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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블루오션 '테크핀', ICT기업 막 올린 진검승부

카카오·네이버·SKT 등 테크핀 상품 속속 출시 “마이데이터 시대, 어떤 데이터 테크핀에 접목하느냐가 관건” | 김지나 기자 abc123@newspim.com # 편의점에서 카카오페이로 라면 값을 결제한다. 카카오페이 안에 300원이 남았다. 아이스크림 하나 사기도 애매한 액수. 뭘 할까? 300원이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자동으로 미리 지정한 펀드에 투자된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증권이 함께 지난 4월 출시한 ‘동전모으기’ 서비스다. 슈퍼마켓에 가서 현물 지폐로 물건을 구매하고 남은 잔돈을 돼지저금통에 모았던 아날로그 자산관리는 옛말.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통해 결제부터 송금, 멤버십 적립, 투자, 자산관리까지 한 번에 연결시키는 것이 IT 기술에 금융 서비스를 얹은 ‘테크핀’의 핵심이다. 금융사업의 주체가 은행·카드·증권사 등에서 디지털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ICT 기업들로 바뀌는 것이다. 빅데이터 빅뱅 시대를 앞두고 테크핀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사업자들을 비롯해 SK텔레콤 등 통신 대기업까지 다양한 ICT 기업들이 테크핀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내 손 안에 PB” 주요 ICT 기업 중 테크핀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양대 축으로 금융사업을 넓혀 나가는 카카오는 송금과 결제, 대출, 투자, 자산관리까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한 번에 제공한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테크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업무에 집중한다면, 카카오페이는 금융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른 금융사와 협업해 다양한 테크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4년 9월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는 결제, 송금, 청구서 요금 납부, 멤버십 적립 등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많이 쓰는 금융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어 2018년 11월 투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작년엔 간편보험, 대출 등 전문 금융 서비스도 내놨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플랫폼 하나로 결제부터 자산관리까지 잘할 수 있는 ‘내 손 안에 프라이빗뱅커(PB)’를 추구한다”면서 “카카오의 테크핀 사업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해 접근성이 좋고, 서비스 연계성을 강조해 분절된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방향성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출시한 ‘간편계좌연결’과 ‘자산관리’ 연동 서비스는 계좌 연결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금융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는 누구나 카카오페이 연결계좌 설정에서 ‘카카오뱅크 연결하기’ 버튼을 눌러 계좌를 연결하면 계좌를 통해 송금, 결제, 투자 등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 ‘자산관리’에서 카카오뱅크가 연동돼 통합적인 금융자산 및 지출 분석도 가능하다. SKT·네이버 등 테크핀 ‘통장전쟁’ SK텔레콤과 네이버 역시 최근 테크핀 통장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내 폰 안에 통장’ 경쟁이 시작됐다. 테크핀 통장의 특징은 디지털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이 출시한 ‘T이득통장은’ 자유입출금 통장으로 최대 2%의 금리를 복리로 제공한다. 자유입출금 통장으로 2% 금리는 현 시중금리를 웃도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이 상품을 플랫폼 업체 핀크, KDB산업은행과 함께 출시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SK텔레콤은 핀크, DGB대구은행과 협업해 최대 5%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T high5 적금’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적금 상품은 출시 1주일 만에 5만여 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이후 KDB산업은행과 협력한 ‘KDBxT high5 적금’ 역시 지금까지 약 1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한명진 SK텔레콤 MNO마케팅그룹장은 “앞으로도 SK텔레콤은 금융뿐 아니라 고객 생활영역 전반에서 다양한 제휴 혜택을 제공해 통신 서비스의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출시한 ‘네이버통장’은 수시입출금 CMS 통장으로 예치금 보관에 따른 3% 수익뿐 아니라 통장과 연결된 네이버페이로 충전, 결제를 하면 3%포인트 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출시했다. ‘네이버통장’ 가입자들은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100만원까지 세전 연 3%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고, 출시를 맞아 8월 31일까진 전월 실적 조건 없이 100만원 내 연 3% 수익률을 제공한다. 또한 ‘네이버통장’은 네이버페이와의 강력한 연동을 기반으로 금융·쇼핑·결제 간 상호 연결 경험을 제공해 ‘네이버통장’으로 충전한 페이 포인트를 네이버 쇼핑·예약 등 다양한 네이버페이 이용처에서 결제할 경우 결제금액의 3%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네이버파이낸셜은 그동안 금융 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사회초년생, 소상공인, 전업주부 등 금융 소외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면서 “네이버통장은 저금리 시대에 누구나 금융 혜택을 쉽고 편리하게 누리는 것에 방점을 둔 상품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이 지향하는 혁신 금융의 첫걸음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img4 “테크핀, 산업 간 융복합 통해 신사업 영역 개척” 이같이 ICT 기업들이 속속 테크핀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며 테크핀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연초 데이터 3법 통과 등으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데이터와 금융의 결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ICT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ICT 기업들이 테크핀 사업에 뛰어드는데 차별점은 어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통신사의 경우 고객의 요금제, 해외 로밍 내역 등을 통해 향후 테크핀 대출 사업으로 확장할 때 고객의 신용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고, 네이버의 경우 고객들의 음악, 쇼핑 테이터를 쌓아 우량 고객의 판단 근거로 테크핀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3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소유권을 돌려주는 ‘마이데이터’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흩어진 금융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사업자들은 다른 업종 간 데이터 융합을 통해 고도화된 맞춤형 서비스나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 융복합을 통해 테크핀 역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의 금융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의 경우 결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와 대출, 보험 등 테크핀 시장을 개척해 기업가치 170조원으로 성장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 활용하는 단계에서 테크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데이터경제가 시작된 때 묘하게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비대면 데이터 산업의 개화는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빅데이터를 활용하며 테크핀 산업이 개화하는 시기를 지나면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며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신산업 영역에서 고용이 창출될 수 있는 만큼 융합 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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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삼성 리움 빈자리 채우는 기업미술관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 목표로 예술투자 맹공 아모레퍼시픽은 새 뮤지엄 개관, 삼탄 한미약품은 미술관 신축 | 이영란 기자 art29@newspim.com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미술관을 꼽으라면 너나없이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을 꼽을 것이다. 서울 한남동에 자리 잡은 리움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 2대 이건희 회장 부부의 오랜 집념이 결집된 국내 최대의 사립미술관이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1만5000여 점의 컬렉션에 완벽한 운영체계를 갖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2017년 초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돼 구속되며 모든 기획이 취소됐고, 개점휴업에 돌입했다. 리움 외에도 국내에는 금호, 대림, 성곡미술관 등 기업미술관이 서른 곳이 넘는다. 그러나 리움만큼 괄목할 만한 활동과 작품 수집을 이어간 예는 없다. 따라서 리움의 빈자리는 매우 크게 느껴진다. 특히 화랑가는 리움이 컬렉션을 중단하자 불황의 그늘이 한층 짙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문화기업들이 2, 3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해 관심을 모은다. 리움의 빈자리를 채우며 우리 미술계에 청신호를 던져주는 기업으로는 호텔 및 카지노 사업을 전개 중인 파라다이스그룹과 세계 정상의 뷰티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꼽힌다. 또한 에너지 기업인 삼탄, 제약 기업인 한미약품도 서울 강남북에 본격적인 미술관을 신축 중이어서 기대된다. 1.디즈니를 꿈꾸던 소년, 영종도에 예술천국 만들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전필립 회장이 인천 영종도에 동북아 최초로 복합리조트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이가 많았다. 아트와 엔터테인먼트를 혼합한 ‘아트테인먼트(Art-tainment)’를 비전으로 내걸고, 축구장 46배의 부지(10만평)에 2조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아트시티를 건립한다고 하자 “과잉투자 아니냐”, “투숙객이 아니면 누가 가겠느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2017년 4월 럭셔리한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센터가 1차로 조성됐고, 2018년에는 플라자, 스파, 클럽, 원더박스(가족형 오락공간), 공연장 등 다양한 관광∙문화시설이 추가되며 ‘파라다이스시티(PARADISE CITY)’가 완성됐다. 전필립 회장과 부인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리조트 곳곳에 2700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설치하고, 뮤지엄의 문도 열었다. @img4 120m 길이의 윙(wing)이 3개 방향으로 뻗은 Y자 형태의 파라다이스시티 중심에는 ‘Fun City’라는 예술광장이 있다. 1500평에 달하는 광장에는 미국의 떠오르는 아티스트 KAWS(카우스)의 6m 높이 티크(원목) 조각 ‘투게더’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이 내방객을 반긴다. 호텔 로비에는 데미안 허스트의 페가수스(말) 조각과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조각 등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작품들이 놓였다.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인 오수환, 이강소, 김호득, 이세현의 회화와 뮌의 키네틱아트도 내걸렸다. 이처럼 미술관 또는 외국에 가서야 볼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참신한 예술 스폿에 흥미로운 위락시설과 고급 식당, 쇼핑몰이 곁들여졌기 때문일까? 어쨌거나 파라다이스시티는 오픈 첫해에 120만명의 인파가 내장해 투숙객이 아니면서도 리조트를 즐기려 영종도를 찾은 이가 많았음을 입증했다. 서울 도심서 공항철도로 40분이면 닿을 수 있어 새로운 데이트 명소로 떠오른 데다 가족 단위 고객이 상당했던 것이 그 요인이다. 또한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커플 중에는 파라다이스시티서 하룻밤 숙박하며 멋진 작품과 리조트를 원 없이 둘러본 뒤 허니문에 오르는 이들도 있다. ‘영종도 찍고, 해외로!’인 셈인데 이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장래 희망이 ‘월트 디즈니’였던 전필립 회장은 입버릇처럼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 꿈은 마침내 실현됐다. 리조트에서 가장 환상적인 장소인 ‘Fun City’가 이를 잘 말해준다. 파라다이스시티에서는 예술품이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다. 예술이 주인공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2700점에 달하는 작품들은 드넓게 조성된 리조트에서 ‘메인’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이 리조트에 맞춰 새로 제작된 것으로, 미술품이 대중과 지근거리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 구입에만 1단계로 300억원이 투입됐고, 컬렉션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Fun City 광장 한쪽에 조성된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는 미술관이지만 따로 문이 없다. 4개의 대리석 기둥만 있을 뿐이다. 투숙객은 물론이고, 누구나 회원 가입만 하면 편하게 입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윤정 이사장은 남편과 피렌체의 시뇨리아광장을 찾았을 때 르네상스 조각과 건축이 어우러진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이 근처 미술관으로 하나둘 발길을 옮기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에 부부는 리조트에 예술광장을 만들고, 광장서 바로 연결되는 ‘문 없는 미술관’을 만들었다. 그리곤 ‘열린 문화플랫폼’, ‘소통하고 체험하는 뮤지엄’을 미션으로 내걸었다.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는 지난 2년간 비중 있고 진지한 기획전을 개최해 왔다. 2018년 9월의 개관전(’무절제&절제’)을 필두로, 작년 봄에는 세계적 아티스트 11명의 ‘빛’ 작업을 모은 ‘프리즘 판타지’전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하반기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담론을 만들어내는 작가 그룹인 랜덤인터내셔널의 쌍방향 미디어아트를 소개해 비평가들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올 10월에는 대규모 미디어아트 융합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미술관은 다양한 장르에 걸쳐 격이 다른 예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대중에게 색다른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한국의 뛰어난 현대미술을 세계로 뻗어나가게 하는 지렛대 역할도 추구하고 있다. 2. 글로벌 뷰티 기업, 용산에 뮤지엄을 짓다 세계적인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서울 용산에 멋진 신사옥을 지으며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약칭 APMA)을 개관했다. 롯데가 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에 롯데뮤지엄을 개관한 지 넉 달 만인 2018년 5월 서울 도심에 비중 있는 사립미술관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이에 미술계에서는 리움의 빈자리가 이들을 통해 채워질 것이라며 반색했다. @img5 특히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먼저 문을 연 롯데뮤지엄보다 컬렉션이라든가 전문성에서 앞서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렇다 할 소장품이 없는 롯데에 비해 아모레퍼시픽은 창업자인 서성환(1924~2003) 회장과 아들인 서경배 회장의 수집품이 5000점에 이르고, 그 수준도 꽤 높은 편이다. 미술관 면적 또한 롯데에 비해 크고, 큐레이터 진용도 우수해 기대를 품게 한다. 리움 학예실장 출신인 전승창 APMA 관장은 “소장품을 하나하나 꺼내 보여줄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을 이끄는 서경배 회장은 지난 2016년 미국의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알아주는 미술 애호가다. “가업을 잇지 않았다면 미술평론가가 됐을 것”이라고 토로한 그는 도자기, 서화, 공예품을 수집한 선대 회장과는 달리 변화무쌍한 현대미술품을 좋아한다. 화장품 기업의 오너답게 아름다움을 파고든 작업과 현대적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미술관의 소장품이 됐는데, 미술관 측은 핵심에 해당되는 컬렉션을 두 차례에 걸쳐 공개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건물 자체부터 대단히 예술적이다. 지하 7층, 지상 22층, 연면적 18만8900㎡(5만7150평)의 아모레퍼시픽 신본사는 영국 출신의 스타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서경배 회장은 더 높고, 더 웅장한 건축안도 있었으나 은근하면서도 간결한 치퍼필드의 설계안을 최종 낙점했다. @img6 APMA는 개관전으로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작가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인터랙티브 작품을 한데 모은 ‘디시전 포레스트’전을 열었다. 작가는 70톤의 모래를 쏟아부어 인공해변을 만들고, 3D 원형조각 ‘블루 선’ 등 최첨단 작업을 선보였다. 관람객과의 교감을 통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는 점이 독특했다. 이후 열린 바바라 크루거 전, 조선의 병풍전 또한 스펙터클하면서도 내실 있는 전시여서 호평을 받았다. 올 하반기에는 고미술 소장품 특별전이 열린다. 아모레퍼시픽이 수집한 회화, 도자, 금속∙목공예 등 1500여 점의 전시품을 통해 한국고미술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할 계획이다. 3. 삼탄, 강남에 날렵한 뮤지엄 세운다 오랫동안 우리 예술계에 소리 소문 없이 기여해온 삼탄(ST인터내셔널)은 매우 유니크한 뮤지엄을 신축 중이다. 삼탄은 서울 도산대로에 새 사옥을 짓고 있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뮤지엄 등을 설계한 스위스의 건축듀오 헤르조그&드뫼롱(HdM)이 디자인한 삼탄의 신사옥은 그 형태가 예사롭지 않다. 대로변에 접한 쪽은 11층이고, 이면도로 쪽은 낮게 설계돼 삼각뿔 형상이다. 이 같은 건축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아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사옥은 2021년 6월 완공되며, 건축비는 600억원대다. 이 건물 지하와 지상 4개 층에 ‘젊은 미술’을 담을 송은아트스페이스가 조성된다. @img7 @img8 현재 청담동에 단독건물로 운영 중인 송은아트스페이스는 송은문화재단(이사장 유상덕)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유망 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또 해외 협력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외국작가전 등도 개최해 왔다. 내년 여름 삼탄&송은문화재단 신사옥에 송은아트스페이스가 새롭게 조성되면 국제 무대에서는 널리 알려졌으나 국내에선 별반 소개되지 않은 유력 해외 작가를 심도 있게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역량 있는 국내 작가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대중에게 흥미로운 교감의 장을 다채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4. 한미약품, 북촌에 제2의 사진뮤지엄 건립 서울 올림픽공원 앞 한미약품 사옥(한미타워) 19, 20층에 위치한 한미사진미술관은 지난 2002년부터 국내외 사진작가의 작업을 심도 있게 소개해 왔다. 또 개화기 한국 역사사진과 국내작가 사진, 세계 사진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외국 예술사진 등을 꾸준히 수집해 컬렉션이 8000점에 달한다. 이에 ‘사진계의 리움’이라 불릴 정도로 사진예술에 있어서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img9 한미사진미술관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부인이자 사진작가인 송영숙 관장이 설립한 뮤지엄이다. 송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나 리움 같은 곳들이 별반 신경 쓰지 않던 사진예술을 살뜰히 챙기며 특화된 미술관을 만들었다. 의대생이던 오빠가 사진을 찍는 게 멋져 보여 사진동호회가 있는 숙명여대(교육학)로 진학했고, 사진가 주명덕 등의 지도를 받으며 작가의 꿈을 키워 대학 4학년 때 오빠와 ‘남매전’을 열었다. 그는 결혼과 출산으로 활동을 접었을 때를 제외하곤 줄곧 사진계와 호흡해 왔다. 미술관을 세운 뒤론 수집의 폭을 넓히고 체계화하기 시작했다 0 송 관장은 2023년 미술관 개관 20주년을 앞두고 서울 삼청로에 독립된 미술관을 건립 중이다. 내년 말이면 삼청공원 옆에 ‘MoPS(Museum of Photograph Seoul) 한미사진미술관 삼청’이란 새 뮤지엄이 위용을 드러낼 전망이다. 사비를 출연해 짓고 있는 600평 규모의 새 미술관이 오픈하면 보다 다각적인 사진전시와 연구, 교육, 출판사업이 이뤄지게 된다. 송 관장은 “서구의 유명 사진뮤지엄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사진예술사의 귀한 구슬들을 열심히 찾아내 정성껏 꿰며 컬렉션을 일궜더니 이제는 외국 딜러들이 좋은 작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연락해 온다”며 “전문성을 더욱 다지고 혁신적인 발상을 곁들여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사진미술관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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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뷰티업계 미래 먹거리 아모레 ‘맞춤형 마스크팩’

