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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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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메르스’ 때와 정부 대응 비교해 보니

2015년 메르스 사태, 컨트롤 타워 부재·정보 공유 부족 여전히 초동 대처 미흡, 보건당국 복지부동...방역체계 점검 필요 | 채송무 기자 dedanhi@newspim.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의 첫 번째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20여 일이 흐른 2월 10일 현재 국내 확진자는 총 25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태 초기부터 “정부 차원에서 선제적 조치들이 조금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돼야 한다”고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주재하는 일일 상황점검회의가 매일 진행되고 있으며,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일 점검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중에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지나친 공포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음에도 마스크가 동나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다중이용시설을 회피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중국에서만 누적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3만700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등 여전히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는 과거 메르스 사태에서 얻은 교훈도 적지 않다. 컨트롤 타워 부재, 정보공유 부족이 사태 키워 메르스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전염병으로,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은 없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발병 원인이나 잠복기 등에 대한 정보는 있는 상태였다.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20일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빠르게 확산돼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메르스의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것을 비교해 보면 이례적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바레인에서 입국한 68세 남성이 첫 확진자로 확인된 이후 전 세계에서 메르스 환자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다. 이 모든 것은 정부 대응의 실패가 원인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컨트롤 타워의 부재였다. 메르스의 확산 이후 보건복지부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민간합동대책반을 조직해 운영했고, 국민안전처는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즉각대응팀 TF를 구성했다. 그러나 문제는 컨트롤 타워였다. 당시 범정부 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법적 근거가 미약해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미흡했고, 국무총리가 공석이었던 당시 상황과 맞물려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실상 전면에 나섰지만, 메르스 환자는 늘어만 갔다.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이들 등에서 병세가 드러났고, 다른 병실을 썼던 이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환자와 직접 대면을 통해서만 감염된다고 했던 정부 방침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메르스 관련 첫 발언도 늦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온 2015년 6월 1일에 있었다. 첫 번째 환자와 접촉한 58세 여성이 사망한 날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메르스의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해 질타했지만, 핵심은 정치적인 이슈에 가 있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발생 13일 만인 6월 3일에서야 메르스 관련 첫 대응 회의인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첫 번째 메르스 확진 이후 2주간 감염자가 늘고 두 분이 사망했다”면서 “더 이상 확산이 안 되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했지만, 메르스 환자는 36명으로 늘었다. 국민 불안은 커져 갔고, 국민들의 정부 비판 여론도 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점검하고 그다음에 현재의 상황, 그리고 대처 방안에 대해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진단을 한 후에 그 내용을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감염병 대응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상황 공유와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이를 위해 정보를 공개하고 의료기관 간 협조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촉진해야 했지만, 병원의 환자 치료 거부와 혼란 발생 등을 우려해 병원명을 공개하지 않아 메르스의 전국적인 확산을 야기했다. 오히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 지방정부가 병원과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등 중앙과 지방정부,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가 부실해 재난 대응의 효율성이 떨어진 문제도 발생했다. 결국 6월 7일 정부는 삼성서울병원 등 24개 병원명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태였다. 감염병과 싸우는 1차 전선인 병원이 감염의 진원지가 되기도 하는 등 메르스 사태는 국가적 대응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img4 코로나19, 대응 빨라졌으나 방역망 허점 여전 제2의 메르스라고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 수준은 어떨까. 과거 메르스의 기억 때문인지 다소 대응이 빨라졌다. 지난 1월 20일 우한에서 입국한 35세 여성 중국인이 확진자로 판명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둔 21일 국무회의에서 “설 연휴, 국내외로 이동이 많은 시기이니 만큼 특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금까지 공항과 항만 검역 중심으로 대응이 이뤄졌는데, 이제는 지역사회에서도 충분한 대응체계를 갖추도록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설 연휴인 24일 55세 남성이 두 번째 환자로, 26일 54세 남성이 세 번째 환자로, 27일 55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신종 코로나가 확산세를 보이자 문 대통령은 설 연휴를 보낸 경남 양산에서 복귀한 직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통화해 바이러스 대응 상황을 보고받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청와대 3실장, 전체 수석 및 보좌관들과 신종 코로나 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발병지인 중국 우한시를 다녀온 3000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명령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에 복귀한 28일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 감염증 현장 대응체계를 직접 점검하고 정부의 총력 대응태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과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선제조치를 주문하는 등 과거보다 빠르게 대응했다. @img5 청와대는 메르스 당시의 혼란도 염두에 둔 듯 사태 초기부터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라고 정리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재난과 국민 안전에 대한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로, 이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청와대에 국가위기관리센터가 24시간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동시에 위기경보 단계별로 담당하고 있는 주무기관과 부처가 있는데 이에 맞게 청와대가 항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국무총리는 이 같은 실무적인 사항들에 대해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대응 역시 허점이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증상이 있을 경우 국민들이 조치하라고 언급한 질병관리본부의 콜센터 1339는 사태 초기 몰려드는 문의전화 폭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증상을 가졌거나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을 수 있다. 국내의 3, 4번 확진자는 입국할 당시 아무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망을 통과한 이후, 병원의 2차 검역망에도 포착되지 않아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16번 확진자였다. 그는 중국이 아닌 태국을 방문한 이후 증상이 나타나 광주21세기병원을 방문했다. 이 병원은 지난 1월 27일 환자의 태국 방문 사실을 확인하고 신종 코로나로 의심해 보건소에 검사를 문의했지만, 보건소 측은 환자가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사항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보냈다. 최초 진료에서 환자가 발견될 수 있었음에도 보건소의 기계적인 판단으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이로 인해 16번 확진자의 접촉자 수가 가장 많은 362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보다 현재 신종 코로나 사태의 대응이 빨라졌음을 인정한다. 메르스 사태 당시 대량 감염의 원인이었던 의료기관 전파가 이뤄지지 않았고, 보건 당국의 감시망 안에서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상당하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여전히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도 초동 대처 미흡과 보건 당국의 복지부동 등 문제는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에 이어 이번 사태가 우리 방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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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세상을 바꾼 역병들 페스트부터 코로나19까지

조선 후기 소 사육 증가→홍역·천연두 대유행 14세기 유럽 페스트 ‘흑사병’...인구 1/3 감소 |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조선 후기 농업이 발달하면서 인구 증가와 함께 사육하는 소의 마릿수가 증가한다. 조선 초기 소 사육 두수는 3만마리가량으로 추산됐지만, 18세기 후반에는 100만마리로 늘었다. 통계청 소이력관리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소 사육 규모는 2019년 12월 말 기준 358만4834마리다. 전체 농장 9만4525곳에서 한우 301만9916마리, 육우 15만6201마리, 젖소 40만8717마리를 사육한다. 지금에 비해 사육 환경이 영세했던 18세기 후반 100만마리는 현재 358만마리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소 사육 규모가 늘어나면서 질병도 덩달아 기승을 부렸다. 사람과 동물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인수 공통 전염병도 창궐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전염병이 홍역과 천연두다. 한번 돌면 수천에서 수만명이 집단 사망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현종 9년(1668년) 조선 8도에 대유행한 홍역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숙종 33년(1707년)에는 평안도에서 발생한 홍역으로 사망자가 수천명에 달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천연두는 공포의 대상으로 기록된다. 조선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3억명 이상이 천연두로 희생됐다. 기원전 1157년에 숨을 거둔 이집트 람세스 5세 미라에서도 천연두 흔적이 드러나며 인류 최초의 전염병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한국 생태환경사를 개척한 김동진 박사는 ‘조선의 생태환경사’라는 저서에서 “보이지 않는 미생물 군집의 변화는 인간의 삶을 바꾸었고 역사를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뒤바꾼 ‘페스트’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평소 눈앞에 있어도 쓰지 않던 마스크가 동이 나고 매점매석이 성행한다. 평상시에는 지하철 등에서 마스크를 쓰면 주위에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봤지만,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예비 전염병 보유자’로 낙인찍혀 경멸의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대형마트나 사람들이 밀집한 지역은 가기가 꺼려진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 등은 폐쇄돼 도심 속 삭막한 공간으로 바뀐다. 경제성장률도 비상이 걸렸다. 2019년 국내총생산(GDP) 2.0% 성장을 가까스로 끼워맞춘 한국은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GDP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2월 초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전염병은 단지 유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공포가 결부될 수밖에 없는 전염병은 삶뿐 아니라 모든 것을 뒤흔든다. 인류의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자리 잡은 전염병의 대명사는 페스트다. 지금도 유럽 등 서양에서는 ‘전염병’ 하면 ‘페스트’를 떠올릴 정도다. 페스트는 쥐나 다람쥐 같은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이 옮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되면 불에 덴 것처럼 생긴 작은 수포가 계란이나 작은 사과만큼 커진다. 페스트 환자는 고열과 고름에 시달리다가 정신을 잃는다. 발병 5일 안에 피를 토하며 사망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전염되는 데다 시신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기 때문에 ‘흑사병(Black Death)’이라고 불렀다. 페스트가 유럽에서 활개를 친 이유로는 몽골제국의 하나인 킵차크와 제노바의 식민지 카파가 전쟁(1347년)을 벌이던 중 쥐들이 성벽을 따라 이동하며 전파됐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는다. 킵차크 군대가 페스트에 걸려 사망한 시신을 투석기를 이용해 카파성 안으로 던져넣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몽골 군대가 벌인 ‘세균전’인 셈이다. 비위생적인 환경과 오랜 흉년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당시 환경과 맞물려 페스트가 남부유럽을 거쳐 북부유럽, 나아가 아프리카까지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발병 4년 만에 전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페스트는 기존 가치관을 허물었다. 윌리엄 맥닐이 펴낸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Plagues and People)’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는 가톨릭 교회의 신성성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종교개혁의 불씨가 피어났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중세 유럽 봉건사회를 지탱하던 농노제도가 붕괴했다. 사회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세속화됐다. 유럽을 정신적으로 지배하던 가톨릭 신앙이 페스트에 무력하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의 의구심은 종교개혁과 인본주의로 돌아가자는 르네상스를 촉발시켜 유럽의 정신세계를 뒤흔든다. 농노제도의 붕괴는 농민을 지배하던 장원제가 무너지고 ‘임금에 따라 노동력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스트는 중세 유럽을 몰락시키면서 근대사회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럽의 역사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버리는 동시에 동양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염병이 세계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테네도 나폴레옹도 굴복한 전염병 전염병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5세기에 투키디데스가 저술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로 전해진다. 책에서는 “눈이 충혈된 젊은이들이 심한 고열과 두통을 호소했고, 거리에는 하나둘씩 시체들이 쌓여 겁에 질린 시민들은 신전으로 몰렸다”고 서술한다. 기원전 431년. 아테네를 엄습한 괴질은 군대 병력의 3분의 1 이상을 사라지게 한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번영의 시대로 들어선 아테네는 괴질이 퍼지자 전력 약화와 사회 불안 등이 겹치면서 결국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패해 멸망한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성지 예루살렘을 두고 200여 년간 이어진 십자군 전쟁도 전염병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1차 십자군 원정(1096년) 당시 장티푸스로 추정되는 전염병이 돌면서 십자군은 무력화됐다. 2차 십자군 원정(1147년)에서도 프랑스 군대가 터키 안탈리아에 도착했을 때 다시 장티푸스로 여겨지는 전염병이 덮쳤다. 이 와중에 이슬람 투르크 군의 공격으로 십자군은 궤멸당했다. 5차 십자군 원정(1218년)에서도 십자군이 이집트 다미에타를 점령하는 동안 여러 전염병이 창궐했다. 십자군의 5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에도 200여 년간 8회에 걸쳐 십자군 원정이 이어지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원정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염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되지 않는다. 스페인 침략으로 멸망한 남미의 아즈텍은 전쟁보다 천연두로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았다. 2000만명에 달했던 아즈텍 인구는 1618년 160만명으로 급감했다. 168명에 불과한 스페인 피사로의 군대가 1531년 잉카제국의 8만 군대를 이길 수 있었던 원인도 천연두였다. 스페인 군대가 옮겨온 천연두가 외부 세계와 단절돼 천연두 바이러스 항체가 없던 이들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나폴레옹도 전염병과 함께 몰락했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은 1812년 61만 병력을 이끌고 러시아 원정에 나섰다. 나폴레옹 군대는 유럽 최정예였다. 당시 러시아 군은 30만명도 채 되지 않는 병력에 무기도 변변치 않은 2류 군대였다. 누구도 나폴레옹의 완승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뒤집혔다. 나폴레옹 군대가 러시아 원정 도중 통과한 폴란드에서 전염병이 돌았다. 발진티푸스였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중간 단계에 속하는 리케치아로 발병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위생 상태가 나쁘거나 전쟁 중에 크게 유행하는 전염병이다. 심한 경우 사망률이 70%에 이른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이’를 통해 전염된다. 이른 겨울추위까지 겹치자 나폴레옹 군대는 결국 퇴각했다. 61만명 가운데 40만명이 죽고 10만명이 포로가 됐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가 유럽에 전해지자 ‘반나폴레옹’ 분위기가 퍼지며 유럽 전역의 프랑스 점령지에서 저항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나폴레옹은 황제 자리에서 쫓겨난 이후 엘바 섬에 유배된 뒤 탈출에 성공하지만 워털루 전투 이후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인간 역사의 기본 변수이자 결정 요인 그렇다고 전염병에 인류가 굴복만 한 것은 아니다. 전염병은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을 주도했다. 하늘의 뜻이 아닌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과학적 사실을 터득하며 인류는 페스트나 말라리아 등을 이기는 방법을 찾아냈다. 전염병 원인이 규명되면서 상하수도 시설이 널리 퍼졌고, 2차대전을 거치며 전염병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보건체계도 확립됐다. 20세기 들어 발달한 백신도 전염병 예방을 막는 데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처럼 ‘역병’이 돌면 인류는 공포와 당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염병은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두려움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윌리엄 맥닐은 저서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염병은 인류 역사가 이어지는 한 인간의 삶을 좌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창의와 지식, 제도가 생물에게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그러했듯 앞으로도 질병은 인간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기본 변수인 동시에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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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전염병이 뒤흔든 일상생활

