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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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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국제적으로 논의 넓혀 가겠다”

“국제협력담당관실 설치...외국과 정책교류 확대” “양질의 지역 교육·일자리 있으면 청년 안 떠나” | 허고운 기자 heogo@newspim.com | 백인혁 사진기자 dlsgur9757@newspim.com “우리나라도 국가균형발전 정책 경험이 충분하고 나라의 위상이 과거와 다르다. 우리가 국제적으로 균형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월간 ANDA와의 인터뷰에서 “균형발전 논의를 수도권·비수도권에 국한하지 말고 국제적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10일 취임한 김 위원장은 균형발전 선진국의 사례를 학습하는 동시에 우리의 경험을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최근 위원회 내부에 ‘국제협력담당관실’을 설치했다. 국제협력담당관실이 현재 가장 집중하는 사업은 인도네시아 행정수도 이전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수도인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약 1400㎞ 떨어진 보르네오섬 칼라만탄으로 2023년까지 행정 기능을 이전할 계획이다. 새로운 도시 건설비용이 약 40조원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세종시가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도와줘 구체적인 계획을 완성하면 결국 건설, 수자원 등 분야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제협력담당관실이 일단 2명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다른 국가들과 정책교류 협력을 확대하다 보면 20명, 200명도 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대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 분산 필요성도 더욱 커진 만큼, 해외로 나갔다 국내로 복귀하는 ‘리쇼어링’ 기업이 지역에 많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는 △Scatter(분산) △Sweet(좋은 조건) △Smart(스마트 산업) 등 ‘3S 전략’을 제시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돌아오는 기업이 밀집된 환경으로 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이며 재정, 세제,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줘 밀집하지 않아도 일할 수 있는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이공계 교수 출신이라는 이력이 색다르다. A. 분자생태학을 전공했지만 제 주변, 제가 사는 지역, 대한민국의 시민사회를 위해 늘 깊이 고민하고 행동해 왔다. 국가균형발전은 경제·문화·과학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문제다. 균형 잡힌 정책 제언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상호 연관성을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저의 전공과 그동안의 지역사회 활동, 문화 활동 등을 통한 고민이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Q. 균형발전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A. 균형발전은 국제적인 이슈다. 대부분의 나라들에 균형발전은 필요하며 저마다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배울 점은 배우고, 도움을 줄 부분은 도와야 한다. 위원회 논의를 수도권·비수도권 균형에만 국한하지 말고 국제적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최근에 국제협력담당관실을 만들었다. 지난 5월 27일 위원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Q. 국제협력담당관실은 어떤 일을 하나. A. 일단 우리보다 먼저 균형발전을 이룬 나라의 사례를 배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은 도쿄권에 34%, 프랑스는 파리권에 18%가 모여 살지만 여전히 강력한 균형발전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필요하면 직접 현장을 찾아서 배우려고 한다. 최근 한·일 갈등 문제가 자주 거론되지만 균형발전의 시각에서 그동안 서로가 해왔던 일들은 잘 소통하고 있다. 일본 대사도 최근에 위원회를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Q. 우리가 다른 나라의 균형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은 어떤 게 있나. A. 우리나라도 균형발전 정책 경험이 충분하고 나라의 위상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국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대표적인 사업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이다.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세종시 건설을 스터디 모델로 하고 있으며, 현재도 공무원들을 한국에 보내 소통하고 있다. 수도를 이전한 나라를 생각해 보면 통일 이후의 독일도 있지만 행정수도 건설, 인구 과밀화 해결 등의 측면에선 우리가 참고하기 적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Q.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A. 기본적으로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 기반을 만드는 작업을 우리가 돕는다. 우리의 행정수도 이전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위원회는 인도네시아의 국가개발계획 및 수도 이전 등을 총괄하는 국가개발기획부와 정책협력 MOU를 맺었다. 함께 고민하고 도와줘 구체적인 안이 만들어지면 결국 우리 기업들이 사업에 진출할 것이다. 건설, 수자원 분야의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위원회는 앞으로 다른 신남방 국가들과도 정책 교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협력담당관실이 2명으로 출발하지만 나중엔 20명도, 200명도 될 수 있지 않겠는가. Q. 지역 인구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선 역시 일자리와 교육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A.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있다면 청년들이 굳이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하지 않을 것이다. 지역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면 학생들은 굳이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예산 1080억원을 들여서 지역 거점대학과 지자체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균형발전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3개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그동안엔 지자체 공무원들 중 브레인을 모아서 사업을 발굴했는데 한계가 있었다. 지역 거점대학엔 브레인이 많다. 이런 사람들을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근본적으로 SKY로 대표되는 서울 소재 명문대 쏠림 현상을 없앨 방법은 있나. A. 지역에서 대학을 나온 게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경쟁을 중시했다. 유럽은 대학 순위가 없다. 인간의 능력이 어느 수준이 되면 비슷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18~19세 때 공부 잘한 모범생이 사회를 지배하는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지역에서 대학을 나오고 교수 생활을 했다. 그런데 유학 시절 겪어본 세계적인 대학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지역에 있는 대학이 좋지 못한 대학이란 인식이 있는데 나는 그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Q. 지역 간 격차와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는데. A. 경쟁은 지역 간 공존과 상생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각 지역이 얻는 이익의 총합이 국익 전체의 크기를 키우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중앙정부가 포용국가 기조하에 여러 조정적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 너무 뒤처지는 곳이 없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잘사는 지자체가 어려운 지자체를 돕는 수평적 재정조정제도가 기본법에 명시돼 있다. 우리의 협력 사례로는 나주혁신도시가 있다. 광주와 전남 두 광역지자체가 협력했기 때문에 한전이라는 큰 기관을 유치할 수 있었고, 이후 한전공대 설립 등이 이어지며 지역의 큰 경쟁력이 됐다. Q.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A.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을 지역으로 가게 하려면 3S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S는 Scatter, 분산이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이 다시 밀집된 환경으로 돌아가는 것은 비합리적인 선택이다. 둘째 S는 Sweet다. 해외에 나가 있던 것보다 달콤한 조건을 기업에 제시해야 한다. 재정, 세제, 규제 완화 같은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는 Smart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있다. 밀집하지 않아도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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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정희용 미래통합당 의원 “뺄셈 아닌 덧셈의 정치 하겠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 컸던 국민 기대에 부응해야” “40대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영역 열어가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 |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정희용 미래통합당 의원(초선, 경북 고령·성주·칠곡)은 1976년생, 올해 45세다. 아직 정치권에서는 ‘청년’에 해당하는 나이다. 나이는 젊지만 정치 경력은 짧지 않다. 어릴 적부터 꿈이 정치인이던 그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주진우 전 한나라당 의원실에서 비서로 일을 시작했다. 주 전 의원의 출마가 무산된 후 공기업에 취업했던 정 의원은 2014년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왔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꿈이 잊히지 않아서다. 나경원 전 의원과 송언석 의원 보좌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제특별보좌관을 하며 자신만의 정치를 하겠다는 꿈을 키워 왔다. 6년 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정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고령·성주·칠곡 지역 공천을 받아 본선거에서 당선됐다. 40대의 정치 신인이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그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꼽았다. “새로운 정치인을 원했던 지역주민들,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경제도 힘들고 답답한데 정치인들이 일방적이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책임은 정 의원이 몸담고 있는 미래통합당도 비켜가지 않는다. 특히 이번 4.15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에는 큰 변화가 절실하다. “우리 당의 방향과 국민들이 생각한 방향이 궤도가 달랐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경제가 어려워 정부에 많이 실망했고 그 힘든 사정에 공감해 주길 바랐는데, 우리가 그 부분에 공감을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재난지원금 부분에 있어 발 빠르게 대처해야 했는데, 저희는 재정건전성을 고민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바람에 당장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과 호흡이 잘 안 맞았다.” “국민 감동시킬 정책 개발해야” 결국 보수가 재기하려면 과거의 이념에만 매몰되지 않은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념에 따라서 경직되면 안 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실용을 이야기했는데, 동의한다. 이념에 경도되지 말고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짚고, 국민들과 공감하고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이념에서 조금 벗어나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전통적으로 지켜오려 했던 가치들을 지키면서도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기본소득 등 전향적 정책에 대해 정 의원이 동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말하는 탈보수가 자유주의 진영을 버리자는 것이나, 진보적인 길로 가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념의 시대가 지나갔다는 생각인 것 같다. 정당이 가치에 경도되면 안 되고, 국민들이 어려운 시대, 바뀐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놔야 한다는 취지인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기본소득도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되면 새로운 산업의 변화들이 생길 텐데, 변화 과정에서 어려운 국민들이 생길 수 있으니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추진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승자독식 안 돼...견제장치 필요” 정 의원은 당 차원의 문제를 넘어 21대 국회 전체를 바꾸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여야의 상생과 협치가 거의 불가능했던 과거의 정치 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고 싶다는 것. “21대 원 구성 협상 논의처럼 일방적인 처리는 문제가 있다. 승자독식 구조다. 역사는 반복될 텐데, 안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다른 진영이 다수당이 되면 어떻게 할 건가. 과거 우리가 힘들게 승자독식 문화를 바꾸면서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들이 생기지 않았나. 그걸 무력화시켜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은 존중하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에도 승자독식의 정치 문화를 바꾸자, 통 큰 양보를 통해 상생하는 정치를 하자고 자주 이야기하고 있다.” 상생과 협치를 위해 정 의원이 별도로 구상하고 있는 계획도 있다. 1970년대생, 40대 여야 초선 의원들이 모여 진영을 떠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아직 구상 중인데, 빠른 시간 안에 가칭 ‘40대, 1970년대생 여야 초선 의원 모임’을 만들고 싶다. 여야 입장을 떠나 같은 세대가 하는 고민이 있지 않나. 양육이든 부모 봉양이든 사회적 삶을 고민하는 세대끼리 모이는 것이다. ‘40대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영역을 열어가는구나’ 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건데, 여기에서 제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뺄셈의 정치가 아닌 덧셈의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잘 뽑았다!’ 싶은 의원이 되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한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제가 정치를 그만둘 때도 저를 지지해 주셨던 분들에게 ‘열심히 했던 친구다, 2020년 4월에 잘 선택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의정 활동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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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더워지자 덴탈마스크 '인기', 바이러스 차단 이상없나?

국내 연구진, 덴탈마스크의 비말차단 효과 발표 정부도 6월부터 비말차단용 마스크 규격화 및 생산...공급 안정은 숙제 | 정승원 기자 origin@newspim.com 더우니 어쩔 수 없이 덴탈마스크를 쓰지만, 비말 차단은 KF94 마스크만 가능하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그동안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해 착용하던 KF80, 94보다 덴탈마스크가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6일부터 대중교통 탑승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자 덴탈마스크 이용자가 더 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덴탈마스크로는 비말을 차단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국내 연구진, “덴탈마스크 비말차단 효과 충분” 전문가들에 따르면 덴탈마스크는 코로나19 전파의 매개체인 비말을 차단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일반인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유증상자의 경우 덴탈마스크 사용이 적절하다는 권고안을 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했다. 그동안 의료계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KF마스크 같은 헤파필터 장착 마스크의 착용을 권고해 왔다. 덴탈마스크가 코로나19의 주요 감염 매개인 비말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의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는 덴탈마스크와 면마스크, KF마스크 모두를 대상으로 비말차단 효과, 착용감, 재질, 착용 목적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덴탈마스크는 통풍이 잘돼 호흡 곤란이 발생할 우려가 적어 장시간 사용이 가능했고 비말차단 효과도 높았다. 반면 KF마스크는 비말과 미세입자 차단이 가능했지만 내부가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을 보였다. KF마스크를 착용하면 비말과 그보다 더 작은 입자도 차단이 가능하지만 내부가 쉽게 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시간 사용에서도 KF마스크가 덴탈마스크보다 더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덴탈마스크가 증상이 있거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 가장 적합한 유형”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씻기와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비말차단 마스크 하루 100만개 생산 정부는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덴탈마스크와 유사한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새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생산량도 현재 하루 50만개에서 100만개로 두 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1일부터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허가했다. 여기에 그동안 덴탈마스크 생산량의 80%가량을 의료기관에 우선 공급하던 것을 생산량을 늘려 일반인에게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등교와 함께 아동용 덴탈마스크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형 덴탈마스크를 공적 마스크로 공급하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비말차단용 마스크(KF-AD)를 시중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다. 판매가 되더라도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 적절한 수량 분배가 어려운 것이다. 이에 정부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6월 내에 하루 100만장 목표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공적 마스크 지정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기존 업체와 생산 의향이 있는 업체들을 합쳐 6월 말까지 비말차단용 마스크 일일 100만장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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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21대 국회 스타트 각 당 1호 법안 살펴보니

