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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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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그놈 몸서리’ ‘학폭 미투’ 처벌 가능할까

세월 흐른 뒤 ‘학폭 미투’ 법적 처벌 난망 증거 불충분시 오히려 ‘사실적시 명예훼손’ 우려도 학폭 발생시 적극적인 신고 등 즉시 해결 필요 |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에 대한 ‘학교폭력(학폭) 미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학창 시절 마음에 새겨진 트라우마의 힘겨운 발현이라는 주장과 스타에 대한 상처 주기라는 반대 의견이 맞선다. ‘스타’를 향한 ‘학폭 미투’는 실제 처벌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졸업 이후 법적 해결은 ‘글쎄’ 학창 시절 당한 괴롭힘을 십수년이 흐른 뒤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성인이 돼 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처벌을 원한다면 공소시효가 발목을 잡는다. 공소시효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어떤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일반적인 공소시효는 △고의성 있는 살인 : 없음 △사형에 해당 : 2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해당 : 15년 △장기 10년 미만 징역 또는 금고 해당 : 7년 △장기 5년 미만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 : 5년 등이다. 예컨대 폭행의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소시효가 5년이다. 강요는 5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7년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고교를 졸업한 이후 증거를 충분히 갖고 있는 경우 학교폭력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면 사법기관에 공소시효 내에 고소 등을 제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형법 307조1항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규정하고 있다.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이라고 해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공공연히 알리면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만 형법 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며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사실이라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야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의 학창 시절 학교폭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폭로 내용이 얼마나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한 게시물은 정보통신망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 같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위헌 논란이 일었지만, 2016년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9명 가운데 7(합헌) 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났다. 이와 함께 헌재는 형법 307조1항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 조항에 대해 올해 2월 25일 5 대 4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어린 시절 겪은 학폭 트라우마를 세월이 지나 법률의 힘으로 풀기는커녕 자칫하면 법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발생시 즉각 해결 바람직 현행법상 학교폭력은 학생일 경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과 ‘동법 시행령’이 우선 적용된다. 물론 형법과 소년법 등도 사안에 따라 배제할 수는 없지만, 미성년자 처벌상 형법과 소년법 적용에는 한계가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학폭법은 2004년 1월 29일 공포돼 7월 30일부터 시행됐다. 2008년 전부개정을 거치는 등 최근까지 개정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행 중인 현행 학폭법은 학교폭력 심의를 기존 개별 학교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한 점이 두드러진다. 개정 학폭법에서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의 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와 시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로 이원화돼 있던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재심기구를 행정심판위원회로 일원화했다.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6월 또 일부개정 발효되는 학폭법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존하는 학교라는 특성을 일부나마 극복하는 차원에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분리시키는 조항도 마련된다. 학폭법의 특징은 공소시효가 없다는 점이다. 시일이 흐른 뒤에라도 학교폭력 피해 신고는 가능하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한 경우에도 신고는 할 수 있다. 다만 무작정 신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거가 명확해야 한다. 피해자가 증거를 확보해 보관하고 있다면 법적으로 가능하겠지만, 증거가 없다면 가해자의 행위를 증명하기 어렵다. 학폭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생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해당된다. 만14세 미만 촉법소년(범법행위를 했지만 처벌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이라 해도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실제 대구지법은 2018년 6월 중학교 때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징계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구지법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권 행사를 제한하는 기간이나 공소시효 등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상급학교로 진학했다고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중학교 때 일어난 학교폭력은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고교에 진학하면 조치가 불가능해지는 ‘법 적용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해학생이 속한 고교 교장은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폭력은 학생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해당된다. 물론 가해자도 학생 신분이어야 처벌이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만 이전 사건이라도 학교폭력으로 신고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라면 학폭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일각에서 학교폭력은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도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고등학생 때까지’만 적용될 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학교폭력을 당할 경우 부모나 교사 등에게 곧바로 알려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학생의 성품이나 주변 상황에 따라 신고를 주저하거나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용기를 내 알리는 것이 자신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해외는 어떻게 해외는 학교폭력을 어떻게 다룰까. ‘학교폭력 예방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법적 연구’(정향기, 동아대학교 대학원 국제법무학과 법학박사 학위논문, 2017년)에 따르면 미국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1960년대 후반부터 학교폭력은 물론 학생범죄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예정된 정학이나 퇴학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규칙을 위반하면 위반자의 개별적인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적극적인 처벌을 시행한다는 의미다. 다만 사소한 비행이라도 엄격하게 처벌해 비행이 더욱 악화했다는 분석도 있어 ‘무관용 정책’은 유지하되 학교폭력의 가해 정도에 따라 처벌 수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새로운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영국은 한국과 비슷하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학교폭력과 학교안전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1990년대 학교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되면서 청소년 범죄와 학교폭력 및 비행, 무단결석 등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법, 인권법, 학교 기준 및 구조법, 교육 및 감사법 등을 제정했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가 나서 경찰, 학교, 학부모 등과 연합해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특히 경찰에 많은 권한과 역할이 주어져 있다. 영국 경찰은 영국 전체 2만여 개 학교 가운데 5000여 개 학교에 전담경찰관제(1000명 이상 경찰관 담당)를 운영한다. 조건부 훈방 제도인 ‘최후경고제’ 등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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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文 대통령 취임사를 다시 읽어보니 성적표는 ‘글쎄’

| 이영섭 기자 nevermind@newspim.com 2017년 5월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기게 됐다. 문 대통령 임기 4년 동안 어떤 성과가 이뤄졌는지 많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취임사에서 밝힌 내용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되돌아봤다. 문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진 후 무난하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이게 나라냐”는 구호로 대통령에 당선된 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국민과 소통 강조했지만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이었다. 불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박근혜 정부의 폐해를 뒤로 한 채 새로운 시대의 화두는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비롯해 ‘국민과의 소통’을 유독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권위적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다”며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에서는 국민의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니 국민들의 왕래가 잦은 광화문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고 언제든 국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문 대통령의 포부는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좌초됐다. 유홍준 당시 광화문대통령시대 자문위원은 2019년 1월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무실을 현 단계에서 광화문 청사로 이전할 경우 청와대 영빈관과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의 주요 기능을 대체할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백지화를 선언했다.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외부로부터 개방적인 광화문에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서면 경호나 의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정부의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 파기선언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경호와 의전이 엄청 복잡하고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고 또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을 지냈다”며 “이제야 경호와 의전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인가”고 지적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된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이렇게 백지화됐다. 문 대통령은 이 외에도 ‘소통’과 관련된 구체적 공약을 다수 제시했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 “때로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구체적인 국민과의 소통방법이다. 4년이 지난 현재 실행 여부를 살펴보면 대부분 지켜지지 못했다. 물론 ‘광화문 대통령 시대’라는 공약이 물거품이 되면서 광화문에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겠다는 행보를 하지 못했다는 핑계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는 광화문 대통령이 아니어도 의지가 있다면 실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지적을 가장 많이 받은 대언론 기자회견 역시 합격점을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을 찾아 임종석 비서실장 임명을 직접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와 달라진 모습을 곧바로 노출하면서 기자단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는 대통령이 수시로 기자실에 들러 주요 정책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새로운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문 대통령은 1년에 한 차례 정도 신년 기자회견을 할 때를 제외하곤 춘추관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기자회견 횟수를 비교하며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 횟수가 더 많다고 주장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불통’이라는 이미지를 씌운 것치고는 더 나아진 것은 별로 없었다. 대언론 기자회견에서 과거 정부에 비해 한 가지 나아진 점은 각본 없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과거 정부에서는 기자단이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청와대에 알려졌고,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답변을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기자들 간 질문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질문지를 기자단만 공유했다고 했으나, 어떤 경로인지 모르게 기자단의 질문지는 청와대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행태는 사라졌고 기자들이 손을 들면 대통령이 지목하는 형태의 기자회견이 이뤄졌다.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습이 진일보한 것이다. 질문을 하고 싶은 기자가 많아 기자당 하나의 질문만 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대통령의 답변이 부족할 때 추가 질문을 통해 적절한 답변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한계를 지녔다. 남북 정상회담 등 성과 불구 원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으로 강조한 부분은 한반도 평화 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며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약속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을 맺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한반도 평화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한 핵문제는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마지막 외교부 장관에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모두 경험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실무협상에 중점을 두는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으로 이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폭등은 정부 아킬레스건 문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나타냈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 지역과 계층과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의 길을 모색하겠다.” 문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일자리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모색했지만, 이 또한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물론 정부로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계획했던 대로 실행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려운 여건에서 선방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정부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1만7000명 늘어난 157만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래 가장 많았다.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같은 기간 98만2000명 줄어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줄어든 취업자 98만2000명 중 서비스업이 89만8000명을 차지하며 어려운 계층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 공약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본방향이 제시됐고,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한 20여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있었지만 집값을 잡는 데 실패했다. 상징 된 ‘공정과 정의’, 이젠 약점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공정과 정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장 상징적인 단어가 됐다. 정부 출범 초기 적폐청산이라는 이름하에 과거 정부의 불공정과 부정한 행태가 많은 부분 알려지고 법적 심판이 이뤄졌다. 하지만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가 외치는 공정과 정의가 무엇인지 되묻는 사례가 많아졌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다가 등을 돌린 국민들도 있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 의혹도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흔들리게 한 특권과 반칙의 문제라는 점에서 정권의 폐부를 찌르고 있다. 정권과 권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과 법치’를 추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직에서 물러나면서 곧바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도 공정과 정의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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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치솟는 집값도 서러운데 “현금영수증 안 돼” ‘갑질’ 중개업자에 두 번 우는 서민들

며칠 새 수백~수천만원 뛰는 집값, 중개수수료도 덩달아 ‘껑충’ 전세난 가중되며 여러 팀 한꺼번에 매물 보고 가위바위보로 결정 가격 할인 빌미로 현금영수증 미발행도...신고하면 포상금 | 이정화 기자 clean@newspim.com # A(38) 씨는 최근 집을 사고팔면서 부동산(중개업소)에 1200만원이 넘는 중개수수료를 냈지만 현금영수증은 절반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 A씨는 “ ‘이것도 수수료를 깎아주는 것’이라고 하니 할 말이 없었다”며 “집을 사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며칠 새 수백, 수천만원이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한데 이런 상황을 이용해 부동산이 마치 ‘갑질’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 B(33) 씨 역시 최근 전셋집을 구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중개업자는 계약이 모두 끝난 뒤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않는 조건으로 10% 할인된 중개수수료를 제시했다. B씨는 “탈세 목적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할인된 금액으로 중개수수료를 지급했다”며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혹시 계약을 연장하거나 할 때 불리한 상황이 생길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집을 사고파는 이들이 치솟는 집값에 부동산의 ‘갑질’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개수수료 현금영수증을 절반만 끊어주거나 호가를 1주일 새 수천만원씩 올려도 급한 마음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제안을 받아들이는 매수자들이 부지기수다. 전세난까지 가중되면서 여러 팀이 함께 집을 둘러보고 가위바위보로 계약을 결정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에 따르면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민원은 2만927건에 달한다. 각종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면서 매년 4000~5000건의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는 것이다. 집값 상승에 부동산 중개수수료도 덩달아 뛰면서 중개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커지는 모양새다. 많게는 수백~수천만원을 넘나드는 중개수수료를 내는데 부동산중개업소는 그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C(45) 씨는 1년 전쯤 이사할 집을 사면서 부동산중개업소 측에 인테리어 공사로 한 달 정도의 여유기간이 필요하니 이사 날짜를 조율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C씨는 결국 이사날짜를 조율하지 못해 한 달 동안 이삿짐 보관비와 한 달 단기 거주 비용 등으로 700만원을 지출해야 했다. C씨는 “중개수수료로 큰 돈을 지불하는데 그만큼 ‘돈값’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화가 났지만 이미 중개수수료를 지불한 뒤라 별다른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D(41) 씨는 이사할 집을 찾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중개업자와 약속한 시각에 집을 보러 갔지만 세입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 D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부동산과 약속을 잡고 집을 보러 갔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을 못 본 것이 황당했다”고 말했다. D씨는 결국 집을 보지도 못한 채 다른 집을 구매했다. 세입자들도 난처한 상황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미니 청약 추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E(39) 씨도 지난 2월 전셋집을 구하면서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했다. 부동산과 약속한 집 앞으로 갔더니 이미 집을 보러 온 3팀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E씨는 집을 둘러본 뒤 곧바로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누군가가 가계약금을 걸어둔 뒤였다. E씨는 “집을 같이 본다는 게 너무 이상했는데 생각보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해서 놀랐다”며 “황당하기도 하고 전세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에 막막하다”고 했다.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에서 10만원 이상 거래했는데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주지 않거나 발급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다. 부동산중개업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이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자에게 거래대금의 20%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소비자에게는 포상금으로 한 건당 50만원 한도로 미발급액 20%가 지급된다. 한국소비자원은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관련한 피해에 대해서도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상담을 통해 한국소비자원이 사실 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합의를 권고하는 피해구제를 신청하거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할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는 분쟁 조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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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늦어도 괜찮아요” 택배기사 응원하는 윤예림 변호사

돌아오지 못한 택배기사 가족들 돕기 위해 모금활동 “택배거래구조 개선·택배비 현실화 등 이뤄져야” |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이나 쇼핑 등 외부활동이 줄어든 반면 택배 이용은 크게 늘면서 가뜩이나 열악했던 택배기사들의 노동 환경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작년 한 해에만 12명의 택배기사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과로사였다. 누군가의 자식이자 부모인 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시민들이 나섰다. 대전여고 학생 5명은 택배기사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며 응원 달력을 만들었고, 시민사회단체들은 힘을 합쳐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를 꾸려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늦어도_괜찮아 챌린지’ 참여를 독려 중이다. 택배를 많이 이용하는 윤예림(40·변호사시험 4회) 법률사무소 활 변호사도 법정 밖에서 택배기사들을 응원하는 시민 중 한 명이다. 윤 변호사는 ‘택배기사님을 응원하는 시민 모임(택시모)’에 참여하고 있다. 윤 변호사를 포함해 참여연대나 민생경제연구소의 시민활동가 등 10여 명이 참여 중인 택시모는 돌아오지 못한 택배기사들의 가족들을 돕기 위해 한 포털사이트에서 최근 펀딩을 열었다. 윤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택배기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라며 “ ‘늦어도 괜찮다’, ‘감사하다’ 말 한마디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택배기사들과 지난해 과로사로 숨진 택배기사들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모임에서 펀딩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펀딩에 참여하면 ‘늦어도 괜찮아요’, ‘택배기사님 감사합니다’, ‘택배기사님의 건강과 안전을 기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나 종이테이프를 준다. 기본 5000원부터 참여할 수 있다. 윤 변호사는 펀딩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일로 한 김치 판매회사의 참여를 꼽았다. “김치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15만원을 펀딩해 주셨어요. 기본 리워드로 제공되는 스티커 세트 30개 상당이에요. 김치는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이라 무엇보다 신속한 배달이 중요하잖아요. 스티커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도 택배기사님들의 안전을 걱정해서 이렇게 펀딩에 크게 참여해 주신 걸 보고 ‘어떤 입장에 있어도 다들 택배기사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50만원을 목표로 시작한 이 펀딩은 총 891만2000원이 모금됐다. 달성률 1782%다. 펀딩을 열어 준 포털사이트 측에서도 눈에 띄게 큰 모금액에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윤 변호사는 이 같은 초과달성률에도 모금액 규모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윤 변호사는 “펀딩에는 50만원을 목표로 하긴 했지만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1000만원 정도는 돼야 좀 더 많은 분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이 같은 펀딩이 일시적으로나마 아픔을 겪은 택배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순 있지만 잇따른 과로사 등을 막기 위해서는 택배노동환경 개선이라는 궁극적 문제 해결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분류작업 참여 등 과도한 업무이지만 결국은 그동안 계속 문제가 제기됐던 택배거래구조 개선과 택배비 현실화 등을 통한 궁극적 문제 해결 방안이 진지하게 논의돼야 합니다. 특히 포장비 등 명목으로 개당 몇백원을 화주(貨主)가 가져가는 이른바 ‘백마진’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윤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택배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응원을 호소했다. 그는 “최근 택배기사들과 택배회사, 화주, 대리점연합회 등 여러 집단과 정치권 등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편리한 택배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단기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겠지만 서로 이해하고 응원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로서 업무도 많고 힘든데 이런 활동은 금전적 이득도 되지 않겠다’는 기자의 말에 “늘 택배를 이용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이런 모임이 있고 펀딩을 기획해 가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윤 변호사는 변호사가 되기 전 정치·금융·마케팅 분야 리서치 회사에서 일한 바 있고 대학원 시절 이주노동자 관련 봉사활동을 하며 사회적 관심을 가진 데 이어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서울시 공익변호사단, 서울시-서울지방변호사회 공동 주관 철거현장 인권지킴이단, 대한변호사협회 장애인법률지원변호사단 등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공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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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인니 공동개발 무산돼도 KF - X 문제없어” 한국의 자신감 원천은

