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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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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오세훈 서울시장 “요즘 5선 고민...시민만 보겠다”

대선후보 거론엔 “시민만 바라볼 것” ‘서울비전2030’ 밑그림...“예산 편성 주요 관심사” “ ‘약자와의 동행’ 어려운 작업...여러 고민 시작” | 대담=박인옥 사회부국장 | 정리=정광연·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요즘 들어 부쩍 5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4선을 달성했지만 아직도 그려낼 과제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야말로 ‘서울’에 완벽히 몰입된 상태다. 오 시장은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비전2030을 발표하고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선장이 다른 데를 바라봐서야 되겠냐”고 반문하며 “서울시만 바라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비전2030’은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위원들이 100여 차례 넘는 토론을 거쳐 수립됐다. 최상위 비전인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을 실현하기 위해 △상생도시 △글로벌선도도시 △안심도시 △미래감성도시 등 4가지 미래상을 정했다. 이를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해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 등 4가지 정책지향을 설정하고 16대 전략목표, 78개 정책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오 시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고민 없이 ‘서울’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하면 할수록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건 어려운 작업(으로 느껴진다)”이라며 “그렇게 쉽다면 누구든 했을 것이다. 몇몇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나니 더 많은 요구가 생기고, 예산에 대한 고민도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은 민선8기의 밑그림을 그리는 초입이다. 올 연말까지는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과 그걸 가능하게 하는 예산 편성이 주요 관심사”라며 “그런 의미에서 ‘약자와의 동행’과 서울에 살고, 관광하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동행매력특별시’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일문일답. Q. 민선8기 출범 이후 자치구, 시의회 모두 ‘아군’으로 구성됐다.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해 설정했던 ‘서울비전2030’을 비롯해서 약자, 동행매력특별시의 기준을 하나하나 실행하기에 아주 좋은 업무 환경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힘이 난다. 작년엔 사실 비전 설정만 했지 모든 정책 시작 단계에서 제동, 반대에 부딪히고 예산이 깎이는 등 굉장히 답답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기대가 크다. 다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당이 같다고 무조건 도와주진 않을 것이다. 늘 같은 당이더라도 견제는 견제대로 하는 것이다. 과거 경험에 비춰봐도 그렇다. 의회와는 건전한 견제와 균형의 관계가 될 것 같다. Q. 서울시가 반지하 거주자 이전 대책을 20년 장기 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대해 정부(국토부)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사업추진계획을 말씀해 달라. 정부와 같이 (반지하 대책에 대한) 회의를 했다. 20년 걸려 서울에서 점차 반지하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주거 유형을 줄이겠다는 인식은 같이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문제 제기인데 저는 가능하다고 본다. 20년만 주면 충분하다. ‘반지하’라는 주거 유형이 침수 위험지역 내에 있다는 것은 분명히 개선돼야 할 점이다. 하루아침에 다 바꾸는 것처럼 전제하고 비판하는데 (시는)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 퇴출, 금지라는 용어를 저희가 쓴 적 없다. 20년 동안 바람직하지 않은 주거 유형인 반지하를 줄이겠다고 했다. 동시에 거동 불편한 분들이 반지하에 살고 있는데 조속한 시일 내 반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겨 공공임대주택으로 이동하는 안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다. 너무 쉽게 빨리 발표하니 졸속 아니냐고 하는데 제가 주거약자와의 동행을 발표한 지 6개월이 넘었다. 발표를 보면 졸속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Q. 최근 정부에서 270만가구의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그중에 50만이 서울에 밀집돼 있다. 시의 준비 상황은 어떤가. 시에서 50만가구를 소화한다고 하니 그게 가능하냐고 하는데 임기 중 50만가구를 소화할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해 왔다. 주택실장을 통해서도 임기 중 50만가구 가능하다고 몇 개월째 보고받고 있다. 어떻게 국토부가 시 물량을 줄이고 늘리겠는가. 시의 물량을 반영하는 게 도리다. Q. 서울시미디어재단(tbs)은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지. 공영방송은 공영방송다워야 한다. tbs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공평무사한 방송을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저는 특정 프로그램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이강택 사장 아래 있는 tbs가 정치적 균형을 잃었다(고 본다). 그게 국민적 평가다. 그걸 뭘 에둘러 이야기하나. 맞는 건 맞다고 이야기하는 거다. 길 가는 사람 붙잡고 ‘정치적 편향성 없냐’고 물어봐라. 어린아이도 그렇게 답변 안 할 것이다. 정치적 공정성, 즉 편향성을 배제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방송하길 저는 절실히 바란다. 그게 공영방송이다. 만약 민영방송이라고 하면 극좌든 극우든 누가 말리겠는가. 본인들이 시청률이나 청취율을 의식한다면 국민들이 평가할 일이다. 근데 이건 공영방송이다. 거의 예산 대부분을 시에서 받아 간다. 정치적 편향성이 배제돼야 하는데 그 의지가 아직 없다. 요약하면 정치적으로 공정한 방송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재정적으로 독립하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할 거면 재정적으로 독립하라는 거다. 재정적으로 독립방송을 표명했고, 재단이 독립했다. 조례상으로도 독립했다고 돼 있다. 앞뒤가 맞지 않다. 운영만 독립이라고 하면서 예산은 시에서 받아 가겠다. 그게 무슨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이냐. 독립된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아 달라는 거다. 제 꿈은 tbs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Q. ‘그레이트 선셋(Great Sunset) 한강’ 등 서울관광 활성화 추진 계획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긴) 아직 이르다. 개념 계획 단계다. 지금은 수상무대나 수변객석으로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공연장과 ‘런던 아이(London Eye)’나 ‘두바이 아이’와 같은 대관람차 등이다. 대관람차를 만드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또한 노들섬, 예술섬 프로젝트를 겸해서 한강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걸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다 보니 ‘그레이트 선셋’으로 (명칭이) 됐는데, 낙조(落照)를 아주 용이하게 감상할 수 있는 구조물을 노들섬에 넣는 등 현재 개념 계획의 단계다. (구체적 윤곽은) 올해 하반기 중 첫 발표를 시작할 것이다. Q. 정책적 측면에서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를) 말하기 어려운 게 이제 한창 민선8기의 밑그림 그리는 단계다. 그래서 각 부서가 정신없다. 그런 의미에서 약자와의 동행과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 ‘동행매력특별시’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간이다. 지난주엔 간부회의 때 ‘마이너리티 디자인’(사와다 도모히로 著)을 읽고 오라고 한 뒤 회의를 했다. 9월 회의 주제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이었다. 10월 회의엔 ‘변화하는 세계 질서’(레이 달리오 著)를 읽고 오도록 했다. 나라의 흥망성쇠를 아주 잘 분석한 책인데 이건 제가 지난 10년 동안 천착했던 주제이기도 하다. 무슨 일이든지 밑그림이 중요하다. 그림을 그려놓고 비전을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서 개별 정책이 존재하는 것이다. 올 연말까지는 민선8기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예산 편성이 주요 관심사다. Q.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은. 요즘 들어 부쩍 5선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비전2030’을 내놓고 밑그림 그리는 데 선장이 다른 데를 바라봐서야 되겠냐. 서울시만 바라봐야 한다. Q. 시민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약자와의 동행’ 작업이다. 그렇게 쉽다면 누구든지 했을 것이다. 약자와의 동행을 천명하고 몇몇 프로젝트를 발표하니 더 많은 요구가 생긴다. ‘과연 예산이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됐다. 다행인 것은 지난 10년 동안 시민단체를 표방하는 관변단체에 나눠줬던 연간 수천억원의 비용을 당장 줄이고 약자와의 동행 사업으로 돌리면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 같다. 정책 의지와 일머리가 줄일 것은 줄이고 배분할 것을 어떻게 배분할지 만들어낼 것이다. 그런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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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비상장주는 블루오션" 유혹...'신종 피싱업체' 잠입취재기

영등포구 B지사 잠입취재 “비상장주는 블루오션”...다들 ‘해먹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선불 유심·VPN’ 통신 관련 수사 강화해야 | 지혜진 기자 heyjin@newspim.com “아침 조회 합시다.” 오전 9시가 되자 본부장은 사무실 문을 닫았다. 정확히는 잠갔다. 이른 시간부터 전화를 돌리는 영업자들의 ‘멘트’ 아래로 도어락 잠김 알림 소리가 깔렸다. B지사의 근무 시간은 오전 8시 45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조회는 오전 9시와 오후 1시, 하루 두 번이다. 조회 시간엔 영업자들이 확보한 ‘가망자’가 몇 명인지 공유한다. 가망자는 영업에 걸려들 것 같은 사람들을 일컫는다. B지사의 사무실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고층부에 자리한다. 1층 안내판에 적힌 상호명과 달리 사무실 앞에는 아무런 간판도 붙어 있지 않았다. 간판이 떼어진 흔적만 남아 있다. 사무실은 20여 명이 근무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푸른 칸막이가 있는 4인용 책상 4개와 본부장을 비롯해 관리자급 책상 2개가 놓여 있었다. 창가 쪽엔 탄산음료, 주스, 과자, 햄버거, 컵라면 등이 갖춰진 탕비실이 있다. 영업자들의 연령대는 20~30대 초반이었다. 출근한 지 사흘째인 사람부터 6개월째인 사람, 1년 정도 된 사람 등 근무 기간은 다양했지만 장기근속자는 없었다. 젊은 영업자들은 톰브라운 셔츠, 베르사체 티셔츠 등 의류에서부터 발렌시아가 슬리퍼, 구찌 클러치, 금목걸이 등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일한 지 오래된 영업자일수록 걸친 명품이 많아 보였다. 그들의 모습은 TM영업이 얼마만큼의 금전적 이익을 안겨주는지 가늠케 했다. “비상장주는 블루오션...벌 수 있을 때 벌어야” B지사는 3개월 전부터 비상장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면접 당시 B지사 대표는 기자에게 원래 코인 영업을 하려고 했으나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검찰이 코인 쪽을 예의주시하는 것 같아 당분간은 비상장주식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상장주식의 수익률이 생각보다 “너무 좋다”며 2024년도까지 팔 종목을 마련해 뒀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비상장주 TM영업 방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지사의 대표 격인 ‘총판’이 직접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통해 500원, 1000원, 10원 등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산 뒤 TM조직을 통해 1만5000원, 2만원, 심하게는 5만원까지 폭리를 취해 파는 방법이다. 또 다른 경우는 B지사처럼 비상장사 대표와 직접 접촉해 브로커 역할을 하는 거다. 회사로부터 직접 주식을 받아오면 회사가 비상장 거래 플랫폼에서 주가 방어를 해줄 수도 있고, 투자자가 회사로 전화했을 때 대응이 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했다. 두 방식은 투자금을 받는 방식도 달랐다. 전자의 방법은 영업자들이 비상장사 계좌가 아닌 대주주 명의의 계좌로 입금해 달라고 요청한다. 사실은 대포통장이다. 반면 비상장사와 함께 영업하면 회사 법인 계좌로 입금하라고 안내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비상장사와 TM조직이 함께 움직이면 영업에도 좀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비상장사에서 언제 보도자료를 뿌릴지, 어떤 내용의 보도를 할지 등을 미리 TM조직에 언질을 주기 때문이다. 영업자는 이 정보를 토대로 전화를 돌리면서 “다음 날 오후 1시 어떤 기사가 나올 예정”이라며 고급 정보인 양 고객들을 설득한다. 영업자가 말한 대로 기사가 나온 것을 확인한 고객들은 투자하게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이들은 이런 걸 ‘엠바고 호재’라고 불렀다. B지사는 비상장주 영업의 장점으로 ‘업셀’을 꼽았다. 업셀이란 여러 번에 걸쳐서 같은 사람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내는 것을 말한다. 즉 주식리딩방은 가입비 명목으로 딱 한 번 투자금을 받아낼 수 있지만, 비상장주는 소액투자 고객일지라도 2번, 3번에 걸쳐 주식을 사도록 계속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B지사에서는 업셀 10회가 최고 기록이라고 했다. 영업자가 한 명의 고객에게 10차례에 걸쳐 주식을 팔았다는 것이다. B지사도 원래는 리딩방을 운영했다. 그러나 대표는 “리딩업체도 많이 벌 땐 (영업자들이) 한 달에 1억원씩 가져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달에 500만원 가져갈까 말까”라며 “너무 많이들 해 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장주는 지금이 블루오션이니 많이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며 “이미 영업자들이 다 뽑아먹고 나서 비상장주 한다고 하면 이미 늦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면접을 본 날은 S사가 코스닥에 상장된 날이었다. 대표는 S사에 몰린 청약증거금 20조원가량을 비상장주를 판매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라봤다. 사람들의 ‘투심(투자심리)’이 곧 TM조직이 노리는 먹잇감이었다. 공모주 상장 전날은 ‘가망자’ 확보하는 날 면접일처럼 공모주가 상장하는 날은 ‘계약 파티’ 날이라고 부른다. 파티 전날엔 가망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기자가 출근한 날은 또 다른 기업 SS사의 코스닥 상장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조회를 시작하자마자 본부장은 “4일은 상장 종목이 나오는 중요한 날”이라며 “신청서를 받기 위해 분발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가장 많은 신청서를 받은 사람은 출근한 지 사흘째인 여성 영업자였다. S사와 SS사는 B지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코스닥 상장 전에 이들 주식을 B지사가 판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공모주가 상장하는 날은 돈이, 투심이 몰리는 날이었다. B지사는 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였다. 이들은 마치 SS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꾸며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사모펀드 전환사채 물량이 있다면서 회사 보유분을 고객들이 신청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내용이었다. SS사의 공모가는 이미 3만5000원으로 정해진 시점이었는데 이들은 상장 전 주주모집 가격인 2만원에 팔겠다고 고객들을 꼬드겼다. 영업자에 따라서 특별공급 물량이라고 둘러대는 경우도 있었다. 당장 다음 날 상장하는 주식을 확정 공모가보다 싸게 팔겠다는, 즉 24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7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는 말이었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가망자 확보’를 위해서다. 전화를 끊고서 이들은 곧장 카카오톡 메시지로 설명자료와 URL을 보냈다. URL에 접속하면 이름, 성별, 주민등록번호, 주소, 매수 희망 주식 수 등을 입력하는 특별공급 물량 신청서가 나온다. 매수를 희망하는 주식 수까지 입력하도록 함으로써 B지사는 해당 고객이 얼마까지 여유자금이 있는지 파악하려는 의도다. 신청서를 쓴 고객 중 SS사의 주식을 받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이들은 당일 오후 늦게 혹은 다음 날 다시 전화를 돌린다. 마치 실제로 상장까지 하는 유망한 주식을 판매하는 투자자문업체라는 이미지까지 얻게 되는 셈이다. “선생님 보셨죠? 어제 특별공급 물량이 워낙 적어서 아쉽게도 배당은 못 받으셨지만, 수익률은 확인하셨죠? 이래서 비상장주는 1차 공모 때부터 들어가야 합니다. 저희는 비상장주 투자를 도와드려요. 1차 주주 모집 때부터 들어가면 70%가 아닌 400~500% 수익률을 예상하실 수 있습니다. 마침 저희가 상장 예정인 회사 주주님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소액이라도 한번 발을 담가보세요.” 이때부터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 이들이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공모주 상장일을 ‘계약 파티’ 날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DB업자부터 유심·문자발송 업체까지 ‘한통속’ 불법 TM조직은 대부분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많이 사용되는 타인 명의의 선불 유심(USIM)을 개통해 대포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자들은 본명이 아닌 가명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들이 영업 대상으로 삼는 고객들은 주로 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수집된 DB(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연락처의 명의자들이다. 영업 사무실에선 VPN(가상사설망)으로 IP(인터넷 프로토콜)를 우회해 국내가 아닌 국외에 있는 것처럼 꾸민다는 점, 기사형 광고를 영업 시 활용한다는 점 등도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TM조직 총판, 영업자 등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의 채팅방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판매한다는 홍보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른바 ‘DB업자’들은 비상장주식이나 코인 등을 판매하는 영업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를 판매했다. DB업자들이 판매하는 DB에는 여러 종류가 있었다. 대표적인 게 ‘퍼미션 DB’다. 말 그대로 허가받은 DB라는 뜻인데, 1차적으로 수집한 연락처들에 DB업자들이 직접 전화를 돌려 비상장주식 내지는 코인 관련 투자정보를 받아보겠냐고 질문한 뒤, 받아보겠다고 한 사람들의 연락처만 모아둔 DB를 의미한다. 선불 유심을 판매하는 업자들도 TM조직을 운영하는 데 핵심적이다. 우선 영업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한다. 여기에 일부 TM조직의 경우 주기적으로 유심을 교체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선불 유심의 공급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대량으로 광고 문자를 발생해 주는 문자발송업체 등 TM조직의 영업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부수적인 업자들이 존재한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을 위반하는 DB업자나 유심업자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새한 법무법인 자산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는 불법 DB나 대포폰 사용을 잡범으로 취급하는데, 최근 벌어지는 투자 사기의 근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불법 DB나 대포폰이 사라지지 않는 한 수법은 계속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에서는 선불폰을 휴대전화가 없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하되 추적할 수 있게 한다”며 “우리나라는 너무 쉽게 선불 유심을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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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자운대 이전 유력 방위사업청 ‘방산 세계 4강’ 견인할까?