피부 솔루션 담은 ‘묵직한 마스크팩’ 1장 1만원...‘1일 1팩’ 사용은 힘들어 | 구혜린 기자 hrgu90@newspim.com 옷에만 적용되던 ‘테일러드’(tailored, 맞춤형)가 화장품 시장으로 들어왔다. ‘맞춤형 화장품’은 고객 1인의 피부 타입, 고민에 맞춰 제조하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신규 시장이다. 정부는 제2의 K뷰티 열풍을 견인할 제품으로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뷰티업계에 적극 추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첫 번째 제품은 ‘테일러드 3D 마스크팩’이다. 이 마스크팩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얼굴의 면적과 눈, 코, 입 간격을 측정해 즉석에서 제작되는 맞춤형 마스크팩이다. 또 마스크팩의 각종 부위를 피부 고민별로 다른 성분을 선택해 채워 넣을 수 있다. 맞춤형 화장품이 화장품업계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지를 탐색하기 위해 3D 마스크팩을 직접 써봤다. ‘아이오페 랩’에서: T존은 여드름, U존은 탄력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월 6일 서울 명동 중심부에 ‘아이오페 랩(LAB)을 오픈했다. 테일러드 3D 마스크팩 제조 기술을 이곳에서 시연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최대 규모 기술 발표 행사인 ‘CES 2020’에서 선보인 3D 프린팅 기술력이다. 평소 자신의 눈가, 볼 등 부위별 피부 타입을 정확히 캐치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2층에서 바로 맞춤형 마스크팩 제조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소비자들을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전문가의 피부 진단과 마스크팩 제조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고 있다. 기자의 피부 나이는 74점. 30대 초반 또래 평균 대비 점수가 높은 편이라며 박사급 연구원은 측정 결과를 밝게 얘기해 줬다. 다만 피부 탄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피부 촬영을 통해 나타난 피부 속살은 머지않은 미래에 눈가를 중심으로 주름이 자글자글해질 것을 예고해 줬다. 이 측정 결과는 마스크팩 제조로 연결됐다. 일단 포피린(여드름균)이 집중 포진하고 있던 코와 이마 중앙, 턱은 트러블 완화에 좋은 티트리 성분으로 채웠다. 양 볼은 처참한 탄력 수치를 감안해 고민 없이 탄력에 좋은 성분으로 구성했다. 눈가는 심하게 건조하다고 진단받았으므로 보습 성분, 이마 라인은 색소침착된 부분이 많아 화이트닝 성분을 선택했다. 마스크팩 구성 선택을 끝낸 이후엔 최종 제조에 들어간다. 제조실은 투명유리로 구성돼 있어 3D 프린팅 기술을 눈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 마스크팩 완성까지는 7분 정도 소요된다. 가격은 다소 아쉬웠다. 피부 진단과 상담, 마스크팩(1장) 및 세럼(4개) 제조는 ‘테일러드 프로그램’으로 7만5000원. 물론 마스크팩과 세럼을 개별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프로그램 구매가 저렴하다. 하지만 저장된 피부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 마스크팩만 구매하려면 1장에 1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내 방에서: 에스테틱서 관리받는 느낌 “이 마스크팩은 시트 마스크가 아니고 셀룰로이드형 마스크라 좀 무거워요. 누워서 사용하시길 추천드려요.” 제조관리사의 조언대로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마스크팩을 사용하기로 했다. 포장을 뜯으니 젤리처럼 탱글탱글한 질감의 마스크팩이 들어 있다. 확실히 시트에 에센스를 적셔 둔 일반적인 마스크팩과는 차원이 달랐다. 손에 액상이 묻어나지 않아서 마스크를 붙인 뒤 손으로 꾹꾹 눌러줘도 괜찮았다. 얼굴 위로 떨어지는 묵직한 무게감은 마스크팩의 존재를 한껏 인식하게 만들었다. 누워서 사용해야 하는 건 권고 사항이 아닌 필수였다. 도톰한 두께 탓에 대충 만져도 찢어지거나 할 일은 없었다. 마스크팩의 재질을 확인하니 장당 1만원은 부담스럽지 않았다. 맞춤형 마스크팩답게 이마부터 턱까지 얼굴 면적에 알맞게 부착이 가능했다. 다만 탄성이 시트 마스크팩 대비 강하기 때문에 코 옆 부분은 들뜸이 있었다. 모공이 도드라지는 부위인데 이 부분을 완전히 커버해 주지 못해 아쉬웠다. 부착한 뒤 20분 후엔 떼어내는 게 좋다. 하지만 그새를 못 참고 잠들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마스크팩은 처음 붙인 그대로 있었다. 마스크팩 자체의 무게 때문이었다. 붙이고 있을 땐 시트 마스크팩처럼 액상이 촉촉하게 스며드는 느낌이 없어 아쉬웠는데 웬걸, 밤새 붙어 있던 마스크팩을 떼어내니 피부는 촉촉하게 반질거렸다. 총평은 에스테틱에서 모델링 팩을 받는 느낌이다. 종종 구매해 사용하고 싶었다. 마스크팩의 유통기한이 3개월로 정해져 있어 쌓아두고 사용하는 건 ‘비추’한다. 또 ‘1일 1팩’을 선호하는 부지런한 이들에게 1만원은 분명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가격 조건을 뛰어넘는 품질을 선보일 수 있다면 맞춤형 마스크팩의 대중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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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닮은 듯 닮지 않은 소형 SUV...XM3 vs 캡처

XM3는 디자인과 성능, 캡처는 프랑스 감성 돋보여 |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르노삼성자동차가 선보인 소형 SUV 두 가지, XM3와 캡처. 이들은 닮은 듯하나 엄밀하게 따지고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다. XM3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한다. 르노 캡처는 르노삼성의 모기업인 르노로부터 수입 판매하고 있다. XM3는 국산차로 분류되지만 캡처는 엄연히 수입차다. 르노삼성차가 동급의 두 차를 제조와 수입 두 가지 방법으로 판매하는 셈이다. 르노삼성차가 3월 9일 출시한 XM3는 기존과 다른 SUV다. SUV에 세단의 승차감과 쿠페 디자인을 더했다. 준중형급 국산 SUV 중 이 같은 콘셉트를 내세운 차는 처음이다. XM3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이다. 옆모습이 백미다. 앞에서 뒤로 갈수록 지붕선이 완만해 투박한 SUV스럽지 않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르노삼성차 고유의 디자인을 적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갔다. XM3는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1.3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독일 게트락의 7단 습식 더블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쓰는 엔진, BMW가 주로 채용하는 변속기를 XM3에 적용한 것이다. 그만큼 동력 성능과 신뢰성은 충분히 믿을 만하다. 이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TCe 260 모델은 최고출력 152마력/5500rpm, 최대토크 26.0kg·m/2250~3000rpm의 힘과 동급 최고 수준인 복합공인연비 13.7km/ℓ(16~17인치 휠 기준)를 확보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20g/km로 낮춰 친환경성도 우수하다. 또 하나. 1.6ℓ 가솔린 엔진을 단 1.6 GTe 모델은 닛산의 엑스트로닉 무단 자동변속기(CVT)를 장착해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 환경을 확보했다. 2030세대라면 TCe 260가, 4050세대라면 1.6 GTe가 적합해 보인다. XM3 모든 트림에 △LED PURE VISION 헤드램프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패들시프트 △전 좌석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윈도우를 기본 적용했다. 또 최상위 RE 시그니처 트림에는 △9.3인치 내비게이션 △10.25인치 맵인(Map-in) 클러스터 △오토홀드를 적용했다. 3월 출시 뒤 5월까지 3개월 연속 월 5000대 이상씩 판매되며 르노삼성차의 내수를 힘차게 이끌고 있다. XM3는 가솔린 모델, 캡처는 디젤 모델 ‘추천’ 르노삼성차가 5월 13일 출시한 캡처는 2013년 유럽 시장에 첫선을 보인 캡처의 2세대 모델이다. 1세대 캡처는 70여 국에서 15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카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럽 소형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캡처는 르노 브랜드의 로장주 엠블럼을 달고 국내 출시되는 두 번째 차다. 프랑스에서 연구개발되고 스페인에서 만들어져 수입된다. 국내에서는 QM3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바 있다. XM3는 디젤 모델이 없으나 캡처는 디젤 모델이 있다는 점이 핵심. 캡처 가솔린은 XM3 TCe 260 파워트레인과 동일하다. 캡처의 1.5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3750rpm, 최대토크 26.5kg·m/2000~2500rpm 힘을 갖췄다. 복합공인연비는 17.7km/ℓ이다. 캡처 디젤은 유럽에서 다진 달리기 성능이 일품이다. 도심 주행에서 가솔린보다 더 부드러운 질감을 확보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가솔린 엔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정숙하다. 경제성이 뛰어난 첫차로 혹은 세컨드카로도 충분해 보인다. 특히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을 캡처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안전사양은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 차량·보행자·자전거탑승자 감지) △차간거리경보시스템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 △차선이탈방지보조시스템(LKA) △사각지대경보시스템(BSW) △전담 콜센터 상담원과 연결 가능한 어시스트콜 등이다. XM3처럼 9.3인치 내비게이션과 함께 내비게이션 화면 정보를 10.25인치의 계기반으로도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고급 차에 탑재된 기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돼 안전하고 편리하다. 캡처를 수입하면서 르노삼성차는 르노 차 판매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생산과 동시에 수입차를 파는 두 가지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차종이 다양해진 만큼 소비자로선 선택지가 더 많아진 것이다.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난해 3월 르노의 상용밴인 마스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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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골절=사망?’ 방치하면 2년 내 사망률 70%

골다공증 환자 94.4% 여성, 폐경 후 급격한 골감소로 골절에 취약 영양섭취, 운동, 낙상 주의, 골다공증 관리로 예방해야 | 김상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고령화 영향으로 노인층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도시생활 습관으로 운동량이 감소하면서 노인성 고관절 골절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고관절 골절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은 골다공증의 악화, 근육량의 감소, 척추 및 관절의 퇴행, 균형감각 저하 등 크게 4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골다공증 진료 인원은 2015년 82만1754명에서 2019년 107만9548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로 성인 5명 중 1명이 환자다. 골감소증 유병률은 47.9%로 2명 중 1명꼴이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50세 이상 한국인의 골다공증 골절 발생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50대에서는 손목 골절이 주로 발생하고, 고령으로 갈수록 고관절 및 척추 골절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며,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고관절 골절을 방치하면 거동 불편 등에 의해 욕창, 폐렴, 심장질환의 악화, 정맥혈색전증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 수술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분석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내 25%, 2년 내 70%가 사망한다. 고관절 골절 치료의 기본은 수술 고관절 골절은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고관절의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정으로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반면에 상단부인 대퇴경부에 골절이 발생하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뼈가 약해져 나사로 골절고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혈관 손상이 동반돼 골유합이 되지 않거나 골두에 혈류 공급이 끊겨 무혈성괴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체에서 가장 흔히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부위는 엉덩이다. 대부분 엉덩이 관절을 이루는 두 부분인 비구부와 대퇴골두 부분 및 손상된 물렁뼈를 제거한 뒤 인공뼈로 대체하고 연결 부위에는 특수한 플라스틱 또는 세라믹으로 끼워주는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인공고관절 수술은 과거와 달리 수술절개 부위가 10~15cm 정도로 작아졌고, 인공관절면의 소재도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도 빠른 수술 접근법이 개발되면서 고령 환자들의 부담이 줄었다. 수술 1~2일 후부터 발을 딛는 힘이 생겨 보행이 가능해져 수술 후 회복률도 높다. 인공고관절 수술 환자의 20년 생존율은 90% 이상이다. 추후 30년, 40년까지도 생존율은 매우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인공관절은 부품의 마모에 의한 수명의 제한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좋다. 인공고관절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재수술 빈도도 많이 줄었다. 다만 인공관절의 이완과 감염이 발생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 이완이란 삽입된 인공관절이 뼈에 안착되지 못하고 분리돼 움직이게 되는 경우다. 감염은 수술 부위로 균이 침범해 인공관절 주변으로 균집락이 형성되고 고름이 차는 것을 의미한다. 재수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인공고관절 수술을 시행한 환자의 90~95% 이상은 심한 통증이 사라진다. 보행 장애 또는 휠체어 상태로 지내던 환자들도 거의 정상 보행이 가능해진다. 수술 후 1~2일 후부터는 워커·목발 등을 이용한 부분체중부하 운동이 가능하고, 수술 후 한 달 정도 되면 독립보행으로 30분 이상 평지 보행이 가능하다. 3개월이면 웬만한 일상생활은 모두 할 수 있으며, 6개월 이후부터는 가벼운 조깅 등 대부분의 운동과 활동이 가능해진다. 다만 책상(양반)다리를 하고 앉거나 화장실에서 쭈그리고 앉는 자세 등은 인공고관절이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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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호

