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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스크린 컴백 송혜교 “40대 되고 많이 내려놔...주어진 것에 최선 다하고 싶어요”

2025년 03월호

10년 만의 스크린 컴백 송혜교 “40대 되고 많이 내려놔...주어진 것에 최선 다하고 싶어요”

2025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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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배우 송혜교가 무려 10년 만에 스크린 컴백작으로 돌아왔다. 처음 보는 수녀의 모습으로 오컬트 장르에 도전했고, 불경기임에도 극장가에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성공적인 복귀식을 치렀다.

‘검은 수녀들’에 출연한 송혜교는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에 영화 관객들과 만나는 소감을 말했다. 지난 2023년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통해 최초로 연기 대상을 수상한 뒤 차기작으로 이번 작품을 고른 이유를 천천히 설명했다. 28년간 배우로 살아왔지만 그다지 다양한 역할이나 작품을 선보이지 못했다는 게 그에게도, 대중에게도 의외인 대목이다.

생명을 위해 모든 걸 거는 인물로 변신

“ ‘검은 수녀들’을 촬영하면서 함께 출연한 여빈이가 잘 따라주고, 동생인데도 저를 예뻐해 주고 해서 영화 안에서도, 평소에도 정말 마음이 잘 맞았어요. 이번 작품은 오컬트 중에서도 좀 색다른 오컬트 영화여서 하고 싶었죠. 신념이 다른 두 여성이 이제 하나가 돼서 아이의 생명을 무조건 살리자는, 그 목적 하나를 향해 가는 두 여자의 모습이 멋있고 드라마적인 부분이 좋아서 결정한 게 컸어요. 또 구마 신은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연기여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송혜교가 극중 연기한 유니아 신부는 보통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는 여느 수녀들과는 다르다. 흡연을 하는가 하면 전통적인 가치에 반기를 드는 인물이고, 이 같은 신념을 굳이 숨기지도 않는다.

“처음에 수녀님들께 자문을 구하려고 만나서 대화도 하고 생활이 어떠신지, 기도에 대해서도 여쭤봤어요. 한참 얘기하다 보니 수녀님들도 영화를 궁금해하셔서 이런 영화라고 했더니 좀 당황하면서 웃으시더라고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수녀네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면서 새로운 수녀를 보러 극장에 가야겠다고 유쾌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송혜교는 지난 2023년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청룡 시리즈 어워즈에서 데뷔 28년 만에 첫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택한 차기작으로 영화 ‘검은 수녀들’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송혜교는 “ ‘더 글로리’ 이전에 하던 사랑 이야기를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예전엔 제가 사랑 얘기, 멜로 드라마를 많이 했잖아요. 여러 사랑 이야기가 있지만 남녀간의 사랑을 표현하고 이별하고 그런 게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요. 표현이 비슷한 캐릭터를 여러 번 하다 보니 제가 제 연기를 보는 게 조금 재미가 없었어요. 시청자분들은 어떠실까. 그때 타이밍이 좋게도 ‘더 글로리’를 만난 거였어요. 연기하면서 해보지 않았던 복수극, 그동안 해보지 않은 연기를 하고 저도 몰랐던 표정이 많이 나왔어요. 되게 신이 났거든요. 오랜만에 연기하면서 너무 어렵지만 재밌고 신난단 감정을 느꼈어요. 새로운 캐릭터에 욕심이 서서히 생겼고, 그때 ‘검은 수녀들’을 만났어요.”

그러면서도 송혜교는 “저는 멜로 드라마 정말 좋아하고, 그 덕분에 이 자리에 있어서 감사함이 크다”면서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얘기했다. 새로운 연기의 재미를 느끼고 원래 하던 역이 아닌 배역을 찾아 나섰지만, ‘검은 수녀들’을 연기하면서 힘든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단은 대본에서 느끼는 대로 연기를 했고 구마 신에선 당연히 처음 해보는 장면이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고, 흡연하는 신에서도 비흡연자인 제가 연기를 위해 담배를 자연스럽게 피우는 연기를 하기까지 조금 힘들었죠. 교단과 부딪히고 속 시원하게 욕도 하는 인물이라 그 자유로움을 일반 수녀들과 다르게 표현하기에 어울리는 요소였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빼 달라고 할까 고민했는데, 유니아 성격을 좀 보여주기 위해서는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강동원과 장재현 감독이 의기투합했던 영화 ‘검은 사제들’의 후속작인 ‘검은 수녀들’은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았음에도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이들이라는 기본적인 설정을 그대로 가져간다. 송혜교는 극중 유니아 수녀가 어떤 면에선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가도, 결국 생명을 위해 모든 걸 거는 신을 곱씹었다.