| 김현우 기자 withu@newspim.com 정당의 1호 법안은 의석 수를 구성해 준 국민의 뜻에 대한 응답이다. 또한 정당이 당력을 동원해 만든 법안인 만큼 ‘21대 국회의 시대 정신’이 담긴다. 앞으로 정당이 어떤 정책을 만들어 낼지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단서이기도 하다. 곧 시작이 반이다. 177석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법’을 민주당 1호 법안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국회가 자유한국당 ‘국회 보이콧’ 탓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미래통합당은 경제 이슈에 집중한 ‘코로나 패키지법’을 들고 나왔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을 경기를 보전하기 위한 법안이다. ‘일하는 국회’법 발의한 민주당 민주당은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당내에 ‘일하는국회추진단’을 구성하고 위원장에 정책으로 잔뼈가 굵은 한정애 의원을 앉혔다. 6월 11일 전문가 토론회와 정부 의견 청취를 마친 뒤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으면 바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대표 발의자는 한정애 의원 혹은 조승래 의원이 논의를 거쳐 정할 방침이다. 민주당 일하는 국회법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권 폐지 △상시국회 △본회의·상임위 회의 출결현황 공개 △윤리특별위원회 활성화 △국정감사 정기회 이전 실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여야 원내대표 협상으로 이뤄진 국회 의사일정을 국회법에 명시, 국회 파행을 줄이는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폐지다.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는 상임위 의결을 마친 법안이 기존 법이나 상위 법률과 충돌하는 것은 없는지, 조문에 이상은 없는지 심사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를 핑계로 법안 심사 자체를 거르는 경우가 있었다. 이 탓에 민주당은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해 왔다”며 식물국회를 만든 범인으로 지목해 왔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산하에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 기구를 구성, 체계·자구심사를 맡기고 검토 의견을 듣는 방식이다. 상시국회는 2·4·6월 첫날 여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원내대표 합의가 아닌 법에 명시하는 방안이다. 그간 ‘회기는 의결로 정한다’는 조항 탓에 임시국회 의사일정은 원내대표 간 협상으로 이뤄졌다. 또 사실상 원내대표 협의를 통해 열렸던 윤리특별위원회도 제 기능을 갖추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로 구성된 국회의장 직속 윤리조사위를 구성해 윤리위 제소 내용을 특위에 보고하도록 하고 60일 이후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에 초점 맞춘 미래통합당 미래통합당은 지난 6월 1일 당론 1호 법안을 이미 제출했다. 법안은 의료기관을 포함해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위기탈출 민생지원 패키지법’이다. 법안에는 손실이 생긴 의료기관·소상공인·중소기업의 피해를 지원하는 내용이 우선적으로 담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의료기관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를 타개하고자 손실보상심의위의 심의·의결에 따라 사업주와 근로자가 입은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더불어 사업자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일시적 사업중단 또는 자진폐업하는 경우 그 사업주와 근로자가 입은 경제적 손실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 교육 분야에서 생긴 피해를 보전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상적 등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학(원) 등록금 환불 근거를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된 경우 취약계층에 농식품을 지원하는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및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위약금 분쟁 해결을 위한 ‘약관 규제에 따른 법률’, 1급 감염병 사태 발생 시 임차건물에 대한 임대료 및 보증금 감액 청구권을 보장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중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 과세특례 구간을 한시적으로 1억원까지 상향 조정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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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호

도마 오른 NGO 기부금 운용, 통합관리시스템 실효성 의문

| 김유림 기자 urim@newspim.com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의 기부금 운용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내역 불투명성은 회계 부정 의혹으로 번졌다.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해명에도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검찰의 압수수색 등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위안부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소장이 사망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차제에 기부·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 강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지만 아직 초기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의연·윤미향發 기부금 의혹 일파만파 정부가 부랴부랴 기부금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섰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부금을 관리·감독하는 컨트롤타워가 없고 기부금을 받는 시민사회단체들도 사용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 실효성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기부금 통합관리시스템’은 행정안전부가 내년 1월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기존 ‘1365자원봉사’ 사이트의 일부인 ‘1365기부포털’ 코너를 분리해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기부금 모집단체 관련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함으로써 부실회계·후원금 횡령 의혹 등을 애초에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뿐이고 의무나 강제성은 없어 기부금 운용의 투명성이 확보될지는 미지수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부금을 더 편리하게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며 “기부금 사용내역 공개 의무나 강제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기부금 모금 내역과 사용 정보에 관한 공개 의무를 강화하는 법령 개정이 절실하다. 정부는 2018년부터 기부금품법 시행령 개정에 나섰지만 2년이 넘도록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행안부는 기부자의 추가 정보 공개 요청을 받으면 모집자는 7일 안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법령 개정안을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 상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부금 단체 측의 반발로 미뤄졌다. 이에 지난해 12월 행안부는 기부금 모집단체 측 의견을 수렴해 ‘7일 이내’를 ‘14일 이내’로 완화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기부자 요청 시 정보 의무 공개’ 부분까지 삭제하고, ‘기부자는 모집자에게 기부금품 모집·사용 관련 장부 등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수준에 그쳤다. 당초 개정 취지에서 후퇴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연기됐다. 행안부는 지난 5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기부금품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려다 돌연 연기했다. 예정됐던 보도 계획의 취소를 공지하면서 ‘조문 수정’을 이유로 들었다 컨트롤타워 없어 책임소재 불명확 기부금 관련 컨트롤타워를 맡을 정부 부처가 없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결산서류는 국세청, 기부금품 모집관리는 행안부, 지정기부금단체는 기획재정부, 사회복지법인 담당은 보건복지부, 교육기부는 교육부 등으로 관련 부처가 나뉘어 있다. 중구난방으로 담당 부처가 흩어져 있어, 기부금 악용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도 책임을 지는 곳은 없다. 2017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 기부금을 호화생활에 탕진한 엉터리 시민단체 ‘새희망씨앗’ 사건 이후에도 제대로 된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전현경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전문위원은 “정부는 기부금이 세금과 다른 민간의 자율적 기금이라는 측면을 존중해 기부자와 수혜자의 자율적 관계 형성을 권장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선의의 기부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행 비영리 등록 관리 제도는 사회적 비중이 커지는 다양한 비영리단체의 등록과 관리에 맞지 않아서 혼란이 더 가중되고 있다”며 “십수년 전부터 대안으로 모색돼 온 미국과 영국식 모델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전 전문위원이 언급한 ‘미국식’은 면세 자격을 부여하는 국세청 격의 IRS가 면세비영리단체의 수입지출 정보를 매우 상세하게 받아서 공개하게 하고, 이 중 1%를 무작위로 감사해 비리가 나오면 바로 설립 취소 등 실력행사를 한다. ‘영국식’은 비영리 등록과 관리를 전담하는 ‘전문위원회’를 설치해 관리뿐만 아니라 역량 지원 등을 아끼지 않는 모델이다. 전 위원은 “한국에서는 두 가지가 혼합된 방식으로 진행돼 오고 있다”며 “올해 국세청 공시가 강화되고 공시를 전체 비영리로 확대했다는 점, 지정기부금단체 감독 기능을 국세청이 위임받았다는 점에서 미국 모델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방식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비영리단체의 등록과 공익 확대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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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호

코로나 재확산 진원지 클럽이란

5월 다시 번진 코로나19 근원지 ‘이태원 클럽’ 나이트클럽과 다른 20, 30대 놀이터 언더그라운드에서 현재 클럽문화로 발전 |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간신히 불길을 잡은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에서 다시 꿈틀거리면서 ‘2차 확산’과 관련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까스로 진화에 성공한 정부가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한 직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코로나19’로 클럽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5월 중순 재차 기승을 부린 코로나19의 진원지는 ‘이태원 클럽’이다. 갖은 방역 노력으로 하루 확진자가 한 자릿수에 머물던 코로나19는 하루 30여 명씩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전국을 ‘공포 모드’로 몰아넣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숨죽이던 코로나19를 깨운 젊은 층의 클럽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홍대와 이태원, 강남 일대에 밀집한 ‘클럽’은 20, 30대들의 놀이터다. 1980~90년대에는 주로 나이트클럽에서 유흥을 즐겼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클럽으로 유행이 옮겨갔다. 소위 ‘언더그라운드’ 뮤직을 즐기는 홍대 주변의 몇몇 클럽에서 현재의 클럽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나이트클럽 문화가 진화·파생 거쳐 클럽으로 클럽은 나이트클럽 문화에서 진화와 파생을 거쳤다.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을 만큼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가 절정을 이룬다. 한국적 나이트클럽 문화에 서양의 파티 문화가 결합한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꼽힌다. DJ가 힙합, 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음악을 믹싱하며 흥을 돋운다. 홍대 클럽은 주로 20대 초반이, 강남과 이태원은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이 많이 찾는다. 남녀가 서로 짝을 찾는다는 점에서 나이트클럽과 클럽은 목적상 본질적으로 비슷하지만, 나이트클럽에 웨이터가 남녀 간 합석을 주도하는 ‘부킹’이 있다면, 클럽은 비교적 자유롭다. 클럽은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며 ‘알아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직접 접근한다. 이 때문에 성소수자나 특정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흥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의 나이트클럽이 술을 마시는 데 중점을 둔다면, 클럽은 그보다 사람을 만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클럽마다 차이가 있지만 입장료는 1만원에서 2만원대. 입장료를 내면 클럽 안 바(Bar)에서 칵테일 등 술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나이트클럽처럼 테이블을 잡을 수도 있지만 보통 기본 40만원 이상으로 가격대가 다소 높다. 주종도 바에서는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 맥주 등이 주류를 이루지만 테이블에서는 보통 양주를 마신다. 20, 30대 젊은이들의 보편적 문화로 자리 잡아 밤 12시 이전에 방문하면 무료 입장이 가능한 때도 있다. 또 클럽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에 댓글로 신청하면 클럽 운영진이 검토한 후 무료 입장이 가능한 초대권을 보내주기도 한다. 여성보다는 남성의 수요가 많아 이런 무료 입장 이벤트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년 전에는 홍대에 청소년을 위한 클럽이 생기기도 했다. 술과 담배 없이 입장료 5000원을 내면 콜라 한 잔이 제공됐다. 스테이지와 테이블석이 따로 나뉘어 있고, DJ가 노래를 선곡해 흥을 돋우는 분위기는 20, 30대들이 찾는 클럽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몇 해 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청소년 전문 클럽은 문을 닫았지만 10대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청소년 전용 클럽을 찾는 문의 글이 많다. 이렇듯 클럽 문화는 특정 계층이나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20, 30대들 사이에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눈초리가 따갑지만 기분 전환을 위한 클럽 문화를 마냥 한심하게 볼 수 만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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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호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 “악화일로 한·일 관계 ‘감정’ 버려야 유리하다”