정부 “KF - X 4월 중 시제기 나와...” “절차에 따라 사업 진행할 것” | 하수영 기자 suyoung0710@newspim.com 대한민국 자체 전투기 개발 및 노후 전투기 대체 사업의 결과물인 한국형전투기(KF-X) 1호 시제기가 4월 출고된다. 20년을 묵혀온 숙원사업이 곧 빛을 보는 것이다. 그런데 KF-X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현 시점 분담금 6044억원을 미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KF-X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을 맺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공동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인니, 2019년 1월 이후 분담금 미지급 보라매 사업으로도 불리는 KF-X 사업은 대한민국의 자체 전투기 개발능력 확보 및 노후 전투기 대체를 위해 2015년부터 8조8300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공군의 4.5세대 미디엄급 전투기 개발 사업이다. 약 120대를 양산할 예정으로 양산 비용까지 합하면 총 18조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개발비용 약 8조원은 우리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도네시아가 공동으로 분담한다. 인도네시아는 총 개발비 중 20%에 해당하는 1조7300억원을 분담하기로 돼 있다. 현재까지 2272억원만 납부한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1월 이후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그 이유가 ‘경제난’ 혹은 ‘코로나19’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도네시아가 미국의 F-15EX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구매 계획을 밝혔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어 ‘인도네시아가 KF-X 사업에서 발을 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인도네시아와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정부 관계자는 “KF-X는 생산 단계라 전력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인도네시아는 전투기 교체 주기에 따라 당장 필요한 전투기를 구매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발이 아니더라도 사업 추진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언론 보도와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정광선 방위사업청 KF-X사업단장은 지난 2월 24일 경남 사천 KAI 공장에서 열린 KF-X 시제 1호기 언론공개 행사에서 “인도네시아가 코로나19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양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발이 무산되면 KF-X 사업이 끝까지 못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공동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공동개발 무산돼도 시제기 생산량에 영향 無” 자신감의 원천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시제기 출고가 임박하는 등 개발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 또 하나는 공동개발을 통해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만들어 주는 시제기 수가 극소량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일부 시제기 부속품 생산도 담당한다. 그래서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에서 빠지면 시제기 부속품 생산에도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런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꾸린 것도 없다”면서도 “만일 그런 일이 생겨도 부속품은 국내에서 생산하면 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 내에서도 “곧 시제기가 나오는 만큼 (인도네시아 공동개발이 무산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해졌다. 또 인도네시아는 공동개발을 통해 KF-X 40여 대를 생산하는데 이 중 한국이 생산해 주는 시제기는 극소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인도네시아가 한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자체 생산하기로 돼 있어 공동개발 무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시제기 생산량 목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사업에서 빠질 경우 생산단가가 높아지지 않겠냐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그렇다 해도 단가에 별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동개발이 무산될 경우 인도네시아가 이미 납부한 2272억원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이미 납부한 돈이 있으니 공동개발에서 발을 빼진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공동개발에서 빠지기 위해 이미 납부한 돈을 돌려받으려 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방사청 KF-X사업단은 “양국 간의 비용분담계약에 따라 인도네시아 측이 지불의무 연속 2회 미이행 시 인도네시아 측이 이미 납부한 금액은 환불되지 않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인도네시아가 이제 와서 공동개발에서 발을 뺀다고 해도 이미 납부한 2272억원에 대해선 한국이 돌려줄 의무가 원칙적으로는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KAI와 인도네시아 국방부 간 모든 형태의 효과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 “그래도 인니와”...‘국익’ 때문 우리 정부가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발 무산 가능성과 그로 인한 KF-X 사업 지연 혹은 무산 우려에 대해 “그렇다 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해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을 통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게 최선의 방향”이라며 협상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광선 KF-X사업단장은 KF-X 언론공개 행사에서 “양국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국익이다. 우선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의 최대 무기수출국이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14~2018년 한국이 수출한 무기의 17%를 구매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는 KF-X 외에도 다수의 무기를 구매했고 앞으로도 구매할 예정인 전략적인 관계의 국가이기 때문에 ‘공동개발 무산’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로 상황을 끌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KF-X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서도 공동개발국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이익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아무도 공동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하면 나중에 KF-X를 해외에 수출할 때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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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태풍의 눈’ 윤석열 “보선 후 야권 재편 한 축으로 대선 준비”

尹, 사직의 변에 “자유민주주의 지킬 것”...野 “별의 순간을 잡았다” “잠시 쿨타임 가지며 중수청·보선 결과 지켜볼 것” “대선 전 범야권 재편시 제3지대서 지지층 결집”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검찰 개혁’을 두고 청와대 및 법무부와 갈등을 빚어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즉각 받아들임에 따라 윤 전 총장은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갔지만, 여의도 정가에서는 그가 단순히 자연인으로 남을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물러나자 보수야권에서는 그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제3지대 야권 재편의 한 축으로 차기 대선의 꿈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野 “별의 순간을 잡았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밝힌 사직 입장문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면서도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정계 입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게 정가와 법조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월 8일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별의 순간’에 대해 정가에서는 정계 입문, 대선 출마 등 중요한 정치적 행위를 결정할 타이밍으로 해석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 사의 표명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조금 시간을 갖고 윤 전 총장의 뜻도 확인해 보고 어떤 식으로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할지 보겠다”며 “아마 만나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윤 전 총장과는 헌정질서와 법치주의 수호를 위한 노력이나 방향성이 같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같은 방향으로 노력할 수 있다”면서도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본인의 뜻과 상황에 달린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윤 전 총장과 저는) 전체 범야권”이라며 “굉장히 강고한 정부 여당 부패세력, 반민주세력에 대항해 국가를 살리는 데 마음을 합쳐야 할 때”라며 우호적 메시지를 전했다. 여권도 윤 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은 높게 봤다. 다만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나갔기 때문에 그의 행보가 여권은 아닐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정치 참여에 부정적인 뉘앙스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 총장이 정치인 같다”고 말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윤 총장의 최근 언행은 대단히 부적절한 정치 행위이고 퇴임 후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수순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한 4선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윤 총장의 태도를 ‘정치문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언론에 인터뷰하고 대구에 가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대구시장을 만나는 등 공개행보를 보면 이건 완전히 정치문법”이라며 “(그가)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선 전 제3지대서 지지층 결집” 야권의 러브콜은 이어지지만, 윤 전 총장이 곧바로 정치권에 몸을 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쿨타임’(다시 무엇을 하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갖고 정부·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과 4.7 서울·부산 보궐선거 결과 등을 지켜볼 것이라는 의미다. 중수청 이슈에서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명분을 얻으며 한쪽에 물러나 보궐선거 결과에 따른 정계개편 움직임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을 관철시키기 위해선 결국 정치에 참여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궁극적으로 차기 대선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이미 호랑이 등에 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만약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게 되면 국민의힘이 중심이 될 수도 있지만, 질 경우 소멸 국면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정계개편은 상수”라며 “어떤 방식이든 야권이 재편될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그 플랫폼에 윤 총장이 합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의 한 인사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당분간 쉬면서 정치 참여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에 곧바로 입당하기보다는 제3지대 형성 가능성을 지켜볼 것 같다. 금태섭 전 의원이 이미 그런 스탠스에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미 사퇴를 통해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톡톡히 누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다소 주춤하던 차기 대선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1위로 수직상승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TBS 의뢰로 윤 전 총장의 사표 제출 하루 뒤인 지난 3월 5일 하루 동안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전 검찰총장이 32.4%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22일 실시된 KSOI의 같은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4.6%에서 32.4%로 수직 상승했다. 1위를 고수하던 이 지사는 24.1%로 2위로 밀렸다.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메시지도 이미 시작됐다. 그는 퇴임 후 3월 6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LH 사건’에 대해 강한 어조로 “공적(公的)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 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며 “보라. 이런 말도 안 되는 불공정과 부정부패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본인의 ‘정치 행보’와 관련한 질문들에 대해선 웃으며 답을 피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을 필두로 ‘원톱’ 대선 후보가 없던 야권에 단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야권 주자들은 대부분 5% 안팎의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은 단숨에 ‘1강 5중’(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구도를 형성하며 내년 대선판을 흔들 여의도의 ‘메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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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동묘와 관우 그리고 제사

