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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호

美, 미술시장도 ‘자금세탁방지법’ 적용 검토...작품 거래 투명화될까

작품가격 수직상승에 ‘제3의 투자품목’ 자리매김 미술품 은밀한 거래 관행...돈세탁·세금탈루 여전 美 세무당국 “더 이상 예술품 통한 돈세탁 허용 안 해”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미술품 가격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특히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값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치솟으면서 글로벌 아트마켓을 달구고 있다. 블루칩 작품은 주식, 부동산에 이어 ‘제3의 투자품목’으로 확실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러자 선진국에선 미술품이 자금세탁 도구로 쓰이는 것을 막고 거래 투명화를 유도하기 위해 거래내역 신고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고가 작품 거래 시 자금출처까지 밝히도록 했다. 사실 미술품 거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모든 금융거래가 낱낱이 노출되는 미국에서도 미술품 거래만큼은 은밀히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경매하우스에서 작품을 낙찰받거나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사고팔 때는 거래내역이 모두 자료화되고 있다. 대중에게는 낙찰자와 위탁자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으나, 당국에는 해당 내역이 보고된다. 하지만 프라이빗 세일의 경우는 예외다. 수면하에서 이뤄지는 비밀거래는 가격조작, 돈세탁, 세금탈루가 여전한 상황이다. 러시아의 신흥재벌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AS모나코 구단주)와 스위스 출신의 아트딜러 이브 부비에 간의 미술품 이중가격과 관련한 오랜 법정 공방이 비근한 예다. 러시아 사업가는 “미술중개인 부비에가 나와 작품을 거래하며 가격을 수차례 속였다”면서 부비에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그는 부비에의 주선으로 모딜리아니의 1917년 작 누드화를 1억1800만달러에 사들였다. 그런데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븐 A. 코엔이 이 누드화를 9350만달러에 넘겼다는 사실을 우연한 경로로 알게 된 것이다. 이 거래로 부비에는 2450만달러의 거액을 챙긴 셈이다. 그뿐만 아니다. 리볼로프레프는 미국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의 ‘No.6’라는 그림을 부비에를 통해 1억4000만달러에 샀는데 이는 8000만달러짜리였다. 러시아 사업가는 “부비에로부터 20억달러어치의 작품을 샀는데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미술시장이 좀 더 투명했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비밀주의와 익명성 때문에 아트마켓은 ‘믿을 수 없는 리그’가 됐다는 것이다. 통상 아트딜러는 작품을 중개하며 5~10%의 수수료를 받는다. 단 1000만달러가 넘는 고가 작품은 수수료가 5% 아래로 내려간다. 그러나 부비에는 “나는 그에게 소속된 자문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업가”라며 “작품을 구입해 나의 조건으로 재판매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법원은 일단 부비에의 손을 들어줬으나, 리볼로프레프는 항소했다. 또 다른 고객들도 연달아 부비에를 고소한 상태다. 부비에는 지난 2017년 뉴욕 크리스티에서 무려 4억5030만달러(약 5000억원)에 팔리며 세계 미술품경매의 최고가를 경신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구세주’라는 작품 거래에도 개입돼 있다. 부비에는 2013년 이 그림을 8000만달러에 낙찰받아 같은 해 리볼로프레프에게 1억2750만달러에 팔았다. 이 작품을 통해서도 엄청난 수익을 거뒀는데 이쯤 되면 단순한 딜러라기보다 야심만만한 사업가인 셈이다. 그는 고가의 미술품을 은밀하게 거래하고 싶어 하는 슈퍼리치들의 심리를 해결해 주기 위해 작품 거래와 보관을 맡을 창고를 만들었다. 싱가포르, 룩셈부르크, 베이징 공항에 프리포트를 조성한 것. 이곳은 표면상으로는 작품 거래를 위한 창고, 즉 국제 거래를 앞둔 작품을 한시적으로 보관하는 창고다. 초창기에는 물론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미술품과 골동품, 고가 보석과 와인을 장기 보관하는 데 이용되는 프리존이다. 부비에에게 작품 구입과 판매를 의뢰하는 고객들로서는 이 창고가 여러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주는 고마운(?) 곳이다. 값비싼 작품을 비밀리에 사들여 안전하게 보관하다가, 값이 오르면 세금 추징 없이 되팔 수 있으니 말이다. 수집가들이 원하는 바를 족집게처럼 해결해준 덕에 부비에의 프리포트 사업은 날로 번창했고, 아부다비에도 추가로 조성할 참이었다. 그런데 피카소 후손들이 위탁한 작품을 소장자도 모르게 슬쩍 처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는 현재 ‘사기꾼’으로 몰려 있다. 지난해 미국 상원의 특별조사관들은 러시아의 정권 실세이자 부자들이 경매하우스에서 익명으로 고가 작품을 거래한 사실을 찾아냈다. 경매업체들이 “정부의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하겠다”며 판매자와 위탁자의 신원을 적시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겼던 것. 공식 경매가 아닌 ‘프라이빗 세일’이란 방식으로 작품이 거래되는 바람에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지난해 뉴욕 소더비에서 보티첼리의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이라는 그림을 9218만달러에 판매한 유대계 부동산 재벌의 절묘한 절세기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센트럴파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맨해튼 57번가의 고층 빌딩 등 뉴욕 요지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했던 셸든 솔로(1928~2020)는 미술도 좋아해 명작을 거침없이 사들였다. 보티첼리의 초상화는 1982년 런던 경매에서 130만달러를 주고 샀는데 39년 후 무려 70배가 올라 엄청난 시세차익을 안겨줬다. 생전에 솔로는 피카소의 인물화, 자코메티의 조각 등을 수천만~1억달러대에 팔기도 했다. 모두 수십 배씩 오른 가격에 처분했으니 세금 또한 엄청나게 내야 하지만 솔로는 이를 귀신같이 피해 갔다. 자신의 수집품을 ‘솔로예술건축재단’에 기증한 뒤 워싱턴DC의 국립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대여한 것. 미국에서는 예술품 소유자가 공공미술관에 작품을 빌려줘 전시하게 하면 세금(양도소득세)을 공제받는다. 솔로가 보유한 미술품은 약 5억달러 규모였는데 그가 타계한 후 자녀들은 거액의 상속세도 피해 갔다. 재단에 작품을 귀속시켰고, 이를 미술관에 빌려줬다는 명목 때문이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거액의 양도소득세와 상속세를 회피하자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두고도 세금은 쥐꼬리만큼 낸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솔로가의 전략은 세(稅)테크가 아니라 세금탈루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 동부의 마약거래상인 로널드 벨시아노는 마약 밀매로 번 돈을 세탁하기 위해 고가의 미술품 50여 점을 사들여 이슈가 됐다. 경찰이 그의 집을 급습했을 때 어항 하단부에 250만달러의 현금이 숨겨져 있었고, 벽에는 14점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모두 피카소, 르누아르, 달리 같은 거장의 작품이었다. 게다가 집 근처 창고에서도 유명 미술품이 33점이나 쏟아져 나왔다. 벨시아노는 불법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갤러리에서 그림을 사들였던 것. 미국 세무당국 측은 “예술시장의 불투명성을 악용해 매년 수십억달러의 미술품이 공공조사를 받지 않고 손바꿈이 이뤄진다”고 추정했다.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그들이 구입하는 작품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며, 판매자 또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당국은 그간 미술품의 거래 과정이나 이익 규모를 추적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이는 주식 및 부동산 거래 규정과 매우 대비되는 대목이다. 결국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벨시아노 사건이 계기가 돼 세무당국은 ‘더 이상 예술품을 통한 돈세탁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예술품이 검은 돈을 세탁하는 도구로 암암리에 쓰였으나 앞으로는 미술시장을 관리감독하고 거래 투명화를 유도해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미술품 양도소득세율은 수익과 보유기간에 따라 다르나 최고세율은 종전 28%에서 50%로 대폭 높아졌다. 하지만 미술품 거래의 상당 부분이 사적인 거래로 이뤄져 노출이 잘 안 되는 것이 문제다. 경매하우스들은 작품의 위탁자와 낙찰자, 낙찰가, 자금출처를 자료화해 당국에 보고하고 있으나 개인 간 미술품 거래는 여전히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부유층의 내밀한 거래는 상당수가 베일에 싸여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술시장에 대한 정기적인 감사와 감독 강화를 지시했다. 예술품과 관련된 부정행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음에도 감사가 느슨해 그간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 따라서 미술품을 통한 자금세탁과 비자금 조성, 세금탈루 등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도 발벗고 나섰다. 금융계의 돈세탁을 정교하게 컨트롤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방 자금세탁방지법’을 올해부터 고미술품(앤틱) 딜러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고대와 중세, 근대 미술품 거래 시 그 내역과 자금출처를 세무당국에 보고하도록 한 것. 고가의 골동품을 거래하며 발생할 수 있는 돈세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미 재무부는 이 같은 정책을 미술시장 전체로 확대할지를 현재 검토 중이다. 그런데 유럽은 이 규정을 먼저 도입했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미술품 거래 시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구매자금의 출처를 밝히도록 하는 법규가 이미 채택돼 있다. 이에 미국도 고미술 부문뿐 아니라 아트마켓 전체에 이를 적용할지를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7월 미국 상원의 조사소위원회는 “미술시장의 비밀주의 및 익명성에 대한 당국의 불충분한 규제가 자금세탁과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환경을 키워 왔다”며 자금세탁방지법 적용을 주장했다. 물론 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익명성 보장’이란 거래의 통례를 십분 활용해온 마켓의 고수들은 ‘거래내역 및 자금출처 보고’라는 조치가 미술시장을 궤멸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의로 작품을 수집하는 고객까지 시장에서 내쫓아 결국 문화가 말살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아트딜러협회의 앤드류 쇼코프 회장은 “우리는 이제 무서운 내리막길을 맞을 것이다. 엄청난 양의 서류 작성과 규정 준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문제를 해결하리라곤 생각지 않는다”고 맞섰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아트딜러협회와 크리스티, 소더비가 기용한 로비스트들이 자금세탁방지법 적용을 막기 위해 워싱턴에서 로비를 벌이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약 100만달러의 로비자금이 투입됐다고 추정했다. 전례없는 활황기를 맞은 미국의 미술시장은 올여름 ‘자금세탁방지법’ 적용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 시장은 싸늘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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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호

김서형, 비슷한 캐릭터 속 그만의 '변주'를 꾀하다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1994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연기 경력만 27년이다. SBS ‘아내의 유혹’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킨 뒤, JTBC ‘SKY캐슬’로 스타 배우가 됐다. 숱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천천히 스펙트럼을 넓혀 온 배우 김서형이 필모그래피에 인생 작품을 남겼다. tvN ‘마인’, 김서형의 또 다른 연기 변신 배우 김서형이 여성이 주체가 된 작품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tvN ‘마인’. 이 드라마에서 재벌그룹 효원의 며느리이자 반전을 가진 인물 정서현으로 분했다. “정말 모든 배우가 끝날 때까지 연기를 다 잘하시더라고요. ‘마인’이 희수(이보영)와 서현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효원가 안에 있는 모두의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주 집사(박성연), 성태(이중옥), 진호(박혁권)도 완벽하진 않지만 자기 자리를 찾아갔고요. 드라마가 ‘나의 것’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맞게 잘 흘러왔고, 잘 흘러간 것 같아요. 다 좋았어요.” 드라마 ‘마인’은 효원그룹의 이야기이자 그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을 담았다.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던 두 여자(이보영, 김서형)에게 낯선 여자가 찾아오면서 ‘나의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켜 나가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제목부터 일단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 대본을 다 받아보지 못했는데 다음 대본에서 서현이의 역할이 무엇일지, 그의 ‘마인’이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더라고요. 극중에서 서현이의 숙제는 멜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가 찾으려는 나의 것은 무엇인지 너무 궁금했어요. 드라마의 내용을 제목이 다 표현하잖아요.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제목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싶었죠.” 김서형이 맡은 정서현은 극 초반부터 반전을 선사한다. 바로 성 소수자였다. 사회적으로 이슈를 몰고 오는 소재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부담도 느낄 법했지만 그는 오히려 “연기하기 편했다”고 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절절한 마음을 표현하는 건 오히려 쉬웠어요. 그리운 마음을 품고 있다가 표출하면 되니까. 상대 배우였던 정화 씨랑 첫 장면을 찍을 때 감정을 어디까지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어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효원가 사람들과 연기하는 게 더 어려웠죠. 1화부터 16화까지 늘 마주치는데 똑같은 표정, 감정, 일정한 톤으로 가면 보는 사람들이 피곤할 것 같아 변주를 주고자 했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멜로가 제일 쉬웠다고 얘기하고 싶네요. 하하.” 극중 정서현에게 최수지(김정화)는 첫사랑이자 절대 잊지 못하고 늘 가슴속에 품고 사는 인물이다. 짧은 기간 최대치의 감정을 선보여야 했기에 김서형은 함께 호흡을 맞춘 김정화에게 남다른 애정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정화 씨는 캐스팅되고 나서 한참 뒤에 만났어요. 저와 다른 배우, 스태프들은 이미 촬영이 진행됐고 친해질 만큼 친해졌는데 정화 씨는 얼마나 낯설었겠어요. 그런데 정말 준비를 많이 해 왔더라고요. 그리고 처음 봤을 때 한번 안아 봐도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애틋한 그 감정을 가져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때 너무 고마웠죠. 제가 생각하지 못한 걸 이 친구는 해 온 거잖아요. 잠깐 만났지만 배려심이 깊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이 훅 갔던 것 같고, 수지로 더 바라볼 수 있었어요.” 주체적인 여성 연기...“멜로에 대한 마음 여전” SBS ‘아내의 유혹’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배우 김서형’을 각인시킨 뒤 쉼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JTBC ‘SKY캐슬’부터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는 주체적인 여성의 캐릭터를 주로 맡으면서 비슷한 인물에서 늘 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제가 그런 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고 캐릭터를 주시는 것 같아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캐릭터지만, 김서형이 갖고 있는 에너지도 사실 뻔하거든요. 그래서 비슷하게 표현하지 않기 위해, 이런 캐릭터를 계속 맡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으려고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고 부단히 노력했고요. 주체적인 캐릭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전 작품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이언티’, ‘기황후’, ‘SKY캐슬’, ‘아무도 모른다’로 한 계단씩 밟아왔고요. 그래서 ‘마인’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서형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어느 순간부터 기가 세거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이번 ‘마인’ 속 정서현도 비슷한 결을 가졌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은 ‘멜로’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멜로의 상대가 비록 동성이었지만, 그는 “어느 정도의 목마름은 해소했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 안 해본 장르가 더 많겠지만, 저는 영화 ‘러브레터’를 너무 좋아해요. 직접적이지 않은데 그래도 멜로잖아요. 저도 직접적인 멜로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목마름은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마인’을 통해 해소해서 속 시원해요. 하하. 아무래도 성 소수자란 소재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거라는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논란을 넘기려면 연기력으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예전부터 이런 역할이 오면 연기로 승화시키고 싶었어요. 어느 정도는 잘 소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엔 감히 맛만 보여드렸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김서형에게 이 작품에서 멜로는 단순 목마름 해소로 끝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쉬운 것은 아니기에, 비슷한 결의 캐릭터 속에서 변주를 주기 위해 찾은 돌파구가 멜로였던 셈이다. “쉽게 코미디나 멜로 장르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 현실을 직시하는 편이거든요. 그런 장르를 하고 싶다고 다른 걸 안 하고 기다릴 순 없잖아요. 연기는 저에게 있어서 생계유지 목적도 있어요. 그래서 연기를 멈출 수도 없고요. 비슷한 역할이 들어온다고 해서 안 할 순 없잖아요(웃음). 처음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힘들었지만 ‘배우는 뭐든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마인’에서도 멜로가 저에겐 정말 중요한 소재였죠. 저에겐 센 캐릭터를 조금씩 비틀면서 변주를 줄 수 있는 장치였거든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건 여전히 많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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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호