아베 총리 비지지층 공감대 넓혀가는 자세 필요 북한 도발에 ‘9.19 합의 및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말해야 | 하수영 기자 suyoung0710@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다. 지난 2018년부터 이어져 온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판결을 둘러싼 갈등, 수출 규제, 그리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까지 양국 외교 갈등의 골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그 갈등은 국가 간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감염병 문제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본은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입국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한국은 즉각 일본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 전형적인 ‘감정 외교’의 모습이다. 4월 초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만난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는 “이래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월간 ANDA가 청취한 코로나19 국면에서의 한국 외교, ‘뜨거운 감자’인 한‧미 방위비분담금 문제, 그리고 남북‧북미‧한미 관계 등에 대한 박 교수의 고견을 소개한다. “우리 정부, 규범에 맞게 투명하게 대응 잘해” Q.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의 우리 정부 외교를 전반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A. 잘한 것은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 규범에 맞게, 그리고 투명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국제사회가 좋은 평가를 하는 것이 그래서다. 못한 것은 처음에 우리가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시점에 외교부가 나서서 ‘입국 제한이나 금지를 하지 말라’고 다른 나라에 요청을 했던 게 잘못인 것 같다. 자국 국민을 일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각 국가의 결정에 우리가 영향을 미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선 안 됐다. 그것보다는 ‘우리 국민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해 달라’고 제언했어야 한다. 혹은 ‘입국 제한이나 금지를 하더라도 우리에게 미리 상의하고 하라’고 했어야 한다. 다만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초기에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에 대한 조치는 특히 아쉽다. 물론 일본이 먼저 거칠게 다가온 것이 맞다. 일본이 우방국을 상대로 사전 통보도 안 한 건 국제사회 규범에 맞지 않았다고 본다. 그건 일본을 비판할 만하다. 그런데 상응 조치에서 너무 감정적 모습들이 드러났다. 이번 사례도 그렇고 대일 외교에서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입국 금지를 했다 하더라도, 상응 조치를 할 때 ‘일본이 먼저 그렇게 했으니 우리도 이렇게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코로나19로 어려우니 양국 인적 교류 제한하는 측면에서 막자고 했어야 한다. 일본이 일방적으로 입국 금지를 결정했을 때 아사히, 마이니치 등 언론에서 굉장히 아베 신조 총리를 비판했다. 그런데 한국이 감정적인 대응을 해버리니 그런 여론이 싹 없어졌다.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 광복 이후 가장 우익 정부라고 불리는 아베 정부가 바뀌는 게 우리가 유리한데, 아베 총리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50% 정도 되니 그 사람들하고 공감대 넓혀 가고 우리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아베 정부가 움직일 공간이 적어질 것이다. 지지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일본은 총선을 할 수밖에 없다. 일본 문제는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것이 좋다. Q. 그런 측면에서 외교 정책과 관련해 정부에 제언을 한다면. A. 꼭 하고 싶은 말은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대외 정치를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역대 정부 통틀어 그게 가장 큰 패착이었다. 대외 정책은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특정 집단 이해에서 벗어나 국가의 중장기 비전 보고 중장기적으로 가야 하는데, 대한민국 역대 정부 제일 못한 것이 대외 정책을 단기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민족주의를 활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민족주의가 보기에는 잘 드는 칼이지만 정권의 목을 노리는 칼이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서 민족주의를 활용하면 안 된다. 그런데 역대 정부가 모두 다 민족주의라는 칼을 활용하고 있다. 중장기 비전으로 가야 한다. 다양한 측면에서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세계 차원, 동북아 차원, 한반도 차원 등 종합적으로, 복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주한미군 근로자, 고용 주체는 미국” Q. 방위비 협상 문제도 우리 정부 외교 전략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한·미 양국이 입장 차를 많이 좁혔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결단이 문제다.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A. (4월 초 기준) 협상 상황을 전해 준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상당히 입장 차를 좁힌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80~90% 좁혔다고 한다.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굉장히 많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가 남아 있다고 한다. 1~2주 걸릴 것이라고 한다. 다만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신이 대거 나오는 것을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하더라. 그런 표정을 처음 봤다. 때문에 방위비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는 있다. Q.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문제는 어떻게 될까. 당분간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다. A.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 봉급이 매달 15일에 나온다. 4월 15일에 3월분 월급이 나오는 것이다. 곧 21대 국회가 출범하는데, 방위비 협상을 조기에 타결해서 원포인트로 국회에서 통과되면 5월 1일부터 다시 봉급이 지급된다. 그러면 약 보름치 월급을 못 받게 되는 건데, 그러면 그렇게 타격은 크지 않은 셈이 된다. 그러면 특별법까지 만들 필요가 없다. Q. 사실 특별법은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지 않나. A. 그렇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고용 주체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우리 정부가 직접 고용을 하자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도 관련 보고서가 나왔지만, 주한미군 전체 근로자가 1만2000여 명인데 그들을 관리하는 조직과 인원이 필요하다. 일본 쪽을 보면, 주일미군은 2만2000여 명이고 관리 인원이 300여 명 정도 된다. KIDA 추산에 따르면 우리는 관리 인원이 100~150명 정도 필요하다. 비용으로 따지면 연간 150억원 정도다. 인건비 빼고 유지비만 이 정도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들까지 다 군무원으로 취급할 것인지 등 문제가 복잡하다. 깊이 따져봐야 할 문제다. “북 미사일 기술 확장력 굉장히 높아 위협적” Q. 북한 문제, 북·미 관계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북한이 3월 한 달에만 4번 무력 도발을 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 무기를 잇따라 시험 발사하면서 이들의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 북한이 작년 5월부터 신종 무기 4종 세트 도발을 시작했다. 이 중 KN-23이라고 불리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실상 성공해서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알려졌다. 나머지 3개는 올해 들어서 다시 시험발사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에이태킴스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도 성공했다고 판단하지만, 이들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 특히 초대형 방사포는 전문가들마다 판단이 다르지만, 나는 아직 성공 못했다고 본다. 초대형 방사포는 발사관이 4개짜리라 거기서 20초 간격으로 4연발이 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북한이 4발 다 쏜 적은 없다. Q. 북한의 무력 도발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A. 최근 북한은 우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충분히 막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풀업기동(하강 단계에서 상승 기동)도 할 수 있는 발사체들을 쏘고 있는데, 이는 기존 패트리어트 PAC-3이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막기 굉장히 어렵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 확장력이 굉장히 높다. 비유를 하자면 2G폰 쓰다가 스마트폰으로 넘어간 정도의 기술적 돌파를 해버린 셈이다. 고체연료나 이동형 발사대(TEL) 문제까지 다 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상당히 위협적이다. 초대형 방사포의 경우 구경이 600mm 정도 된다고 그러는데, 그 정도면 핵탄두 장착도 가능하다. 어느 정도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했느냐가 문제인데, 기술적으론 불가능한 게 아니다. “‘도발의 일상화’...대미 협상력과 대내 결속용” Q. 북한이 최근 갑자기 무력도발 빈도를 높인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특히 요즘은 코로나19 상황도 엄중하지 않나. A.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다. 발사체가 뭐든 어쨌든 탄도미사일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고, 그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그런데 미국은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그 틈을 북한이 노리고 있다. 북한은 자위력 강화 측면에서 무기체계 완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북·미 관계가 발전되면 시험할 수 없는 상황이 오니 개발과 실전배치엔 지금이 적기인 것이다. 또 ‘도발의 일상화’ 목적이 있다. 북한의 도발은 우리나라에 가장 큰 위협이다. 그런데도 일상화되고, 수용해야 하고, 그런 상황이 되고 있다. 나름대로 북한은 그런 의도를 갖고 무력도발을 진행 중이다. 한편으론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도 있다. 또 대내 결속 측면도 있다. 코로나19와 경제적 어려움 등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무력도발을 계속해서 대내 결속을 다지려는 것이다. Q.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어떤 대북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 A. 사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지난해 5월에 처음 신형 무기를 발사했을 때 한·미가 명확하게 경고를 하고 한 번 더 발사하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겠다고 했으면 여기까지 안 왔다. 그때 트럼프 대통령 첫 반응이 ‘괜찮다. 다른 국가들도 다 하는 것이다. 작은 것(small thing)이고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 정부 대응도 소극적이다. 북한에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이건 분명히 9.19 합의 위반이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이다. 북한이 도발을 할 때마다 ‘한미동맹에 대한 억제력’이라고 분명히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한·미가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고강도 도발 어려울 것...코로나19 영향 무시할 수 없어” Q. 북한의 계속된 도발 속에 북·미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까. A. 북한은 계속 도발을 할 것이다. 여전히 북한 입장에서는 무기체계 효과성, 실전배치를 위해 저강도의 도발은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북한이 전원회의에서 ‘정면 돌파’를 이야기했고, 지난해 10월에 스톡홀름에서도 ‘우리는 할 만큼 했다. 우리는 한 발도 안 나갈 것이고 미국의 차례다’라고 했는데, 여전히 그 입장 안 바뀌었다. 다만 고강도 도발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북한 입장에서도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엄중하다고 판단해서 그 문제를 일단 해결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원래 북한의 시간표대로라면 2월 건군절 때 열병식 하면서 전략무기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었다. 혹은 3월에 한미연합훈련 있을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더라도 위성이나, 준비됐다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또는 중거리 미사일 정도 쏠 수 있었는데 도발 수위를 낮춘 것을 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 북한이 외무성 내에 대미협상국을 신설했다. 조직을 신설한 것인지, 임시 조직인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미국에 협상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은 분명하다. Q. 미국이 올해 안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A.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아주 엄중하고, 또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굉장히 좁아지고 있다. 이전같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뭔가를 한다는 건 굉장히 큰 위험부담이 있는 일이다. 다만 북한이 전향적 입장으로 나오고, 그래서 합의를 이뤄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움직일 것이다. 북한도 바뀌고 있다. 최근 북한은 코로나19로 큰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이미 1월 말부터 북·중 국경을 다 막아놨다. 가뜩이나 경제 제재로 경제가 어려운데 생명선이라는 중국과의 무역을 두 달 가까이 막아놓은 상태라 북한 경제 내구성이 빠르게 소멸될 수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유니세프 등에서 지원물품이 들어갔다는 것도 다 그런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북한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연말까지의 정면돌파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면 새로운 정책을 해야 한다. 북한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벼랑 끝 전술로 도발을 본격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화적인 기조로 미국과 한국에 대화 요청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되면 두 번째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것이 정면돌파 노선의 전면적 전환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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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호

아듀! 20대 국회 피날레 기억할 만한 발자취

대통령 끌어내린 국회,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 이미지 벗어 신속처리안건 지정 전례 만들었으나 동물국회 오명도 | 김현우 기자 withu@newspim.com 20대 국회의 법안 통과율이 30%를 밑돈다. 20대 국회 하반기인 2018년 말부터는 ‘정치’가 실종됐다.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연동형비례대표제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따른 야당의 보이콧 탓으로 돌린다. 야당은 여당이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런 과정에서도 의미 있는 정치가 있긴 했다. 20대 국회 초반 이뤄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거법 등 신속처리안건과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법 처리 등이다. “매번 국회 임기가 종료될 때마다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대보다 18대가 못했고, 18대보다 19대가 최악이고, 19대보다 20대가 처참했다는 식이다. 그럼에도 20대 국회는 입법부의 존재감을 보인 시기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한 최고위원은 사석에서 20대 국회를 평가해 달라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img4 대통령 탄핵 성공...“국회가 민심 받든 것” 2016년 11월 17일, 국회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대한 특별검사를 도입하고 국정조사특위를 구성했다. 같은 해 12월 9일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은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으로 나뉜다. 국회가 탄핵을 의결, 헌법재판소에 소추안을 전달하면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대통령 탄핵 요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전체 재적의원 과반 동의가 있어야 발의할 수 있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따라서 300석으로 이뤄진 20대 국회에서는 150명 이상 발의, 200명 이상 찬성이 있어야만 대통령 탄핵이 가능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128석, 더불어민주당은 122석이었다. 또 국민의당은 38석, 정의당은 6석, 무소속은 7석이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한다면 탄핵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도 60표 전후로 이탈표가 발생하며 가 234표, 부 56표로 탄핵안은 가결됐다. 탄핵 절차로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은 헌정사 최초였다. 당시 민주당 탄핵추진실무준비단 업무를 맡았던 송기헌 의원은 “헌법 교과서에서나 보던 탄핵소추를 실제로 이뤄낸 사례”라고 설명했다. 당시 원내대변인이던 이재정 의원도 “국회가 민심을 받든 것”이라며 “정치의 중심이 거물급 정치지도자에서 일반 국민으로 넘어간 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패스트트랙’ 가동...몸싸움에 여야 의원 기소 20대 국회에서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신속처리안건을 처음 지정하고 또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국회선진화법은 지난 18대 국회 말 몸싸움이 난무하는 ‘동물국회’를 막고 대화와 협치를 가능케 하자는 여야 합의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까다롭게 한 대신 상임위 정원 60%, 전체 국회 재적의원 60%가 발의하면 330일간 숙려기간을 가진 뒤 본회의에 우선 부의하도록 했다. 일명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된 1호 법안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다. 이 법은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의 발생 원인과 수습 과정, 후속 조치 등을 규정한다. 이후 유치원 3법, 공수처법, 선거법 개정안 등이 순차적으로 패스트트랙에 지정됐고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문제는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발생했다.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던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고자 법안을 접수하는 국회 본청 7층 의안과와 회의를 할 수 있는 본청 내 상임위 회의실을 모두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여야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위반·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발의-입법까지 단 ‘석 달’...어린이 교통안전법 역대 최악 20대 국회라지만 법안 발의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단 석 달이 걸린 법안도 있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운전자 중과실로 사고 발생 시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일명 ‘민식이법’이다. 지난해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9살 김민식 군이 4살 난 동생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졌다. 이에 강훈식 아산시을 민주당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고, 심의 두 달여 만에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본회의 상정 과정에서 한국당이 선거법·공수처법 상정을 막겠다며 모든 법안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여야 정쟁에 어린이 안전법안이 유탄을 맞은 셈이다. 이후 여야는 정기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민생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신청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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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호