최근 폴란드·이집트·호주 등 K - 방산 진군 ‘방사청+기업+지원’ 3박자 갖춰져야 방사청 조직·제도 손보고 기업 의견 수렴 |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kjw8619@newspim.com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위산업을 전략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한국 방산 4강 도약’ 선언에 대한 방산업계 현장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세계 무기 수출시장의 2.8%를 차지하는 한국은 미국 39%, 러시아 19%, 프랑스 11%, 중국 4.6% 등에 이은 세계 8위다. 올 연말에는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K-방산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한국 방위산업 전체가 마치 비리집단으로 낙인찍히고 매도된 경향이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전략산업으로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비리집단으로 낙인찍히지 않은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히딩크처럼 유능한 ‘방산 컨트롤타워’ 있어야 다만 2002년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대한민국 월드컵 4강 신화보다 더 어려운 것이 ‘세계 방산 4강 신화’다. 히딩크 감독 같은 뛰어난 ‘정부의 방산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방위사업을 선도하고 방산업계를 지원하는 지속 가능한 전략과 지원 정책을 펼 수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 안정환과 유상철, 홍명보와 이운재처럼 뛰어난 체력과 정신력, 기술과 돌파력까지 갖춘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골고루 포진해 있어야 한다. 어느 한 선수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평균 기량이 갖춰져야 한다. 방산 분야도 어느 특정 무기나 장비, 기업만이 도드라지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기술력과 기업 경쟁력이 함께 올라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여기에 더해 ‘12번째 선수’라고 할 수 있는 ‘붉은 악마’ 국민적 응원이 있어야 한다. 유능한 감독인 ‘정부의 방산 컨트롤타워’, 도전정신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선수인 ‘방산 기업들’, 전폭적인 국민과 정부의 ‘방산업계 지원’, 이 3박자가 갖춰져야 비로소 세계 4강 신화 기적을 쓸 수 있다. 방위사업의 최일선 감독은 바로 방위사업청의 역할이다. 현재 방사청의 감독과 전략, 경쟁력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방산 4위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지 냉철히 자문해 봤으면 한다. 최근 방사청의 대전 이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시작됐다. 방사청이 그동안 수도권에 있어 그나마 경쟁력 있는 직원들의 충원이 어렵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방사청, 보안상 이유로 대전 자운대 이전 유력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다른 정부 부처로의 ‘보이지 않는 엑소더스’가 시작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방사청은 특별한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2027년까지 대전으로 청사를 이전해야 한다. 일단 군사 보안과 청사 이전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전 자운대 신축이 유력해 보인다. 2023년 3월까지 대전으로 이동할 280명 규모의 선발대를 꾸리고 있다. 방사청의 대전 이전을 보면서 2017년 8월 서울 수색에 있던 국방대의 논산 이전 논란이 오버랩된다. 논산으로 이전한 지 5년이 된 국방대의 국방·안보·군사 측면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들어본 적이 없다. 방사청이 대전 자운대로 이전하게 되면 방산업체와의 보이지 않는 벽은 더 높아지고 소통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 잘하는 구성원들이 떠나고 서울에서 물리적·심리적 거리도 멀어지면 방사청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적지 않은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방위사업과 방산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게 됐다. 특히 방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는 최근 해외에서 한국 방산이 수주 잭팟을 터뜨리고 있지만 구조적인 제도 개선을 보완하지 않으면 장밋빛 미래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방산업계 현장과 방사청 공무원 간의 인식과 괴리가 너무나도 크다고 하소연한다. 일단 무기 수출계약이 성사되면 방사청은 현장 기업들이 알아서 하라면서 사실상 방치한다고 한다. 정부 공무원들이 계약이 마지막까지 성사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특정 기업 봐주기’ 감사에 걸릴 수 있다며 발뺌하기 일쑤라는 것. 방산업체로 지정되려면 연구개발(R&D)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생산능력만을 보고 지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연구개발 업체들은 ‘땅 파서 비용 대느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방산 선진국들, ‘통합과 집중’으로 시너지 극대화 방산 선진국들은 미래 무기체계 수요가 줄고 기술의 변화가 빨리 올 것에 대비하고 있다. 연구개발 분야는 키우고 생산 인프라 규모는 크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반대로 연구개발 업체는 소수이고 생산업체는 다수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연구개발을 하면 생산업체들이 그 과실을 다 가져간다. 연구개발 업체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세계 방산 4강을 넘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장밋빛 청사진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나 유럽의 방산 선진국들은 같은 계열의 기술이나 분야는 영역별로 묶어서 시너지 경쟁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한국의 방위사업은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여러 기업이 경쟁하게 만들어 결국은 ‘제살 깎아먹기’ 내부 출혈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최저가 낙찰 제도는 대한민국 방위사업이 ‘저비용·고효율’이 아닌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잉태하는 고질적인 병폐가 되고 있다. 이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그동안 수없이 지적했지만 방사청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개별 기업들이 열심히 뛰어서 성과를 내는 방산 생태계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 정부가 적극 나서 영역별로 통합과 집중을 통해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방산 수출 수치에 현혹되지 말고 방산업계가 진정한 내실을 다지고 규제개혁을 통해 제도를 보완해 더 큰 국가적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방사청의 조직 자체를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 사업부서마다 총괄계약팀이 있어 자체 계약을 하고 있는데 협상력은 물론 사업 전반에 대한 속성과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사청에서 국내외 계약파트는 핵심 중 핵심이다. 예전에는 계약관리본부가 따로 있어 각종 사업마다 협상과 회의에 참석하고 사업 모니터링을 하면서 계약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의 총괄계약팀도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부서마다 갖다 놨다. 하지만 실제 시행해 봤더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계약과 협상의 노하우가 전수되고 계속 쌓여 전문성을 발휘해야 하는데 담당자가 소수이고 업무가 자꾸 바뀌면서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무기를 개발해 수출하거나 도입해 전력화한다고 해도 어떻게 계약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린다. 도입한 지 3년이 된 총괄계약팀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지금쯤은 중간 점검이 절실해 보인다. 방산 핵심 소재·부품·장비 선제 확보 적극 지원 대한민국이 현재 수치만 갖고 4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것은 너무 장밋빛 미래다. 미래전 양상과 무기체계 요구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데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사상누각이다. 기술전쟁 시대로 돌입하면 K-9 자주포와 K-2 전차가 잘나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인해 반짝특수가 있을 수 있지만 언젠가는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 무기들은 가격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그동안 국내 소요량에 한정된 생산능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예산이 승인된 사업이나 전력화 계획 범위 안에서만 해당 부품과 생산 계획을 짜게 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폴란드나 호주, 이집트 등 전 세계에서 한국 방산 물자와 장비를 아무리 사려고 해도 긴급한 소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을 하는 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적시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된 K-9 자주포의 사통장비나 K-2 흑표전차의 엔진, FA-50 경공격기의 레이더와 주임무 장치 등은 방산업체들이 선제적으로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적·정책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핵심 부품을 확보하는 데 1~2년 걸리는 장납기 품목들은 미리 확보해 놓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아무리 국산화 부품이라고 해도 방산 물자는 사전에 확보할 수 없고 정부가 승인한 물량만 생산한다. 방산 기업들의 수익률이 5~6%에 불과한 상황에서 정부가 업체들에 충분한 부품을 확보하라고 하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금융지원을 해주는 등 방산 업체들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 수출 대박에도 납기 못 맞추면 ‘절호의 기회’ 무산 긴급 소요나 전시 장비들은 예산을 아무리 태워 놔도 예비 부품이 없을 수 있다. 정부가 장기적 안목을 갖고 일선 업체들에 무엇을 지원할지 선제적으로 묻고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 줘야 한다. 일단 방산 물자들은 시장이 열리면 파이가 크다. 획득하고 운용 유지하는 데 수십 년씩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폴란드에 한국의 방산 물자가 들어가면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산시장의 거점으로서 수십 년 걸리는 전력화 장비가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K-방산 업체들이 무기와 장비를 팔면 바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 1차 계약 이행에 이어 추가 물량도 차질 없이 적기에 생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 예비 부품이 없어 우리 군의 전력화 무기까지 수출로 돌려 전력화에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 일선 방산 업체들의 숨통이 트이게 정책적·금융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 정부가 ‘선(先)투자 후(後)회수’를 하더라도 선제적으로 투자를 하고 지원해야 한다. 지금의 방위사업과 방위산업 구조하에서는 수출 대박이 터져도 제때 납기를 맞추지 못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탄력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하다. 방산 업체들의 성과는 결국 우리 군과 정부, 경제에 선순환된다. 정부가 더 늦기 전에 바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K-방산은 더 이상 업체만으로는 안 된다. 정부의 제도와 재정, 정책, 외교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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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주체’ 내걸고 원조로 먹고산다...北 주민 40%가 식량부족