약속 취소...외출 삼가고 스스로 자가 격리 마스크·손세정제 필수...연차·해외여행 ‘눈치’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공포가 국민들의 일상생활마저 바꿨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19일 이후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은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동반경을 줄였다. 대중이 모이는 지역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외출을 삼가고 자가격리까지 하는 상황이다. 2~3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야 하는 공포는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마스크·손세정제 필수...외출 자제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이 본격화한 설 연휴 이후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마스크를 낀 시민이 많아졌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어졌을 정도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일하는 강모(29·여) 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 일하는데 출퇴근길 ‘지옥철’에서 마스크 착용은 물론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손세정제로 손을 닦고 장갑도 낀다”며 “집에서 1시간 정도 거리인데 괜히 찝찝해서 자리가 나도 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관계당국은 지하철, 버스, 택시 등에 마스크·손세정제를 배치하는 등 방역체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출퇴근길 신종 코로나 공포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매일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30대 김모 씨는 “출근용·퇴근용 하루에 마스크를 2개씩 사용한다”며 “회사 근처, 집 근처 지하철역에 마스크가 모두 동이 나 있었다. 사람이 몰리는 지하철역엔 물량을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가진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졌다. 신종 코로나는 약 7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유치원,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3살 자녀를 둔 변모(30) 씨는 “신종 코로나 탓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지 않지만 맞벌이 부부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아이를 등원시켰다”며 “어린아이라 성인보다 바이러스에 훨씬 더 취약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불안에 떠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면서 유치원, 어린이집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유아 손 씻기 방법, 기침 예절 등을 안내하면서 “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히 하고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을 경우 유치원 등원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우한시를 다녀오거나 해외여행, 공항 경유 등을 한 원아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14일간 가정에서 돌봐주기 바란다”는 당부의 내용도 있었다. 격리를 자처하는 학부모들도 생겨났다. 김모(33·여) 씨는 “잠깐이라도 나갈 일이 있으면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사람이 많은 시간대는 피하고 있다”며 “3번째 확진자가 걸어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놀라서 아기는 집 밖에 안 나간 지 1주일째”라고 했다. 상갓집도 못 가고, 결혼식 취소까지 매일 다니던 수영장이나 헬스장은 물론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종교활동에도 참석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수영장이나 헬스장, 필라테스 및 요가학원에서는 발열 증상이나 감기 기운이 있을 경우 가급적 일정 기간 수강을 미루는 ‘홀딩’을 권유했다. 헬스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방독면과 장갑을 착용하고 운동하거나, 마스크를 끼고 땀을 뻘뻘 흘리는 이색 풍경도 연출됐다. 꾸준히 수영장에 다니던 김모(28) 씨는 “땀, 침 등이 수영장 물에 섞인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며 “3개월간 꾸준히 수영할 생각이었는데, 불안한 기분으로 운동을 하느니 잠시 쉬기로 했다”고 전했다. 요가학원을 다니는 이모(30) 씨는 “이번 달 등록해 놓은 게 끝나면 다음 달은 쉴 예정”이라며 “예전에 독감도 헬스장에서 옮은 적이 있어 불안하다”고 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성당, 교회 등으로 향하는 발길도 주춤해졌다.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관과 불과 1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성북구의 한 성당은 감염예방 지침을 마련했다. 미사(가톨릭 종교의식)에 참석할 때도 마스크 사용을 허용하고, 입구의 성수 사용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모(30) 씨는 “미사 중에는 계속 기도문을 읊거나 노래를 불러야 해 감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며 “당분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자 박모(35) 씨는 “미사가 있을 때면 지하 성전까지 꽉 차 100명이 넘는 사람이 성당에 북적거린다”며 “미사 중에 마스크를 껴야 할지 고민했는데 성당에서 다행히 미사 중에도 마스크 착용을 허용해 마스크를 하고 성당에 가기로 했다”고 했다. 2차 감염 우려에 상갓집이나 예식장 등을 기피하는 현상도 심화됐다. 올 초 예정됐던 결혼식 취소 사태도 이어졌다. 서울과 경기도에 위치한 웨딩홀 14곳을 확인한 결과 11곳에서 신종 코로나 파동 이후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수원의 한 웨딩홀 관계자는 “현재 예식일을 변경해 달라는 문의가 가장 많고, 예식장에 방역 조치가 됐느냐는 문의도 적지 않다”며 “예약금 환불 기간이 지난 예비 신혼부부들은 우선 예식을 치른다는 쪽이 많지만 상당수는 예식일을 올해 말로 미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례식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별히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장소인 만큼 일반적으로는 마스크를 착용한 조문객을 보기 어렵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에 식사 없이 간단히 조문만 하고 가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감염병이 이렇게 난리인데 상주나 조문객이나 서로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경사는 몰라도 조사인 만큼 조문객이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지만 식사를 하지 않고 가는 경우는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img4 직장 ‘신종 갑질’...연차도 해외여행도 ‘눈치’ 신종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신종 직장 갑질’도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발병지인 중국 우한을 비롯해 홍콩, 태국, 싱가포르,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등장하자 회사 차원에서 해외여행을 금지하는가 하면 법적으로 보장된 유급휴가 사용도 제한하고 있어 직장인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다. 이모(31) 씨는 회사로부터 당분간 연차(유급휴가) 사용 및 해외여행 금지를 통보받았다.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제하라는 지침이다. 이씨는 “회사에서 해외여행을 갈 경우 징계를 내린다고까지 했다”며 “아무리 감염 위험이 크다지만 징계까지 내리는 건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29) 씨 역시 회사에서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최대한 유급휴가 사용을 자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유급휴가 사용 예정이거나 향후 일정이 있을 경우 따로 확인까지 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유급휴가 써서 집에 있겠다고 거짓말하고 여행을 갈까 봐 그런 것 같다”며 “점점 사람 없어서 일 줄 거니까 지금 열심히 해야 한다는 논리라는데, 이를 조사까지 해 가는 건 황당했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게 돼 있다. 문제는 사용자의 ‘시기 변경권 행사’ 조항이다. 근로기준법 60조 5항에는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유급휴가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고, 해외여행 자제까지 압박하고 있다. 김씨는 “형식적인 권유지만 상명하복의 직장생활에서 사실상 금지 명령과 다를 바 없다”며 “결국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그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과는 관련이 없어 이 같은 회사 방침이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시기 변경권은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줄 경우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지 못해 계약금을 반환해야 하는 등 그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수준에서 아주 제한적으로만 인정된다”며 “신종 코로나 등 전염병이 돌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자제하라는 권고 정도는 내릴 수 있어도 이런 이유로 유급휴가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유급휴가는 반드시 승인을 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방침과는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실제로 유급휴가 사용과 해외여행 등이 징계 사유가 돼 법적 다툼이 발생할 경우 이 징계 역시 부당징계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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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17년 만에 재연된 사스 악몽 출렁이는 중국증시 어디로

‘단기적 충격’ 낙관 전망 속, 불확실성 경계해야 중국 경제 펀더멘탈, 정책적 헤징 역량이 관건 | 배상희 중국전문기자 pxx17@newspim.com ‘2003년 사스 악몽이 되살아났다.’ 17년 만에 중국 주식시장에 대형 전염병 악재가 불어닥쳤다. 새해 들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던 춘제(春節·중국 설날) 효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이름의 악재에 잠식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춘제 연휴를 끝내고 11일 만에 문을 연 중국 증시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전례 없는 충격적 낙폭을 기록했다. 첫 개장일인 2월 3일 중국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8% 가까이 폭락하며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치료제 개발 기대감 등이 확산되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했지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중국 증시는 지금까지 두 차례 휴장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2020년 신종 코로나 사태 당시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가 발생 원인과 영향력 등 여러 면에서 사스와 많이 닮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 속 중국 증시의 향방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낙관적 컨센서스가 형성된 분위기다. 사스 당시처럼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며, 시장의 안정적 흐름까지 흔들 장기적 리스크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17년 전보다 강해진 당국의 정책적 대응 능력, 탄탄해진 시장의 펀더멘탈 등이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반면 낙관적 견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스 사태 당시보다 중국의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된 데다 중국 경제의 3차산업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 등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사스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단기적 충격으로 간과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다. ‘사스 블랙스완’의 부활인가, 진화인가 새해 벽두부터 날아든 돌발 악재로 중국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문가들은 17년 전 사스 당시의 기억을 소환해 중국 증시의 향방을 점치는 분위기다. 다수의 현지 전문가들은 사스 당시의 A주 흐름을 되짚어보면서 올해도 사스 당시와 비슷한 단계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 여파에 따른 A주(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 동향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사스 사태가 발생한 ‘인지기’(2002년 11월~2003년 4월 중순) △사스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된 ‘공황기’(2003년 4월 중순~5월 상순) △사스 사태가 안정화된 ‘진화기’(5월 중하순~6월 하순)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단계는 공황기다. 이는 A주가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인 시기로, 짧지만 증시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시기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 시기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속 8거래일 동안 8.8% 떨어졌다. 이후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A주는 공황기에서 진화기로 넘어갔고, 진화기 기간 상하이종합지수 하락폭은 1%로 축소됐다. 둥우(東吳)증권 왕양(王楊) 애널리스트는 “사스의 경우 2003년 4월 하순(공황기)에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정점을 찍었고, 그 뒤 시장 흐름이 전환됐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또한 신규 감염자 수가 전월 대비 크게 변화하는 시점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사스 당시와는 차별화된 특수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사스의 경험에 빗대 A주 동향을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3년과 달라진 거시경제 환경 △빨라진 전염병 확산 속도 △위험선호도 감소에 따라 확대된 외자 유출 가능성 등 A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섣부른 예측은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타이(中泰)증권 량중화(梁中華) 애널리스트는 “현재 많은 연구기관에서 사스와 신종 바이러스를 비교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만, 둘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부분은 많지 않다”면서 “2003년 당시는 강인한 경제 회복세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었지만, 현재는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등 거시경제 환경이 그때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한 전염병 리스크에 직면했다 해도 두 경제 환경이 다른 만큼,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사스 때와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면서 “전염병이 국가경제와 자본시장에 미칠 단기적 영향력은 매우 크지만, 중장기적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광파(廣發)증권 다이캉(戴康) 수석투자전략가도 “현재 바이러스가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2003년과 완전히 동일하게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 경제 펀더멘탈이 2003년만큼 낙관적이지 않고, 3차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 또한 훨씬 높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경기부양을 위한 거시경제 정책의 역주기 조절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종별 주가 동향 등은 사스 당시를 참고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외투자자의 위험선호도 하락에 따른 외자 유출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03년 사스 당시에는 전염병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던 만큼 자본시장의 외자 유출 현상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사스 사태를 한 차례 경험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외자 유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춘제 연휴 이후 첫 개장일이었던 2월 3일 주가는 폭락했지만 중국 증시 급락을 기회로 여긴 해외 자금은 대거 유입됐고, 이 같은 흐름은 이틀간 이어지다 다시 유출세로 전환됐다. 해외자금의 흐름은 시장 리스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부분이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고조된 지난해 중국의 해외자금 유출 규모는 3500억위안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신종 바이러스 소식이 인터넷에 퍼진 후 대규모 해외자금이 유출되면서, 1월 21일부터 23일까지 3거래일 동안 196억위안의 해외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로 들어가는 외국인 자금을 일컫는 ‘북상자금(北上資金)’ 거래액은 10조위안 정도로 전체 A주 거래량의 7.6%를 차지하는 만큼, 외자 유출이 확대되면 바이러스 패닉에 휩싸인 중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코로나19’ A주의 소나기 될까, 장맛비 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 A주는 짙은 불확실성 속에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수의 현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충격 여파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정책적 또는 펀더멘탈의 중대한 전환이 있는 경우에만 주식시장의 장기적 흐름에 변화가 발생했던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바이러스 충격 여파가 중국 증시의 안정적 흐름 자체를 흔들 만한 장기적 리스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 같은 낙관적 전망에는 당국의 정책적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바이러스가 주식시장에 미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할 거시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완화적 통화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정 업종 세금감면, 보조금 지급, 전면적 지준율 인하 및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풀어낼 것이라는 게 다수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정책적 헤징(위험 회피) 시나리오다. 헝다(恒大)그룹 런쩌핑(任澤平) 수석경제학자는 “단기적으로는 의약·온라인 미디어 등을 제외한 업종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중국 경제의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 영향은 사스 당시보다 심할 수 있다”면서 “중국 자본시장의 향방은 경제의 펀더멘탈과 정책적 헤징 역량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유명 경제학자 쑹칭후이(宋清輝) 또한 “신종 코로나는 명백한 대형 악재로 3000선 아래에서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면서 “중국 증시의 중장기적 추이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파증권 다이캉 수석투자전략가는 “정부의 대처 역량이 강화되고 전염병 정보 공개의 투명성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공황기가 사스 당시의 연속 8거래일보다는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3년 당시 A주와 H주 지수는 평균적으로 9~12%의 낙폭을 기록했으나, 이번의 경우 5~7%의 조정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쑤닝(蘇寧)금융연구원은 신종 코로나의 경우 작년 12월 8일 처음 발생한 이후 1월 28일 기준 확진자 수가 이미 사스를 넘어섰을 정도로 전염성이 훨씬 강한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바이러스 사태 속 A주에는 “반락 기간은 짧고, 낙폭은 큰”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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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회색코뿔소’가 ‘블랙스완’으로 코로나19 강타 중국경제 향방은

