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 차원 첫 수소에너지 육성 중장기 계획 발표
2025년 수소차 보유량 5만대, 그린 수소 육성 강조
수소 제조·저장·운반·연료전지 관련 종목 수혜 기대
|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중국에서 수소에너지가 장기적 성장성이 확실한 유망 산업으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국가 차원의 수소에너지 육성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에너지국은 공동으로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2021~2035년, 이하 계획)’을 내놓고 수소에너지를 ‘미래 국가 에너지 시스템의 중요 구성 부분’, ‘녹색 저탄소 구조전환의 중요한 매개체’라고 정의하며 ‘전략적 신흥 산업이자 미래 산업의 중점 육성 방향’이라고 강조했죠.
또 향후 15년간 점진적으로 수소에너지 산업 시스템을 완비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중장기적인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수소에너지 산업이 조 위안대의 거대한 블루오션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발표한 중장기 육성 계획의 핵심 내용과 이와 관련한 기관들의 투자 전략을 소개합니다.
5년 중장기 목표 제시...‘그린 수소’ 육성
당국이 이번에 발표한 ‘계획’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5년 단위로 제시한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의 단계적 목표입니다.
특히 중장기 목표의 첫 번째 단계인 2025년까지 실현할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했는데요. 즉 △수소연료전지차 보유량 5만대 달성 및 수소충전소 구축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제조량 연간 10만~20만t으로 수소에너지 소비 확대와 연간 이탄화산소 배출량 100만~200만t 감축을 제시했습니다.
기관들은 2025년 연료전지차 보유량 5만대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중국의 수소연료전지차 보유량은 약 8900대로 집계됐는데요. ‘계획’에서 제시한 5만대 달성을 위해서는 2021년 보유량의 약 5.6배를 더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오증권(東吳證券)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광역도시권 가운데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상하이 △광둥 △허베이 도시권에서 2025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목표를 최소 2만8000대 이상으로 제시한 것과 2021년 보유량을 감안하면 2025년 5만대 목표는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광대증권(光大證券)은 2025년 10만대 달성도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제시했습니다.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 산업백서(2019)’의 전망을 인용, 수소연료전지차 보유량이 2025년과 2030년 각각 10만대, 100만대로 늘어나 시장 규모도 각각 800억위안, 7500억위안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2050년에는 보유량이 3000만대를 돌파하며 시장 규모가 조 위안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광대증권에 따르면, 2020년 말 중국의 수소연료전지차 판매량은 1177대, 보유량은 7352대로 연평균 58%의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중국 내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차의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차가 상업화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입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제조’를 수소에너지 산업 육성의 주요 정책 방향으로 명시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중국 정부는 ‘계획’을 통해 2030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제조를 확대하고, 2035년에는 수소에너지 산업 시스템을 구축해 교통, 에너지저장, 공업 등 분야를 아우르는 수소에너지 응용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 수소’의 비중을 높여 에너지 녹색 구조전환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중국의 수소 생산량은 연간 3000만t이 넘는데 대부분 화석에너지와 공업 부산물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수소에너지연맹 및 석유화학계획원의 통계에 따르면,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해 수소를 추출하는 등 화석연료 기반의 수소 생산이 약 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석유화학 공정 등 산업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통해 얻어지는 수소가 21%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수소 제조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화석연료로 1kg의 수소를 추출하는 데 평균적으로 10~3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중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수소 제조’를 강조한 만큼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생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 수소’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기관들은 중국이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 ‘제로’를 실현하는 ‘탄소중립’ 달성 목표 시기인 2060년이 되면 화석연료 소비가 크게 낮아져 현재 16%에도 못 미치는 비(非)화석연료의 소비 비중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밖에 조건에 부합하는 수소에너지 기업의 과창판, 창업판 상장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인트인데요.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소에너지 산업은 발전 초기 단계로 혁신과 기술력이 부족해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당국의 이 같은 조치가 기술 개발의 돌파구 마련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행연구소의 정천양(鄭忱陽) 연구원은 “과창판과 창업판 모두 기술형, 혁신형 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으로 기업의 혁신, 연구개발 역량과 미래의 가치, 성장성을 중시하기에 상장 문턱과 기업공개(IPO)에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심사도 신속히 진행된다”며 “많은 기업이 증시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블루오션’ 수소 산업서 금맥 캘 투자 전략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 속에 수소에너지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 출범이 향후 연관업계 전반에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기관들은 수소에너지 산업 전망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세부 분야와 종목을 추천했습니다.
중신증권(中信證券) 당국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2022년 중국 수소에너지 업계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의 적극적인 수소에너지 프로젝트 추진과 탄소 배출 감축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 올해 연료전지차가 8000대에서 1만대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그중에서도 보조금 정책과 응용처 측면으로 볼 때 수소트럭 보급이 눈에 띄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 한 해 수소버스는 1000대, 수소트럭은 3500대, 수소물류차량은 4500대 판매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했습니다.
수소 차량 보급 확대와 더불어 수소 제조, 전해조(전기분해장치), 수소 저장·운송·충전 등 산업체인 전반의 관련 설비 출고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중 전해조 판매량이 1GW를 돌파, 시장 규모가 30억~5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밖에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 업계의 수소 기반 야금 방식 채택 등 산업 분야의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수소에너지 신기술 응용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투자 방향으로는 수소에너지 관련 산업 분야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업체에 주목할 것을 조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수소차의 핵심인 연료전지 스택 및 시스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시노하이텍(억화통, 688339.SH)과 웅도전력(002733.SZ) △수소에너지 산업 분야에 고루 진출해 있는 미금에너지(000723.SZ), 동방전기(600875.SH) △트럭용 수소 엔진 선두주자인 유시동력(000338.SZ) △양자교환막 등 수소연료전지 핵심 소재 분야의 동악그룹(00189.HK) △수소 저장 및 운반 관련 설비 사업을 영위하는 북경경성기전(600860.SH), 설인(002639.SZ), 연태빙륜(000811.SZ), 부서특수장비(300228.SZ) △그린 수소 생산과 응용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보풍에너지(600989.SH)를 눈여겨볼 만한 종목으로 추천했습니다.