|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yjlee@newspim.com 전체 인구 2500만명 가운데 470만명이 감염 상태에 이른 코로나 확산의 급한 불을 끈 북한이 가장 먼저 해외 공관에 긴급 지시를 내린 건 식량 조달 문제다. 주재국의 정부나 민간 기구 측에 접촉해 대북 곡물 지원을 해줄 수 있느냐 타진한 것이다. 그만큼 북한의 식량 수급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북한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건 지난 8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가 퇴치됐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북한 관영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첫 발병한 북한 지역의 코로나는 5월 중순 하루 환자 39만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하지만 군대까지 동원한 비상방역 활동으로 신규 환자가 나타나지 않는 종식 상태가 됐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그런데 곧바로 북한의 발 빠른 움직임이 포착됐다. 인도 국제상공회의소(ICIB) 측은 8월 말 인도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상무관이 식량 지원을 타진해 왔다면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현지에서는 북한으로 운송될 화물선이 수배된 사실이 선박 소유주 사이에 입소문 나기 시작했다. 캐나다를 비롯한 여타 국가에서도 북한이 식량 확보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 드러났다. 분위기가 이렇게 흐르자 김정은 위원장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베트남 독립 77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낸 사실을 두고도 식량 조달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만큼 북한의 식량 조달 동향이 국제사회의 화제가 된 것이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나 묵인이 없다면 어렵다. 김정은은 국제사회에 코로나가 한창 번지던 2020년 8월 13일 노동당 제7기 16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악성 비루스(코로나) 상황이 전파되고 있는바, 큰물 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며 국경을 더욱 철통같이 닫아매고 방역사업을 엄격히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은 폭우로 인해 3만9296정보(1정보는 약 3000평)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고, 민가 1만6680세대와 공공건물 630여 동이 파괴 또는 침수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도 코로나 유입을 우려해 대북 지원을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김정은의 이 발언 직후 북한의 대남·대외 창구는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 진단 키트나 마스크·장갑 등 방역장비는 물론 치료제와 비타민제 등의 대북 지원은 막혔다. 대북 식량 제공이나 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북한의 해외 공관과 외교 채널이 식량 확보를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건 김정은의 지침에 변경이 있음을 보여준다. 식량 조달에 나서야 할 정도로 뭔가 문제가 생긴 건 틀림없어 보인다는 게 대북 정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뚜렷한 징후는 지난해에도 포착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개최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농업 부문에서 지난해의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하여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평양 주민에 대한 식량 공급까지 차질을 빚는다고 인정하면서 특별 공급을 지시하는 명령문에 서명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핵심 중의 핵심 계층이 사는 평양에서까지 식량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김정은이 이를 챙겨야 할 정도라면 문제는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식량난은 북한 경제의 실상을 함축하는 말이다. 식량난이란 단어의 앞에 ‘만성적인’이란 수식어가 붙는 건 북한의 식량 부족과 주민들의 굶주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란 점을 말해 준다.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이자 국가주석인 김일성은 “이팝(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단옷 입고, 기와집에 살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대에 걸쳐 70여 년 통치를 이어오는 동안 실현되지 못했다. 김일성 사망 직후인 1990년대 중후반 대홍수로 인한 식량 부족 사태로 “200만~300만명이 굶어죽었다”고 알려진(한·미 정보 당국은 46만명 수준으로 파악) 비극적 상황도 맞았다. 북한이 스스로 ‘고난의 행군’이라 칭하는 참극이다. 휴전선에 맞닿은 한국이 쌀 소비가 해마다 줄어들고, 연간 570만톤에 이르는 음식물을 쓰레기로 버린다는 통계가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의 식량 부족은 국제사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유엔 산하 기구나 평양에서 활동해온 인도주의 단체는 여전히 북한 주민 2500만명 가운데 40%가량이 만성적인 굶주림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북한 식량난의 원인으로 꼽히는 문제 중 첫째는 사회주의 농업생산 방식의 비효율과 모순으로 인한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협동농장이나 집단영농 형태의 북한 농업은 근로자들의 동기 부여나 의욕 고취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생산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협동농장 등과 달리 주민에게 개인적으로 허용된 뙈기밭이나 텃밭 등에서 훨씬 높은 수확이 이뤄지고 갖은 정성을 다한다는 건 탈북 인사들의 증언뿐 아니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둘째는 경제난으로 인한 농업 인프라의 붕괴와 낙후된 기술이 문제로 꼽힌다. 벼와 옥수수·콩 등 주요 곡물의 종자 개량이나 비료 조달뿐 아니라 비닐박막 등 자재의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운기·트랙터 등 영농 기계화의 확대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셋째는 농업 분야도 대북 제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양한 차원의 농업 협력사업과 지원이 이뤄졌다. 우리민족서로돕기 등 우리 단체와 기관은 북한에 트랙터와 이앙기 등 장비뿐 아니라 낫과 호미·장갑 등 다양한 물품을 북한에 보내 큰 호응을 얻었다. 비닐하우스용 비닐박막은 북한이 가장 반기고 원하는 물품 중 하나였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초래된 대북 제재의 여파로 이 같은 사업이나 지원은 중단 사태를 맞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업 부문에서는 실적 부풀리기가 만연하고 있다. 실제로 생산된 물량보다 많은 성과를 거둔 것처럼 포장하거나, 현장 조사·검열이 나올 때 인접한 다른 지역의 물량으로 채워넣어 속이는 수법이 쓰인다고 한다. @img4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까지 이 문제를 거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는 지난해 3월 시·군 노동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소집한 자리에서 “농업 부문에 뿌리 깊이 배겨 있는 허풍을 없애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이 벌여야 한다”고 질책했다. 앞서 한 달 전 열린 당 8기 2차 전원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은 “농업 부문에 허풍이 만연해 있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일단 높게 잡아놓은 뒤 생산량을 허위로 보고해 큰 실적을 거둔 것처럼 포장하는 행태가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1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아들인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 권력을 넘겨받았다. 그때 27살이던 청년 지도자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으며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기대도 적지 않았다. 10대 시절 서방 유학(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을 하고 바깥세상을 경험한 젊은 지도자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다를 것이란 생각에서다. 엘리트와 주민의 기대를 부풀게 한 건 201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행한 김정은의 첫 연설이다. 그는 고난의 행군을 겨냥해 “다시는 우리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핵과 미사일에 집착한 그는 대북 제재와 경제난을 자초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급기야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운운하면서 다시 고난의 길을 가자고 주민들에게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주체의 나라’를 표방하면서 ‘쌀은 곧 공산주의’란 구호까지 내걸었던 북한은 원조로 연명하는 체제로 전락했다. 제대로 줄 수 있고 공존을 모색할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국가인 대한민국의 지원마저 마다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김정은과 여동생 김여정의 거칠기만 한 ‘남매정치’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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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김현기 서울시의장 "비정상의 '정상화'…tbs, 시대적 소명 끝났다"

12년 만에 보수 다수당 서울시의회 개막 비정상의 정상화 선언, 협력 속 충돌 불가피 기초학력 저하 적극 대응...tbs 재편성 ‘강조’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며 서울시의회는 12년 만에 보수정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정부와 서울시장, 서울시의회까지 모두 국민의힘이 장악한 이른바 ‘보수 원팀’이 완성됐다. 야당의 ‘고립무원’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김현기 제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야당을 배려하고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야당과 끊임없이 ‘협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진보정당이 이끈 지난 12년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정상화’를 목표로 내건 만큼 여야 간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초학력 저하 ‘심각’, 특위 구성 대응 11대 서울시의회는 출범 후 첫 과제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조직개편안과 추경안을 비교적 무난하게 통과시켰다. 야당 역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민선8기의 첫 단추만큼은 잡음 없이 채우자는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을 향한 여당의 공세는 날카롭다. 김 의장 역시 “지난 12년 동안 진보진영 체제에서 기초학력이 크게 낮아졌다. 미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며 “사실상 공교육의 실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시교육청이 제대로 된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서울교육학력향상특위’를 구성해 대대적인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야당은 기초학력 저하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시교육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맞서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김 의장은 “민주당 시의회가 집권한 기간 동안 시교육청은 ‘무풍지대’에 있었다.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 시교육청의 행정은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깜깜이’다. 시의회가 발 벗고 나서서 기초학력 저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tbs 시대적 소명 끝나...독자생존 고민해야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tbs 사태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이미 교통방송으로서의 한계에 직면한 만큼 독자생존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혁신적 변화가 없으면 지원도 없다는 오 시장과 동일한 태도다. 특히 시의회가 ‘개입’하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는 “시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지난 지방선거의 결과에는 tbs의 존립 가치가 상실됐으니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거듭나라는 시민의 바람도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tbs 지원을 중단할 수 있는 조례안을 마련했지만 유예기간이 1년이다. 필요하면 더 늘릴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시의회의 목표는 특정 언론을 없애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생존권 역시 원하면 다른 출연기관에 근무할 수 있도록 부칙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tbs가 진보성향의 방송을 안 하면 지원을 유지하냐는 질문 자체가 정치적인 개입이다. 이미 시대적 소명이 끝난 방송이다.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거수기’ 우려 일축, 감시와 견제 충실할 것 11대 서울시의회에는 초선 의원이 유독 많다. 전체 112명 중 82명(73%)에 달한다. 이 중 65명이 여당에 포진했다. 최다선(4선)을 자랑하는 김 의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여당이 ‘보수 원팀’ 기조에 휘말리면 견제보다는 협력에 함몰된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김 의장은 “그런 말은 우리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원칙에 입각해 시의회를 운영하겠다고 모든 구성원과 공유했다. 같은 당이라고 봐주는 것도, 다른 당이라고 유난히 견제하는 것도 없다. 시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선8기 개막이 한 달여가 지나며 오 시장의 서울시정도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보궐선거 이후 민선7기 시의회는 시와 첨예한 갈등을 반복했다. 새롭게 구성된 보수 다수당 시의회가 협력과 견제의 한가운데서 어떤 균형 잡힌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의장은 “비정상적인 일들이 정상적인 것처럼 흘러온 부분들이 적지 않다. 이를 바로잡는 것이 목표다. 주요 조례들을 면밀히 살펴 잘못된 점은 모두 개선하겠다. 시민들의 혈세인 세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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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조성명 강남구청장 “구민과의 소통 최우선 ‘그린 스마트 시티’ 만들겠다”

취임 후 주민단체 대표들과 릴레이 간담회 서울의료원·행정문화복합타운 등 시와 긴밀 협의 구내 양극화 해소, 기부·나눔 문화 정착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70.3%.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초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선거를 불과 20여 일 앞두고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수치다. 2002년 강남구의원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지역 현안에 관심을 기울여온 그는 ‘토박이’ 행정가를 기대하는 구민들의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그린 스마트 시티’를 슬로건으로 내건 조 구청장을 만나 민선8기 주요 계획과 비전을 들어봤다. 취임 후 첫 행보는 ‘주민과의 간담회’ 조 구청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관내 주민단체 대표들과의 릴레이 간담회 추진 계획을 결재했다.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민들과의 소통이 가장 먼저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주민대표 한분 한분이 저보다 뛰어난 ‘전문가’다.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면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 강남구는 겉으로는 화려하고 부유하지만 바꾸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더 많은 소통의 기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슬로건 역시 거창한 비전이 아닌 구민들의 요구를 종합한 ‘청사진’이라는 설명이다. ‘그린’은 자연과 사람의 공존, 더 나아가 생명 존중을 담고 있으며, ‘스마트’는 강남구 특유의 발달된 인프라를 활용한 혁신기술과 선진금융 등의 미래 계획을 의미한다. 조 구청장은 “수서·세곡 지역을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거점지구로 조성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곳에 로봇테크센터를 건립하고 다수의 기업을 유치하려 한다. 목표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고 함께 어울리고 싶어 하는 자치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원팀’으로 주요 현안 해결 서울의료원 부지 활용방안은 ‘뜨거운 감자’다. 강남구는 복합마이스단지 구축을 추진 중이지만, 서울시는 이곳에 임대주택 건설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은 당선 직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함께 모색하자는 공감대는 형성했다고 밝혔다. 임대주택보다는 복합단지에 걸맞은 레지던스 시설을 만들자는 게 강남구 입장이다. 핵심 공약인 행정문화복합타운 건립도 시와의 협력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구유지인 현 구청 부지와 시유지인 대치동 세텍지구의 ‘등가교환’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민선7기에는 겉돌았던 양측의 협상이 이른바 ‘원팀’을 강조하는 민선8기에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그는 “모든 정책의 기본은 시민(구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려해 이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임대주택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다른 대안을 제안했고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세밀한 부분은 좀 더 구체적으로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양극화 해소 과제, 소통으로 가치 창출 국내 최고 부촌으로 알려졌지만 강남구에는 25개 자치구 중 12번째로 많은 기초생활 수급자가 생활하고 있다. 임대주택 규모도 3번째로 많다. 그만큼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에 복지 취약지대에 놓인 ‘차상위’ 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강남복지재단의 조직개편 및 활성화를 준비 중이다. 특히 부유층이 많은 특성을 살려 기부와 나눔을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한다. 관에서 주도하는 복지를 넘어 자발적 문화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를 50% 경감하자는 공약도 같은 맥락이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강남에 집 한 채를 가지고 있지만 실질소득은 없어 버거워하는 사람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잘사는 강남’에 가려진 사각지대를 최대한 발굴해 지원하겠다는 각오다. 조 구청장은 “강남에서만 50년 가까이 살다 보니 모든 일이 내 일처럼 느껴진다. ‘수치’가 아닌 ‘가치’로 인정받는 구청장이 목표다. 현재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를 적기에 완성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해 골목상권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을 구민들과 함께하겠다는 점이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초석은 ‘소통’이다. 강남구민들의 기대에 부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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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서강석 송파구청장 "잠실 5단지 재건축 등 주요 정비사업 신속 추진"

