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모습. 서울 외국인 대상 게스트하우스 2년 새 2배 증가...틈새 투자상품
객실 가동률 80%대로 연 10%대 수익률...위탁운영도 가능
강남보다 강북이 인기...테마 갖춘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해야
|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외국인 관광객 연간 2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틈새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에서 활성화하기 시작한 게스트하우스 사업이 최근엔 서울에서도 활기. 최근 2년 새 게스트하우스 운영 업체가 2배 정도 늘었다.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객실은 1000여 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케이팝(K-POP)과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도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로 중국 관광객이 줄었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 태국 등지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게스트하우스 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사업은 단독·연립주택을 매입해 게스트하우스로 꾸미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또 중소형 호텔, 모텔과 비교해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주변 지역의 생활 인프라가 개선되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 등록업체 1200여 곳, 최근 2년 새 2배 증가
드라마와 음식, K-POP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자 이들을 수용할 숙박업소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하루 숙박비가 10만원 이하인 중·저가 게스트하우스가 가장 대중적인 유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00여 곳이던 서울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업체는 2014년 말 672곳, 2015년 말 837곳으로 늘었다. 작년 9월 말에 1000곳을 돌파했다. 지금은 1200여 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커진 데는 해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 크다.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늘어나는 것. 작년 한 해 동안 최초로 외국인 1700만명이 한국을 찾았다. 이 중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은 1357만명이다. 관광공사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연간 외국인 방문객이 총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는 1700만명이 서울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 관광객을 수용할 숙박시설은 더 필요한 셈이다.
게스트하우스는 단독·연립·다세대주택, 아파트의 빈방을 활용해 숙박객을 받는 ‘도시민박업’이다. 숙박료는 1박 기준 4만~7만원이 일반적이다. 공동시설인 화장실, 샤워장, 취사장 등을 갖추고 대지면적 230㎡ 미만 부동산이면 해당 구청에 신고만으로 창업할 수 있다. 건축물 용도나 도시계획구역상 지목과 관계없이 영업할 수 있다.
서울시 관광체육국 김재용 과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자 다양한 고객 수요를 맞출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며 관광 인프라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모습. 마포구·용산구·중구 등 강북 관광지 인기
강남보다는 외국인이 즐기고 볼거리가 많은 강북의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다. 연예기획사가 많은 마포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볼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마포구 합정동, WM엔터테인먼트는 망원동,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성산동, C9엔터테인먼트는 서교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류 열풍에 엔터테인먼트 업체 주변에서 숙박을 해결하려는 외국인이 많다.
용산구 이태원은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이다. 세계적인 문화를 즐길 수 있고 장기간 묶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강남으로 이동하기 편해 게스트하우스 유형도 다양한 편이다.
한국 고유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북촌 일대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한옥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고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등이 가까운 장점이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인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환승 없이 서울역까지 1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다. 도심 관광지로 이동하기도 쉽다. 게다가 강남보다 집값이 저렴해 초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상대적으로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객실 가동률 80% 이상 시 10%대 수익률 기대
객실 가동률을 70~90% 수준으로 관리하면 10%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평소 숙박업에 관심이 많은 A씨(48‧개인사업)는 2014년 게스트하우스 투자에 나섰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마포구 연남동 대지면적 230㎡, 4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매입가는 총 17억원이다.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기 위해 부엌과 화장실, 방 일부를 리모델링했다. 추가로 공사비 1억원을 투자했다. 침실은 총 28개. 층마다 방은 3~4개, 침실은 1~4인실로 마련했다.
숙박료는 4만원부터 13만원이다. 28개 침실을 만실로 운영하면 한 달에 약 2500만원 수익을 낼 수 있다. 현재 객실 가동률은 80% 정도로 월 수익이 2000만원 정도다. 투자금 대비 연간 수익률은 13.3%에 달한다.
A씨의 게스트하우스는 위탁 전문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수익의 30%는 수수료로 지급한다. A씨가 손에 쥐는 연간 수익은 1억6800만원으로 투자 대비 수익률이 10.0% 정도 나온다.
B씨(44‧광고업)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문적으로 게스트하우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평소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기는 것도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6개월간 시간을 두고 적당한 매물을 찾아다녔다. 용산구 이태원에 3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10억원에 매입했다. 대지면적은 205㎡. 지하철과 걸어서 12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투자금을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방을 여러 개로 나누고 고급스럽게 인테리어를 했다. 추가 비용은 1억5000만원. 침실은 모두 21개다. 숙박료는 침실당 3만~10만원이다. 2인실부터 4인실로 꾸몄다.
1년간 운영한 결과 월 수익은 1300만원이다. 월평균 가동률은 70% 수준. 투자 대비 연간 수익률을 계산하면 13.5%가 나온다. B씨는 부인과 함께 식사나 청소 같은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필요한 관리를 직접 한다. 아르바이트생 1명의 인건비를 제하면 B씨의 실질 수익률은 12% 수준이다.
이벤트·서비스로 경쟁력 갖춰야...전략적 홍보도 필수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투자에 성공하려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최근에는 단순히 숙박하고 떠나는 공간만이 아닌 테마가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다. 일종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침실 공간과 벽, 거실 등을 특색 있게 꾸밀 필요가 있다. 한국 문화를 잘 드러내는 공간 표현이나 여행에 지친 투숙객을 위한 힐링 분위기도 좋다.
매일 저녁 가볍게 파티를 주선하는 것도 방법이다. 맥주와 막걸리, 치맥(치킨과 맥주) 파티가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다. 관광지도와 맛집을 소개한 자료를 준비하고 한복과 셀카봉 등을 대여하는 것도 좋다.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으로 마중을 나가는 픽업 서비스도 고려할 만하다. 잠자고식사를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청결함을 유지하지 못하면 숙소 이미지가 나빠지고 재방문 기회가 사라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홍보 전략도 필수다. 해외 유명 숙박 관련 사이트에 가입해 자신의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하면 큰돈 들이지 않고 손님을 모을 수 있다. 홈페이지와 페이스북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예약자 질문이나 방문 후기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리얼 인베스트먼트 이철연 사장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에 비해 국내 숙박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특색을 갖춘 게스트하우스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마포구와 이태원, 종로 일대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는 연간 수익률이 10%가 넘는다”며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줄거나 신규 업체가 급증해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