빌보드 휩쓴 K팝, 코로나 이후 'BTS 효과' 몰려드나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버터(Butter)’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정상을 7주 연속(7월 12일 기준) 수성, K팝의 글로벌 약진이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콘서트와 투어는 멈췄지만, BTS를 필두로 K팝의 인기와 기세는 여전하다. ‘21세기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방탄소년단 등 K팝은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주류가 된 지 오래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하이브 레이블 소속의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SM의 에스파, NCT 등도 글로벌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코로나 이후 한류가 그야말로 ‘BTS 효과’를 누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코로나도 비껴가는 BTS, 세기의 아이콘 우뚝 방탄소년단은 지난 7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빌보드 차트에서 디지털 싱글 ‘버터’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7주 연속 1위에 올랐다. 빌보드에 따르면 ‘핫 100’에 진입하면서 곧바로 정상을 밟은 역대 54곡 중 7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곡은 ‘버터’를 포함해 8곡뿐이다. 이 가운데 개인이 아닌 그룹이 낸 곡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1위로 신규 진입해 정상을 유지한 기간이 7주 이상인 곡은 1995년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맨이 함께 부른 ‘원 스윗 데이’(16주 연속 1위)가 유일하다. 그룹으로 21세기 최초 기록을 3주 연장한 대기록이다. 또 ‘빌보드 글로벌 200(미국 제외)’ 1위, ‘빌보드 글로벌 200’ 2위에 오르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흥행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8월 첫 ‘핫 100’ 1위에 랭크된 ‘다이너마이트’는 물론 방탄소년단의 신보는 계속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9개월 만에 4곡을 세계적인 영향력의 북미 메인 차트에 올려놓은 것뿐만 아니라 무려 107개국의 수십만 해외팬이 유료로 공연 ‘방방콘’을 관람하게 하며 세를 과시했다. 이번 신곡 ‘버터’의 뮤직비디오 역시 연일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공개 24시간 만에 1억820만 조회수로 ‘유튜브 뮤직비디오 사상 24시간 최다 조회수’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전에 1위였던 ‘다이너마이트’의 자체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로 인해 ‘역대 유튜브 뮤직비디오 24시간 최다 조회수’ 1, 2위 기록을 모두 보유한 명실상부 글로벌 팝스타임을 재차 증명했다. ‘BTS 효과’...한·미·일 차트서 ‘하이브 레이블’ 두각 특히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뮤직의 모회사 하이브 레이블 아티스트의 활약이 눈부시다. 최근 ‘버터’로 빌보드를 점령한 방탄소년단에 이어 하이브 레이블 플레디스 소속 세븐틴은 국내 음원과 음반 차트를 휩쓴 것은 물론 일본과 미국에서도 호응을 이끌어냈다. 세븐틴은 6월 18일 발매한 미니 8집 ‘Your Choice(유어 초이스)’로 국내 각종 음반 차트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앨범 발매 직후 1주일간의 판매 기록을 집계한 초동 판매량은 무려 136만장을 넘겼다. 세븐틴은 현재까지 4장의 앨범을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려놓으며 대규모 팬덤의 구매력을 입증했다. 빌보드에서도 세븐틴은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5위로 데뷔하며 상위권으로 입성해 주목받았다. 세븐틴 미니 8집 ‘유어 초이스’는 ‘톱 앨범 세일즈’,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 ‘월드 앨범’ 3개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동시에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는 타이틀곡 ‘Ready to love(레디 투 러브)’가 5위, 수록곡 두 곡이 각각 18위, 19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도 강세다. 방탄소년단의 베스트 앨범 ‘BTS, THE BEST’는 85만8000여 장으로 올해 앨범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7월 5일 자 최신 차트 ‘주간 앨범 랭킹’에서 전주에 이어 1위를 지켰다. 뒤이어 세븐틴이 ‘유어 초이스’로 2위를 차지했다. 2년 차 그룹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빌보드 차트에서 롱런 중이다. 정규 2집 ‘혼돈의 장: FREEZE’로 6월 19일자 ‘빌보드 200’ 차트에서 5위로 진입해 데뷔 3년 차 K팝 그룹의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후 3주째 차트인에 성공한 것은 물론 ‘월드 앨범’ 차트 3위,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도 타이틀곡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제로 바이 원 러브송) 14위를 포함해 수록곡까지 15위, 21위에 3곡을 랭크시켰다. NCT·에스파·엔하이픈도...공고해진 한류 위상 코로나 이전인 2019년까지는 대부분의 한류 아이돌 그룹이 현지 수요에 따라 아시아, 북미, 유럽 등을 직접 찾아가 대규모 공연을 열고 오프라인 팬덤 동원력을 과시해 왔다. 코로나19 이후엔 오히려 다양한 차트에서 음원 성적으로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음반 판매량이 늘어난 것 역시 눈에 띄는 점이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의 낭보에 이어 SM의 그룹 NCT 역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의 장기집권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정규 2집 ‘엔시티-더 세컨드 앨범 레조넌스 파트1’은 무려 7주 넘게 차트인을 유지했다. 이 음반은 세계적으로 총 268만여 장이 판매되며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튜브 총 조회수 4억2000만뷰 돌파, 유나이티드 월드 차트 1위, 중국 QQ뮤직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 1위 등의 성과도 거뒀다. 데뷔 1년 차인 SM 신인 걸그룹 에스파의 기세도 놀랍다. 지난 5월 17일 공개한 신곡 ‘넥스트 레벨’은 5월 5주 차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 97위에 올랐다. 데뷔곡 ‘블랙맘바’를 같은 차트의 183위에 올려뒀던 에스파는 자체 글로벌 기록을 경신하며 한층 성장세를 보였단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블랙핑크를 제외하고는 K팝 걸그룹이 그다지 주목받은 바 없다는 점에서도 향후 에스파의 화제성과 영향력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신예 엔하이픈도 올해 깜짝 기록으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4월 말 발매된 엔하이픈의 미니 2집 ‘보더: 카니발’은 당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18위로 진입했다. 데뷔 반년도 되지 않은 신인 그룹이 받아든 최초의, 유일한 글로벌 성과다. 동시에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는 2주 연속 주간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내보였다. 올해 데뷔 6년 차인 트와이스도 빌보드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들었다. 이들의 신보 ‘테이스트 오브 러브’는 발매 첫 주 ‘빌보드 200’의 6위에 랭크됐다. 해당 차트에 이름을 올린 건 통산 세 번째지만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국내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해외에서도 투어 공연이 다시 시작되는 시점에서 K팝 아티스트들이 마주할 ‘BTS 효과’에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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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호

베니스 건축전 한국관에 세워진 ‘미래학교’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지난해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1년가량 미뤄진 제17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이 지난 5월 개막해 오는 11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 설치된 23개의 국가관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관은 올해 ‘미래학교’를 주제로 전 세계의 관람객과 만난다. 코로나19가 쉽게 물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예술가들이 꺼내놓은 이주와 디아스포라, 그리고 기술과 혁신에 대한 이야기가 ‘미래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신혜원의 ‘신의 한수’...‘미래학교’ 시선 집중 제17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하심 사르키스가 총감독을 맡아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How Will We Live Together)’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한국관은 ‘미래학교(Future School)’를 주제로 운영되며, 공공예술 프로젝트부터 미래 서울의 도시 비전을 수립하는 연구까지 공공 영역에서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신혜원이 총감독을 맡았다. 신 감독은 코로나19 상황이 닥치기 전 ‘미래학교’로 주제를 잡았다고 한다. 좋은 미래를 맞기 위해 세계인들과 함께 기후변화와 디아스포라, 기후변화의 충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 보자는 의도다. 건축전의 주제로 다소 범위가 큰 주제일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의도치 않았던(?) 전 세계적인 감염병의 확산으로 ‘미래학교’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신 감독은 “이번 한국관 주제인 ‘미래학교’는 코로나 사태와 무관하게 기획됐다. 실제로 기획안을 제안한 건 2019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에 대응해 한국관을 미래학교로 바꾸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좋은 미래를 발명하기 위해선 학교만큼 좋은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에 세워진 ‘미래학교’에선 관람객도 주제도 경계가 없다. 누구나 찾을 수 있고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신 감독은 “ ‘미래학교’는 권위적인 분위기를 내려놓고 누구나 왁자지껄 까불고 떠들 수 있는 자리”라며 “이를 위한 제 역할이 훌륭한 작가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 감독은 “참가자들은 베니스 현지 캠퍼스와 미래학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디지털 캠퍼스 속에서 기존의 배움을 내려놓고 새로 배우는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며 “전시와 워크숍, 설치, 대화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50여 개의 프로그램과 200명이 참여하며 이러한 과정은 미래학교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기록하고 송출한다”고 설명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살펴보니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이 열리는 건물은 공중화장실이었다. 한국은 1986년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지만, 독립된 전시공간이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백남준 작가는 ‘한국관’ 설립을 위해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에게 뜻을 전하기도 하고, 당시 문화부 장관과 문예진흥원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행히 그의 노력이 통해 한국관 설립이 시작됐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공중화장실이었던 공간은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건축가 김석철과 이탈리아의 프랑코 만쿠조 베니스대학 교수가 주도해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한국관 전시장으로 탈바꿈됐다. 그렇게 1995년 6월 자르디니의 23번째이자 마지막 국가관으로 한국관이 관람객에 공개됐다. 이번 건축전의 한국관 전시장 디자인은 송률과 크리스티안 슈바이처가 맡았다. 송률은 “한국관은 건축가 김석철과 이탈리아의 프랑코 만쿠조 베니스대학 교수가 그랬듯 한정된 공간을 정확히 계획해 제공하기보다 사람들이 모이는 구심점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정자와 같은 개념을 도입했고, 이는 삶의 공간으로 나타나길 바란다”면서 “미래학교도 정자와 다르지 않다. 모든 삶의 방식을 다루는 곳이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사색하고 먹고 쉴 수 있다”고 했다. 송률은 ‘미래학교’라는 공간이 관람객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사용자는 공간을 변화시키고 다시 이곳은 사용자를 변화시키는 공간이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곳에서 50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학교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액티비티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조경 건축가 김아연이 제작한 갈대로 만든 카펫이 중앙에 설치돼 있다. 이 카펫 형태의 작품은 눈으로만 감상하지 않고 위에 앉아도 되고 누울 수도 있다. 안락함을 주는 이 작품의 이름은 ‘블랙메도우: 사라지는 자연과 생명의 이야기’다. 그의 작품은 지구 전체 앞에 놓인 삶과 죽음을 고찰하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블랙 메도우’는 생명이 사라진 자연을 상징한다. 김 작가가 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한 건 최근 로봇청소기와 진공청소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갈대로 만든 빗자루 제작이 줄어들게 됐고, 이를 생산하는 충남 서천군의 기술자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다. 이 외에 미래학교 부엌에선 도예가 정미선이 디자인한 제주 옹기에 담은 차와 음료로 방문객과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한다. 그래픽디자이너 크리스 로가 디자인한 ‘프로세스 월’은 ‘미래학교 약속문’과 참가자들의 전시, 워크숍 결과물이 A4 용지로 프린트돼 프로젝트 과정을 방문객과 공유한다. 한국관 옥상은 비엔날레 역사상 처음으로 방문객에게 개방된다. 온라인 토크의 장 참가자들은 현지 캠퍼스와 미래학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디지털 캠퍼스에서 이주, 디아스포라의 확산, 기후변화의 충격, 사회적·기술적 변화의 속도 등 현재와 미래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해 탐색하며 서로의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교류하는 장이 한창이다. 신혜원 감독은 “미래학교는 지난해 서울에서 진행된 여름 스튜디오 ‘트랜스보더 랩’ 프로그램을 지나 생성 대화, 현지 캠퍼스, 미래학교 온라인의 총체적 과정을 통해 프로그램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며 “캠퍼스에 참여하는 참가자와 방문객들이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 과정과 탐구적이고 과정지향적인 참여를 통해 새로운 배움을 경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학교 온라인은 세계 곳곳의 다양한 미래학교 캠퍼스들과 연결돼 서로의 콘텐츠와 콘텍스트를 공유하고 연결관계를 생성하며 아카이브된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인 가상 캠퍼스 ‘미래학교 온라인’ 의 디자인과 개발에는 908A의 강이룬과 앤드류 르클레어가 참여했다. 강이룬은 “미래학교 온라인을 통해 참가자들의 실험과 대안적 실천 과정이 관객과 공유되고 아카이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소진, 건축사사무소 리옹 등이 참여한 ‘공간 혁신: 공원과 시민적 자긍심’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도시공원 내에 생활밀착형 공간이자 공공장소가 사회와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지 공간을 구성하고 온라인을 통해 참여자들과 토론도 나눈다. 이소진 작가는 “우리의 삶이 지속가능하려면 멈출 줄 알아야 하고 여유를 가져야 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가운데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비엔날레에 소개하는 프로젝트는 2013년 이후 저희가 작업한 것 중 4개를 꼽은 것으로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들”이라며 “이와 함께 최고의 공공장소인 공원이 사회와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알아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소수의 매체만 베니스 현지를 방문했음에도 프리뷰 기간에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이탈리아의 세계적 건축잡지 도무스, 독일의 일간지 슈투트가르트 차이퉁, 베를리너 차이퉁 등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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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호

코로나 시대 속 큰 울림 유준상의 ‘비틀쥬스’