공직생활 30년, 자타공인 행정 전문가 조직개편으로 업무 효율화, 지역개발 총력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행정의 ‘달인’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주택과장, 행정과장, 재무과장 등 서울시 주요 보직을 거치며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했다. 재직 중 부구청장도 역임했으며 오세훈 시장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정부와 서울시, 송파구로 이어지는 ‘원팀’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다. 압도적 지지 속에 당선된 그는 1순위 목표로 신속한 재건축·재개발을 강조했다. 정치인 출신이 득세했던 기간 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개발이 아니라 착공까지 가능한 구체적 성과를 자신했다. 행정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격이 다른 구정(區政)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정비사업만 55구역, 신속한 재건축·재개발 추진 이른바 ‘강남3구’로 불리며 부촌 이미지가 강한 송파구지만 주거 환경은 크게 열악한 지역으로 꼽힌다. 공동주택이 192개 단지로 타 자치구에 비해 많고, 이 중 상당수가 준공 30년을 이미 넘어섰다. 현재 55개 구역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에 ‘신속한 도시개발’을 민선8기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 정부 역시 집값 안정과 주거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이에 맞춰 정비사업 속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서 구청장은 “관건은 규제완화다. 지난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 중 구조안정성 평가 비중을 50%까지 올렸는데 이를 최소 종전 수준인 30%까지는 낮춰야 한다. 또한 사실상 재건축에 따른 초과이익 전부를 환수하는 현 초과이익환수제도 기준도 현실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실주공5단지 등 굵직한 재건축 현안이 상당수다. 1978년에 건립된 3930가구 규모의 잠실5단지는 재건축이 이뤄지면 최고 50층, 6815가구로 탈바꿈한다. 자치구 지형 자체가 바뀔 정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서 구청장은 도심 개발에 적극적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흡을 맞추며 재건축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각오다. 대대적 조직개편, 서강석표 구정 10월 ‘시동’ 송파구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규모 인사 단행을 예고했다.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의 핵심 ‘키워드’는 효율화다. 기존 조직은 목표가 애매하고 인력배치도 애매했다는 게 서 구청장의 판단이다. 업무 효율화는 곧 예산 절감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그는 인수위 단계에서 시급하지 않은 예산 111억원을 삭감하고 이를 취약계층에 투입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예산을 1원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서 구청장은 “개발이 시급한 현안에 맞춰 ‘전략개발기획단’을 신설했다.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하며 잠실MICE단지와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 등을 추진하는 전담부서다. 취임 후 구민들께 앞으로 송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을 경청했다. 이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가 보여드릴 차례”라고 말했다. 예산보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시도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통이 부족한, 일방적인 인사전횡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서 구청장은 “모든 인사는 법령에 근거해 적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자타공인 행정 전문가, 구민 요구에 응답할 것 서 구청장은 최근 77주년 광복절 현수막에 ‘74주년 건국절’을 병기해 논란을 겪기도 했다. 광복절 못지않은 건국절의 의미를 잊지 말자는 취지였지만 이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유감의 뜻을 내비쳤다. 다만 논의가 충분한 사안에 너무 과격한 공방만 난무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취임 후 그는 그동안 구민뿐 아니라 4년간 함께할 공무원과의 소통에도 집중했다고 밝혔다. ‘행정’이 바로서야 구민의 삶이 나아진다는 게 그의 철학. 그리고 그 기반은 구성원과의 소통이기 때문이다. 30년이 넘는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윗사람’이 아닌 믿고 배우고 싶은 ‘스승’이 되는 것이 목표다. 서 구청장은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으로 경쟁력을 검증받았고 현직 구청장과의 대결에서 스스로 놀랄 정도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감사함과 동시에 큰 책임도 느낀다. 그만큼 지난 시간 동안 멈춰 있던 송파의 개발을 신속하게 이끌어 달라는 게 구민들의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은 행정가다. 법령을 따르며 올바르게 일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다. 시대정신이 무엇이며 이에 맞춰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하며 구민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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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유성훈 금천구청장 "교통·주거정비·지역개발...전국구 혁신도시로 도약할 것"

‘3+1’ 프로젝트 성과 힘입어 재선 성공 조직개편 통해 교통 및 지역개발 총력 서남권 관문도시 넘어 혁신도시 도약 목표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민선7기 때 신안산선 건설과 대형종합병원 건립, 공군부대 이전 및 금천구청역 복합개발사업 등 이른바 ‘3+1’ 프로젝트를 추진해 주목받았다. 오랫동안 ‘변방’ 취급을 받았던 금천구의 발전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보수 열풍이 강했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과반의 지지를 받으며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4년이라는 기회를 한 번 더 확보한 유 구청장은 금천구를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혁신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직개편 단행, 교통개선 및 지역개발 집중 유 구청장은 당선 직후 ‘행정혁신TF’를 만들고 조직 재정비에 돌입했다. 민선7기 주요 프로젝트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금천구는 기존 6국, 1담당관, 1소 35과 체제에서 6국, 2담당관, 1소 34과 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교통과 주거정비, 지역개발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전담부서(팀)를 배치한 것이 핵심이다. 신안산선 개통(2025년) 등 교통 인프라 확충에 대응하고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이다. 또한 코로나로 구민 소통이 크게 부족했던 민선7기의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 구청장실과 소통담당관을 운영한다. 아울러 최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해 등 재난·재해에 대응하고자 관련 부서(주민안전과)를 강화하고 골목경제지원팀을 신설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유 구청장은 “교통이나 주거안정 등 주요 현안은 아무래도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조직개편 역시 이런 부분에 비중을 두고 진행했다. 정부가 최근 주택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3+1’ 프로젝트 순항, 정부와의 협력 강화해야 민선7기를 관통했던 ‘3+1’ 프로젝트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워낙 규모가 큰 사업들이 대부분이라 기대보다는 진척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한 사업들의 경우 답보 상태에 빠진 경우도 있다. 공군부대 이전 사업이 대표적이다. 독산동 일대에 자리 잡은 12만평 규모의 공군부대를 규모를 줄여 일부만 존치하고 나머지는 개발하는 방안을 확정해 지난해 말부터 국방부와 세부 논의에 들어갔지만 정권교체에 따른 영향으로 반년 넘게 제동이 걸린 상태다. 올해 4월 착공에 돌입한 우정금천종합병원(가칭) 역시 해당 부지의 토양 오염 문제가 발생하며 공사가 중단됐다. 부영그룹 우정의료재단과 손잡은 민간협력사업이라는 점에서 구청의 적극적인 개입은 쉽지 않다. 2026년 준공이라는 목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유 구청장은 “정권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사업에 대한 소통이 부족한 점이 있다. 답답하지만 차분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3+1 사업은 중장기 프로젝트다. 지역 발전의 토대가 되는 만큼 신중하고 꼼꼼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개청 30주년, 혁신도시 도약 목표 금천구는 오는 2025년 개청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95년 3월 구로구에서 분리, 신설되며 서울에서 가장 ‘젊은’ 자치구가 된 금천구지만 지역발전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크다. ‘서남권 관문도시’라는 목표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민선7기 구청장으로서 지역개발의 물꼬를 튼 유 구청장은 민선8기 목표로 ‘혁신도시’를 내세웠다. 신안산선 개통과 공군부대 부지 개발, 종합병원 준공 등 주요 사업들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되면 서남권 관문도시를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혁신도시로의 도약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정부가 강하게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기조까지 감안하면 민선8기는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대규모 거주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는 진단이다. 구민들이 그를 다시 한 번 지지한 이유도 주요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유 구청장은 “지난 4년간 허황된 공약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사업들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구민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 금천을 잘사는 동네, 살고 싶은 동네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혁신도시라는 수식어가 금천구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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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반지하 20년 걸쳐 단계적으로 줄일 것"

공급확대로 부동산 안정...정부와 정책 협력 ‘주거’ 약자와의 동행 강화...취약계층 우선 지원 | 대담=박인옥 사회부국장 | 정리=정광연·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 내 50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해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취약계층이 몰려 있는 반지하 주택은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여 주거환경 개선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주거’ 약자와의 동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8월 16일 향후 5년간 전국에 270만호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국민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50만호를 서울시에 집중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재개발과 재건축, 도심복합사업 등을 통해 민간 주도로 신규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신규택지 부족 및 구체적인 방안이 부실하다는 이유 등으로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은 상태다. 이에 오 시장은 “지난해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공약으로 43만호 공급을 약속한 바 있다. 국토부가 언급한 5년간 50만호는 이미 시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쳐 가능하다고 판단한 규모”라며 “정부가 임의로 (서울시) 공급물량을 줄이고 늘리겠는가. 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8월 초 발생한 집중호우 사태 이후 밝힌 ‘반지하 단계적 감축’ 정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중장기적 접근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반지하 주택은 절반 이상이 침수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은 주거 유형이다. 이를 줄이겠다는 인식에는 서울시와 정부 모두 같은 입장”이라며 “관건은 시간이다. 20년 정도면 반지하를 모두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즉각적으로 다 없애자는 게 아니다. 서울시는 단 한 번도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현실성 논란은 당장 바꿔야 한다고 스스로 가정하고 비판하는 꼴이다. 20년만 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반지하 주택 규모는 약 20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5% 수준이다. 반지하 주택 건축허가를 제한해 신규 유입을 차단하며 기존 주택은 신규 세입자를 받지 않고 서울주택도시(SH)공사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줄인다는 복안이다. 최대 20년까지 유예기간을 설정해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반지하에 거주하는 거동 불편한 장애인(중증 장애인)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구체적인 대책이 적용된다”며 “반지하 정책은 ‘졸속’이 아닌 이미 6개월 전부터 검토한 정책이다. 수해 직후 발표했으니 준비가 부족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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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기준 이하 가구 지원 안심소득, 취약계층 보호 유일한 해법"

기준소득 이하 가구에 소득 부족분 일괄 지원 시범사업 진행 중, 복지 사각지대 해소 기대 취약계층 보호에 총력, 효율적 예산 분배 관건 | 대담=박인옥 사회부국장 | 정리=정광연·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민선8기 슬로건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심소득 정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정 소득 이하의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라는 그의 설명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실효성이 검증되면 확대 적용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극심한 생활고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때마다 비슷한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대책은 없이 관련 정책을 ‘미세조정’할 뿐이다. 이런 불행을 돌이켜볼 때 답은 안심소득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비극’은 지난 8월 21일 경기 수원시에서 세 모녀가 생활고 및 투병생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8년 전 서울시 송파구에서도 세 모녀가 비슷한 이유로 세상을 등지며 복지 사각지대의 심각성을 드러낸 바 있다. 오 시장이 ‘해법’으로 제시한 안심소득은 기준소득에 못 미치는 가계소득의 부족분을 서울시가 일정 부분 지원하는 소득보장제도다.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중위소득 85%(소득하위 33%)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50%를 3년간 매월 지원한다. 예컨대 소득이 0원인 1인가구의 경우 중위소득 85%(165만3000원) 대비 부족분의 절반인 82만7000원을 받게 된다. 지원기간 3년을 포함 5년간 사업 효과를 검증한 후 결과에 맞춰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서울에만 저소득층(소득하위 25%) 가구가 121만이다. 이 가운데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33만을 제외한 88만가구가 복지 ‘사각지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보호를 못 받고 있다. 비극적인 사건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다 도와주면 된다. 일정 소득에 못 미치는 사람을 다 보호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과도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기준을 낮춰서 시작하면 된다. 소득하위 10~15%부터 지원을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설계하기 나름이다. 소득 파악만 제대로 하면 부정 수급은 자연스럽게 차단된다.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안심소득은 오 시장이 민선8기 슬로건으로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연구원 등 전문기관에서는 기본소득제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3년간의 시범사업을 예고했지만 실효성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조기 확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 프로젝트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작업이다.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 생긴다. 방만한 민간위탁 사업으로 인해 낭비된 돈을 절약하면 당분간은 재원 확보는 가능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줄일 것은 줄이고 남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일머리가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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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호