n번방의 비밀

아동·여성 성착취 영상 제작...6만여 명 회원 개인정보 빼내고 암호화폐 받아 추적에 대비 운영자·참여자 신상 공개 등 처벌 강화 목소리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아동과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 유포한 일명 ‘n번방’ 사건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민낯을 드러냈다. 주도면밀한 수법으로 아동과 여성들을 지옥에 몰아넣은 n번방은 여러 운영진을 거치며 지능화, 조직화됐고 1년여 만에 6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악마의 방으로 거듭났다. n번방 운영자들은 여성의 약점을 잡아 성착취 영상을 만들고 유포하는 과정을 스트레스 해소나 일탈행위 정도로 정의하며 정당화했다. 조주빈(24)을 비롯한 주요 피의자들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갓갓’부터 ‘박사’까지...n번방의 진화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텔레그램에 1번부터 8번까지 번호가 붙은 채팅방 8개가 생겼다. 채팅방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이 올라왔다. 채팅방 이용자들은 영상 속 여성들을 ‘노예’라 불렀다. 숫자가 붙은 채팅방의 이름을 딴 n번방의 시초는 ‘갓갓’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인물이다. 갓갓의 n번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와치맨’을 통해야 했다. 와치맨은 호객과 문지기 역할을 동시에 했는데, n번방 입장을 위한 ‘고담방’을 운영하면서 회원을 모집했다. n번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담방에 음란물을 공유하거나 돈을 지불해 와치맨으로부터 접속 주소를 받아야만 했다. 갓갓은 지난해 8월 8개의 방 중 7개를 폐쇄하고 돌연 자취를 감췄다. 당시 갓갓은 n번방에 ‘수능 준비로 시간이 없어 운영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갓갓은 남은 1개의 방을 ‘켈리’에게 넘겨줬다. 켈리는 n번방을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n번방이 인기를 끌자 텔레그램에는 수많은 방이 파생됐다. ‘박사’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 역시 n번방의 아류작이다. 조주빈은 최소 70명이 넘는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었고 공범을 모집했다. 박사방이 수많은 회원을 거느리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자 또다시 이를 모방한 n번방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대표적인 것이 ‘로리대장태범’이 운영한 ‘프로젝트n방’이다. 로리대장태범은 갓갓의 범행 수법을 따라 해 여중생 3명을 꾀어낸 뒤 성착취물 촬영을 강요했다. 이들은 메신저 피싱 등을 통해 여성들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고 n번방에 유포했다. 주요 범행 대상은 트위터에서 ‘일탈계’, ‘살색계’를 운영하는 여성들이었다. 일탈계와 살색계는 자신의 얼굴과 정보를 가린 채 신체 노출 사진 등을 올리는 계정이다. 조주빈은 더 나아가 구청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과 8급 공무원을 공범으로 끌어들여 개인정보를 빼냈다. 조주빈은 조직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했고, 암호화폐를 받아 챙기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에 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조주빈을 비롯한 n번방의 주요 피의자들은 대부분 검거됐다. 다만 갓갓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일각에선 상당한 지능범으로 알려진 갓갓이 추적을 따돌릴 만반의 준비를 마쳤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언론을 통해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증거 인멸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n번방 사건으로 재점화된 솜방망이 처벌 n번방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n번방 운영자는 물론이고 참여한 회원들까지 신상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n번방 참여자 전원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랐다. 참여자 전원이 분노의 대상이 된 이유는 악랄한 범행 수법과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디지털 성범죄 처벌 수위 때문으로 분석된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이전처럼 남성 중심적 관점에서 보지 않게 되고 강력한 처벌을 해야 된다는 의식이 나오는 과도기적 시기라고 볼 수 있다”며 “미투 운동 이후 성범죄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문숙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팀장도 “소라넷 사건, 버닝썬 사건 때도 문제는 제기됐지만, 제대로 된 가해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연장선에서 n번방 사건을 통해 일상적으로 여성을 위협한 사안에 법 제·개정 등 요구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n번방 관련자들에 대한 낮은 처벌 수위도 참여자 전원 신상 공개 요구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손 팀장은 “같은 사람인데 n번방이 불거지기 전에 기존 관례대로 미약한 처벌을 내렸다”며 “오히려 디지털 성범죄 심각성에 대해서 좌시했던 과거 경향에 대한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n번방 사건 공론화 이후 비난을 의식한 듯 재판 중인 켈리와 와치맨 사건에 대해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추가 조사를 통해 더 엄한 벌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시민들의 분노는 텔레그램 탈퇴 운동으로 번졌다. 일명 ‘텔레그램 탈퇴 총공(총공격)’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탈퇴 운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이 같은 시각에 한꺼번에 텔레그램에서 탈퇴하는 것이다. 이들은 텔레그램 서포트팀에도 한국 경찰에 협조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텔레그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텔레그램은 문자나 사진, 문서 등을 암호화해서 전송할 수 있는 보안성 높은 해외 모바일 메신저다. 높은 보안성 탓에 n번방 운영자가 이 메신저를 범죄에 이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여성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 n번방에 입장한 참여자들을 향한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n번방을 이용한 흔적이 남아 있는 텔레그램 기록을 삭제해 준다는 가짜 카톡 채팅방을 개설해 n번방 회원 색출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n번방 사건 피해자에 중학생 등 미성년자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10대들의 날 선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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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호

속도·파괴력 높아진 北 방사포 평택 미군기지 겨냥하나

발사간격 지난해 19분→최근 20초까지 단축...연발 사격 능력 확보 전문가 “실전배치 머지않았다...정찰 능력·미사일 방어체계 보강 시급” | 하수영 기자 suyoung0710@newspim.com 북한이 지난 3월 2일 약 3개월 만에 도발을 감행한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초대형 방사포)의 실전 배치가 임박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240km, 고도는 약 35km이다. 합참은 이에 대해 “지난 2월 28일 실시한 합동타격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2019년 북한이 감행한 13차례의 도발을 19-1부터 19-6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들을 모두 SRBM 범주에 넣고 있다. 사거리와 고도가 모두 SRBM급이라는 점에서다. 그중에서도 지난 3월 2일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군 당국 분류에 따르면 19-5(분류코드 19-5 SRBM)에 해당한다. 北, 지난해 4차례‧올해 1차례 발사 초대형 방사포는 북한이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네 차례 모두 2발씩 발사했다. 발사 간격을 좁히기 위해 계속 2발씩 쏘아댄 것이다. 8월에는 발사 간격이 17분이었고, 9월에는 19분이었다. 이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위협적이지 않다”,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다 지난 11월 발사 당시 북한은 발사 간격을 3분으로 줄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번 시험사격을 통해 연속사격 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됐다”며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 목표나 지정된 목표 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한 군사전문가도 “발사 간격을 1분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면 지금보다 위협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사 간격이 1분도 아닌 20초로 줄었다. 방사포가 동시에 여러 발의 로켓탄을 발사하는 다연장포(multiple rocket launcher)와 같은 의미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런 다연장포를 20초에 한 발씩 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 특히 북한이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는 기존의 방사포를 개량한 것으로 유도장치를 달아 타격 정확성을 높였고, 비행 성능을 개량해 속도가 탄도미사일급(마하6 이상)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북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짧은 시간 내에 남한 내 핵심 시설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파괴력 또한 기존 방사포와 비교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형 방사포의 직경은 600mm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직경이 이 정도 되는 초대형 방사포를 20초 만에 연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초대형 방사포의 실전 배치가 임박한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방사포는 세계 유일의 600mm급 구경에 사거리가 240km나 되고 그것이 작은 바위섬을 정확히 맞혔다”며 “성능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보이며,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은 이어 “이번에는 북한이 두 발을 쐈지만, 이런 스커드미사일급 방사포 4발을 발사하는 데 1분 20초밖에 안 걸린다. 1분 안에 3발을 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속도가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방사포 특성상 여러 지역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해부터 보여주는 무기들을 보면 모두 저고도, 회피 기동, 고체연료 사용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 경우 단시간 내에 기습 발사가 가능해져 방어하는 우리로서는 전투고도와 전투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투고도와 전투시간은 미사일 방어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미사일이 고고도로 날아올 경우에는 그만큼 목표물을 파악해서 타격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부터 30~40km 사이의 저고도로 발사체를 쏘고 있다. 이 경우에는 목표물을 파악해서 타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신종우 위원은 “우리가 보유한 구형 패트리엇미사일(PAC-2)은 30km부터, 신형 패트리엇미사일(PAC-3 MSE, 개량형은 2023년까지 미국에서 도입 예정)은 40km부터 요격이 가능하다(목표물의 고도 기준)”며 “최근 북한 발사체의 고도가 30km 언저리에서 그보다 낮을 때도 있는 것을 고려하면 과거 스커드미사일과 비교할 때 요격 확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탄도미사일은 다층방어체계로서 고고도에서 못 막으면 저고도에서 막는 시스템인데, 그만큼 요격 기회가 줄어들게 되니 방어하기 까다로워진다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반면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실전 배치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교수도 실전 배치가 이뤄질 경우 위력이 엄청날 것이라는 의견에는 같은 입장을 보였다. 박 교수는 “북한의 이번 발사체는 방사포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미사일에 가까운, 사실상 독립된 하나의 미사일로 봐도 무방한 정도”라며 “우리가 미사일 방어체계(MD, Missile Defense)를 갖고 있지만, 초대형 방사포를 20초 간격으로 4발 쏠 수 있게 되면 MD로 막을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소형 핵탄두를 초대형 방사포에 장착해 쏘게 되면 정말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며 “여기에 지난해부터 북한이 선보인 이스칸데르미사일, 에이태킴스미사일,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까지 섞어 쏘게 되면 우리로서는 방어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전 배치되면 평택 주한미군기지 타격 가능 만약 이런 위력을 가진 초대형 방사포가 실전 배치될 경우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번에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위치와 방사포의 사거리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를 따져보면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초대형 방사포는 원산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발사돼 35km 고도로 240km가량을 비행했다. 방향을 틀어 북동 방향이 아닌 남서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가정하면 평택 주한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까지 도달할 수 있다. 사거리를 30km가량 더 늘리면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우리 군의 전략무기 중 하나인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 충북 청주 공군기지까지 타격 가능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 군에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를 방어하고 요격할 만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만큼 빠르게 대비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우 위원은 “레이더 등 정찰자산이나 요격체계를 더 갖춰야 한다”며 “북한이 과거와 달리 고체연료를 달고 낮은 고도로 기습 발사가 가능하고 회피기동을 하는 등 방어가 까다로운 무기를 만들었으니 킬 체인(선제타격)은 어렵다. 대신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과거 스커드미사일 상대 개념에서 이스칸데르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 대응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이어 “그러려면 국방비를 더 투입해야겠지만 현재 시스템에서는 북한의 신무기 타격이 어렵기 때문에 KAMD를 시급히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교수 역시 “감시정찰 자산을 확충하는 등 감시정찰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현재의 KAMD를 북한 신무기에 맞게 보강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와 연동해야 한다. 미국은 정찰위성을 보유하는 등 정찰 능력이 세계 최고인 데다 우리가 도입하기로 돼 있는 PAC-3 MSE 개량형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물론 3불 정책에 따라 중국에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현 상황에서 미국의 MD 체계와의 연동은 필수적”이라며 “그래야 북한 신무기에 대한 억지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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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황교안·나경원·오세훈 ‘한강벨트’, 서울 수복 노린다

황교안 ‘수도권 험지 출마’ 깃발 세워...나경원·오세훈 ‘1호 공천’으로 완성 김용태·김태우·김웅, 서울 동서남북 ‘자객공천’으로 문재인 정권 겨냥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 황선중 기자 sunjay@newspim.com 4.15 총선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공천이 마무리돼 가고 있다.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예전에 비해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지는 않고 있지만, 통합당은 원내 제1당 탈환과 정권 교체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공천 작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통합당의 약세 지역인 수도권이다. 이 지역을 탈환하지 못하면 지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 등 3연패(敗)에 이어 4연패를 할 수도 있다. 서울 수복의 필요성을 익히 알고 있는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여러 차례 “제일 중요한 지역은 말할 나위도 없이 서울과 수도권”이라며 “여기의 탈환작전, 전국적인 선거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 최대의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종로 황교안, 동작을 나경원, 광진을 오세훈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다. 황 대표가 직접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하고, 김 위원장이 빠르게 공천을 확정하며 개혁 공천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황 대표의 험지 출마 선언에 통합당 중진들은 무더기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자신의 지역구를 포기한 채 험지로 자리를 옮겼다. 황 대표의 상대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후보로 나섰다. 두 후보는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꾸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만큼 총선 패배는 향후 정치 행보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은 황 대표를 주축으로 거물급 인사를 서울 주요 지역에 공천했다. 소위 ‘한강벨트’를 형성해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꿰차겠다는 의도다. 이를 상징하듯 김형오 위원장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1호 공천’으로 확정 발표했다. 4선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서울 동작을에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14년 재보궐 선거 때 동작을에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항해 민주당에서는 이수진 전 판사를 전략 공천했다. 이 전 판사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인물이다. 나 전 원내대표 역시 판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동작을에서는 ‘판사 대첩’이 펼쳐질 전망이다. 나 의원은 34회, 이 전 판사는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다. 이곳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선을 다진 곳이다. 통합당엔 대표적인 험지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맞선다. 고 전 대변인은 정치적 재기를 그리는 오 전 시장을 꺾고 중앙정치 무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서남북 ‘자객공천’...文정권 ‘약한 고리’ 공략 통합당은 총선 승리를 위해 정공법과 함께 ‘자객공천’ 전략도 함께 병행했다. 서울 동·서·남·북 사방에 배치한 자객들을 활용해 총선에서 ‘정권심판론’ 프레임을 확고히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3선의 김용태 의원은 서울 구로을에 나선다. 구로을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민주당 후보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겨냥한 공천이다. 최근 불출마 선언한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을에는 청와대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을 투입했다. 민주당에서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내세웠다. 서울 송파갑에는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전 검사가 나선다. 그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검찰개혁’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낸 인물로 유명하다. 김형오 위원장은 “종로의 황 대표를 중심으로 동쪽에 김웅, 서쪽에 김태우, 남쪽에 김용태, 이분들을 중심으로 정권심판론이 불붙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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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호