소비시장 연휴 7일 동안 손실 170조원 ‘사스’보다 경제적 충격 훨씬 클 듯 | 강소영 중국전문기자 jsy@newspim.com “ ‘회색코뿔소’의 위협을 피하던 중국이 ‘블랙스완’의 습격에 휘청이고 있다.” BBC중문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최근 두 달 엄청난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1월 15일 미·중 무역합의 1단계 서명으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던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라는 ‘돌발 리스크’로 심각한 충격을 입었다는 것.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이 이뤄진 지 불과 8일 후인 23일 우한(武漢)이 봉쇄됐다. 이후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사망자 수도 사스 환자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대규모 소비가 이뤄져야 할 춘제 연휴에 모두가 집문을 걸어잠그고 외출을 자제했다. 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교차감염 확산 우려에 학교는 개학을, 회사는 출근을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중국 경제 구조의 고질적 병폐로 인한 리스크 출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서방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구조적 경제 문제로 인한 리스크를 종종 ‘회색코뿔소’에 비유해 왔다. 회색코뿔소는 사전에 방어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가리킨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률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서방 중심의 위기론을 반박해 왔다. 그러나 회색코뿔소 대신 서방과 중국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신종 코로나라는 ‘블랙스완’이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블랙스완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변수를 뜻한다.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시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시장 7일 동안 1조위안 손실 신종 코로나로 가장 직접적이고 큰 피해를 입은 분야는 소비시장이다. 주로 요식업, 소매, 관광, 교통 등 서비스업이 주를 이룬다. 연중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춘제 기간은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전염병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소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매년 춘제 연휴 엄청난 박스오피스를 거뒀던 극장가도 마찬가지다. 2019년 춘제 기간 58억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던 중국 영화계는 올해 참담한 수익에 망연자실했다. 극장가에 비해 ‘덩치’가 훨씬 큰 요식업계도 춘제 연휴 7일간의 매출이 고꾸라졌다. 관광시장은 사실상 마비됐다. 경제학자 런쩌핑(任澤平)은 요식업과 관광업계의 춘제 기간 손실액이 1조위안(약 1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중국의 1년 국내총생산(GDP)을 100조위안으로 추산하면, 춘제 기간 요식산업과 관광산업 두 부문의 손실액만으로도 경제성장률 1%가 낮아지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헝다연구원의 견해도 이와 비슷했다. 춘제 연휴 기간 영화, 관광 및 요식업 3개 업종이 직접적으로 입은 경제적 손실 규모가 1조위안을 넘어섰다고 봤다. 이는 2019년 1분기 GDP의 4.6%에 달하는 금액이다. 자오퉁(交通)은행 금융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 창궐로 인한 중국 경제 충격이 사스 당시보다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과 2월 소비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관광, 숙박, 요식, 교통운수 부문의 소비 감소 때문이다. 사스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3년 5월에도 중국 소매품 소비액이 급감했다. 당시 연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던 3차산업 성장률이 0.8%에 그쳤다. 문제는 서비스 산업의 위축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2003년 중국 경제 총량에서 12%에 불과하던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현재 54%에 달한다. 제조대국에서 명실상부한 소비대국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소비시장의 위축이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우려다. 제조업계 생산 지연,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소비시장에서 시작된 위기의식이 서서히 제조 현장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춘제 연휴 기간 고향에 온 인력이 일자리가 집중된 동부 연안 제조 대도시로 제때 돌아가지 못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람 간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 당국이 이동을 제한하고 각 기업의 출근 일자를 연기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소비 감소가 수요 측면의 리스크라면, 제조공장 가동 연기는 공급 측면의 충격이다. 모간스탠리는 공장 가동 연기로 인해 생산과 무역 부문의 손실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만약 전염병 확산이 2~3월 최고조에 달하면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0.5~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8%에서 5.6%로 수정했다. 성장률 6% 사수가 사실상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피해도 막대하다. 아이폰의 생산시설이 밀집한 선전(深圳)은 2급 전염병 유행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톈펑(天風)증권은 공장 가동 연기와 교통 통제로 올해 상반기 아이폰의 신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케아, 스타벅스, 애플 등도 중국 매장을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피해가 막대하다. 차오훙(喬虹) 뱅크오브아메리카 대중화 수석경제학자는 신종 코로나 상황 악화로 산업계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올해와 2021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각각 5.0%, 5.5%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가 제조업계에 미칠 영향은 확산 사태의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진상을 은폐해 사태를 키웠던 2003년 사스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투명하게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다소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화·재정정책으로 최악 상황 피할 것 2003년 사스 창궐로 인한 막대한 피해에도 그해 중국 경제는 1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실현한 것은 7년 만의 일이다. 사스로 중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외쳤던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러나 사스 발생 당시와 현재를 똑같이 비교하기엔 상황에 큰 차이가 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중국은 글로벌화와 막대한 인구 보너스를 누리며 고속 성장기에 진입할 수 있었다. 2003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중국 경제성장률은 2007년 14.2%에 도달했다. 2003~2007년은 중국 경제의 ‘황금기’나 다름없었다.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은 그때와 확연히 다르다. 높은 부채비율, ‘경제 뇌관’으로 불리는 부실채권 증가, 경기 둔화 등으로 ‘회색코뿔소’의 위협을 받은 지 오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라는 강력한 ‘블랙스완’이 겹치면서 엄청난 이중고에 놓이게 됐다. 자오퉁은행은 보고서에서 소비 회복이 늦어지고 연휴 후 귀경이 지연되면 기업의 매출에 악영향이 미치고 중소형 기업과 서비스 업계가 생존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중소형 기업의 연쇄 도산이 이어지면 채무불이행이 급증하고 은행권까지 피해를 보면서 시스템적 금융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통화정책을 통한 방어력이 뛰어나다는 낙관론도 있다. 금리 인하 여지도 충분하고,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 도구도 가지고 있다. 적어도 최악의 사태를 방어할 능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인민은행은 춘제 연휴 후 증시 첫 개장일인 2월 3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1억2000만위안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로써 은행권 내 유동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0억위안 많아졌다. 차우훙 경제학자는 중국 정부가 향후 맞춤형 보조금 지원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다. 게리 라이스(Gerry Rice)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도 중국이 탄탄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가계와 기업의 대출을 원활하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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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전염병 공포가 불러온 ‘산업혁명’ 중국 원격·무인화 시대 활짝