“극초음속 미사일, 한국군 2030년대 초 실전 배치”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심층 인터뷰 남북 미사일 전력 비교와 한국군 대책 전구방어 개념 다단계 다층방어망 절실 |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kjw8619@newspim.com 권용수(65·해사 34기) 전 국방대 교수는 “한국군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오는 2030년대 초까지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전 교수는 “2021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장기 신규 소요로 결정됐고 일부 핵심 기술은 이미 개발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롯해 다종의 최첨단 무기들을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실전 배치하면서 전 세계가 군비 경쟁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특히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에 더해 다종·다량의 탄도미사일, 방사포까지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남북 간 미사일 전력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민적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군, 극초음속 미사일 핵심 기술 이미 개발” 권 전 교수는 북한 미사일 전력에 대해 “극초음속 무기가 전력화되고 저고도 정밀유도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재래식 탄도미사일과 섞어쏘기 방식으로 다차원적 동시 공격을 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막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권 전 교수는 “종말단계 다층방어의 현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지역(地域) 방어 수준이 아닌 전구(戰區) 방어 개념의 다단계 다층방어망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대해 권 전 교수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을 최상위 그룹이라고 하면 바로 그다음 그룹의 상위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한국군도 대단한 잠재적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 ‘무기체계+전략전술+인재양성’ 중심 변혁 시급” 권 전 교수는 한국군이 자주국방력을 갖추기 위해선 “무기체계 중심이 아닌 전투력 관점에서 ‘무기체계+전략전술+인재양성’ 개념 중심의 능력 기반으로 변혁을 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권 전 교수는 “이것이 진정한 자주국방이고 천문학적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길”이라면서 “무기체계가 아무리 좋아도 전략전술이 미흡하고 뛰어난 운용자가 함께할 수 없다면 싸워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이미 고도화를 넘어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 전쟁의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한 극초음속 무기부터 핵무력까지 남한은 물론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심각한 군사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미군이 굳건한 한미연합방위 태세로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안보는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확장억제력과 미 전략자산 전개 등 결국 한미동맹의 힘으로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강력한 한미 군사동맹의 바탕 위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우리 힘으로 지킬 수 있는 자주국방의 기틀도 다져나가야 한다. 이미 미·중 간에는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사회의 냉혹한 힘의 질서를 보여준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사실상 무력시위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미국과 중국·러시아·북한의 대립 구도가 첨예화될수록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인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필요성은 더욱 절박해지고 있다. 우리 힘으로 나라를 지킬 수 없어 당해야만 했던 비참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주국방의 군사력은 반드시 갖춰야 한다. 무기체계 권위자이며 북한 미사일 전력 전문가인 권 전 교수로부터 남북 미사일 전력을 비교 분석하고 한국군의 대책은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봤다. “북한 미사일 전력, 미·러·중 다음 그룹의 ‘상위 수준’ ” Q.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평가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을 최상위 그룹이라 한다면 바로 그다음 그룹의 상위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사거리 300km 이하인 KN-02부터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15·17형까지 사거리별 다양한 미사일을 대부분 전력화해 운용 중이다. Q.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정도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는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특히 극초음속 무기가 전력화되고 저고도 정밀유도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재래식 탄도미사일과 섞어쏘기 방식으로 다차원적 동시 공격을 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막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Q.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북한도 미·중·러처럼 개발하고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만이 전력화했을 정도로 어려운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2021년 첫 발사 이후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극초음속 무기를 3차례 시험 발사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특히 2·3차 비행에서 활공도약비행과 측면기동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수직·수평 회피기동의 상당한 기술 진전을 보여준다. Q.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군의 대응 수준은. 고도화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의 한국형 3축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군사 중심의 단편적 대응전략과 방어체계 구축으로는 한계가 있다. 포괄적 안보 관점의 국가전략 차원에서 대응 방법과 수단을 재설계할 시점이 됐다. “한국군, 종말단계 다층방어 현 KAMD 분명 ‘한계’ ” Q.북한 미사일 대응에 있어 어떤 부분에 한계가 있나. 특히 종말단계 다층방어의 현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가능성이 큰 북한의 섞어쏘기 형태의 다차원적 동시 공격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지역(地域·area defense) 방어 수준이 아닌 전구(戰區·theater defense) 방어 개념의 다단계 다층방어망이 유일한 대안이다. Q.북한 미사일 능력과 비교했을 때 한국군의 수준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군도 최근 현무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서 봤듯이 대단한 잠재적 역량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미사일 개발을 제한해 왔던 한미 미사일협정이 종료됐다. 이제는 한국군도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고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중·러 극초음속 무기 능력을 평가한다면. 극초음속 무기를 전력화한 국가는 러시아와 중국뿐이다. 특히 러시아는 킨잘(Kinzhal)과 아방가르드(Avangard)를 각각 2017년과 2019년에 전력화했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Zircon)도 올해 안에 해군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내년에 처음으로 극초음속 무기 LRHW(Long Range Hypersonic Weapon)를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전 승패, 우주·사이버·전자전에 따라 결정” Q.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해협의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능력은. 중국이 2019년께 전력화해 운용 중인 최대사거리 2500㎞ 극초음속 무기 둥펑(東風·DF)-17은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와 항공모함 같은 고가치 함정에 대해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2025년쯤이 되면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들은 DF-21D와 함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자산으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제1도련선(島鏈線·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해협) 안으로 진입하는 미 항모를 막고 거부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극초음속 기술 추구는 단지 중·러·미 세 나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군비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Q.한국군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능력은. 북한보다 늦었지만 한국군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오는 2030년대 초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2021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장기 신규 소요로 결정됐고 일부 핵심 기술은 이미 개발된 상태로 알려졌다. Q.무기체계 분야에서 자주국방력을 갖추기 위한 선결 과제는. 미래전의 승패는 우주와 사이버·전자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무기체계 분야에서 자주국방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주 기반 감시와 조기경보체계 확보가 시급하다. 드론과 유·무인 복합체, 극초음속 무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Directed Energy Weapon) 등에 중점을 둬야 한다. Q.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간 대만해협 충돌을 보면서 한국군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러난 군사적 시사점은 첫째, 지상군의 전통적 2차원 작전의 한계를 노출했다는 것이다. 둘째, 드론의 군사적 효용성이 입증됐다. 셋째, 미사일과 같은 장거리 무기에 의한 비접촉 전투 효과성이 검증됐다. 넷째, ‘무기체계 성능이 전투력은 아니다’라는 것도 확인됐다. 결국 최상의 전투력은 무기체계와 전략전술, 전투원의 통합에 의한 시너지 효과라는 말이다. Q.올해 광복 77돌을 맞았다. 진정한 자주국방을 위해 한국군에 가장 시급한 부분은. 불행하게도 우리 국방력은 무기체계 중심이 아니었나 생각되고, 전투력 관점에서 개념 중심의 능력기반(무기체계+전략전술+인재양성)으로의 변혁이 가장 시급하다. 무기체계가 아무리 좋을지라도 전략전술이 미흡하고 뛰어난 운용자가 함께할 수 없다면 싸워 이길 수 없다. 이것이 진정한 자주국방이고 천문학적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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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호

41년 만에 완공된 ‘어랑천발전소’ 무너진 북한 경제 상징

|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yjlee@newspim.com 어랑천은 함경북도 지역을 흐르는 큰 하천이다. 유역 연장이 112km로 어랑군과 명간군 사이 험준한 산악 지대를 흘러 평야에 다다른 뒤 동해 경성만으로 유입된다. 수량이 풍부해 이 일대의 농업에 젖줄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함북 공업지대의 용수로도 요긴하다. 이곳에선 지난 8월 4일 어랑천 3호 발전소 준공식이 열렸다. 험준한 산악 지대 상류부터 각각 75m와 45m 높이의 언제(댐)를 쌓아 3호, 4호 발전소를 만들고 바로 아래 높이 109m의 팔향언제를 건설해 유역변경식으로 그 아래 1호, 2호, 5호 발전소를 만드는 공사다. 총 발전능력은 13만4000kW로 계획됐다.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알려진 3호 발전소를 끝으로 어랑천 일대 댐과 발전소 공사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7월 이곳을 찾아 공사 상황을 살펴보고 조속한 완공을 독려할 정도로 주목받은 공사다. 그런데 준공식은 예상외로 조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불참했고, 실세 간부인 조용원 노동당 비서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요즘 보폭을 넓혀온 김덕훈 내각총리도 오지 않았다. 노동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참석한 사람은 당 비서 전현철이 유일했고, 내각부총리 리성학과 전력공업상 김유일이 자리했다. 함북 당책임비서 김철삼과 함북 도인민위원장 박만호, 현지 건설 관계자들이 나머지 행사장을 채웠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해답은 4년 전 김정은이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의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해 여름 함경북도와 평안북도, 양강도 등 북부지역 일대의 공장·기업소와 건설 현장을 현지지도라는 명목으로 방문해 이런저런 문제점을 살폈다. 출발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신의주 방직공장을 찾은 그는 “공장이 과학기술에 의거해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노력 타발(투정)만 하고 있다”며 불만족을 표했다. 이어 신의주 화학섬유공장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은 폭발했다. 그는 “현대화 공사를 진행한다는 이 공장에서는 보수도 하지 않은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에 귀중한 설비들을 들여놓고 시험 생산을 하자고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숱한 단위들에 나가 보았지만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고 엄하게 지적했다”며 험악했던 현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런 기류는 김정은의 어랑천발전소 건설 현장 방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팔향언제 건설장을 돌아보면서 착공 17년이 넘도록 공정이 70%밖에 진척되지 못한 이유를 따졌다. 내각의 책임일꾼(북한에서 일꾼은 ‘간부’를 지칭)들이 팔향언제 건설장에 몇 년 동안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김정은은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격노했다. 그러면서 “내각에서 몇 년째 어랑천발전소 건설을 다그쳐 끝내기 위한 결정적 대책을 반영한 보고서가 없기 때문에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 보았는데 말이 안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의 격한 감정 표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더더욱 괘씸한 것은 나라의 경제를 책임진 일꾼들이 발전소 건설장이나 언제 건설장에는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으면서도 어느 발전소가 완공되었다고 하면 준공식 때마다는 빠지지 않고 얼굴들을 들이미는 뻔뻔스러운 행태”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의 불벼락이 떨어진 뒤 공사 현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시 소식을 전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7월 17일자 보도에서 “최고영도자의 피끓는 전투적 호소를 받아 안은 건설자들은 당 중앙의 영도 따라 불굴의 정신력과 영웅적인 결사전으로 어랑천발전소 건설을 당에서 제시한 기일 안에 훌륭히 완공함으로써 어머니 당에 자랑찬 충성의 보고를 드릴 불 같은 결의를 다졌다”고 전했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목표 완공시한은 이듬해인 2019년 10월 10일이었다.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공사를 끝낼 것을 지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건설 자재와 장비의 부족은 물론이고 태풍 등 자연재해까지 겹쳤다. 완공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통신 8월 5일자 보도는 “불의에 들이닥친 태풍으로 하여 품 들여 건설했던 모든 것이 황폐화됐을 때에도 낙심하거나 주저앉은 게 아니라 백 배, 천 배의 힘과 용기로 떨쳐 일어나...”라며 적잖은 난관이 있었음을 나타냈다. 사실 어랑천발전소 건설은 김정은의 작품이 아니다. 선대 수령이자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도 아닌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첫삽을 뜬 건설 프로젝트다. 김일성은 1981년 6월 5일 교시를 내려 이 발전소의 건설을 지시했다. 하지만 공사는 제대로 진척을 보지 못했고,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소련 해체와 동구권 몰락 등의 충격파가 밀어닥쳤다.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하면서 북한 경제는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김정일 통치 시기에는 1990년대 중후반 북한 전역에 닥친 대량 아사 사태로 북한 경제는 만신창이가 됐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100만~200만명이 굶어죽었다고 했던(우리 정보당국은 아사자 숫자를 46만명 수준으로 파악)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다. 무려 41년 만에 준공식을 한 어랑천발전소는 만신창이가 된 북한 경제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사회주의 경제의 비효율성에 소련·동구권 등과의 원조경제 체제 붕괴로 어려움을 겪게 된 북한은 핵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에 체제의 명운을 거는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김정은 시대 들어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은 더욱 거세졌다. 김정일 시기인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했던 북한은 모두 6차례의 핵 실험을 감행했는데 이 중 4회가 김정은 집권 이후 벌어졌다.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뒤 ‘미 본토 타격’ 운운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김정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파국을 맞은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상황을 비롯한 북한 체제의 위기를 상당 부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7일 이른바 전승절(6.25 휴전협정 체결 기념일) 69주 행사 연설에서 그는 “나라 사정도 어려운데 얼마 전에는 보건 위기까지 겪은 판국에...”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대북 제재에 코로나 위기까지 겹쳤고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도 만만치 않다. 식량과 코로나 방역 약품·장비 등의 지원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상치 않은 대목은 김정은이 직접 지시한 경제건설 프로젝트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어랑천발전소도 3년 가까이 지연돼 완공됐고, 야심 차게 추진했던 원산 갈마지구 해양리조트를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가 실종 상태다. 코로나 초기 김 위원장이 직접 착공식에 참석했던 평양종합병원 건설도 완공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특별지시에 따라 추진되는 ‘1호 공사’가 표류한다는 건 경제가 그만큼 비상 상황임을 드러낸다. 물론 38살의 청년지도자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과 다른 면모를 보이는 점은 있다. 현장을 중시하고 경제 실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 비판하고 바로잡으려 시도하는 측면은 이전과 다르다. 4년 전 어랑천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김정은이 “현장에 나와 보지 않으니 실태를 알 수 없고, 실태를 모르니 대책을 세울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언급한 건 이를 잘 보여준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북한이 당면한 열악한 경제 현실은 김정은의 이런 인식이 긍정적으로 투영될 여지를 허락하지 않는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제재의 고삐를 풀어줄 생각을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 간의 대북 압박 공조는 다시 탄탄해지는 모양새이고,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쪽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2, 제3의 어랑천발전소를 바라보며 김정은은 요즘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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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호