팀 버튼 감독 영화의 뮤지컬화...한국서 첫 라이선스 무대 외로움·죽음 등 어두운 키워드, 유준상式 웃음으로 풀어내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배우 유준상이 뮤지컬 ‘비틀쥬스’로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을 올린 이 공연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올리게 됐고, 유준상은 오리지널 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유준상의 활약은 매체와 무대, 스크린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방영된 JTBC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선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근육질과 괴력의 소유자로 등장했다. 놀라울 정도의 동안 외모를 지녔지만 유준상의 현재 나이는 51세. 이번 ‘비틀쥬스’에서도 그는 또 한 차례 스스로를 시험에 들게 했다. 한국식으로 풀어낸 미국식 유머? 뮤지컬 ‘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의 초기 작품인 동명의 영화(국내 개봉작은 ‘유령수업’)를 무대화했다. 1988년 작으로 독특하고 기상천외한 세계를 코믹하게 풀어내면서 팀 버튼을 단숨에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만들었다. 이후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이 올라간 후 한국서 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무대를 올린다. 공연계의 든든한 터줏대감 유준상, 정성화가 타이틀 롤을 맡는다. “누군가 미국식 유머를 한국식으로 어떻게 바꾸느냐가 관건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 고민이 있었고 걱정도 했는데 분석을 하다 보니 결국 전 세계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냈어요. 오로지 상황이 주는 감흥만으로도 코미디가 나오기도 하고요. 이야기의 메시지 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웃음이 나고 상황이 주는 장치들이 있어서 ‘비틀쥬스’팀이 처음에 만든 텍스트를 중요하게 두고 일단 따라가고 있습니다. 번역이 중요한 건 맞아요. 다행히 번역가 분이 단어와 문장을 잘 고르고 다듬어줘서 걱정을 덜었습니다.” ‘비틀쥬스’는 인간사회로 내려온 유령이 아주 유쾌하면서도 기괴한 장난을 치면서 인간들을 놀라게 하지만, 인간과 함께 감정을 교류하고 소통하며 각자의 성장을 겪게 된다. 유준상은 가장 중책인 유령 역을 맡는 동시에 팀에서도 가장 연장자로서 역할을 했다.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유령에 대한 이야기가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죠. 아주 오랜 세월을 살아온 유령이 인간사회에 왔을 때는 어떨까. 짧은 순간이라도 누군가 봐주길 바라는 거예요. 누구나 다 외롭잖아요. 유령도 그런 거죠. 너무 외로워서 어떻게든 떨쳐내려니 말도 많고 음악도 굉장히 빨라요. 80, 90템포의 음악이 보통이라면 이 친구는 166, 144 정도의 빠르기로 쉴 틈 없이 노래를 하죠. 번역할 때 포인트를 주면서도 다 전달이 돼야 하잖아요. 빠르게 들려도 이해가 잘될 수 있고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들로 구성됐죠. 연습 후반까지도 외국 스태프가 몇 개의 단어를 고치고 그래요. 이미 노래를 수백 번 불렀는데 가사가 한번 바뀌면 멘탈이 붕괴되기도 하지만.(웃음) 시스템을 알기 때문에 바뀐 가사를 또 연습해야죠.” 특히 유준상이 자랑스러운 지점은, 한국이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를 올리게 된 것과 함께 외국 스태프가 꽤나 지금의 팀을 존중해 준다는 점이다. 유준상에 따르면 외국 크리에이티브팀은 “한국의 ‘비틀쥬스’는 여기가 최초”라는 점을 강조하며 스태프, 배우들과 완전히 새 작업을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그분들의 태도가 굉장히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브로드웨이에선 본인들이 처음 올렸지만 한국에서는 또 다른 기대감과 자부심이 있어요. ‘브로드웨이에서도 안 했던 것을 여기서 처음 해보는 거다’라며 자긍심을 많이 북돋워 줍니다. 저희가 노력하는 걸 보고 감탄하기도 하고요. 우리 작업이 미국의 현지 팀과도 계속 공유되고 있고, 체계적으로 시스템이 잡혀 있어서 만족스럽죠. 대사 하나하나를 어떤 말로 했을 때 한국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물어옵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느껴졌어요. 자연스레 저희도 동화돼 끊임없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죠.” 고된 연습 속에서 유준상은 거의 매일 한계에 부딪히는 현실도 털어놨다. 다행히 개막 전 고민하고 연습했던 것들이 다 맞아떨어지면서 홀가분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는 그는 밝은 표정으로 그때를 돌아봤다. “단순히 대사를 따라 한다기보다 정확히 체득해야 해서 분석이 어려웠죠. 왜 이런 말을 하고, 왜 이렇게 반응하는가. 아 이래서 이런 말을, 단어를 썼구나. 그래서 이 템포의 음악이구나 하고 계속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고 점점 즐기게 됐어요. 12시간 이상 연습했고 그래야 나오는 것들이 있었죠.” “이젠 홀가분해졌어요. 뚫고 일어나니 이 작품이 정말 재밌고 신나요. 사실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거든요. 마스크를 쓰고 노래 한 곡 하면 숨이 안 쉬어져요. 근데 또 춤을 춰야 하죠.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때가 있었다니까요. 힘든 과정과 극복하는 순간을 맛보는 재미도 이 작품 하면서 얻는 것 중 하나가 됐죠.” ‘비틀쥬스’의 힘, 그리고 27년차 배우의 사명감 유준상은 연이은 TV 드라마 흥행 이후 ‘비틀쥬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단순하지만 명쾌한 메시지가 좋았다”고 답했다. 특별히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대중이 시원하게 웃고 감동을 받아갈 작품임을 강조했다. “원작은 오래전에 봤던 것이고, 최근에는 일부러 안 봤어요. 뮤지컬은 그 영화의 색채에서 좀 더 새롭게 추가된 부분들이 있죠. 리디아 역의 홍나현, 장민제 배우와의 관계가 특히 그래요. 둘은 어느 순간 친구거든요. 유령에게 그 소녀가 친한 친구가 되고 현실에서도 두 리디아 역이 저에게 오빠라고 하면서 친구처럼 지내요. 유령은 잠시나마 어린 소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다 계획이거든요. 이러저러한 과정을 통해 리디아와 비틀쥬스 둘 다 성장을 이루죠. 유령이 무언가를 깨닫게 되고, ‘어떻게 이렇게 살았어? 대단해’ 하고 관객들에게 툭 던져주는 메시지가 꽤 묵직하게 다가갈 거라고 생각돼요.” 그럼에도 팀 버튼 감독과 ‘비틀쥬스’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야기로 느껴질 위험은 있다. 유령 분장을 한 유준상의 모습과 포스터, 캐릭터만 보고는 ‘이게 대체 무슨 내용일까’ 감이 안 올 이들도 있다. 유준상은 ‘외로움’과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낸 이 작품에 대해 ‘재미’를 보장했다. “이 작품에서 얘기하는 건 죽었든 살았든 존재 자체는 늘 외롭다는 거예요. 그리고 아주 재밌는 상황을 만들고, 즐기게 하고, 툭 메시지를 던져주고 떠나죠. 비틀쥬스의 여정을 보면서 지금 이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맘 속에도 큰 울림을 줄 법한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고르기도 했고요. 앞으로 만들 영화에 죽음에 관한 내용을 쓰고 싶어서 시놉시스를 써본 적이 있어요. 그러다 이 대본을 받았는데 ‘죽음을 어떻게 이렇게 명쾌하게 담았지?’ 싶었죠. 정말 재밌었고 하고 싶었죠. 연습 들어간 다음엔 수백 번 후회했지만요. 하하. 분명한 건 미국식 코미디가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 펼쳐놔도 재밌을 이야기예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과 작업하면서 유준상은 이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걸 실감한다고 털어놨다. ‘비틀쥬스’가 국내에서 해외 최초로 소개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유준상은 최근 코로나로 침체된 공연계를 언급하며 27년 차가 된 큰형으로서의 책임감과 배우로서의 사명감을 다시 한 번 곱씹었다. “뮤지컬 쪽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정말 많이 올라갔단 걸 느껴요. 이미 브로드웨이 작품을 많이 올려본 경험도 있고 팬데믹 속에 모두가 멈춰도 우리는 공연을 하고 있었잖아요. 한국 공연을 이젠 오리지널팀도 자랑스러워하죠. 제가 국내 뮤지컬 1.5세대인데 이 자리를 지키길 잘했다고 수도 없이 생각해요. 많은 분이 이 힘든 시기에도 공연을 보면서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인생을 배우시길 바라죠. 공연은 무대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치열한 공간을 주고, 객석에서는 그걸 보는 순간만큼은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나잖아요. 조금만 힘 내서 버티면 곧 다들 마스크 벗고 더 신나게 공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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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호

BTS, 빌보드 4번째 정상 ‘그래미’ 가까워진다

신곡 ‘버터’로 단숨에 빌보드 ‘핫100’ 1위 차지 ‘다이너마이트’부터 4번째 정상...51년 만 최단 기록 미국 내 다운로드·스트리밍·라디오 방송 횟수 폭발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 8월 발매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후 9개월 사이에 4개의 곡을 정상에 올렸다. 미국 음악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핫100’ 4번째 정상...잭슨 파이브 이후 최단 기록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새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를 발매했다. 이 곡은 버터처럼 부드럽게 녹아들어 너를 사로잡겠다는 내용으로 방탄소년단의 귀여운 고백이 담긴 서머 송이다. 또 ‘다이너마이트’에 이은 두 번째 영어 곡. 이미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음악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들은 ‘버터’로 방점을 찍었다. 지난 6월 1일 빌보드는 “순조로운 출발: ‘버터’ 빌보드 ‘핫100’ 1위 차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신곡 ‘버터’로 ‘핫100’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것으로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100’에서 4번째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8월 발표한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로 ‘핫100’ 1위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 버전, 앨범 ‘BE’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도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K팝 가수로서는 빌보드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빌보드에 따르면 ‘버터’는 음원 발매 이후 지난 5월 27일까지 한 주 동안 미국 내에서 스트리밍 횟수 3220만건과 다운로드 수 24만2800건을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은 국내 차트뿐 아니라 빌보드에서도 자체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들은 단 9개월 사이에 4곡을 ‘핫100’ 차트 1위에 올렸다.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버터’까지 1위를 만드는 데 걸린 기간은 저스틴 팀버레이크(2006~2007년, 7개월 2주) 이후 가장 짧으며, 그룹으로선 1970년 잭슨 파이브(8개월 2주) 이후 51년 만에 가장 단기간에 네 번의 ‘핫100’ 1위를 차지했다. ‘핫100’은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음원 판매량을 종합해 싱글 순위를 집계하는 빌보드의 메인 차트인 만큼, 방탄소년단은 이 차트에서 네 개의 곡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21세기 팝 아이콘’의 위상을 제대로 증명했다. 방탄소년단의 위상은 ‘핫100’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차트에서도 드러났다. 전 세계 200개 이상 국가·지역의 스트리밍과 판매량을 집계해 순위를 매기는 차트이자 전 세계적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버터’는 다운로드 수가 폭발적이었고 스트리밍 횟수도 나쁘지 않았다”며 “특히 라디오 방송 횟수가 대단했고 이는 곧 방탄소년단의 미국 내 위상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이미 스타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신곡을 낸 방탄소년단의 곡을 모든 매체가 집중해 방송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미 노미네이트 가능성 높아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을 모두 석권했다. ‘2021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4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2020 VMA(Video Music Awards)’에서는 3관왕을,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2관왕에 오르며 미국 4대 시상식 중 3개 시상식에서 모두 트로피를 안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 4대 시상식 중 하나인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한국 가수 최초로 단독 퍼포머로 무대에 올랐지만, 방탄소년단에게 온전히 자리를 내주진 않았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소속사를 통해 시상식 7개 부문 후보에 지원했다.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7(MAP OF THE SOUL:7)’으로 ‘올해의 앨범’,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논 클래식’ 부문 후보로 지원했다. 또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베스트 뮤직비디오’,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4개 부문에 지원했으나 후보로 오른 것은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1개 부문이었고 이마저도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래미 어워드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래미는 인종차별(백인 중심), 비영어권 가수 및 음악 홀대 논란 등의 문제로 ‘화이트 그래미’라는 오명을 받으며 현지에서도 크고 작은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아시아권 가수 최초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쾌거라 할 만하다. 콧대 높은 그래미의 장벽을 넘지 못해 아쉽게도 ‘그랜드 슬램’ 달성에 실패했지만,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다시 수상을 노리고 있다. ‘버터’가 ‘다이너마이트’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고 장기 흥행을 예고하는 만큼 방탄소년단이 이 곡으로 그래미 무대를 다시 밟을지, 또 최다 노미네이트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정 평론가는 “그래미는 작품성과 흥행 여부 등 여러 요인을 종합해 시상하기 때문에 수상이나 노미네이트 여부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미 ‘다이너마이트’로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된 적이 있기 때문에 다음 그래미에서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은 이전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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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호

이건희 컬렉션, 국민과 만나다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모네의 작품을 볼 수 있다고요? 꿈만 같아요.” 30대 직장인 A 씨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컬렉션 중 프랑스 인상주의 작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됐다는 소식에 들떴다. 그간 한국에 모네와 마네, 고흐, 피카소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이 예술의전당 등에서 기획된 바 있지만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할 명작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박물관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빛의 작가’ 모네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됐다는 소식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프랑스 파리에 있는 모네 미술관에 꼭 들러보고 싶다는 A 씨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모네의 작품을 보러 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 2만3000여 점 국립기관에 기증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의 상속세가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화재와 미술품으로 상속세와 재산세 등을 납부하는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결국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은 국보급, 세계 명작을 포함한 컬렉션을 많은 국민이 볼 수 있는 국립기관에 기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국보급 작품과 세계 명작이 포함된 이건희 컬렉션의 가치는 삼성 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1만1023건 약 2만3000여 점의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9797건 2만1500여 점을 기증했다. 이 중에는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제2015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이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46년 개관 이래 이번 기증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43만여 점의 문화재를 수집했다. 이 중 5만여 점이 기증품으로, 이번 2만점 이상 기증은 기증된 문화재의 약 43%에 달한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1226건 1400여 점이 기증됐다. 이는 미술관이 최근 10년간 기증받은 작품 수(978점)보다 훨씬 많을뿐더러 역대 최대 규모다. 게다가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 작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나혜석의 작품을 비롯한 근대미술품 450여 점과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세계적 거장의 대표작이 전달돼 기대감이 높다. 이건희 회장 소장품의 기증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문화적 자산이 풍성해졌으며,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미술관의 경우 그간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이 어려웠던 근대미술 작품을 보강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한국 근대미술사 전시와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됐다는 평이다. 발굴 매장문화재가 대부분이었던 박물관 역시 우리 역사의 전 시대를 망라한 미술, 역사, 공예 등 다양한 문화재를 골고루 기증받아 고고·미술사·역사 분야 전반에 걸쳐 전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증품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박물관과 미술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한 주요 대표작 등을 국외 박물관과 미술관에 알릴 계획이다. ‘이건희 기증품’의 역사적·예술적·미술사적 가치를 조망하기 위한 관련 학술대회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img4 6월부터 국내외 전시...특별전으로 국민과 만나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6월부터 대표 기증품을 선별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시작으로 유물을 공개한다. 내년 10월에는 기증품 중 대표 명품을 선별 공개하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한다. 아울러 13개 지역소속박물관 전시와 국외 주요 박물관 한국실 전시,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 등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해외에 확산할 계획이다. 지난 4월부터 박물관 측은 이건희 소장품을 전달받아 연구 등을 진행하고 전시 선별작을 구성했다. 이 과정은 박물관 유물팀과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진행했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정문화재 위주로 상설전시장에 ‘이건희 특별공개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국보인 ‘정선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고려천수관음보살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다. ‘정선필 인왕제색도’는 조선 후기의 명화가인 겸재 정선이 인왕산을 보며 그린 산수화다. 그림의 오른쪽 위에 ‘인왕제색 겸재(仁王霽色 謙齋)’라고 쓴 관서, 그 아래로 ‘겸재(謙齋)’라는 백문방인과 ‘원백(元伯)’이라는 주문방인을 찍어놓아 겸재가 그린 진품임을 알 수 있다. 인왕산의 암봉들을 거친 붓놀림과 시커먼 먹으로 표현하며 웅장한 산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남겨놓은 여백으로 음양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자 한국 전통회화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고려천수관음보살도’는 1000개의 손과 손마다 눈이 달린 보살의 모습을 담은 불화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의 자비력을 상징화한 고려시대 작품이다. 11면의 얼굴과 40~42개의 큰 손으로 각기 다른 지물을 잡고 있고, 이들 사이에 눈이 있는 손들이 촘촘히 그려져 있다. 이 불화는 오랜 세월 탓에 많이 변색되긴 했으나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필력에다 유일하게 알려진 고려시대 천수관음보살도로 명성이 높다. 또한 다채로운 채색과 세련된 표현 양식, 종교성, 예술성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추후 박물관 내 기증관에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일지에 대해서는 박물관 내부에서도 논의 중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의 기증 정신을 살려 별도의 전시실이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img5 8월부터 서울→과천→청주 순차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에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 개최를 시작으로 9월 과천, 내년 청주 등에서 특별전시 및 상설전시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더 많은 국민이 소중한 미술자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역 공립미술관과 연계한 특별순회전도 개최하고 해외 주요 미술관 순회전도 진행해 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방침이다.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 명품(가제)’을 통해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을,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 거장(가제)’을 통해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그리고 내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을 통해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선보인다. 덕수궁관은 오는 7월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전에 일부 작품을 공개하고, 올해 11월 ‘박수근’ 회고전에 이건희 컬렉션이 대거 펼쳐진다.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는 한국근대미술전에도 이건희 컬렉션 중 일부를 선보여 수준 높은 한국근대미술을 해외에 소개한다. 과천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및 아카이브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새로운 만남’을 내년 4월과 9월에 순차 개막한다. 청주관에서는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들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지역의 협력망미술관과 연계한 특별순회전을 개최해 많은 관람객과 이건희 컬렉션을 공유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된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으론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마르크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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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호

