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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밀크티 팔아 시총 24조원 中 미쉐빙청, 해외로 진격

2025년 04월호

1000원 밀크티 팔아 시총 24조원 中 미쉐빙청, 해외로 진격

2025년 04월호

3월 초 홍콩증시 상장, 시가총액 25조원
점포수 4만6479곳, 맥도날드 제치고 세계 1위
동남아에 4800개 매장, 글로벌 진출 박차


|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ys1744@newspim.com


중국에 미쉐빙청(蜜雪冰城)이라는 이름의 음료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생소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최대 점포 수를 갖춘 음료 프랜차이즈다. 작은 점포에서 밀크티, 버블티, 밀크쉐이크,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5위안(1000원) 내외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중 하나인 레모네이드는 한 잔에 4위안(800원)에 불과하다. 중국에는 곳곳에 미쉐빙청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많은 손님들이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사서 즐긴다.

미쉐빙청이 지난 3월 3일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발행가보다 43.21% 상승한 29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미쉐빙청의 주가는 랠리를 거듭하며 상장 닷새째에 366홍콩달러로 올라섰다. 시가총액은 1380억홍콩달러(25조원)로 불어났다. 1000원짜리 밀크티를 파는 업체이지만 기업 가치는 우리나라 포스코홀딩스, 현대모비스, 한화오션과 비슷하다.

미쉐빙청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34억5000만홍콩달러(약 6485억원)를 모집했다. 이는 올해 홍콩증시 최대 규모다. 회사는 이 자금으로 공급망 확충과 글로벌 진출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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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빙청의 매장 모습. [신화사=뉴스핌 특약]


지난해 판매총액 12조원

미쉐빙청은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회사다. 매장 수 95% 이상이 가맹점이다. 미쉐빙청은 가맹점에 원료를 팔고, 포장을 팔고, 레시피를 팔고, 브랜드를 판다.

지난해 말 기준 미쉐빙청의 매장 수는 4만6479개다. 맥도날드의 4만3477개, 스타벅스의 4만199개를 뛰어넘는다. 점포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다. 미쉐빙청의 점포 수는 2021년 1만9731곳에서 2022년 2만7188곳, 2023년에는 3만6002곳으로 불어났다. 최근 3년 점포 수는 두 배 넘게 급증했다.

미쉐빙청의 매출액 역시 급증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은 97억위안, 2021년에는 135억위안, 2022년 168억위안, 2023년 211억위안을 거쳐 지난해 257억위안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3년 만에 2배가량 증가한 것. 지난해 최종소매액(GMV)은 전년 대비 21.7% 증가한 583억위안에 달했다. 우리 돈으로 12조원 가까운 음료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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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생산, 물류, 구매...완벽한 공급망

미쉐빙청의 경쟁력은 가성비다. 값도 싸고 맛도 좋다. 여기에 냉장물류망을 갖추면서 점포 수와 매출액이 급증하는 중이다. 점포에서 사용하는 과일을 공장에서 냉장물류를 통해 매장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춘 후 사세가 급속도로 확장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더구나 대형 공장을 운영하면서 거대한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다. 완벽한 자체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허난(河南)성, 하이난(海南)성, 광시(廣西)자치구, 충칭(重慶)시, 안후이(安徽)성 등에 다섯 개의 주요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종합생산능력은 약 165만톤이다. 공장은 모두 원산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미쉐빙청은 안후이성 딩위안(定遠)현에서 농민들이 수확한 딸기를 대량 수매한다. 수매 후 30분 이내에 이 딸기는 재배지에서 20km 떨어진 안후이 생산기지로 보내진다. 생산기지에서는 꼭지 제거, 세척, 품질 검사 등의 과정을 거쳐 시럽으로 제작된 후 기계화 공정을 통해 포장된다. 포장된 후 곧바로 영하 35도로 급속 냉동된다. 이후 냉장 유통을 통해 매장에 전달되며, 최종적으로 ‘딸기 밀크쉐이크’, ‘딸기 아이스크림’ 등으로 만들어진다. 쓰촨(四川)성에 레몬 재배지도 직접 운영한다. 연간 레몬 구매량만 4만4000톤으로 별도의 경작지까지 두고 있는 것이다. 줘스(灼識)컨설팅 보고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같은 유형과 품질의 레몬을 기준으로 할 때 미쉐빙청의 구매 비용은 같은 업계 평균보다 20% 이상 낮았다.

이 밖에도 미쉐빙청은 전 세계 38개국에 글로벌 구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뉴질랜드산 분유, 가나산 코코아 분말, 베트남산 패션프루트, 에티오피아·콜롬비아·브라질산 커피 원두까지 직접 구매해 조달한다. 이러한 공급망 경쟁력을 바탕으로 회사는 가성비를 극한으로 높였다.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파는 만큼,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미쉐빙청은 약 90억잔의 음료를 판매했다. 14억 중국 인구를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중국인 1인이 미쉐빙청의 음료 6잔을 마신 셈이다.

동남아에 4800여 개 점포 운영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베트남 하노이에 첫 해외 매장을 연 이후, 2024년 9월 30일 기준으로 해외 11개국에 4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 차 음료 시장에서 점포 수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2667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베트남에도 1304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에도 각각 337개, 272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 밖에 필리핀에 98곳, 캄보디아 40곳, 라오스 22곳, 싱가포르 22곳의 매장을 운영한다. 호주(12곳)와 일본(5곳)에도 매장이 있다.

미쉐빙청은 동남아 지역 확장을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4개국에 현지화된 창고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하이난성에 위치한 생산기지에서 만든 제품을 해당 지역으로 배송하고 있다. 하이난성은 성 전체가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돼 정부 혜택도 받고 있다. 미쉐빙청의 해외 진출은 하이난성의 공장을 거점으로 이뤄지는 만큼 하이난성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2022년 11월 중앙대 1호점을 시작으로 홍대, 명동 등지에 매장을 오픈했다. 현재 7곳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가격은 중국보다 비싸서 레모네이드 한 잔에 2000원 남짓이지만, 한국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공급망의 한계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빠른 속도의 성장을 구가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쉐빙청의 글로벌 활약이 중국의 소프트파워 성공 사례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은 인도네시아 국립 아이르랑가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저렴한 가격의 미쉐빙청은 인도네시아 서민들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료”라며 “학생·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싱가포르의 한 싱크탱크도 “미쉐빙청의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은 중국 국가 소프트파워로 설명될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 현지 반중 감정을 희석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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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빙청의 매장 모습. [사진=미쉐빙청]


지분가치 21조원...흙수저 출신 경제 영웅

중국에서는 미쉐빙청 창업주의 자수성가 스토리도 유명하다. 창업주는 1977년생인 장훙차오(張紅超) 회장이다. 그는 허난성 카이펑(開封)시의 가난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났다.

1997년 대학 재학 당시 학비를 벌기 위해 허난성 정저우(鄭州)시에 작은 팥빙수 가게를 열었다. 이때 그는 직접 아이스크림 제조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기 시작했다. 신선한 우유와 계란으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을 2위안의 가격으로 팔기 시작했다. 정저우의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2000년 그는 미쉐빙청이라는 이름으로 점포를 다시 열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면서 동생 장훙푸(張紅甫)도 사업에 합류했다. 장훙차오는 현재 회장이며, 장훙푸는 최고경영자(CEO)다. 형제는 각각 42.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형제가 약 86%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3월 7일 시가총액 기준 21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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