[4·15 총선] '원내 1당' 결정할 수도권 격전지 6곳 판세는

이낙연 대 황교안, 정치 1번지 종로서 단두대 매치 이용우 대 김현미, 고양을서 정치 영건들의 맞대결 |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4.15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도권 격전지 후보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선거 결과를 보면 수도권은 대체로 범여권 지지세가 우세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결코 민심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야당인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기존 텃밭인 강남 3구를 넘어서서 경기도 및 강북 험지에 얼마나 깃발을 꽂는가에 따라 총선 평가가 달라질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현재 드러나는 여론조사 결과만을 놓고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비례 전용 위성정당을 통해 20석 가까이를 챙겨놓고 출발할 것으로 보여 원내 1당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수도권 사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대선주자 1위 굳히기 아니면 끝없는 미궁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차기 대선주자 1, 2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대표가 맞붙는다. 이 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총리 효과’의 후광이 옅어진다는 분석도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이기는 쪽은 단번에 대선주자 1위를 굳히지만 패배하는 쪽은 끝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진다. 이번 총선 최고의 단두대 매치로 꼽히는 이유다. 여당 텃밭 중 하나로 꼽히는 광진을에서는 관록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문재인 청와대의 입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맞붙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다섯 번이나 승리를 안겨준 지역이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높은 인지도와 정책 능력을 장착하고 1년 이상 지역을 다져온 만큼 역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고 전 대변인이 그동안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는 것도 한계다. 반면 오 전 시장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떡값을 준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고발을 당한 것이 막판까지 변수가 될 수 있다. 통합당 얼굴마담 4선 나경원 의원의 맞상대로는 민주당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결정됐다. 동작을은 민주당 입장에선 매번 전략공천을 하고도 석패를 해야만 했던 ‘통곡의 벽’이다. 이번에도 여러 후보가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전직 여성 판사의 대결로 압축됐다. 하지만 인지도 측면에서 격차가 커 나 의원의 질주를 이 전 판사가 따라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역의원 4명 붙는 ‘안양 동안을’ 3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경기 고양정에서는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미 통합당 의원과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격돌한다. 그동안 진보 색채가 강했던 고양정이지만 김 의원은 타 지역 대비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들어 정부의 ‘닥치고 신도시’ 정책을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는 5선을 노리는 신상진 의원과 윤영찬 문재인 정부 초대 국민소통수석이 대결한다. 중원구는 분당구가 분구된 이후 15~17대 총선에서 민주당계 의원에게 표를 몰아준 곳이다. 이후 신 의원이 4선을 했지만 17대 국회와 19대 국회는 재보궐선거를 통해 입성했다. 신 의원의 우위를 주장하기 어려운 이유다. 신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윤 전 수석은 중원구의 낙후 책임을 물어 힘 있는 새 인물을 강조할 전망이다. 경기 안양 동안을은 한때 현역의원 4명이 한 자리를 놓고 다퉜지만 임재훈 미래통합당 의원이 빠지면서 3파전이 됐다. 그럼에도 최고 격전지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가 버티는 가운데 이재정 민주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출마한다. 안양 동안을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부촌으로 떠오른 평촌 신도시를 끼고 있다. 다만 ‘부촌=보수’ 공식이 통하는 곳은 아니다. 심 의원이 내리 5선을 지냈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현 여권이 승리했다. 19대 대선에서 동안을 유권자의 44%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도 55%가량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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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호

대한민국 강타한 마스크 '대란'

가격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하늘의 별 따기 은밀한 거래 지능화...합동단속해도 수사 한계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마스크 유통·판매업자 A씨는 부랴부랴 물량 확보에 나섰다. 모 마스크 제조업체에 문의했지만 중간 유통업자들에 밀려 A씨의 몫은 없었다. 마스크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자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유통업자 B씨를 통해 1개당 2000원에 마스크 총 1000개를 겨우 구입할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나자 A씨는 온라인 쇼핑몰에 마스크 1000개를 330만원에 판매한다고 등록했다. 개당 3300원꼴이었다. 공장 출고가격보다 무려 6배나 비쌌지만 구입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폭주했다. A씨가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마스크는 매진됐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마스크 대란 사태도 지속되고 있다. 500원 하던 보건용 마스크 한 장 가격이 5000원까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지만, 그마저도 품절이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마스크 매점매석을 하는 중간 유통업체, 비싼 값을 받고 중국에 넘기는 제조업체, 가짜 마스크를 만들어 판매하는 불법 업체까지 난무하면서 소비자들만 울상을 짓고 있다. 수요 폭증, 유통과정에서 ‘웃돈 프리미엄’ 폭발 월간 ANDA 취재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간 유통과정에서 이른바 ‘웃돈 프리미엄’이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1단계 유통업자들이 제조업체로부터 마스크 사재기를 하고 가격을 올리면 다시 중간 유통업자가 구매해 되파는 거래가 2, 3, 4차로 이뤄지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며 가격이 오르는 지점은 주로 온라인 시장이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중간 유통업자들은 그제야 마스크를 풀었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공장 출고가보다 3~10배 넘는 가격에 마스크를 팔아 폭리를 취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대부분은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하면 하루 만에 판매자 등록 승인을 내준다. 이 때문에 적법한 회사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판매 품목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경우 추가 승인 절차가 없어 불법 거래가 이뤄져도 잡아내기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발생한다. 기존 업종과 무관하게 마스크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문구용품, 가전용품, 주방용품을 취급하던 업체부터 육아용품 유통업체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마스크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여성의류 전문 유통업체 S사의 경우에도 코로나 특수를 노리고 마스크 시장에 뒤늦게 가세했다. S사가 판매하는 마스크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 업체 직원은 “여기는 여성의류만 하는 곳이고, 마스크 관련은 사장님이 외부에서 따로 진행하는 것이어서 우리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마스크를 찾는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져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인증을 받지 않은 보건용 마스크가 KF(먼지차단기능) 인증 마스크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되기도 한다. Y사의 경우 단 며칠간 경기 포천시의 한 창고를 빌려 마스크를 대량 생산, 중국 업체에 비싼 값을 받고 판매한 뒤 사라진 정황이 포착됐다. 마스크 제조업체가 아닌 생활·건강용품을 유통·판매하는 Y사는 식약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Y사와 마스크 계약을 체결했다가 일방적 파기로 손해를 봤다는 모 유통업체 대표는 “1장당 312원에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Y사가 며칠 후 ‘물건을 못 주겠다’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1장당 900원 수준에 중국 업체에 마스크를 넘기려 했다”며 “기존에 마스크를 제작하던 업체가 아니었던 Y사가 이번에 공장을 임대해 대목을 노리고 처음 마스크를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생활용품 업체부터 카톡 직거래방까지 활개 불법 제품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제품도 중국으로 상당수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20일까지 대중국 마스크 수출량은 1억3548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출량 6859만9000달러의 2배에 달했다. 아울러 마스크 가격이 급등하자 기존 거래처에 공급을 끊고 가격을 12~15배 부풀려 유통한 제조업체도 적발됐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마스크 직거래도 활개를 치고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과 정부의 매점매석 단속 방침이 맞물리면서 물량을 확보하고 가격 폭등을 부추기던 중간 유통업자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 급매 행위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들어 마스크 매매 관련 단톡방이 급증했으며, 단톡방마다 100~200명이 접속해 실시간으로 마스크를 거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시를 피하기 위한 무서류 거래가 이뤄지는 등 암거래까지 성행하는 상황이다. 특히 판매자와 구매자 간 은밀한 거래가 지능화되면서 거래 장소와 시간, 물량과 금액 등에 대한 추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사 범위가 광범위하고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거래를 일일이 특정해 수사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다른 부처들과 함께 합동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각 지방경찰청, 일선 경찰서 차원에서도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현행법상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발하고 수사를 통해 혐의가 입증되면 최고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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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메르스’ 때와 정부 대응 비교해 보니

2015년 메르스 사태, 컨트롤 타워 부재·정보 공유 부족 여전히 초동 대처 미흡, 보건당국 복지부동...방역체계 점검 필요 | 채송무 기자 dedanhi@newspim.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의 첫 번째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20여 일이 흐른 2월 10일 현재 국내 확진자는 총 25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태 초기부터 “정부 차원에서 선제적 조치들이 조금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돼야 한다”고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주재하는 일일 상황점검회의가 매일 진행되고 있으며,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일 점검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중에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지나친 공포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음에도 마스크가 동나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다중이용시설을 회피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중국에서만 누적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3만700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등 여전히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는 과거 메르스 사태에서 얻은 교훈도 적지 않다. 컨트롤 타워 부재, 정보공유 부족이 사태 키워 메르스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전염병으로,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은 없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발병 원인이나 잠복기 등에 대한 정보는 있는 상태였다.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20일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빠르게 확산돼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메르스의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것을 비교해 보면 이례적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바레인에서 입국한 68세 남성이 첫 확진자로 확인된 이후 전 세계에서 메르스 환자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다. 이 모든 것은 정부 대응의 실패가 원인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컨트롤 타워의 부재였다. 메르스의 확산 이후 보건복지부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민간합동대책반을 조직해 운영했고, 국민안전처는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즉각대응팀 TF를 구성했다. 그러나 문제는 컨트롤 타워였다. 당시 범정부 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법적 근거가 미약해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미흡했고, 국무총리가 공석이었던 당시 상황과 맞물려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실상 전면에 나섰지만, 메르스 환자는 늘어만 갔다.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이들 등에서 병세가 드러났고, 다른 병실을 썼던 이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환자와 직접 대면을 통해서만 감염된다고 했던 정부 방침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메르스 관련 첫 발언도 늦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온 2015년 6월 1일에 있었다. 첫 번째 환자와 접촉한 58세 여성이 사망한 날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메르스의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해 질타했지만, 핵심은 정치적인 이슈에 가 있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발생 13일 만인 6월 3일에서야 메르스 관련 첫 대응 회의인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첫 번째 메르스 확진 이후 2주간 감염자가 늘고 두 분이 사망했다”면서 “더 이상 확산이 안 되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했지만, 메르스 환자는 36명으로 늘었다. 국민 불안은 커져 갔고, 국민들의 정부 비판 여론도 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점검하고 그다음에 현재의 상황, 그리고 대처 방안에 대해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진단을 한 후에 그 내용을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감염병 대응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상황 공유와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이를 위해 정보를 공개하고 의료기관 간 협조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촉진해야 했지만, 병원의 환자 치료 거부와 혼란 발생 등을 우려해 병원명을 공개하지 않아 메르스의 전국적인 확산을 야기했다. 오히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 지방정부가 병원과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등 중앙과 지방정부,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가 부실해 재난 대응의 효율성이 떨어진 문제도 발생했다. 결국 6월 7일 정부는 삼성서울병원 등 24개 병원명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태였다. 감염병과 싸우는 1차 전선인 병원이 감염의 진원지가 되기도 하는 등 메르스 사태는 국가적 대응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img4 코로나19, 대응 빨라졌으나 방역망 허점 여전 제2의 메르스라고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 수준은 어떨까. 과거 메르스의 기억 때문인지 다소 대응이 빨라졌다. 지난 1월 20일 우한에서 입국한 35세 여성 중국인이 확진자로 판명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둔 21일 국무회의에서 “설 연휴, 국내외로 이동이 많은 시기이니 만큼 특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금까지 공항과 항만 검역 중심으로 대응이 이뤄졌는데, 이제는 지역사회에서도 충분한 대응체계를 갖추도록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설 연휴인 24일 55세 남성이 두 번째 환자로, 26일 54세 남성이 세 번째 환자로, 27일 55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신종 코로나가 확산세를 보이자 문 대통령은 설 연휴를 보낸 경남 양산에서 복귀한 직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통화해 바이러스 대응 상황을 보고받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청와대 3실장, 전체 수석 및 보좌관들과 신종 코로나 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발병지인 중국 우한시를 다녀온 3000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명령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에 복귀한 28일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 감염증 현장 대응체계를 직접 점검하고 정부의 총력 대응태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과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선제조치를 주문하는 등 과거보다 빠르게 대응했다. @img5 청와대는 메르스 당시의 혼란도 염두에 둔 듯 사태 초기부터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라고 정리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재난과 국민 안전에 대한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로, 이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청와대에 국가위기관리센터가 24시간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동시에 위기경보 단계별로 담당하고 있는 주무기관과 부처가 있는데 이에 맞게 청와대가 항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국무총리는 이 같은 실무적인 사항들에 대해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대응 역시 허점이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증상이 있을 경우 국민들이 조치하라고 언급한 질병관리본부의 콜센터 1339는 사태 초기 몰려드는 문의전화 폭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증상을 가졌거나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을 수 있다. 국내의 3, 4번 확진자는 입국할 당시 아무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망을 통과한 이후, 병원의 2차 검역망에도 포착되지 않아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16번 확진자였다. 그는 중국이 아닌 태국을 방문한 이후 증상이 나타나 광주21세기병원을 방문했다. 이 병원은 지난 1월 27일 환자의 태국 방문 사실을 확인하고 신종 코로나로 의심해 보건소에 검사를 문의했지만, 보건소 측은 환자가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사항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보냈다. 최초 진료에서 환자가 발견될 수 있었음에도 보건소의 기계적인 판단으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이로 인해 16번 확진자의 접촉자 수가 가장 많은 362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보다 현재 신종 코로나 사태의 대응이 빨라졌음을 인정한다. 메르스 사태 당시 대량 감염의 원인이었던 의료기관 전파가 이뤄지지 않았고, 보건 당국의 감시망 안에서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상당하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여전히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도 초동 대처 미흡과 보건 당국의 복지부동 등 문제는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에 이어 이번 사태가 우리 방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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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세상을 바꾼 역병들 페스트부터 코로나19까지