서울 도심에 우뚝 선 삼국지 관우 기리는 사당 임진왜란 후 국가 제사 받은 관운장 코로나 시대 제사의 의미 |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서울지하철 1호선과 6호선이 맞물리는 동묘앞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만물상이 펼쳐진다. ‘동묘 풍물시장’이다.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풍물시장에는 골동품부터 ‘이런 것도 사용이 가능할까’라는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온갖 물건들의 집합소를 돌다 보면 긴 담장 속으로 기와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 범상치 않은 풍채를 뽐내는 한옥 건물. 보물 제142호 ‘동묘’다. 삼국지 관우 기리는 도심 속 사당 동묘의 정식 이름은 동관왕묘(東關王廟)다. 관왕, 즉 관우를 모신 동쪽 사당이라는 뜻이다. 관우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 장비의 의형제다. 호는 운장인데, 흔히 관운장(關雲長)이라고도 부른다. 관우는 삼국지에서 적토마를 타고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촉나라 장수로 활약한다. 진수가 지은 정사 삼국지를 소설화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통해 관우는 무(武)와 충(忠), 의리(義理), 재물(財物)의 화신(化神)으로 각인됐다. 삼국지연의에서 관우가 조조에게 몸을 맡길 때다. 조조가 관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포에게서 뺏은 적토마를 선물하자 기뻐한다. “형님(유비)이 있는 곳을 알게 되면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관우는 중국인들에게는 지금까지도 ‘사람으로 태어나 신(神)이 된 남자’로 칭송받는다. 그런데 중국의 현신(顯神)으로 추앙받는 관우의 사당이 조선의 수도 한양에 번듯하게 자리 잡은 까닭은 무얼까. 다름 아닌 임진왜란 때문이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긍익이 저술한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은 세간에 떠도는 야사(野史) 총서다. 연려실기술 별집에는 여러 사당과 전국의 명산, 서원, 기이한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연려실기술 별집 제4권 사전전고(祀典典故) 제사(諸祠·여러 사당)편이다. 동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일찍이 임진년과 정유년의 왜란 때에 관우의 신령이 여러 번 나타나 신병(神兵)으로서 싸움을 도와주어 명나라 장수와 군사들이 모두 말하기를, “평양의 싸움에서 이긴 것과 도산에서의 싸움, 삼도(三道)에서 왜병을 구축할 때 관우의 신령이 늘 나타나 음조(陰助)하였다”고 했다. 행주(幸州) 싸움에서 이길 때에도 신병이 나타났다 한다. 정유년 겨울에 명나라 장수가 울산의 적진을 공격하다 불리하게 되니 무술년 1월에 퇴병하였는데, 명나라 장수 유격과 진인이 힘써 싸우다가 적의 탄환에 맞아 쓰러진 것을 싣고 서울로 돌아와 치료하면서 숭례문 밖에 있는 산기슭에다 사당 한 채를 창건하고 그 가운데 신상(神像)을 설치하여 관공(關公·관우)을 모셨더니 장수 양호를 비롯하여 모든 장수가 은(銀)을 내어 그 비용을 도왔다. 우리나라(조선)에서도 또한 은으로 도왔다. 사당이 낙성되자 선조(宣祖)께서도 가서 보았는데, 비변사의 모든 관료가 임금의 행차를 따라 사당 앞뜰에 나아가서 재배하였다. 신상은 흙으로 만든 것으로 낯은 진한 대추와 같이 붉고, 봉(鳳·봉황)의 눈이며, 수염은 배까지 드리웠다. 좌우에 소상 둘이 큰 칼을 가지고 모시고 서 있는데 관평(關平·관우의 양아들)과 주창(周倉·관우의 부하 장수)이라고 이르며, 의젓하여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이로부터 모든 장수가 출입할 때마다 참배하였으며, 모두 동국(조선)을 위하여 신령의 도움으로 적을 물리치기를 빌었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대가 왜군에 고전을 면치 못한 싸움이 평양성과 울산 전투다. 패배 직전까지 몰린 명나라 군사 앞에 관우의 신령이 신의 군대를 몰고 나타나 왜군을 해치웠다는 이야기다. 당시 조선 파병 장수였던 유격과 진인이 울산 전투 이후 한양에서 치료를 받을 당시 남대문 밖 산기슭, 서울 남산 근처에 관우 사당을 지었다. 관우의 상은 명나라 장수와 조선 국왕 선조가 은을 십시일반 내어 비용을 댔다. 그런데 한술 더 떠 명나라 황제인 만력제(신종)가 관우의 정식 사당을 세우라고 조선 국왕에게 명령한다. ‘만력 30년에 명나라 신종황제(神宗皇帝)가 4천 금(金)을 무신(撫臣·사신) 만세덕(萬世德)에게 부쳐 조선 서울에 관왕묘를 세우도록 하였다. 조서에 이르기를, “관공의 신령이 본래 중국에서 나타났었는데 왜란을 평정하는 역사에도 뚜렷한 도움을 받았다 하니, 조선에서도 당연히 신주를 모셔야 한다”고 했다. 이에 동대문 밖에 땅을 택하여 대신에게 명하여 감독하게 하였는데, 경자년부터 역사(役事)를 시작하여 3년 만인 봄에 준공하였다. 그 소상(塑像·신상)은 그림의 모양에 의한 것이며 전각·행랑·문간·쇠종과 북을 설치하여 놓은 것이 무릇 백여 칸이나 되는데, 모두 중국의 제도에 의한 것이다. 편액에 쓸 것을 명나라 조정에 청하여 명나라 임금의 뜻을 받아 ‘현령소덕왕관공의묘(顯靈昭德王關公之廟)’라고 세웠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6년 발간한 ‘동묘의 건축’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고대로부터 공자의 문묘(文廟)처럼 무묘(武廟)를 세워 관우를 숭배해 왔다. 동묘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 명의 사신 만세덕이 명황제 신종의 요청을 전해와 1601년(선조 34년)에 건립됐다. 명나라 장수들이 세운 남대문 밖의 남묘에 조선이 설립한 동묘까지 관운장 사당만 선조대에 2개나 설립된다. 이후 조선왕조 말기 구한말에는 관우 숭상 신앙이 고조되면서 한양 서쪽과 북쪽에도 관왕묘가 설립돼 한양 동서남북에 관우 사당이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동묘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가에서 관우를 숭상하게 되면서 민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관우에 대한 신비감은 무속신앙과 결부돼 서민들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었다. 무속화 등에 관우가 등장하고 국가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관우 사당이 자리를 잡는다. 서울 중구 청계천변에 위치한 성제묘(聖帝廟)가 대표적이다. 내부에는 턱수염을 쓰다듬는 붉은 낯빛의 관우가 뽀얀 얼굴의 부인과 나란히 앉아 있는 무속화가 걸려 있다. 선조를 비롯해 숙종과 영조 등 조선 임금들은 동묘에서 제사(祭祀)를 지냈다. 정묘호란 이후 망한 명나라를 기리는 서인의 사대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관운장 사당은 전국으로 확산한다. 전라도 강진과 남원, 경북 안동과 성주 등지에 관왕묘가 잇따라 설립돼 해마다 음력 5월 13일(관우의 생일)이면 성대하게 제사를 지냈다. ‘숙종 37년(1711년)에 명을 내려 여러 도에 있는 관왕묘의 제사를 선무사의 예에 따라 경칩과 상강에 향과 축문을 내려보내 본도에서 제사를 행하도록 하였다.’(연려실기술) 관우를 위한 제사, 조선의 제사 조선은 관우에 대한 제사를 엄숙하게 실시했다. 관우에 대한 제사는 사실상 조선이 패망에 접어든 순종 때 폐지됐다. 순종은 1908년 7월 23일 ‘국력이 쇠진하고 나라를 제대로 꾸려나갈 수 없는 형편이 된 마당에 때마다 사당에 제사를 올린다는 것은 너무도 벅찬 일이다’라는 이유를 들어 전국 모든 관제묘에 대한 제사가 한 번에 폐지된다. 조선왕조가 공식적으로 문을 닫은 때는 1910년 8월 29일(경술국치)이다. 망국 불과 2년 전에 관우에 대한 제사를 금지한 것은 순종의 뜻도 뜻이지만 아무래도 일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도 추정할 수 있다. 그만큼 제사는 조선이라는 나라와 민중들에게 중요했다. 조선왕조는 이념 기반이 유교다. 현세의 고통을 선하게 잘 참으면 다음 생에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고려의 불교철학에 비해 유교는 현실철학이다. 현실세계에서 신분질서를 유지하면서 국가의 안정까지 이어져야 한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내세를 믿는 것보다 현실에서 눈에 보이는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부모, 상전, 임금 등 지배세력까지 충성을 다하는 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라고 반복한다. 제사는 아무나 지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조선은 크게 양인과 천민으로 계급이 나눠졌다. 양인에는 양반과 상민이 포함된다. 양인만 제사를 모실 수 있다. 천민은 제사에서 ‘열외’였다. 제사도 신분에 따라 철저히 나뉜다. 경국대전 예전(禮典) 봉사(奉祀) 대수(代數)편에는 제사를 지낼 수 있는 대상을 법적으로 명문화했다. 문무관 6품 이상은 위로 3대까지, 7품 이하는 2대, 서민은 부모만 제사를 모실 수 있었다(文武官六品以上祭三代, 七品以下祭二代, 庶人則只祭考妣). 요즘으로 치면 행정고시 통과한 5급 공무원 정도가 돼야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 제사를 모실 수 있었다. 벼슬이 없는 서민은 부모 제사로 만족해야 했다. 양반 입장에서는 승진을 해야 조상과 이웃에 체면이 서는 일이기도 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하급관리나 서민들이 제사라는 의식에 사로 잡히지 않고 하던 일에 몰두하라는 의미로도 들린다. 조선시대의 가계승계법제(정긍식, 서울대학교 법학 제51권 제2호, 2010년 6월)에 따르면 조선시대 제사는 첫째아들인 장자만 제사를 이어간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16세기 중엽까지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제사는 여러 자녀가 돌아가면서 봉행하는 제자녀윤회봉사(諸子女輪回奉祀)가 조선전기까지 관행이었다. 대상은 친조부모뿐 아니라 외조부모까지 제사를 지냈다. 제사의 원칙은 상속에 있다. 조선초기에는 남녀균분상속이 관행이었다.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으면 혜택에 따른 의무인 제사도 같이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들이 없는 경우 양자를 들이지 않고 딸과 그 자식이 제사를 드리는 외손봉사도 성행했다. 자녀가 없으면 친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길러 제사를 부탁(수양·시양봉사)하기도 했다. 남편이 사망한 뒤에 처가 남편과 조상 제사를 드리는 총부법(冢婦法)도 존재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통치 이데올로기인 유교의 주자학에 대한 해석 변화와 삶의 방식이 바뀜에 따라 제사의 본질도 달라진다. 제사에 대한 규정이 집권당에 따라 형식에 치우치면서 엄격해졌다. 결혼 후 남자가 처가에 거주하는 전통이 조선 명종대를 지나면서 서서히 사라지고 부계혈통주의가 강화되면서 친손과 외손의 구별을 따지는 등 사회가 변화한다. 제사 승계에서 딸과 외손이 배제되고, 딸들은 상속에서 차별을 받았다. 여기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친 후 붕괴된 향촌사회 질서를 가문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된다. 신분제 붕괴가 가속화되면서 양반층도 급속하게 늘었다. 조선초 1%에 불과했던 양반층은 조선후기 70%에 육박하면서 뒤늦게 양반에 편입된 계층은 ‘예전에 같이 놀던 계급’과 차별화를 위해 제사에 집착하게 된다. @img4 코로나19와 제사 추석에 이어 설까지 코로나19의 위세가 꺾이지 않는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과 해를 넘겨 맞는 설 모두 전염병이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상황에서 맞는다. 설을 앞둔 1월 21일 옛 조선시대 사대부라면 머리를 풀고 도끼를 입에 물 경천동지할 소식이 들려왔다. 조선 성리학의 ‘높은 산’인 퇴계 이황 선생의 450주기 제사가 온라인을 통한 화상중계로 진행됐다. 경북 안동시 퇴계 종택 추월한수정(秋月寒水亭)에서 열린 제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퇴계의 신주와 제사상을 마련해 두고 제사 참여자들은 화상 플랫폼 줌(zoom)을 통해 각자의 집에서 실시간 중계되는 온라인 제사에 참여했다. 예전에는 퇴계 제사가 열리면 문중뿐 아니라 다른 문중과 유림, 학자 등 수백 명이 모여 앞마당을 가득 메우곤 했다.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측은 “평소 퇴계 선생께서 강조한 말씀에 따라 진행했다”고 밝혔다. 퇴계 선생이 강조한 ‘의어금이불원어고(宜於今而不遠於古)’다. 무슨 일이든 현실에 맞게 하되 옛것에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는 뜻이다. 제사와 차례는 조상을 기리고 마음을 다하는 큰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봉사(제사 지내는 일) 때문에 가족간 마음이 틀어지면 명절의 의미는 퇴색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5인 이상 가족모임도 금지됐다. 제사를 위해 고향집을 찾았다 행여나 주위에서 경찰에 신고라도 하면 제사 대신 정초부터 과태료 잔치를 벌일 판이다. 현대에 들어 제사의 번거로움은 상당 부분 퇴색됐다. 제사의 본질은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제사와 차례에 집중하든, 여러 이유로 예전처럼 활기차게 명절을 맞기 힘들지 몰라도 제사의 본질만 잊지 않으면 된다. 유교에서 제사의 본질은 성(誠)이다. 정성을 들이는 마음만 가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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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안철수 “野, 서울시장 선거 지면 대선도 희망 없어”

“5년 동안 서울시장에 전념”...野, 3월 최종 후보 단일화 가닥 부동산 대란 해결 방법은...“74만호 주택 공급·민관합동 재개발 추진” | 김태훈 기자 taehun02@newspim.com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키로 마음을 굳혔다. 대선주자로 꼽히던 안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하향지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한다면 다음 대선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야권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180석에 가까운 ‘공룡 여당’ 후보들을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선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안 대표는 제3지대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년간 대권출마 없다...범야권 단일화 중요” 안 대표는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가진 뉴스핌·월간 ANDA와 단독 인터뷰에서 “제 목표는 대선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전망이 너무 불확실했기 때문에 대선 밑그림이 보이지 않았다”며 “누군가는 이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만일 이번 보궐선거에 당선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5년 동안은 대권 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선을 접었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제 역할을 서울 시민들에게 혁신적인 시정을 보여드려 ‘야권이 책임을 맡으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라는 것을 체감하게 만드는 것으로 규정했다”며 “대선후보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서울을 5년 동안 많이 바꾸는 것이 제가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개최다. 마지막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 대응이다.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가장 분노한 순간이었다. 국가지도자가 국민들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광경은 처음 봤다”고 역설했다. 대권주자였던 안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그러나 절대 방심할 수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정을 이끄는 동안 민주당 조직이 서울 곳곳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야권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1야당(국민의힘)은 모르는 것 같다”며 “야권이 다투며 단일후보를 만들면 100%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2월 5일 서울시장 본경선에 진출한 최종 후보 4인을 발표했다. 주인공은 나경원·조은희·오세훈·오신환 후보다. 제3지대에서는 안 대표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은 서로 당은 다르지만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3월 4일, 제3지대에서도 단일후보를 선출해 3월 17~18일 서울시장 후보 등록 전까지 최종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다. 다만 안 대표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하기 전 실무협의를 통해 만들어야 할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 우리가 왜 단일화를 해야 하는지 목적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둘째, 단일화의 방법이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100% 시민 여론조사 경선도 아직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며 “셋째로, 당선된 후 정책 방향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양쪽 지지자들이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정책을 한다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장 선거, 핵심 키워드는 부동산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핵심 키워드는 부동산 문제다. 전월세 대란 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을 어떻게 막아내고 서울 시민들의 마음을 얻느냐가 핵심 포인트다. 안 대표는 서울에 5년 동안 74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기업과 민간기업을 적절히 활용해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서울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두 가지”라며 “코로나19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죽고 사는 문제, 부동산 정책과 민생경제를 포함한 먹고사는 문제다.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 1년 동안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모든 부동산 정책을 공공기관 위주로 하면서 민간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막은 점을 꼽았다. 안 대표는 “공공임대주택, 공공재개발을 내세워 이익을 전부 환수했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나설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그러나 실제로 서울시 전체 주택 중 공공주택은 겨우 8%에 불과하다. 10%도 안 되는 공공주택을 통해 전체를 바꾸려고 하니까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년 동안 정비구역을 해제하며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 전 시장이 도시재생만 밀어붙였다. 환경미화만으로 재생되는 동네가 있는 반면, 노후주택의 경우에는 재개발과 재건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 대표는 종로구 사직2구역을 예로 들며 “지붕이 무너지고 폐가가 즐비한, 도저히 서울 도심이라고는 볼 수 없는 곳이었다”며 “당초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박 전 시장이 무리하게 도시재생사업을 밀어붙였다. 대법원조차 재개발을 요구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는데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사직2구역 주민들은 불편함을 넘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부동산 정책 이전에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서울시장이 당장 할 수 있는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고 주거지역 종상향을 추진할 생각이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20만호, 종상향으로 10만호가량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 전체 입지를 하나하나 분석한 결과 5년 동안 74만6000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80㎡ 정도에서 몇 채가 나올지를 기준으로 전체 평균을 잡아 계산했다”며 “물론 청년임대주택 등 일부는 다른 곳도 있다. 여러 가지 기준을 복합적으로 계산한 결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치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시장이 독단적으로 주택 74만6000호를 공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안 대표는 국무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살려 중앙정부를 반드시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 취임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공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은 당이 달라도 서울시장이 얼마든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특히 민관합동 재개발 추진에 중점을 뒀다. 그는 “민간은 민간의 일을 하고, 공공은 공공의 일을 하는 것이 맞다”며 “공공은 청년임대주택 공급 등에 집중하고, 민간은 민간이 잘할 수 있는 재건축을 맡길 생각이다. 재개발은 민관합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서울의 9년을 되돌아보는 ‘서울미래비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시장들을 보면 전임자가 해왔던 일들을 무조건 없애고 새로 시작했다.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며 “서울미래비전위원회를 만들어 서울의 지난 9년을 빠른 시간 내에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박 전 시장이 추진했던 일들도 성과가 있다면 물려받겠다. 다만 문제가 있는 것들은 바꿔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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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부산시장 출마 김영춘 "가덕신공항, 2029년 완공할 것"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가덕 신공항 건설사업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를 유치하려면 늦어도 내후년에는 신공항 첫삽을 반드시 떠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정부·부산시가 삼각편대를 이뤄 그야말로 ‘원팀’이 돼도 빠듯한 일정이다. 야당 시장으로선 절대 해낼 수 없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2월 3일 뉴스핌·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가덕 신공항을 2029년 완공하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가덕 신공항 추진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덕 신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특별법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키로 했다. 남은 과제는 가덕 신공항을 얼마나 빨리 완공할 수 있냐는 것이다. 부산시는 현재 2030년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올해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엑스포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 유치심사단이 2023년 부산을 답사한다. 부산시는 심사단이 답사하기 전 신공항 공사를 시작하는 등 1차 준비를 마친다는 목표다. 엑스포 유치 여부는 같은 해 11월 BIE 총회에서 각국 대표 투표로 결정된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에 성공할 경우 160여 개국 국내외 관람객 5050만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만 6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 후보는 “특별법이 통과된 뒤 남은 숙제는 조기 착공”이라며 “2030년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가덕 신공항이 늦어도 2029년까지 완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신공한 건설은 공사비 7조원에 달하는 대형 건설사업이다.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더라도 기본계획 수립과 각종 영향평가 등에만 기본 5~6년은 걸린다. 공사기간까지 포함하면 기존 사업속도로는 2029년까지 절대 완공할 수 없다”고 봤다. 추진 속도가 관건이란 설명이다. 김 후보는 “특히 2023년 엑스포 유치 여부가 결정된다. 부산뿐만 아니라 모스크바, 토론토까지 엑스포 유치 준비에 나섰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가덕 신공항이 빨리 준비돼야 한다”며 “심사단이 부산을 방문하기 전 가덕 신공항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빠듯한 일정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든 후보가 가덕 신공항 추진을 공약 전면에 내세웠지만, 엑스포 유치에 맞춰 신공항 사업을 마무리 지으려면 야당 후보로선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후보는 “공항 건설에 필요한 여러 사전단계를 절반 정도로 압축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88올림픽이나 2002한일월드컵,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당시 대형 국책건설사업들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사업을 벤치마킹해서 이번에도 신공항 사업에 배 이상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각종 평가·허가·설계 작업 등을 압축 진행하기 위해선 예산 확보도 긴밀히 이뤄져야 한다. 관련 예산을 앞으로도 수차례 확보해야 하는데, 이런 일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2023년 엑스포 유치 심사단이 부산을 찾기 전 첫삽을 뜨겠다는 목표다. 김 후보는 “2023년 11월 엑스포 유치 총회 직전인 10월경 착공하고 2029년 연말까지 완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신공항 완공 후 6개월가량 시범운영한 뒤 엑스포를 치르겠다는 구상”이라고 했다. 최근 야권에서 제기된 ‘한일 해저터널’ 건설사업에 대해선 “항구도시를 패싱해 쇠락시키자는 말이냐”고 직격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강드라이브를 건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힘은 한일 해저터널 공약을 들고 나왔다. 부산과 일본 규슈를 잇는 200km 물속길을 뚫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 후보는 부산이 해저터널로 인해 오히려 ‘물류 허브도시’의 위상을 잃게 될 우려가 크다고 봤다. 그는 “해저터널이 부산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따져보지도 않고 던진 공약”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 문제는 부산 입장에서 놓고 봐야 한다”며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끝에 있는 물류의 기점이자 종점이다. 남북이 통일돼 길이 열리면 유라시아 대륙 물류는 부산을 종점으로 바다로 나아가고, 해양 물류는 부산을 기점 삼아 대륙으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부산이 일본과 연결되면 루트의 종점과 기점이 바뀌지 않겠나. 일본이 물류 기점이자 종점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표적인 해저터널 사례로 ‘유로스타’가 있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오가는 총 길이 약 50km에 이르는 해저터널이다. 양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공사 당시 막대한 비용 문제를 놓고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영국이 일방적으로 공사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일 해저터널에 비유하자면, 섬나라 일본이 중도 포기한 격이다. 김 후보는 “한일 해저터널은 터널 구간만 대략 200km, 총 길이는 이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며 “1차 단선만 건설해도 100조원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복선으로 건설하면 150조원 이상 소요되지 않겠나”라고 봤다. 그는 “막대한 공사비용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해저터널 공사비의 90%를 부담하겠다고 한다. 한국은 10% 비용만 내라는 것이다. 일본이 왜 이렇게 많은 비용을 부담한다고 하겠나”라며 “결과적으로 일본에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해저터널은 섬나라 일본을 대륙국가로 만들어주는 사업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가덕 신공항 이슈를 쫓아오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다급해지다 보니 한일 해저터널 공약을 ‘1+1(신공항+해저터널)’ 끼워팔기 식으로 던졌다. 그런데 부산에 정작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지도 않았다”며 “항구도시 부산은 해저터널로 자칫 잘못하면 쇠락할 수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약은 무조건 대형 건설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 부산 시민들이 좋아할 것이란 단견의 발로”라며 “부산 시민들로선 해저터널에 찬성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부산 경제 위기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는 신랄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은 부산 경제를 몰락시킨 주범이다. 국민의힘이 25년 가까이 부산을 독점하면서 부산 기업들을 탄압하고 지역 경제를 위축시켰다. 서울과 수도권은 갈수록 비대해진 데 반해 부산을 쪼그라뜨린 장본인이 국민의힘”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그런데도 이번 선거를 내버려두면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선거가 될 게 분명했다. 그렇게 해선 부산엔 미래가 없다. 위기의 부산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나 같은 사람이 돌아와서 싸워야겠다고 여겨 부산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1년 3개월의 짧은 임기지만 해야 할 게 많다. 신공항특별법이 국회에서 처리된 후 조기착공 스케줄을 확정 짓고, 당정이 합의한 공사 일정을 임기 안에 모두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군부대 이전, 경부선 철도 재배치 사업 등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 준비해야 할 작업이 많다”며 “10년짜리 사업을 1년짜리로 압축해야 한다. 1년 임기를 10년처럼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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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화물용 엘베만 타라니” vs “보안 정책일 뿐”