"상장 임박" 투자자 유혹…주식 판매 후 잠적 피해 잇따라

투자자들 “제2의 베노디글로벌 사건...조직적으로 속여” 해마다 늘어나는 유사수신 범죄...“실체 파악 위해 피싱으로 바라봐야” | 지혜진 기자 heyjin@newspim.com 코스닥 상장이 임박했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속여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편취한 의혹을 받는 기업과 투자컨설팅 업체, 판매책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 기업 E사 투자자 18명은 지난 7월 26일 오전 사기 혐의로 E사 대표와 임원들을 비롯해 비상장주식 판매책 등 40여 명을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판매책들은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볼 수 있고 조만간 상장할 예정”이라며 주당 1만5000원에서 3만5000원에 해당 주식을 판매했다. E사의 1주당 액면가는 500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카카오톡 메신저와 전화로 꾸준히 여러 비상장사의 주식을 추천받았다. 판매책들은 예비투자자였던 이들에게 상장을 추진한다는 기사나 회사 내부자료라며 첨부파일 등을 카카오톡으로 보내며 투자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판매책은 투자자들에게 명함 등을 보내며 자신이 E사 소속 기획전략팀 차장 내지는 IR 팀장이라며 “비상장 시 100% 반환 처리해 준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장예정일이 다가오자 판매책 대부분은 연락이 두절됐다. 일부는 소속과 전화번호 등을 바꾸고 다른 비상장 주식 투자를 유도하거나 주식·코인 리딩방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은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가량을 입금했다. 현재까지 취합된 총 피해금액은 3억381만원이다. 판매책들이 2~3개의 같은 계좌로 투자금을 보내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판매책들이 하나의 조직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E사 대표와 임원들도 사건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한다. 판매책들이 투자금을 보내도록 한 계좌 중에는 E사의 현 사내이사 명의의 계좌도 있다는 것이다. 해당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와 가족 관계다. 이처럼 최근 들어 상장이 머지않았다는 말로 투자를 유도하고, 상장예정일이 다가오면 잠적하는 비상장 주식 사기 사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지난 6월 29일에는 바이오 기업 N사 투자자 18명이 서울경찰청에 사기 혐의로 N사 관계자들과 판매책들을 고소했다. 피해 규모는 11억원가량이다. 해당 사건은 서울 수서경찰서에 배당됐다. E사와 N사 투자자들은 “이 사건은 단순 사기 사건이 아닌 보이스피싱이 변환된 신종 사기수법”이라며 “현재까지도 판매책들은 이름을 바꿔가며 새로운 비상장 주식이나 코인으로 주변인들에게 연락하는 등 금융증권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상장주 추천 먼저 요구한 적 없어” 비상장주식 사기를 호소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으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다. 앞서 지난 7월 26일 경찰에 태양광 발전 기업인 E사 관계자들을 비롯해 판매책을 고소한 투자자 18명 중 14명에게 질문한 결과, 비상장주식 추천을 먼저 요구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4명 중 12명은 주식 리딩방에 가입하거나 채팅방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9명은 유료 리딩 업체나 투자컨설팅 업체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전문 투자가가 아닌 유사 투자자문업자 등이 운영하는 불법 리딩방도 포함돼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6월 29일 바이오 기업 N사 관계자들과 판매책들을 경찰에 고소한 투자자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고소인 18명 중 15명이 응답한 결과 15명 모두 투자업체 등에 비상장 주식 추천을 먼저 요구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주식 리딩방, 채팅방 등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9명, 가입비 등을 내고 유료로 리딩 업체를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은 6명이다. 광고형 기사·내부정보 활용...판매 이후 잠적 판매책들은 다른 업체 소속일지라도 광고형 기사 링크를 보내거나 회사 내부정보라고 주장하는 파일을 보내는 등 투자자를 모집하는 수법은 같았다. 투자자들은 “기사형 광고를 적극 게재해 영업조직이 고소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데 일조했다”며 해당 업체와 관련된 기사를 올린 기자들도 함께 고소했다.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회사에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경우일지라도 한곳에서 통합해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상장 주식 판매책들이 같은 수법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이 씨 사례처럼 E주식을 팔던 판매책이 몇 개월 뒤 M주식을 파는 등 같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 사기 관련 시민단체인 레버리지박멸단의 최정미 단장은 “비상장 주식 피해자 중에는 한 판매책에 의해 여러 종목에 투자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별 종목별로 수사할 게 아니라 통합해서 서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또 피해자 대부분 ‘대주주통장’이라고 속인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데, 결국 같은 대포통장이기 때문에 이 역시 통합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상장 주식 사기 사건을 기존의 사기 범죄가 아닌 사이버 범죄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최 단장은 “대포폰, 대포통장이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유사수신 혐의로만 수사하면 사건이 축소된다”며 “개별 종목별로 피해를 집계할 게 아니라 사이버 범죄로 인식하고 IP 추적을 하는 등 통합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체 파악 위해선 피싱 범죄로 바라봐야” 금융당국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건수는 최근 10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2년 33건에서 2017년 140건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에는 370건을 기록한 것이다(2012년 33건→2013년 28건→2014년 26건→2015년 47건→2016년 87건→2017년 140건→2018년 200건→2019년 332건→2020년 458건→2021년 370건). 올해는 7월 26일 기준으로 이미 309건이 접수돼 최근 10년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의 신고 건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주식리딩방 불법·불건전 영업행위 점검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피해 민원도 두 배가량 증가하며 3442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건수는 2018년 905건에서 2019년 1138건, 2020년 1744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금감원이 적발한 위법 사례 중에는 유사투자자문업체가 비상장주 매매를 중개하는 ‘무인가 투자중개’가 포함되기도 했다. 주식리딩방을 운영하던 불법 TM조직이 비상장주로 옮겨가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잇따르는 비상장주 사기 사건을 피싱 범죄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새한 법무법인 지산 변호사는 최근 비상장주 사기 등 유사 투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수사기관에서는 단순 투자 실패로만 인식해 형사사건으로 접수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불법 TM(텔레마케팅)조직이 계획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해도 이들이 대포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신원을 파악하기 힘든 데다 고의성을 입증하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조 변호사는 “기망 수단이 바뀌었을 뿐 인터넷 익명성을 이용해 신분을 철저히 감췄다는 점에서 피싱 범죄에 가깝다고 본다”며 “전통적인 사기 범죄로 바라본다면 실체를 파악하기도 힘들 것이다. 실체는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간혹 피해를 보고 몇 년 후 우연히 제보 등을 통해 피고소인을 잡는 사례를 봤는데 그마저도 총책이 아니라 영업팀 일부를 잡는 게 대다수”라며 “잡힐 당시에는 이미 범죄수익을 다 빼돌린 상태라서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해도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수사를 제대로 해서 관련 총책과 영업팀을 검거하는 동시에 피의자들 재산에 대해 기소전몰수보전을 신청해야 나중에 형사재판을 하면서 피해금을 돌려줄 수 있다”며 “현재는 피해 보전은커녕 검거도 안 되고, 검거를 한다 해도 재산 추적을 경찰에서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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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호

재선 성공 오승록 노원구청장 "지역발전 위해 尹·吳와 초당적 '원팀' 협력"

수락지구 개발 본격화, 동부간선도로 정체 해소 바이오복합단지 구축 순항, 구민과의 소통 강화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채명준 기자 Mrnobody@newspim.com | 황준선 사진기자 hwang@newspim.com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53.2%의 득표율로 상대 후보를 6.5%p 격차로 무난히 따돌리며 재선에 성공했다. 접전이 예고됐던 여론조사와는 상반된 결과였다. 그는 민선 7기에 추진한 주요 사업들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겸손하게 웃었다. 특히 지역 최대 현안인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 윤석열 정부, 오세훈 서울시와 초당적 ‘원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베드타운’을 벗어나 자급자족이 가능한 노원의 100년 미래를 위해 노력 중인 오 구청장을 만나 민선 8기 청사진을 들어봤다. 재건축 위해 정부·서울시와 초당적 협력 민선 8기를 맞은 노원구의 가장 큰 과제는 재건축이다. 30년 넘은 노후 아파트가 즐비하지만 재건축은커녕 안전진단을 통과한 곳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일례로 노원구 대표 아파트인 상계주공아파트는 1989년 완공돼 30년이 지난 노후 단지지만 재건축이 이뤄진 곳은 19개 단지(노원구 소속은 16개) 중 8단지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예비안전진단을 간신히 넘었거나 준비 중이다. 노원구 재건축의 첫걸음은 안전진단 기준 완화다. 2018년 개정으로 구조안전성 비중이 50%로 높아지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선 공약으로 기준 완화를 내걸었던 윤석열 정부가 최근 ‘속도 조절’을 거론하면서 재건축 지연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 구청장은 “노원에는 30년이 경과한 재건축 안전진단 대상 아파트가 43개 단지, 6만7000여 세대에 달한다. 2025년이 되면 73개 단지, 8만3000여 세대로 크게 늘어난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수다. 정밀안전진단 면제 검토가 늦어지고 있지만 대선공약인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세훈 시장은 물론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도 면담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는 양천구와 공동 대응도 할 생각이다. 당은 다르지만 지역 개발을 위해서라면 정부 및 서울시와 ‘원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현안 속속 해결, 구민 요구에 귀 기울여 연임에 성공한 현역답게 민선 8기 시작부터 수락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재정비안 통과와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 공사 착공이라는 굵직한 성과도 전해 왔다. 지난 7월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노원구 상계동 1132-9번지 일대 7만㎡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재정비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자연녹지지역으로 남아 있던 지구 내 총 1만3615㎡ 지역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오 구청장은 “2018년부터 해당 지역을 준주거지역에서 제2종 일반주거지역까지 용도지역 변경이 가능하도록 사업을 추진해 왔고 이번에 결실을 봤다. 연구용역을 하고 위원회를 직접 찾아가 개발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노력을 많이 했다. 수락산역 일대 지역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부간선도로 성수방면 상계교 전방 수락고가교에서 노원교로 진출하는 램프 신설 공사도 착공을 준비 중이다. 이번 공사로 수락고가교에서 노원교 방향 진출 램프가 설치되고 노원교 차로도 1개 늘어난다.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 이후 진출로가 기존 4개(상계·창동·녹천·월계1교)에서 2개(상계·월계1교)로 줄어들면서 교통정체가 크게 증가한 상태. 특히 노원구민의 민원이 상당했다. 구청의 지속적인 건의가 반영된 신설 램프는 내년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그는 “램프 신설은 다행이지만 상습적인 교통정체는 창동 쪽으로 램프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해결된다. 주민들의 원성이 엄청나다. 노원은 교통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00년 미래’ 준비 순항, 일 잘하는 구청장 포부 민선 7기 최대 성과이자 노원의 100년 미래로 꼽히는 바이오복합단지 구축 사업은 순항 중이다. 2025년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이 이전하면 앵커시설이 될 노원서울대병원이 착공된다. 7만5000평 부지에 바이오메디컬 기업과 연구소 등을 유치, 세계적인 바이오의료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또한 노원역과 지하로 연결되는 곳에 쇼핑몰 등 복합상업문화단지를 형성하고 맞은편에 복합상업지원단지도 계획 중이다. 다만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협약한 의정부시가 최근 재검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추가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구민 접촉이 부족했던 지난 2년을 교훈 삼아 민선 8기에는 최대한 많은 현장에서 구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이다. 휴대폰으로 민원을 받아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소통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방침이다. 오 구청장은 “일을 더 잘하라고 뽑아주셨다고 생각한다. 노원구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현안들이 많다. 재선 구청장이라는 장점을 살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구정을 이끄는 건 결국 구민들의 관심이다. 더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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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호