재도약 나선 VR·AR ‘동상이몽’은 숙제

성장통 겪는 VR·AR 산업?...업계 이견 심각 콘텐츠 부족하나 개발 환경 열악...‘원 포인트’ 대책 필요 |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가상·증강현실(VR·AR) 산업이 다시 성장통을 겪고 있다. 4차산업혁명 기술이라는 거창한 이름보다는, 친숙한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탄탄한 산업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콘텐츠로 거듭날지는 미지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발간한 ‘2020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VR은 주로 게임 또는 엔터테인먼트에서 체험형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AR은 교육 분야에서 경험 중심 콘텐츠 또는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가상공간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G 등장에 통신사 ‘킬러 콘텐츠’로 키워볼까 지난해 4월 통신사들은 일제히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5G는 4세대 이동통신(4G)보다 20배(20Gbps) 빠르지만 지연속도(1ms)는 10분의 1에 불과해 ‘끊김 없는 콘텐츠’ 제공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통신사들은 VR·AR 콘텐츠를 5G ‘킬러 콘텐츠’로 정했다. 업그레이드된 통신 기술을 이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체험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빠른 속도와 신기술을 접목한 VR·AR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만들고, 관련 월정액 요금제를 출시하며 관심을 끌었다.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받아 통신사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기존의 소극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각종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VR·AR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SK텔레콤은 게임사 넥슨의 장수 흥행 IP 3종(‘카트라이더’, ‘버블파이터’, ‘크레이지아케이드 BnB’)을 VR 게임으로 만들기로 했다. 넥슨은 IP 제공 업무협약(MOU)만 맺고 SK텔레콤이 직접 VR 게임 전문개발사와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월 ‘픽셀리티게임즈’와 공동 개발한 ‘크레이지월드’ VR 게임을 오큘러스를 통해 베타 서비스로 내놓기도 했다. 두 회사는 “넥슨은 게임 콘텐츠, SK텔레콤은 통신 및 서비스 영역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양사 협력은 IP, e스포츠, VR 및 클라우드 게임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시각 VR 콘텐츠를 공략했다. 유명 서커스 콘텐츠인 ‘태양의 서커스’를 VR화했다. LG유플러스는 신작 제작비를 투자해 태양의 서커스 실감콘텐츠 제작사 펠릭스&폴 스튜디오와 함께 신작 ‘알레그리아’를 제작했다. 제작진은 100대 이상의 카메라와 컴퓨터 그래픽(CG)을 사용해 5K 화질로 만들었고, 29일 U+ VR 플랫폼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더불어 전 세계 이동통신사에 서커스 VR 콘텐츠를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 일본 통신사인 KDDI에 콘텐츠를 판매하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조용’...“시기상조” 진단 ‘킬러 콘텐츠’ 활용에 나선 통신업계와 달리, 정작 콘텐츠 파워를 자랑하는 게임업계는 조용한 모습이다. 낮은 접근성과 콘텐츠 부족이라는 두 가지 단점 때문이다. 특히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VR 활성화를 위해선 머리에 얹는 무거운 기기인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의 불편함과 ‘콘텐츠 부족’ 문제가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콘진원이 발간한 ‘2019 VR 게임사업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VR 게임 사업장을 대상으로 향후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4%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로는 ‘소비자의 관심이 줄어 VR 게임 이용 자체가 감소한다’(66.7%),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한 VR 게임 콘텐츠 부족’(41.7%)을 꼽았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선 총 쏘기 게임으로 불리는 ‘슈팅’ 장르가 VR 게임 전체의 28.6%를 차지하는 쏠림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콘텐츠 제작에 나설 수 있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어떤 입장일까. 아쉽지만 다소 부정적이다. 이들은 600g이 넘는 HMD의 접근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콘텐츠 기획은 물론 제작 또한 요원할 거라고 전망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VR·AR 산업 및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통신사와 전혀 다르다”며 “소비자들은 4G와 5G 속도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기 힘들다. 그래서 통신사들은 4G 시대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HMD를 활용, 콘텐츠와 접목한 마케팅을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게임업계 시각에선 이용자들이 VR·AR 게임을 집이나 체험장 등 일정한 공간에서만 즐기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이용자들이 출근하면서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처럼 장소에 상관없이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HMD가 발전해야 게임 제작에 선뜻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VR·AR업계 “사업장 41.3%가 소득 없다” VR·AR업계 관계자들도 다소 어두운 분위기다. 소비층이 좁아 VR·AR 콘텐츠 수익성이 크지 않고 전문인력 부족으로 답보 상태라고 호소한다. 특히 정부 지원금에 의존한 기술 개발이 이어지면서 사업 지속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진원 조사에 따르면 VR 기술만 활용하는 사업장은 전체의 39.4%, AR 기술만 활용하는 사업장은 8.1%로 조사됐다. VR·AR 기술을 모두 활용하는 사업장은 34%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VR·AR 제품을 판매하지 못해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곳이 전체 사업장의 41.3%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소득이 발생하는 판매 형태는 오프라인 B2B 채널(69.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마저도 관광·부동산 산업 홍보 목적의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의료·군사 분야에서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기능성 콘텐츠’에 치우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기술 개발 자금을 정부 지원금으로 조달하는 경우가 41.1%로 가장 많았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콘텐츠 퍼블리셔로부터 자금을 유치(3.0%)하거나 창업투자사업 투자조합 등의 기업 투자자금으로 기술 개발(12.4%)에 나서는 기업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기술 개발을 위해선 VR·AR 전문인력 확보가 관건이지만, 응답자 중 51.7%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높은 인건비 및 인건비 순환율 저조를 언급한 응답자도 44.9%로 조사돼 열악한 산업 현장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VR·AR 산업 진흥? 원 포인트 대책 필요하다” 이 같은 결과에 VR·AR업계 관계자는 B2B뿐 아니라 B2C까지 산업 파워가 폭넓게 확장되려면 콘텐츠 다양화는 물론 VR·AR 산업 진흥책이 단독으로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으로 기업을 운영하거나 공공기관 등에서 발주하는 교육용 VR·AR 콘텐츠를 만들어 납품하는 데 의지하는 소규모 기업이 많다”며 “아직까지 B2C 시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회성 콘텐츠를 납품하고 실적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좋은 방안은 국회가 VR·AR 관련 특별법이나 모법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라면서 “현재는 VR 게임만 하더라도 각종 법과 심의에 걸려 서비스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도전적으로 장르 다각화에 나선 게임사에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현재 게임업계가 돈이 되는 모바일 게임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VR·AR 게임 콘텐츠를 개발할 경우 혜택을 주겠다’고 하면 어떤 게임사도 제작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 ‘문제는 장르 다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내는가다. 우선 주요 게임사들이 새로운 게임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VR·AR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에만 이익을 주는 형태가 아니라, 장르 다각화에 기여한 게임사에 대해 개발비 등을 일부 지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면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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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호

50년 한국미술시장 견인한 갤러리현대 박명자회장에게 듣는다

“저절로 되는 것 없어요. 컬렉션도 공부가 필수죠. 타이밍 맞춰 수집 후 진득이 기다려야 성공합니다.”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인 1970년 4월. ‘인사동 골동가’라 불리던 서울 관훈동 7번지에서는 특별한 개관식이 열렸다. 치과로 쓰이던 아담한 2층 건물에 ‘현대화랑’이라는 큼지막한 간판이 걸리고, 41명 작가의 작품을 모은 ‘현대화랑 개관기념전’이 막을 올렸다. 넓지 않은 화랑에는 당시로선 생소했던 ‘신식’ 갤러리를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내 1호 상업화랑인 현대화랑은 그렇게 탄생을 알렸다. 그 봄날을 기점으로 한국의 현대미술사와 화랑사가 차곡차곡 기록되기 시작했다. 토담집처럼 정감 어린 질감의 유화를 그린 박수근, 황소 그림을 남긴 비운의 천재 이중섭,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채색화의 묘미를 전해준 천경자, 비디오아트라는 영역을 개척한 백남준이 모두 현대화랑을 거쳐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어느새 50년, 반세기가 흘렀다. 어느 분야나 특출난 사람 한두 명이 그 분야를 이끌게 마련인데 화랑계에서는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시스템을 갖춘 갤러리를 만든 박명자(77) 현대화랑 회장이 그런 사람이다. 박 회장은 이 땅에 갤러리다운 갤러리가 없던 시절에 근현대미술을 전문으로 다루는 갤러리를 만들고, 체계적인 아트비즈니스를 시작했다. 현대화랑이 문을 열자 여러 화랑이 잇따라 생기며 화랑 설립의 물꼬가 터졌다. 골동상·표구점 일색이던 인사동에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화랑은 한국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과 발맞춰 발전을 거듭했다. 1975년에는 경복궁 앞 사간동으로 이전했고, 1987년에는 ‘갤러리현대’로 명칭을 바꾸며 반세기 내내 톱의 자리에서 화랑계를 이끌었다. 한국 최고의 메이저 화랑을 꼽으라면 누구나 갤러리현대를 꼽고, 화랑계 산증인을 꼽으라면 누구나 박 회장을 꼽는다.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화랑이요, 국가대표 선수인 셈이다. 수천, 수만의 작가 중에서도 될성부른 작가를 골라내는 안목은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돌파력과 집중력 또한 따를 사람이 없다. 50주년을 맞아 ‘현대 HYUNDAI 50’전을 기획한 박 회장을 만나 반백년 궤적을 들어봤다. 비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 작품전’으로 화랑 알려 Q. 20대 여성으로 화랑 내는 게 모험 아니었나. A. 지금도 작가들과 가깝게 지내지만 50년 전에도 작가들이 떠밀어 하게 됐다. 고교(숙명여고) 졸업 후 을지로 반도호텔 내 반도화랑에서 7년여 일하며 경험을 쌓고 있었는데 운보 김기창 화백의 부인인 박래현 작가가 “외국에선 여성 화랑주의 활약이 대단하니 해보라”며 독려했다. 박래현은 잘 안 팔리는 자기 그림 대신, 인기가 높았던 남편(운보) 그림을 내주며 전시를 열게 해줬다. 당시 인사동에선 동양화 대가들의 그림만 조금씩 팔릴 뿐 서양화 시장은 싹도 트지 않았다. 그래서 서양화 작품 중 수작을 선별해 활로를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그게 시대와 맞아떨어지며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Q. 박수근 화백과의 특별한 인연이 전해진다. A. 반도화랑은 한때 아시아재단이 후원했고, 이후 이대원 화백이 인수해 운영했다. 한국에 머무는 외국주재원과 여행객이 주고객이었는데 일련의 동양화와 박수근 소품이 그나마 조금씩 팔렸다. 하지만 늘 적자였고, 이따금 적자를 면했다. 그 당시 창신동에 살던 박 화백은 1주일에 두어 번쯤 ‘내 그림이 팔렸나’ 하고 화랑에 들렀다. 창신동에서 공용화장실을 쓸 때라 반도호텔의 쾌적한 화장실도 쓸 겸 해서였다. 큰 키에 조용한 성품이었는데 얼마 안 있어 1965년 타계했다. 51세의 아까운 나이였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해 드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현대화랑 개관 첫해에 ‘박수근 유작전’을 열었다. 그 전시를 본 많은 이가 박수근 작품의 진정성에 탄복했다. 아내인 김복순 여사가 그리도 소망했던 박수근 대형 화집(열화당)은 1985년에야 낼 수 있었다. 이렇듯 꼭 한 박자씩 늦는 게 인생인가 싶다. @img4 Q. 1972년 이중섭전은 작가와 화랑을 각인시켰다. A. 이중섭은 화가와 문인들 사이에선 이름이 꽤 알려졌지만 마흔에 요절해 거의 조명받지 못했다. 이에 전국에 흩어져 있던 그림 중 100점을 선별해 ‘이중섭 작품전’을 열었다. 비운의 천재 화가의 예술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호평이 이어졌다. 입장료(100원)를 받았는데도 인사동에 긴 줄이 섰고, 수익금으로 ‘부부’(유화)를 사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이중섭 전시는 작가와 함께 현대화랑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시인 김광균과 구상, 운보 김기창은 방명록에 감동적인 시를 남겼다. 삼청로로 이전하자 삼청동아트벨트 형성 Q. ‘전시 때문에 화가를 모처에 감금했다’는 말도 돌았다. A. 1974년 소정 변관식의 개인전을 기획했는데 돈암동에 살던 작가가 “대작을 집중해 그릴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정릉의 한 절에 작업실을 마련해 드렸다. 그곳에서 소정은 6개월간 두문불출하며 금강산 연작 중 대표작인 ‘단발령(斷髮令)’, ‘외금강삼선암’을 그렸다. 자주 만나던 지인들조차 작가를 볼 수 없으니 ‘화랑이 화가를 감금했다’는 소문이 돈 모양이다. 금강산 절경을 무수한 먹점과 활달한 붓질로 멋들어지게 그려낸 소정의 말년작은 이렇게 나왔다. 그 전시가 소정 생전의 마지막 전시가 될 줄 몰랐다. @img5 @img6 Q. 인사동을 접고 사간동으로 이전한 이유는. A. 인사동 건물의 임대기간이 끝나기도 했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고암 이응노 화백이 “내 전시를 열려면 화랑 층고가 3m는 돼야 한다”고 해서 경복궁 앞으로 화랑을 옮겼다. 고암 작품은 워낙 큰 그림이 많아 탁 트인 전시실이 필요했다. 그 바람에 1975년 사간동 시대가 시작됐고, 삼청동까지 쭉 뻗은 길에 화랑들이 앞다퉈 들어오며 아트벨트가 형성됐다. Q. ‘삼청동에 국립미술관 하나와 또 하나의 사립(화랑)미술관이 있다’는 말도 생겼다 A. 1970, 80년대에는 국공립미술관이 부족해 많은 작가가 상업화랑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고, 평가를 받았다. 현대화랑도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열 수 있었다. 지난 50년간 400여 작가의 전시가 800회나 열렸으니 ‘현대를 안 거쳐간 작가를 꼽는 게 더 빠르다’는 말도 나온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장욱진, 천경자, 유영국 등의 작가는 회고전도 여러 번 열었는데 우리 화랑 전시를 통해 대표작이 우리 고객에게 팔렸기에 회고전을 꾸릴 수 있었다. 귀하디귀한 작품을 아무런 조건 없이 대여해 주는 고객들 때문에 ‘현대화랑 전시는 미술관급’이라는 과분한 평을 듣고 있다. 전시가 끝날 때까진 작품이 혹여 손상될까 봐 계속 마음 졸이지만 너무도 감사하고 뿌듯하다. “반백년 화랑주로 일하니 반쯤은 작가가 됐다” Q. 작품값 바로바로 건네는 걸로 유명하다. A. 전업작가들에겐 화랑을 통한 작품 판매가 가장 절실한 통로다. 산업은행에 다니던 남편(도진규 씨)이 “작품이 팔리면 그 즉시 작가에게 대금을 건네고, 만약 입금이 지연되면 언제까지 보내겠다고 미리 알리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했다. 그래서 이를 지키려 애를 썼다. 그 덕에 훌륭한 작가들과 30, 40년씩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재밌는 것은 예전 작가들은 수표보다는 부피가 크더라도 현금을 수북이 가져가면 반색한다는 것이다. 부자가 된 양 표정이 확 밝아지곤 했다. Q. 변덕스럽거나 까다로운 작가도 있지 않나. A. 갤러리스트들의 숙명이다. 800회의 전시 중 사건이 없을 때가 없었다. 예민하고 까다롭고 예측불허인 게 작가들이다. 직장 생활을 해본 적 없이, 골방에서 화폭과 외롭게 씨름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예민함과 섬세함 때문에 예술의 길을 걷는 거라 생각한다. 윤중식 화백과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개인전을 앞두고 가장 잘된 그림들을 상의하에 가져왔는데 이튿날 아침 화랑 문을 박차고 들어와 “내 눈알 같은 그림만 빼갔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러곤 작품들을 도로 가져갔다. 나중에 다시 받긴 했지만 참 아슬아슬 줄 타는 심정이었다. 천경자 화백도 작품을 받아오면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전화가 온다. “박 사장, 아직 그 작품하고 정을 못 뗐으니 돌려줘”라며. 그럴 땐 맞춰드릴 수밖에 없다. 반백년 화랑주로 일하다 보니 나도 반쯤은 작가가 됐다. 자존심으로 먹고사는 존재가 예술가다. 내일 굶어죽더라도 말이다. Q. 여러 미술관에 작품을 많이 기증했다. A. 공교롭게도 환갑 무렵에 박수근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에 각각 50여 점의 작품을 기증했다. 박수근미술관은 양구에 건물은 멋지게 지었는데 오리지널 회화가 한 점도 없다고 해서 ‘굴비’라는 작품을 기증했다. 내가 결혼할 때 사모님께서 선물로 주신 유화였다. 진득하게 갖고 있었어야 했는데 1970년 고객이 달라는 통에 2만5000원에 팔았다가 32년 뒤인 2002년 2억5000만원에 다시 사들여 갖고 있었다. 그러다 미술관에 노른자에 해당되는 박수근 유화가 없다는 소식에 ‘굴비’를 기증했다. 박수근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최영림, 도상봉, 김환기, 장욱진의 작품 50점도 묶어 전달했다. 이듬해 서귀포의 이중섭미술관에도 이우환, 김창열, 정상화, 백남준의 작품 50여 점을 기증해 1종 미술관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나와 인연이 깊은 두 국민화가의 미술관이 더욱 내실을 다져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좋겠다. @img7 500만원에 사려다 30년 뒤 2억5000만원에 낙찰 Q. 컬렉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A. 미술품 수집도 공부가 중요하다. 대뜸 ‘어떤 그림이 돈이 되느냐’고 묻는 이가 많은데 성공한 컬렉터가 되려면 미술에 애정을 갖고 공부를 해야 한다. 골프나 테니스를 치려면 레슨을 받지 않나. 요즘 들어 진지한 수집가가 자꾸 줄어 아쉽다. 작품 구입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결단을 내릴 때는 내려야 한다. 동양화 수작들을 맥락 있게 수집한 이종훈 인천도시가스 회장의 예를 들려주고 싶다. 도상봉 화백의 ‘라일락’을 좋아하기에 1987년 10호 크기 보라색 라일락(1959년 작)을 권했다. 500만원이었다. 그런데 이 분이 결정을 안 하고 미루는 것이었다. 결국 다른 고객에게 팔렸고, 라일락이 계속 눈에 밟혔던 이 회장은 2009년 서울옥션에 나온 그 그림을 2억5000만원에 낙찰받고 말았다. 30년 새에 50배나 오르고 말았으니 타이밍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유영국, 윤형근, 정상화의 작품은 일반 샐러리맨은 범접하기 힘든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1970, 80년대만 해도 이들 역시 작품이 거의 팔리지 않았다. 그저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만 팔렸다.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며 이들의 추상 작업이 한국미술사의 핵심으로 평가되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 그때라도 수집한 이들은 지금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 타이밍이 관건이듯 작품 수집에도 타이밍이 가장 키포인트다. Q. 작품값 유난히 깎는 고객은 어떤가. A. 요즘도 그런 고객 많다. 나 역시 1969년 신문회관서 열린 천경자 개인전에서 ‘하와이 가는 길’이란 드로잉을 3000원에 살 수 있느냐고 화가에게 물었다가 단칼에 거절당했다. 판매가는 6000원이었다. 너무 깎았던 거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런데 이듬해 현대화랑 개관일에 화가가 그 그림을 깜짝선물이라며 내게 건넸다. 지금도 그 드로잉을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 작품이 절실하게 내게 말을 건다면 너무 깎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 작품이 내게 줄 정서적 포만감은 돈으론 카운트할 수 없으니. @img8 Q. 미술계와 우리 사회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A. 근래 들어 인테리어 장식용 같은 외국 작품과 미처 검증되지 않은 해외작가 작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신중했으면 한다. 정말 좋은 작품은 그 나라에서 먼저 팔리지 않겠는가. 우리 작가 중 탄탄하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갖고 있는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고군분투하는 예를 너무 많이 본다. 미래의 김환기, 정상화, 이우환, 백남준이 될 작가들을 찾아내 응원하는 문화가 확산됐으면 한다. 외국에서는 오히려 우리 작가 작품의 독창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나를 이어 갤러리현대를 이끌며 젊은 작가 발굴 등 도전을 펼쳐온 도형태 사장이 한국미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쭉쭉 뻗어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측면에서 도울 일 있다면 나도 발 벗고 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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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걱정 없는 ‘제주 VR여행’