원격근로, 원격의료 등 원격 서비스 시대 성큼 무인 비대면 서비스 확대, 무인 유통 부활 예고 | 강소영 중국전문기자 jsy@newspim.com 매일 아침 8시,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서둘러 세수와 간단한 화장을 한다. 상의만 갈아입고 하의는 여전히 잠옷 차림이다. 책상에 앉아 화상회의에 참여한다. “여보세요, 뭐라고요?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세요. 화면이 끊겼습니다.” 화상회의 1시간 동안 30분은 서로의 발언을 확인하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화면과 음성이 끊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소개한 최근 중국 직장인의 재택근무 모습이다. 인터넷을 통한 작업이 대부분으로 ‘원격근무’라고도 불린다. 전염병 상호 감염을 최소화하고자 중국 정부가 각 기업에 원격근무를 권고하면서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의 한 예다. 산업계에서도 트렌드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반짝 인기로 사라질 듯했던 무인 유통이 다시 부상하고, 원격의료 서비스도 시작됐다. 생활의 중심이 집으로 바뀌면서 최근 중국에서는 ‘홈코노미(홈+이코노미)’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고 있다. 유통과 서비스 시장에서는 비대면 무인 시스템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바꾼 중국인의 일상과 산업계의 모습을 소개한다. 코로나19로 ‘원격 생활’ 시대 활짝 연휴 후 개장한 A주에선 ‘신종 코로나 수혜주’ 발굴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대표적 수혜주는 ‘원격근무’ 테마주들이다. 화상통화, 네트워크 시스템 솔루션 관련 업종 상장사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중 자본의 관심이 뜨겁다. 바이두, 알리바바와 같은 IT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원격근로 서비스를 위한 제품을 개발해 왔다. 알리바바는 2015년 1월 딩토크(DingTalk·釘釘)라는 이름의 스마트 이동사무실 플랫폼을 개발해 출시했다. 원격화상회의, 일정 공유, 온라인 문서결재, 온라인 출퇴근 체크 등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 텍스트로 된 정보를 전화 혹은 문자 서비스로 전환해 원하는 대상에게 전달하는 ‘딩(Ding)’ 기능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에서 ‘딩 기능’을 통해 기업이 직원들에게 실시간 상황을 전달할 수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텐센트는 원격근로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온라인 화상회의에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을 300명으로 확대하고, 언제 어디서든 음성 혹은 화상회의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지원한다. 바이두 역시 원격근로 상품을 개발해 내부에서 활용하고 있다. 하이(Hi)로 명명된 원격근로 프로그램을 통해 문서 전송, 사무실 예약, 휴가 및 출장 신청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바이두 본사와 협력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틱톡(Tiktok)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ByteDance)도 ‘온라인 사무실’ 기능 출시를 예고했다. 이 기능은 실시간 음성채널을 통해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원격근로 기술과 서비스 관련 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주허창터우(九合創投)의 창업자 왕샤오(王嘯)는 “현재 투자하고 있는 원격근로 기업의 고객 수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화상회의 서비스 제공 기업 외에도 실시간 협업을 지원하는 클라우딩 오피스 프로그램, 세일즈 고객지원, 인사관리 등을 원격으로 지원하는 기업의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무인 비대면 서비스 각광, 무인 편의점 부활하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한때 반짝 인기를 끌고 시들해졌던 ‘무인 서비스’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착공 10일 만에 초고속 완공으로 화제가 된 훠선산(火神山)병원에선 접수창구에 사람을 볼 수 없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병원 이용자가 스스로 무인 시스템을 통해 접수와 수납을 해야 한다. 병원 내 편의시설도 무인 자동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상생활 속 사람 간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인 유통 시스템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불리는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 루이싱(瑞幸)도 전국 매장에 무인 주문 단말기를 확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싱커피는 올해 1월 초부터 ‘무인 판매’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루이지거우(瑞即購)라는 스마트 주문 시스템과 루이화쏸(瑞划算)으로 불리는 자동판매기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2017년 ‘무인 상점’ 열풍이 거세게 일었다. QR코드 자동 결제, 스마트 보안 시스템, 빅데이터 고객관리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무인편의점과 무인판매점이 삽시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2017년 한 해 중국에서 문을 연 무인편의점은 200개, 무인소매판매대는 2만5000개에 달했다. 그러나 불과 2년도 안 돼 ‘무인판매점’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인건비를 줄여 소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희망과 달리 초기 기술비용이 높았고, 운영에도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고사 위기에 놓였던 무인상점이 신종 코로나를 통해 기사회생의 기회를 만났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사스 발발을 계기로 징둥, 알리바바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온라인 게임 기업들이 고속 성장한 것처럼 신종 코로나가 무인 유통시장 부활의 견인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로봇과 드론을 이용한 무인배송 시스템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武漢)을 비롯해 구이양(貴陽),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등지에서 무인 로봇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배송용 로봇은 물류 효율 및 전염병 차단 면에서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둥은 물류 인력들의 감염 차단을 위해 배송 로봇, 드론, 지능형 창고 등 첨단 물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의료, 원격의료 보급 촉진 원격의료도 신종 코로나 확산을 통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는 업종으로 꼽힌다. 이미 중국에서는 핑안하오이성(平安好醫生), 아리젠캉(阿里健康) 등 다양한 디지털 의료 플랫폼이 출시돼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병원을 예약하고 건강 체크를 하는 기능이 중심으로, 의료 전문가가 직접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 소재 셰허(協和)병원, 상하이 퉁지(同濟)병원 등이 출시한 온라인 의료 플랫폼에서는 초기 증상 환자, 경증 자가격리 환자를 대상으로 전문의료인이 원격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증상 환자가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진과 다른 환자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중국 병원은 진료 예약이 힘들고 대기시간이 긴 것으로 악명 높다. 이번 신종 코로나를 통해 원격진료와 병원 정보 디지털화 작업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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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화려한 데뷔' 與 총선 인재 20명…마지막 누가 웃을까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센세이션에서 논란으로 비례 대신 지역구 출마...자력으로 경선 통과해야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영입한 원종건 씨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사태’ 이후 영입인재들의 잇단 논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각계각층의 참신한 무명 신인들을 대거 영입하며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으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알맹이 없는 ‘외화내빈’이란 지적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이들을 향한 본격적인 ‘흔들기’ 공세가 시작된 가운데 스무 명의 영입 인사 가운데 누가 ‘최후의 생존자’로 살아남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재영입 작업은 2월 7일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총 20명의 영입인재를 매주 화·목·일 주 3회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2월 6일 17, 18호 인사를 영입하며 이제 두 명의 영입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이해찬 당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인재영입위원회는 순조롭게 출항했다. 사고로 척수 장애를 얻은 최혜영 강동대 교수의 1호 영입은 그야말로 ‘센세이션’했다. 여성·장애·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의 대표성을 아우르면서도 ‘희망’이란 메시지까지 담은 참신한 인선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이어 ‘효자아들’로 유명세를 탄 27세 청년 원종건 씨를 영입하는 등 청년·경제·안보·인권 등 카드를 차례대로 꺼내 이슈 선점 경쟁에서 자유한국당을 앞서나갔다. 특히 3호, 4호로 공개된 김병주 전 육군대장과 고검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 7호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등은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호사다마?...순항하다 암초 부딪쳐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쳤다. 화려하게 데뷔한 ‘2호’ 원씨는 데이트 폭력 논란 속 자진 사퇴했다. 영입된 지 한 달 만이었다. 탈당한 원씨는 피해자라고 밝힌 여성과 본격 ‘진흙탕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어 민주당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경 전문 변호사라며 영입된 ‘8호’ 이소영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부대표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전문 변호사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고, ‘11호’ 최기일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는 표절로 논문이 취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혹을 치렀다. ‘14호’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도 구설에 올랐다. 2015년 1주일 만에 기업 3개를 창업했다가 2년 여 만에 동시 폐업한 것을 두고 이른바 ‘스펙용 창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청년소방관인 ‘5호’ 오영환 씨와 일명 ‘태호법(어린이생명안전법안 개정안)’을 정치권에 호소해온 ‘12호’ 이소현 씨는 당내에서도 이들의 정치적 역량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인재발 위기가 거듭되자 야권은 검증 없이 ‘스토리 영입’을 좇다 자초한 ‘인재(人災)’라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에서 “국민 정서와 법에 반하는 잘못된 관행만 배운 사람을 영입할 생각이라면 인재(人災)영입이라고 솔직히 고백하라”고 꼬집었고, 자유한국당도 “영입인재들의 미투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방관한 데 대해 반성하라”고 일갈했다. 민주당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예비후보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 ‘원종건 미투’ 소식을 듣고 맥이 빠졌다”며 “2030 청년들이 핵심 지지층인데 이번 논란이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오랜 활동을 해온 한 청년정치인은 “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검증된 신인들을 제쳐두고, 맹목적으로 ‘참신한 무명 신인’만 찾다가 결국 사달이 난 셈”이라며 “솔직히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img4 영입인재는 비례대표?...대부분 지역구 출마 영입인사들이 줄줄이 구설에 오르면서 누가 최후의 승자로 남을지도 관심사다. 20대 총선에선 당선권 비례대표 순번이 13번까지였다. 민주당 영입인사 20명 중 문미옥(7번), 이철희(8번), 권미혁(11번), 정춘숙(13번) 등 네 명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됐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당시 15번을 받고 선거 직후 낙선했으나 이후 문 전 의원 비례대표직을 승계했다. 총 5명의 영입인재가 비례대표 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상황이 다르다. 최근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민주당의 비례 몫은 6~7명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입인사들에게 돌아갈 몫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영입인재 상당수를 지역구에 출마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20명 중 한두 명 정도만 안정권 비례 순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호 인사인 최 교수와 16호 인사인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원옥금 씨 등이 점쳐진다. 당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영입인재 대부분을 지역구에 출마시킬 계획”이라며 “이들도 이미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공천 대상자는 2~3명 정도”라며 “나머지는 모두 자력으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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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생존율 9%’...험지 파고드는 여야 비례대표 15인

비례 의원, 지역의 벽 넘기 어려워 안양 동안을, 현역 의원 4명 도전 ‘최대 격전지’ | 김현우 기자 withu@newspim.com 한정애, 진선미, 남인순, 도종환, 홍의락. 지난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에서 20대에 지역구 의원으로 생환한 5명의 정치인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비례대표 49인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차기 총선에서 탈락했다. 비율로 따지면 생존율은 단 9%에 그친다.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 있더라도 생존율이 낮은 이유로는 ‘역할론’이 꼽힌다. 대부분 전문가나 직능인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만큼 정치 경험이 적어서다. 특히 지역구를 계속해서 닦아온 지역위원장과 공천 경쟁을 해야 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현역 의원으로서의 성과를 강조하며 지역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27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9% 벽에 도전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경미, 송옥주, 이재정, 김현권, 권미혁, 정춘숙, 정은혜 의원이 차기 총선에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강효상, 김규환, 김성태(비례), 김순례, 김승희, 김현아, 문진국, 신보라, 윤종필, 임이자 의원이 지역구 출마에 나선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삼화, 김수민, 신용현, 이동섭, 최도자, 임재훈 의원이,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김종대, 추혜선, 윤소하 의원이 지역구 출마에 나선다. 당세 확대 선봉에 나선 비례대표 의원들 출마를 공식화한 민주당 비례대표 7명 중 5명은 야당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한국당 비례대표 의원 중에는 민주당 지역구뿐만 아니라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새로운보수당이나 우리공화당 의원 지역구에도 나서는 비례대표가 있다. 민주당 대변인인 이재정 의원은 안양 동안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당 원내대표인 심재철 의원이 내리 5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또 임재훈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의원 4명 중 3명이 사라지는 만큼 21대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구다. 민주당 비례대표 1번인 박경미 의원은 서울 서초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곳은 현재 초선인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로 보수세가 매우 강하다. 당직자 출신 송옥주 의원은 경기 화성갑에 출마한다. 현재 국회 최다선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서 의원은 한때 ‘친박 좌장’으로 꼽히던 보수 정치인이다. 정춘숙 현 원내대변인은 한선교 한국당 의원 지역구인 경기 용인병에 출마한다. 이곳은 내리 4선을 한 한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그럼에도 지난 지역위원장 선거에서 정 의원에게 승리한 이우현 전 용인병 지역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한 데다 이홍영 전 청와대 행정관도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린 만큼 예선부터 치열할 전망이다. 김현권 의원은 현재 경북 구미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준비 중이다. 단수 공천이 예상되지만 전통적인 민주당 험지인 만큼 본선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당에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잃어버린 텃밭 탈환에 비례대표 의원들이 나선다. 김순례 의원과 윤종필 의원은 각각 김병욱, 김병관 의원 지역구인 분당에 도전장을 냈다. 김승희 의원은 민주당에 빼앗긴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 나선다. 이곳은 친문으로 분류되는 황희 민주당 의원이 24년 만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지역이다. 한국당 험지에 도전장을 내민 의원들도 있다. 문진국 의원은 ‘한국당 험지’ 서울 강서갑에 출마한다. 강서갑은 이전 민주당 개혁파 ‘천신정’ 중 한 명인 신기남 의원 지역구였고 지금은 초선 금태섭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한국당 내 부동산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현아 의원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인 고양정에 출마한다. 고양정은 김현미 장관이 재선에 성공하며 표밭을 다져가던 지역구였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예상외의 정당 투표를 얻은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도전장을 내민다. 김삼화 의원은 서울 강남병에서 이은재 한국당 의원을 상대한다. 김수민 의원은 충북 청주 청원구에서 변재일 의원에게, 신용현 의원은 대전 유성을에서 이상민 의원에게 맞선다. 최도자 의원은 ‘총선 승리 후 민주당 입당’을 공언한 이용주 무소속 의원을 상대한다. ‘지역구 공천보다 비례대표 공천이 더욱 치열하다’는 불명예를 가진 정의당도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확보에 나선다. 특히 정의당은 비례대표 4인방이 모두 지역구 출마를 공언하기도 했다. 당대표를 지낸 이정미 의원은 인천 연수을에서 민경욱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국방 전문가인 김종대 의원은 진보 험지 충북 청주 상당구에 출마해 4선 정우택 의원과 경쟁한다. 윤소하 의원은 지난 18대, 19대 총선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던 전남 목포에 다시 출마 의사를 밝혔다. 목포는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내리 4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같은 당 다선 의원에 도전하는 비례대표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같은 당 혹은 같은 계열 정당 현역 의원과 경쟁에 나선 이들도 있다. 민주당에서는 권미혁 의원이 같은 당 6선 이석현 의원 지역구인 경기 안양 동안갑 지역구에 출마한다. 이석현 의원이 차기 출마를 공언한 만큼 경선이 예상된다. 이수혁 주미대사의 비례대표 자리를 승계한 정은혜 의원도 원혜영 의원 지역구인 부천 오정에 출마한다. 다만 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현역 간의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서는 김성태, 신보라, 임이자 의원이 같은 당 다선 의원과 경쟁한다. 김성태 비례대표 의원은 5선 이주영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에 출마한다. 신보라 의원은 3선 홍일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갑 출마를 선언했다. 임이자 의원도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3선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과 경쟁에 나선다. 한편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효상 의원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에 출마한다. 김규환 의원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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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 “北 국가비상방역체계, 평양 봉쇄 의미”

