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오징어 게임’ 이정재 배우 29년차 인생작품·캐릭터 만나다

2021년 11월호

‘오징어 게임’ 이정재 배우 29년차 인생작품·캐릭터 만나다

2021년 11월호

상세기사 큰이미지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1993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배우 이정재. 그가 29년 차에 대중의 뇌리에 깊게 박힐 만한 작품을 남겼다. 숱한 작품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로 남겼던 그는 이번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변신을 꾀했다. 그의 변신은 곧 ‘인생작품’을 새로이 쓰게 했다.

성기훈으로 보이길 원한 이정재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이정재는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무기력한 삶을 사는 성기훈을 연기했다.

“황동혁 감독님 작품을 모두 재밌게 봤어요. 꼭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기훈 역할을 하자고 제안을 주셔서 너무 반가웠죠. 시나리오를 보는데 매회 좋은 아이디어로 넘쳐나더라고요. 캐릭터들도 잘 살아 있어서 너무 좋았고요. 회를 거듭할수록 게임에서 오는 긴장감도 있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성에서 오는 긴장감이 게임 못지않게 탄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큰 고민 없이 하게 됐죠.”

이정재가 맡은 이번 작품 속 성기훈은 그간 여러 작품의 캐릭터와 달랐다. 이전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한몫을 차지하는 인물을 맡았다면, 성기훈은 어머니의 돈을 훔쳐서 경마장에 갈 만큼 철이 없다.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고충과 애환을 너무 잘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너무 짠한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기훈이 굉장히 영화적인 극한 상황에 처하는데, 그 상황에 놓인 기훈을 잘 해내면 제 개인적으로도 좋은 캐릭터로 남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습니다.”

영화 ‘오징어 게임’에선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였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등이 잔혹한 게임으로 탈바꿈한다. 매 게임마다 탈락자가 생기고, 이들의 목숨 값이 상금이 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인간의 욕망과 본질적인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졌다.

“인간에게는 이타심과 이기심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자신을 먼저 생각하다가도 죄책감이 들면서 이타심을 갖게 되는 일들이 실생활에도 많은 것 같고요. 그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기훈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을 통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다른 배우들도 자기를 먼저 생각하다가도 ‘내가 너무한 게 아닌가?’라는 반성 어린 심리를 오가며 연기에 임해 주셨던 것 같고요. 그런 면들이 완성본에 잘 드러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이정재가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은 바로 초반이다. 빚더미에 앉지만 경마 도박으로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는, 딸의 생일에 돈이 없어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사주는 철없고 짠한 인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랜 시간을 쏟았다.

“성기훈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이 1, 2화에 나오는데, 그 캐릭터가 ‘이정재가 연기하는 인물’이 아닌, 극 설정처럼 쌍문동 반지하에 사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어요. 그래서 스태프와 회의도 많이 했고, 혼자 준비하는 시간도 많았어요. 만약 성기훈이 아니라 이정재처럼 보였다면, 그 이후에 할 게임들이 진짜처럼 보이지 않을까 봐. 그래서 보시는 분들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공감대가 낮아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절박한 상황들의 순간들을 많이 고민하면서 연기했죠.”

상세기사 큰이미지

“시즌2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 안 돼”

이번 오리지널 시리즈는 지난 9월 17일 공개된 이후 한국 콘텐츠로는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1위에 이어 83개국 서비스국 중 79개국에서 정상에 올랐다. 국내서도 스트리밍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함께 열심히 만든 작품이 호평을 받는 건 너무나 기쁜 일이죠(웃음). 항상 찍으면서 ‘이런 장면을 보시면 좋아하실까? 어떻게 하면 좋아하실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하거든요. 여러 고민 속에서 촬영을 하는데 결과가 예상치 못할 정도로 좋게 나와서 감사하죠. 한편으로는 한국 영화랑 드라마가 조금 더 전 세계 관객들에게 소개돼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이번 ‘오징어 게임’의 결말은 시즌2를 암시하듯 마무리됐다. 상금을 탄 기훈은 미국으로 간 딸을 보러 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지만, 새로운 게임이 진행하는 것을 알고선 비행기에 몸을 싣지 않았다.

“시즌2요? 저도 전혀 예측 못하겠어요(하하). 기훈이 새로운 게임에 들어가서 다른 게임을 진행할지, 아니면 가면을 쓴 사람들과 액션을 벌일지...저도 모르겠어요(웃음).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겠네요.”

배우 아닌 감독으로 데뷔...영화 ‘헌트’ 제작

‘오징어 게임’을 성공적으로 끝낸 이정재는 이제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분한다. 데뷔 29년 차에 영화 ‘헌트’ 감독을 맡으며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 작품에는 본인이 출연하는 동시에 친한 동료 배우인 정우성이 함께 나온다.

“스파이물이에요. 정우성 씨하고 거의 20년 만에 ‘태양은 없다’ 이후로 같이 출연을 하게 됐네요(웃음). 사실 예전에는 영화 연출이나 제작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사람이 살다 보니 가치관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끼죠. 저도 자연스레 나이를 먹다 보니 오래 경험했던 현장의 경험치가 쌓이는데, 이걸 제가 감독의 입장에서 촬영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하게 됐어요.”

영화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그리 반가운 플랫폼은 아니다. 넷플릭스와 티빙, 왓챠 등의 OTT에서 영화를 자체 제작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 발길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자의 입장 혹은 배우의 입장에서 OTT는 반가운 하나의 플랫폼이 됐다.

“이 플랫폼이 새로운 기술에 의해 생겨났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이 생기는 것이다 보니 저희로선 반갑고 고맙죠. 이전엔 극장을 가고 시간을 내야 콘텐츠를 볼 수 있었는데, 그럴 수 없는 분들이 다른 시간대나 편안한 장소에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잖아요. 분명 극장에서 봐야 하는 작품도 있어요. 반면 어떤 콘텐츠는 개인의 아늑한 공간에서 집중해서 보면 더 재미있는 것도 있어요. 여러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봐주시는 건,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라고 봐요.”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유근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승윤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