눈 덮인 한라산 백록담 등반도...‘아이젠 신고 올라가는 느낌’ 관광 넘어 여행 가이드 역할 톡톡 |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성산일출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독특한 암반으로 유명한 광치기 해변에 서 있다. 고개를 숙이니 바닷물이 밀려온다. 섭지코지 하얀 등대에 올라 절경을 감상한다. 파란 바다, 하늘, 노란 유채꽃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서울 한복판에서 제주도를 만끽하고 있다. 낮과 밤이 아름다운 이오테우 해변, 에메랄드빛 바다를 뽐내는 월정리 해변, 몽돌이 널려 있는 알작지 해변, 코발트 빛깔과 하얀 모래가 어우러진 세화 해변 등을 옮겨다니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월정리의 커피숍에 들어가서 통유리창 사이로 해변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여유를 더해 준다. 내 얼굴엔 제주투브이알의 VR기기가 씌워져 있고 손엔 커피잔이 들려 있지만, 제주도 해변의 한 커피숍에 있다는 착각에 빠져버린 지 오래다. 하늘과 바다와 맞닿아 있는 풍경에 커피향이 더해져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제주 바다 석양 너머로 황우지 해안 선녀탕이 보인다. 이 선녀탕은 화산으로 인해 생긴 바다 옆 작은 공간에 만들어진 천연 풀(pool)이다. 넘실대는 바닷물이 황우지 해안 선녀탕으로 들어오면서 워터파크 인공파도 풀처럼 찰랑대는 파도가 만들어진다. 제주도 VR 여행은 2시간을 훌쩍 넘겨서도 계속됐다. 태양을 바라보며 노란 꽃잎을 활짝 드러내고 있는 ‘해바라기 농장’에 왔다. 내 양옆 고개를 쑥 빼든 해바라기 정취에 젖어든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목장으로 장소를 옮기자 넓은 초원에 소와 말들이 유유히 거닐고 있다. 세계 최대 착시테마파크 ‘박물관은 살아 있다’에 들어서자 학창 시절 미술 교과서에서 봤던 명화가 즐비하다. 이곳 명화들은 공간 감각이 더해져 특별한 사진 배경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양이들의 성지 ‘김녕미로공원’에 들어서자 매일 밤낮 ‘야옹이’를 외쳐대는 25개월 된 딸이 떠올랐다. 손길을 무서워하지 않고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들이 가득한 이곳은 우거진 숲을 탈출하는 공원이다. 복잡한 미로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고양이들은 길 안내자처럼 행동한다. 언젠가 딸과 함께할 제주도 여행에서 꼭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이 표현된 왈종미술관에선 VR로 이왈종 화백의 염원을 느끼는 데 부족함이 없다. 로봇스퀘어에서 로봇을 체험해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지금 눈부신 햇살로 가득한 5월이지만, 이 VR은 눈 덮인 한라산 백록담 등반까지 가능케 했다. 마치 아이젠을 신고 산을 오르는 느낌마저 들었다. 어느새 제주 VR 여행은 관광을 넘어 여행책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이내 내 수첩엔 독특한 테마와 풍광을 가진 게스트하우스·펜션들과 인테리어가 멋진 카페들을 써내려 가기 바빴다. 프랑스 와이너리 방문을 방불케 하는 ‘한라산소주투어’, 애월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하이엔드제주’, 반 고흐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고흐의정원’, 아시아 최초 빛테마 뮤지엄 ‘제주라프’, 검멀레해변 보트 타고 우도 가기, 피톤치드 가득한 ‘사려니숲길’ 등도 메모장을 빼곡히 채웠다. 제주도를 방문할 때마다 인터넷에서 에어텔카(숙박+항공티켓+렌터카)를 구매한 뒤 무작정 떠나길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 제주 VR 여행으로 다음 제주 여행은 100점 아빠·남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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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최고 사양...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vs 모하비 '그래비티'

|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국산 대형 SUV 사양이 수입차보다 떨어진다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최고급 SUV가 이번에 상품성으로 만났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기아차 모하비 더마스터 ‘그래비티’가 그 주인공이다.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최고사양+디자인 차별화 현대자동차가 ‘캘리그래피’라는 트림명을 처음 소개한 것은 지난해 말 더뉴 그랜저였다. 최고급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스페셜 모델로 수입차 등에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캘리그래피는 최고급 사양뿐만 아니라 내·외관 디자인 차별화를 시도해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2020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면서 캘리그래피를 전면에 내세웠다. 2020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는 △크롬 라디에이터 및 인테이크 그릴 △20인치 알로이휠 △크롬 스키드플레이트 △바디컬러 클래딩 등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이는 곳곳에 크롬 장식을 통해 고급성을 더 높이고, 수입 SUV에서나 볼 수 있는 바디컬러 클래딩을 적용하려는 의도다. 또한 일반적으로 SUV의 바퀴를 감싸는 휠하우스 패널은 검정색이지만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는 바디컬러와 동일해 디자인 일체감을 살려냈다. 그동안 검정색 휠하우스 패널이 바디컬러와 다르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캘리그래피 트림의 내장은 △앰비언트 무드램프 △퀼팅 나파가죽 시트와 퀼팅 가죽을 감싼 도어 트림(블랙·카키·베이지 3종) △반펀칭 가죽 스티어링휠 등으로 고급화했다.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계기판)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뒷좌석 수동식 도어 커튼 등 편의사양도 캘리그래피에 기본 적용했다. 특히 의전용 등 2열 시트 사용이 많은 소비자라면 VIP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팰리세이드 VIP는 모니터 2대로 구성된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SE)’을 비롯해 공기청정기와 냉·온장 컵홀더 등이 탑재된 2열 센터 콘솔 암레스트, 2열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스피커 내장형 윙타입 헤드레스트 등을 적용해 편의성을 더욱 강화했다. 이만하면 고급 수입밴 못지않다. 현대차는 캘리그래피를 포함한 2020 팰리세이드 전 모델에 ‘현대 카페이(CarPay)’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SK에너지, 파킹클라우드 등 제휴된 주유소와 주차장에서 비용을 지불할 때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간편히 결제할 수 있다. 차량 내 간편 결제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 1월 제네시스 GV80에 첫 적용했다. 신용카드 등 정보가 저장된 스마트폰으로 근거리 무선통신(NSC) 방식의 결제가 가능한 것을 차량에서도 쓸 수 있도록 확대한 것이다. 2020 팰리세이드 판매 가격은 가솔린 3.8 기준 트림별로 △익스클루시브 3497만원 △프레스티지 4047만원 △캘리그래피 4567만원 △VIP 5137만원이다. (개별소비세 1.5% 기준, 디젤 2.2 모델은 가솔린 3.8 트림 가격에 150만원 추가) 모하비 더마스터 그래비티, 강인함+고급 소재 기아차는 모하비 최고 사양인 더마스터에 ‘그래비티’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모하비 더마스터 그래비티는 외장 디자인을 블랙으로 통일해 고급감을 높인 것이 특징. 이를 위해 새로운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블랙 컬러의 20인치 알로이휠을 적용했다.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은 기존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바꿨다. 기아차는 화살촉에서 영감을 받아 강인하고 세련된 느낌의 조형을 반복적으로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실내는 고급 소재를 적용했다. 스포츠카 혹은 고급 수입차에 적용되는 ‘알탄카라’를 스티어링휠, 센터콘솔, 도어 암레스트 등에 입혔다. 알탄카라는 촉감이 좋아 스티어링휠과 천장에 주로 쓰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산 동급 중 유일하게 V6 3.0 디젤 엔진을 적용해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모하비는 국내 대형 SUV 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강인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한 그래비티 모델로 대형 SUV 팬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비 더마스터 그래비티 판매 가격은 △5인승 5547만원 △6인승 5652만원 △7인승 5612만원이다. (개별소비세 1.5% 기준)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와 모하비 더마스터 그래비티의 공통점은 현대·기아차의 최신 편의사양을 아낌없이 적용했다는 점이다. 국산 대형 SUV를 구입해야 하는데 고급 세단 및 고급 수입차 부럽지 않은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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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호