“北, 열차 전국 운행 허용...버스는 각 시군 내에서만” “평양에 전염병 유입 가장 두려워해...‘혁명 수뇌부’ 있어” 北 감염자 발생 南 향해서도 폐쇄 조치...‘소통의 문’ 걸어잠가 |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방역을 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며 극단적인 봉쇄·차단 대응책을 펼치고 있다. ‘혈맹’ 중국과의 국경 봉쇄는 물론이고 국경무역 금지, 출입국 비자 발급 중단, 입국 외국인 한 달간 격리·관찰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국가비상방역체계 선포의 주목적은 이른바 최고지도자를 보호하기 위한 평양 봉쇄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北, ‘혁명 수뇌부’ 있는 평양에 전염병 유입 시나리오 가장 두려워해”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은 “북한은 예방의학이 상당히 취약하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에 돌입했다는 건 전면 봉쇄·차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특히 북한은 (국가비상방역체계로) 평양시를 봉쇄할 것”이라며 “북한은 ‘혁명의 수뇌부’가 있는 평양에 전염병이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반면 다른 지역에서 전염병이 일어나는 것은 막을 여력도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둥 소식통을 통해 전해 들은바 국경은 거의 다 봉쇄됐다고 한다”며 “북한 내부에서 열차는 전국적으로 운행을 하고 있지만, 버스의 경우 시·군을 벗어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각별한 ‘최고지도자 보호’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실례로 지난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앉을 의자와 테이블에 소독약을 뿌리고 닦아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방명록 서명을 위해 미리 준비된 필기구 대신, 여동생 김여정이 가져온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했다.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이 해외 일정을 갈 때도 유별나다. 자국 요리사를 직접 대동하고 김치와 쇠고기 등 상당한 식자재를 평양에서 공수해 오기도 한다. 일련의 행보는 체제 특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일영도체제에서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게 좌우되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신변 안전은 절대적이고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모든 당 조직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파를 막기 위한 사업을 국가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정치적 문제로 여기고 정치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사업에 “모든 사회성원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北, 감염자 발생 南 향해서도 폐쇄 조치 북한은 현재까지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여부를 알리지 않았다. 대신 감염자가 발생한 남측을 향해서도 ‘소통의 문’을 걸어잠갔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요청에 따라 남북의 365일 상시 소통창구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이 1월 30일 기준 잠정 중단됐다. 북한은 같은 달 28일 개성 연락사무소로 출근하는 남측 인력에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요청을 한 이후 이번에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에 비교하면 최고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시 북한은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출입경사무소에 열감지카메라 설치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북측 근로자가 착용할 마스크, 메르스 예방에 필요한 의학 정보 제공 등도 우리 측에 요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며 “(이번 연락사무소 운영 중단은) 국가비상방역체계 선포와 관련된 후속 조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은 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지만 서울-평양 간 별도의 전화·팩스선을 통해 연락업무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안찬일 소장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 자국 발병 여부를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감염자가 발생했을 ‘시나리오’에 힘을 실었다. 안 소장은 “북한 인민들 대부분은 영양실조 상태라 감염병에 취약하다”며 “특히 국경을 통한 밀무역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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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코노미’ ‘홈족’ 부상 중국인 생활 중심 된 ‘집’

텐센트 모바일 게임 특수 맞아, 목표주가 상향조정 코로나 확산에 매장 대신 온라인 장보기 확산 | 이동현 중국전문기자 dongxuan@newspim.com 신종 코로나 여파로 중국에서 ‘홈경제’(宅經濟)’가 뜨고 있다. 외부 소비활동 대신 집에서 게임 및 쇼핑을 즐기는 ‘홈코노미’가 최근 소비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신경제의 주축인 텐센트, 징둥, 알리바바 등 IT 공룡기업이 달라진 소비 생태계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급속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전역에 소재한 유니클로, 스타벅스, 나이키, 디즈니랜드 등 주요 유통매장과 위락시설들이 영업을 정지한 가운데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매출은 급증하고 모바일 게임의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온라인 기반 업종은 이례적인 특수를 누리고 있다. 왕이(王祎) 시난차이징(西南財經)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홈경제는 온라인 기반 제품 및 서비스 업체들이 오프라인 기업을 대체해 가는 현상이고, 현재와 같이 생활 반경이 제한된 상황에서 ‘홈경제’의 상품들은 각광을 받게 된다”며 “2003년 사스 창궐 시기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온라인 산업이 고속 성장 시기에 진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텐센트, ‘홈코노미’ 최대 수혜...주가 전망 ‘쾌청’ 최근 텐센트의 주력사업인 모바일 게임 부문은 ‘신종 코로나 특수’를 맞이하고 있다. 극장, 놀이공원 등 외부 문화시설 이용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에서 모바일 게임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21세기상업평론(21世紀商業評論)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최근 텐센트 대표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와 화평정영(和平精英)에 폭발적인 트래픽이 몰렸다. 실제로 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인기 순위 상위 10위 게임 중 텐센트가 절반인 4~5개를 싹쓸이했다. 이 가운데 왕자영요의 1일 매출은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던 춘제 시기에 20억위안(약 3380억원)을 넘어서는 등 한 달 매출이 80억위안(약 1조352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을 통해 즐기는 미니게임(小遊戲)도 인기다. 최근 공개된 위챗의 데이터에 따르면 위챗 미니게임의 누적 이용자 규모는 4억명을 넘어섰다. 미니게임을 통한 매출은 향후 38~40% 추가 증가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중신(中信) 증권은 “게임 업체들의 1분기 매출이 최소 10% 늘어날 것이 유력시되고, 특히 인기 게임들의 경우 한 달 매출이 20~40%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텐센트의 주가 전망도 낙관적이다. 싱예(興業)증권은 모바일 게임 실적 증가 등 요인을 감안해 텐센트에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목표 주가 443홍콩달러를 제시했다. 싱예증권은 텐센트의 2019년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756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핵심 사업인 모바일 게임의 2019년,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0%, 3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궈신(國信)증권도 올해 텐센트 모바일 게임 실적이 뚜렷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목표 주가를 453~485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매출 ‘쑥쑥’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업계도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징둥성셴(京東生鮮)의 춘제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전역에서 판매한 신선식품 규모는 1만5000 t에 달한다. 징둥 측은 신선식품 특별공급팀을 구성해 늘어난 수요에 대응했다. 징둥 플랫폼에서 판매된 돼지고기 규모는 지난해 춘제 기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고, 만두 등 냉동식품의 판매도 쇼핑 대목인 광군제 규모를 넘어섰다. 신선식품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요를 지닌 필수 소비재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의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올해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25.6% 늘어난 2034억8000만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선식품 플랫폼의 주력군으로는 ‘2030 소비자’가 꼽힌다. 35세 이하 구매자들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기존 전자상거래 플랫폼보다 더욱 젊은 구매자들이 주력 이용자들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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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춘래불사춘 실종된 2020년 중국의 봄

설날 대목 극장 ‘휴관’...여행·식당도 올스톱 준전시상태...놀라운 전파력에 장기화 우려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우한(武漢)은 물론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 영화관이 신종 코로나 때문에 일제히 휴관에 들어갔다. 설 흥행작으로 주목받았던 영화 ‘경마(囧媽·Lost in Russia)’ 제작사는 설 전날 밤인 1월 24일 전격 온라인 개봉을 결정, 동영상 사이트에서 무료 방영했다. 영화 ‘경마’는 아들이 예정에 없이 엄마와 함께 모스크바행 기차를 타게 되면서 겪는 모자지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영화다. 사사건건 충돌하고 입만 떼면 싸움인 모자관계. 아들에게 있어 엄마와 함께하는 6일 동안 꼼짝할 수 없는 기차 침대칸 안의 생활은 요즘 신종 코로나에 따른 자가격리처럼 아주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중국말로 ‘지옹마(囧媽)’라는 영화 제목도 아마 어쩔 수 없이 답답하고 난감한 상황을 암시하는 게 아닌가 싶다. “모두가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2020년 첫 새벽부터 예고 없이 찾아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세상을 통째 뒤흔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 기세에 ‘경마’뿐만 아니라 개봉관을 인터넷 앱으로 옮기는 영화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익숙지 않은 자가격리와 원격근무가 사람들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행은 올스톱됐고 식당에는 예외 없이 장기 휴업을 알리는 공고문이 내걸렸다. “신종 코로나 별거 아니에요.” 설 직전인 1월 21일까지만 해도 저녁을 함께 하면서 자신은 설 연휴에 광저우(廣州) 여행을 다녀올 것이라고 큰소리쳤던 집주인 선(沈) 선생은 벌써 2주째 자가격리 중이다. 23일 우한 봉쇄령이 내려지자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이내 광저우행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는 “모두가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보면 마치 화생방전이 치러지는 전쟁터와 같은 느낌이 든다. 마스크 위로 간신히 드러나는 눈빛에는 감염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주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하다. 시중 약국에서는 마스크와 소독용 알코올이 일찌감치 동났다. 여차하면 식료품 사재기가 일어날 것처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슈퍼마켓 계산대 점원들이 마스크에다 보호안경, 방호복, 비닐장갑으로 중무장한 모습은 마치 화생방전에 참여한 전투요원처럼 보인다. 어떤 네티즌은 ‘화생방전의 냄새가 난다’며 황당무계한 미국 음모론을 입에 올리기도 한다. 중국 당국은 이미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1월 23일 진원지 우한을 봉쇄한 것을 시작으로 대부분 도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설 연휴를 연장해 직장인들의 출근을 차단하고 사람 간의 접촉이 이뤄지는 대부분 서비스 업소에 대해 문을 닫도록 강제하고 있다. 주민생활 통제는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이 모든 아파트에 대해 택배기사 출입을 막았고, 단지별로 아파트 출입문도 하나만 개방하고 모두 자물쇠로 잠가버렸다. 집밖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얘기에 귀가 따가울 정도다. 2월 5일 베이징시 정부는 회식 금지령을 내렸다. 일상 주민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하나같이 준전시상태를 연상케 하는 비상조치들이다. “성장률 5% 달성 쉽지 않을 듯” 중국 당국은 전시와 같은 초강력 대응조치가 먹혀들고 바이러스의 세력이 점차 약화하면서 2월 중순 이후 감염 확산 추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로선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신종 코로나는 의료진도 놀랄 만큼 무서운 전염성을 보이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확진환자는 2월 7일 현재 3만명을 넘었다. 지금 같은 확산 추세라면 열흘도 안 돼 5만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장기화 우려 속에 사망자도 2월 7일 현재 700명에 육박, 금방 1000명을 넘어설 태세다. 신종 코로나는 인명과 경제 피해에서 사스를 능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2003년 사스 때는 세계 전체 환자가 8437명에 사망률이 약 10%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는 사스에 비해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력과 발병률이 높다. 2월 7일 현재 중증 환자만 4821명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사망자는 앞으로 급격히 늘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중국 경제는 5%대 성장을 달성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미국, 유럽도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우려로 중국 증시는 설 연휴 뒤 첫날인 2월 3일 8% 가까운 대폭락세를 보였고, 1월 하순 열흘 동안 세계 증시에서는 시가총액이 3000조원이나 증발했다. 신종 코로나로 2020년 중국과 세계가 특수한 시기를 맞고 있다. 공장라인이 멈추고, 사람들은 스스로를 가두고, 상가 매장들은 셔터문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났으나 베이징엔 2월 초 현재 평소 인구 절반 정도인 800만명이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의 바람대로 2월 중에는 확산세가 꺾이고 봉쇄와 격리가 풀려 일상이 제자리를 찾아야할 텐데 그러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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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호