헬멧 벗게 하거나 화물용 엘리베이터 타게 해 배달기사들, 갑질 명단 공개...“수치심 느낀다” 전문가 “관리업체와 입주민 인식 바뀌어야” | 김경민 기자 kmkim@newspim.com #1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아파트에선 음식 배달기사가 헬멧을 벗도록 하고 있다. 보안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배달기사 A씨는 “헬멧을 벗지 않으면 경비원이 진입을 막아 올라갈 수도 없다”며 “한여름에 헬멧을 벗고 엉망이 된 머리로 엘리베이터에 많은 사람과 함께 타고 올라가며 수치심을 느꼈다. 특히 나를 위험한 존재로 규정하는 것 같아 황당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에선 냄새가 난다며 음식 배달기사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배달기사 B씨는 “음식 냄새도 냄새지만, 입주자랑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게 싫은 것 같다”며 “우리도 일을 하는 입장인데, 화물칸을 타라고 하는 곳이 간혹 있어 기분이 좋지 않다. 이는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음식 배달기사들이 인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부 아파트와 빌딩에서 헬멧을 벗게 하거나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탑승하게 하고, 신분증 보관까지 요구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다. 이른바 ‘갑질’을 한다고 지목된 아파트와 빌딩에선 보안상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배달기사들 “인권침해 중단해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지난 1월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라이더에 대한 반인권적인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진정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갑질 아파트·빌딩 70여 곳의 명단을 공개하고 인권위에 관리 규정과 인권침해 실태, 개선안 등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비스연맹은 “음식 배달을 전업으로 하는 배달라이더가 13만명을 넘어섰고 쿠팡이츠, 배민커넥터 등의 노동 형태에 등록된 인원은 25만명에 달한다”며 “배달 노동은 코로나 시기 사람들의 언택트 생활을 보장하고 바쁜 일상을 메우고 있지만 배달라이더들은 노동권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합원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한 바에 따르면 일부 아파트와 빌딩에서는 배달라이더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출입 시 헬멧을 벗을 것을 강요하거나 심지어 패딩을 벗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왜 그래야 하냐’는 배달라이더의 질문에 ‘패딩 안에 흉기를 숨길 수도 있다’는 등의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분노하는 것은 이런 노동권, 인권의 침해가 고급아파트, 고급빌딩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배달라이더를 잠재적 범죄자로, 하찮은 노동으로 취급하는 이런 사회적 편견은 높이 솟은 아파트와 빌딩이 만들어낸 현대판 신분제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연맹은 향후 배달기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아파트·빌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제보센터도 운영할 방침이다. 또 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배달 플랫폼 회사에 대화를 제안하고 해당 아파트·빌딩에 해결 촉구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아파트·빌딩 측 “보안 정책일 뿐” 배달기사들의 인권 보장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아파트와 빌딩 관리자들은 보안 정책임을 강조하면서 인권침해 의도는 없다고 반박한다. 서비스연맹의 갑질 아파트·빌딩 명단에 오른 서울 양천구 소재 아파트 관계자는 “헬멧을 쓰면 얼굴이 안 보이는 상태이고, 헬멧이 흉기가 될 수도 있다”며 “아파트 규정은 입주민을 보호해야 되는 것이다. 보안 차원에서 로비에 헬멧을 두고 올라가게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파트 관계자는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도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며 “아파트 지침이라 헬멧을 벗으라고 안내하는데, 간혹 헬멧을 던지는 배달기사들도 있다. 솔직히 우리도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플랫폼노동포럼 위원장인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파트·빌딩 출입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업무 특성상 자신의 업무 수행 편의에 따라 규정이 생긴 것 같다”며 “아파트·빌딩 관리자가 자신보다 약자 위치에 있는 배달기사들에게 또 다른 갑질을 하고 있다고 비춰진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라이더는 입주민의 배달서비스 요구로 아파트·빌딩에 찾아가는 것”이라며 “아파트·빌딩 보안업체의 인식 변화나 입주민들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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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김여정, 강등에도 실질 2인자 “남북미 중책 여전”

통일부 “김여정, 지위와 별개로 실질적 영향력 불변” 전략연 “신설 정보기구 수장 맡을 가능성도” “여전한 2인자...美 해리스 부통령과 협상 나서야” 주장도 | 송기욱 기자 oneway@newspim.com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직위가 지난 제8차 당대회에서 강등됐음에도 그의 실질적인 위상과 역할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김 부부장은 향후 미국의 새 행정부, 우리 정부와의 대화 과정에서 여전히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김 부부장이 북한 신설 정보기구의 수장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지위 강등에도 영향력 계속 김 부부장은 1월 초 열린 제8차 당대회에서 기존의 정치국 후보위원 직위를 내려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 제1부부장에서 당 부부장으로 한 단계 강등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회에서 김 부부장의 정치국 위원 진입 가능성을 점쳤던 만큼 예상외라는 평이다. 다만 공식 직책 강등과는 별개로 김 부부장이 기존에 맡고 있던 대남 정책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김 부부장은 당대회 기간 중 본인 명의로 담화를 발표하고 남측의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특등 머저리’라며 비난을 쏟아내는 등 여전한 위상을 과시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1월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남·대미 총책 역할을 누가 대체한다는 말도 없었고 공식적으로 언급된 바도 없다”면서 “형식적인 지위와 다른 측면에서 실질적인 역할과 영향력은 지속되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여정의 직책이 정치국 후보위원이냐 아니냐는 큰 의미가 없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친여동생이고 본인의 이름으로 담화문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그의 위상은 불변인 것”라고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정상국가 체제를 꿈꾸는 김정은 시대에서 경험과 권력을 두루 갖춘 김여정은 앞으로도 대남·대미 분야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남북미 관계가 소강상태에 있지만 직접 회담 대표로 나서든 간접적으로 관여하든 본격적으로 상황 변화가 감지되면 김여정이 분명히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미국 윌슨센터 연구위원 역시 “북한에서는 간부의 공식 직책과 실제 영향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여정의 직책이 부부장으로 낮아졌음에도 개인 명의로 새해 첫 담화를 발표한 것은 여전히 다른 간부들과 달리 공식 소속과는 상관없이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정보조직 신설, 김여정에 수장” 북한이 노동당 산하에 정보기구 총괄 조직을 만들고 이를 김 부부장에게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일기 책임연구위원과 김호홍 수석연구위원은 1월 26일 ‘공개된 김정은 시대 북한의 정보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예상했다. 이들은 “북한이 정보기구를 담당할 새로운 부서를 신설한다면 이는 조직 지도부의 행정과를 과거 행정부처럼 새로운 전문부서로 확대 개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설 부서가 과거 당 행정부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면 중요성을 고려할 때 김 부부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은 김여정의 실질적인 위상에 주목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의 ‘2인자’ 간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북한의 대미 정책은 사실상 북한 내 권력구도 2인자인 김여정이 담당하고 있고 그와 걸맞은 미국에서의 대응은 부통령이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인물 간 협상이 그동안 언급됐던 톱다운과 바텀업 접근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외교정책을 대변했던 최선희 제1부부장이 강등된 것을 언급하며, 힘이 없는 북한 외무성과의 협상 대신 김 총비서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김여정을 통해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이 협상을 담당하게 될 경우 북핵 문제를 바이든 정부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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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염태영 수원시장 "특례시 명칭 걸맞은 권한 확보 총력"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수원특례시 명칭을 얻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특례를 실질적으로 갖춰 몸에 맞는 옷을 입히는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특례시에 걸맞은 권한을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최근 뉴스핌·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로 이제 첫발을 뗐을 뿐”이라며 “각 지방자치단체의 다양성에 어울리는 외피를 입히는 세부 작업이 남았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오랜 숙원이자 염 시장의 ‘1호 과제’였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민 자치권을 확대하고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에는 특례시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 통과에 따라 경기 수원·고양·용인, 경남 창원 등 4개 도시는 2022년부터 특례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염 시장은 “광역도시가 아닌 기초자치단체 신분 도시도 인구 100만명 이상이면 ‘특례’ 명칭을 갖고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사무와 권한을 가져오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히 혁신적인 내용이 개정안에 많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지방정부 형태를 주민들이 직접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민들이 시·군·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직접 선출하는 한 가지 방식만 있었다면, 앞으로는 주민투표를 통해 지자체장 선출 방식 자체를 달리할 수 있다. 지자체장 선출권을 의회에 위임할 수 있고, 전문경영인을 단체장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주민투표로써 지방정부 형태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염 시장은 “다양한 지방정부 형태가 출현할 것”이라고 했다. 경직됐던 행정체계는 유연해질 전망이다. 주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의왕, 화성, 용인 등 주변 도시와 행정경계를 조정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온 염 시장으로선 적잖이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까지 한국 행정체계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행정구역에 걸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선 같은 동네 주민들끼리 기초연금을 달리 받을 정도입니다.” 그는 “오로지 행정을 위한 행정체계 아니냐”고 꼬집었다. 염 시장은 “이제 특별행정체계를 통해 행정단위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며 “주민 중심의 행정체계로 바뀌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개정 지방자치법으로 주민중심의 자치분권 실현에 한 발짝 나아갔다는 성과는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남은 1년 동안 특례시 지위에 걸맞은 권한을 확보해야 하는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어렵사리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100만명 이상 대도시를 특례시로 인정하면서도, 어떤 특례를 부여하는지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시행령으로 구체적 특례를 확보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몫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염 시장은 “지방자치법 개정은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지방자치의 최우선 원칙인 ‘보충성 원칙’이 명문화됐을 뿐”이라며 “모든 권한의 우선권을 기초자치단체에 부여하고, 기초자치단체가 홀로 해낼 수 없는 부분만 광역시와 중앙정부가 보완한다는 대원칙이 명시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충성의 원칙이 명문화된 만큼 기초지방정부의 행정사무 등 권한을 더욱 확대하고, 지방정부가 자율성과 주체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기초자치단체가 쥐고 있는 지방정부 재원은 25% 수준에 불과하다”며 “중앙정부와 광역시가 나머지 75% 권한을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비율을 기존 8 대 2(중앙정부:기초지방정부)에서 7 대 3으로 조정해 나가고 있지만, 적어도 기초자치단체에 이 권한을 50%까지 늘려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례시 지정에 대한 광역자치단체들의 ‘재원 감소’ 우려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논리”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개정 지방자치법은 광역자치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숱한 좌초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대도시들이 인구 규모에 따라 특례시 지위를 부여받으면 기초자치단체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는 우려 탓이었다. 그러나 염 시장은 “광역자치단체들이 통솔권 축소 우려 탓에 고약한 프레임을 제기한 것”이라며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일부 작은 문제만 부각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광역자치단체들의 특례시 지정 반대가 컸던 탓에 개정 지방자치법 수정안에 ‘타 도시 재원을 축내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광역단위로 이뤄지던 행정업무가 기초자치단체로 넘어오면 기존 업무에 할당된 예산도 따라올 수밖에 없어요. 행정업무만 이양되고 예산이 안 따라가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죠.” 염 시장은 “앞으로 재원손상과 관련한 시비가 적잖이 불거질 텐데,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 할 때마다 이 조건이 발목을 잡을 것 같다”며 “이번 개정법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안에 있던 주민자치회 조항이 삭제돼 통과된 점도 아쉽다”며 “야당 반대로 주민자치회 조항을 없앴지만, 주민자치회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축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별도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보완 입법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염 시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개정안에 담긴 많은 의미를 올해 충분히 알리고, 이를 통해 각 지자체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올해 과제”라고 봤다. 또 “각 지자체가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이를 격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지자체장 신분으로선 사상 첫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선출된 염 시장의 어깨도 무겁다. 그는 자신을 ‘여의도 연못’에 흘러 들어간 ‘메기’에 비유했다. “그간 지방자치단체장이 당 지도부에 소속된 역사는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 장벽을 깬 겁니다. 여의도를 연못에 비유하자면, 저는 연못을 휘젓고 다니는 이종 물고기 메기인 셈이죠.” 그러면서 그는 “여의도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풀뿌리정치와 민생정치를 외쳐 이런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뛰고 있다. 연못 생태계도 더 건강해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염 시장은 “실제 큰 변화가 있다”며 “지자체장 신분 최고위원 당선으로 풀뿌리정치 영향력을 입증한 데 이어 여의도 정치권도 더 이상 풀뿌리정치의 흐름과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여러모로 한국 정치의 다양성을 새로 시험해 본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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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호