잠을 두렵게 만드는 ‘수면마비’ 문제는 생활습관

전체 인구 15~40% 가위눌림으로 불리는 ‘수면마비’ 겪어 전문 치료보다 생활습관 교정해야 | 윤효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가위눌림’이라고 불리는 수면장애 증상을 의학 용어로는 ‘수면마비’라고 한다. 수면마비는 수면 시작 혹은 수면 말미에, 흔히 꿈꾸는 수면(REM sleep) 직후에 골격근의 마비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면마비는 급격히 시작돼 1~4분 정도 지속하고 급격히 혹은 서서히 끝나게 된다. 주로 어떤 소리를 듣거나 다른 사람이 신체를 만질 때 수면마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렘수면 상태, 즉 꿈꾸는 수면 단계에서는 머리가 꿈을 꾸지만 꿈이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못하도록 호흡이나 생명에 필수적인 기관들을 제외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근육을 마비시켜 버린다. 정상적인 수면에서는 렘수면에서 빠져나와 비렘수면 (non-REM sleep) 단계로 갔다가 깨어나게 돼 수면마비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비정상적으로 렘수면에서 바로 각성이 되는 경우에는 깨어 있거나 반쯤 깨어 있는 상태에서 움직이려고 애를 쓰고 질식감, 환각을 경험하는 수면마비 현상을 겪게 된다. 이때 골격근은 마비가 돼도 눈의 근육과 호흡 근육은 보존돼 있어 움직이려고 애를 쓸 때 심한 눈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원인은 수면부족·불규칙한 생활리듬·과음 수면마비는 주로 수면부족, 불규칙한 생활리듬, 과도한 음주, 수면제 등의 약물 과다 복용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 스트레스, 강한 시청각적 자극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렘수면 시 운동근육의 마비를 조절하는 기전의 미세구조 변화나 신경면역학적 기능부전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마비는 일반적으로 다른 장애와 관련되지 않고, 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으며,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주로 아침에 잠에서 깰 때 나타난다. 전체 인구의 15~40%에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나타나며 일생에 한 번 혹은 몇 번 겪을 수 있다. 만성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만성질환 위험 있는 가족형·기면병 수면마비 드물게 유전적으로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족형(familial form) 수면마비’와 ‘기면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수면마비’가 있다. 가족형 수면마비는 문헌에 몇 건의 사례가 보고될 정도로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수면마비는 기면병(narcolepsy)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수면마비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기면병이란 뇌하수체의 하이포크레틴이라는 물질의 부족으로 인해 수면-각성기전의 기능부전이 나타나게 되며, 주간의 졸림과 비정상적인 렘수면의 발현으로 인한 탈력발작과 수면마비, 그리고 수면이 시작되거나 끝날 때 겪는 환각 등의 증상으로 표현되는 신경학적 장애다. 기면병 환자의 20~40%에서 수면마비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형과 기면병 수면마비의 경우 일반적인 수면마비와는 달리 수면의 시작 부분에서 가위눌림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다. 가족형 수면마비는 기면병과 공통되는 병리적 과정을 갖는다. 가족형과 기면병에 수반된 경우 수면마비 증상이 만성화될 수 있다. 생활습관 바꿔야...만성화 땐 약물치료 일반적으로 수면마비에 대한 전문 치료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 귀신 같은 물체를 보거나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겪게 되면 놀란 기분이 오래 가기도 하나 대개 일시적이며 별다른 후유증 없이 지나간다. 수면마비로 인해 공포스러운 경험을 한 경우 꿈이 각성 상태까지 잠시 연장돼 나타난 것이므로 의미 부여를 하지 말고 공포감에 젖을 필요는 없다. 세 가지 형태의 수면마비 모두 불규칙한 수면 습관, 수면부족, 잦은 음주, 시차여행과 같은 수면-각성 주기의 교란 상태에서 쉽게 유발되기 때문에 생활습관 교정과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다만 만성화되거나 가족형 및 기면병에서 나타나는 수면마비의 경우는 렘수면 단계에 작용하는 약물로 치료하거나 심리적 문제를 다루는 정신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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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호

미국 슈퍼리치 문화사업 박차 “급매물 줍줍”

‘스타워즈’ 루카스 감독, 15억달러 뮤지엄 건립 화제 월가의 억만장자 톰 힐, 뉴욕에 사립미술관 조성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초정밀 전자현미경으로 봐야만 왕관 형태가 비로소 드러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 미세하기 짝이 없는 바이러스가 지구촌 전체에 깊은 생채기를 안겼다. 그 생채기는 너무나 치명적이어서 후유증이 엄청나다. 선진국 후진국 가릴 것 없이, 인종이며 이념 가릴 것 없이 온 세계를 휩쓴 신종 전염병 때문에 글로벌 경제는 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역병이 창궐하니 문화예술계는 더욱 처참한 상황이다. 공연, 미술, 영화, 출판, 패션 등 모든 장르가 셧다운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삼아 바삐 움직이는 이들도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의 숨은 ‘고수 컬렉터’들은 평소보다 20~40% 이상 싸게 나오는 특급 작품을 손에 넣으려고 정보망을 풀가동 중이다. 그야말로 급매물 ‘줍줍’(줍고 줍는다를 의미하는 신조어) 양상이다. 유동성 문제가 생긴 수집가(또는 작가)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마켓에 내놓는 그림과 조각을 헐값에 넘겨받으려는 부호들은 딜러, 경매사들과 긴밀히 접촉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로 모네, 피카소, 르누아르, 호퍼 등 세계적 거장들의 그림이 지난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래 또한 작년에 비해 약 35% 저렴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자들에겐 폭락장세야말로 블루칩 미술품을 거의 줍다(?)시피 끌어모을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과 루카스 뮤지엄 그런가 하면 코로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문화예술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난국에도 불구하고 문화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지역이 그렇다. 할리우드 영화인들과 아카데미는 코로나가 창궐하는 상황에서도 숙원 사업이던 아카데미영화박물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내 개관을 목표로 막바지 내부공사가 한창인데 유리 구(球) 형태의 건축은 렘 쿨하스가 맡았다. 영화 ‘스타워즈’로 유명한 조지 루카스(76) 감독은 더욱 바쁜 인물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루카스 뮤지엄 오브 내러티브 아트(Lucas Museum of Narrative Art)’를 LA 남부 엑스포공원에 건립하느라 비상시국에도 뛰고 있다. 1932, 1984년 LA올림픽이 열렸던 메모리얼 콜리시엄 주차장 부지 중 10만평방피트를 시로부터 제공받아 신화, 전설, 구전동화, 사회구성원의 스토리를 통합해 선보이는 뮤지엄을 세운다. 콘텐츠로는 회화, 조각, 디지털 아트, 사진, 만화, 영화가 망라된다. 지난 2018년 10월에는 LA 시장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도 가졌다. 중국의 스타 건축가 마옌송이 불시착한 우주선, 또는 공중에 뜬 구름 형상으로 디자인한 뮤지엄은 전시면적만 2만7000㎡(약 8200평)에 달한다. 또 11에이커 규모의 정원도 조성된다. 개관은 2021년 말로 잡혔는데 공기가 늦어질수록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에 루카스는 요즘 마음이 무척 급하다. 근래 건축공사에 로봇과 드론 등 첨단기기가 다수 동원돼 건설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루카스 감독은 공상과학영화인 ‘스타워즈’ 시리즈 외에도 ‘인디애나 존스’, ‘아메리칸 그래피티’ 등 기념비적인 영화를 숱하게 만든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제작자다. 그런 그가 지난 2012년 자신의 영화사를 월트디즈니에 40억달러에 팔아버리고 뮤지엄을 짓겠다고 나서자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 그러나 루카스는 41년간 영화에 복무했으니 인생 2막은 ‘뮤지엄 파운더’로 살겠노라며 팔을 걷어붙였다. 이는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이 담긴 영화 관련자료와 회화, 조각, 사진, 만화를 35년에 걸쳐 끈질기게 수집했기에 가능한 결단이었다. 루카스가 그러모은 수십만 점의 컬렉션은 그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드가, 르누아르 등 근대 거장들의 명작이 다수 포함됐고, 여타 수집품들도 지구상 유일무이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는 이야기가 담긴 예술품이라면 장르 불문하고 수집했다. 영화의 경우 스케치에서 스토리보드, 세트와 의상, 필름과 관련 사진까지 주로 예술가가 만든 원본을 컬렉션했다. 또 내러티브 페인팅,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애니메이션, 디지털 아트도 방대하게 모았는데 시각적 스토리텔링의 힘을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img7 루카스는 “시네마는 20세기, 21세기 가장 눈에 띄고, 가장 확실한 내러티브 아트다. 뮤지엄에서는 전설적인 옛 영화에서부터 오늘날 가장 혁신적인 프로젝트까지 매일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대 가장 창의적인 영화 제작자를 소개하는 강의와 워크숍, 특별 투어를 전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독보적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고, 막대한 뮤지엄 건립비와 운영비까지 모두 대겠다고 했는데도 루카스는 두 차례나 퇴짜를 맞았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가 그에게 딱지를 놓은 도시다. 원래 루카스는 자신의 고향(모데스토) 인근의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시유지에 뮤지엄을 짓고 싶어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가 입지와 기이한 건물 디자인을 문제 삼으며 반대하는 바람에 무위에 그쳤다. 섭섭한 마음을 안고, 이번에는 재혼한 아내(멜로디 홉슨)의 고향인 시카고로 방향을 돌렸다. 투자사업가인 아내가 시장과 가까워 일사천리로 협약이 타결됐다. 시카고 시장은 “경제적, 문화적 효과가 막대하다”며 반겼지만 시카고 시민단체(Friends of the Parks)가 “조례상 미시간 호변에는 민간 건물이 들어설 수 없다”며 반대해 또 보따리를 싸야 했다. ‘스타워즈’에 버금가는 또 다른 역작을 만들어 세상을 뒤흔들고 싶었던 루카스는 결국 LA시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세계 최초의 스토리텔링 뮤지엄은 1년 후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동안 건축가 마옌송은 세 차례나 설계안을 수정해야 했다. 10억달러로 늘어난 건설비와 운영비를 부담 중인 루카스는 “마옌송과 나는 이미 두 차례나 뮤지엄을 지었다 허물었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라며 “대중예술은 한 사회를 성찰할 수 있는 최고의 창문이다. 근데 그걸 만드는 게 참 쉽지 않다”고 했다. 루카스 뮤지엄이 들어서는 곳은 공교롭게도 루카스의 모교(USC) 바로 옆이다. 젊은 시절 루카스가 캠퍼스를 오가며 꾸던 꿈은 이제 또 다른 모습으로 영글어 가고 있는 셈이다. 꿈 많은 남편과 함께 뛰고 있는 아내 홉슨은 “우리는 지구상 어느 뮤지엄과도 다른 뮤지엄을 선보일 것이다. 한번 방문하면 예술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 확 바뀔 것이다. 시각적 스토리텔링 예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게 우리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래 세대를 향한 체험과 교육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윌셔대로에 위치한 공립미술관인 LA카운티 뮤지엄(약칭 LACMA) 또한 지은 지 55년 된 건물이 비가 새는 등 노후화되자 지난 4월 7일 옛 건물을 전격적으로 철거하고 신축에 돌입했다. 한때 증개축도 고려됐으나 비용이 만만치 않자 이사회는 2009년 신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은 막대한 규모의 신축기금 조성을 위해 백방으로 뛰며 슈퍼리치들을 설득했는데 2017년 할리우드 거물 데이비드 게펜이 1억5000만달러를 기부하며 물꼬가 트였다. 이후 여러 부호가 기금을 출연해 총 6억달러가 조성됐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말 석유재벌 로버트 데이 W.M 켁 재단 회장이 5000만달러를 쾌척해 마침내 목표액 6억5000만달러가 모금됐다. 일각에선 “아직 수십 년을 더 쓸 수 있는 건물을 꼭 헐어야 하느냐?”며 반발했지만, 고반 관장은 “칙칙한 건물 대신 미래를 위해 새 도전이 필요하다”며 건물을 해체했다. 로버트 데이 회장은 “남가주 주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실현하려는 LACMA의 새 비전을 지지한다. 윌셔대로 위를 가로지르는 페터 줌토의 디자인 또한 획기적”이라며 “코로나로 침체된 도시에 여러 뮤지엄의 잇따른 신축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의 금융인, 첼시에 아늑한 예술 둥지 만들다 지난 3월 초 뉴욕 첼시의 ‘힐 아트 파운데이션(Hill Art Foundation)’에 전화 문의가 빗발쳤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데 한국 아티스트의 개인전이 예정대로 열리느냐”는 문의였다. 이에 아트센터 측은 “한국 작가 김민정의 전시는 예정대로 3월 4일 개막해 6월 24일까지 열린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가 매우 엄중하긴 하지만 예술은 예술대로 계속돼야 한다’며 스케줄 강행을 권한 미국의 저명한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슈퍼컬렉터 J. 톰리슨 힐(72) 재단 대표의 의지가 뒷받침됐다. 그는 “단 한 명의 관람객이 오더라도 전시는 열려야 한다”고 했는데 4일 열린 개막식에는 예상을 깨고 수백 명의 뉴요커가 모여들어 성황을 이뤘다. 물론 철저한 방역 조치가 취해지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한국 작가의 작품전에 뉴욕의 미술관 관계자들과 애호가, 슈퍼리치들이 일제히 운집한 것은 힐 부부의 네트워크와 영향력 때문이었다. 비평가들은 “김민정의 깊고 고요한 한지 작품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 더욱 돋보인다”며 찬사를 터뜨렸다. 김민정은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작업 중인 자연주의 미술가로, 이번에 대작 중심으로 35점의 회화를 선보였다. @img4 월가에서 명성이 높은 거물이자 자선사업가인 톰리슨 힐은 리먼 브러더스 등을 거쳐 블랙스톤자산운용을 만든 금융전문가다. 그는 아내 재니 힐과 함께 오랫동안 미술계를 누비며 작품을 수집해 왔다. 피카소, 베이컨, 톰블리를 비롯해 근대 및 작고 작가 명작과 르네상스 조각 컬렉션은 특히 유명하다. 크리스토퍼 울, 찰스 레이로 이뤄진 현대미술 컬렉션 역시 수준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힐 부부는 자신들의 컬렉션을 여러 미술관에 기증하거나 대여해 왔는데 보다 많은 사람에게 수집품을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 지난 2019년 첼시에 비영리 공간을 오픈했다. 힐 부부의 미술관은 뉴욕에서도 가장 핫한 장소로 알려진 하이라인 파크 바로 옆의 ‘더 게티(The Getty)’ 빌딩 3, 4층에 들어섰다. 공간은 7700평방피트(약 216평)에 불과하지만 맨해튼에서도 워낙 최고 요지에 지어진 신축 건물이라 투자액은 막대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루이비통 매장 등을 디자인한 정상급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건축과 디자인을 맡은 이 부티크 빌딩에는 세계 굴지의 화랑인 리만 머핀 갤러리가 1, 2층 6100평방피트(약 171평) 공간을 무려 290억원에 매입하고 입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는 1평방피트(30×30㎝)당 무려 4400달러(약 473만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img6 맨해튼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금싸라기 공간에 입접한 것에 대해 힐 회장은 “인근에 뉴욕의 정상급 화랑인 페이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등이 있고, 하이라인도 있어 접근성을 고려했다”며 “아무리 좋은 작품, 좋은 전시도 사람들이 봐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않나. 우리는 무료관람이니 누구든 와서 편안하게 즐기며 ‘미술의 바다’로 빠져들면 좋겠다. 아, 전시장에서는 바다도 보인다”고 말했다. 힐 부부는 미술관을 마치 고급 주택처럼 아늑하게 꾸몄는데 “맨해튼은 거리마다 빌딩마다 인파도 많고 어지러운데 우리 공간에 와서는 차분히 쉬며 작품과 깊이 대화했으면 해서 거실처럼 꾸몄다”고 밝혔다. 힐 재단과 함께 김민정 작품전을 함께 기획한 갤러리현대 도형태 사장은 “뉴욕에서도 알아주는 슈퍼컬렉터인 힐 부부는 자신들의 주옥 같은 컬렉션을 미술관에서 꾸준히 교차전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통 큰’ 문화 투자는 코로나 사태로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의 순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뉴욕을 찾으면 한 번쯤 들러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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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호