조선 후기 소 사육 증가→홍역·천연두 대유행 14세기 유럽 페스트 ‘흑사병’...인구 1/3 감소 |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조선 후기 농업이 발달하면서 인구 증가와 함께 사육하는 소의 마릿수가 증가한다. 조선 초기 소 사육 두수는 3만마리가량으로 추산됐지만, 18세기 후반에는 100만마리로 늘었다. 통계청 소이력관리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소 사육 규모는 2019년 12월 말 기준 358만4834마리다. 전체 농장 9만4525곳에서 한우 301만9916마리, 육우 15만6201마리, 젖소 40만8717마리를 사육한다. 지금에 비해 사육 환경이 영세했던 18세기 후반 100만마리는 현재 358만마리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소 사육 규모가 늘어나면서 질병도 덩달아 기승을 부렸다. 사람과 동물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인수 공통 전염병도 창궐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전염병이 홍역과 천연두다. 한번 돌면 수천에서 수만명이 집단 사망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현종 9년(1668년) 조선 8도에 대유행한 홍역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숙종 33년(1707년)에는 평안도에서 발생한 홍역으로 사망자가 수천명에 달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천연두는 공포의 대상으로 기록된다. 조선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3억명 이상이 천연두로 희생됐다. 기원전 1157년에 숨을 거둔 이집트 람세스 5세 미라에서도 천연두 흔적이 드러나며 인류 최초의 전염병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한국 생태환경사를 개척한 김동진 박사는 ‘조선의 생태환경사’라는 저서에서 “보이지 않는 미생물 군집의 변화는 인간의 삶을 바꾸었고 역사를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뒤바꾼 ‘페스트’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평소 눈앞에 있어도 쓰지 않던 마스크가 동이 나고 매점매석이 성행한다. 평상시에는 지하철 등에서 마스크를 쓰면 주위에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봤지만,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예비 전염병 보유자’로 낙인찍혀 경멸의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대형마트나 사람들이 밀집한 지역은 가기가 꺼려진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 등은 폐쇄돼 도심 속 삭막한 공간으로 바뀐다. 경제성장률도 비상이 걸렸다. 2019년 국내총생산(GDP) 2.0% 성장을 가까스로 끼워맞춘 한국은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GDP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2월 초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전염병은 단지 유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공포가 결부될 수밖에 없는 전염병은 삶뿐 아니라 모든 것을 뒤흔든다. 인류의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자리 잡은 전염병의 대명사는 페스트다. 지금도 유럽 등 서양에서는 ‘전염병’ 하면 ‘페스트’를 떠올릴 정도다. 페스트는 쥐나 다람쥐 같은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이 옮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되면 불에 덴 것처럼 생긴 작은 수포가 계란이나 작은 사과만큼 커진다. 페스트 환자는 고열과 고름에 시달리다가 정신을 잃는다. 발병 5일 안에 피를 토하며 사망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전염되는 데다 시신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기 때문에 ‘흑사병(Black Death)’이라고 불렀다. 페스트가 유럽에서 활개를 친 이유로는 몽골제국의 하나인 킵차크와 제노바의 식민지 카파가 전쟁(1347년)을 벌이던 중 쥐들이 성벽을 따라 이동하며 전파됐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는다. 킵차크 군대가 페스트에 걸려 사망한 시신을 투석기를 이용해 카파성 안으로 던져넣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몽골 군대가 벌인 ‘세균전’인 셈이다. 비위생적인 환경과 오랜 흉년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당시 환경과 맞물려 페스트가 남부유럽을 거쳐 북부유럽, 나아가 아프리카까지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발병 4년 만에 전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페스트는 기존 가치관을 허물었다. 윌리엄 맥닐이 펴낸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Plagues and People)’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는 가톨릭 교회의 신성성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종교개혁의 불씨가 피어났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중세 유럽 봉건사회를 지탱하던 농노제도가 붕괴했다. 사회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세속화됐다. 유럽을 정신적으로 지배하던 가톨릭 신앙이 페스트에 무력하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의 의구심은 종교개혁과 인본주의로 돌아가자는 르네상스를 촉발시켜 유럽의 정신세계를 뒤흔든다. 농노제도의 붕괴는 농민을 지배하던 장원제가 무너지고 ‘임금에 따라 노동력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스트는 중세 유럽을 몰락시키면서 근대사회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럽의 역사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버리는 동시에 동양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염병이 세계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테네도 나폴레옹도 굴복한 전염병 전염병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5세기에 투키디데스가 저술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로 전해진다. 책에서는 “눈이 충혈된 젊은이들이 심한 고열과 두통을 호소했고, 거리에는 하나둘씩 시체들이 쌓여 겁에 질린 시민들은 신전으로 몰렸다”고 서술한다. 기원전 431년. 아테네를 엄습한 괴질은 군대 병력의 3분의 1 이상을 사라지게 한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번영의 시대로 들어선 아테네는 괴질이 퍼지자 전력 약화와 사회 불안 등이 겹치면서 결국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패해 멸망한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성지 예루살렘을 두고 200여 년간 이어진 십자군 전쟁도 전염병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1차 십자군 원정(1096년) 당시 장티푸스로 추정되는 전염병이 돌면서 십자군은 무력화됐다. 2차 십자군 원정(1147년)에서도 프랑스 군대가 터키 안탈리아에 도착했을 때 다시 장티푸스로 여겨지는 전염병이 덮쳤다. 이 와중에 이슬람 투르크 군의 공격으로 십자군은 궤멸당했다. 5차 십자군 원정(1218년)에서도 십자군이 이집트 다미에타를 점령하는 동안 여러 전염병이 창궐했다. 십자군의 5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에도 200여 년간 8회에 걸쳐 십자군 원정이 이어지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원정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염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되지 않는다. 스페인 침략으로 멸망한 남미의 아즈텍은 전쟁보다 천연두로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았다. 2000만명에 달했던 아즈텍 인구는 1618년 160만명으로 급감했다. 168명에 불과한 스페인 피사로의 군대가 1531년 잉카제국의 8만 군대를 이길 수 있었던 원인도 천연두였다. 스페인 군대가 옮겨온 천연두가 외부 세계와 단절돼 천연두 바이러스 항체가 없던 이들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나폴레옹도 전염병과 함께 몰락했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은 1812년 61만 병력을 이끌고 러시아 원정에 나섰다. 나폴레옹 군대는 유럽 최정예였다. 당시 러시아 군은 30만명도 채 되지 않는 병력에 무기도 변변치 않은 2류 군대였다. 누구도 나폴레옹의 완승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뒤집혔다. 나폴레옹 군대가 러시아 원정 도중 통과한 폴란드에서 전염병이 돌았다. 발진티푸스였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중간 단계에 속하는 리케치아로 발병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위생 상태가 나쁘거나 전쟁 중에 크게 유행하는 전염병이다. 심한 경우 사망률이 70%에 이른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이’를 통해 전염된다. 이른 겨울추위까지 겹치자 나폴레옹 군대는 결국 퇴각했다. 61만명 가운데 40만명이 죽고 10만명이 포로가 됐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가 유럽에 전해지자 ‘반나폴레옹’ 분위기가 퍼지며 유럽 전역의 프랑스 점령지에서 저항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나폴레옹은 황제 자리에서 쫓겨난 이후 엘바 섬에 유배된 뒤 탈출에 성공하지만 워털루 전투 이후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인간 역사의 기본 변수이자 결정 요인 그렇다고 전염병에 인류가 굴복만 한 것은 아니다. 전염병은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을 주도했다. 하늘의 뜻이 아닌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과학적 사실을 터득하며 인류는 페스트나 말라리아 등을 이기는 방법을 찾아냈다. 전염병 원인이 규명되면서 상하수도 시설이 널리 퍼졌고, 2차대전을 거치며 전염병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보건체계도 확립됐다. 20세기 들어 발달한 백신도 전염병 예방을 막는 데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처럼 ‘역병’이 돌면 인류는 공포와 당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염병은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두려움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윌리엄 맥닐은 저서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염병은 인류 역사가 이어지는 한 인간의 삶을 좌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창의와 지식, 제도가 생물에게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그러했듯 앞으로도 질병은 인간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기본 변수인 동시에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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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전염병이 뒤흔든 일상생활

약속 취소...외출 삼가고 스스로 자가 격리 마스크·손세정제 필수...연차·해외여행 ‘눈치’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공포가 국민들의 일상생활마저 바꿨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19일 이후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은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동반경을 줄였다. 대중이 모이는 지역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외출을 삼가고 자가격리까지 하는 상황이다. 2~3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야 하는 공포는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마스크·손세정제 필수...외출 자제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이 본격화한 설 연휴 이후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마스크를 낀 시민이 많아졌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어졌을 정도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일하는 강모(29·여) 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 일하는데 출퇴근길 ‘지옥철’에서 마스크 착용은 물론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손세정제로 손을 닦고 장갑도 낀다”며 “집에서 1시간 정도 거리인데 괜히 찝찝해서 자리가 나도 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관계당국은 지하철, 버스, 택시 등에 마스크·손세정제를 배치하는 등 방역체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출퇴근길 신종 코로나 공포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매일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30대 김모 씨는 “출근용·퇴근용 하루에 마스크를 2개씩 사용한다”며 “회사 근처, 집 근처 지하철역에 마스크가 모두 동이 나 있었다. 사람이 몰리는 지하철역엔 물량을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가진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졌다. 신종 코로나는 약 7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유치원,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3살 자녀를 둔 변모(30) 씨는 “신종 코로나 탓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지 않지만 맞벌이 부부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아이를 등원시켰다”며 “어린아이라 성인보다 바이러스에 훨씬 더 취약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불안에 떠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면서 유치원, 어린이집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유아 손 씻기 방법, 기침 예절 등을 안내하면서 “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히 하고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을 경우 유치원 등원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우한시를 다녀오거나 해외여행, 공항 경유 등을 한 원아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14일간 가정에서 돌봐주기 바란다”는 당부의 내용도 있었다. 격리를 자처하는 학부모들도 생겨났다. 김모(33·여) 씨는 “잠깐이라도 나갈 일이 있으면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사람이 많은 시간대는 피하고 있다”며 “3번째 확진자가 걸어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놀라서 아기는 집 밖에 안 나간 지 1주일째”라고 했다. 상갓집도 못 가고, 결혼식 취소까지 매일 다니던 수영장이나 헬스장은 물론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종교활동에도 참석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수영장이나 헬스장, 필라테스 및 요가학원에서는 발열 증상이나 감기 기운이 있을 경우 가급적 일정 기간 수강을 미루는 ‘홀딩’을 권유했다. 헬스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방독면과 장갑을 착용하고 운동하거나, 마스크를 끼고 땀을 뻘뻘 흘리는 이색 풍경도 연출됐다. 꾸준히 수영장에 다니던 김모(28) 씨는 “땀, 침 등이 수영장 물에 섞인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며 “3개월간 꾸준히 수영할 생각이었는데, 불안한 기분으로 운동을 하느니 잠시 쉬기로 했다”고 전했다. 요가학원을 다니는 이모(30) 씨는 “이번 달 등록해 놓은 게 끝나면 다음 달은 쉴 예정”이라며 “예전에 독감도 헬스장에서 옮은 적이 있어 불안하다”고 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성당, 교회 등으로 향하는 발길도 주춤해졌다.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관과 불과 1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성북구의 한 성당은 감염예방 지침을 마련했다. 미사(가톨릭 종교의식)에 참석할 때도 마스크 사용을 허용하고, 입구의 성수 사용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모(30) 씨는 “미사 중에는 계속 기도문을 읊거나 노래를 불러야 해 감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며 “당분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자 박모(35) 씨는 “미사가 있을 때면 지하 성전까지 꽉 차 100명이 넘는 사람이 성당에 북적거린다”며 “미사 중에 마스크를 껴야 할지 고민했는데 성당에서 다행히 미사 중에도 마스크 착용을 허용해 마스크를 하고 성당에 가기로 했다”고 했다. 2차 감염 우려에 상갓집이나 예식장 등을 기피하는 현상도 심화됐다. 올 초 예정됐던 결혼식 취소 사태도 이어졌다. 서울과 경기도에 위치한 웨딩홀 14곳을 확인한 결과 11곳에서 신종 코로나 파동 이후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수원의 한 웨딩홀 관계자는 “현재 예식일을 변경해 달라는 문의가 가장 많고, 예식장에 방역 조치가 됐느냐는 문의도 적지 않다”며 “예약금 환불 기간이 지난 예비 신혼부부들은 우선 예식을 치른다는 쪽이 많지만 상당수는 예식일을 올해 말로 미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례식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별히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장소인 만큼 일반적으로는 마스크를 착용한 조문객을 보기 어렵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에 식사 없이 간단히 조문만 하고 가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감염병이 이렇게 난리인데 상주나 조문객이나 서로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경사는 몰라도 조사인 만큼 조문객이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지만 식사를 하지 않고 가는 경우는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img4 직장 ‘신종 갑질’...연차도 해외여행도 ‘눈치’ 신종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신종 직장 갑질’도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발병지인 중국 우한을 비롯해 홍콩, 태국, 싱가포르,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등장하자 회사 차원에서 해외여행을 금지하는가 하면 법적으로 보장된 유급휴가 사용도 제한하고 있어 직장인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다. 이모(31) 씨는 회사로부터 당분간 연차(유급휴가) 사용 및 해외여행 금지를 통보받았다.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제하라는 지침이다. 이씨는 “회사에서 해외여행을 갈 경우 징계를 내린다고까지 했다”며 “아무리 감염 위험이 크다지만 징계까지 내리는 건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29) 씨 역시 회사에서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최대한 유급휴가 사용을 자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유급휴가 사용 예정이거나 향후 일정이 있을 경우 따로 확인까지 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유급휴가 써서 집에 있겠다고 거짓말하고 여행을 갈까 봐 그런 것 같다”며 “점점 사람 없어서 일 줄 거니까 지금 열심히 해야 한다는 논리라는데, 이를 조사까지 해 가는 건 황당했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게 돼 있다. 문제는 사용자의 ‘시기 변경권 행사’ 조항이다. 근로기준법 60조 5항에는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유급휴가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고, 해외여행 자제까지 압박하고 있다. 김씨는 “형식적인 권유지만 상명하복의 직장생활에서 사실상 금지 명령과 다를 바 없다”며 “결국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그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과는 관련이 없어 이 같은 회사 방침이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시기 변경권은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줄 경우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지 못해 계약금을 반환해야 하는 등 그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수준에서 아주 제한적으로만 인정된다”며 “신종 코로나 등 전염병이 돌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자제하라는 권고 정도는 내릴 수 있어도 이런 이유로 유급휴가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유급휴가는 반드시 승인을 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방침과는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실제로 유급휴가 사용과 해외여행 등이 징계 사유가 돼 법적 다툼이 발생할 경우 이 징계 역시 부당징계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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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17년 만에 재연된 사스 악몽 출렁이는 중국증시 어디로