돌봄비상·취업난·복지사각...‘코로나 벼랑’에 몰린 사람들

거리두기 강화에 어린이집·유치원 휴원 및 원격수업 긴급돌봄·방과후과정 있지만 시설 내 감염위험 여전 역대급 취업난 장기화, 지원 축소까지 청년 ‘이중고’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사태가 해를 넘겼다. 국내에서는 3차 대유행까지 이어지며 유례없는 고통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힘겨워하고 있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이나 ‘돌봄비상’이 걸린 부모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와 노약자가 그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인구 1000만 수도 서울에서 한파보다 차가운 현실을 겪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짚어봤다. #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오전 10시, 4살 된 딸을 어린이집에 보낸다. 코로나로 인해 서울 시내 모든 어린이집이 휴원에 들어갔지만 아이들을 위한 ‘긴급돌봄’은 운영되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A씨는 코로나 시국에도 아이를 맡길 시설이 있다는 점에는 안도하고 있지만 혹시나 아이가 감염될까 걱정을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돌봄서비스로 우려했던 ‘돌봄대란’은 없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한계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무엇보다 폭발적인 확산세로 인한 아이들의 감염 위험도 높아져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긴급돌봄’ 있지만...감염위험에 ‘전전긍긍’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관내 어린이집 5380여 곳을 대상으로 휴원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12월 15일부터 모든 유치원에 대해 원격수업을 실시 중이다. 가장 중요한 돌봄기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각각 휴원 및 원격수업에 돌입했지만 돌봄서비스는 여전히 제공한다. 어린이집은 긴급돌봄이라는 형태로 기존 운영시간과 동일하게 아이들을 받고 있으며, 유치원은 방과후과정이라는 이름으로 공립과 사립(에듀케어 가입)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부 사립(종일제)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지만 아이들을 위한 돌봄서비스만큼은 중단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 관계자는 “유치원의 경우 어떤 시설보다 강력한 방역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역시 어린이집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려했던 대규모 ‘돌봄공백’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은 여전히 크다. 대대적인 방역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속 감염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을 감안해도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은 불안하다. 코로나로 인한 돌발적인 상황도 자주 목격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아이에게 가벼운 기침이나 미열이 발생해도 등원을 막고 있다. 다른 원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 경우 급작스럽게 회사를 쉬거나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구해야 해 난감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4세 유아를 둔 학부모는 “긴급돌봄으로 인해 코로나 발생 이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라면서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급하게 아이를 집에서 돌봐야 할 경우 난감할 때가 많다. 이번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불합격 기회조차 없어...지원감축에 ‘이중고’ 코로나로 인해 청년들이 느끼는 취업 한파는 상상 이상이다. 합격은커녕 불합격하더라도 면접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한탄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여러 경제지표는 청년들의 고통을 여과 없이 반영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4%에 그쳤다. 40~49세(77.4%)와 30~39세(75.5%), 50~59세(75.1%)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물론 60세 이상 고용률 44.1%보다도 낮다. 반면 청년층 실업률은 8.1%로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높다. 33만1000명이 직업을 잃었다. 가장 활발하게 일해야 할 청년들이 오히려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낮은 고용률과 가장 높은 실업률에 맞닥뜨린 게 현실이다. 더구나 이 조사는 3차 대유행 여파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5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2021년 대졸신입 채용방식’ 결과에 따르면 올해 확실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 705개사 중 38.7%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예산 및 인력 부족에도 청년들을 위한 정책에 힘을 쏟았다. 대표적인 정책인 청년수당은 2020년에만 3만2000명에게 지급됐다. 2019년 6528명 대비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청년월세에는 3만4000명(5000명 선발)이 몰렸다. 10월에는 청년인턴 400명에게 인건비(월 250만원씩 2개월)를 지원하는 ‘서울형 강소기업’ 사업을 진행하는 등 코로나로 인한 취업한파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문제는 올해다. 코로나 영향은 여전하지만 이를 해결할 추가 대안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배정한 올해 청년층 지원 예산은 4221억원. 하지만 이 가운데 취업과의 직접적 연관성보다는 주거 안정 성격이 강한 주택 관련 예산 3376억원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규모가 작다. 지난해 3만5000명을 지원한 청년수당은 올해 2만명으로 줄어든다. 관련 예산 역시 9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감소했다. 더 큰 변수는 오는 4월 7일로 예정된 보궐선거다. 청년지원정책을 누구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 해당 정책들은 동력을 잃은 상태다. 그동안 박원순표 청년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던 야권이 승리할 경우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궐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특별고용노동자 등 코로나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은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청년층과 관련된 지원 강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소외된 취약계층...맞춤형 지원 ‘절실’ 장애인과 독거어르신, 노숙인 등 취약계층은 코로나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건강 관리가 쉽지 않고 적극적인 방역을 전담할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호트 격리 등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오히려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발생하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이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외면했던 건 아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강력한 대응으로 취약계층 보호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3월 시내 3만여 노인을 대상으로 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코로나로 인한 돌봄공백 해소에 나섰고, 6~7월에는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1만2270명 전원에 대해 선제검사를 진행해 고령층 보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장애인과 함께 감염병 대응 매뉴얼 제작에 착수, 지체·청각·시각·발달·뇌병변 등 5개 장애 유형 특성에 맞춰 확산 차단을 위한 행동요령 등을 알기 쉽게 제작했다. 이 매뉴얼은 올해 1월 1일부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통해 배포 중이다. 문제는 이런 정책적 지원들이 모두 3분기를 기점으로 예산 및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3차 대유행이 11월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건 노숙인 관리다. 주거공간이 일정하지 않은 노숙인들은 다른 취약계층에 비해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관련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2월 중순 공공급식시설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노숙인 응급잠자리의 간격을 1m로 유지하는 한편 칸막이도 시범 설치하는 등 ‘겨울철 특별보호대책’을 공개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코로나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거공간 제공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서울시가 눈에 보이는 지원만을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코로나 위기에서 주거 대책만큼 절박한 것은 없지만 서울시는 26만원의 임시주거비를 지원한다. 이 금액으로 방을 구하면 환기나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공간만 가능하다. 이마저도 지원 대상자는 900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나 영국 등은 거리로 내몰리지 않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주거지원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냥 해오던 정책만 이어가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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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호

풍운의 역사 품은 아픈 손가락 '용산'

청군·일본군·미군 주둔지 아픔 겪은 풍운의 땅 러일전쟁 이후 ‘한반도 영구 점령’ 꿈꾼 일제의 전초기지 국가공원으로 돌아오는 용산...이젠 아픔 없어야 |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사연 없는 사람 없고 사연 없는 땅이 어디 있으랴만 서울 용산(龍山)의 사연은 가슴속 멍울처럼 단단하다. 외세의 역사가 핏방울로 맺힌 한국사의 아픈 손가락이다. 116년만의 귀환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허락된 사람만이 드나들 수 있었던 ‘금단의 땅’ 용산 미군기지가 일부지만 한국인의 품에 돌아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1일 미국과 제201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고 12개 미군기지를 반환받기로 합의했다. 서울 용산에는 미군기지 남측지역 사우스포스트에 있는 스포츠필드 부지(4만5000㎡)와 국립중앙박물관과 맞붙은 소프트볼경기장 부지(8000㎡)가 반환된다. 올해 3월이나 4월에는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될 전망이다. 서울 중심에 자리 잡은 우리 땅이지만 한 세기가 훌쩍 넘는 동안 허락을 받아야만 드나들 수 있었던 금단의 땅 용산기지가 116년 세월을 넘어 돌아온 것이다. 용산이라는 지명의 역사는 길다. 고려시대에 이미 용산이라는 이름이 나올 만큼 한반도에서 중요한 지리적 의미를 가진다. 최사추 등이 왕에게 “신들이 노원역·해촌·용산 등지로 나아가 산수를 살펴보니 도읍을 세우기에 적합하지 않았고, 오직 삼각산 면악의 남쪽이 산의 형태와 물의 기세에 있어 부합하였습니다. 청하건대 주간(主幹)의 중심이 되는 대맥(大脈)에서 임좌병향(壬坐丙向·서북쪽을 등지고 동남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지형을 따라 도읍을 건설하십시오.” 하니 왕이 이를 따랐다.(고려사절요 권6) 고려 숙종 6년(1101년) 10월. 개경의 수명이 쇠약해져 수도를 옮겨야 한다는 천도론이 일었다. 물색된 장소는 개경 남쪽 한양. 한양을 남경이라 이름 붙이고 남경개창도감이라는 궁궐건설기관까지 설립해 숙종 9년 5월(1104년) 남경이궁이 완성된다.(고려사절요 권7) 궁궐의 위치는 현재 경복궁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 태조 3년(1394년) 음력 9월 9일 자 기사에는 ‘남경행궁의 영역이 좁아 그 남쪽을 경복궁 영역으로 삼았다’는 기록이 있는 점에 비춰보면 경복궁 북측, 지금의 청와대 위치로 추측되고 있다. 용산은 궁궐 자리로 지정되지는 못했지만, 그 이름이 고려사에도 나올 만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고려사 지리지(고려사 권56, 지, 권제10)에 따르면 용산은 양광도 광주목의 과주에 속했다. 고려 충렬왕 10년(1284년)에 주(州)의 용산처를 승격시켜 부원현(富原縣)으로 삼았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시대 용산은 세곡의 집산지였다. 전국에서 거둬들인 쌀과 공물 등 조세가 바다를 타고 한강으로 들어온 뒤 집결되는 장소였다. 세종실록지리지 경도 한성부에는 용산에 대해 ‘숭례문 밖 서남쪽 9리에 있다. 배로 실어 온 세곡을 거둬들이는 곳’으로 설명돼 있다. 물품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였을 것이다. 세곡선이 도착하면 물건을 지고 나를 인력이 필수적이다. 도성에서 9리(3.5km) 떨어진 용산에는 양반과 권세가들이 모여 살던 성 안과 달리 ‘먹고살기’ 위한 서민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사람이 많다 보면 사건사고는 필연적이다. 성종 5년(1474년) 음력 3월 25일 자 조선왕조실록 기사. 세곡을 관리하는 관청의 수장인 호조판서 이극증이 용산의 들끓는 도둑들에 대한 대책을 왕에게 보고한다. “충청좌도와 경상도의 전세를 용산강에 정박하는데, 용산은 거민(居民·거주민)이 매우 많아 세곡을 뭍에 내릴 때 무뢰한 무리들이 틈을 엿보아 도둑질을 합니다. 청컨대 금후로는 조선(漕船)을 노량으로 옮겨 정박하게 하고, 금도군(禁盜軍)을 정하게 하소서.” 하니 왕이 그대로 따랐다. 세곡을 노린 도둑이 많으니 경찰력을 강화해 도둑을 잡고, 사람들이 덜 거주하는 노량진으로 세곡 하역장소를 옮기자는 의견이다. 도둑도 도둑이지만, 용산은 날이 갈수록 세곡선 집하장으로서 결점이 드러난다. 모래톱이 쌓여 세곡선이 정박하기 힘들게 된다. 여의도와 밤섬 등에서 보듯 한강 하류는 모래가 퇴적돼 만들어진 하천 내 모래섬이 있다. 성종 8년(1477년) 음력 11월 28일. 용산포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뤄진다. 호조에서 아뢴다. “지금 용산의 강어귀가 모래로 차서 막혀 경상도 전세의 조운이 불편하니 청컨대 내년부터 경중의 여러 관사에 바치는 전세를 두모포(豆毛浦)에 정박시켜 수송하여 들이게 하소서.” 용산포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조운선 정박을 동쪽으로 옮긴 두모포(현재 서울 성동구 옥수동 동호대교 북단)로 하자는 말이다. 8년이 흐른 성종 16년(1485년) 음력 4월 13일에는 모래를 파내는 논의도 고려된다. 모래톱이 쌓이는 원인과 해결책이 제시되지만, 결국 ‘들인 공에 비해 남는 것이 적다’는 이유로 유야무야되면서 세곡 집하장으로서 용산의 위세는 약화된다. 이극증이 의논하기를 “전에는 용산강의 남변에 돌산이 수중으로 쑥 들어가 있으므로 강물의 흐름이 이것에 부딪쳐서 수세가 북쪽으로 흘렀는데 뒤에 거민(居民)들이 돌을 떠서 사용하여 물이 격세가 없어지고 남변으로 직류해 내려가니, 이로 말미암아 북변의 물이 얕아지고 모래가 메워져 이에 이르렀습니다. 신은 생각건대, 남변으로 쑥 들어간 산의 돌을 떠낸 곳에 큰 돌을 실어다가 보충하여 강물의 흐름을 예전과 같이 격세를 이루게 하고, 이어서 북변의 모래가 메워진 곳을 파내어 물길을 인도하면 자연히 물이 북쪽으로 향하고 모래가 다시 메워지지 못할 것입니다.” 정창손·윤필상·홍응·윤호가 의논하기를 “전자에 신중린이 진언하여 용산강의 모래가 메워진 곳을 파도록 청하였으므로 대신에게 명하여 가서 살펴보게 하였는데, 공역의 어려움으로 시행하지 못하였으니 지금도 파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툭하면 외국 군대 주둔지 용산에 누적된 모래톱은 앞으로 다가올 용산의 비운을 점쳤던 것일까. 조정의 갑론을박이 펼쳐진 성종 시기에서 100여 년이 흐른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면서 용산은 ‘왜군의 캠프’로 바뀐다. 한양 도성에서 9리(3.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강을 끼고 있어 물품 수송이 편리하다. 게다가 평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 군대 주둔지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선조 26년(1593년) 음력 2월 23일 전라감사 권율의 장계다. “신이 주둔한 곳은 용산과 거리가 15리도 안 되는데, 흉악한 적들이 보복할 계책으로 한강 이남의 진들을 불러 모아 합세하여 다시 침범하려 한다는 소문이 경성에서 도망해온 사람들에 의해 여러 번 발설되었습니다. 지금 용산에 진을 친 곳이 12개소라고 합니다.” @img4 용산에 진을 친 일본군은 적어도 2만명이었다. 이틀 뒤인 2월 25일 도체찰사 풍원부원군 유성룡의 보고다. “15일에 충청수사 정걸이 수군을 이끌고 곧바로 용산창 아래에 다다라 왜적을 향하여 포를 쏘았는데, 강변에 진을 친 왜병이 2만명이나 되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주둔한 용산은 현재 미군기지가 위치한 장소는 아니다. 고니시 유키나가 부대는 원효로 일대, 가토 기요마사 부대는 갈월동 부근에 주둔했다.(용산기지 내 사라진 둔지미 옛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 김천수, 발간 용산구청, 2017년 12월) 현재 미군기지가 들어선 ‘용산기지’는 엄밀히 말하면 조선시대 용산이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둔지방 또는 둔지미로 불렸다. 서울역사편찬원에 따르면 조선시대 용산은 현재 마포구 일부를 아우르는 터였다. 용산방으로 분류됐다. 조선 영조 때 성 밖에 설치한 한성부 서부 9방 중의 하나다. 용산방은 도성 서쪽 무악에서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약현과 만리현을 지나서 서쪽 한강변을 향하여 꾸불꾸불 나아간 모양이 마치 용이 몸을 틀어 나아간 것 같고, 한강변 용산구와 마포구 경계에서는 용이 머리를 든 것 같아 용처럼 생긴 모양이라 용산이라 부른 데서 방 이름이 유래했다.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마포동, 이촌동, 토정동 일대와 공덕동, 신공덕동, 염리동, 대현동, 서계동, 청파1·2·3가, 원효로1·2·3·4가, 문배동, 용문동, 신계동, 신창동, 산천동, 청암동, 도화동, 효창동, 도원동 일부에 해당한다. 미군기지가 들어선 곳은 용산방이 아니라 둔지방이다. 조선 영조 때 성 밖에 설치한 한성부 남부 11방 중 하나다. 용산방과는 행정구역부터 다른 셈이다. 중앙에 둔지산이 자리 잡은 데서 유래했다. 둔지산에는 둔전을 일구면서 이곳을 수비하는 둔병이 있어서 둔지뫼・둔지매・둔지미, 한자로 둔지산으로 불렀다.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이태원동·동빙고동 일대와 후암동·동자동·서빙고동·용산동4가 일부에 해당한다. 용산기지에 외국 군대가 처음 진을 친 것은 임오군란(고종 13년·1882년) 때다. 신식군대를 양성하는 별기군은 급여와 보급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지만 구식군대인 무위영과 장어영 군졸들은 13달간 봉급미를 받지 못하는 등 불만이 높았다. 그러던 중 겨우 한 달치 급여를 받게 됐지만 쌀의 양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모래가 절반 넘게 섞여 있었다. 격분한 구식 군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사달을 벌인 군졸들은 당시 권력에서 물러나 있던 대원군을 찾아 애원했다. 명성황후가 충주로 도망가고 대원군이 다시 전권을 잡았지만 명성황후 일파의 청원을 받아들인 청나라가 군대를 조선에 파견, 대원군을 중국 톈진(天津)으로 납치했다. 당시 청나라 군대가 주둔한 곳이 둔지미다. 이후 용산기지 풍운의 역사가 시작된다. @img5 지금 용산은 ‘그 용산’이 아니다 1904년 러일전쟁은 조선왕조의 몰락이 본격화한 계기다.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던 러시아와의 전쟁을 일본은 승리했다. 러일전쟁을 통해 조선의 지배권을 열강들에게 인정받은 일본은 둔지미 땅에 일본군 주둔지를 세운다. 일본군은 ‘조선 영구 주둔’을 위해 도시지역과 철도 중심지 성격을 가진 용산과 평양, 의주 세 곳을 군용지로 확정한다. 1904년 8월 15일 한일의정서 제4조에 의거해 용산에서만 991만7355㎡(300만평)에 대한 토지수용을 조선 정부에 일방 통고한다.(용산 둔지미의 공간적 역사와 삶의 지속, 오문선, 향토서울 87호, 2014년 6월) 1905년 7월 26일 본격 군사기지 공사가 이뤄진다. 병력과 군수품 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1906년 6월 서울역 앞에서 동자동, 갈월동, 남영동을 거쳐 용산역을 지나 한강으로 통하는 대로를 완성한다. 현재 용산을 가로지르는 큰 길이 일본의 침략전쟁을 위한 대륙침략로였다. 일제의 용산기지 공사는 1913년 11월 각종 건물들이 완공되면서 끝난다. 이 과정에서 수십만 명이 강제 이주를 당하며 삶의 터전을 잃었다. 둔지미 일대가 용산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은 이 과정에서 비롯된다. ‘용산기지 내 사라진 둔지미 옛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에 따르면 일본군은 둔지미 일대를 ‘신용산’으로 불렀는데, 나중에 ‘신’자가 빠지면서 일대가 ‘용산’으로 둔갑했다. 해방 이후에도 용산기지는 여전히 군사기지였다. 1945년 9월 미국 극동군사령부가 오키나와 주둔 제24군단 예하 7사단 병력을 한국으로 이동시키며 미군이 용산에 주둔한다. 이후 1949년 7월까지 미군은 군사고문단 482명만 남기고 모두 철수했지만,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군이 다시 한국에 투입됐다. 전쟁이 끝난 뒤인 1957년 7월 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기지에 정식으로 창설됐다. 2003년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미군기지를 모두 평택, 오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졌다. 2005년 국가공원 조성을 발표한 이후 최근 반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일전쟁 이후 ‘영구적 지배’를 꿈꾸며 군 주둔지를 만들었던 일본의 야욕은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일본에 이어 눌러앉은 미군기지도 이제 공원으로 탈바꿈해 2029년을 목표로 한국인의 품으로 돌아온다. 왜군과 청나라 군대,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받은 상처만큼 용산땅도 깊은 생채기를 안고 있다. 이제는 용산의 아픔이 역사 속 기억 너머로 사라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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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호