오스카 점령한 ‘미나리’ 효과 위기의 극장가 살릴까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미나리’는 다른 부문에선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한국 영화계에 최초의 연기상을 안겨주며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에 새 활력을 불어넣었다. 윤여정의 수상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그의 수상 소감과 발언, 의상 등 일거수일투족이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미나리’가 개봉 2개월 차를 넘어가며 1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지난해 ‘기생충’의 수상 이후 극장가에 잠시 불었던 오스카 효과가 이번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오스카 지배한 윤여정, 55년 경력의 배려와 소신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55년 경력의 여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를 접수했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의 새 역사를 썼다. 4월 25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세계적인 배우 브래드 피트의 호명으로 무대에 올라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아카데미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긴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미나리 가족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정이삭 감독님은 우리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즈를 직접 언급하며 “사실 경쟁을 믿지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나. 그분의 훌륭한 연기 너무 많이 봐 왔다”고 말했다. 사려 깊은 그의 소감에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비롯한 타 후보들 역시 그에게 애정 어린 표정으로 반응하는 장면이 생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또 정이삭 감독과 함께 영화 데뷔작 ‘화녀(1971)’의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 첫 영화의 감독님이자 천재적인 감독이었던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살아 계셨다면 오늘의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라며 그의 영화적 커리어를 시작하게 해준 은인에게 감사했다. 두 아들을 언급하며 그간의 활동을 돌아본 소감도 화제였다. 그는 무대 위에서 “제 두 아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이 나를 늘 일하러 가게 했다. 오늘의 상이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1960년대 중반 TBC 탤런트 공채에 합격한 후 TV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이름을 날린 뒤 여러 굴곡을 겪어 왔다. 당시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외모와 연기가 동시에 되는 연기자로 사랑받았다. 윤여정은 자신의 이름을 잘못 말하는 유럽인들의 실수를 지적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넘기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는 윤여정이 우회적으로 동양인들의 이름을 틀리게 말하는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윤여정이 지난 4월 11일 열린 ‘2021 영국 아카데미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어 오스카까지 거머쥐었다”면서 “당시 ‘고상한 체하는(snobbish) 영국인’이란 표현으로 웃음을 준 데 이어,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농담을 했다”고 재치 있는 소감에 주목했다. 시상식 직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심지어 무지개도 7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각종 영화계와 시상식에서 아시아 영화가 두각을 드러내고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에 관해 의견을 얘기하기도 했다. 윤여정의 수상 이후 외신들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뜻밖의 해프닝도 있었다. 오스카 비하인드 무대에서 현지 언론 매체 중 하나가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와 만난 소감을 물으며 “그의 냄새가 어땠냐”고 물은 것. 윤여정은 “난 그의 냄새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라고 답하며 손사래를 쳤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55년 차 배우에게 어울리지 않는 질문”, “인종차별적이다”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해당 매체는 결국 비하인드 영상에서 이 장면을 삭제했다. 윤여정의 평소 면모가 드러난 순간은 더 있었다. 그는 수상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카데미 수상이 최고의 순간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고의 순간은 없을 거다. 그런 말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그는 수상에 성공했음에도 “1등 같은 말 하지 말고 우리 다 ‘최중’ 하면 안 되냐, 같이 살면 안 되느냐.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으냐”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더불어 “이렇게 말하면 내가 사회주의자가 되나”라고 덧붙여 재차 웃음을 자아냈다. 극장가 ‘오스카 효과’ 지속될까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한국 배우 최초이자 앞서 영국 아카데미 수상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쾌거다. 특히 윤여정의 짧지 않은 배우 경력과 함께 그가 활약한 작품들이 연이어 주목받았다. 영화 데뷔작 ‘화녀’는 지난 5월 1일 50년 만에 재개봉돼 극장에 걸렸다. 그의 초기작을 만나지 못했던 영화팬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해외에서도 지난해 ‘기생충’ 수상에 이어 ‘미나리’와 윤여정을 향한 반응이 뜨겁다. 더불어 K무비도 함께 조명받으면서 K팝과 한류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 가는 모양새다.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소감은 NYT(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수상소감으로 꼽혔으며, 그가 출연한 tvN 예능 ‘윤스테이’에 찾아온 외국인 손님들은 ‘기생충’의 주역인 최우식과 한국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을 보며 열광했다. 이서진의 ‘이산’, 정유미의 ‘보건교사 안은영’ 같은 출연작들을 줄줄이 꿰고 있는 외국인 게스트들은 이미 여럿이었다. 모두를 웃게 하는 농담 속에 진심을 건드리고 정곡을 찌르는 윤여정의 말에 모두가 반한 만큼 ‘윤여정 효과’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지난 4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에는 윤여정의 수상소감이 화제가 되며 공식 트위터 계정의 리트윗 수, 좋아요 수가 가장 많았고 트위터 내 영상 조회 수도 100만을 돌파했다. 오스카 수상 당시에도 윤여정은 독보적이었다. 아카데미 공식 계정의 공식 수상자 알림 트윗은 3만9000회가 넘게 리트윗됐다. 여우주연상의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7000여 회, 남우주연상의 안소니 홉킨스의 수상 소식은 1만4000회가량이다. 특히 트위터에 따르면 4월 26일 하루 동안 #윤여정, #YuhJungYoun 등 윤여정 배우 이름 관련 한글, 영문 키워드는 66만건이나 트윗됐다. 수상이 확정된 4월 26일 오전 11시경 1시간 동안의 트윗양은 16만건으로 시간당 최고 트윗양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미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일본, 영국, 캐나다, 태국, 멕시코, 필리핀 등에서 가장 많은 축하 메시지가 트윗됐다. 무엇보다 윤여정의 수상으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탄생했으며, 지난해 ‘기생충’의 4관왕 후 한국 영화계 쾌거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아카데미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수상자로서 화상을 통해 감독상 시상자로 나섰으며, 윤여정 역시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로 자리해 한국 영화인의 세계적인 활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을 한국 영화나 국가의 성과로 받아들이기보다 개인의 성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윤여정의 뚜렷한 캐릭터와 존재감은 영어인 ‘그랜마(grandma)’가 아니라 한국어인 ‘할머니’로 대표된다. 영화 ‘미나리’에서도 아역 출연자들은 그를 ‘할머니’라고 부른다. 영화의 제목 역시 영어로 번역된 이름이 아닌 한국어 ‘미나리’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자연히 업계에서는 윤여정과 ‘미나리 효과’가 국내 극장가 호황의 신호탄으로 흐르길 바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로 ‘미나리’는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이후 관객 수가 증가하면서 개봉 두 달 만에 올해 세 번째 100만 관객 돌파 영화로 등극했다. 앞서 ‘소울’, ‘귀멸의 칼날 극장판’에 이은 독립영화의 쾌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생충’ 이후 관객 유입 효과가 상당했던 만큼, ‘미나리 효과’가 개봉을 앞둔 영화들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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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호

송중기,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다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승리호’에서 우주선의 조종사였던 배우 송중기가 마피아로 변신했다. 최근 종영한 tvN ‘빈센조’에서 타이틀 롤을 맡으며 국내 드라마에선 다소 낯선 배역을 맡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데뷔 14년 차에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끝없는 연기 변신...코믹 다크 히어로 ‘빈센조’ tvN이 최근 새로운 장르물을 선보였다.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빈센조’가 그 주인공이다. 여기서 송중기는 이탈리아 마피아 까사노 패밀리의 고문 변호사 콘실리에리 빈센조로 분했다. “20부작으로 끝났는데, 이렇게 21부 대본을 보고 싶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너무 많은 애정을 가지고 촬영했고, 신나서 재미있게 찍었어요. 구성원 모두가 그랬던 것 같고요. 다들 이렇게 만날 인연이 아니었나 싶어요. 정말 떠나보내기 싫고, 집에 혼자 있는데 뭉클해지더라고요. 이 감정이 오래갈 것 같아요.” 송중기가 맡은 빈센조는 냉혈한 전략가이며 포커페이스의 소유자다. 당한 것은 몇 배로 갚아주는 복수주의자로, 한번 복수를 결심하면 번복이라는 것은 없는 최고의 마피아이자 변호사다. “마피아 역할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어요. 주변에서도 ‘이런 설정이 통할까?’라는 말을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확신이 있었어요. 작가님이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설정한 인물인데 적절하면서도 최고의 소재 설정이었던 것 같아요. 낯선 캐릭터지만 너무나 신선하다고 느껴져서 저는 오히려 반가웠고요.” 앞서 송중기는 전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승리호’에서 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청소선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로 분했다. 2092년을 배경으로 한 SF 장르를 선보인 뒤 곧바로 마피아로 변신했다. 극악무도한 마피아로 변신하며 어려움을 느낄 법했지만 대답은 예상을 벗어났다. “캐릭터 변신이라는 생각을 전혀 안 했어요. 빈센조가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오히려 반가웠죠(웃음). 때론 부담도, 어려움도 있었는데 그건 감독님이 다 해결해 주셨어요. 그래서 촬영하면서 큰 어려움도 없었고요. 오히려 엄청난 짜릿함과 쾌감을 느꼈죠. 하하. 정말 결이 맞는 스크립트와 연출을 만나는 게 큰 행운이라는 걸 느낀 현장이었어요.” ‘악당을 악당의 방식대로 쓸어버리는 이야기’라는 기획 의도에 마피아라는 인물이 더해지면서 작품에서 그려지는 복수는 다소 높은 수위를 넘나들었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만큼, 송중기도 빈센조를 연기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사실 저도 빈센조가 이렇게 극악무도한 인물인지 몰랐어요. 후반부 대본이 나올수록 제가 생각한 것보다 극악무도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초반에 잡은 캐릭터 기준을 버렸어요. 저도 마피아라는 소재를 본 적도 없고 이탈리아에 가본 적도 없거든요(웃음). 그래서 초반에 설정한 기준을 버리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면서 바꿔나갔죠.” 요즈음 ‘다크 히어로’ 장르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빈센조’처럼 잔혹한 복수를 통쾌하게 그려낸 작품은 드물었다. 그렇기에 많은 시청자의 호평이 쏟아졌고, 마지막 회는 14.6%(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기준)로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권선징악이 있긴 했지만 악한 사람이 악한 사람을 무찌르는 내용이라 사실 조금은 혼란스러웠어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고 시청자를 설득한 거니까요. 혼란스럽지만 통쾌함을 느끼셨다면 ‘빈센조’는 상업 드라마로서는 최고의 가치를 낸 거죠. 장르가 ‘다크 히어로’인데 저는 히어로라는 말을 안 쓰고 싶어요. 빈센조가 좋은 사람은 아니잖아요. 많은 분이 통쾌함을 느끼는 이유는 실제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빈센조’가 다크하고 새드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빈센조가 저지른 악행들은 무거웠지만, 극은 어둡지만은 않았다. 작품에서 나오는 금가 프라자를 지키려는 ‘금가 패밀리’들이 코믹 요소를 맡아 분위기를 빠르게 순환시켰다. 여기서 송중기는 자신의 연기에 부족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번 현장에서 엄청난 가치를 발견했어요. 주관적인 거지만 제가 너무나 행복함과 만족감을 느낀 작품이거든요. 제 부족한 면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작품이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확실히 느꼈거든요.” 영화 ‘보고타’로 다시 한 번 변신 ‘빈센조’는 다크 히어로지만 코믹 장르를 같이 녹여냈다. 극 중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마피아 변호사를 맡은 송중기도 코믹 연기에 나섰다. 이탈리아에서는 냉혈한이었다면, 한국으로 넘어온 빈센조는 허당미 넘치는 인간미를 선보였다. “코믹 연기로 호평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잘 살리려고 노력은 했어요(웃음). 희극 연기가 최고난도 연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낀 작품이었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너무 못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고요. 진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나 아직 멀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부럽고 질투가 나기도 했고요.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지는 시간을 보냈죠.” 그간 ‘태양의 후예’, ‘군함도’, ‘늑대소년’ 등을 통해 액션이나 멜로에 집중했던 송중기가 코믹 연기에 도전했지만 낯설게 느끼는 대중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송중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라는 평이 잇따랐다. “연기를 할 때 남들에게 들키기 싫은, 저만 아는 부족한 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번엔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지 몰랐던 부분이 나오는 걸 보고 쾌감을 느꼈어요. 그게 바로 코믹 연기였고요. 저 역시도 ‘빈센조’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게 있다면 바로 코믹 연기를 하는 제 모습이에요. 정말 제 깜냥에 비해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만족스러워요. ‘빈센조’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쏟아부은 작품이거든요(웃음).” ‘승리호’에 이어 ‘빈센조’까지 2연타에 성공했다. ‘빈센조’가 여러모로 송중기에게 성공적인 필모그래피의 한 페이지가 된 만큼 그의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계획은 거창하게 말씀드릴 게 없어요. 전체 계획을 다 세우지 않았거든요. 하하. 가까운 계획으로는 ‘빈센조’를 8개월간 달리면서 찍어서 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영화 ‘보고타’를 준비할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영화를 찍다 중간에 멈췄는데 다시 촬영에 돌입하거든요. 차기작은 ‘보고타’ 촬영을 하면서 결정할 것 같네요. 공감되는 작품이 있다면 쉬지 않고 찍어야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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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호

미술시장 NFT 바람...새로운 재테크 수단?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국제적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고공상승하던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 토큰)의 가격이 최근 급락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 4300달러(약 480만원)였던 NFT 평균가격은 최근 1400달러(약 157만원)로 70%가량 하락했다. NFT 기술이 미술시장에 들어오면서 작가 작품 최고가 기록 경신으로 투자 바람을 불러모은 가운데,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NFT가 지속적인 투자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NFT 미술 거래는 작품의 소유권을 사고파는 행위다. NFT 작품의 복제는 가능하지만, 이를 구매한 소비자는 NFT 기술을 통해 작품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 비트코인과 다르게 식별 코드가 적용돼 있어 판매 이력과 소유권이 기록돼 그 자체로 ‘디지털 자산 인증’까지 가능하다. 기술로 예술작품 희소가치 증명 NFT는 가상화폐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최근 게임시장, 미술시장 등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세계 최초로 NFT 미술품 경매를 진행한 바 있고,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아내가 NFT 작품으로 65억원을 벌어들여 화제를 모았다. 또 국내서는 마리킴의 ‘Missing and found’ 가 지난 3월 19일 시작가의 11배인 6억원에 낙찰되면서 디지털 작품이 상품 가치를 인정받았다. 비트코인과 달리 NFT 작품은 ‘교환되지 않는’ 가치를 가졌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아 거래가가 상승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철학적으로 보면 희한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NFT 시장은 자본주의적으로 보이지만, 법칙은 자본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비트코인처럼 등가 교환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점이 가격을 더 뛰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NFT 기술로 예술의 유일무이한 가치를 보여준다”며 “희소성이 높은 것으로 만들고, 가치의 개념은 더 고전적이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NFT화된 미술 작품의 가치평가를 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는 기술 개발에 따른 문화적 변동이며 단시간에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NFT 미술시장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 미술시장이 확대되지 않았던 이유는 미술계 자체에서도 납득할 만한 작품의 진위 문제와 가치평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문제가 기술로 해결된다면 국내 미술시장 확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NFT 디지털 작품 가격, 기술에 비해 과해 NFT 미술 작품이 국제적으로 각광받게 된 건 지난 3월 11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국의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이 만든 이미지 콜라주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이 무려 6930만달러(약 785억원)에 판매되면서다. 300MB 규모의 JPEG 파일인 이 작품의 시작가는 100달러(약 11만원)였으나 치열한 접전 끝에 255년 크리스티 경매 역사상 역대 출품된 디지털 작품 중 최고 가격으로 거래됐다. 현재 비플은 제프쿤스,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현존 예술가 중 세 번째로 높은 경매가를 기록한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비플조차도 NFT 미술시장에 대해 “거품이다. 암호화폐 마니아들은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CNN 등과 인터뷰에서 경고한 바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NFT 가격 등락폭이 과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NFT가 분명히 디지털 저작물에 대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준 건 맞지만, 지금의 가격 등락폭이 그 기술에 합당한가를 생각하면 과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NFT 거래는 100개 한정 생산 제품을 팔기로 할 때 소비자가 이를 믿지 못해 제작자가 시리얼 넘버가 든 상품을 파는 것인데, 인증서를 포함한다고 해서 기존 100만원이던 제품이 1000만원으로 오르는 것은 너무하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NFT 가격을 올리는 사람이 NFT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고 이들이 가격 폭등을 조장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미술작가 비플도 자신의 작품이 팔렸지만 이는 ‘거품’이라고 했다”면서 “NFT를 통해 부담 없는 가격에서 가볍게 유통되는 시장 정도는 만들어질 수 있으나, 지금처럼 천문학적 액수로 떼돈을 버는 시장은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또 NFT 기술은 저작권 증서를 거래하는 것일 뿐 원본은 원작자에게 있고 누구나 복제 가능하기 때문에 귀중품을 거래하는 차원으로 봐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NFT가 붙은 디지털 저작물 거래를 귀중품 거래하는 가격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며 “NFT가 붙으면 디지털 저작물 복제가 원천차단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아무리 NFT 기술로 증서가 포함돼 있다고 한들 기본적으로 원본과 복사본은 똑같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에선 NFT가 경제력 NFT가 ‘거품’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장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투자 초창기에도 ‘거품’ 논란이 있었고 등락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의 이해도가 전혀 없는 상태로 ‘묻지 마 투자’가 있었던 비트코인 열풍과 달리 NFT는 토큰 발행자가 아티스트이고, 작품의 소유권을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추후 기술자이면서 아티스트인 사람이 NFT 작품을 개발할 경우 보다 다양한 장르의 미술이 탄생하고 그 가치가 매겨질 수 있다. 박혜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벤처캐피탈 MBA 부주임 교수는 “비트코인 발행자는 코드를 짤 수 있는 기술자였기 때문에 누구에게 몇 개를 발행했는지, 가격의 변동 등이 개발자에게 치중됐다면 NFT 거래는 토큰을 만드는 사람이 아티스트이거나 창작자로 새로운 플레이어다. 이들이 직접 기술을 익히고 작업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에 가치를 매기고 판매하면서 자신의 몫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기존 미술시장과는 다르고, 이 점이 NFT 시장에서는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도 NFT 시장은 온라인에서 경제권을 주장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투자시장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NFT의 가치를 가공과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Metaverse)의 개념과 연동해 설명했다. 한마디로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로서 자신의 아바타가 존재하는 곳이다. 디지털 세상인 메타버스에서는 무단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권을 주장하기 어려우나 NFT 기술을 통해 경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과거에도 싸이월드와 같은 메타버스가 존재했지만 각광받지 못했던 이유는 기술의 문제도 있지만 메타버스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금까지 열심히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이제는 메타버스 하나가 현실을 대체할 만큼의 세상으로 성장하고 있어 NFT 거래가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NFT 미술작품 가치의 지속성에 무게를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세차를 노린 단타성 투자는 피하고 작품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믿음과 가치 지향이 없다면 현실에서 자산이 안정적이지 않게 된다”며 “투자하고 싶은 돈의 10%만 사용해 위험도를 분산하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또 “최근 다양한 작품이 NFT 플랫폼에 진입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니, 이를 잘 알아보고 NFT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컬렉터들이 작가에게 작품을 사기 전 물어보는 질문이 ‘당신의 작품이 왜 NFT가 돼야 하죠?’ ” 라며 “시중에 디지털 상품이 많은데 작가가 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 이것이 유의미한지 생각해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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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호