‘단기적 충격’ 낙관 전망 속, 불확실성 경계해야 중국 경제 펀더멘탈, 정책적 헤징 역량이 관건 | 배상희 중국전문기자 pxx17@newspim.com ‘2003년 사스 악몽이 되살아났다.’ 17년 만에 중국 주식시장에 대형 전염병 악재가 불어닥쳤다. 새해 들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던 춘제(春節·중국 설날) 효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이름의 악재에 잠식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춘제 연휴를 끝내고 11일 만에 문을 연 중국 증시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전례 없는 충격적 낙폭을 기록했다. 첫 개장일인 2월 3일 중국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8% 가까이 폭락하며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치료제 개발 기대감 등이 확산되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했지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중국 증시는 지금까지 두 차례 휴장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2020년 신종 코로나 사태 당시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가 발생 원인과 영향력 등 여러 면에서 사스와 많이 닮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 속 중국 증시의 향방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낙관적 컨센서스가 형성된 분위기다. 사스 당시처럼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며, 시장의 안정적 흐름까지 흔들 장기적 리스크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17년 전보다 강해진 당국의 정책적 대응 능력, 탄탄해진 시장의 펀더멘탈 등이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반면 낙관적 견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스 사태 당시보다 중국의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된 데다 중국 경제의 3차산업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 등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사스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단기적 충격으로 간과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다. ‘사스 블랙스완’의 부활인가, 진화인가 새해 벽두부터 날아든 돌발 악재로 중국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문가들은 17년 전 사스 당시의 기억을 소환해 중국 증시의 향방을 점치는 분위기다. 다수의 현지 전문가들은 사스 당시의 A주 흐름을 되짚어보면서 올해도 사스 당시와 비슷한 단계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 여파에 따른 A주(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 동향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사스 사태가 발생한 ‘인지기’(2002년 11월~2003년 4월 중순) △사스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된 ‘공황기’(2003년 4월 중순~5월 상순) △사스 사태가 안정화된 ‘진화기’(5월 중하순~6월 하순)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단계는 공황기다. 이는 A주가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인 시기로, 짧지만 증시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시기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 시기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속 8거래일 동안 8.8% 떨어졌다. 이후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A주는 공황기에서 진화기로 넘어갔고, 진화기 기간 상하이종합지수 하락폭은 1%로 축소됐다. 둥우(東吳)증권 왕양(王楊) 애널리스트는 “사스의 경우 2003년 4월 하순(공황기)에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정점을 찍었고, 그 뒤 시장 흐름이 전환됐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또한 신규 감염자 수가 전월 대비 크게 변화하는 시점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사스 당시와는 차별화된 특수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사스의 경험에 빗대 A주 동향을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3년과 달라진 거시경제 환경 △빨라진 전염병 확산 속도 △위험선호도 감소에 따라 확대된 외자 유출 가능성 등 A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섣부른 예측은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타이(中泰)증권 량중화(梁中華) 애널리스트는 “현재 많은 연구기관에서 사스와 신종 바이러스를 비교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만, 둘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부분은 많지 않다”면서 “2003년 당시는 강인한 경제 회복세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었지만, 현재는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등 거시경제 환경이 그때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한 전염병 리스크에 직면했다 해도 두 경제 환경이 다른 만큼,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사스 때와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면서 “전염병이 국가경제와 자본시장에 미칠 단기적 영향력은 매우 크지만, 중장기적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광파(廣發)증권 다이캉(戴康) 수석투자전략가도 “현재 바이러스가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2003년과 완전히 동일하게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 경제 펀더멘탈이 2003년만큼 낙관적이지 않고, 3차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 또한 훨씬 높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경기부양을 위한 거시경제 정책의 역주기 조절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종별 주가 동향 등은 사스 당시를 참고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외투자자의 위험선호도 하락에 따른 외자 유출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03년 사스 당시에는 전염병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던 만큼 자본시장의 외자 유출 현상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사스 사태를 한 차례 경험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외자 유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춘제 연휴 이후 첫 개장일이었던 2월 3일 주가는 폭락했지만 중국 증시 급락을 기회로 여긴 해외 자금은 대거 유입됐고, 이 같은 흐름은 이틀간 이어지다 다시 유출세로 전환됐다. 해외자금의 흐름은 시장 리스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부분이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고조된 지난해 중국의 해외자금 유출 규모는 3500억위안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신종 바이러스 소식이 인터넷에 퍼진 후 대규모 해외자금이 유출되면서, 1월 21일부터 23일까지 3거래일 동안 196억위안의 해외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로 들어가는 외국인 자금을 일컫는 ‘북상자금(北上資金)’ 거래액은 10조위안 정도로 전체 A주 거래량의 7.6%를 차지하는 만큼, 외자 유출이 확대되면 바이러스 패닉에 휩싸인 중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코로나19’ A주의 소나기 될까, 장맛비 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 A주는 짙은 불확실성 속에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수의 현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충격 여파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정책적 또는 펀더멘탈의 중대한 전환이 있는 경우에만 주식시장의 장기적 흐름에 변화가 발생했던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바이러스 충격 여파가 중국 증시의 안정적 흐름 자체를 흔들 만한 장기적 리스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 같은 낙관적 전망에는 당국의 정책적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바이러스가 주식시장에 미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할 거시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완화적 통화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정 업종 세금감면, 보조금 지급, 전면적 지준율 인하 및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풀어낼 것이라는 게 다수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정책적 헤징(위험 회피) 시나리오다. 헝다(恒大)그룹 런쩌핑(任澤平) 수석경제학자는 “단기적으로는 의약·온라인 미디어 등을 제외한 업종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중국 경제의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 영향은 사스 당시보다 심할 수 있다”면서 “중국 자본시장의 향방은 경제의 펀더멘탈과 정책적 헤징 역량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유명 경제학자 쑹칭후이(宋清輝) 또한 “신종 코로나는 명백한 대형 악재로 3000선 아래에서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면서 “중국 증시의 중장기적 추이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파증권 다이캉 수석투자전략가는 “정부의 대처 역량이 강화되고 전염병 정보 공개의 투명성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공황기가 사스 당시의 연속 8거래일보다는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3년 당시 A주와 H주 지수는 평균적으로 9~12%의 낙폭을 기록했으나, 이번의 경우 5~7%의 조정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쑤닝(蘇寧)금융연구원은 신종 코로나의 경우 작년 12월 8일 처음 발생한 이후 1월 28일 기준 확진자 수가 이미 사스를 넘어섰을 정도로 전염성이 훨씬 강한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바이러스 사태 속 A주에는 “반락 기간은 짧고, 낙폭은 큰”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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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회색코뿔소’가 ‘블랙스완’으로 코로나19 강타 중국경제 향방은

소비시장 연휴 7일 동안 손실 170조원 ‘사스’보다 경제적 충격 훨씬 클 듯 | 강소영 중국전문기자 jsy@newspim.com “ ‘회색코뿔소’의 위협을 피하던 중국이 ‘블랙스완’의 습격에 휘청이고 있다.” BBC중문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최근 두 달 엄청난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1월 15일 미·중 무역합의 1단계 서명으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던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라는 ‘돌발 리스크’로 심각한 충격을 입었다는 것.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이 이뤄진 지 불과 8일 후인 23일 우한(武漢)이 봉쇄됐다. 이후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사망자 수도 사스 환자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대규모 소비가 이뤄져야 할 춘제 연휴에 모두가 집문을 걸어잠그고 외출을 자제했다. 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교차감염 확산 우려에 학교는 개학을, 회사는 출근을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중국 경제 구조의 고질적 병폐로 인한 리스크 출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서방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구조적 경제 문제로 인한 리스크를 종종 ‘회색코뿔소’에 비유해 왔다. 회색코뿔소는 사전에 방어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가리킨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률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서방 중심의 위기론을 반박해 왔다. 그러나 회색코뿔소 대신 서방과 중국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신종 코로나라는 ‘블랙스완’이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블랙스완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변수를 뜻한다.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시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시장 7일 동안 1조위안 손실 신종 코로나로 가장 직접적이고 큰 피해를 입은 분야는 소비시장이다. 주로 요식업, 소매, 관광, 교통 등 서비스업이 주를 이룬다. 연중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춘제 기간은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전염병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소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매년 춘제 연휴 엄청난 박스오피스를 거뒀던 극장가도 마찬가지다. 2019년 춘제 기간 58억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던 중국 영화계는 올해 참담한 수익에 망연자실했다. 극장가에 비해 ‘덩치’가 훨씬 큰 요식업계도 춘제 연휴 7일간의 매출이 고꾸라졌다. 관광시장은 사실상 마비됐다. 경제학자 런쩌핑(任澤平)은 요식업과 관광업계의 춘제 기간 손실액이 1조위안(약 1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중국의 1년 국내총생산(GDP)을 100조위안으로 추산하면, 춘제 기간 요식산업과 관광산업 두 부문의 손실액만으로도 경제성장률 1%가 낮아지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헝다연구원의 견해도 이와 비슷했다. 춘제 연휴 기간 영화, 관광 및 요식업 3개 업종이 직접적으로 입은 경제적 손실 규모가 1조위안을 넘어섰다고 봤다. 이는 2019년 1분기 GDP의 4.6%에 달하는 금액이다. 자오퉁(交通)은행 금융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 창궐로 인한 중국 경제 충격이 사스 당시보다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과 2월 소비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관광, 숙박, 요식, 교통운수 부문의 소비 감소 때문이다. 사스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3년 5월에도 중국 소매품 소비액이 급감했다. 당시 연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던 3차산업 성장률이 0.8%에 그쳤다. 문제는 서비스 산업의 위축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2003년 중국 경제 총량에서 12%에 불과하던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현재 54%에 달한다. 제조대국에서 명실상부한 소비대국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소비시장의 위축이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우려다. 제조업계 생산 지연,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소비시장에서 시작된 위기의식이 서서히 제조 현장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춘제 연휴 기간 고향에 온 인력이 일자리가 집중된 동부 연안 제조 대도시로 제때 돌아가지 못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람 간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 당국이 이동을 제한하고 각 기업의 출근 일자를 연기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소비 감소가 수요 측면의 리스크라면, 제조공장 가동 연기는 공급 측면의 충격이다. 모간스탠리는 공장 가동 연기로 인해 생산과 무역 부문의 손실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만약 전염병 확산이 2~3월 최고조에 달하면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0.5~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8%에서 5.6%로 수정했다. 성장률 6% 사수가 사실상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피해도 막대하다. 아이폰의 생산시설이 밀집한 선전(深圳)은 2급 전염병 유행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톈펑(天風)증권은 공장 가동 연기와 교통 통제로 올해 상반기 아이폰의 신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케아, 스타벅스, 애플 등도 중국 매장을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피해가 막대하다. 차오훙(喬虹) 뱅크오브아메리카 대중화 수석경제학자는 신종 코로나 상황 악화로 산업계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올해와 2021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각각 5.0%, 5.5%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가 제조업계에 미칠 영향은 확산 사태의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진상을 은폐해 사태를 키웠던 2003년 사스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투명하게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다소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화·재정정책으로 최악 상황 피할 것 2003년 사스 창궐로 인한 막대한 피해에도 그해 중국 경제는 1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실현한 것은 7년 만의 일이다. 사스로 중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외쳤던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러나 사스 발생 당시와 현재를 똑같이 비교하기엔 상황에 큰 차이가 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중국은 글로벌화와 막대한 인구 보너스를 누리며 고속 성장기에 진입할 수 있었다. 2003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중국 경제성장률은 2007년 14.2%에 도달했다. 2003~2007년은 중국 경제의 ‘황금기’나 다름없었다.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은 그때와 확연히 다르다. 높은 부채비율, ‘경제 뇌관’으로 불리는 부실채권 증가, 경기 둔화 등으로 ‘회색코뿔소’의 위협을 받은 지 오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라는 강력한 ‘블랙스완’이 겹치면서 엄청난 이중고에 놓이게 됐다. 자오퉁은행은 보고서에서 소비 회복이 늦어지고 연휴 후 귀경이 지연되면 기업의 매출에 악영향이 미치고 중소형 기업과 서비스 업계가 생존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중소형 기업의 연쇄 도산이 이어지면 채무불이행이 급증하고 은행권까지 피해를 보면서 시스템적 금융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통화정책을 통한 방어력이 뛰어나다는 낙관론도 있다. 금리 인하 여지도 충분하고,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 도구도 가지고 있다. 적어도 최악의 사태를 방어할 능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인민은행은 춘제 연휴 후 증시 첫 개장일인 2월 3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1억2000만위안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로써 은행권 내 유동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0억위안 많아졌다. 차우훙 경제학자는 중국 정부가 향후 맞춤형 보조금 지원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다. 게리 라이스(Gerry Rice)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도 중국이 탄탄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가계와 기업의 대출을 원활하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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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전염병 공포가 불러온 ‘산업혁명’ 중국 원격·무인화 시대 활짝