혁신리더 박형준의 꿈 “하이퍼루프로 부산 15분 생활권역 만든다”

“허브 가능한 가덕도...남부권 상생발전 위해 꼭 필요” “부·울·경 경제통합 절실...특별자치단체 만들어야”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 김태훈 기자 taehun02@newspim.com 올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 박 후보는 시속 300km로 도심을 주행하는 ‘어반루프(urban roof)’를 도입해 부산을 주요 생활권과 15분 내에 연결하는 첨단도시로 변모시키겠다는 것을 1호 공약으로 내놨다. 어반루프는 초음속 진공을 활용해 도시와 국가를 이동하는 하이퍼루프(hyper roof)를 도심 여건에 맞게 적용한 최첨단 도시교통 수단이다. 어반루프는 60m 지하에 깔려 소음공해로부터 자유롭다. 또 비용은 고속철의 40%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이용요금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박 후보는 “어반루프를 통해 신공항-해운대-북항-에코델타시티가 15분 거리로 연결된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부산이 팔로워(follower)가 아니라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덕도신공항이 30년 된 남부권의 염원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해공항을 폐지한 뒤 가덕도신공항의 활주로를 2개로 늘려 허브물류공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세계 6위의 물동량을 가지고 있고, 그중 56%가 환적화물이다. 즉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부산·울산·경남(PK) 통합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통합은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에 개헌보다 어렵다고 한다”며 “그러나 경제통합은 할 수 있다. 경제 사무를 담당하는 특별자치단체를 만들어 에너지, 연구개발, 물, 항만, 도로, 철도 등의 경제 사무에 대해 세 지자체가 협력하면 좋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Q.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 통합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A. 부산 분들이 저를 잘 안다. 동아대 교수를 한 지 30년 됐다. 물론 부산에서 태어나 학교는 서울에서 다녔지만 1991년에 내려가서 30년 동안 부산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했다. 부산 경실련도 함께 만들고 문화도시창조 운동과 지방분권 운동도 했다. 시민운동부터 시작해서 그 당시 방송도 꽤 했다. 그러면서 대안이랑 비전도 내놓으며 지역 현안들을 거의 다 다뤘다. 부산에서 저랑 활동해온 사람들은 “저 사람은 비전을 갖고 움직인다.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는 인식이 있다. 지금 제 이론은 혁신이다. 거기에 방송이나 정치 활동을 통해 쌓은 합리주의자 이미지, 이런 것들이 시너지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Q.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게 힘이 되는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출마 계기는. A. 작년 보수통합 운동을 할 때부터 대한민국 리더십을 교체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과거에 무엇을 잘못했나를 잘 성찰하고 반성해야 새로운 리더십이 나온다. 단순히 ‘이 정권이 나쁘니까 바꾸자’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그래서 책도 내고 리더십 연구도 따로 진행했다. 좋은 리더십이 들어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리더십의 핵심을 ‘혁신적 민주적 리더십’으로 정리했다. 그것이 부산에도 필요하다. 부산에서 혁신적 민주적 리더십을 확립해 대한민국도 이렇게 가야 한다는 리더십 전형을 부산에서 창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것이 부산 발전을 위해서도 핵심적이라고 생각한다. 소통과 공감, 포용, 통합 능력들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Q. 1호 공약이 ‘부산형 15분 도시 조성’이다. 1호 공약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A. 두 차원이 있다. 하나는 4차산업혁명과 기후변화 시대라는 문명사적 변화에 부산이 팔로워(추종자)가 아니라 퍼스트무버(선행자)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거기에 맞는 혁신을 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어반루프(urban roof)를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부산에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新)교통수단에 세계 모든 나라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이퍼루프를 도시형으로 바꾼 것이 어반루프다. 가덕도신공항이 만들어지면 해운대까지 자동차로 1시간 반에서 2시간 걸린다. 이를 15분에 연결하는 것이다. 해운대- 북항-에코델타시티-가덕도공항이 15분 거리로 연결된다. 취임 후 바로 추진할 것이다. 15분 도시의 또 하나의 측면은 거의 모든 생활이 15분 거리에서 이뤄질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어반루프가 빠른 도시의 개념이라면 이는 느린 도시의 개념이다. 자전거, 경전철 등을 활용해 의료, 생활건강, 체육, 문화, 보육 등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을 15분 내에 있도록 하는 것이다. Q. 부산의 중요한 현안 중 하나가 일자리다. A. 부산이 4차산업혁명의 퍼스트무버가 된다는 흐름을 만들어내야 제가 제일 중시하는 산학협력도 가능하다. 여기에 물류, 교통 등 혁신 인프라들이 잘 갖춰지고 그 속에서 스타트업 플랫폼과 산학협력의 새로운 시스템, 산학협력단지 등을 대학과 협력해서 곳곳에 만들면 청년 일자리들이 저절로 생긴다. 기업은 인재가 없으면 절대 안 온다. 그래서 기업들이 판교 이남으로는 안 간다. 부산대가 한때 전국 5위권 대학이었는데 지금은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부산에 자생적 발전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Q. 부산의 또 다른 큰 이슈는 가덕도신공항이다. 어떤 입장인가. A. 가덕도신공항은 30년 된 남부권의 염원이다. 남부권이 수도권하고 점점 격차가 커지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허브 기능을 하는 곳이 수도권 한 군데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영종도가 98% 항공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부산은 항만이 있다. 세계 6위 물동량을 가지고 있고, 그중 56%가 환적화물이다. 즉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해공항을 놔두고 가덕도신공항을 만들 필요가 없다. 가덕도에 활주로 2개를 둬야 한다. 김해공항을 없애고 산업단지로 만들면 부가가치가 엄청나다. 가덕도를 여객 공항이 아니라 물류허브 공항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여객 공항은 지금 저가 항공기가 늘어나 많이 분산돼 있다. 페덱스나 DHL이 들어온다고 생각해 보면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갖는다. Q. 부·울·경 통합 논의가 활발하다. A. 행정통합을 하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행정통합까지 바로 하면 좋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에 어쩌면 개헌보다 어렵다. 처음부터 과도한 욕심을 내면 안 되고 경제통합은 할 수 있다. 광역 경제 사무를 담당하는 특별자치단체를 만들 수 있다. 광역 경제 사무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에너지, 연구개발, 물, 항만, 도로, 철도 등이다. 광역 경제 사무를 그곳에 맡기는 것이다. 세 지자체에 걸쳐 있는, 협력하면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것들을 함께 할 수 있다. Q. 다른 후보들이 많이 나왔다. 자신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A. 생각의 힘이다. 우리가 복잡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숲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하고 거시적인 안목이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문제들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핵심 고리가 뭔지, 돌파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부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산학협력과 혁신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파동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을 가져오는 게 있어야 한다. 생각의 힘이 중요한 것은 일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선정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머리도 알아야 하지만 경험도 많아야 하고 지식들이 중요하다. 이른바 경륜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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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30% 넘은 윤석열, 대선 출마 닻 올리나

| 채송무 기자 aaaa@newspim.com 2021년 신년 가장 큰 관심은 높은 대선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다. 윤 총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검사’다. 역대 대한민국 민선 대통령 중 국회의원 경험을 하지 않은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윤 총장은 국정운영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할 수 있는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청와대 고위직 경험이 전혀 없다. 그러나 윤 총장은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화두다. 신년 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를 넘기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른바 반문재인 진영의 상징적 인물이 된 것이다.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자 윤 총장의 국정운영 경험 부족을 지적해 왔던 정치 전문가들도 정치 투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윤 총장의 높은 인기는 과거 ‘안철수 열풍’ 등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 총장의 정치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고건·안철수 등 대선 완주한 제3 후보는 없다 과거에도 기존 정치 세력에 속하지 않은 제3 인사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끝까지 대선을 완주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고건 전 총리와 이후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 기존 정치권에 소속되지 않은 참신한 인사들은 정치 불신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곧바로 지지율이 재조정되거나 정치를 떠났다. 진흙탕 싸움을 견디지 못하거나, 기존 정당에 소속되지 않아 겪는 부족한 자금과 조직의 한계,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다방면에서의 국정운영 능력 부족 등이 제3 후보들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같은 검찰 출신인 황교안 전 대표는 이후 야권의 차기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제1 야당 대표로서 대정부 투쟁을 이끄는 등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정치적 결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충청 후보론은 변수, 정진석 대선출마 공개 제안 수도권 출신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최초 윤 총장이 정치에 투신할 것인지가 의문이었는데, 지난해부터의 상황을 보면 정치적 욕심을 갖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며 “그러나 그는 그동안 검사로서 사람 잡아넣는 일만 했다. 국정운영 경험이 없어 대선후보의 능력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최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검찰기관 수장이 공직에 있다가 곧바로 경선에 뛰어들어 후보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가 되는 세상에서는 검찰의 하나하나 행동이 정치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언론 칼럼을 통해 ‘충청권 후보’로 내각제를 공약하며 대선에 출마할 것을 공개 권유한 바 있다. 윤 총장이 충청권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단순한 거품이 아니라 지역 기반을 갖고 있는 실체적 대선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도 윤석열 대선 완주 가능성 낮게 평가 대학교수 및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대부분 윤 총장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대해 낮게 평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 김대은 대표는 “지금의 지지율은 윤 총장을 능가할 대체후보가 야권에 생기면 신기루가 될 수 있다”며 “지금처럼 국민의힘 후보가 도토리 키재기 식이라면 윤 총장의 표는 굳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구도는 2012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후보,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경기지사 및 이낙연 대표 등 후보 구도가 비슷하다”며 “윤 총장이 야권 후보로 추대받는다면 모르겠지만 국민의힘 후보가 없어서 생긴 가상 후보같이 떴다가 사라진다면 그 지지층은 소멸되거나 중도층으로 가지 국민의힘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박상병 평론가도 “현재는 윤 총장이 7월까지 임기를 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바로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것은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 조직의 부담도 커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국정운영 경험이 없는 것도 곧바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지금은 사인이지만 정치인이 되면 집안 문제도 다 공개해야 하는데 부인과 장모 문제 등 그동안 제기됐던 집안 문제도 간단치 않을 수 있다”며 “윤 총장이 대선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역시 “윤 총장이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본격적인 검증에 돌입하면 넘어야 할 조건이 쉽지 않다”며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현재로서는 여권이 유리한 구도다. 윤 총장은 현재로서는 야권에게 신기루 같은 존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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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대면 - 원격수업 병행, 미래 준비하는 ‘K - 에듀’의 길”