폭풍성장 예감! 코로나19 이후 중국 10대 유망 업종

설연휴 뒤 개장 중국 증시 8% 대폭락 글로벌 증시 시가 열흘 새 3천조원 증발 징둥·타오바오 같은 신경제 다크호스 예고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장기 설 연휴를 끝내고 2월 3일 개장한 중국 증시가 8% 안팎의 대폭락세를 나타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우한폐렴) 예방 대응을 위해 설 연휴 스케줄을 연장 조정하면서 증시 개장일도 본래 1월 31일에서 1거래일 늦췄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7.72% 급락한 2746.61포인트로 밀려났고, 선전성분지수도 8.45% 빠지면서 단번에 1만포인트가 무너졌다. 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2% 넘게 급락했지만 설 연휴 중 역병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에 재개장 후 낙폭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20년 출현한 전형적인 블랙스완이다. 쉽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해서 중국은 물론 세계인의 일상과 경제활동에 가공할 타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1월 20~30일 사이 한화로 3000조원이나 증발했다. 중국 주요 도시 영화관들은 연중 최대 대목인 설날 상영을 일제히 중단했다. 이날 전국 박스오피스는 181만위안으로 작년 대비 1~2%대에 그쳤다. 1000분의 1 수준이다. 우한폐렴이라는 블랙스완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영화관뿐만이 아니다. 설 대목을 겨냥해 창고를 있는 대로 채웠던 상가들도 친지 방문과 외출객의 발길이 뚝 끊기고 선물 수요가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식당, 여행업, 학원과 오프라인 오락장도 피해가 컸다. 하이디라오 같은 외식 상장기업들도 설 연휴 영업 중단으로 매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허다한 기업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2020년 블랙스완 우한폐렴. 투자 관점에서 보면 이 와중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대박을 노리는 업체와 업종이 있다. 이번 블랙스완은 실물 기반 업체들엔 재앙이 되겠지만 온라인 택배에 기반한 기업들엔 또다시 기회가 될 거라는 관측이다. 2003년 사스는 류창둥(劉強東)의 징둥(京東)을 베이징 중관춘 (中關村)의 평범한 오프라인 점포에서 일약 중국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바꿔놨다. 마윈 (馬雲)의 타오바오(淘寶)도 돌이켜보면 결국 사스가 만들어낸 신경제의 히어로다. 사스로 대면 접촉을 꺼리게 되고 택배 주문 소비가 생활화하면서 O2O 배달을 기본으로 하는 인터넷 쇼핑몰 비즈니스가 초고속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번 우한폐렴도 또다시 새로운 생활습관을 만들어내고, 이는 새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중국 IT 분야 미디어에 따르면 우한폐렴의 풍파가 지나가면 전자상거래와 쇼트클립, 게임, 온라인 교육은 전에 없던 발전 기회를 맞을 전망이다. 또한 무인판매와 무인식당, 드론배송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배송 및 방문 서비스 사업이 이전보다 활기를 띨 것이 확실시된다. 각종 O2O 택배 주문과 식료품 및 맞춤화한 외식 배송 그리고 청소와 보모, 이사 등 방문서비스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도 우한폐렴 공포로 텅 빈 도로를 달리는 것은 오로지 택배기사들의 전동 오토바이뿐이다. 우한폐렴 감염 확산으로 설 연휴가 연장됐고, 사업장마다 너도나도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앞으로 업무에 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는 온라인 사무실 체계가 한층 빠르게 정립될 전망이다. 관련 시스템 사업과 가정용 사무가구 설비가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재택근무도 그렇지만 이번 우한폐렴에 따라 ‘자가 격리’가 사람들에게 있어 하나의 생활습관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가정용 오락설비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인간들은 점점 꼼지락거리기 싫어하고, 점점 독립적이고, 타인과 접촉하기를 꺼리게 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문가들은 우한폐렴 이후 계속 의약, 바이오 분야가 고성장할 것으로 본다. 또 각종 온라인 자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가정 및 개인 심리 전문의 이용도 활성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동산 중개 분야의 경우도 전화나 인터넷 상담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신경제 뉴비즈 전문가들은 말한다. VR/AR 분야도 5G와의 결합을 통해 초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한폐렴은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바꿀 것이다. 사스 때처럼 이번에도 얼마든지 제2의 류창둥이나 마윈이 나올 수 있다. 우한폐렴이 지나가면 어느 나라에서든 신경제의 새로운 다크호스가 얼굴을 내밀 것이다.” 사업가든 투자자든 시류를 잘 읽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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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호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美, 이란 공습처럼 北 타격 안할 것”

“이란 암살 방식 北에 대입 불가...美, ‘잠재적’ 북핵 능력 고려할 듯” “미·이란 사태로 北 도발공간 넓어져...김정은, 기대효과 고민 가능성” | 대담=이준혁 정치부장 jh34@newspim.com | 정리=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드론 암살’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를 북한에 대입하는 ‘시나리오’를 내놓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서로에게 ‘선(先) 양보’를 요구하는 지지부진한 줄다리기 양상이 이어지고 있고, 북한은 대미 강경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가운데서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말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와 ‘핵·미사일 실험 유예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최근 월간 ANDA와 가진 인터뷰에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피해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가 진행된 상황이라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란 암살 방식 北에 대입 불가...美, ‘잠재적’ 북핵 능력 고려할 듯” 임 교수는 “(드론 암살 등의)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며 “한국과 일본에 피해가 갈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생각해야 하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제약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란은 북한처럼 핵무기를 고도화하지 못했다”며 “이란이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억지력’은 테러 또는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수단뿐”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반면 이란에 비해 고도화를 이룬 북한의 핵무기 능력으로부터 미국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현재 최소 2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2017년 감행한 6차 핵실험의 위력은 250kt(1kt=TNT 1000t)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반해 이란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2015년 7월 14일 체결한 핵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여파’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교수는 아울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것을 핵국가 지도자 간의 만남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미국도 인정하긴 싫겠지만, 이후 두 지도자 간의 만남이 지속된다면 (핵보유국이라고) 암묵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한 발짝씩 옮겨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北, 미·이란 사태에 도발공간 넓어져...기대효과 두고 김정은 고민할 듯” 임 교수는 오히려 미국의 행동보다 북한의 ‘선제적 대응’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 사안에 대해 미국이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다르게 보면 북한의 ‘도발 공간’이 넓어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외교가 안팎에서는 북한의 소위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지만 무력 도발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임 교수의 분석이 주목받는 이유다. 임 교수는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발 단추를 누를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 사태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미국의 심기만 건드릴 수 있는 상황이란 지적이다. 임 교수는 “설사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다 하더라도 이전처럼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북한은 압박 효과를 통해 미국의 양보를 얻으려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먹힐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북한이 ‘레드라인’(도발 금지선)으로 평가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설사 시험 발사할지라도 즉각적인 미국의 대응과 반응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ICBM과 SLBM은 미국이 생각하는 레드라인이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크다”면서도 “그러나 이란과 미국의 갈등 정도와 기간이 북한이 ICBM을 쏘더라도 실질적 효과를 거두느냐에 영향을 끼치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일련의 상황에서 북한이 건군절(2월 8일), 김정일 생일(2월 16일)인 광명성절, 김일성 생일(4월 15일)인 태양절 등에 열병식을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무력 과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북제재 효과 올 초부터 가시화...김정은, 경제개발 실패 자인” 한편 임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북제재 무용론’에 대해서는 “북한이 아프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라며 북한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기치로 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것은 제재 효과의 방증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북한에 치명적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조항들은 작년 말까지 유예기간을 줬기 때문에 그 효과는 올해 초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이전부터 중첩돼 왔던 대북제재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대북제재 2397호를 언급했다. 이 제재는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단, 유엔 안보리는 제재를 채택하면서 조건을 달았다. 24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그 기간 안에 ‘임무’를 완료하라고 한 것이다. 자국 내 북한 노동자 수 파악 및 송환 절차 완료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북한 노동자 송환 유예기간은 지난해 12월 22일 만료됐다. 임 교수의 지적대로 대북제재의 ‘성과’는 올해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임 교수는 아울러 “대북제재는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게 아니라 아프게 만들어서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데 제재 국면에서 이를 성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내각이 경제타워 역할을 못했다고 지적한 부분은 반대로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 전략의 실패를 거의 자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文정부, 인내의 시간 필요...금강산관광 재개가 北 비핵화 가능성 높인다는 보장 없어” 임 교수는 이 밖에 문재인 정부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특히 북미 간 ‘중재자·촉진자’의 역할에 조급해하지 말고 ‘인내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 교수는 “장기나 바둑을 둘 때 상대방이 가만히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때로는 상대가 먼저 움직여 줘야 공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 간 ‘주도적 공간’ 확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북한의 긍정적 호응을 촉구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협력 사안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추진 여건 마련 △비무장지대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현실적 방안 모색 △남북 접경지역 협력 △도쿄올림픽 단일팀 협의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호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뒤떨어지는 ‘희망고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 교수는 “북미 간 대치 상황에서 둘 다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최근 한반도 정세를 보면 급속하게 남북 관계가 변화되기는 쉽지 않다. 너무 조급해하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강산관광·개성공단을 재개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임 교수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가 곧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남북 간 교류협력만 높아진다고 해서 그것이 비핵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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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호

靑 참모 출신, 떼어놓은 당상?

청와대 출신 70여 명, 총선 도전장...역대 최대 규모 문재인 대통령 인기 업고 험지 영남 피해 수도권·호남 집중 | 채송무 기자 dedanhi@newspim.com 청와대 출신으로 4.15 총선에 도전하는 인사가 무려 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정부 가운데 최대 규모다. 특히 청와대 핵심 참모진인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들이 험지보다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호남권에 도전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를 떠난 인사들은 현재 지역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공직자 사퇴 시한인 1월 16일까지 주형철 경제보좌관 등 추가 출마자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석 및 비서관급 이상 사퇴만 24명에 이른다. 정치권에선 역대 최대 규모의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21대 총선에 도전하는 의미가 크다고 관측했다. 이른바 집권 후반기를 맞는 문재인 정부 핵심 참모들이 대거 입법부로 이동을 준비 중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이른바 험지라는 영남과 강원 지역에서 도전하는 이는 없다. 조국 사태로 민심이 악화된 영남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인물이 없어 전략을 짜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서도 청와대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이 유리한 길만 걸으려 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석급 6명, 비서관급 합하면 23명 출마 청와대 출신 인사 중 수석급은 6명이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서울 양천을),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 하승창 전 사회혁신수석(서울 중·성동을)이 준비 중이고, 현직인 주형철 경제보좌관은 대전 동구 출마 가능성이 높다. 비서관급 참모는 18명이다.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구로을 출마가 유력하다. 대통령의 입을 담당했던 전현직 대변인들도 모두 출마를 준비하거나 출마설이 휩싸였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도전하고, 김의겸 전 대변인은 전북 군산에서 출마한다. 고민정 대변인은 출마를 고민 중인 가운데 서울 동작을이나 경기 고양 지역 출마 가능성이 있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서울 용산, 이른바 구청장 출신 3인방인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서울 성북갑),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서울 은평을),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광주 광산을)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금옥 전 시민사회비서관(전북 전주갑),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경기 남양주을),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충남 보령·서천),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서울 강북갑),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충남 아산갑)도 표밭을 다지고 있다.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충남 서산·태안), 최재관 전 농어업비서관(경기 여주·양평),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서울 강서을),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전남 나주·화순) 등도 4.15 총선에 나설 인사다. 권향협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비례대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비서관급 이상 출마자, 호남과 수도권 집중 청와대 출신 수석 및 비서관급 이상 출마자들은 민주당 지지율이 높거나 강세를 보인 호남과 수도권에 도전하는 인사가 많다. 출마 대상자 24명 중 호남권 출마자가 5명, 수도권 출마자가 13명, 충청권 출마자가 5명이다. 민주당 불모지라고 평가받는 대구·경북, 부산·경남과 보수세가 강한 강원 쪽 출마자는 없다. 이러다 보니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출마자들은 자유한국당 내지 민주평화당 등 야당 현역 의원 지역에서 도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민주당 현역 의원과의 도전을 선택한 인사도 있다. 김영배 전 비서관이 도전하는 서울 성북갑은 같은 당 유승희 의원의 지역구이고, 김우영 전 비서관이 도전하는 서울 은평을은 역시 당적이 민주당인 강병원 의원이 수성에 나선다.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이 도전하는 경기 남양주을은 같은 당 김한정 의원이 현역이다.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서울 구로을은 18대 선거 이후부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그야말로 텃밭이다. 윤 전 실장의 고향은 부산이고, 자택은 경기도 부천에 있어 해당 지역 출마가 가능한데 유리한 구로을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맞상대는 주로 야당 현역의원 총선에 도전하는 청와대 출마자들은 누구와 맞붙게 될까. 한병도 전 수석은 익산을에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과 경쟁하고, 정태호 전 수석은 서울 관악을에서 오신환 새로운보수당 의원과, 이용선 전 수석은 서울 양천을에서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맞붙는다. 윤영찬 전 수석은 경기 성남중원에서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과, 하승창 전 수석은 서울 중·성동을에서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과, 주형철 경제보좌관은 대전 동구에서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과 결전을 벌일 전망이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김의겸 전 대변인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민형배 전 대변인은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과 빅매치를 펼친다. 김금옥 전 비서관은 전북 전주갑에서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 나소열 전 비서관은 충남 보령·서천에서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 남요원 전 비서관은 서울 강북갑에서 정양석 한국당 의원, 복기왕 전 비서관은 충남 아산갑에서 이명수 한국당 의원과 맞붙는다. 조한기 전 비서관은 성일종 한국당 의원, 최재관 전 비서관은 경기 여주·양평에서 정병국 새로운보수당 의원, 진성준 전 비서관은 서울 강서을에서 김성태 한국당 의원과 일합을 겨룬다. 신정훈 전 비서관이 맞붙는 전남 나주·화순의 손금주 의원은 과거 국민의당 소속으로 무소속을 거쳐 최근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文 지지율에 편승, 당내 견제도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들이 이처럼 많은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50%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상황이 지속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당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청와대 출신이라는 이력이 득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이력이라는 사실이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동안 지역을 관리했던 인사들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낙하산처럼 내려오는 상황에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칫 경선 없는 전략공천이 이뤄지면 당내 불만으로 인해 상처만 입을 수도 있다. 청와대 출신들이 많다 보니 당에서도 견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양정철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이미 수차례 청와대 출신 후보들이 난립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원혜영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도 “특별히 배려하거나 대우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선이 원칙”이라고 했다. 역대 최다의 청와대 인사들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역대 최다로 당선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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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호

신설 ‘공수처’, 검찰 잡는 게슈타포?