원격근로, 원격의료 등 원격 서비스 시대 성큼 무인 비대면 서비스 확대, 무인 유통 부활 예고 | 강소영 중국전문기자 jsy@newspim.com 매일 아침 8시,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서둘러 세수와 간단한 화장을 한다. 상의만 갈아입고 하의는 여전히 잠옷 차림이다. 책상에 앉아 화상회의에 참여한다. “여보세요, 뭐라고요?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세요. 화면이 끊겼습니다.” 화상회의 1시간 동안 30분은 서로의 발언을 확인하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화면과 음성이 끊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소개한 최근 중국 직장인의 재택근무 모습이다. 인터넷을 통한 작업이 대부분으로 ‘원격근무’라고도 불린다. 전염병 상호 감염을 최소화하고자 중국 정부가 각 기업에 원격근무를 권고하면서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의 한 예다. 산업계에서도 트렌드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반짝 인기로 사라질 듯했던 무인 유통이 다시 부상하고, 원격의료 서비스도 시작됐다. 생활의 중심이 집으로 바뀌면서 최근 중국에서는 ‘홈코노미(홈+이코노미)’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고 있다. 유통과 서비스 시장에서는 비대면 무인 시스템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바꾼 중국인의 일상과 산업계의 모습을 소개한다. 코로나19로 ‘원격 생활’ 시대 활짝 연휴 후 개장한 A주에선 ‘신종 코로나 수혜주’ 발굴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대표적 수혜주는 ‘원격근무’ 테마주들이다. 화상통화, 네트워크 시스템 솔루션 관련 업종 상장사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중 자본의 관심이 뜨겁다. 바이두, 알리바바와 같은 IT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원격근로 서비스를 위한 제품을 개발해 왔다. 알리바바는 2015년 1월 딩토크(DingTalk·釘釘)라는 이름의 스마트 이동사무실 플랫폼을 개발해 출시했다. 원격화상회의, 일정 공유, 온라인 문서결재, 온라인 출퇴근 체크 등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 텍스트로 된 정보를 전화 혹은 문자 서비스로 전환해 원하는 대상에게 전달하는 ‘딩(Ding)’ 기능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에서 ‘딩 기능’을 통해 기업이 직원들에게 실시간 상황을 전달할 수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텐센트는 원격근로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온라인 화상회의에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을 300명으로 확대하고, 언제 어디서든 음성 혹은 화상회의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지원한다. 바이두 역시 원격근로 상품을 개발해 내부에서 활용하고 있다. 하이(Hi)로 명명된 원격근로 프로그램을 통해 문서 전송, 사무실 예약, 휴가 및 출장 신청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바이두 본사와 협력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틱톡(Tiktok)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ByteDance)도 ‘온라인 사무실’ 기능 출시를 예고했다. 이 기능은 실시간 음성채널을 통해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원격근로 기술과 서비스 관련 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주허창터우(九合創投)의 창업자 왕샤오(王嘯)는 “현재 투자하고 있는 원격근로 기업의 고객 수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화상회의 서비스 제공 기업 외에도 실시간 협업을 지원하는 클라우딩 오피스 프로그램, 세일즈 고객지원, 인사관리 등을 원격으로 지원하는 기업의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무인 비대면 서비스 각광, 무인 편의점 부활하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한때 반짝 인기를 끌고 시들해졌던 ‘무인 서비스’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착공 10일 만에 초고속 완공으로 화제가 된 훠선산(火神山)병원에선 접수창구에 사람을 볼 수 없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병원 이용자가 스스로 무인 시스템을 통해 접수와 수납을 해야 한다. 병원 내 편의시설도 무인 자동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상생활 속 사람 간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인 유통 시스템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불리는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 루이싱(瑞幸)도 전국 매장에 무인 주문 단말기를 확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싱커피는 올해 1월 초부터 ‘무인 판매’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루이지거우(瑞即購)라는 스마트 주문 시스템과 루이화쏸(瑞划算)으로 불리는 자동판매기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2017년 ‘무인 상점’ 열풍이 거세게 일었다. QR코드 자동 결제, 스마트 보안 시스템, 빅데이터 고객관리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무인편의점과 무인판매점이 삽시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2017년 한 해 중국에서 문을 연 무인편의점은 200개, 무인소매판매대는 2만5000개에 달했다. 그러나 불과 2년도 안 돼 ‘무인판매점’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인건비를 줄여 소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희망과 달리 초기 기술비용이 높았고, 운영에도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고사 위기에 놓였던 무인상점이 신종 코로나를 통해 기사회생의 기회를 만났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사스 발발을 계기로 징둥, 알리바바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온라인 게임 기업들이 고속 성장한 것처럼 신종 코로나가 무인 유통시장 부활의 견인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로봇과 드론을 이용한 무인배송 시스템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武漢)을 비롯해 구이양(貴陽),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등지에서 무인 로봇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배송용 로봇은 물류 효율 및 전염병 차단 면에서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둥은 물류 인력들의 감염 차단을 위해 배송 로봇, 드론, 지능형 창고 등 첨단 물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의료, 원격의료 보급 촉진 원격의료도 신종 코로나 확산을 통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는 업종으로 꼽힌다. 이미 중국에서는 핑안하오이성(平安好醫生), 아리젠캉(阿里健康) 등 다양한 디지털 의료 플랫폼이 출시돼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병원을 예약하고 건강 체크를 하는 기능이 중심으로, 의료 전문가가 직접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 소재 셰허(協和)병원, 상하이 퉁지(同濟)병원 등이 출시한 온라인 의료 플랫폼에서는 초기 증상 환자, 경증 자가격리 환자를 대상으로 전문의료인이 원격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증상 환자가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진과 다른 환자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중국 병원은 진료 예약이 힘들고 대기시간이 긴 것으로 악명 높다. 이번 신종 코로나를 통해 원격진료와 병원 정보 디지털화 작업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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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화려한 데뷔' 與 총선 인재 20명…마지막 누가 웃을까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센세이션에서 논란으로 비례 대신 지역구 출마...자력으로 경선 통과해야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영입한 원종건 씨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사태’ 이후 영입인재들의 잇단 논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각계각층의 참신한 무명 신인들을 대거 영입하며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으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알맹이 없는 ‘외화내빈’이란 지적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이들을 향한 본격적인 ‘흔들기’ 공세가 시작된 가운데 스무 명의 영입 인사 가운데 누가 ‘최후의 생존자’로 살아남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재영입 작업은 2월 7일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총 20명의 영입인재를 매주 화·목·일 주 3회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2월 6일 17, 18호 인사를 영입하며 이제 두 명의 영입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이해찬 당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인재영입위원회는 순조롭게 출항했다. 사고로 척수 장애를 얻은 최혜영 강동대 교수의 1호 영입은 그야말로 ‘센세이션’했다. 여성·장애·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의 대표성을 아우르면서도 ‘희망’이란 메시지까지 담은 참신한 인선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이어 ‘효자아들’로 유명세를 탄 27세 청년 원종건 씨를 영입하는 등 청년·경제·안보·인권 등 카드를 차례대로 꺼내 이슈 선점 경쟁에서 자유한국당을 앞서나갔다. 특히 3호, 4호로 공개된 김병주 전 육군대장과 고검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 7호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등은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호사다마?...순항하다 암초 부딪쳐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쳤다. 화려하게 데뷔한 ‘2호’ 원씨는 데이트 폭력 논란 속 자진 사퇴했다. 영입된 지 한 달 만이었다. 탈당한 원씨는 피해자라고 밝힌 여성과 본격 ‘진흙탕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어 민주당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경 전문 변호사라며 영입된 ‘8호’ 이소영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부대표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전문 변호사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고, ‘11호’ 최기일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는 표절로 논문이 취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혹을 치렀다. ‘14호’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도 구설에 올랐다. 2015년 1주일 만에 기업 3개를 창업했다가 2년 여 만에 동시 폐업한 것을 두고 이른바 ‘스펙용 창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청년소방관인 ‘5호’ 오영환 씨와 일명 ‘태호법(어린이생명안전법안 개정안)’을 정치권에 호소해온 ‘12호’ 이소현 씨는 당내에서도 이들의 정치적 역량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인재발 위기가 거듭되자 야권은 검증 없이 ‘스토리 영입’을 좇다 자초한 ‘인재(人災)’라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에서 “국민 정서와 법에 반하는 잘못된 관행만 배운 사람을 영입할 생각이라면 인재(人災)영입이라고 솔직히 고백하라”고 꼬집었고, 자유한국당도 “영입인재들의 미투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방관한 데 대해 반성하라”고 일갈했다. 민주당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예비후보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 ‘원종건 미투’ 소식을 듣고 맥이 빠졌다”며 “2030 청년들이 핵심 지지층인데 이번 논란이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오랜 활동을 해온 한 청년정치인은 “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검증된 신인들을 제쳐두고, 맹목적으로 ‘참신한 무명 신인’만 찾다가 결국 사달이 난 셈”이라며 “솔직히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img4 영입인재는 비례대표?...대부분 지역구 출마 영입인사들이 줄줄이 구설에 오르면서 누가 최후의 승자로 남을지도 관심사다. 20대 총선에선 당선권 비례대표 순번이 13번까지였다. 민주당 영입인사 20명 중 문미옥(7번), 이철희(8번), 권미혁(11번), 정춘숙(13번) 등 네 명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됐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당시 15번을 받고 선거 직후 낙선했으나 이후 문 전 의원 비례대표직을 승계했다. 총 5명의 영입인재가 비례대표 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상황이 다르다. 최근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민주당의 비례 몫은 6~7명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입인사들에게 돌아갈 몫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영입인재 상당수를 지역구에 출마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20명 중 한두 명 정도만 안정권 비례 순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호 인사인 최 교수와 16호 인사인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원옥금 씨 등이 점쳐진다. 당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영입인재 대부분을 지역구에 출마시킬 계획”이라며 “이들도 이미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공천 대상자는 2~3명 정도”라며 “나머지는 모두 자력으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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