“대본엔 그냥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용감한 수녀이지만, 그 전 이야기가 있을까 얘길 해보면 딱히 없었어요. 그럼 우리가 만들어 가자. 유니아가 하는 행동을 보면 여기저기 부딪히고 아이를 살리기 위해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 직진하고 이런 걸 보면 이 친구는 일찍이 모든 걸 다 받아들였구나. 그런 수녀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사실 한 아이를 가족도 아니고, 저렇게까지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저는 못해요. 그렇지만 상상을 해봤는데 수녀님이기 때문에 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어요.”

‘검은 사제들’이 국내 영화계에 오컬트 열풍을 불러온 장본인이라면, ‘검은 수녀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이들을 보여준다. 송혜교는 “신념이 다른 두 여성이 함께 연대해서 나아가는 이야기”라고 영화의 포인트를 짚었다.

“장르는 오컬트지만 정말 신념이 다른 두 여성이 함께 연대해 나가는 그 드라마가 좋았어요. 오컬트를 좋아하시는 분도 많지만, 무서워서 꺼리시는 분이 있다면 우리 영화는 드라마가 더 강하기 때문에 오컬트에 입문하시기 딱 좋은 영화가 아닐까 해요. 최근엔 여자 배우가 주축이 되는 작품이 많지만, 우리처럼 여성 2명이 주축이 된 영화는 많이 없어요. 더 많이 여성 영화들이 생겨날 수 있는 중심이 되는, 좋은 결과를 내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층 편해진 얼굴로 말하는 소박한 배우의 꿈

그동안 송혜교는 예능이나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 배우가 아니었다. 그만큼 루머도 많았다. 활동 연차가 쌓이고 톱스타로 자리를 지킨 기간이 늘어날수록 그에 대한 이야기들은 사람들 사이에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할 수도 없게 퍼져 왔다. 송혜교는 당시를 떠올리며 “루머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드릴 말씀이 없었다”면서 웃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죠. 각자 슬픈 일, 행복한 일, 괴로운 일, 힘든 일이 있고 저만 그런 게 아니에요. 방송국에서 혼자만 유별나게 경험한 게 아니고 모든 분들이 겪어왔고 마음이 아픈 분도, 즐거운 분도 있듯이 똑같은 인간이라 비슷해요. 루머는 너무 많지만 제가 만들어낸 게 아니기 때문에 대놓고 물어보시는 분들께는 얘기를 하죠. 루머는 딴 사람이 만들었는데 제가 왜 해명해야 하는지요. 직업이 많은 말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 그냥 받아들였어요. 제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에요.”

사실은 처음부터 송혜교도 담담하게 넘어갈 수 있었을 리는 없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해 20~30대를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내려놓게 되는 시기를 맞았다. 그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간 게 큰 것 같아요. 나이도 이제 좀 먹고 20~30대는 좀 약간 치열하게 막 뭐든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좀 약간 내려놓게 되죠. 이제 욕심도 예전보다는 좀 덜하고 마음에 여유가 좀 생겨요. ‘더 글로리’ 때는 저도 풀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봐요. 맨날 참고 꽁꽁 숨기는 역할을 하다가 폭발하는 신들, 싸우는 장면 찍을 때 하기 전엔 걱정이 컸어요. 이런 건 안 해봤는데. 막상 현장에서 연기를 하니까 되게 참고 있었나 봐요. 너무 시원하게 잘 나와서 정말 사이다를 원 샷한 기분이었어요. 모든 게 다 이렇게 해소가 되는 느낌이라 좋았죠.”

오랜 시간 톱스타로 살아오면서 연기보다도 외모로 주목받은 세월도 길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고민이 없지는 않을 터. 관련한 질문에도 송혜교는 꽤 쿨하게 반응하며 웃었다.

“저는 현재를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미래의 외모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예쁘다는 칭찬도 좋지만 연기 잘했다는 칭찬이 더 좋기 때문에 나이 먹어서 얼굴이 늙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은 전혀 없어요. 어쩌면 그때 생기는 주름이 또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배우로서요. 차라리 그게 더 기대돼요. 사실 30대 땐 40대 중반까지 연기하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지금이에요. 이제는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어요. 자연스럽게 그만할 때가 오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하고, ‘검은 수녀들’의 홍보를 계기로 이런저런 콘텐츠에 얼굴을 비추면서 송혜교의 ‘신비주의’도 이제 걷히고 있다는 기대감을 대중은 갖고 있다. 송혜교는 “10년 전만 해도 영화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일부러 신비주의를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지금처럼 홍보가 다양하지 않았어요. 마음의 여유도 좀 없었던 것 같고요. 이제 40대도 되고 여유도 생겼고, 시대도 많이 변했고요. 감춘다고 다 좋은 게 아닌 시대가 됐으니까요. 예능도 나가 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작품 잘 해서 좋은 결과 나오고 좋은 반응들이 있다면 좋지,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꿈은 없어요. 다만 지금 주어진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하자.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 좋은 길로 인도해 주겠지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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