다이슨·LG 코드제로·삼성 제트 무선청소기 뭐가 좋을까

LG·삼성·다이슨 국내 3대 무선청소기 최신 제품 비교 미세먼지 차단 등 성능 비슷비슷...제품별 특성 살펴야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계절의 여왕 5월. 이사 시즌에다 결혼 시즌인 만큼 가전에 대한 관심이 하루하루 뜨거워져 가는 햇살과 같이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문제는 맑은 봄 하늘에 먼지가 드리우고 있다는 것. 미세먼지가 일상화돼 버린 지금, 청소기가 필수 가전이 된 지 오래다.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을 지켜줄 청소기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힘 세고 오래 가는’ 게 최고...미세먼지 99% 제거 청소기의 경우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그만큼 제조사들의 홍보전도 치열한데 저마다 완벽한 수준의 먼지 차단 능력을 자랑한다. 즉 흡입력이다. 무선청소기를 보자. 우리 생활에 등장한 지 4~5년 만에 무선청소기는 어느덧 청소기 시장에서 대세(점유율 80%)가 됐다. 결국은 힘 세고 오래가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계속적인 전력 공급 없이 충전된 배터리를 사용하는 무선청소기에선 그만큼 ‘힘’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주요 제조사 최신 제품을 기준으로 했을 때 LG 코드제로 A9S와 삼성 제트 그리고 다이슨 V11 220에어와트 CF+는 하나같이 미세먼지 완벽 차단을 자부하고 있다. LG(코드제로 A9S)와 삼성(제트)은 각각 미세먼지 99.999%를 차단하고, 다이슨(V11 220에어와트 CF+)은 99.97%의 미세먼지를 잡아낸다고 한다. 물론 각 사마다 시험기관 및 방식이 달라 일률적으로 순위를 매길 순 없지만 아무튼 미세먼지 제거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는 얘기다. 요즘 무선청소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업계 관계자의 귀띔도 있었다. 단순 스펙상 흡입력은 다이슨이 최강이다. LG와 삼성이 200W인 데 비해 다이슨은 제품 이름에도 썼듯이 220W다. 다이슨 측은 “내장된 디지털 모터가 브러쉬 바를 초당 60회까지 회전시킨다. 나일론 브러쉬가 카펫 깊숙이 박힌 먼지를 청소하고, 부드러운 카본 파이버 필라멘트는 마룻바닥 틈새의 미세먼지까지 제거한다”고 적었다. 큰 힘을 써서 그럴까, 지구력은 조금 떨어진다. 배터리 성능을 보면 다이슨은 4시간 30분 충전에 1시간 사용 가능하다. 그에 비해 LG는 4시간 충전에 2시간 사용, 삼성은 3시간 30분 충전에 2시간 사용 가능하다. 삼성의 ‘승’. 물걸레·청정스테이션 등 차별화 ‘편리미엄’. 프리미엄에서 더 나아가 편리함까지 갖추길 바라는 소비자들의 욕구에서 비롯된 말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기본적인 성능에서는 이제 무선청소기들 간 차이를 찾아내기 어려워졌다. 남들과는 다른 뭔가 특색이 있어야 한다. LG는 진작부터 ‘물걸레’를 들고 나왔다. 2016년 다이슨이 무선청소기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면서 독주 체제를 굳혀 가던 즈음 2017년 LG가 물걸레 달린 무선청소기를 내놓으면서 업계 판도를 바꿔 놨다는 그 물걸레다. 쓸고 난 뒤에는 걸레로 닦아야 청소가 마무리된 걸로 여기는(?) 한국식 청소 문화가 그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의 물걸레 무선청소기는 국내 유일 자동 물 공급 시스템을 갖췄다. 청소 중 물걸레를 다시 적실 필요 없고, 청소하는 동안 물걸레의 촉촉함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바닥 재질과 환경, 사용자의 청소 방식과 편의에 따라 물 분사를 3단계로 조절할 수도 있다. 삼성은 먼지통에 주목했다. 올 초 제트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미세먼지 걱정 없이 먼지통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청정스테이션’을 함께 선보였다. 청정스테이션은 청소기 먼지통을 비우는 과정에서조차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제트 전용 먼지배출 시스템이다. ‘에어펄스’ 기술이 적용돼 먼지통을 끼우기만 하면 내부 공기압 차이를 이용해 미세먼지 날림 없이 간편하게 먼지를 배출할 수 있다. 먼지통을 비울 때 청정스테이션을 사용하면 미세먼지 날림을 최대 400배까지 줄여 준다고 한다. 청정스테이션이 제트와는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옵션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 측에 따르면 제트 반응이 좋아 지난 3월 자체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고, 제트 구매 고객의 90%가 청정스테이션도 같이 선택했다. 가격대, 애프터서비스도 고려 남은 건 가격과 애프터서비스(AS) 정도가 있겠다. 먼저 가격 면에선 과거와는 상황이 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다이슨이 그간 비싼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당장 여기서 언급한 세 제품만 봐도 다이슨이 99만원으로 제일 싼 편이다. 삼성이 색상에 따라 104만9000~124만9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여기에 청정스테이션을 추가할 경우 19만9000~24만9000원을 더해야 한다. LG 역시 액세서리 구성과 색상에 따라 가격대가 나뉘는데 90만원에서 139만원까지 있다. AS는 아무래도 서비스센터 등이 잘 구축된 국산이 유리하다. 무상보증기간은 LG가 배터리 2년, 스마트 인버터 모터 10년이다. 삼성도 배터리 2년, 디지털 인버터 모터 10년 무상보증이다. 다이슨은 공식 온라인몰에서 구매 시 2년간 무상보증 및 AS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성능 부문은 무선청소기가 상향 평준화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면서 “용도나 취향, 가성비 등을 따져 골라 쓰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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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호

숙명의 대결 제네시스 신형 G80 vs 벤츠 E클래스

|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제네시스는 독창적이다. 한국 유일의 고급차 브랜드이기 때문에 국산차 중 경쟁 차종을 꼽기 어렵다. 제네시스 대표 차종인 G80는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 시리즈, 아우디 A6 등 독일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신형 G80는 정확히 벤츠 E클래스를 겨냥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제네시스 3세대 ‘디 올뉴 G80(The All-new 지 에이티)’는 고급차를 넘어 한국식 럭셔리 카를 지향한다. 국산차로 롤스로이스, 벤츠-마이바흐 등 세계적 럭셔리 카에 견줄 수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 3월 31일 서울과 경기도 용인 일대에서 타본 신형 G80는 제네시스의 지향점을 명확히 내세운 차다. 충분히 고급스럽고, 조금은 럭셔리하면서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가격을 합리적으로 내놨다. 기본 모델로도 풀LED 헤드램프와 14.5인치 내비게이션 등 고급 편의·안전사양을 갖췄다. 시승차는 신형 G80 3.5 가솔린 터보 모델로, 전체적인 디자인이 젊어졌다. 동시에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잘 담아냈다. 기존 G80가 위엄한 분위기에 스포티한 요소를 더했다면, 신형 G80는 차체 곳곳에 역동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G80의 소비자 타깃이 누구인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모습은 제네시스 디자인의 상징인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이 웅장하다. 흔히 볼 수 있는 4각형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확실히 차별화했다. 이 같은 디자인은 G90와 G70에서도 선보여 브랜드의 디자인 통일성을 갖췄다. 제네시스만의 ‘두 줄’ 디자인은 헤드램프에서 펜더를 거쳐 리어램프까지 이어진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G80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신형 G80는 소재부터 고급스럽다. 이 같은 실내 분위기는 주행 환경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속도감이 없는 탓에 고속도로에서 속도계를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승차감에 직접 영향을 주는 엔진 및 타이어 소음을 잘 틀어막았다. 전자제어 방식으로 조절되는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도 부드럽긴 마찬가지다. 독일차 대비 제네시스가 후발주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형 G80의 달리기 성능은 매우 놀랍다. 최고출력 380마력/5800rpm, 최대토크 54kg·m/1300~4500rpm의 힘을 내는 터보 엔진이 전형적인 대배기량의 미국식 세팅에 초점을 맞췄다. 자극적으로 폭발적인 엔진 힘을 전달하기보다 엔진회전수마다 고르게 나눠 여유로운 성능을 내도록 했다. 복합공인연비는 8.4km/ℓ다. 신형 G80는 지난 3월 30일 사전계약 첫날 2만2000여 대 계약을 돌파하며 올해 판매 목표인 3만3000대의 3분의 2를 돌파했다. 제네시스의 SUV GV80처럼 ‘계약하면 출고까지 6개월’이란 공식이 또 따라붙게 됐다. 신형 G80 기본 모델은 5390만원으로 롤스로이스, 벤츠-마이바흐 등과 비교하면 10분의 1 정도다. 신형 G80의 라이벌 벤츠 E클래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벤츠 E클래스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가다. ‘벤츠=E클래스’라고 할 정도다. 10세대 E클래스(W213)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3만9788대로 벤츠 전체 판매량의 50% 비중을 넘어섰다. 국내 판매된 벤츠 2대 중 한 대가 E클래스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E클래스를 선호하고 고급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읽힌다. 단아한 디자인과 함께 력셔리한 실내는 E클래스의 인기 요인이다. 실내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표현하는 64색상의 엠비언트 라이트와 더불어 대형 내비게이션 화면과 계기반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때문에 출시한 지 4년째인데 아직도 신차 같다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클래스를 대표하는 E300은 직렬 4기통 2.0 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245마력/5500rpm, 최대토크 37.7kg·m/1300~4000rpm의 힘을 낸다. 고출력 엔진은 아니어도 패밀리 세단으로서 동력 성능은 충분하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6.3초다. 복합공인연비는 10.0km/ℓ로 준수한 편에 속한다. 성능과 연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2017년부터 국내 판매된 E클래스는 수입차 최초로 3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E300 외에도 2.0 디젤 엔진을 장착한 E220d, 3.0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E450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올해 E클래스 부분변경 모델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으나 높은 인기는 여전하다. E클래스와 신형 G80의 경쟁은 한국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세계 명차 브랜드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두 차의 특색이 뚜렷한 만큼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간판 떼고 붙어보자는 신형 G80의 기세가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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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극복하려면? “심리적 방역 필요”

|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우울을 상징하는 블루를 합쳐 ‘코로나 블루’라고 하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물리적 방역뿐만 아니라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을 위한 ‘심리적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블루, 시작은 ‘건강염려증’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는 건강 염려부터 시작된다. 열이 나는 것 같은 느낌, 작은 증상에 코로나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이 밖에 불안 또는 불면, 기침하는 사람을 피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병을 옮길지 모른다는 염려, 내가 감염되면 격리되거나 비난받을까 하는 걱정, 실제 격리되면서 겪는 우울함, 답답함 등까지 다양한 신체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신체적,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은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도 충격의 원인이 없어지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2차적인 정서불안을 유도해 더 심한 신체 증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인간은 기억과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상황을 기억하고, 지속되는 위험 속에서 재충격의 두려움, 위험이 가까이 있거나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 불안 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코로나 블루를 예방하고 증상을 최소화하려면 우선 자신의 감염확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적극적인 손 씻기, 코와 입에 손 대지 않기, 외출 시 마스크 착용하기 등 기본적인 위생 습관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감염의 공포를 잊기 위해 규칙적인 수면 및 기상 시간을 비롯해 일상생활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좁은 실내에서 하는 운동보다 넓은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운동을 하면서 기분을 전환하는 것이 좋다. 음악, 미술, 독서, 영화감상, 좋은 사람들과의 통화나 소통 등 자신의 취향에 맞춰 좋은 기분을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짜 뉴스, 심리적 외상 유발할 수 있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 뉴스에도 주의해야 한다. 재난 상황에서는 가짜 뉴스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앞이 잘 보이는 낮 시간에 운전하는 것보다 어둡거나 안개가 자욱한 상황에서 운전할 때 불안감이 더 커지고 집중을 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럴 때는 작은 자극에도 위험을 크게 느끼고 부정적인 예상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 평소 같으면 무시하고 믿지 않을 가짜 뉴스를 믿고 행동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가짜 뉴스가 아니더라도 매일 쏟아지는 관련 뉴스가 심리적 외상을 유발하는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뉴스를 보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계획이나 준비 없이 계속 충격적인 소식이나 장면을 보는 것은 스스로 심리적 충격을 키워 가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아이의 ‘코로나 블루’는 어른과 다를 수도 지속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아이들은 어른과는 다른 양상으로 반응할 수 있어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개인에 따라 어른보다 더 불안해할 수도 있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불안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몸이 아프거나 위축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밤에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다시 가리지 못하게 되거나, 고집이 세지고 사소한 것에 불평이나 불만이 늘 수 있다. 마스크를 써야 할 곳에서도 쓰지 않거나 PC방 등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 대한 경계심도 덜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에 더 주의해야 한다. 나타나는 양상이 제각각이어서 부모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 대한의사협회 등 믿을 만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곳에서 대처방법을 찾아보자. 정보뿐만 아니라 이러한 활동 자체가 아이에게 좋은 모범이 될 수 있다. 아이가 퇴행하는 모습을 보여 떼를 쓰거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물어보더라도 침착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로 반응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면 말문을 아예 닫아버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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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과거를 알고 있다’ 댓글 이력 공개에 악플 ‘뚝’