| 대담=김동선 사회문화부장 matthew@newspim.com | 정리=김범주 기자 wideopen@newspim.com “과거에도 교육 격차 및 불평등은 중요한 문제였는데, 코로나 사태로 등교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교육 격차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방식이 미래를 준비하는 ‘K-에듀’의 길입니다.” 민선 후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6년 반 동안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현재의 코로나 상황”이라고 답했다. 평소 ‘혁신교육의 개척자’로 불리길 원하는 조 교육감은 코로나 국면이 미래 교육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지난 1학기부터 실시된 온라인 수업 여파로 학교 현장에서는 학력격차 문제가 불거지고 길 잃은 공교육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교육혁신을 이룰 것인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조 교육감을 만나 현재 교육계가 당면한 과제와 극복 방안 등을 짚어봤다. Q. 돌이켜보면 순탄치 않았다. 6년여 세월의 소회를 밝히자면. A. 돌이켜보면 특수학교 설립 문제로 지역 주민과 충돌, 상도유치원 붕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 숙명여고 부정행위 문제, 한유총 문제 등이 있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관계자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슬기롭게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자체가 서울교육의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교육, 돌봄, 급식 등에 공백이 발생했고, 문 닫는 기간이 장기화하고 새로운 수업방식(원격수업)이 도입되면서 교육격차가 확대됐다. 또한 이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 역시 위기를 키우고 있다. Q.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교육청 사업과 성과 두세 가지를 꼽는다면. A. 서울교육은 학교 교육 혁신을 위한 여러 정책을 펼치면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고자 했다.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게 지속 가능한 변화를 가져오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잘 추진된 정책을 꼽자면 첫째, 17년 만에 공립특수학교인 나래학교를 설립한 것이다. 특수학교 학생과 학부모님, 선생님들의 17년 숙원사업이었던 공립특수학교 설립에 기뻐하는 학교 구성원들을 보면서 저 역시 같은 기쁨을 느꼈다. 둘째, 유아 공교육 기회 확대와 사립유치원 운영의 투명성 강화다. 2019년 3월에 전국 최초의 매입형 유치원인 서울 구암유치원을 개원한 바 있으며, 매입형 유치원 공모 사업에 많은 사립유치원이 참여하고 있다. 셋째, 고교체제 개편의 전기를 마련했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주창하고 선도해 결국 국가정책으로 확립되도록 견인했다. 2019년 말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을 위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예고했다. 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 정책은 대입 경쟁 체제에서 심화된 고교서열화 문제를 극복해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하고, 일반고 중심의 새로운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틀을 마련했다. Q.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 A. 원격수업은 ‘갑자기 찾아온 미래’라고 불린다. 초기엔 많은 우려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다. 물론 대면수업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방식이 미래를 준비하는 ‘K-에듀’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계도 분명하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 지적했듯 디지털 격차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선 원격수업이 오히려 격차를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는 행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교육청은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디지털 기기를 대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 격차를 줄이고 있다. 원격수업이 지닌 강점과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지금은 이를 확인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원격수업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더 긴밀하게 소통하게 된 사례도 있다. 감염병 위험이 사라진 후에도 이런 가능성은 더 키워가야 한다. 앞으로는 대면수업의 한계를 원격수업으로 보완하고, 원격수업의 한계를 대면수업으로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원격수업으로 학습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보완할 방법은 있나. A.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수업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도입된 원격수업의 형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형 수업, 과제제출형 수업 등 다양한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예컨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경우 교사와 학생이 생동감 있는 만남을 통해 학습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교사가 학생 개개인을 지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쌍방향 피드백이다. 원격수업의 시대엔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학습 과정에 개입하고 학생에게 피드백하며 학습을 촉진하는 방식에 대해 보다 깊이 연구해야 한다. Q. 평소 K - 복지를 강조한다. 교육에서의 K - 복지란? A. K-복지는 교육복지서비스의 통합적 제공이라 생각한다. 항상 공급자 입장에서 단편적으로 복지서비스가 제공됐는데, 이제는 수요자 입장에서 복지서비스를 수용하고 더 유연하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율성도 같이 제공돼야 한다. 또 다양한 교육복지서비스, 더 나아가 공공복지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학교 밖 청소년 등 소외계층에 관심이 남다르다. A. 학생들은 학교 안에도, 학교 밖에도 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종합지원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밖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견지해 왔고 △도움센터 운영 △학력인정 학습지원 △검정고시 멘토링 △교육참여수당 지급 등을 추진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학교 밖 학생이 학력인정을 받는 중요한 관문인 검정고시 준비 지원을 포함해 학교 밖에 독립적으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는 ‘학교 밖 학생’을 돕기 위해 별도의 TF도 운영 중이다. Q. 돌봄전담사 파업 갈등은 어떻게 풀어야 하나. A. 학교에서 지금 벌어지는 갈등은 학교 밖 사회의 갈등 구조가 학교 안으로 들어온 경우라고도 볼 수 있다.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고용 형태가 공존하며 갈등하고 있다. 이런 갈등이 학교 안에서도 재연되는 것이며, 사회와 학교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학교라는 공동체가 인권을 보장하고 서로 존중하며 민주적 절차에 충실한 방식으로 유지된다면, 현재의 갈등은 결국 좋은 방향으로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고 진통이 있어도 올바른 방법론과 원칙을 따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Q. 2021년도 주요 정책은. A.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다고 해도 팬데믹의 후유증과 부작용은 강력하게 작동하리라 본다. 팬데믹 이전의 통념과 관행에 계속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육행정 전체를 새롭게 구조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전한 학교’에서 격차를 줄이고 학생 맞춤형 ‘쌍방향 피드백’을 강화하는 데 목표를 둘 것이다. 생태 전환 교육도 확대할 예정이다. 기후 위기 대응, 인간과 자연의 공존 등은 이제 누구도 외면할 수 없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 생태 전환 교육이다. 미래 세대의 삶을 담보하는 데 중요한 생태적 감수성과 전환의 방향을 중점적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도입된 원격수업 속의 긍정적 가능성을 잘 살려 나가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바람직한 방향의 미래 교육을 앞당기자는 것이다. 더 나은 개인 맞춤형 교육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성과가 이미 다양하게 확보돼 있다. 흔히 에듀테크라고 불리는 분야다. 그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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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호

거상 임상옥·변승업과 이건희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킨 조선 거상 임상옥의 ‘홍삼’ 조선후기 최고 부자 변승업의 울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생각하며 살자” | 오승주 선임기자 fair77@newspim.com 조선후기 문신 이유원이 지은 ‘임하필기’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다름 아닌 ‘홍삼(紅蔘)의 시작’이다. 임하필기 제28권 춘명일사(春明逸史)에는 요즘에도 면역력 증강에 효능이 있다는 홍삼이 어떻게 발명됐는지를 적었다. ‘자단삼(紫團蔘)은 태항산(太行山)과 난약산(蘭若山)에서 산출되는데 천하의 보배로 여긴다. 순조 초에 의주부 상인 임상옥(林尙沃)이 백삼(白蔘) 한 움큼을 얻어 앉은 자리에 두었는데, 마침 따뜻한 물에 젖었다가 온돌에서 말라 색이 변하여 붉게 되었다. 연경(燕京)에 가지고 들어가서 시험 삼아 그 나라 사람에게 물으니, 그 사람들이 크게 놀라며 ‘촉삼(蜀蔘)이 조선에서 생산되었다’고 하고는 후한 값을 쳐주었다. 다음 해에 쪄서 홍삼을 만들어 조금씩 가지고 들어갔고, 또 그다음 해에 역시 그렇게 하여 드디어 큰 상인이 되어 두 나라에 이름이 났다. 지금은 저들이 수삼(水蔘)을 사서 홍삼으로 변조하였고, 백삼과 함께 심어서 천하에 두루 퍼졌다. 내가 연인(燕人)에게 들으니 그 말에, “가짜 홍삼을 모르는 것이 아니나, 백삼에 비하면 독이 없으니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였다.’ 풀이하면 이렇다. 자단삼은 중국 서쪽 산골짜기 촉(蜀) 땅에서 나는 자연삼이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세운 그 촉나라다. 태항산과 난약산에서 얻을 수 있는데, 붉은 빛이 감돌고 효능이 탁월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인삼, 즉 당삼(唐蔘) 중에서도 최고로 쳤다. 그런데 조선 순조임금 당시 임상옥이라는 의주 상인이 백삼, 즉 물에 젖은 일반 흰색 인삼을 앉은 자리 옆에 놔뒀는데, 뜨거운 온돌 구들장에서 말라 중국 자단삼처럼 붉게 변했다. 임상옥이 붉게 변한 인삼을 중국 북경에 가지고 가서 중국인에게 물어봤는데, 사람들이 ‘자단삼’이 조선 땅에서 난다며 비싼 값을 치렀다. 임상옥은 이듬해에 백삼을 쪄서 홍삼을 만들어 중국에 가지고 들어가 팔았다. 나중에 중국인들이 물에 젖은 백삼, 즉 수삼을 쪄서 홍삼으로 변형해 판매한 것을 알았으나, 인삼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홍삼은 무난하게 작용하는 등 효과가 있어 인기를 끌었다는 내용이다. 주목할 부분은 의주 상인 임상옥이 예상치 못하게 붉게 변형된 인삼을 그냥 버리지 않고 오히려 매출 증대를 위한 방법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붉게 변한 인삼을 ‘상했다’거나 ‘못 먹게 됐다’고 지레짐작해 폐기했을 것이다. 임상옥은 조선후기 거상(巨商)이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가 임상옥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언론인과 교육가, 역사학자로 이름을 떨친 문일평에 의해 본격 소개됐다. 소설 ‘상도’는 50부작 드라마(MBC, 2001년 10월 15일~2002년 4월 2일)로 제작 방영돼 인기를 모았다. 인삼값을 후려치려는 중국 상인들의 계략에 맞서 한국에서 가져온 값비싼 인삼을 모두 불태워버리려 하면서 제값을 받는 대목 등이 인상적으로 남기도 했다. 홍삼으로 변해버린 백삼을 보고 임상옥은 ‘생각과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 끝에 해결책을 찾고 사업을 더욱 번창시키는 계기로 삼았다. 당시 인삼의 최대 소비처인 중국에 ‘자단삼’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변질된 인삼을 ‘팔아치운’ 데 그치지 않고 물에 불린 뒤 찌는 대량생산의 길까지 찾아냈다. ‘생각’을 통해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것이다. 조선후기 최고 부자 변승업의 깨달음 조선후기 상업이 발달하면서 갑부들이 생겨났다. 임상옥도 거상으로 많은 부를 쌓기는 했지만 ‘조선 제일 부자’로는 변승업(卞承業)이 꼽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선 거상 이야기’에 따르면 변승업이 한번 돈줄을 풀면 장안의 물가가 치솟았고, 돈줄을 조이면 이미 끊어놓은 어음을 돈으로 바꿀 수 없을 정도였다. 그의 처신에 따라 나라의 경제가 좌우됐다. 변승업은 사역원 소속 역관이었다. 일본어 통역을 맡으며 일본과의 무역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막대한 부를 모았다. 조선시대 사역원은 서울 종로구 적선동과 도렴동에 걸쳐 있었다. 규모는 동서가 23칸, 남북이 24칸(총 552칸)으로 대청·상사당상청·한학전함청 등 30여 개 청으로 이뤄진 거대 기관이었다. 조선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저술한 열하일기(熱河日記)는 중국 기행문이다. 1780년(정조 4년)에 박지원은 청나라 건륭제 7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외교사절단에 참가했다. 건륭제의 특명으로 북경에 도착한 뒤 다시 만리장성 너머 열하(熱河)까지 갔다가 다시 북경으로 돌아와 한 달여 머물렀다. 이때 박지원이 청나라 실상을 목격하고 생생하게 기록한 여행기가 열하일기다. 열하일기 가운데 옥갑야화(玉匣夜話)라는 부분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옥갑야화는 열하에서 북경으로 돌아오던 중 옥갑이란 곳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박지원이 일행인 여러 비장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 상인을 속여 치부한 조선의 역관이 결국은 패가망신한 일화, 역관 홍순언이 창기로 팔린 여인을 구해준 행동으로 중국인의 신망을 모은 일화, 조선의 최고 부자로 유명했던 역관 변승업에 관한 일화, 소설 형식의 ‘허생전’ 등이 실려 있다. 옥갑야화 중 변승업에 관한 일화다. “변승업이 중한 병에 걸리자 곧 변돈 놀이의 총계를 알고자 하여 모든 과계 장부를 모아놓고 통계를 내어본즉, 은이 모두 50여 만 냥이나 적립되었다. 그의 아들이 청하기를, ‘이를 흩는다면 거두기도 귀찮을뿐더러 시일을 오래 끌면 소모되고 말 테니 그만 여수(與受)를 끊는 것이 옳겠습니다’ 했을 때 승업은 크게 분개했다. ‘이는 곧 서울 안 만호(萬戶)의 명맥(命脈)이니 어째서 하루아침에 끊어버릴 수 있겠느냐’ 하고는, 곧 빨리 돌려보내게 하였다. 승업이 이미 나이 늙으매 자손들에게 경계하기를, ‘내 일찍이 공경(公卿)들을 섬겨본 적이 많은데 그들 중에 나라의 권세를 잡고서 자기의 사사 이익을 꾀하는 이치고 그 권세가 3대를 뻗는 이가 없더란 말이야. 그리고 온 나라 사람 중에서 재물을 늘리는 이들이 으레 우리 집 거래를 표준 삼아서 오르내리는 것도 역시 국론(國論)인 만큼, 이를 흩어버리지 않는다면 장차 재앙이 미칠 거야’라고 하였다.” 변승업이 중병에 걸려 지금까지 자신이 고관대작을 비롯한 양반에게 빌려준 돈을 가늠하고 싶어 장부를 모아놓고 계산을 했다. 통계를 내어보니 은 50만냥 정도였다. 영정조 시절 조선 선비 유만주가 구입한 명동 기와집은 규모 100칸에 가격이 2000냥이다. 요즘 시세로 계산하면 대략 13억원 정도다. 은 50만냥은 요즘 시세로 대략 32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같은 거액을 아들이 이제 거둬들이려 하자 변승업은 ‘냅두라’고 한다. 한꺼번에 금전을 회수하면 다시 조선의 경제 규모상 돈줄이 막혀 연쇄부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탓이다. 이와 함께 권세가 높은 양반들에게 돈을 많이 빌려준 탓에 받으려 한다면 돌려받기는커녕 권세가들의 보복으로 집안에 화가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조선 제일의 부자 변승업도 숙종 때 감옥에 갇혀 두 번이나 고초를 치른 적이 있었다.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이수광, 스타리치북스)에는 변승업이 감옥에 갇힌 이유가 소개돼 있다. 인현왕후의 폐비와 복위를 거치면서 남인은 서인들에 의해 몰락의 길을 걷는다. 남인을 지원하던 시전상인들도 쑥대밭이 됐다. 역관이던 변승업은 친분이 있던 동래부사 소두산이 일본 대마도주에게 뇌물을 받았다고 탄핵당할 때 의금부에 같이 체포됐다. 서인이던 송시열의 문하인 소두산은 한 달도 안 돼 석방됐지만 변승업은 여섯 달 넘게 의금부 감옥에서 고생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변승업이 서인들에게 많은 돈을 빌려줬는데, 돈을 갚기는커녕 감옥에 보낸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석방되긴 했으나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자체가 권력자들의 눈에 벗어나는 일이었다. 변승업은 석방 2년 뒤 노론 강경파 이사명이 왜인들과 손잡고 역모를 일으키려 했다는 고변이 일어나자 다시 체포됐다. 이번에는 막대한 뇌물을 주고 풀려났다. 책에 따르면 변승업은 죽기 전에 회계장부를 불태우라고 후손에게 지시했다. 돈을 빌려간 이들 대부분이 권력자들이었다. 변승업은 “돈을 갚기보다 너희를 죽이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라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떠났다. 이건희의 “생각하며 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6년 투병 끝에 세상을 등지자 평소 생각이 담긴 어록이 화제다. 삼성의 전환점이 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 선언’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란 말을 비롯해 울림이 깊은 말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늘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직전에 펴낸 에세이집(동아일보사 발매, 1997년 11월 20일)의 제목도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이다. 임상옥은 물을 머금은 뒤 구들장에서 지져버린 신세가 된 백삼이 홍삼으로 변했을 때 폐기처분하지 않고 ‘생각’을 통해 새로운 제품으로 변신시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었다. 조선후기 최고 갑부 변승업도 자식이 아버지가 숨을 거두기 전에 ‘돈을 거두자’는 건의에 대해 생각이 없었다면 단순하게 돈을 회수해 집안이 풍비박산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사업가 경험을 통해 한 번 더 생각을 하면서 멸문지화를 막았던 셈이다. 이건희 회장의 공과에 대한 갑론을박은 제쳐두고 싶다. 여러 어록이 울림을 준다며 화제가 되고 있지만 가장 가슴에 와닿는 것은 ‘생각하라’는 대목이다. ‘생각 없이 산다’는 게 유행인 요즘, 어떻게 하면 ‘생각 있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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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호

