권 분야의 중요성도 커질 것입니다. 법률 전문가 수요도 늘어날 겁니다. 국내 저작물의 글로벌 배급 단계에서 최근 미국의 에이전시들은 타인의 지식재산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없도록 보장하는 Chain of Title(권리의 이전이나 이용 허락에 관한 문서들)을 요구합니다. 전문 법률가의 역할이 확대돼야 할 이유죠. Q. 인문학을 전공하는 MZ세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결국 프로그래밍이나 코딩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인간의 상상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될 것입니다. 프로그래밍은 표준화되고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지만 어떤 서비스를 창출할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하는 것은 인간의 상상력에 달려 있죠. 사실 일을 하다 보면 법조인으로서 법학만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학부에서 인문학을 공부한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다. 물론 공부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계약서는 사실 90%가 정형화·표준화돼 있습니다. 10%의 차이가 의미 있는 결과의 차이를 가질 수 있는데 인문학을 공부하고 직접 창작을 해본 나는 그 10%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을 통한 공감과 상상력이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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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호

日이 장악한 태국 車시장에 中 도전장 "태국 찍고 동남아 제패" 야심

비야디, 상하이차, 광저우차 등 속속 태국 투자 발표 태국은 동남아 자동차 허브, 현재 전기차 육성에 사활 日이 80% 이상 장악한 태국, 中 전기차로 돌파 계획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태국 자동차 시장에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태국은 동남아 지역의 자동차 허브 국가다. 중국은 태국을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의 자동차 시장까지 넘본다는 목표다. 태국에 ‘철옹성’을 구축한 일본 업체들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이지만, 그들 앞에 놓인 시장 환경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근 들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태국 진출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比亞迪)는 태국의 주요 자동차 생산기지인 라용에 공장 건설을 착공했다. 2024년 완공될 예정이며, 연간 생산량은 15만대 규모다. 이를 두고 왕촨푸(王傳福) 비야디 회장은 지난 8월 4일 중국·아세안 신산업 포럼에서 “비야디의 첫 번째 해외 승용차 생산기지가 태국에 건설된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이어 지난 4월 창안(長安)자동차는 2억8500만달러를 투자해 태국에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같은 달 상하이자동차도 태국에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월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네타(NETA, 중국명 너자, 哪吒)를 운영하는 허중(合衆)그룹이 태국 업체와 협력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네타V 모델을 태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창청(長城)자동차는 2020년 태국 라용에 위치한 GM 공장을 인수한 뒤 6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CATL, 펑차오(蜂巢)에너지 등 중국 2차전지 업체들도 태국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태국 총리부는 올해 상반기 발표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투자 총액은 14억4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이들 중국 자동차 업체가 계획 중인 공장들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생산능력 합계는 5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50만대는 태국 내수시장의 50%를 상회하는 규모다. 일본이 장악한 동남아 자동차 허브 태국 태국은 연산 200만대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보유한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가다. 태국은 2022년 기준 세계 자동차 생산 10위 국가다. 자동차 강국인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능력은 약 400만대로 지난해 세계 5위였다. 태국은 지난해 자동차 188만대를 생산해 100만대를 수출했다. 2021년에는 168만대를 생산해 96만대를 수출했다. 생산량 절반이 해외로 수출되는 셈이다. 태국의 주요 자동차 수출국은 호주, 필리핀,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이다. 태국 내수판매량은 일본계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판매 1위부터 5위까지가 토요타, 이스즈, 혼다, 미쓰비시, 마쓰다로 모두 일본 업체들이다. 토요타는 점유율 34%, 이스즈가 24%로 양사 점유율 합계는 50%를 상회한다. 