조롱·모욕·욕설 난무...집회·시위의 자유 ‘선’을 넘다

文 전 대통령 사저 집회로 촉발된 집시법 개정안 사회적 약자 목소리보다 정치적 논리로 계산돼 집회·시위 자유 위축 우려...문화·인식 개선 필요 | 강주희 기자 filter@newspim.com | 지혜진 기자 heyjin@newspim.com | 박우진 기자 krawjp@newspim.com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에 이은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 ‘맞불집회’로 집회 문화가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호 비방과 공격, 맞불 형태의 집회 등은 표현의 자유를 무색케 할 만큼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수요집회에서 본격화된 맞불집회는 이후 조국 사태와 검수완박법, 차별금지법 등 주요 법안 제정 과정 등에서 진보와 보수 간 이념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과 윤석열 대통령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는 최근 맞불집회 장소로 전락했다. 일부 보수단체가 매주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확성기를 동원한 집회를 열자 진보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는 윤 대통령 자택 앞 집회로 맞불을 놓았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 3항은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공관 등의 100m 이내에서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와 윤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 서초동 자택은 이 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 전·현직 대통령 사저가 집회로 몸살을 앓자 여야는 대통령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 사저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최근 한 달 사이 국회에 발의된 집시법 개정안은 총 6건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100m 이내 집회 금지 구역에 대통령 집무실을 명시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시법 11조에 전직 대통령 사저를 포함시키는 법안을 냈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제한 아닌 촉진 방향 개정해야 맞불집회 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 2020년 정의기억연대 수요집회 등 굵직한 사회 이슈가 터질 때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을 내세우는 단체들이 동시에 집회를 열고 맞불을 놓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둘러싼 맞불집회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과 이재명 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이 모인 시민단체 밭갈이운동본부는 지난 4월 서울 여의도에서 검수완박 찬반 집회를 열었다. 양측의 집회는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진행됐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상대 집회 장소를 찾아와 시비를 걸거나 마이크를 든 채 욕설을 하기도 했다. 당시 집회에 참여한 한 유튜버는 자신에게 모욕적 발언을 했다며 밭갈이운동본부 대표와 활동가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최근 맞불집회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경찰청 집회·시위자문위원회 정례 회의에서 위원들은 최근 집회가 진영 대결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했다. 또 집회에 사용되는 스피커·확성기 등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만큼 소음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개정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고, 정치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권리”라며 “그걸 제한하는 것이 아닌 촉진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외국의 집시법은 이미 규제가 아닌 관리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롱·모욕을 위한 집회...인권위 긴급구제 조치도 맞불집회가 조롱이나 모욕을 하는 데 이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정기 수요시위 방해에 대한 긴급구제 조치를 내렸다. 수요시위에 방해가 되지 않게 반대 집회 측에 집회 시간과 장소를 달리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만약 두 집회가 같은 장소 혹은 인접한 장소에서 이뤄지더라도 △반대 집회에서 지나친 스피커 소음으로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행위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수요시위 참가자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를 하지 않도록 현장에서 중지 권유 또는 경고하고 △피해자 측에서 처벌을 요구할 경우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수사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인권위는 수요시위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우리 시민사회가 그 책임을 묻는 세계사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운동”이라며 “1992년 1월 이후 30년간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이뤄진 세계 최장 집회”라는 점을 들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보호받아야 할 두 개의 집회가 같은 장소에서 이뤄지는 문제가 아니라 수요시위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요시위 주최측인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는 “여전히 반대 단체들이 집회를 먼저 신고해 시위를 방해하고 있다”며 “상대방을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시위를 하는 주체에 대해서는 제한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도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있지만 그 자유를 행하는 데 있어 욕설을 내뱉거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을 적시하는 행위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저격하고 모욕하는 문화가 집회 형태로 발현” 랑희 경찰개혁네트워크 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는 맞불집회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고 지적한다. 그는 “과거에는 중복집회라 하면 노동자들이 회사나 대기업을 상대로 집회를 하려 할 때 기업 측에서 장소를 선점하기 위한 형태로, 이른바 ‘유령집회’라고 불리며 실제로 집회는 하지 않으면서 집회 장소를 빼앗으려는 수단”이었다며 “이에 반해 최근에는 적대하는 세력들이 상대편의 집회를 못하게 하거나 방해하는 식의 의사 표현을 하기 위한 형태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방을 저격하고 적대하거나 모욕하는 문화가 늘어난 것 같다”며 “이런 문화가 집회라는 형식을 띠고 노골적으로 증가한 것이지, 집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유튜브,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맞불집회로 인한 갈등은 집회의 문제가 아니라 집회의 형식을 빌린 사회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시법 개정안 봇물...“집회 문화·인식 개선 필요” 집회와 시위가 격화되고 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지적되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개정하거나 집회 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는 집시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에는 집회 장소를 제한하거나 집회와 시위 과정에서 혐오 표현 등이 나올 경우 집회와 시위를 중단시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개정 논의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시법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집시법 개정안이 시민들의 의사보다는 정파적 이해가 반영된 법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집회와 시위 등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이미 있다”면서 “현재 집시법 개정안 논의는 일종의 법률만능주의이며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과잉 충성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집무실과 전 대통령 사저 등에서 집회와 시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상희 교수는 “집회와 시위는 정치, 사회적인 약자들이 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집시법 개정안은 그동안 집회, 시위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온 흐름과 역행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집회·시위의 자유와 개인의 사생활의 권리 모두 중요한 만큼 당장의 개선안 마련보다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두 권리 사이의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간사는 “특정 장소에서 집회와 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헌법에서도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며 다른 권리들과 비례성을 따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집회, 시위로 인해 개인의 주거나 사생활 침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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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호

약자들의 소통 창구…윤석열 정부 공론장은 어떻게?

청원 동의 2억명 이상...시민 정치적 효능감 증진 ‘여론’은 부추기고 ‘논의’는 사라지고...부정적 의견도 尹정부 공론장은? 민원 대응역량 강화·국회청원 활성화가 대안 | 지혜진 기자 heyjin@newspim.com | 강주희 기자 filter@newspim.com | 박우진 기자 krawjp@newspim.com ‘국민이 물으면 답한다’는 취지로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운영됐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윤석열 정부에선 어떻게 운영될지도 관심이다. 지난 2017년 8월 개설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30일 안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지난 2월 28일까지 누적 청원 게시글은 111만여 건이며, 이 가운데 20만명 이상 동의한 청원은 286건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긍정적 효과로는 정치적 효능감을 높였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약자, 소수자의 목소리가 공론화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 꼽힌다. 시민 정치적 효능감 증진, 약자·소수자 목소리 공론화 지난 2월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방문한 사람은 5억1600만명 이상으로 누적 청원 동의자도 2억3000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청와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8월 성인남녀 12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3%가 국민청원 제도를 ‘알고 있다’고 답했고, 63%는 국민청원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국민청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었던 까닭은 비교적 쉽게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효능감은 자기 행동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믿음이나 감각을 뜻한다. 투표 참여나 선거활동, 정치활동, 시위 등을 통해 느낄 수 있던 정치적 효능감을 국민청원 제도를 통해서는 온라인으로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형석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새로운 국민소통 플랫폼으로서 청와대 국민청원’ 논문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는 ‘범위나 종류에 제한이 없이’ 어떤 사항도 자유롭게 청원할 수 있어 사각지대 의제들이 다양하게 표출됐다”며 “청원 내용을 모든 국민이 함께 볼 수 있고 공유할 수 있으며 답변을 위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요구해 집단 간 공감과 여론의 힘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그동안 정치나 국회에 대한 불신이 심해서 국민의 정치 참여 욕구가 떨어졌는데 국민청원이 이를 다시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채 교수는 “엄격한 의미의 직접민주주의는 아닐지라도 국민청원 제도를 통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그나마 호소할 수 있는 창구를 얻게 됐다”며 “정쟁적 성격이나 갈등 양상으로만 치닫는 등 보완해야 할 점은 있지만 국민이 공감대를 나누고 여론이 어떤지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성평등 가장 많은 동의...약자 소통창구 역할 국민청원 제도는 사회적 발언권이 약한 이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학교폭력, 성폭력 등 각종 폭력의 피해자들이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신의 일을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2019년 국민청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민청원 개설 이후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을 받은 청원의 40%가 젠더 이슈였다. 1만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 중에서도 젠더 이슈가 25%를 차지했다. 국민청원에서 주로 다뤄진 젠더 이슈를 사안별로 살펴보면 여성폭력·안전과 관련된 청원이 63%로 가장 많았고 △돌봄·일생활균형(12%) △여성건강·성·재생산(9%) △평등의식·문화(5%)가 뒤를 이었다. 역대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은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로 271만5626명이 동의했다. 2위 역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 청원으로 총동의 인원수는 202만6256명이다. 청와대가 발표한 ‘국민과 함께한 국민청원 4년’ 보고서를 보면 국민청원 신청 건수가 가장 많은 분야는 정치개혁(16.6%)이지만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은 ‘인권·성평등(18.4%) 분야였다. 그만큼 인권과 성평등 문제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뒤이어 동의 수가 많은 분야는 △정치개혁(14.3%) △안전/환경(12.1%) △보건복지(8.6%) △육아/교육(8.1%) 순이다. 특히 20만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 글이 9건에 달했던 ‘텔레그램 n번방’ 관련 청원은 범정부 합동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성폭력처벌법·정보통신망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이 담긴 ‘n번방 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청원의 부정적 측면이 크다고 보지만 긍정적 역할을 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억울한 사람들이 하소연을 할 수 있는 창구였고, 몇몇 사안의 경우 언론을 통해 공론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론재판·허위청원 등 부정적 효과도 반면 국민청원이 특정 인물을 겨냥해 여론재판을 했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됐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왕따 주행’으로 비난을 받았던 김보름·박지우 선수는 하루아침에 마녀사냥 대상이 됐다. 두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는 무려 65만명이 동참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왕따 주행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김 선수는 지난 2월 노선영 선수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왕따 논란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링크장에 다시 서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숙의절차를 방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일명 ‘민식이법’이 대표적인 예다. 2019년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당시 9세) 사고는 운전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한 법안은 발의된 지 두 달도 채 안 돼 같은 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운전자 과잉처벌 논란이 제기됐고, 아이들이 일부러 차도로 뛰어들며 운전자를 놀리는 악용 사례까지 생기면서 민식이법을 개정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35만명 이상의 동의가 몰렸다.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국민청원을 통해 확산된 사례들도 있다.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구해 달라는 청원(2018년 4월), 이수역 폭행 사건(2018년 11월), 개 도살을 멈춰 달라는 청원(2018년 11월), 25개월 된 딸이 초등학교 5학년 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해당 학생과 부모의 처벌을 촉구한 청원(2020년 3월)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국민 피로도만 높였다. 신율 교수는 “국민청원이 모방한 미국 오바마 정부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은 행정에 대한 이야기만 할 수 있으나 국민청원은 입법·사법을 다 청원할 수 있어서 문제였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대통령은 전지전능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행정 관련 청원으로 대상 한정해야” 윤석열 정부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계승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20대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국민제안’이라는 카테고리가 만들어져 있으나 아직 플랫폼이 개설되지 않은 채 준비 중인 상황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청원을 계승한다고 하면 행정에 관한 것으로 청원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면서 “미국 오바마 정부의 ‘위 더 피플’도 행정적인 이야기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공론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미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 갖춰진 민원 창구를 활성화하고 민원에 대응하는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종훈 평론가는 “기존에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에는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었지만 부처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민원업무를 전담하는 담당관을 육성하고 민원이 제기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보다는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을 활성화하고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청원인이 국회의원 소개 없이 일정 수 이상의 국민 동의를 받으면 국회에 청원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 2020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청원이 제출되면 해당 분야 상임위원회에 제출되고 심사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부의된다. 하지만 청원 심사 등을 이유로 제기된 청원의 처리가 늦어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관계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종료에 대한 성과와 한계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되는 부분은 크게 없으며, 헌법에 보장된 청원권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국회의 국민청원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서 “실제 추진 과정에서 청원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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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호