EXID 하니에서 배우 안희연으로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걸그룹 EXID 하니가 배우 안희연으로 대중 앞에 섰다. 아이돌로 활동할 당시 밝고 건강하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팔뚝과 종아리에 문신이 가득하다. 담배를 입에 물고 거친 욕설을 쏟아낸다. 가출청소년들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담은 문제작 ‘박화영’의 이환 감독 신작 ‘어른들은 몰라요’의 주영 역이다. 2020년 1월 EXID가 활동 종료를 알린 후 하니는 배우 안희연으로 살고 있다. 웹드라마 ‘엑스엑스(XX)’에서 주연을 맡았고,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어떤 의도나 계획은 없었다. 안희연은 그저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용기 내서 도전했다”고 말했다. 처음 본 ‘연기의 맛’ 영화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왜 이런 영화를 찍었을까”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임산부가 된 18세 세진(이유미)이 거리를 떠돌던 가출 4년 차 주영(안희연)을 만나고 아이를 지울 방법을 찾아 나선다. 가출청소년의 충격적인 일상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자극적인 장면들을 적나라하게 담는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청소년관람불가, 어른들을 위한 영화다. “친절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을 만나서 납득이 안 간다고 얘기를 했었죠. 세진이 아니라 주영 역이라 더 세진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됐을 수도 있고요. 주영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얘네들은 갑자기 하루 만에 서로를 지켜주는 관계가 되지? 왜 떠나지 않고 같이 다니지? 뭐 때문에? 그런 의문이 많이 들었죠.” 이환 감독의 전작 ‘박화영’을 본 관객들은 조금 서사를 따라가기 쉬울 수 있다. 세진의 설정은 전작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 하지만 주영은 아니었다. 이번 영화에 처음 등장했고, 심지어 안희연은 연기가 처음이었다. 다행히 이환 감독은 실제 촬영 기간만큼의 워크숍을 통해 그를 든든히 서포트했다. “사실 주영이도 과거가 있어요. 교실에 피가 낭자한 충격적 상황 속에 친구 둘이 칼부림이 난 거죠. 그 사건 안에서 주영이도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인 상황이었고 그걸 겪으면서 가정이나 학교, 어른들에게 보호를 받지 못했어요. 역에 몰입할 수 있는 과정들을 어느 정도 거쳐서 세진을 볼 때의 내가 보이고, 도망친 친구에 대한 죄책감도 보이고, 주영의 모든 행동에 당위가 생길 수 있었죠.” 특히 안희연에게 출연 제안을 한 이환 감독이 첫 연락을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했다는 건 소소한 얘깃거리가 되기도 했다. 당시 안희연은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상태였고 무엇을 할지, 하고 싶은지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었다. “전 회사도 없이 여행을 간 상태였죠. 연락을 할 방법이 없으니 감독님이 그렇게 연락을 하셨어요. ‘박화영’ 다음 작품 준비 중인데 시나리오를 좀 읽어봐 달라고요. 굉장히 용감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출연 여부에 대해서는 혼자 결정할 수가 없었죠. 연기가 처음이고 회사도 없었으니까요. 저를 마냥 기다려 달라고 하긴 예의가 아니고요. 한국에 들어와서 만났는데 영화가 이해가 안 된다고 하는 게 기분 나쁘실 수도 있잖아요. 근데 그렇게 받아들이시지 않고 재밌게 대화했고 ‘박화영’을 봤어요. 영화는 굉장히 아팠지만 이 사람이라면 내 안의 뭔가를 끄집어낼 수 있지 않을까 두근거림이 생겼죠.”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고 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안희연은 이 영화를 택했다. 그는 ‘박화영’을 보고, 이 영화를 찍으면서 세상에 용기 있게 물음을 던지고 싶었던 마음을 드러냈다. “감독님은 ‘이 영화 하나로 뭐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꿈이 있다’고 하셨고 그게 크게 다가왔어요. 그저 이해해 보고 싶은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불친절하고 어렵겠지만 그래도 궁금하고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영화요. ‘쟤네가 왜 저렇게까지 될 수밖에 없었을까’ 그 질문을 남기는 게 이 작품의 목적이 아니었나 싶어요.” 데뷔 10년, 그리고 30대 안희연 EXID의 대표곡 ‘위 아래’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지만, 하니도 벌써 데뷔 10년 차를 맞았다. 지난 2020년 초 그룹 활동을 종료하고 멤버들과 헤어지면서 그는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았다. 그러던 중 만난 영화가 ‘어른들은 몰라요’였고 ‘XX’보다도 먼저 촬영했다. “대사가 욕설이 너무 많아서 당황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영화에 다른 친구와 비속어를 계속 주고받으면서 유치하게 신경전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워크숍을 하면서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나갔죠. 굉장히 자유로운 환경에서 대사 같은 것에 전혀 제약 없이 서로 애드리브처럼 감정을 주고받아요. 초등학생들 싸우듯이 막 했더니 감독님이 그 다음날 대본으로 써 오셨더라고요. 모든 워크숍 때 나온 것들을 다 열어두고 대본화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죠.”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안희연은 특유의 밝은 이미지 때문에 주영의 거친 부분이 부각되지 않을까 나름의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그래도 이환 감독은 그를 믿어줬고, 안희연만의 주영 캐릭터가 영화에 담겼다. “처음에 시나리오 받고 느꼈던 주영이는 훨씬 더 거칠고 사포 같은 애였거든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봤는데 많이 무뎌지고 따뜻해졌더라고요. 영화, 캐릭터, 감독님에게 좀 민폐 끼친 거 아닌가. 죄송한 맘이 잠깐 들었어요. 나란 사람의 한계가 캐릭터에 반영이 돼서 캐릭터를 희석시킨 건 아닌가. 감독님은 오히려 그런 면이 주영이를 살려준 거 같다고 해줘서 고마웠죠.” 의외로 안희연은 10년을 달려온 생활을 내려놓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에 만족했다. 과거와는 꽤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의 영향도 분명히 있었다. 30대로 접어든 그는 앞으로 뭘 하든 스스로가 행복한 길로 가게 될 거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 “예전엔 경주마처럼 살았다면 이젠 워라밸이 중요해졌죠. 원래 저는 굉장히 목표지향적이고 계획적이었어요. 모든 계획을 다 세워두고 있던 라이프스타일이 좀 변했죠. 10년간 정말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추억도 많았고 성장도 있었죠. 뜻깊은 10년을 보냈지만 다시 돌아가서 그렇게 살라고 하면 못할 거예요. 하하. 앞으로는 좀 쉬면서 지금처럼 이대로 쭉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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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호