광대증권(光大證券) 탄소중립과 에너지 구조 전환 추진 속에 중국의 수소에너지 산업이 조 위안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21세기 ‘궁극의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육성하는 것은 중국이 탄소 배출 피크 도달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나아가야 할 길로, 올해 당국의 지원 정책이 잇따르며 관련 산업이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소에너지의 응용 범위는 광범위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활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특히 수소차 보유량 증가에 따른 수소충전소 수요 급증으로 2050년 수소충전소 시장 규모가 1000억위안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 앞으로의 성장 여지가 매우 크다는 진단입니다.
2021년 6월 초 기준, 중국에서 완공된 수소충전소는 총 141개로 집계됐는데요. 그중 운영 중인 충전소는 119개, 공사를 마친 충전소는 22개로 나타났습니다. 건설 중인 충전소도 73개에 달했습니다.
2020년 중국 자동차공정학회가 발표한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차 기술 로드맵 2.0’에 따르면, 향후 당국이 2035년까지 최소 5000개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목표로 제시한 것을 감안할 때 2030~2050년 수소충전소 인프라 시장 규모가 1000억위안(약 19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광대증권은 수소에너지 산업 관련 분야와 응용처가 매우 다양해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 주목해야 할 세부 분야와 해당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몇몇 기업을 추천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석탄을 활용해 수소를 제조하고 있는 시노펙(600028.SH) △공업 부산물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는 페트로차이나(601857.SH), 위성석화(002648.SZ), 보풍에너지(600989.SH), 동화에너지(002221.SZ), 중국욱양집단(01907.HK) △물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보풍에너지(600989.SH) △수소충전소 및 수소충전장치 사업을 영위하는 시노펙(600028.SH), 페트로차이나(601857.SH), 위성석화(002648.SZ) 등을 눈여겨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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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증권(民生證券) 수소에너지 산업 밸류체인 가운데 수소 제조와 저장 관련 분야에 정부 지원이 쏠릴 것으로 전망하며 ‘그린 수소’가 ‘그레이 수소’를 대체할 여지가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린 수소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인 데 비해 그레이 수소는 화석연료와 천연가스를 이용해 만든 수소를 가리킵니다. 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수소이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미래형 에너지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당국의 정책 지원 속 연료전지차를 중심으로 한 수소 활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상하이·베이징·광둥 3대 도시권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시범사업이 향후 타 도시권으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수소 제조, 저장 및 운송, 연료전지 시스템 및 부품 관련 상장사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은하증권(銀河證券) 당국의 중장기 육성 계획 발표로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중국의 수소에너지 산업이 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수소 설비 분야가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수소 제조 관련 설비 업체로는 난석중장비(603169.SH) △수소 저장·운송 관련 설비 업체로는 북경경성기전(600860.SH), CIMC엔릭홀딩스(03899.HK), 부서특수장비(300228.SZ) △수소충전소용 압축기를 공급하는 연태빙륜(000811.SZ), 설인(002639.SZ) △연료전지 설비 업체인 선도지능장비(300450.SZ)를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았습니다.
화보증권(華寶證券) 당국의 중장기 발전 계획으로 볼 때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제조 △수소연료전지 트럭 △수소에너지 관련 핵심기술 및 소재 △수소 제조 설비 △수소 공급망 △고압 기체수소 저장·운송 방식 등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중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제조 분야에서 수소 제조 효율을 높이는 데 필요한 전해조를 비롯한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요가 증가하고, 중대형차에서의 수소연료전지 활용을 중점 지원함에 따라 중대형 트럭에서의 연료전지 침투율(전체 중대형 트럭 중 연료전지 채택 차량 비중)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고압 기체수소 저장·운송 방식의 상업화와 보급이 확대되면서 수소튜브트레일러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수소튜브트레일러란 고압·대량의 수소가스를 수소충전소, 산업용 수요처 등에 운송하는 장비입니다.
당국의 이 같은 육성 방향과 관련해 화보증권은 크게 △수소 제조 △수조 저장 및 운송 △연료전지 △다운스트림 응용 분야로 나누어 왼쪽 표와 같은 상장사를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추천했습니다.
일부 종목 버블 우려...‘장기적 관점서 접근해야’
수소에너지가 성장성이 확실한 산업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당부합니다. 막연한 성장성에 기댄 투기심리가 일부 종목의 주가 상승을 부추겨 버블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초기인 현 단계에서 상당수 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고, 수소 관련 사업 비중도 아직 크지 않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일례로 연료전지차 시스템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과창판 상장사인 시노하이텍(억화통, 688339.SH)의 경우 2020년 상장 이후 적자가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21년 시노하이텍은 전년 동기 대비 9.97% 늘어난 6억2900만위안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이익은 마이너스(-) 1억4800만위안을 기록했습니다.
당국의 수소 산업 육성 중장기 계획이 발표된 지난 3월 23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북경경성기전(600860.SH)도 당일 공시를 통해 수소저장용기 매출이 회사의 기타 제품 매출 비중보다 낮은 상황으로, 수소 사업의 회사 실적에 대한 기여도가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소연료전지차 업계의 터닝포인트는 4년 후에 도래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의 걸림돌인 높은 생산비를 낮추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시장 규모의 축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수소연료전지의 상용차 분야 침투율이 1%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이 수소연료전지차 업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