네이버, 이력 공개 후 전체 댓글 27% ↓ 규정 미준수 댓글도 1/4 수준으로 ‘급감’ 포털 댓글 강화 정책 지속될 전망...AI 활용폭 넓힐 계획 |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 정윤영 기자 yoonge93@newspim.com ‘악플’로 얼룩졌던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가 바뀌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포털의 댓글 정책 강화로 ‘악성 댓글러’들이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지난 2월 19일 이후 뉴스 댓글 작성자의 과거 댓글 목록을 전부 공개하고 있다. 이전엔 댓글 이용자 아이디(ID) 앞 네 글자만 노출됐지만, 이제 ID·닉네임·프로필 사진 등이 함께 노출된다. 본인이 쓴 댓글 공개 여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었지만, 이제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전부 드러나도록 바꿨다. 게시 중인 △모든 댓글 △댓글 수 △받은 공감 수 △최근 30일 동안 받은 공감 비율 △본인이 최근 삭제한 댓글 비율 등도 함께 표출된다. 또 신규 가입 7일 후부터 뉴스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했다. 회원가입 후 짧은 기간 댓글 활동을 한 뒤 ID 해지, 휴면 ID 전환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네이버는 고질적인 악성 댓글로 인한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비보와 드루킹 등으로 대변되는 댓글조작 논란이 발생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네이버 댓글 이력 공개 후, 댓글 크게 줄어 네이버가 댓글 서비스를 중단하자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새 댓글 정책 시행 후 한 달 여 만에 댓글 수는 27% 줄었고, 욕설과 비하 내용이 포함된 ‘규정 미준수’ 댓글 비율은 1/4 수준으로 감소했다. 4월 3일 네이버 데이터랩의 댓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새 정책이 발효된 3월 19일부터 4월 2일까지 15일간 하루 평균 네이버 뉴스에 달린 댓글 수는 47만1172개로 시행 직전 2주(64만6602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댓글 작성자 수는 하루 평균 22만2682명에서 19만9100명으로 감소했다. 규정 미준수로 자동 삭제 처리되는 댓글 비율도 0.458%에서 0.100%로 뚝 떨어졌다. 댓글 작성자 닉네임, 프로필 사진, 댓글 작성 내역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되자 댓글 작성에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을 달기 전에 한 번 더 허들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도 안 되는 댓글을 달기 전 한 번 더 생각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털, 댓글 강화 움직임 계속 국내 포털사들의 댓글 정책은 앞으로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2월 26일 악성 댓글 신고 및 제재 정책을 한층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혐오/폭력에 대한 ‘신고 기준’ 추가 △악성 댓글 작성자에 대한 ‘규제’ 강화 △신고한 댓글의 처리 결과를 알려주는 ‘신고 알림’ 제공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이나 이용자를 숨길 수 있는 ‘덮어두기’ 기능 추가 △댓글 영역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접기’ 기능 추가 등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욕설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개인의 인격과 명예를 침해하는 경우 운영 원칙에 따라 처리될 수 있도록 정책 보강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3 포털 줌(ZUM)도 댓글 정책 강화 정책에 한목소리를 냈다. 줌인터넷 관계자는 “네이버 시도는 댓글이 모두 기록되고 삭제한 흔적까지 남게 되는 것”이라면서 “악성 댓글에 대한 조치 중 강력해 유의미한 성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향후 네이버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줌인터넷도 댓글 이력 공개를 넘어 삭제 이력 공개 등의 강화 조치 도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인공지능 활용, 악플러 원천 차단 포털사들은 앞으로 인공지능(AI) 활용폭을 넓혀 악플을 원천 차단하고 이용자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이용자가 덮어두는 댓글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댓글 서비스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이용자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함께 댓글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앞서 2017년 7월부터 AI를 통해 모든 댓글의 욕설 및 비속어를 필터링하는 ‘욕설 음표 치환 기능’을 적용했다. 욕설을 남기면 자동으로 해당 글자가 ‘♪♪’ 등으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줌인터넷 관계자도 “현재 사용자 업데이트 이력은 반영돼 있으나 추가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문장 분석 후 악성 댓글이나 스팸 댓글을 탐지하고 학습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AI를 이용해 욕설·비속어 등 규정 미준수 댓글은 자동 삭제 처리 중이다. 유튜브는 스팸 댓글이나 증오심 표현, 기타 악용 사례가 담긴 댓글을 신고, 검토하고 삭제하는 데 검토 인력과 머신러닝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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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호

스낵컬처가 콘텐츠 소비 트렌드 바꾼다

현대사회 정보량 폭발적 증가...건너뛰면서 콘텐츠 소비 콘텐츠 상당수 ‘자극적’, 소비자·제작자 경계 허물어지며 규제망 벗어나 웹툰·웹소설·웹드라마...스마트폰에 ‘최적화’가 성공 요인 |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 정윤영 기자 yoonge93@newspim.com 웹툰(webtoon)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책으로 만들어진 만화를 인터넷상에 옮겨놓은 것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이젠 웹사이트 또는 스마트폰에서 보기에 적당하게 세로로 긴 이미지 파일 형식의 만화를 뜻한다. 이 웹툰 분야에서 한국은 세계 최강국이다. ‘이태원 클라쓰’, ‘신과 함께’, ‘치즈인더트랩’ 등 인기 드라마, 영화, 뮤지컬은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웹툰만 전성기를 누리는 것이 아니다. 웹드라마, 유튜브, 동영상 ‘짤’ 등 이른바 ‘스낵컬처’가 문화의 경향으로 굳어졌다. 지난 2007년 미국 IT 전문잡지 와이어드(Wired)는 “스낵을 먹듯이 쉽고 빠르게 소비되는 작은 포맷이 중요한 문화 경향이 될 것”이라며 콘텐츠 소비 트렌드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스낵컬처’로 명명했다. 13년이 지나 현실이 됐다. 네이버웹툰 거래액은 1년 만에(작년 8월 기준) 한국 29%, 일본 53%, 인도네시아·대만·태국 등 기타 지역 5551%가 증가했다. 그 결과 매출액이 지난 2017년 340억원에서 올해 3800억원으로 11배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과 일본 웹툰 자회사 픽코마 합산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4300억원으로 직전년도보다 47% 늘었다. 카카오의 1분짜리 영상콘텐츠 ‘1boon’은 지난 2018년 9월 2억7200만뷰에서 지난해 8월 4억3700만뷰로 늘었다. 1년 새 1.6배나 성장한 것.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웹소설 시장 규모는 43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4년 200억원에서 20배 이상 커졌다. 반면 TV 하루평균 시청시간(방송통신위원회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은 2017년 2시간 48분, 2018년 2시간 47분, 지난해 2시간 42분으로 감소세다. “정보량 폭발적 증가...건너뛰면서 콘텐츠 소비” 스낵컬처가 확산된 배경은 여러 가지다. 우선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전 세계 디지털 정보량은 90제타바이트(ZB), 약 99조기가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2년 전보다 50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유경한 전북대 교수는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소비해야 할 콘텐츠는 많아졌다”면서 “소비자는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과거엔 선형적인 읽기(linear reading)를 했다면, 지금은 특정 주제나 특정 콘텐츠를 비선형으로 소비한다”면서 “선형으로 읽으려면 기승전결이나 정해진 리듬·규칙에 따라 읽는데, 비선형은 그렇지 않다. 건너뛰면서 읽는 습관이 새로운 콘텐츠 소비 습관”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차례대로 읽고 듣고 보는 시대가 저물었단 얘기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과 통신 발달도 스낵컬처 확산의 인프라였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의 10∼50대 스마트폰 보유율은 98% 이상이다. 또 60대 스마트폰 보유율이 2018년 80.3%에서 지난해 85.4%로, 70세 이상은 2018년 37.8%에서 지난해 39.7%로 올랐다. 지난 2016년 ‘스낵컬처 영상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한 정승은 씨는 “SNS·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제공되는 웹소설·웹툰·웹드라마 등 온라인 콘텐츠는 사용자가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갖고 있는 서버에 접속하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제공된다”면서 “이용자는 콘텐츠를 다운받을 때 생기는 용량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콘텐츠 선택에 부담을 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운데 웹소설·웹툰·웹드라마로 대표되는 스낵컬처 콘텐츠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웹툰·웹소설·웹드라마...스마트폰에 ‘최적화’ 콘텐츠 시장 자체가 스낵컬처에 최적화해 진화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웹툰·웹드라마·웹소설이 단순히 기존 만화·드라마·소설을 디지털·온라인·모바일 등으로 껍데기만 바꾼 것은 아니란 얘기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국내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2009년, 웹툰 앱을 출시해 모바일에서 웹툰 감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며 “언제 어디서나 쉽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문화를 스낵컬처로 정의한다면, 네이버웹툰은 비교적 ‘핏(fit)’이 잘 맞았다. 네이버웹툰은 모바일에서 소비가 최적화됐다”고 말했다. 웹드라마는 이동할 때 또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간헐적으로 시청할 수 있게 짧은 내러티브에 매회 에피소드가 분절되고 완성되는 시리즈물 형식으로 진화했다. 서사의 연속성이나 완결성보다는 즉흥적인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도록 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고려한 빈번한 클로즈업과 시각적 정보 전달을 위한 컴퓨터그래픽(CG) 등 표현 양식을 자주 사용하기도 했다. (김미라 서울여대 교수) 류수연 인하대 교수는 “네이버웹소설은 일러스트와 캐리커처를 활용해서 웹소설의 시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인물, 대사 앞에 배치된 캐리커처는 대화의 발화자가 누구인지 한눈에 확인하게 만들어 가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캐리커처를 통해 시각화가 강조되면서 웹소설 서사가 전체적으로 서술 비중을 줄이고 인물 사이 대화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창작됐다”면서 “출판 텍스트가 아닌 디지털 콘텐츠가 되어버린 웹소설은 ‘읽는 소설’에서 ‘보는 소설’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웹소설·웹툰에서 성공하면 안방에서도 통한다 웹소설·웹툰에서 성공한 작품들은 이제 드라마, 미니시리즈, 영화로 제작되며 ‘스낵’을 벗어나고 있다. 웹툰이 원작인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시청률 14.8%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신과 함께’는 영화·뮤지컬로 제작됐고, ‘치즈인더트랩’은 영화·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 외 ‘타인은 지옥이다’, ‘미생’, ‘녹두전’, ‘쌉니다 천리마마트’, ‘해치지 않아’ 등은 영화·드라마로 제작되며 마니아 층을 양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비즈니스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적용해 웹툰 창작자들의 수익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웹툰 자체는 여타 콘텐츠와 비교해 짧은 시간에 소비가 가능한 콘텐츠이지만 장편의 영화와 드라마로 많이 제작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단순한 스낵컬처를 넘어 비주얼 스토리텔링의 원천 콘텐츠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웹소설 영역 확장에 시장의 평가도 변하고 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웹툰을 보는 시각은 △종이 만화책의 디지털 버전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새로운 스낵컬처 두 가지로 나뉜다”며 “만화책 디지털 버전으로 보면 시장 가치는 10조원 수준이지만, 스낵컬처 관점에선 100조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그는 “웹툰은 종이 만화보다 잠재 수요층이 넓고, 접근성이 높다”며 “웹툰은 소비 시간도 길고 모바일에 특화된 뉴 콘텐츠”라고 정의했다. 스낵컬처 뜨자 언론사·공공기관도 뛰어들어 스낵컬처 콘텐츠가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자, 기성 언론과 공공기관들도 콘텐츠 생산에 뛰어들었다. 대부분 콘텐츠가 1분 이내로, 스낵컬처를 겨냥한 플랫폼 ‘카카오 1boon’에 유력 방송사, 언론사, 매거진, 공공기관이 대거 진출했다. 파트너사는 KBS(케첩, mylovekbs), SBS(스브스뉴스, 스브스노리터), MBC(14F, 엠빅뉴스), CBS(씨리얼), 잡스엔, 땅집고, 유용원의 군사세계(조선일보), 인터비즈, GQ, 얼루어, W, 싱즈 , 국세청, 금융감독원, 국민연금공단, 국방홍보원 등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1boon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콘텐츠부터 사회, 정치, 연예, 스포츠 등 다양하고 트렌디한 주제의 콘텐츠를 제공해 이용자의 1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모바일 기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기존 언론사들이 뉴스 기사 외 디지털 부서에서 디지털향으로 만드는 콘텐츠를 1boon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부서에서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채널에 콘텐츠를 공급하면 1boon에서 재밌게 모바일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 최근 유튜브에도 방송국들이 자사 채널을 개설하고 5분 이내의 짧은 영상 제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뉴스, 예능, 다큐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스낵컬처형 콘텐츠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규제 사각지대·가짜 뉴스 등 부작용도 하지만 부정적인 부분도 함께 커졌다. 콘텐츠 소비자와 제작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 대표적이다. 규제망을 벗어난 상당수 스낵컬처 콘텐츠가 자극적인 소재를 앞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정승은 씨는 “유튜브만 살펴봐도 온라인이라는 특성과 비전문인들의 콘텐츠가 상당 부분 차지하는 스낵컬처에 규제의 힘이 골고루 미치기 어렵다”며 “폭력성·선정성·감수성이 강한 콘텐츠가 주목받기 쉬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짜 뉴스도 큰 폐해다.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다 보니 출처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에 휘둘리기 쉽다. 이런 성향을 정치적 목적 등에 이용하기 위해 가짜 뉴스가 더 활개를 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총선이 다가오면서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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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호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미술시장