일본 업체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80%가 넘는다. 태국에는 자국의 로컬 브랜드가 없다. 태국 국민이 애착을 가지는 브랜드도 없다시피 하다. 가성비 높은 실속 차량의 판매량이 높다. 태국 소비자들은 중국 브랜드 등 새로운 브랜드들을 생소하게 여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태국은 자동차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부품업체들도 많고, AS망도 촘촘하다. 주요 부품 통관 등 수입 절차가 비교적 간편하며 수출도 용이하다. 여러 국가와 상호 관세면제협정을 체결했을 뿐 아니라 주요 경제대국과의 관계도 좋다. 중국은 태국에 공장을 건설해 무역장벽을 넘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 태국 정부, 전기차 산업 육성에 사활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전기차 산업 육성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다. 2015년 태국 정부는 신에너지차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태국은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노후화돼 몰락하지 않게 하려는 차원에서 비교적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 왔다. 자동차 산업은 태국의 GDP 공헌율이 12%로 관광업(20%)에 이어 2위다. 태국은 2020년에 이른바 ‘3030정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의 전체 자동차 생산량 비중을 30%로 끌어올리는 것이 정책의 골자다. 이를 위해 전기차에 보조금 정책을 채택하고 지난해 8월부터 전기차 구매자에게 1대당 7만바트(약 260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구매자에게 부과되는 소비세 8%를 2%로 낮췄다. 도로세의 80%도 감면해 준다. 전기차와 전기차 부품에 대한 수입세를 면제하고, 50억바트(약 1900억원) 이상 투자하는 전기차 업체에는 토지 영구 보유와 법인세 8년 면제 조치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태국의 자동차 업체에 대한 요구사항은 단 한 가지다. 태국에 전기차 공장을 세워 2025년 말까지 수입물량 대수만큼의 전기차를 생산하라는 것이다. 태국은 내연기관 자동차에 이어 전기차 분야에서도 동남아 지역의 허브국가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붐, 중국 기업 싹쓸이 태국의 보조금 정책이 발효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태국에 전기차 붐이 일었다. 이 전기차 붐의 수혜는 고스란히 전기차 분야에서 앞선 중국 업체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2022년 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1만3454대로 전년 대비 588.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엔 3만1700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비야디가 1만1200대로 1위, 네타가 5955대로 2위였다. 상위 10개 브랜드 중 중국계가 8곳을 차지했다. 판매량의 80%가 중국 업체다. 태국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비야디와 네타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비야디의 ATTO3, 네타의 네타V, 창청기차의 오라(ORA) 등의 차종이 인기가 높다. 올해 하반기 중국 전기차의 태국 판매 전망도 밝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중국은 태국에 전년 대비 140% 증가한 6만9000대의 자동차를 수출했으며, 이 중 6만6000대가 전기차였다. 수출물량이 많은 것은 현지 계약고가 높음을 반영한다. 네타 해외시장 담당자는 “동남아,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지역에 진출해 있지만 태국에서의 판매량이 가장 좋다”고 소개했다. 순풍에 올라탄 중국車, 성공 전망은 아직 일러 결국 일본계 브랜드들의 철옹성인 태국 시장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중국이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태국 시장에 안착한다면 동남아 시장에 중국 자동차 붐을 일으킬 수 있다. 아직까지 분위기는 좋다. 중국의 전기차 경쟁력이 일본에 한 수 앞선 상황이며, 태국 정부가 전기차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제품들의 현지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 업체들이 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일본계 브랜드들과 경쟁을 치러야 한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1960년대부터 태국에 진출해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고 공급망을 확충해 왔다. 중국 내 전문가는 “중국 업체들은 시장 진출 초기 많은 어려움에 맞닥뜨릴 것”이라며 “일본계 업체들의 판매망과 부품공급망이 뿌리 깊고, 50년 이상 축적된 막대한 이익공동체 네트워크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고민거리다. 2022년 말 기준 태국에는 1239개 충전소와 3746개 충전기가 있을 뿐이다. 또한 태국 일부 지역은 전력망이 불안정하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태국 시장에 주도적 업체로 올라선다면,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동남아 시장을 석권할 교두보를 움켜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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