역사 왜곡·중국 PPL로 위기 빠진 드라마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드라마계가 역사 왜곡과 과도한 중국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 혹은 문화 차용으로 위기에 빠졌다. SBS의 ‘조선구마사’는 이런 문제로 방송 2회 만에 폐지됐고, JTBC는 방영 전부터 폐지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조선구마사’, tvN 중국 PPL... “동북공정 빌미” SBS에서 선보인 퓨전 사극 ‘조선구마사’가 첫 방송에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리더니 결국 방송 2회 만에 폐지됐다. 이 작품을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전작 tvN ‘철인왕후’를 통해서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한 만큼 이번 역사 왜곡 논란에 직격탄을 맞았다. ‘조선구마사’ 1화에서 충녕대군(장동윤)이 의주 근방의 명나라 국경 부근에서 서역 무당 요한(달시 파켓)과 통역 담당 마르코(서동원)를 기생집에서 접대하는 장면이 화근이었다. 조선의 기생집이었음에도 해당 장면에서는 접대 음식으로 중국 음식 월병과 피단(오리알을 삭힌 음식), 중국식 만두 등이 등장했다. 건물은 물론 음식, 식탁 모양까지 모두 중국식이었지만 ‘기방’이라는 명칭과 ‘기녀’들의 옷차림은 한국식으로 표현됐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조선 사극에 중국 문화가 녹아 있는 것에 대해 분노했다. SBS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한번 번진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한국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新)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잇따르자 광고계까지 손절에 나섰다. ‘조선구마사’ 제작 지원이나 협찬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광고를 취소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같은 작가가 연달아 사극 작품을 집필하는데, 전작에서 잡음이 발생했다면 제작사와 방송사는 차기 작에 대해 더욱 꼼꼼하게 검열해야 했다”며 “제작진 역시 지금이 민감한 시기인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논란이 될 장면을 그대로 연출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tvN은 과도한 중국 PPL 사용으로 뭇매를 맞았다. ‘여신 강림’에서는 유독 많은 중국 PPL이 등장했다. 중국어 광고 포스터가 부착된 편의점, 중국 기업이 생산하는 인스턴트 훠궈를 먹는 장면, 중국 유통기업 광고판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주인공의 모습들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기에 충분했다. ‘빈센조’에서도 주인공이 드라마에서 먹은 비빔밥이 논란이 됐다. 한국 전통음식인 비빔밥이 중국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청자들이 비빔밥을 중국 음식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빈센조’ 측이 해당 비빔밥 장면을 국내외 OTT에서 삭제하면서 문제가 일단락됐다. 시작 전부터 폐지 청원...JTBC ‘설강화’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폐지됐다면, JTBC가 하반기 라인업으로 선보일 예정인 ‘설강화’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방송 전부터 폐지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JTBC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SKY캐슬’ 작가 유현미가 집필한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초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진과 배우 라인업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화제작으로 떠올랐지만, 최근 온라인상에서 시놉시스가 공개된 직후 이야기는 달라졌다. 운동권 학생인 줄 알았던 남자 주인공 수호(정해인)는 알고 보니 남파 간첩이고, 서브 남자 주인공(장승조)은 ‘대쪽 같은 인물’로 묘사되는 안기부 팀장이며, 또 다른 안기부 요원(정유진)은 거침없이 뛰어드는 열정적 인물로 묘사됐다. 네티즌들은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남자 주인공이 피투성이로 여자 기숙사에 뛰어드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운동권과 연관 짓지 않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남파 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한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 의도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JTBC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네티즌들은 드라마의 대선 정국 자체가 그해 벌어진 6월 항쟁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민주화 운동과 관련이 없을 수가 없다며 민주화 운동 ‘폄훼’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JTBC 사옥 앞에서 ‘제대로 된 입장 표명 및 드라마 폐지를 요구한다’는 문구가 적힌 트럭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설강화’의 논란이 해결되기도 전에, 이번엔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도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이 작품은 중국의 대표적 추리소설 작가 쯔진천의 ‘동 트기 힘든 긴 밤’이 원작으로, 전직 검찰관인 피해자가 10여 년 전 일어난 살인사건의 진실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내용을 그렸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원작이 출간 당시 ‘시진핑 정부 선전 소설’이라는 말을 들은 작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설 출간 당시 중국 공산당 산하 검찰일보 및 피두검찰의 공식 웨이보는 물론 각 지역 공산당 산하 기관인 인민법원, 인민검찰원 등에서도 연이어 축하, 홍보 게시물을 올렸기 때문이다. 해외 원작을 리메이크할 때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되긴 하지만, 현재 드라마계에서 역사 왜곡이 계속 불거지는 만큼 논란이 있는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역사 속 실존인물이 등장한다면 그 인물에 대해 평가가 갈리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시청자들 또한 보는 관점에서 호불호가 다를 수 있다. 굳이 그런 작품을 선택해서 논쟁점을 만드는 건 좋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소지가 있다면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지금은 문화적인 부분이나 역사적인 부분이 민감해진 상황인데, 드라마도 이런 것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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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김희근 메세나협회 회장 “미술품 물납제 당연”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최근 개최된 한국메세나협회 총회에서 제11대 회장으로 선출돼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김희근(74)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은 주어진 시간 동안 기업과 개인의 예술계 후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후원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예술계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협회가 앞장서겠다는 약속이다. 김 회장은 최근 ‘이건희 컬렉션’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시선이 집중된 ‘미술품 물납제’ 도입에 대해 적극 지지 입장을 밝히며 국내 미술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제도라고 확신했다. “미술품 물납제 당연...정부의 감정 역할 중요” 김희근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은 “부동산 물납은 되고 예술품은 안 된다는 것은 정부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미술품의 상속세 물납제도 도입을 적극 지지했다. ‘물납제’는 현금이 아닌 다른 재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금으로 납부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물납 대상으로는 부동산과 채권, 주식 등이 있다. 물납 대상을 확대하려면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난해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술품과 문화재까지 물납 대상 범주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해 현재 정부가 제도 도입을 두고 논의 중이다. 김 회장은 정부가 미술 작품의 위작 논란 검증에 나설 수 없다고 했지만, 이는 정부가 나서야 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 위작 논란이 있었던 당시 작가가 직접 위작을 인정하면 작품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부정했다”며 “미술품 위작 문제가 불거졌을 때 문체부가 개입해 진위를 밝혀주도록 건의했으나 마음이 없더라”고 했다. 이어 “부동산도 공시지가로 한다”며 “미술 감정은 화랑협회도 못 믿겠고 국립현대미술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납제 도입과 관련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한국미술협회, 한국박물관협회 등 문화예술단체 12곳과 전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8명이 지난 3월 3일 대국민 건의문을 발표한 바 있지만, 최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장했던 미술품과 문화재가 수조원대로 알려지면서 상속세 물납제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김 회장은 “이건희 회장 컬렉션의 가치가 2조든 4조든 이를 누가 책정하느냐. 그리고 소장품이 몇 점인지는 기술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기부를 할지, 물납을 할지에 대한 기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물납제를 도입하면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와 예술 작품이 국가 소유가 돼 국민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게 된다고 물납제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상속세를 납부하려면 결국 옥션을 통해 판매하게 될 텐데 해외 투자자들이 노리고 있다가 구매할 경우 이 작품들이 다시 해외로 나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나라 작품만 보관하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회장은 “소더비가 책정한 로스코 작품은 좋은 작품이 아닌데도 옥션 스타팅 금액보다 6배 높게 팔리고, 뭉크 작품도 4배 가격에 팔렸다”며 “우수한 작품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컬렉션 시에) 유명 작가의 좋은 작품을 사야 한다는 것을 안다. ‘원 앤 온리(One and Only)’인 것”이라며 “그러니 원래 금액보다 가치는 계속 오를 거라는 것을 컬렉터들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예산만으로는 부족...개인·기업 후원 절실 김희근 회장은 오랫동안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후원활동을 하고 있는 메세나인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현악합주 단체인 세종솔로이스츠 창단의 산파 역할을 했고 지금까지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미술 분야로는 윤상윤, 한경우, 김성환, 김명범, 이재이, 양혜규, 이완 등 유망 작가들을 다년간 지원했다. 이런 그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기업과 개인이 예술 후원을 할 수 있도록 설계에 나선다. 그는 정부의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의 후원이 예술 분야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예술 부흥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후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장 재임 동안 기업과 개인이 예술 분야를 후원하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 김 회장은 “정부 예산만으로 국민의 문화 향유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없다”며 “우리 국립현대미술관은 100%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지만,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퍼블릭 펀드가 17%이고 나머지는 개인 회원의 지원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 후원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면 문화예술 지원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세제 혜택이 가능하게 메세나협회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국내의 개인 후원 사례도 전했다. “울산의 치과의사 한 분이 빌딩을 산 뒤 3, 4층은 병원으로 사용하고 아래층에 커피숍과 갤러리를 만들어 동네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거나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게 바로 메세나다. 이런 방식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확산해야지, 정부에서 주는 돈만 가지고는 오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예술 분야 후원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메세나협회는 올해 김 회장을 주축으로 메세나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업 문화소비 활성화 사업,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 후속 입법 추진, 메세나의 저변 확대 및 문화접근 기회 확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 메세나협회는 메세나 전국 네트워크(가칭) 출범을 통해 전국 단위의 메세나 활성화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세종, 대구, 제주에 이어 내년에는 광주와 부산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문화소비 활성화와 함께 문화접대비 제도 등 기업의 건전한 접대문화 조성과 문화예술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법인의 접대비는 2018년 기준 10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문화접대비는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07년 9월부터 도입된 문화접대비 제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기업의 활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문화접대비는 공연, 전시회, 박물관, 스포츠경기 입장권 및 예술 관련 영상·간행물 구입비가 포함되며 접대비 한도액의 20%까지 손비를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중소·중견기업의 문화예술 분야 지원 확대를 위해 중소·중견기업 연합을 통한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귀띔했다. 그는 “중소·중견기업 연합을 통해 소액으로 메세나 활동에 공동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임직원이 여가 활동과 워라밸 증진을 통해 메세나가 활성화되도록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경영환경이 힘들어지긴 했지만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문화예술 소양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며 “뉴노멀 시대를 맞아 기존의 패러다임을 탈피하고 새로운 유형을 찾아 메세나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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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기생충’ 닮은꼴 ‘미나리’ 골든글로브→오스카 안착할까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전 세계에 ‘미나리’ 열풍이 거세다. 미국 이민자 2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한류를 타고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골든글로브 최고 외국어영화상 수상에 이어 올해 오스카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극장가에 ‘미나리’의 낭보가 연이어 들려왔다. 현재 전 세계 유수의 영화상과 영화평론가협회 시상식 89관왕에 오른 이 영화는 3월 1일(한국시간)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고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 오스카 4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쓴 ‘기생충’ 역시 같은 부문 수상을 거쳐 간 만큼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과 수상 가능성에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여정 30개 연기상 수집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고 외국어영화상 수상에 성공하면서 오스카 레이스도 순풍을 탔다. 정 감독과 윤여정은 이토록 주목받는 상황을 ‘경악스럽다’고 말했지만 수상 후에도 외신 등에서는 ‘미나리’를 향해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골든글로브 수상을 기점으로 3월 3일 개봉한 국내 극장가에서도 전 세대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윤여정은 현재 무려 30개의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3월 1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고 외국어영화로 ‘미나리’가 호명되자, 정이삭 감독은 VCR로 등장해 사랑하는 딸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그는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로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이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라며 “저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물려주려 하고 있고,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혀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정 감독의 이 수상 장면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MC들이 재차 언급한 것은 물론, 해외와 국내를 통틀어 가장 뭉클한 순간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수상이 확정되자, 딸은 아빠를 부둥켜안으며 기뻐했고 “(아빠가 상 타기를) 기도하고 기도했다”면서 훈훈한 풍경을 연출했다. 정 감독 역시 소감에서 “딸은 ‘미나리’를 만들게 된 이유”라면서 딸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시상식 전후로 ‘미나리’를 둘러싸고 ‘외국어영화상’ 후보 선정과 수상에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수의 외신은 이 영화의 작품상 후보 입성 및 수상 불발을 문제로 지적했다. AP통신은 “올해 골든글로브를 빛낸 사실상의 ‘우승작’ 가운데 하나”라고 ‘미나리’를 언급했다. dpa통신은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을 중심에 둔 본질적으로 미국적인 이야기”라며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오른 유일한 미국 영화였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도 미국 영화인 ‘미나리’가 작품상 부문에서 경쟁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골든글로브를 비판했다. 이들은 “미나리 출연진도 연기상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었지만 상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이삭 감독 본인도 수상 소감을 통해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에둘러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 ‘미나리’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말하는 법을 배우려는 가족의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하며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앞서 ‘미나리’는 당초 작품상, 연기상 등에 노미네이트가 예상됐으나 극중 영어 대사가 50%가 넘지 않으면 외국어영화로 분류하는 HFPA 규정상 외국어영화상 후보 선정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수상에 성공했으나 이 점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속내를 드러냈다. 올해 78회를 맞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에서 주관하며 뮤지컬, 코미디 부문과 드라마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더불어 미국 양대 영화상의 권위를 자랑한다. 이미 여러 차례 외국 영화와 배우,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에 시상하지 않는 관행으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미나리’의 행보는 기대받아 마땅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지난해 오스카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기생충’ 역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미나리’와 같은 최고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와 수상작에 이름을 올린 ‘미나리’의 제작 국가가 ‘USA’로 표기된 사실이 지독한 아이러니라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작품성에서 모두의 인정을 받고 있단 반증이다. ‘기생충’과 닮은꼴 행보 오스카 입성을 향한 ‘미나리’의 파죽지세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바로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아역배우상 2관왕에 오르며 2주 연속 낭보를 전했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하는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는 미국 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에서 주관하며, 지난해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나리’는 3월 7일(현지시간)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바커행어에서 개최된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아역배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당초 작품상을 비롯해 10여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것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이 시상식에서 2관왕을 기록한 ‘기생충’과 동률을 기록한 동시에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접긴 이르다는 평가다. 데뷔작 ‘미나리’로 아역배우상을 수상한 앨런 김은 “정말 감사해요. 먼저 제게 투표하신 비평가분들과 저의 가족, 정이삭 감독님, 크리스티나 오(프로듀서), 스티븐 연, 더글라스 석(감독 어시스턴트), 켈리, 수산나 송(의상감독), 해리 윤(편집감독), 줄리아 김(캐스팅 디렉터), 한예리, 윤여정 선생님, 노엘 조, 윌 패튼, 마이크, A24, 플랜 B, 그리고 ‘미나리’를 위해 힘써준 모든 크루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요. 얼른 다음 영화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나길 바라요. 이건 꿈이 아니겠죠? 꿈이 아니길 바라요”라며 극중 대사를 활용한 귀여운 소감과 함께 눈물을 터뜨렸다. 해외에서 연이어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미나리’를 향한 반응은 뜨겁다. 3월 3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개봉 5일 만에 30만 관객을 돌파했다. ‘기생충’에 이어 한국 영화인들이 참여한 작품이 국위선양을 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미나리’는 미국인이 만든 미국 영화다. 심지어 미국의 독립영화가 한국에서 코로나19를 뚫고 흥행 중인 현 상황은 전례 없는 일이다. 특히 CGV 관람객수를 분석한 결과(3월 9일 기준) 20대 관객이 23%, 30대 관객이 31%, 40대 관객이 22%, 50대 이상이 24%로 동 시기 타 영화와 비교했을 때 세대 간 편차가 작은 편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전 세대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img4 자연히 4월 25일로 예정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가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 주목된다. 영화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것은 한국 영화계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쥔 영화 ‘기생충’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3월 15일(한국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포함해 최고 영예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지난해 외국어영화의 한계를 넘어 ‘기생충’이 최고의 성과를 이룬 만큼 작품상, 연기상 등 좋은 결과를 받아들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영화업계에서는 ‘미나리’가 한국 영화는 아니지만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끌고 가는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인들이 공감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또 골든글로브의 편협한 후보 선정과 시상이 비판에 직면하면서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영화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영화지만 2년 연속 한국 영화인들이 참여한 작품이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골든글로브에서 주목받은 상황이 고무적”이라며 “아카데미에서도 좋은 결과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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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배우 김성오 ‘악역 전문’으로 거듭나다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어느덧 데뷔 20년이 훌쩍 넘었다. 2000년 연극 ‘첫사랑’으로 데뷔한 배우 김성오 얘기다. 그가 대중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은 데뷔한 지 10년이 지나 만난 영화 ‘아저씨’였다. 이 영화 이후부터 주로 악한 인물을 맡은 김성오가 tvN 드라마 ‘루카: 더 비기닝’을 통해 다시 한 번 ‘악역 전문 배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tvN 도전 담긴 ‘루카’...6% 시청률 ‘유종의 미’ 다양한 장르물 드라마를 선보인 tvN이 최근 종영한 ‘루카: 더 비기닝’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번 작품은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가 유일하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구름(이다희)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스펙터클한 추격 액션극을 그렸다. “‘루카’가 사전제작이라 저도 드라마를 같이 볼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은 유독 액션이 많았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촬영 때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더라고요(웃음). 사전제작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드라마를 찍었다면 재미있다는 느낌보단 힘들었다는 기억이 더 컸을 거예요. 방송을 보는데 이미 다 찍어놓은 작품이니까 김성오라는 사람의 과거, 일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재미있는 것 같았어요. 하하. 힘든 건 기억에 없고, 즐거웠던 기억만 남은 작품이죠.” 김성오가 이번 작품에서 맡은 이손은 짐승 같은 본능으로 지오를 쫓는 남자다. 특수부대 출신 공작원으로, 김철수(박혁권)의 꾀에 넘어가 누굴 죽여도 모두 조국을 위한 일이라고 믿고 살인을 저지르는 캐릭터다. “이손을 연기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전쟁통에 군인에게 총을 쥐여 주고 적을 쏘게 하는 게 합당한 것인가, 아니면 나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군인의 임무가 전쟁에서 적을 살해하고 살아남는 것처럼, 이손도 사람을 죽이는 게 임무였던 거예요. 이 아이는 자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한 거죠. 하지만 이손의 수많은 감정 중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회의감과 죄책감이 있었어요. 다만 그 죄책감과 회의감이 너무 컸으면 이런 잔혹한 캐릭터로 탄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한쪽 팔을 잃은 이손은 김철수의 제안으로 휴먼테크의 강화 부스터를 맞고 추격자로 진화하는 인물이다. ‘인간 병기’가 돼 살인을 저지르는 악한 캐릭터지만, 김성오가 해석한 이손은 드라마로 보인 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 “모두가 성공을 위해 꿈꾸는 게 인생이잖아요. 이손은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싸우고 사람을 죽이는 임무를 가지고 있지만, 정말 임무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 외에는 다른 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어요. 군인으로 생활하다 실패하고, 다시 성공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 중 하나인 것 같았거든요.” 사전제작으로 이뤄졌기에,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로 꼽혔다. 그는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연기의 방향이 시청자들에게 통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최근에 본 댓글인데, 어느 분이 ‘제발 이손 좀 죽여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하하. 찍으면서도 저도 이 생각을 했거든요. 이손이 죽어야 지오의 결말이 나오고 작품이 끝나잖아요. ‘죽지 못해 산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잖아요. 이손이 이런 것 같았어요.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인데 소수일지언정 시청자들도 같은 지점을 느껴주신 것 같아 기분 좋았죠.” 이 작품은 각 생명체의 유전자를 모아 실험한 L.U.C.A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괴물이지만 인간의 모습을 한 지오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르물이었지만, 시청률은 6.0%(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기준)를 기록하며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얻어냈다. “많이 좋아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저는 초반에 더 잘될 줄 알았어요(웃음). 시청률 30%는 바라고 기대하면서 찍었거든요. 6%라는 시청률도 굉장히 높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꿈을 높게 가졌던 거죠. 그만큼 공을 많이 들였고 배우와 감독, 스태프 모두 고생도 많이 했어요. 다양한 걸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작품이었거든요. 기대만큼의 시청률은 안 나왔지만 또 다른 꿈을 꾸게 된 것 같아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아서 다음 작품을 찍을 때 목표 시청률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악역 전문 배우...“멜로도 하고 싶어” 2000년 연극으로 데뷔해 매체 연기를 시작할 때 그가 맡은 역할은 주로 ‘험상궂은 놈’, ‘어깨1’ 등 조폭과 연관돼 있었다. 날렵한 이목구비로 인해 선 굵은 이미지의 캐릭터가 주를 이뤘고, 영화 ‘아저씨’로 악역 이미지가 굳어졌다. “사실 배우의 꿈을 안고 처음 시작했을 때, 제 스스로를 ‘배우’라고 소개한 작품이 영화 ‘아저씨’인 것 같아요. 그 뒤로 다른 일을 안 하고 연기만 해도 먹고살 수 있을 정도가 됐고요. ‘아저씨’로 이미지를 각인시켰지만 이후로 악역만 맡게 돼 그때는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다양한 인물과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더라고요.” 악역에 대한 스트레스는 시간이 해결해 줬다. 악한 인물을 주로 맡다 보니 이제는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방법을 깨닫게 됐다. 그는 “역할을 맡겨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왜 악역만 시키지?’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오는구나, 얼마나 좋은가’라고 바뀌었어요. ‘아저씨’ 때만 해도 역할을 하고 싶어서 몇 시간을 기다려 수십 개 오디션을 봤는데, 이제는 섭외가 들어오잖아요. 저한테 그 역할을 맡겨주신다는 것에 감사하더라고요. 이제는 악역 전문 배우로 불리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하하.” 악역만 주로 맡았다고 해서 다른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성오 역시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멜로에 대한 작은 욕심도 가지고 있다. “제 과거 연애사를 보면 아주 멜로가 어마어마해요. 하하. 시켜 주시면 당연히 하죠. 사람이 태어났을 때 부모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죽을 때까지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가는 게 인간이기 때문에, 저 역시 사랑에 대한 감정을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뭐… 시켜 주시면 해봐야죠. 하하. 저도 나이가 들고 가정을 이루면서 스스로 성숙해지는 걸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더 다양한 작품과 인물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앞으로 더 달려 나가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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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미나리' '윤스테이'로 맞은 K-할머니 전성기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연기 인생 55년째인 배우 윤여정(75)이 전성기를 맞았다. 영화 ‘미나리’로 북미와 전 세계 영화평론가협회 시상식 연기상을 무려 21개나 수상하며 ‘오스카’ 연기상을 정조준하고 있다. 동시에 나영석 PD의 예능 ‘윤스테이’로 한류의 중심에 선 ‘K-할머니’로 거듭났다.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해 벌써 연기 인생 55년 차다. 데뷔 당시 세련된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결혼과 함께 한때 굴곡진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었다. 윤여정의 황금기는 한국 영화와 문화, 한국 음식, 예능을 널리 알리는 ‘Mrs. Yoon’으로 우뚝 선 바로 지금이다. 데뷔 55년차, ‘꽃누나’ ‘윤식당’으로 젊은층 호감 윤여정은 데뷔 당시부터 뛰어난 연기력과 미모로 흥행배우로 이름을 날렸다. TBC 탤런트 공채에 합격한 이후 1969년 MBC로 이적한 그는 2년 후 드라마 ‘장희빈’에서 주연을 맡아 대성공을 이끌었다. 실감나는 악역 연기로 손가락질을 당할 정도였으며, 전국적인 인지도와 인기도 함께 얻었다. 그해 영화 데뷔작 ‘화녀’에서는 김기영 감독과 호흡을 맞춰 주인집 남자를 유혹하는 가정부로 출연했다. 당시 천재 여배우의 등장이라는 호평이 자자했으며,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계기로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게 됐다. 이후 승승장구하던 윤여정은 결혼과 이혼을 겪으면서 13년간의 휴식기를 보냈다. 가수 조영남과 결혼한 후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배우로 복귀했다. 당시 아이들을 기르며 생계에 뛰어든 윤여정은 닥치는 대로 작품을 했다고 다수의 방송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깐깐하고 고집 센 시어머니, 평범해 보이지만 잔혹한 면을 지닌 노파 등 전형적인 역할부터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적 커리어를 쌓아 왔다. 나이 든 여배우들이 갇히기 쉬운 ‘친근한 아주머니’, ‘국민 어머니’ 같은 이미지를 스스로 탈피해 왔다. 특히 윤여정은 전도연, 이정재 주연의 리메이크 영화 ‘하녀’에 고참 하녀 병식 역으로 출연했을 당시 2010년 국내 모든 영화 시상식의 여우조연상을 싹쓸이하며 10관왕에 올랐다. 이후에도 다양한 드라마에서 친숙하면서도 낯선 캐릭터를 두루 맡았으며, 2016년 이재용 감독의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박카스 할머니 역을 연기해 주목받았다. 당시 파격적인 소재와 역할을 소화하면서도 무심한 듯 따뜻하게 표현해 내며 제20회 몬트리올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제26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제8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는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윤여정이 예능에 도전한 것도 55년 차 원로배우답다고 볼 수는 없는 독특한 행보다. 2013년 tvN 나영석 PD와 함께한 ‘꽃보다 누나’에서 그의 평소 성격이 공개되면서 약간은 까칠한 캐릭터라는 인식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나 PD와의 인연이 윤여정의 커리어에는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17년 ‘윤식당’에서 재차 호흡을 맞추면서 약간은 깐깐하지만 익숙지 않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젊은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전향적인 면을 드러내면서 젊은 층과 급격히 거리감을 좁혀냈다. K-예능, K-푸드로 쏠린 한류의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됐음은 물론이다. 2017년부터 2년간 출연한 ‘윤식당’은 연기 외길을 걸어온 윤여정에게 전환점이 됐다고 할 만하다. 상대적으로 출연자가 많았던 ‘꽃보다 누나’에 비해 이서진, 정유미, 신구와 함께하며 식당의 대표를 맡은 윤여정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시즌 1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선보인 한국 불고기 요리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tvN 예능 콘텐츠의 좋은 재료가 됐다. 국내 시청률 역시 최고 14.1%(닐슨코리아)까지 치솟으며 케이블 예능프로그램으로서는 최고의 흥행 기록을 썼다. 스페인으로 간 시즌 2는 반응이 더욱 폭발적이었다. 한식 메뉴를 다양하게 추가하고 서빙 직원으로 배우 박서준이 함께했다. 간간이 나오는 윤여정의 유창한 영어 실력도 주목받았다. ‘미국에서 10년 살다 온 50여 년 차 한국의 나이 든 여배우’라는 그의 독특한 이력과 경력이 ‘윤식당’을 만나 빛을 발했다. 스페인의 한 작은 마을에서 모두의 극찬을 받은 한식을 만들어 내며, 그 역시도 꽤 독특한 경험을 했을 법하다. 시청률은 지난 시즌보다도 더 오른 16%로 국내의 열렬한 팬들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결코 놓지 않았던 연기...예능과 더불어 ‘윈윈’ ‘윤식당’에서 보여준 글로벌한 커리어와 행보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2015년 워쇼스키 자매가 감독한 미국 드라마 ‘Sense8’에 카메오로 출연한 경험이 있다. 당시 시즌 1, 2에서의 비중은 카메오 수준이 아니었다. 출연한 한국인 배우 중 대사량으로는 상위권이었다. 이후 한국계 미국인 가족이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뒤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드 ‘하이랜드’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윤여정은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결국은 ‘미나리’로 주목받게 된 현재를 차곡차곡 준비해 온 셈이다. 영화 ‘미나리’는 제36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미국 영화협회 및 시상식을 싹쓸이하며 61관왕 131개 노미네이트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이주한 한인 가족을 그린 영화다. 윤여정은 극중 할머니인 순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선셋필름서클어워즈와 미국 각종 지역 영화비평가협회상에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수집 중이다. 현재 21관왕에 성공했으며, ‘미나리’ 팀은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진출과 수상까지 기대감을 싣고 있다. 아카데미보다 앞선 일정으로 ‘오스카 전초전’이라 불리는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아쉽게도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지명되며 수상 가능성에 기대가 쏠린다. 이 부문은 지난해 ‘기생충’이 수상했으며, 이후 오스카 4관왕을 거머쥐었다. ‘미나리’와 윤여정은 골든글로브 후보 발표 이후에도 미국배우조합상(SAG)에는 앙상블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또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1차 후보 지명에도 캐스팅상과 여우조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미나리’의 파죽지세 행보와 함께 현재 방영 중인 ‘윤스테이’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윤여정의 이름을 딴 식당이 호텔로 탈바꿈했다. 기존에 해외에서 한식을 대접했던 ‘윤식당’이 국내 한옥숙박시설인 ‘윤스테이’로 확장됐다.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등 기존 출연진에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최우식이 합세하며 열렬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손님들은 유명한 한류 배우들이 서비스하는 한옥호텔에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직원들은 유창한 영어로 응대한다. 그 중심에 윤여정이 있다. 8.2%로 출발한 ‘윤스테이’ 시청률은 지난 2월 5일 방송에서 11.6%를 넘기며 뜨겁게 흥행 중이다. 윤여정이 그간 여러 차례 전성기를 거쳐 왔지만, 바로 지금이 최고라 할 만하다. 어딘가 까칠하고 고집스러워 보이지만, ‘윤스테이’ 속 그는 젊은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문화를 존중하며 열린 태도를 유지한다. 뛰어난 영어 실력과 해외 경험에서 오는 조크도 곁들인다. 스스로를 ‘올드 레이디’라고 부르고 실수 앞에서 겸허하게 인정하고 사과한다. 외국인들은 모두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미나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으로 이민 간 딸의 요청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 할머니의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이 벌써 선명하게 그려진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윤여정의 무기는 누구나 환영할 수밖에 없는 K-할머니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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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진흙탕 싸움 번진 '종편의 전쟁'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종합편성채널(종편) 간에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을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TV조선이 MBN을 상대로 포맷을 표절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MBN도 물러섬 없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TV조선, MBN 상대로 손배소 제기 2019년 ‘미스트롯’으로 가요계는 물론 예능계에 트로트 전성시대를 연 TV조선이 유사 트로트 예능을 선보이는 방송사를 향해 칼을 꺼내들었다. ‘미스트롯’을 선보인 후 지난해 35.7%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미스터트롯’까지 연달아 흥행시킨 TV조선이 유사 트로트 예능을 론칭한 MBN을 상대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TV조선은 1월 19일 “MBN은 당사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포맷을 도용해 2019년 11월 ‘보이스퀸’, 2020년 7월 ‘보이스트롯’을 방송했고, 현재는 ‘사랑의 콜센타’를 도용한 ‘트롯파이터’를 방송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식적으로 지난해 1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당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포맷 도용의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MBN은 1년 동안 어떠한 응답도 시정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TV조선 측은 “이렇듯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MBN의 포맷 도용 행위가 계속되는바, 당사는 ‘보이스트롯’을 대상으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월 18일 자로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소송은 단순한 시청률 경쟁을 위한 원조 전쟁이 아니라, 방송가에서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마구잡이 포맷 베끼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라며 소송 제기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당사는 소멸해 가는 트로트 장르를 신선·건전하게 부활시켰고, 국민가요로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때에 무분별한 짜깁기, 모방, 저질 프로그램의 홍수로 방송콘텐츠 생태계가 교란되고 시청자의 혼란과 피로감으로 트로트 장르의 재소멸 우려가 제기돼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TV조선은 트로트 예능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관찰 예능이 주를 이루던 예능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019년 2월 방영된 ‘미스트롯’ 시즌 1은 18.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이뤄냈다. 또 젊은 연령대의 트로트 스타들이 대거 출연, ‘성인가요’라고 치부됐던 트로트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일조했다. 이후 남자판 ‘미스트롯’인 ‘미스터트롯’을 지난해 1월 론칭했다. ‘미스터트롯’ 마지막 회(3월 12일 방송분)는 종편 역사상 최대 시청률(35.7%)을 기록했고 임영웅과 이찬원, 장민호 등 트로트 스타를 발굴해 냈다. ‘미스터트롯’으로 화려하게 탄생한 트로트 스타들은 예능계는 물론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등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MBN, TV조선 상대로 맞불 작전 TV조선의 손배소에 MBN 역시 ‘법적 대응’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트로트’라는 주제만 같을 뿐, 프로그램의 유사성은 없다는 것이다. MBN은 TV조선의 공식 입장 직후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 등은 TV조선의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과 전혀 무관함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이스트롯’은 남녀 연예인으로 출연자를 한정하고 있고, ‘트롯파이터’는 자사가 지난해 2월 방송한 ‘트로트퀸’ 포맷을 활용한 것으로 ‘트로트퀸’은 ‘사랑의 콜센타’보다 두 달 먼저 방송했다”며 “당사 역시 과거 본사 프로그램과 유사한 TV조선 프로그램으로 인해 먼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MBN 측은 “당사의 간판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가 성공하자 TV조선은 지난 2017년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인 ‘자연애(愛) 산다’를 제작해 25회나 방송하며 ‘나는 자연인이다’의 상승세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MBN 관계자는 뉴스핌·월간 ANDA에 “현재 이전에 나간 입장 외에 추가된 입장은 없다”며 “TV조선의 손배소 제기 내용에 맞춰 당사 역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MBN의 ‘보이스퀸’은 TV조선의 ‘미스트롯’이 종영(2019년 5월 2일)한 후 같은 해 11월 21일 첫 방송됐다. ‘미스트롯’이 ‘여자 트로트 가수’를 뽑는다면, ‘보이스퀸’은 ‘주부’를 대상으로 한 ‘음악 예능’이라는 것으로 차별점을 뒀다. MBN 측은 ‘보이스퀸’은 주부 대상의 음악 예능이라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으며,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방송에서도 발라드, 대중가요 등을 선택한 참가자들이 있었으나 대세 음악이 트로트로 바뀐 만큼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는 대부분 트로트로 이뤄졌다. 이후 MBN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보이스트롯’을 선보였다. ‘미스터트롯’과 차별점을 꼽자면, TV조선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면 ‘보이스트롯’은 스타들을 대상으로 한 트로트 오디션이라는 것이다. ‘보이스트롯’은 마지막 회 시청률이 18.1%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방송가 “문제의식 가져야 할 때” 방송가에선 TV조선이 트로트 예능 전성기를 만들어 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그리고 지금 방영 중인 ‘미스트롯2’까지 3연패 신화를 써 내려가면서 비주류 음악이었던 트로트를 주류 음악으로 단숨에 바꿔놓았다. 시청률과 흥행성이 보장되자 MBN뿐 아니라 지상파에서도 유사한 트로트 예능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트로트 예능 범람’ 시기가 도래했다. SBS는 지상파 중 가장 먼저 트로트 예능을 선보였다. 이들은 지난해 3월 남진, 김연자, 장윤정, 설운도, 주현미, 진성 등의 출연자를 내세워 국내 트로트를 세계로 진출시킨다는 목표로 ‘트롯신이 떴다’를 선보였다. 이후 숨은 트로트 무명 가수들의 서바이벌로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까지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 지었다. ‘트롯신이 떴다’에서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심사위원인 장윤정, 진성 등이 그대로 출연하면서 출연자 겹치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MBC에브리원의 ‘나는 트로트 가수다’, MBC ‘최애 엔터테인먼트’와 ‘트로트의 민족’, SBS플러스 ‘내게 ON 트롯’, KBS2TV ‘전국트롯체전’ 등이 연달아 나왔다. 모두 비슷한 포맷과 내용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MBN 외에 많은 방송국에서 트로트 예능을 선보였지만, TV조선이 MBN을 콕 집어 손배소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란 업계의 반응이다. 한 예능 관계자는 “방송가에서 한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어느 순간 관행처럼 이뤄졌다. TV조선이 이번 손배소로 방송가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을 전했는데, 이번 계기로 제작진 모두가 ‘포맷 베끼기’에 대해 생각해볼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저작권법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포맷 표절에 관한 기준점이 마련된 것은 아니라서 표절 여부를 가리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MBN도 TV조선 상대로 포맷 도용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두 종편 사이에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TV조선이 MBN에만 표절 의혹을 묻는 것은 의문이 들지만, 예능을 제작하는 사람 입장으로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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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호