신축년 새해 본격적으로 몸 푸는 대권 잠룡들

‘이낙연·이재명·윤석열’ 3강 구도 형성...“한동안 계속될 듯” 與 제3후보론 ‘솔솔’...유시민·정세균 등판 가능성도 野 뚜렷한 ‘원톱’ 없어...원희룡·오세훈·유승민·안철수 판 키운다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아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2022년 3월 9일 예정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잠룡들이 하나둘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갔다. 사실상 대선 전쟁 서막이 오른 가운데 향후 대선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여권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오차범위 내에서 전체 지지율 1, 2위를 나눠 차지하며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을 준비 중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수많은 잠룡들이 거론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를 필두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이미 대선 출마 경험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최대 변수는 2021년 7월 임기가 끝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과제인 검찰 개혁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법적 다툼도 불사하는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문 정부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지지부진한 야권 후보들을 제치고 범야권에서 독보적 1위, 전체 2~3위권에 올라 있다. ‘이낙연·이재명·윤석열’ 구도...“한동안 지속” 여야를 묶어 현재 전체 구도에서 최대 관심사는 ‘이낙연·이재명·윤석열’ 3강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여부다. 세 후보는 각종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가장 고심이 큰 쪽은 이낙연 대표다. 당대표 취임 후 지지율이 10%대 후반 박스권에 줄곧 갇혀 있다. 2020년 12월 한국갤럽 지지율 조사에선 역대 최저치 16%로 주저앉기도 했다(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0%대 후반 지지율을 유지했던 연초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빠진 셈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과 법무부-검찰 갈등, 코로나19 대유행 등 국정 전반에 드리운 악재가 이 대표의 대선 지지율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고전하는 사이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총장이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이 대표 취임 후 석 달여 만에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에서 3강 구도로 확장된 양상이다. 3강 구도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 개혁과 부동산·코로나 대책 등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들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운 탓이다. 무거운 과제들을 잇달아 풀어내야 하는 여권으로선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검찰 간 대치 국면에선 윤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與 제3후보론 ‘솔솔’...유시민·정세균 등 거론 여권에선 ‘제3후보론’도 탄력을 받고 있다. 2022년 3월 대선까지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로 계속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상황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광재 민주당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자천타천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양강 구도로 대선 본선까지 가기엔 지루하고 식상할 수 있으니 다크호스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유 이사장의 등판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유 이사장이 민주당에 합류하지 않고 당 외곽에서 계속 거론되지 않겠냐”며 “유 이사장은 이미 대권 도전에 선을 그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역할을 하기 위해 등판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봤다. 당 지도부 소속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사도 ‘유시민 등판론’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았다. 그는 “김경수 지사가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으면서 친문 그룹의 구심점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친노·친문 적자 가운데선 유 이사장이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점에서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유 이사장이) 불려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총리가 등판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이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검찰 개혁, 부동산 등 후폭풍이 커져 이 대표 지지율이 걷잡을 수 없이 내려앉을 경우 이 대표가 임기를 끝까지 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정 총리가 코로나 사태를 어느 정도 잠재운 뒤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와 정 총리는 당내 관록 있는 중진으로서 전·후임 총리를 지낸 데다 통합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어 비슷한 면모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인사 모두 ‘비문(비문재인계)’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이 대표는 사실상 계파가 없는 반면 계파를 나름 구축한 정 총리는 조직력도 갖췄다는 점에서 ‘정세균 등판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도 거론된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거명으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차기 여성 대통령 후보’로 조명받은 바 있다. 이른바 ‘문심(文心)’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차기 대선 구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후계 구도에 직접 개입하진 않겠지만 누군가를 지지하는 내색을 비친다면 의외의 인물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원톱’ 없는 야권...원희룡·오세훈 등 판 키운다 야권에서 여전히 뚜렷한 ‘원톱’ 대권 주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여권에 비해 대선에 도전할 만한 ‘급’이 되는 거물급 정치인은 많지만 의원, 지자체장 등 현직이 아니어서 광폭행보를 하기 쉽지 않은 인사도 있다. 또한 여권 ‘투톱’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에 비해 전체적으로 지지율이 낮다. 그렇지만 국민의힘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잡기에 나선 사이 야권 잠룡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부동산 문제, 검찰 개혁을 둘러싼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며 반문(반문재인)연대를 기치로 지지를 호소한다. @img4 가장 활발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를 필두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주요 주자로 꼽힌다. 여기에 홍준표 의원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있다. 원 지사는 보수 정치권이 주도하는 다양한 강연에 나서며 대권주자 선점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그는 2020년 6월 9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끄는 ‘미래혁신포럼’ 1호 주자로 연단에 섰다. 또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초청 강연에도 대선 주자로는 가장 먼저 섰다. 유 전 의원은 예전 바른정당이 당사로 사용했던 태흥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캠프 이름을 ‘희망22’로 지었다. 대선이 있는 해인 2022년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그는 캠프 개소와 함께 전문 분야인 경제 부문에서 토론회와 SNS 등을 통해 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정권 교체를 외치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도 다양한 연단에 서며 “정권 교체 적임자는 자신”임을 강조했다. 그는 마포포럼 강연에서 안철수, 오세훈,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의 5인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그는 “5명의 야권 주자들은 당을 달리하고 있고 여러 입장차가 있지만 치열하게 경쟁할 때 하고 6개월, 1년 정도는 정기적으로 자리를 함께해서 국가적 현안을 논의하자”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으로도 꼽히고 있지만 스스로는 대권 출마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 한때 ‘간철수(간을 보는 안철수)’라는 비판을 받던 안철수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보다 더 세고 원색적인 어휘를 사용하며 강한 대선 재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3석의 국민의당을 이끌고 있지만 104석의 국민의힘을 향해 “혁신 플랫폼을 꾸리자”며 야권 통합의 메시지를 던진 상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어떤 형태로든 야권이 연대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최대 변수는 윤석열 도전 여부...출마로 이어갈까 확실한 야권 구심점이 없는 사이 국민들은 윤석열 총장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현직임에도 문재인 정부와 가장 격렬하게 싸우는 투사로 인식되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슬며시 이름을 올리더니 어느새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를 3강 구도로 바꿨다. 이를 두고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이 야권 잠룡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기존 주자들의 전투력과 권력의지를 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 ‘윤석열 쇼크’는 야권 대선 잠룡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민의힘 입장에서 이 같은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윤 총장이 돋보일수록 당내 주자들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그에 대해 “정부에 소속된 사람인데 어찌 야권 대선후보라 그러느냐”고 선을 그었다. 또한 윤 총장이 퇴직 후 실제 레이스에 뛰어들어 완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고위 공직자가 곧바로 대선주자로 뛰어들어 끝까지 완주한 역사가 없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고건 전 국무총리도 한때는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선주자였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은 거품이라고 본다”며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많은 능력이 요구된다. 오랫동안 검찰에 몸담았던 윤 총장이 짧은 기간에 갖출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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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호

바이든 시대 대북정책 모델은 '이란 핵합의'…점진적 비핵화가 핵심

JCPOA 주도한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이 근거 전문가들 “바이든 행정부 첫 대북조치가 중요” | 이영태 선임기자 medialyt@newspim.com 미국의 리더십 회복과 동맹 복원을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내세운 조 바이든 대통령 시대가 개막하면서 국제사회가 다시 한 번 미국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대한반도 및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 대선 이후 국내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바이든의 대북정책 핵심은 북핵문제 해결방안에 달려 있다. 크게 보면 △첫째 ‘선 핵폐기, 후 보상’을 전제로 하는 비핵화 패러다임 △둘째 ‘점진적 동시교환 원칙’에 따른 점진적 비핵화 △셋째 ‘전략적 인내’와 유사한 북핵의 안정적 관리로 나눌 수 있다. ‘점진적 동시교환 원칙’하의 점진적 비핵화란 이 가운데 전문가들이 가장 가능성이 높고 현실적이라고 보는 정책방향은 두 번째인 ‘점진적 동시교환 원칙’에 따른 점진적 비핵화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JCPOA)’를 주도했던 토니 블링컨(Antony John Blinken)을 국무장관에 지명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으로 알려진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입안한 당사자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 이를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추진하던 2008년과 크게 달라졌고, 이미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정책을 바이든 행정부가 답습할 리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블링컨 내정자는 2018년 6월 제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북핵 해결을 위한 최상의 모델은 이란 핵협정(The Best Model for a Nuclear Deal with North Korea? Iran)’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뉴욕타임스(NYT)에 실었다. 그는 기고에서 ‘이란 핵합의’를 통해 이란이 무기용으로 사용 가능한 우라늄 98%를 제거하고 원심분리기의 3분의 2 해체와 봉인 등이 합의됐다면서, 이는 결국 이란의 핵무기 능력을 없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도 우선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전면 감시와 이란 방식의 제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란과 달리 북한은 이미 핵무기와 미국까지 위협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순히 핵무기를 모두 넘겨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표현했다. 블링컨은 현실적 대안으로 △모든 (핵)프로그램의 공개 △국제사찰단 감시하의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인프라 동결 △(핵)탄두·미사일의 일부 폐기와 경제 제재의 제한적 해제 맞교환 등을 북미 간에 고려해볼 만한 잠정적 합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일단 이 정도 수준의 합의를 먼저 이룬 뒤 포괄적인 북핵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우라늄) 광산, (정련) 공장, 원심분리기, 농축·재처리 시설 등의 핵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이란 핵합의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전봉근 “바이든, 북한과 관계정상화 추구할 것” 국립외교원 산하 외교안보연구소 전봉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하의 북미관계 전망과 북핵협상 재개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핵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전망”이라며 “바이든 신행정부의 국정 최우선 순위가 코로나 팬데믹 대응, 경제 회복, 정치적 양극화 치유, 인종문제 해결 등 국내문제에 주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외교 분야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국제 리더십 회복을 최고 목표로 내세우고, 이를 위해 동맹 회복과 민주주의 연대, 국제 협력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답습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다음 이유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첫째, 오바마 대통령(2009~2017)은 집권 초기에 냉전적 적대관계에 있었던 이란·쿠바·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개인적 관심사이자 주요 외교목표로 내세웠고, 실제 이란·쿠바와 관계개선에 성공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외교목표를 계승한다면, 마지막 적대국인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당시 한국의 이명박(2008~2013)·박근혜(2013~2017) 정부가 안보 중시의 보수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했는데,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을 존중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북한은 당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권력이 교체되는 취약한 시기여서 정권안보용의 핵·미사일 개발에 집중했고 대외적으로 관심을 돌릴 여력이 없었다. 넷째, 오늘 북한의 핵미사일은 더 이상 잠재적인 위협이 아니라, 동맹국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직접 위협하는 중대한 국가안보 위협이 됐다. 나아가 북한 핵무장과 지속적인 핵능력 증강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시하는 핵비확산·핵군축·핵안보 국제 레짐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도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과 대응을 필요로 한다. 전 교수는 “민주당 행정부의 전통적인 대화 중시 외교원칙이 북미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바이든 당선자는 민주당 강령에서 군사적 옵션을 부정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원칙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도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와 진보적인 국정철학 및 외교정책 기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민주당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며 “사실 과거 한미는 틈 없는 공조를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집권 정당의 성향이 서로 엇갈려 대북정책에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북미대화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를 재개하고 북핵위기·전쟁위기가 재발할 가능성도 크다”며 “이런 북핵사태의 악화를 방지하고 북미대화의 재개를 위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북미협상 재개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의 첫 대북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전이라도 북한에 다음과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공개적 또는 비공개적으로 전달한다면 북핵사태의 악화 방지와 북미대화 재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 교수가 제안한 메시지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2018년 4월 이후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한 것을 평가한다. 싱가포르 북미정상 공동성명을 계승하고 지지하며, 이 공동성명에 따라 핵 없는 한반도,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미대화를 조기에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는 것이다. 김현욱 “미중 간 균형 잡고 대중국 밸런싱 유지” 같은 연구소 김현욱 미주연구부장(교수)도 최근 발표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및 한반도 정책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원칙적이고 프로페셔널한 외교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즉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지향하며, 깐깐한 실무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중요한 것은 협상의 방식이 어떻게 전개되느냐”라며 “동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은 원칙에 기반한 외교, 제재를 통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비핵화 로드맵, 엔드 포인트 등에 대한 북한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중 갈등과 관련해 “현재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 확대가 서서히 그러나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바이든이 한미동맹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시진핑의 한국 방문 계획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가 점차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국은 한국에 대한 현재의 위협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당장 중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단기적 이익 손실을 막기 위해 중국의 정책에 잘 부응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쌓이게 되면 우리의 이익은 중국의 영향력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를 막고 우리의 독자적 이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중 간 균형을 잡아야 한다”면서 “즉 대중국 억지(deterrence) 및 밸런싱(balancing)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미동맹과 미국의 아시아 전략 내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미국 중심의 안보체제나 경제체제에서 빠지는 정책이 되풀이될 경우, 제2의 애치슨 라인이 그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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