‘겁 없는’ 밀레니얼 컬렉터·온라인마켓 부상 미·영·중 경매시장 위축...투자자에겐 기회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는 미술계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각종 전시회와 아트페어, 경매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며 미술시장에 엄청난 위기가 닥쳐왔다. 3~5월은 미술계로선 천금 같은 성수기인데 전 세계를 뒤덮은 전염병으로 모든 게 얼어붙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폭락의 골이 매우 깊고 장기화될 것이란 점이다. 미술품은 경기 침체에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템이다. 가장 먼저 식고, 회복은 가장 늦는 게 아트마켓이다. 이는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도 그만, 안 사도 생명(?)에 지장이 없으니 미루기 딱 좋다. 게다가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수년 전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는데 난데없는 코로나 사태까지 불어닥쳐 고사 직전이다. 한동안 잘나가던 서울옥션, K옥션 같은 유력 경매사까지도 지난해 25~30%의 매출 감소로 신음 중인데 2020년은 더욱 암담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암흑기는 처음이다. 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다. 대폭락 장세일수록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책 수립이 요구된다. 때마침 세계적인 아트페어 주최사인 아트바젤과 글로벌 금융기업인 UBS가 ‘미술시장 2020(The Art Market 2020)’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올 들어 3년째 발간되는 이 보고서는 지난 1년간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을 세대별, 대륙별, 유통채널별로 면밀히 분석해 참고할 대목이 많다. 아트마켓의 트렌드를 잘 헤아리며, 불황과 침체기를 슬기롭게 넘긴다면 수년 후 성적표는 확 달라질 것이다. ‘겁 없는’ 밀레니얼 컬렉터를 공략하라 당신이 만약 화랑주 또는 경매업 종사자라면 상반기 비즈니스를 공치다시피 했으니 하반기에는 밀레니얼 컬렉터를 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고소득의 젊은 컬렉터들은 불황에도 굴하지 않고 작품을 계속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밀레니얼스’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는 X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집단으로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그중에서도 1981~1996년생을 주로 일컫는다. UBS가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고액자산가 컬렉터 중 밀레니얼(23~38세) 세대가 가장 비중이 큰 연령대로 밝혀졌다. 전체의 49%를 차지하는 이들은 가장 왕성하게 작품을 수집하고, 지난 2년간 예술품 구매에 평균 300만달러(약 35억8200만원)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18억원을 그림 사는 데 쓴 셈인데, 부모뻘인 베이비부머 세대(1950~60년대생)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 젊어서 겁이 없기 때문일까? 바야흐로 밀레니얼 컬렉터가 아트마켓의 주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니 이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예측해 한 템포 먼저 제시하는 게 답일 듯하다. 밀레니얼 컬렉터들은 작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경매사(73%), 갤러리 딜러(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개인적 경로와 다른 컬렉터로부터 구매(71%), 작가와 직거래(71%)가 뒤를 이었고, 온라인 플랫폼(61%)과 인스타그램(55%)을 통한 구매도 적극 활용했다. 이들의 바로 윗세대인 X세대가 온라인 마켓을 42%, 인스타그램을 35% 활용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세계 미술시장 규모는 641억달러(약 76조원)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보다 5%가량 줄어든 것으로, 2017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거래량은 4550만건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해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폴 도노반 UBS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에 미술시장 규모가 축소된 것은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홍콩의 정세불안 등이 요인이었다”며 “공급자 위주 시장이었고, 고가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도 역성장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급부상하던 중국 주춤...프랑스 괄목 성장 세계 미술품 거래 ‘주요 3국’은 미국(44%·283억달러), 영국(20%·127억달러), 중국(18%·117억달러)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거래액은 전년도보다 각각 5%, 9%, 10% 줄었다. 한때 세계 1위를 넘보던 중국 미술시장이 근래에 계속 축소되는 것이 우리로선 주목할 대목이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2020년 중국 아트마켓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미국, 영국, 중국이 주춤하는 사이 프랑스 미술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전년보다 7% 성장한 42억달러로 세계 미술시장에서 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유통시장 측면에서는 미술박람회에 해당되는 아트페어가 166억달러(약 19조8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갤러리와 아트딜러들은 368억달러(약 43조9390억원)로 약 2% 성장했다. 반면에 경매시장은 242억달러(약 28조8950억원)로 전년 대비 17%나 줄었다. 특히 주요 3국의 경매시장 축소가 두드러졌는데 미국 90억달러(10조7460억원·23%), 영국 46억달러(5조4900억원·20%), 중국은 71억달러(8조4770억원·16%)를 기록했다. 온라인을 통한 작품 거래는 전년 대비 2% 감소한 59억달러(약 7조원)로 집계됐으나 전체 시장점유율의 9%대를 유지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등 7개국 1300명의 ‘큰손(High-net-worth) 컬렉터’를 심층 조사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은 평균 76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자국 작가와 국제적 작가 작품을 53:47의 비율로 소장 중이었다. 이들의 61%는 작품을 재판매한 적이 있고, 밀레니얼 컬렉터의 경우 71%가 재판매 경험을 갖고 있었다. 젊은 층은 구입도 많이 하지만 리세일도 많이 하는 셈이다. @img4 온라인 마켓 날개 달고, 투자자에겐 호기 미술시장을 연구하는 클레어 맥 앤드루 박사는 “코로나19로 올해 글로벌 아트마켓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특히 전통적 방식에 의한 거래는 둔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온라인 마켓의 확산을 전망하고 있다. 국가 간 예술 교류와 프로젝트가 크게 축소되고 오프라인 거래가 위축되는 반면,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확산으로 3월에 열려던 오프라인 페어를 취소한 아트바젤 홍콩은 ‘온라인 뷰잉룸’을 열고 참여 화랑들의 작품 전시 및 판매를 독려했다. 다국적 갤러리들은 온라인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력 갤러리인 가고시안, 데이비드즈워너 등은 온라인 뷰잉룸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삼고 전 세계 고객 및 잠재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img5 한편 미술품을 사고자 하는 고객에게는 작금의 상황이 기회이기도 하다. 1997~98년 외환위기 때 영세 화랑은 물론 메이저 화랑까지도 보유해 온 작품을 파격가에 내놓아 일부 컬렉터들은 좋은 작품을 싼값에 수집할 수 있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를 불러오고 있어 미술품 가격은 적잖게 떨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따라서 여유자금이 있는 수집가라면 우수한 작품, 미래지향적인 작품을 선별해 소장해봄 직하다.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미술시장연구소 소장)는 “금값과 외환(달러)은 오를 만큼 올랐으니 여유자산이 있고 안목(또는 정보)을 갖췄다면 좋은 미술품을 수집할 때”라며 “평소 점찍어 뒀던 경쟁력 있는 작품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조언했다. 단 옥석을 가려 수집하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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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풀리면 조심해야 할 ‘오십견’ 수술 필요한 경우는 10%

| 김양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날씨가 풀리지만 일교차가 심한 3, 4월이면 운동이나 나들이 활동으로 안 쓰던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해 오십견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50세에 잘 발생하는 어깨질환으로 알려진 오십견은 꼭 50세가 아니더라도 중년 이후 언제든지 올 수 있는 병이다. 동결견, 오십견, 관절주위염, 관절낭주위염, 견갑-상완관절주위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오십견의 증상은 특별한 이유 없이 수동적·능동적 관절 운동의 제한이 생기며 어깨관절과 견갑관절에 동통으로 나타난다. 대개 저절로 점차 증상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재발하며, 계속 진행되면 일부는 단어 그대로 영원히 관절이 동결되는 경우도 있다. 동통은 혈관과 근육의 경련을 초래하는데, 이로 인해 관절은 더 움직이지 않게 되고 사용하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섬유화가 진행돼 현저하게 기능이 소실된다. 오십견의 시작 ‘동통’ 동통이 수반된 상완관절은 갑자기 나타난 운동 제한이 감소하다가 다시 심해질 때 의심해 봐야 한다. 초기 운동 제한은 조직의 충혈과 반사성 근경련에 의해 나타난다. 이때는 동통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없다. 이 시기는 대개 7~10일 정도로 나타난다. 치료 여부, 원인, 환자의 반응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보통 발병이 서서히 시작되며 한쪽 어깨에서 주로 생긴다. 낮보다 밤에 더 심한 양상을 보여 잠을 잘 못 자는 경우가 많다. 급성기가 지나면 일단 동통과 운동 제한이 호전되지만, 어느 정도는 남아 있게 된다. 염증이 남아 있거나 계속 자극 또는 압박을 받는 조직의 위치에 따라 운동 제한의 방향이 조금 달라질 수는 있다. 더 진행돼서 관절이 동결되면 쉴 때 동통은 없지만 모든 방향의 운동이 제한을 받는다. 팔은 내전, 내회전된 상태로 고정된다. 오십견 최고의 치료는 ‘예방’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처음에 급성기를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기도 하나 어느 정도의 운동 제한과 장애는 남기 마련이다. 섬유화가 진행되고 2차적인 관절염과 근육의 구축, 골다공증, 불용성 근위축이 생기면 이런 변화는 비가역적으로 진행되기 쉽다. 능동적으로 팔을 움직여 상완관절 전 운동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 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어깨관절에 국한된 치료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환자 스스로 능동적으로 치료에 참여하게 할 때 효과가 더 좋다. 초기 치료의 목표는 점진적인 관절 가동범위 운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진통제, 온열 치료를 포함한 집중적인 물리치료와 함께 점차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낮보다 밤에 더 아픈 단계면 ‘주사요법’ 어깨관절의 가동범위가 줄어들고 통증이 심해지면 ‘야간통’이 나타난다. 낮보다는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단계에선 주사요법이 효과적이다. 초음파 유도하에 어깨관절낭 속으로 스테로이드를 정확히 주사하면 일반적으로 통증과 관절강직이 약 6주 후 정상관절운동의 70%까지 회복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전문의의 감독하에 충분한 간격(약 3개월)으로 시행할 경우 큰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용량을 반으로 줄이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 관절 운동 범위가 회복되면 수동적 운동이나 능동 보조운동을 병행해 관절 운동의 전 범위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주사 1회와 스트레칭 운동요법으로 대부분 동결견은 치료되며, 수술까지 요하는 경우는 전체 질환의 10% 이내이므로 적극적인 보존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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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입맛 사로잡았다” 농심 ‘짜파구리’ 맛보니

매콤달콤 짜파구리, 채끝살 곁들이니 ‘고급 요리’로 제 2의 전성기...‘기생충’ 수상 이후 매출 55% 급증 ‘모디슈머’ 취향저격...새로운 레시피 속속 등장 | 송기욱 기자 oneway@newspim.com ‘짜파구리’.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조리한 이 음식은 냄비와 물만 있으면 쉽게 끓여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며 짜파구리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영화 속 빈부격차를 드러내는 소재로 다뤄지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짜파구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화 개봉 소식이 들리면 SNS 등에서 영화와 함께 화제가 됐다. 인기는 즉각 반영됐다.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자 매출도 급상승했다. 농심에 따르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시상식 이후 매출이 전주 대비 55% 증가했다. 수상 이후 국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는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해외에서도 ‘람동’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호텔과 유명 식당에서는 기생충에 등장한 ‘채끝살 짜파구리’를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 농심도 적극 홍보에 나섰다. 농심은 지난 2월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세계 각국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배포하며 홍보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기생충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짜파구리’에 채끝살 곁들이니 고급 요리로 화제성만큼 맛도 있을까? 짜파구리가 과연 얼마나 맛있을지 직접 시식해 봤다. 짜파구리와 더불어 기생충에 등장했던 ‘채끝살’ 역시 곁들여 보기로 했다. 짜파구리의 인기는 재료 구매 단계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는 이미 품절 행진. 서울 양천구 편의점 5곳과 마트 4곳을 돌았으나 짜파게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만 구할 수 있다면 그다음은 간단하다. 끓이면 된다. 짜파게티 스프는 듬뿍, 매콤한 너구리 스프는 취향껏 첨가하면 매콤달달한 짜파구리가 완성된다. 영화 기생충처럼 채끝살을 곁들이면 더 맛있을까? 마트에서 채끝살 200g을 구매하고 양파, 마늘과 올리브오일을 곁들여 요리를 완성했다. 플레이팅을 마치면 흔히 먹던 짜파게티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큐브 모양으로 구워둔 채끝살을 올리면 굉장히 고급스러운 요리가 완성된다. 서민적인 음식의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라면과 고급스러운 채끝살의 조합은 얼핏 보면 부자연스럽지만 입에 들어가면 조화가 잘 이뤄졌다. 짜파게티와 고기의 느끼함을 매콤한 너구리 스프가 잡아줘 한층 깔끔해진다. “섞어먹으니 더 맛있다”...모디슈머 취향저격 짜파구리는 모디슈머(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의 대표주자로 유명했다. 수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후 인기를 끌었다. 짜파구리는 최근 들어 모디슈머들에 의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 ‘짜파구리 끓이는 방법’을 검색하면 관련 레시피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개인의 입맛에 맞춰 음식을 즐기는 모디슈머들은 기생충에 ‘채끝살’ 짜파구리가 소개되자 직접 채끝살 짜파구리를 소개하거나 더 맛있는 조합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한 영상제작자는 더 화끈한 짜파구리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너구리 ‘앵그리 RtA’ 제품이나 ‘불닭볶음면’을 이용한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채끝살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대패삼겹살이나 베이컨을 첨가한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더 맛있는 레시피를 골라 요리하기만 하면 된다. 새로운 요리법으로 먹는 짜파구리, 과연 맛있을까?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베이컨을 이용해 짜파구리를 다시 요리해 봤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다만 채끝살에 비해 기름기가 많은 점은 아쉬움. 너구리 스프 한 통이 부족할 정도였다. 짜파구리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입맛도 취향 따라 맞춰먹는 시대, 채끝 짜파구리도 맛있지만 본인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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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호

준중형 SUV 격돌...'유럽풍' XM3 vs '한국풍' 셀토스

강해진 다윗이 골리앗을 바라보는 방법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르노삼성차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는 판매량, 출시하는 신차 수 등에서 분명 골리앗이다. 르노삼성차는 다윗처럼 강한 모습으로 골리앗에 도전장을 던졌다. 르노삼성차가 3월 9일 출시한 XM3는 기존과 다른 SUV다. SUV에 세단의 승차감과 쿠페 디자인을 더했기 때문이다. 준중형급 국산 SUV 중 이 같은 콘셉트를 내세운 차는 처음이다. XM3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이다. 지붕선은 뒤쪽으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져 투박한 SUV스럽지 않다. 지프 형태의 정통 SUV 디자인으로는 더 이상 골리앗을 상대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느껴진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르노삼성차 고유의 디자인을 적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갔다. XM3를 ‘유럽풍’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때문이다. XM3는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1.3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독일 게트락의 7단 습식 더블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한마디로 메르세데스-벤츠가 쓰는 엔진, BMW가 주로 채용하는 변속기를 XM3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동력 성능과 신뢰성은 충분히 믿을 만하다. 이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TCe 260 모델은 최고출력 152마력/5500rpm, 최대토크 26.0kg· m/2250~3000rpm의 힘과 동급 최고 수준인 복합공인연비 13.7km/ℓ(16~17인치 휠 기준)를 확보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20g/km로 낮춰 친환경성도 우수하다. 또 하나. 1.6ℓ 가솔린 엔진을 단 1.6 GTe 모델은 닛산의 엑스트로닉 무단 자동변속기(CVT)를 장착해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 환경을 확보했다. 2030세대라면 TCe 260이, 4050세대라면 1.6 GTe가 적합해 보인다. 같은 차종이어도 두 가지 모델의 ‘투 트랙’ 전략을 세운 것이다. XM3 모든 트림에 △LED PURE VISION 헤드램프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패들시프트 △전 좌석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윈도우를 기본 적용했다. 또 최상위 RE 시그니처 트림에는 △9.3인치 내비게이션 △10.25인치 맵 인(Map-in) 클러스터 △오토홀드를 적용했다. XM3 판매가격은 1.6 GTe △SE 트림 1719만원 △LE 트림 1939만원 △LE Plus 트림 2140만원이다. TCe 260 △LE 트림 2083만원 △RE 트림 2293만원 △RE 시그니처 트림 2532만원(개별소비세 1.5% 기준)이다. 우열 가리기 어려운 디자인... 셀토스 디젤 모델 추가 XM3는 지난 2월 21일 사전계약 시작 후 보름 만에 5500대를 계약했으며, 출시 직전인 3월 8일 8542대까지 늘렸다. 기아차 셀토스가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8000대를 기록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XM3가 ‘유럽풍’이라면, 기아차 셀토스는 ‘한국풍’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셀토스는 실용성과 첨단 이미지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지난해 7월 나왔다. 셀토스는 내수시장에서는 물론 기아차의 글로벌 전략 모델답게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셀토스는 지난해 7월 출시 후 올해 1월까지 내수 3만5509대, 수출 2만229대, 해외공장 생산 7만5530대 등 총 13만1268대가 팔렸다. 특히 지난해 8월 기아차 인도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해외 판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 디자인은 야무지다. 정통 SUV 모습이지만 곳곳에 개성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영국의 랜드로버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도발적으로 튀어나온 리어램프 등이 대표적이다. 셀토스 1.6ℓ 터보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77마력/5500rpm, 최대토크 27kg·m/1500~4500rpm을 내고 복합공인연비는 12.7km/ℓ(16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XM3보다 힘이 세지만 기름도 그만큼 더 먹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32g/km으로 XM3보다 많다. 평소 주행거리가 많은 소비자라면 가솔린 모델보다 디젤 모델을 구입하는 게 낫겠다. 셀토스는 XM3와 달리 2륜 구동 및 4륜 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셀토스 판매가격은 1.6 가솔린 터보 △트렌디 1881만원 △프레스티지 2183만원 △노블레스 2384만원, 1.6 디젤 △트렌디 2068만원 △프레스티지 2369만원 △노블레스 2570만원이다. XM3와 셀토스의 경쟁은 다윗이 골리앗에게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승패가 뻔한 정면승부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의 지원 아래 새로운 디자인과 검증된 파워트레인 등 유럽식 ‘필승 전략’을 XM3에 담았고, 셀토스도 더욱 강한 골리앗이 됐다. 강대강의 싸움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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