중국 김치공정...한국 김치 지키는 영웅들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두 유 노우 김치?(Do you know Kimchi?)”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위해 많이 던지는 질문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도 한국과 김치의 연결고리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최근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시작된 중국의 ‘김치공정’이 한국 국민을 분노케 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한국의 김치를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독도를 수호하고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데 앞장선 민간 외교사절단 반크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대표적인 ‘김치 수호’의 주인공들이다. 반크, ‘김치’ 중국표기 수정 제안 1999년 한국 홍보와 교류를 통한 사이버 민간 외교관 역할을 위해 박기태 단장에 의해 만들어진 반크는 동해와 독도의 국제표기 수정 활동을 비롯해 3.1독립선언서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등 12개 외국어로 번역하는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반크 측은 글로벌 검색 사이트인 구글을 대상으로 김치에 대한 정보를 바로잡는 데 일조했다. 반크에 따르면 구글은 언어권마다 다르게 ‘김치의 근원’을 표기했다. 구글에서 ‘김치’를 영어로 검색하면 김치의 근원을 ‘중국’으로 소개했고, 한국 검색창에서는 ‘한국’으로 표기돼 있었다. 반크 측은 “이는 구글의 이중적 행태”라며 구글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아르지’(www.change.org)에도 청원을 올렸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지난 1월 5일 “구글의 이 같은 김치 왜곡은 한국의 김치를 중국 문화의 하나로 삼으려는 중국의 맹목적 국수주의와 민족주의가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중국은 정부, 파워 유튜버, 언론, 포털이 하나가 돼 노골적으로 한국 김치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크의 항의에 구글은 이를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김치의 근원’을 영어로 검색할 때에도 ‘한국’으로 표기하도록 수정했다. 구글에서 언어 설정을 영어로 하고 ‘kimchi’를 검색하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내용에 ‘Place of Origin(기원지): China(중국)’로 표기됐던 것에서 ‘Korea(한국)’로 바뀌었다. 구글 측은 “검색어와 질의 결과는 웹사이트의 정보에 따라 자동 생성돼 간혹 사실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반크는 ‘김치’를 중국식으로 ‘파오차이’로 번역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훈령에 대한 수정을 제언했다. 문체부 훈령 ‘공공 용어의 외국어 변역 및 표기 지침’에 따르면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번역 및 표기는 관용으로 인정해 사용할 수 있지만, 최근 중국의 ‘김치 공정’ 시국이 예민한 만큼 이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수정 요구 입장을 표한 것이다. 중국의 ‘파오차이’와 한국의 ‘김치’는 엄연히 구분되는 음식이다. ‘파오차이’는 배추나 각종 채소를 소금과 산초잎·고추·물 등을 넣고 발효시킨 음식이고, 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와 무를 고춧가루와 파·마늘 등 양념에 버무려 발효시킨 음식으로 재료와 조리 방법에 차이가 있다.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하는 것은 최근 중국의 문화 공정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문체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김치의 우리식 표현인 ‘신치(辛奇)’로 표기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행정규칙이라 입법절차가 필요한 건 아니어서 내부적으로 김치를 비롯해 다른 예시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지 국립국어원과 확인·검토하고 관계기관 및 업체와 의견을 조율해 2~3월 중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3년 ‘신치’라는 표기가 등장했을 때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언어학자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현재 시간이 7년 정도 흐른 만큼 ‘신치’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홍보가 되도록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치’ 뉴욕타임스 광고, 中 UN대사에게도 항의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데 앞장서는 서경덕 교수도 중국의 김치 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 잘못 기재된 ‘김치’에 대한 정보를 지적하며 ‘김치 공정’ 해결에 나섰다. 바이두 백과사전에 ‘김치’를 검색하면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나타난다. 또한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는 백과사전의 기능이 ‘김치’에 대해서는 네티즌이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없도록 막아놨다. 이에 서 교수가 바이두에 항의 메일을 보내자 몇 시간 후 이 문장이 사라졌다가 다시 6시간 만에 “김치가 삼국시대 중국에서 유래했다”며 역사 왜곡을 자행했다. @img4 이와 관련, 서 교수는 “바이두는 2013년 10월 26일 어느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김치가 ‘삼국시대 중국서 유입됐다’고 근거를 대고 있는데, 각주를 찾아 살펴보면 ‘어느 매체’는 관영 신화통신 계열 뉴스포털인 신화망 기사”라고 밝혔다. 이어 “신화망 기사는 김치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한반도로 어떻게 건너갔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문헌자료 등 구체적인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며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정정당당한 논쟁을 회피하는 것으로 자신감이 결여된 조치”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1월 18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에 ‘김치 광고’를 게재하며 대대적인 김치 알리기에도 나섰다. 이번 광고는 한 단체가 후원하고 많은 김치 전문가 및 광고 전문가, 디자이너들이 협업한 결과물이다. 뉴욕타임스 미주판 A섹션 5면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유럽 및 아시판)의 5면에 동시 게재된 이 광고는 ‘한국의 김치, 세계인을 위한 것’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이어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수천 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문화로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다. 마지막 문구에는 ‘현재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했고, 한국의 김치는 전 세계인의 것이 됐다”고 강조한다. 김치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그리고 현재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김치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서 교수는 “많은 광고 전문가 및 김치 전문가와 상의를 해왔고, 최근 중국의 어이없는 ‘김치공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단 김치에 관한 정확한 ‘팩트’를 간결하게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현재 김치에 관한 문화와 역사를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다국어 시리즈로 소개하는 영상을 준비 중이며, 유튜브 등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중국의 ‘김치공정’ 연장선으로 해석되는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의 ‘김치 왜곡’ 트위터에도 항의한 바 있다. 서 교수는 항의 서한에서 “그동안 중국의 외교적 성과를 홍보하는 창구로 쓰이던 당신의 SNS에 느닷없이 김치를 홍보하는 글을 올린 건 너무나 속보이는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유엔 전문기구인 유네스코에서는 지난 2013년 한국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미 전 세계인은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의 김치 관련 왜곡 보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 SNS 채널에서의 김치 도발 망언 등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런다고 김치가 중국 것이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더 이상의 김치공정을 멈추고,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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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호