검찰개혁의 핵심 공수처법 국회 통과 판검사 등 수사·기소권 가져 ‘검찰 견제’ 검찰 “24조 2항 독소조항” 반발...논란 전망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권력 눈치 안 보는, 성역 없는 수사기관을 만들겠습니다.” -2017년 4월 대선공약집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 후보 당시 ‘권력기관 개혁’을 1순위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중 가장 앞세운 것이 ‘검찰개혁’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권을 분산시키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해 말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공수처 설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수처 설치 방안이 논의된 지 20여 년 만이다. “검찰의 비리 추궁할 수 있는 장치” 공수처는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이양해 검찰의 정치권력화를 막고 독립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이 추진돼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과의 대화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될수록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같은 게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지금 검찰의 잘못을 제대로 물을 만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데 검찰이 잘못했을 때 책임을 물을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에서 우리 검찰만큼 많은 권한을 집중력으로 가지고 있는 기관이 없고, 검찰이 무소불위 기구라고 인식이 돼 있다”며 “공수처 적용 대상이 판검사로까지 넓혀졌기 때문에 검찰의 비리를 추궁할 수 있는 장치로서 굉장히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은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대법관, 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비서실 정무직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무직공무원,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다.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되 판사·검사·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선 기소권을 갖는다. 공수처장은 추천위의 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택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공수처장 임기는 3년이다. 공수처가 검찰 등에 대한 수사·기소권을 갖게 되면서 검찰의 ‘독점 권력’에 상당 부분 견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경찰의 내부 수사에 대해선 잇따라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등 검찰 내부에서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공수처에서 검사를 수사할 수 있고 경찰에 대해선 검찰이, 검찰에 대해선 또 경찰이 수사할 수 있다”며 “완벽하진 않지만 수사기관을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삼각형 구도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슈타포 같은 괴물”...중립성 논란 계속 다만 논란이 된 부분은 공수처의 기소 판단에 대해 심의하는 ‘기소심의위원회’ 설치와 공수처 이외의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일반 국민으로 이뤄진 기소심의위원회가 공수처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기소심의위원회 설치 문제는 국회 4+1협의체의 최종안 논의 과정에서도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결국 공수처의 기소권을 견제할 장치로 거론되던 기소심의위원회를 두지 않기로 하면서 공수처의 또 다른 ‘무소불위 권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선 지난해 4월 공수처 법안 발의 당시에도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야권에선 “공수처는 북한 보위부나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 같은 괴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공수처 설치 법안 중 검찰이 ‘독소조항’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건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한 공수처법 24조 2항이다. 법무부나 청와대에도 검찰이 수사 착수를 사전에 보고하지 않는데 공수처에 사전 보고할 경우 수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단일한 반부패기구일 뿐 검찰과 경찰의 상급 기관이 아닌데 수사 내용을 사전 보고하면 과잉 수사를 하거나 뭉개기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이런 독소조항은 공수처를 수사기관이 아닌 정보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수처 설치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돼 있어 이르면 7월 공수처가 설치될 전망이다. 공수처 법안 통과 이후에도 설치까지 국회와 법무부, 검찰 간 수사 중립성을 놓고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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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호

與, 과반 안 되면 ‘협치 내각’ 카드 꺼낸다

정세균 총리, 인사청문회서 협치 내각 거론 박지원 정동영 장병완 김성식 등 후보군에 올라 DJ부터 안철수까지 두루 거친 박선숙 1순위 |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문재인 정부 후반기, 협치 내각은 실현될 수 있을까.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월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리로 임명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협치 내각을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 협치 내각이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협치 내각이 실현될 경우 지난 1998년 DJP 연합 이후 22년 만의 연정이다. 그동안 연정 혹은 협치 내각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됐지만 대통령제라는 우리나라 정치 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좀처럼 실현되지 못했다. 집권세력 힘이 셀 때는 구태여 청와대가 정치권력을 야당과 나누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정부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질 때는 야당이 오히려 연정을 거부하는 경향이 크다. 정권심판론을 통해 다음 선거에서 권력을 쟁취해야 하는 야당의 입장에서 보면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연정에 발을 담글 이유가 없다. 여야 ‘협치’ 거론하지만 현실은 반대 DJP 이후 연정 시도는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 있었다. 2005년 7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선거제도 개혁만 한다면 대연정도 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해 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당시 재보선에서 승리를 구가한 한나라당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상당해 결국 대연정 제안은 지지층의 분열만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둔 2013년 1월에도 민주당 쪽에서 경제민주화 공약 실천을 위한 대연정을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내 여야가 국정원 댓글 사건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결국 흐지부지됐다. 여야가 너나 할 것 없이 ‘협치’를 거론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우리 정치 구조 아래에서 연정은 좀처럼 실현 불가능한 카드로 여겨지고 있다. 정치권은 21대 총선 이후에도 협치 내각이 구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한다면 자유한국당은 기세를 몰아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다음 대선까지 몰고 갈 것이 분명하다. 여당이 승리하면 굳이 야당에 손을 내밀 이유를 찾기 어렵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지면 한국당이 밀어붙일 것”이라며 “장관을 하면 책임을 같이 져야 하는데 한국당 쪽에서 장관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과연 있겠나 싶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다당제 구도...연정 필수 그럼에도 일각에선 선거 이후 정치 지형의 변화에 따라 범여권의 연정이 실현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20대 국회 막판 4+1 협의체가 가동됐듯이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후반기 국정 운영을 위해 범여권 군소정당에 지원사격을 요청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홍성문 평화당 대변인은 “협치 내각의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며 “이 정부에 대한 바닥 민심이 매우 좋지 않으므로 총선 이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더라도 레임덕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홍 대변인은 “국정 혼란이 올 수 있어 협치 내각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며 “노무현 정부 때 열린 내각까지도 거론한 바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협치 내각을 강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연동형은 필연적으로 다당제를 초래한다. 민주당으로서는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협치 내각을 통해 세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협치 내각 후보로는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 장병완 의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박선숙 의원은 DJ 정부에서 요직을 거친 데다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기도 하는 등 폭넓은 정치·행정 경험을 갖고 있어 민주당 입장에선 요긴한 카드로 분류된다. 범여권 관계자는 “박선숙 의원이 협치 내각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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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남북교류 독자노선 내딛나 北 반응·이란 사태 변수

문대통령·청와대 잇따라 남북교류 확대 시사 여권 내부서도 남북경협 독자 추진 의견 나와 “남북협력 증진해야” vs “美와 협의해야” 팽팽 | 허고운 기자 heogo@newspim.com 한국 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한반도의 운명을 맡기지 않고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하지만 한국의 강한 의지에도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한미 갈등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남북 관계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며 남북 교류 확대를 시사해온 정부는 지난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 대화를 앞세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남북 협력 증진 필요성 절실해져”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동력은 이어져야 한다”면서도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철도·도로 연결, 접경지역 협력,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도 언급했다.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는 앞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기본적으로 미국과 같이 가는 데 계속 진전이 없고 국내 정치적으로 어려워지면 문 대통령이 수정할 수도 있다”며 독자노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특보는 “비핵화를 먼저 한 뒤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걸 몇 개 주면서 북한을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서도 “비핵화 협상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존 노선의 큰 틀을 유지하되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8년에는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를 견인했으나 2019년에는 북미 관계가 남북 관계를 견인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확보해 북미 대화와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겠다는 것으로서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주도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북한 문제는 제재 상황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고, 우리가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북미 대화만 쳐다볼 순 없는 상황이 됐다”며 “국민들의 지지가 있다면 금강산관광 재개부터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기존에는 북미 협상 진전을 보며 남북 관계를 가겠다는 것이라면, 이제는 북미 협상이 불확실한 국면이기 때문에 우리가 북미 협상도 지원하고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겠다는 동시적인 스탠스”라며 “완전히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해리스 “남북 협력, 한미 협의로 이뤄져야” 미국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가 발표된 날 저녁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KBS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북 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기 원하며, 이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한미의 가장 큰 목표인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전혀 없는 데 따른 불만 표출로도 읽을 수 있다. 해리스 대사는 문 대통령이 말한 남북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미국과 협의로 이뤄져야 하며, 동맹으로서 긴밀하게 함께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간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도 “필요하다면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로 일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북 정책을 놓고 100% 의견을 조율한다는 한미 정부의 원칙에 따라 본격적인 갈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남북 관계 개선 여부는 북한과 이란에 달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한국에 비난을 쏟아내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고, 이란 사태로 미국의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만약 북한이 호응한다면 금강산 개별관광을 허용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할 수 있으나, 북한은 미국과의 정면돌파전을 통해 핵보유국을 인정받고 싶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제안들에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커지면서 미국에서는 이란과 북한의 핵 연대에 대한 언급이 나올 수 있고, 결국 북한에는 강한 압박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비핵화 협상과 남북 협력이 국제 정세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서로를 형제국으로 부르는 북한과 이란은 탄도미사일 개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한 바 있으며, 북한이 이란의 핵 개발을 도울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은 ‘생존을 위해서는 이란이 갖지 못한 핵 능력이 필수’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믿음을 강화시켜 비핵화 의지를 꺾는 데 일조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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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호

서호 통일부 차관 “北 초청장만 있으면 고등학생이라도 언제든 방북 승인”