직업윤리·시스템 부재…관리권한 분산해야 횡령사고 막는다

올 상반기 횡령 피해 추정 금액 3245억원 “범죄수익 철저히 환수, 범죄 동기 제거해야” | 지혜진 기자 heyjin@newspim.com | 강주희 기자 filter@newspim.com | 윤준보 기자 yoonjb@newspim.com 오스템임플란트 2215억원, 계양전기 246억원, 우리은행 614억원, 아모레퍼시픽 35억원, 새마을금고 40억원.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횡령 사건들이다. 기관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내부 직원이 거액을 빼돌리는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한탕주의’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발생한 횡령 사건은 총 1만3269건이다. 이 중 5731건만 검거돼 검거율(43.1%)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찰 한 관계자는 “횡령 사건은 상대적으로 수사 기간이 길고 피해자가 뒤늦게 피해 사실을 인지해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발생한 횡령 사건들 대부분 그러하다”고 전했다. 수억원 빼돌려도 회사는 수년간 몰라 올해 발생한 횡령 사건의 공통점은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재무·회계팀 직원이 회사 눈을 피해 범죄를 저지르고 △횡령한 돈을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 증식에 사용한 점 △내부 문서를 허위로 꾸미거나 조작했음에도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회사 측이 뒤늦게 알아차리는 점 등이다. 지난 1월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팀장 이모(45) 씨는 2215억원을 빼돌려 주식, 부동산 등에 사용하다가 꼬리가 잡혔다. 공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동구청 공무원 김모(47) 씨도 주식, 암호화폐 등에 투자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국내 화장품 기업 클리오에 이어 2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에서도 직원이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클리오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1년간 홈쇼핑 화장품 판매업체에서 받은 대금 일부를 개인 통장으로 입금하는 수법으로 18억9000만원을 횡령한 영업부서 직원을 해고 조치하고 경찰에 고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부감사에서 회삿돈 35억원을 빼돌려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불법 도박 등에 탕진한 직원 3명을 해고했다. 이들은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하고 결제대금을 착복하거나 허위 견적서 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 해고된 직원 중에는 아모레퍼시픽 전직 대표의 아들도 포함됐다. 하다하다 은행까지...내부통제 ‘구멍’ 자금 관리에 가장 엄격해야 할 은행에서도 횡령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유용 사고는 8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16건, 우리은행 15건, KB국민은행 11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피해금액은 150억원으로 하나은행 82억원, NH농협은행 29억원, 우리은행 27억원, 신한은행 7억원, KB국민은행 3억원 수준이다.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직원 전모(43) 씨는 6년간 회삿돈 614억원을 인출한 뒤 주식 투자 등에 사용했고, 신한은행 부산 모지점에서는 직원이 2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과 감사위원회, 임직원 행동강령 등을 갖추고 있음에도 횡령 사건을 막지 못한 셈이다. 2금융권도 횡령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신규 고객이 맡긴 돈으로 기존 고객의 만기예금을 상환하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50대 과장급 직원 A 씨를 지난 5월 직무에서 배제했다.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시중은행은 자체적으로 대규모 감사실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횡령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유명무실한 형식적 시스템에 불과했다는 의미”라며 “금융감독원의 감시·감독 체계마저 무용지물이었던 만큼 감독체계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와 전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탕주의 만연...‘시스템 부재’도 원인 이들 횡령 범죄는 한탕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풍조에도 내·외부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범죄로 발전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물질주의적 사고가 너무 강한 게 문제가 됐고, 직업윤리가 약한 점 역시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공 교수는 “완전범죄를 꿈꾸며 다른 데 투자해서 한탕 챙긴 뒤 메우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일종의 투자자금을 빌린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 풍조와 배금주의가 범죄 발생의 사회적 배경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외국으로 돈을 빼돌리거나 암호화폐 등을 통해 범죄수익을 숨겨놓고 법적 처벌이 끝나면 나와서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도덕적 해이’도 범죄를 부추기는 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횡령 범죄가 발생한 결정적 이유로 일탈을 통제하거나 감시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물질만능주의, 한탕주의와 같은 사회 풍조가 있더라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범죄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스템 강화와 더불어 개인의 직업윤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 교수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처음부터 징역형을 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직업윤리 강화다. 돈을 관리하는 실무자들에게 더 강한 윤리기준이 적용돼야 하며, 감시 시스템 역시 잘 작동해야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벌 강화 능사 아냐...범죄수익 철저 환수를” 형법 제356조에 따르면 현재 업무상 횡령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다만 범죄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죄가 적용돼 가중처벌을 받는다. 범죄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횡령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금보다 양형 기준을 높이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형량을 아무리 올려도 300억원을 횡령하고 10년 정도만 살다 나올 수 있다면 충분히 범죄를 저지를 유인이 된다”며 “특히 최근에는 암호화폐로 불법 수익을 빼돌리는 만큼 범죄수익 환수에 더 힘써야 한다. 화이트칼라 범죄는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발본색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범죄수익을 환수할 방법을 다각도로 갖춰야 범죄 동기가 확연히 줄어들 수 있다”며 “횡령 범죄는 일단 그 돈 중 상당 부분을 나중에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범죄를 저지르면 신속하고 빠르게 발각된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공 교수는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확실성, 신속성, 엄중성이 중요하다”며 “범죄를 저질렀을 때 확실하면서도 빠르게 적발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형량을 높이는 등 엄중성만 강조하면 양형기준만 높아져 통제 중심의 사회가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최후의 보루’ 감사 바로 서야 횡령을 막는 마지막 장치인 감사 기능에도 구멍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회계 감사 경험이 많은 박재용 감사원 국장은 “(횡령범이) 횡령금액을 다 써 버리면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횡령 사건은 설령 발생했다 하더라도 빨리 잡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반기·분기 결산까지 하는 기관에서 1년이 넘도록 횡령 사실을 몰랐다면 사실상 내부통제 시스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팀 간사는 감사 시점의 자산 잔고만 점검하고 운용 내력엔 주목하지 않는 관행을 비판했다. 이 때문에 공금을 유용하고도 어떻게든 감사 때에 맞춰 채워놓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생긴다는 것이다. 정 간사는 “은행의 경우 외부감사 때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구체적인 입출금 내역을 보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조사도 자산 잔액만 맞고 사건·사고만 안 터졌으면 넘어가고 운용 내용이 건전했는지는 보지 않는다”며 “은행은 민간기업이지만 국민의 돈을 맡고 있다는 공공성을 고려해 금융감독원이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거시적인 건전성 검사만 할 것이 아니라 미시적인 운용 내역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희진 변호사도 “최근 발생하는 대형 횡령 사고는 기업의 내부 감시 시스템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등 외부 감시 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은행 횡령 사태의 경우 금융감독원은 적발을 못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 해당 업무에서 손을 뗀 횡령 직원을 업무에 복귀시킬 것까지 종용했다고 한다”며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부터 감독체제를 혁신해 사전예방과 사후처리까지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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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올린 오세훈 '2기'...차기 대권가도 돛 달았다

59% 지지율로 압승...4번째 임기 시작 오세훈 ‘2기’ 선언...정부 협력 속 시정 박차 민선8기 대대적 변화 예고...대권후보 부각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의 주인공이 됐다. 자진사퇴, 보궐선거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오세훈 2기’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구청장과 서울시의회까지 여당이 장악하면서 오세훈 시정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민선8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나고 공식 업무에 복귀한 오 시장은 당선확정 후 회견에서 “4년 동안 사회적 약자들을 챙기기 위한 새 정책들을 선보이겠다”며 “최우선 순위는 ‘상생도시’라는 큰 제하에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약자와의 동행’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가 정체 내지는 퇴보한 부분이 많다. 이런 것들을 바로잡고 다시 뛰게 해서 글로벌 5대 도시로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서울시 주요 정책 대대적 변화 예고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59.05%의 지지율로 39.24%에 그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했다.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이지만 2선은 자진사퇴, 3선은 보궐선거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시장으로 활동한 시기는 6년여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오 시장은 4선에 성공해야 본격적인 ‘오세훈 2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0년여 만에 서울시장으로 돌아왔지만 짧은 임기 탓에 자신만의 시정을 펼치기 어렵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오세훈 2기의 핵심은 당선소감처럼 ‘약자와의 동행’이다. 생계·주거·의료·교육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런, 안심소득, 1인가구, 청년·여성 등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정책들의 향방도 관심사다. 부동산정책은 윤석열 정부와의 협력 속에 규제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정부와의 ‘원팀’을 강조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기본적으로 공급확대가 예상되지만 최근 윤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시기는 미지수다. 보궐선거 당선 후 짧은 임기를 이유로 미뤘던 이른바 ‘서울시 바로세우기’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간위탁사업 전면 재조정 등 전임 시장의 주요 행정에 대한 ‘대수술’이 예상된다. 도시경쟁력 강화를 앞세워 경제정책 전반에도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구청장·시의원도 여당 압승...오세훈표 시정 ‘속도’ 구청장 판세와 서울시의회 구성도 여당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오 시장의 시정 운영에도 상당한 힘이 될 전망이다. 25개 자치구 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7곳을 확보하며 4년 전 24:1 참패를 설욕했다.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던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에서 모두 승리했으며 강서·구로·양천·영등포·마포·동작·용산·서대문·중구·종로·동대문·광진 등에서도 탈환에 성공했다. 민주당 강세지역인 강북권 중 도봉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금천·관악·은평·성북·성동·중랑·노원·강북 등 8곳을 사수하는 데 그쳤다. 15명의 현역 구청장이 수성에 나섰지만 생존한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16년 만에 보수 정당이 서울시 자치권력을 주도하게 됐다.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도 여당이 압승했다. 각 선거구 및 비례대표 선거 결과를 종합할 때 전체 의석 112석 중 과반을 훌쩍 넘는 76석을 국민의힘이 확보했다. 민주당 의석은 36석에 불과하다. 서울시의회는 예산심의 등 서울시장을 견제할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오 시장은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90%가 넘는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집중 견제를 받은 바 있다. 구청장에 이어 시의회마저 여당이 압승을 하면서 오 시장의 시정 운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압도적인 지지를 표명해 주신 것은 그동안 설정했던 방향을 그대로 힘껏 밀고 나가라고 하는 지상명령처럼 느껴졌다”며 “신뢰와 지지, 성원을 바탕으로 더욱 힘을 내서 힘껏 일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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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호

오세훈 우군 대거 확보...野, 견제구 통할까

25개 자치구 중 국민의힘 17곳서 당선 시의회, 전체 의석 112석 중 76석 확보 우군 확보했지만...촘촘한 ‘견제’도 예상 |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대거 압승을 거뒀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여야가 바뀐 만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점령했던 서울시 자치구청장 및 시의회 구성 또한 크게 달라졌다. 공수가 바뀐 상황에서 견제가 더욱 촘촘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과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 소속 자치구청장들은 현역 프리미엄을 달고 출마했지만 민심이 국민의힘에 쏠리면서 결국 당선증을 내주고 말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4.7 보궐선거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에서 높은 득표율로 4선에 성공, 20일 만에 서울시청으로 복귀했다. 오세훈 사상 첫 서울시장 4선...“협치하겠다”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상 첫 서울시장 4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선 역대 서울시장 중 최다 득표(279만8788표) 기록을 세웠고, 이번엔 득표율 59.05%(260만8217표)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서울 시정을 이끌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오 시장의 주요 정책들은 번번이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90% 이상으로 협조 자체가 쉽지 않았다. 특히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되거나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대표적으로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 등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울런’과 오세훈표 복지모델로 꼽히는 ‘안심소득’, 그리고 청년 대상 대중교통 요금 지원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서울시의회 구성이 대폭 바뀌었다. 서울시의회 의원선거에서 101개 선거구 중 70곳에서 국민의힘이 앞섰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53.98%(237만7731표)를 얻어 11석 중 6석을 확보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이 전체 의석 112석 중 과반인 76석을 차지하게 됐다. 자치구와 시의회의 2/3 이상을 우군으로 확보한 셈. 예산 심사나 조례 제·개정 과정에서 시의회 협조 및 주요 사업 시행 과정에서 적극적 공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과반이나 ‘견제’ 안심할 수 없어 오 시장표 정책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야당 의원들의 견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같은 당 소속 서울시 자치구청장 17명, 서울시의회 76석을 확보했다. 반면 8곳에서 민주당 소속 자치구청장이 탄생했고, 서울시의회에서도 야당 소속 36명의 의원들이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지난 6월 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적과 무관하게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시정 운영을 위해선 최대한 협치하겠단 뜻을 밝혔다. 아울러 “마음을 모으는 데 인색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과 협력할 일이 잦은 경기도에서도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당선되면서 수도권 정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오 시장은 당선 후 첫 출근 자리에서 “ ‘약자와 동행특별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다시 한 번 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복지정책 실천을 약속했다. 그는 “다시 서울시의 역사가 시작된다”며 “약자와의 동행, 상생도시, 글로벌 선도도시, 건강안심도시, 시민들이 매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도시 공간을 챙겨가는 4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 4년이며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서울 영테크 △안심소득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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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호

자치구도 판세 대변화...與, 지역개발 주도 예고

국민의힘 16년 만에 완승, 25개 자치구 중 17곳 민주당 8곳 수성에 그쳐...7명이 현역 구청장 吳시장 중심 ‘원팀 서울’ 재개발 속도 기대 | 채명준 기자 Mrnobody@newspim.com 이변은 없었다. 대선 84일 만에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 압승은 물론 구청장 선거에서도 25개 자치구 중 17곳을 차지하며 16년 만에 완승을 거뒀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필두로 한 ‘원팀 서울’의 공약 이행, 특히 재개발·재건축 추진이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당 컨벤션 효과 발휘...‘도봉’ 포함 17곳 승리 전통적 강세를 보여온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4구에서 모두 승리했으며, 강서·구로·양천·영등포·마포·동작·용산·서대문·중구·종로·동대문·광진까지 탈환에 성공했다. 민주당 강세지역인 강북권 중 도봉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우세했던 지역인 14곳(종로·동대문·마포·용산·중구·성동·광진·영등포·동작·서초·강남·송파·강동·양천) 중 성동을 제외한 13곳에서 모두 승리해 컨벤션 효과가 발휘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역 프리미엄 등 8곳 수성...예상보다 고무적 분석도 반면 불과 4년 전 24개 자치구를 ‘독식’했던 민주당은 전체 1/3 이하인 8곳을 수성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통적인 강세 지역을 국민의힘에 대거 내줬다. 민주당 현역 구청장 15명과 무소속 1명이 현역 프리미엄을 기대하며 수성에 나섰지만 단 7명만 살아남았다. 금천·관악·은평·성북·성동·중랑·노원·강북 등에서 승리했는데 이 가운데 강북을 제외한 7곳은 현직 구청장이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3선을 마치고 새 인물이 출마한 서대문·강서·강북·용산·동대문·도봉·구로·종로 등 8곳 중에서는 유일하게 강북만 수성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았던 지역 11곳(도봉·강북·노원·성북·중랑·서대문·강서·관악·구로·금천·은평) 중 서대문과 강서, 구로, 도봉 등 4곳을 놓치며 결국 허니문 기간에 유권자들이 ‘정권안정론’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단 4곳에서 승리를 예상했던 여론조사에 비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특히 승리한 8곳 중 7곳이 현역 구청장이라 효과적인 견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에 3선에 성공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중심으로 여권 강세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재건축 민심, 정치 성향 압도 한편 이번 선거는 ‘재개발·재건축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인 진보 강세 지역들이 국민의힘에 넘어가거나 수성했더라도 표 차이가 과거에 비해 대폭 좁혀졌기 때문이다. 진보 텃밭으로 일컬어지던 도봉과 구로가 국민의힘에 넘어갔으며, 양천구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남자 이기재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김수영 민주당 후보의 현역 프리미엄을 누르고 낙승했다. 모두 재개발·재건축이 긴급 현안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또한 강북·성북·은평 등도 비록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득표율 차이 1% 내외로 ‘신승’한 곳이다. 서울시민들 사이에 국민의힘 원팀을 통한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결과적으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재선(4선)에 성공했고 구청장 역시 여당이 17곳이나 확보하면서 윤석열 정부와의 이른바 ‘원팀’ 시정이 본격적인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윤 정부·오 시장·다수의 구청장으로 구성된 원팀의 시정과 지역개발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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