'스위트 홈' 이응복 감독, 'K크리처물'로 전 세계 사로잡다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웹툰 원작으로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 그린홈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흥행 돌풍을 이끈 이응복 감독은 이미 KBS2TV ‘태양의 후예’, tvN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히트 메이커’로 불린다. 이 감독은 넷플릭스 첫 진출작인 ‘스위트 홈’을 통해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첫 넷플릭스 진출...‘K크리처물’로 8개국 1위 ‘스위트 홈’은 동명 웹툰 원작으로, 사람들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욕망으로 인해 괴물이 된다는 설정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크리처물’(특정 존재나 괴물을 뜻함)이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스위트 홈’은 공개와 동시에 한국을 포함해 총 8개국 넷플릭스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겁 없이 만들었는데 예쁘게 봐주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서 뭉클해요(웃음). 크리처물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원작이 너무 훌륭해서 하고 싶었어요. 도전해 보지 못한 장르라 장벽을 느끼긴 했지만요. 그래도 넷플릭스를 통해서 해보지 못한 작업 방식을 시도해 좋았어요. 드라마의 경우 로컬 촬영이 많은데 ‘스위트 홈’은 90% 이상을 세트장에서 진행했거든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반면, 아쉬운 것도 분명 많죠.” 원작 웹툰은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감독은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할 경우 연출자의 입장에서 가장 고민되는 지점이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원작 팬들의 기대감이라고 털어놨다. “웹툰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원작과 드라마, 두 장르의 차이를 어떻게 나눠서 제작해야 할지 고민이 컸어요. 원작 팬들의 기대와 웹툰을 보지 못한 사람들의 기대까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이 됐죠.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이야기의 중심은 세상을 등지려고 했던 극중 현수가 세상을 구출하는 이유, 그리고 ‘괴물’이다. 이 크리처들은 많은 제작비와 스태프의 공이 들어갔다. 영화 ‘어벤져스’, ‘아바타’의 레거시 이펙츠와 ‘기묘한 이야기’의 스펙트럴 모션은 크리처 디자인과 슈트 제작, 특수 분장에 참여해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탄생시켰다. “저도 처음 하는 작업이라 많이 헤맸어요. 공부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크고 작은 실패들이 있었고, 계속 보완해 나갔어요. CG에 많은 시간을 쏟았고, 괴물 하나하나의 표정을 만드는 것도 결과물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논의를 했고요. 힘들지만 즐거운 작업이었죠. 넷플릭스에서도 기술적인 도움을 줘서 촬영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고요. 보시는 분들은 저희의 첫걸음이 아주 만족스럽진 않으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결과물에 대해 노력한 만큼은 나왔다고 생각해요.” 이번 오리지널 시리즈에는 많은 괴물이 등장한다. 흡혈 괴물, 거미 괴물, 근육 괴물, 장님 괴물 등이 있다. 여기서 가장 구현하기 힘들었던 크리처는 바로 근육 괴물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괴물은 두 가지예요. 바로 흡혈 괴물이랑 근육 괴물요. 근육 괴물은 사람 사이즈가 아니라서 큰 코스튬 분장을 통해 가이드 촬영을 했는데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요.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있었던 거죠. 근육 괴물은 다시 생각해도 너무 힘들었어요. 하하.” 작품의 설정은 인간이 내면에 있는 욕망으로 인해 괴물이 된다는 것이다. 그린홈 내부에서, 외부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괴물로 변하고, 극중 주인공 현수 역시 괴물이 되어 간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욕망으로 인해 괴물이 되는지는 세세하게 나오지 않는다. “일단은 자의식적인 세계이고 자기 안에 있는 욕망과 싸우는 거라서 이런 관념적인 이야기를 스토리가 아닌 영상, 즉 비주얼로 풀어내려고 했어요. 웹툰의 경우 활자로 표현할 수 있지만, 영상은 매체가 다르다 보니 괴물화가 되는 것을 표현할 때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욕망’을 관계로 풀어내려고 했어요. 그린홈 사람들이 괴물화가 되는 현수를 이용하고 소통하면서 다시 ‘우리’가 되고, 그린홈이 곧 ‘스위트 홈’이 되는 거죠. 현수는 스위트 홈이 되는 과정에서 내재화된 자기와의 싸움을 바깥으로 끌어내 다른 괴물과 싸우고요. 괴물 연출 설정은 원작 팬인 저로서도 아직도 저에게 남은 숙제인 것 같아요.” 연출자에게 아쉬움과 숙제를 남긴 작품이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0화로 구성된 이번 오리지널 시리즈를 접한 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스위트 홈 시즌2’가 떠오를 정도로 시즌2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시즌2는 저 역시도 기대를 하고 있어요(웃음). 지금은 같이 고생한 결과물이 보람 있게 나왔는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논의된 부분은 아직 없고요. 다만 시즌1에서 추후 전개에 대한 포석은 깔아 놓은 게 몇 개가 있거든요. 현수가 괴물로 발현되는 부분, 그리고 임신한 서이경(이시영)의 고난들까지. 저도 그런 부분들이 시즌2가 제작됐을 때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요. 하하.” 차기작 tvN ‘지리산’...치열한 생존 속 ‘인간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응복 감독은 차기 작으로 tvN ‘지리산’ 준비에 한창이다. 광활한 지리산의 비경을 배경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이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는 재난과 멜로가 섞였다면, ‘스위트 홈’부터는 멜로가 빠져 있다. “러브스토리는 예나 지금이나 드라마에서는 전통적인 소재예요. 그래서 언제든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스위트 홈’은 재난이지만 인간애를 담고 있어요. 스스로 생존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서로를 지켜주거든요. 크리처라는 적대적인 적에 맞서 싸우는 인간 묘사야말로 아주 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어요.” ‘스위트 홈’이 크리처와 싸우는 사람들의 사랑을 그려냈다면, 이 감독이 차기 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지리산’ 역시 자연재해라는 고난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다. “‘지리산’ 역시 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그 안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인간애를 나눌 수 있는 장치들이 분명 존재하고요. ‘태양의 후예’는 사랑을 만들기 위해 지진도 일으키고, ‘도깨비’는 심장에 칼도 꽂잖아요. 하하. ‘스위트 홈’과 ‘지리산’은 직접으로 사랑할 힘은 없지만 생존 안에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지리산’ 역시 자연재해, 고난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지금의 우리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아니라 우리가 되는 과정’이 요즘 필요한데, 그런 내용이 그려질 예정이고요.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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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호

K팝 확산과 팬덤의 중심, 리슨과 위버스를 아시나요?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사로잡은 K팝과 한류의 중심에는 굳건한 팬덤이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아미(ARMY)를 비롯해 NCT, 엑소, 블랙핑크 등 한류 아이돌은 충성도 높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영향력을 떨친다. 특히 최근 활성화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가 이 같은 움직임에 불을 붙였다. 리슨(Lysn), 위버스(weverse), 유니버스 등의 서비스명은 K팝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명칭이다. SM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는 자체 팬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팬들에게 접근성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팬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역할과 영향력은 더 확대되고 있다. 팬 커뮤니티, 국내외 아티스트 통합·접근성 증대 리슨은 관심사와 취향을 기반으로 공통적인 사람들을 이어주는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iOS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휴대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19년부터 리슨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 커뮤니티 활성화를 시도했다. 이 시점부터 기존에 다음 카페, 공식 웹 홈페이지에서 이뤄지던 팬덤 활동이 앱 기반으로 이동했다. 국내에 국한됐던 팬 커뮤니티 활동을 글로벌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도 위버스를 통해 팬덤 관련 업무를 일원화했다. 기존의 팬클럽 ‘아미’로 일원화됐던 유료 팬클럽 회원들은 위버스 앱을 통해 방탄소년단, 빅히트 신인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소통하게 됐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면서도 위버스의 팬 커뮤니티에도 직접 콘텐츠를 올리며 가입자 수를 늘려 나갔다. 아티스트와 관련한 공지사항이나 새로운 앨범, 공연 소식은 모두 위버스를 통해 공식적으로 전달된다. 공식 팬클럽인 아미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는 게시판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위버스는 빅히트가 다수의 타 소속사를 레이블로 인수하며 아티스트 커뮤니티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에 이어 세븐틴, 뉴이스트, 범주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가 빅히트 산하 레이블로 인수합병 과정을 거쳤다. 자연히 이들 아티스트의 팬 커뮤니티도 위버스에 개설됐고, 더욱 용이한 글로벌 팬덤 접근성을 갖추게 됐다. 이 밖에 빌리프랩의 엔하이픈, 가수 CL, FNC엔터의 피원하모니 등도 위버스에 입점했다. 위버스는 현재 일본어와 영어, 한국어로 이용 가능하며, 리슨은 중국어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점이 기존 팬클럽에 비해 글로벌 팬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하는 역할을 했다. 위버스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1년 만에 47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거느리며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와 발맞춰 한류의 영향력을 떨치는 중이다. 그간 음악 앱을 통해 K팝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고, 유튜브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데 그쳤던 해외 팬들의 화력을 본격적인 유료 팬클럽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리슨과 위버스에 이어 네이버 팬쉽,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도 비슷한 개념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지향한다. 팬쉽은 네이버 브이라이브에 개설된 아티스트별 공식 팬클럽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는 그간 축적해온 인공지능(AI) 기술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서비스를 예고하며 주목받았다.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가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가상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팬덤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단순히 팬들이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감상하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2차 팬문화를 지향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서비스에는 현재 강다니엘, 몬스타엑스, 아이즈원, 여자아이들 등 11개 아티스트가 계약을 마친 상태다. @img4 기존 팬클럽 역할부터 티켓 판매, 등급제까지 현재 다수의 K팝 아티스트가 대거 진출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스템은 단순히 팬덤과 팬클럽 서비스를 넘어서는 기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가장 뜨거운 팬 커뮤니티 서비스이자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리슨의 ‘버블’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버블은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일대일 채팅방으로 수신하고 메시지에 답장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아티스트는 구독자 전체의 메시지를 수신하지만, 수신 형태는 일대일 채팅 형식이다. 마치 아티스트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듯한 콘셉트가 이 서비스의 셀링 포인트다. 한 달 기준으로 구독료를 부과하고 1인권은 4500원, 2인권은 8000원 등 멤버를 추가할수록 약간의 할인이 적용된다. 리슨을 통해 선보이는 서비스인 만큼 버블에는 동방신기부터 샤이니, 엑소, NCT, 레드벨벳, 태연, 윤아, 에스파 등 SM 아티스트들의 구독이 대거 오픈돼 있다. ‘스타와 나누는 사적인 대화’가 1020세대를 넘어 팬을 자처하는 3040에게도 폭넓게 유행하면서, 10명이 넘는 그룹의 멤버를 모두 구독하는 구독자도 적지 않다.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SM 소속이 아닌 FNC엔터테인먼트의 씨엔블루, SF9, 엔플라잉 등도 서비스를 오픈했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의 베리베리, JYP엔터테인먼트의 2PM과 스트레이키즈, DAY6, 트와이스, 있지 등도 개인, 단체권 서비스 구매가 가능하다. 아티스트별, 팬덤 국적별로 각양각색이던 유료 팬클럽 혜택을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일원화된 시스템으로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는 위버스를 통해 모집했고, MD 상품 구성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뒀다. 연간 회원권은 2만5000원, 16만5000원이고 후자의 경우 1년간 4차례 공식 MD 상품을 발송해 준다. 팬클럽 회원 공지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번역을 통해 글로벌 팬들에게도 상세히 안내됐다. 특히 위버스샵은 해외 팬들에게 K팝 아티스트 관련 MD 상품을 가장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창구다. 영어와 일본어로도 제공되며, 결제 수단 역시 각자가 소지한 앱과 연결돼 카드, 개별 페이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해외배송도 대행이 필요 없이 직접 받아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일부 지역의 배송이 현재는 멈춘 상태다. @img5 다만 코로나 팬데믹 시대, 비대면 팬 서비스의 절정인 ‘버블’이 흥행한 것은 물론 글로벌 팬들을 온라인 공연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이 같은 일원화된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위력이 빛을 발했다. 연말 다수의 시상식 무대를 비롯해 크리스마스 시즌, 새해를 맞는 순간 버블에는 수많은 사용자가 몰리면서 서비스 장애 현상이 나타났다. 이용자들이 사랑하는 아티스트와 행복한 순간을 나누고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제대로 소비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또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온라인으로 진행한 ‘빅히트 레이블 이어스 이브 콘서트’ 당시, 이용권을 인터파크와 함께 위버스샵을 통해 판매하며 글로벌 팬들을 끌어모았다. 이 관람권 역시 혜택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뒀으며, 3만9500원인 기본 이용권부터 6개의 멀티뷰와 고화질 감상, 온라인 MEET&GREET 등 모든 혜택이 포함된 이용권은 5만9000원에 판매됐다. 단순히 아티스트와 팬들의 소통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에 용이한 접근을 제공해 전 세계의 한류 팬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위버스와 리슨을 이용하고 있는 팬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리슨에서 NCT와 엑소 멤버의 버블을 구독하고 있는 이용자 김모(34) 씨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잘 못하는데, 좋아하는 멤버와 안부를 묻고 서로를 챙겨주는 기분이 들어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위버스샵을 자주 이용했던 일본 한류팬도 “위버스샵에서는 바로 일본 배송지를 선택하고 직접 받을 수 있어 여러 차례 이용했다. 코로나19로 작년 초부터 배송이 중단돼 안타깝다”며 “비대면 콘서트도 위버스샵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으니 계속해서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 흩어진 팬들을 한데 모을 플랫폼이 구축된 만큼, 이제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들이 본격적인 경쟁 태세에 돌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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