“합의 없이 금강산시설 철거 땐 남북관계 끝으로 갈 수도” “북핵 제거, 북한에 체제 안전보장 해줘야 가능” “北 ‘새로운 길’, 무력시위 아냐...협상 안 하겠다는 것” |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 허고운 기자 heogo@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고등학생, 대학생들 500여 명이 북한 측의 초청장을 받고 (금강산을) 가겠다고 하면 (정부는 당연히 승인할 것이고) 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입니다.” 2020년 새해를 앞두고 뉴스핌·월간ANDA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서호 통일부 차관은 금강산관광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개별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그건 논리싸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차관은 금강산관광이 지난 2008년 7월 이후 10년 이상 중단된 데다 최근 북한이 남측 시설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북한 초청장’만 있으면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개별관광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국면 속에서 사업자 차원의 관광만 허용되지 않을 뿐, 정부가 개별관광을 막은 적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 환영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현재 금강산관광 재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벌크캐시(Bulk Cash·대량현금)’ 이전 조항이다. 사업자 차원에서 진행되는 수익 목적의 관광은 벌크캐시가 북한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현 상황에서는 대북 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돼야 사업자 차원의 금강산관광 재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유엔 안보리는 관광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근거해 개인 또는 인도적 차원의 개별 관광은 가능하다는 논리가 나온다. 서 차관은 “금강산관광은 지난 2008년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문을 닫고 있는 상태”라며 “이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활동에 대응해) ‘벌크캐시’라는 대북 제재가 얹혀졌다”고 설명했다. 서 차관은 “관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며 “사업자가 하는 관광이 있고, 중국의 경우엔 북측으로부터 ‘관광비자’를 받아 관광을 가는데 그건 유엔 제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에 가려 할 경우, 남북은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비자가 아닌 초청장(신변안전보장각서)을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초청장만 있다면) 금강산관광이든 평양관광이든, 또는 NGO(비영리단체) 활동을 하러 가든 정부는 거기에 대해 ‘노(NO)’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대한민국 국민이 중국 여행사를 통해 금강산관광을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현재 베이징, 심양에 있는 중국관광소에서 한국 사람과 취재진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철거냐 아니냐, 양자택일의 문제로 봐선 안 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월 23일 금강산 남측 시설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함에 따라 우리 측 시설의 실제 철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전면 철거보다는 노후된 일부 시설의 재정비를 원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위해 만나자는 정부의 요청을 외면한 채 일방적 철거까지 고려하는 모양새다. 서 차관에게 금강산 남측 시설의 철거 혹은 재정비 시나리오를 묻자 “철거냐 아니냐, 두 가지가 있지만 양자택일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신중한 답이 돌아왔다. 서 차관은 “금강산관광의 역사성·상징성 모든 것을 감안할 때 북측이 합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남측 시설을 철거하면 남북관계는 거의 끝으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철거하면 민족적 감정은 상할 대로 상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 누가 가겠으며, 정부도 (관광 권고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우리 측과 대화의 문을 닫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금강산 남측 시설의 일방적 철거는 부담스러운 결정이라는 것이다. 서 차관은 “북측도 향후 남북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차관은 “장래에 (남북 간) 인접성 등을 따져볼 때 자신들의 땅이지만 함부로 철거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철거하더라도 노후화된 일부 시설을 철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서 차관은 남북 간 금강산관광 재개 협의가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 국민들이 답답할 수 있고 또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강산은 엄연히 북한 주권이 미치는 땅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을 되짚었다. 서 차관은 “(금강산 지역)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로서는 영향력이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지만 두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북한의 생각을 바꾸고 서로 협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견인해야 한다. 정부는 창의적 해법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하노이 회담서 ‘정권 교체’ 위기감 느껴” 서 차관은 인터뷰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북·미는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노 딜’ 이후 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실무협상도 결렬됐으며, 최근에는 북한의 무력시위에 이어 양국 간 험한 ‘말폭탄’이 오가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셈법 전환’과 ‘체제 안전보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 미국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도 사실상 끝이 보인다. 서 차관은 북한이 최근 대미 협상에서 강경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쫓기는 듯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관련,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차관은 “김 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를 하려는 게 아니라 ‘나를 바꾸려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을 체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는데, 약소국의 가장 큰 유혹이 비용이 적게 드는 핵을 하나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북핵을 제거하려면 (체제 보장이라는) 안전 대책을 줘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게임이 안 풀린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서 차관은 미국이 그동안 대북 협상에 있어 주장해 온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의 틀이 현실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환할 수 있는 칩은 안 주면서 북측이 비핵화할 생각이 없다고만 얘기해선 안 된다”며 “냉정하게 거기에 대한 상응 조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차관은 북한의 ‘선행 조치’인 풍계리 핵시설 폭파, 미군 유해 55구 송환 등을 언급하며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내놓고 대북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는데, 그것을 (미국이) 수용하지 않은 것,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굉장한 위협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한테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고,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직접 얘기했다”며 “거기에 대해 체제 안전보장을 해 달라는 것인데, 그것을 해주지 않으면서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자신의 자리를 내놓으라고만 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북한의 ‘새로운 길’ 무력도발 의미 아냐” 서 차관은 아울러 북한이 연말까지 비핵화 협상에 실패할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것과 관련, 무력도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서 차관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에 대해서도 북한이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북한이 새로운 길을 얘기했는데, 물론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하지만 그것은 한국과 미국 정부에 보내는 하나의 시그널”이라며 “거기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력도발을 하기에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너무 많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차 핵실험, ICBM까지 갖췄기 때문에 (미국이) 북·미 대화에 나서거나, 반대로 북한도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해 대화의 장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서로의 생각이 다를 뿐 북한이 다시 ICBM을 쏘거나 핵실험을 (끝없이) 강행할 이유는 없다”고 진단했다. 서 차관은 문재인 정부의 북·미 간 ‘중재자론’에 대해서는 “촉진도 중재도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하는 데 있어 바로 우리가 당사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현재 남북관계가 소강 국면이라 촉진과 중재는 쉽지 않다”면서 “소강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 국면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때로는) 북측에서 굉장히 언짢게 나와도 (국면) 관리를 해야 한다”며 “단속(斷續, 끊어지고 이어짐)의 남북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건 인내심”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 차관은 올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북한에서 상당히 많은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그것을 우리도 보고 있고,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도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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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호

'추다르크'가 왔다

추다르크, 검찰개혁 완수 구원등판 인사권·감찰권 통해 검찰 조직 장악 윤석열 총장과 강대강 대결 불가피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건 맞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검찰개혁)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10월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퇴임사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과제가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을 함께 이끌어 가자는 입장으로 생각됩니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습니다.” 12월 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내정자 지명 소감 5선 ‘추다르크’ 추미애, 검찰개혁 구원등판 추(秋)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가 검찰개혁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2월 5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새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한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한 지 52일 만이다. 그만큼 검찰개혁을 마무리할 적임자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추 내정자 인선 배경으로 “판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보여 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 그간 추 의원이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요구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검찰을 누가 휘어잡겠나. 추 의원처럼 까칠한 사람이 해야 한다”는 한 여당 중진 의원의 평가는 청와대와 여당이 현재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과 함께 추 내정자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추 내정자는 대구 세탁소집 딸로 태어나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4기)에 합격해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시험 33회(사법연수원 23기)인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9기수 선배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해 여성 최초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이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대표적인 강골 정치인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추다르크’로 통한다. 추다르크는 소신이 뚜렷한 여성 정치인으로 야당 의원 시절 김대중 대통령 후보 유세단장을 맡는 등 각종 선거에서 득표전 선봉에 서면서 강인한 여성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이다. “많은 저항 있겠지만...” 개혁 강드라이브 시사 추다르크의 구원등판은 ‘윤석열 검찰’과의 강대강 대결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높다. 추 내정자는 지명 소감에서 “많은 저항에 부딪히고 그 길이 매우 험난하지만, 그대로 하겠다”며 검찰개혁에 강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피력했다. 검찰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흔들리거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 내정자가 장관 취임 직후 조기 인사권, 1차 감찰권 행사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공석인 고검장 및 검사장급 간부직 6자리 인사를 지렛대 삼아 2020년 2월로 예정된 정기 인사를 1월로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주요 검찰 수사 수뇌부가 ‘물갈이’될 수 있다. 검찰청법상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논의해 결정할 수 있다. 그동안 검찰 내부 인사는 사실상 검사들로 채워진 법무부 검찰국에서 좌우하면서 검찰총장의 입김이 영향력 있게 작용돼 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정기 인사는 추 내정자가 검찰총장과 협의 없이 독단으로 단행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일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청와대 하명수사 등 의혹사건을 책임지는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에 대한 인사나 감찰을 진행할 경우 윤 총장과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법조계에선 추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검찰총장의 수사단계별 장관 보고 등 검찰이 반발했던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앞서 검찰은 법무부 개혁안을 놓고 ‘독립성 훼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내부에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검찰 장악’ 의도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윤 총장 역시 “검찰청법에 위배된다”며 범리 검토를 지시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해선 검찰총장만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검찰청법의 의의와 배치된다. 법무부가 현행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추 내정자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관련 개혁안을 밀어붙일 경우 검찰 내부의 ‘검찰 장악 의도’라는 프레임 속에서 윤 총장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추 내정자에 대해 “한번 작정하면 절대 타협하지 않는 분이다. 인사권 행사는 할 것으로 본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화해서 축하한다고 말은 했지만, 상당히 마찰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내정자 역시 지명 이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관계를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 강조하고 있다. 추 내정자는 윤 총장과의 호흡에 대해선 “그런 개인적 문제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했고, 윤 총장과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기관 간의 관계”라며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위임받은 권한을 상호 존중하고, 잘 행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총장과 호흡을 맞춰 가는 것보다 기관 대 기관으로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여론은 나쁘지 않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19년 12월 중순 CBS 의뢰로 추 의원 법무부 장관 내정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 응답이 53.0%로 반대 응답(37.7%)보다 높게 나타났다.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5.3%p다. 전임인 조 전 장관이 후보자 시절 높은 반대 여론에 부딪혔던 것을 고려하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다만 추 내정자가 강공 일변도로만 고집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조 전 장관처럼 검찰 내부의 조직적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검찰과 청와대의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대립각을 세울 경우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추 내정자가 강공으로 밀어붙이기보단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조언도 만만찮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추 내정자의 정치 행적을 비춰 보면 소신과 추진력이 강하지만 검찰개혁 과제를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성과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걸로 보인다”며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찰 문제점을 바라보고 검찰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해법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추 내정자는 큰 시험대에 들 것이다. 강온의 모습이 국민이 염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면 추 후보자는 성공하고 앞으로 미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감정적으로 대입을 해서 인사권도 휘두르고 감찰권도 조자룡 헌 칼 쓰듯 휘두르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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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호

1) 정권 심판론 vs 야당 발목론 최후의 승자는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역대 최악의 국회.” 20대 국회에 붙은 꼬리표다. 여야는 지난 한 해 현안마다 거칠게 충돌했다.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여야 대치는 다시 극한까지 치달은 상황.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여야 갈등은 이제 ‘야당발목론 vs 정권심판론’으로 귀결되는 형국이다. 20대 국회 종료가 넉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당은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후 좌파독재론을 외치며 국회 밖을 전전했다. ‘조국 국면’에선 대규모 장외집회를 주도하는가 하면, 패스트트랙 일정 강행에 반대하며 당 대표가 단식투쟁까지 단행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른바 ‘친문 3대 농단’으로 규정한 각종 의혹들을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연말까지 이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지난여름 조국 사태 당시 반짝 올랐던 지지율은 다시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국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선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한 정쟁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한국당 행보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당 쇄신과 보수대통합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한국당이 일찌감치 꺼내든 ‘심판론’은 약효를 다했다. 보수 진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정권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지난 지방선거와 4.3 보궐선거에서도 정권심판론을 내세웠지만 별반 힘을 쓰지 못했다. ‘좌파 독재’, ‘문재인 심판’을 줄기차게 외친 지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이미 빛을 다한 애드벌룬을 붙들고 4월 총선을 치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총선을 4개월 앞둔 지금 한국당이 구호를 바꾸기도 어렵다. 일각에선 한국당이 자기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묵은 색깔론과 철 지난 좌파척결론을 붙들고 맹목적인 대여 투쟁을 고집하면서 합리적 비판의 여지를 스스로 차단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마냥 야당발목론을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긴 어려운 실정이다. 조국 사태로 만만치 않은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청와대 하명수사’, ‘선거 개입’ 등 각종 의혹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문 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할 경우, 민심이 ‘무능한 집권여당’에 등 돌릴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국민들은 여야 모두에게 낙제점을 줬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지난 12월 4일 진행된 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가 의정활동을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매우 잘못했다”고 질책했다. 100점 평점 환산 시 20대 국회 평가점수는 불과 18.6점. 사실상 ‘F(Fail)’인 셈이다(보다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한 치 양보 없는 정쟁으로 민생입법 처리가 가로막힌 데 대해 여당에도 책임을 물은 것. 민주당은 막판 성과지표를 만드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야권 공세에 상당 부분 물러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의원들은 여러 차례 가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일보 후퇴하더라도 여야 합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하자”며 꽉 막힌 정국을 빠르게 돌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정애 의원은 “끝에 가선 ‘집권여당이 뭐하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고, 박병석 의원은 여당이 책임감을 갖고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려는 의지를 국민들이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단 민생법안 처리 등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임기 후반의 문 정부를 밀어줘야 한다’는 총선 동력이 부양된다”며 “야당 탓만 하다 20대 국회가 종료되면 진흙탕 싸움을 하는 투사로 비칠 뿐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 보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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