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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이후 창업이냐? 재취업이냐?

2025년 02월호

퇴직 이후 창업이냐? 재취업이냐?

2025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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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중장년 상당수는 퇴직 직후 재취업보다는 창업을 생각하는 편이다. 컨설팅 시간이 흐를수록 창업 희망자는 점점 줄어든다. 왜일까? 컨설팅의 주요 내용이 창업의 위험 요소를 확인하며 꼼꼼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창업자 마인드, 창업 아이템 선정, 시장 조사, 프랜차이즈, 사업 타당성 및 사업계획서 작성, 상권 분석, 점포 개발, 트렌드 분석, 고객 마케팅 전략, 직원 관리 등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은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마주하는 중장년 퇴직자는 급하다. 생계형 창업이 많고 서둘러 창업하려고 한다. 결국 이들은 과당경쟁에 내몰린다. 창업도 퇴직 이후 대안임엔 틀림없다. 선진국에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창업이 많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기회 추구형 창업’이 별로 없는 편이다. 어쩔 수 없이 ‘생계형 창업’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창업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창업은 재취업의 대안이 아니다. 단순히 대박을 터뜨려야 하는 아이템만 찾는 사람은 진정한 사업가는 아니다. 뭔가 특별한 능력을 요구한다.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둘째, 창업을 하고 싶다면 준비기간을 늘려야 한다. 준비기간과 창업성공률은 비례한다. 위험 요소를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며, 기회 요인을 찾아야 한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 발굴과 고객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창업 전에 반드시 ‘창업을 위한 재취업’ 과정을 경험하라.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A 씨는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창업을 했다. 몇 년 전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에 전기 문제가 발생해 그를 우여곡절 끝에 만났다. 그는 전기 관련 문제를 빨리 해결해 줬다. 퇴직 이후 자격증을 따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으로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직원으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창업을 했다고 한다. 창업도 퇴직 이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성공률을 극대화하려면 ‘창업을 위한 재취업’ 실전 과정은 힘겹지만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재취업 성공률 높이는 이력서 작성법

재취업을 하려면 개인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한다. 이력서도 강력한 마케팅 도구 중 하나다. 효과적인 마케팅은 이력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포장할지도 중요하다. 즉 ‘이력서 형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중장년 이력서 형식은 따로 없다. ‘자유 형식의 이력서’를 추천한다. 형식이 없으니 막막할 수 있다. 다음 제시하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작성해 보면 어떨까.

첫째, 자신의 최근 경력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경력부터 역순으로 나열해 보면서 돋보이는 경력과 성과를 강조해 작성한다. 둘째, 이력서에 필요한 구성 요건을 갖춘다. 지원 분야 및 경력 목표, 경력 사항, 학력 사항, 군 복무, 교육 사항, 자격증 및 특이 사항, 개인 신상, 참고인, 기타 사항 등이 있다. 지원 분야에서 가장 요구되거나, 자신의 강점이 돋보일 수 있는 요소부터 배치 및 정리한다.

이력서 작성 시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는 첫째,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작성하고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 이력서를 읽는 이로 하여금 관심을 유발한다. 둘째, 일과 관련된 경험을 강조한다. 중장년의 특별한 경험 및 자신만의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만의 주특기가 무엇인지 최대한 강조한다. 셋째, 프로필 사진을 넣고 연락처를 명시하라. 사진은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것으로 준비한다. 정장 차림이 가장 좋다. 이메일, 자택 연락처, 휴대폰 번호 등을 적는다. 자주 확인하는 전자우편으로 기재하되 해당 구인 업체가 발송하는 전자우편이 스팸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넷째, 이력서는 2페이지 이내로 간결하게 작성한다. 이력서를 읽는 사람(1차 스크리너)은 다량의 이력서를 취급할 가능성이 높다. 1차 스크리너에겐 구인 공고에서 요구한 내용에 부합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거르는 작업이 우선이다. 다섯째, 이력서는 A4 용지에 적당한 여백을 두고 오탈자가 없도록 작성한다. 여백이 없으면 전반적으로 답답해 보여 가독성이 떨어진다. 오탈자는 구인자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이력서 작성 시 피해야 할 부분은 첫째, 이력서 작성을 남에게 부탁하지 말라. 막막하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이력서를 남에게 대신 써달라고 하면 곤란하다. 둘째,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개인 신상 부분을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 그보다는 일과 관련된 내용이 우선돼야 한다. 셋째, 대명사나 생략형, 접속사, 은어 및 속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퇴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넷째, 희망 급여는 명시하지 않는다. 이력서에는 가급적 희망 급여나 연봉을 명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전에 시장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경우라면 구직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이력서 작성은 면접 관문으로 가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오랜 컨설팅 경험을 통해 파악한 점은 중장년의 경우 서류가 통과되고 면접 단계까지 가면 재취업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면접의 기회는 반드시 온다.

중소기업이 대안...‘신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라

필자는 퇴직을 앞둔 중장년을 대상으로 ‘일(work)’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강조한다. 인생 전반부에는 생계·경제적인 측면이 강조됐다면, 인생 후반부엔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여기에 딱 부합하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일(work)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긱(Gig) 이코노미 시대에 일자리 이동이 빈번하고 플랫폼 일자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을 공략할 때도 유연한 노동시장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장 어렵다면 특정 기간을 설정해 단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풀타임이 아닌 비상근 자문 역할을 조심스럽게 중소기업에 제안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중소기업을 눈여겨보고 공부하라. 일자리를 열심히 찾다 보면 ‘괜찮은 중소기업’이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상당수가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빈 일자리’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0만명이다.

셋째, 실무형 인재로 리셋(reset)하라. 중소기업은 실무형 인재를 원한다. 현장을 발로 뛰고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 여기서 ‘나이’는 중요치 않다. 도약하려는 중소기업,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려 하는 중소기업,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고민하는 중소기업,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사업 프로젝트를 시도하려는 수많은 중소기업에 대한민국 중장년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째, 중소기업의 중장년 관심 분야를 확인하라. 중소기업 CEO를 만나보면 기술 분야 인력을 선호한다. 기술이나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영업 및 마케팅 분야도 중장년 인력 선호도가 높다.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노동시장에서 몸값을 높이려면 재교육은 필수다. 재취업에 유리한 기술 관련 자격증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자격증 준비는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한 직업훈련, 폴리텍대학교 신중년 및 서울시 기술교육원 과정을 적극 활용해 보라.

중장년이 중소기업에 재취업한 사례를 살펴보자. B 씨는 대기업에서 임원을 지냈으며 대외 협력, 영업 총괄,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보유한 사람이다. 함께 K 기업을 공략 대상으로 설정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K 기업은 제조업체로 ‘월드클래스 300’에 드는 강소기업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구인 공고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

필자는 현장에서 ‘신사업 제안서’를 작성하라고 주문했다. B 씨는 이력서, 자기소개서와 함께 신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얼마 후 K 기업으로부터 영업총괄 부사장 오퍼가 왔다. B 씨는 면접에서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능력을 피력하는 한편,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신사업 제안을 설명하고 면접관을 설득했다. 1주일 후 출근한 그는 과거 대기업 경력을 토대로 영업 시스템을 잘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히 젊은 영업사원들의 현장 애로점을 파악해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과거의 향수를 잊고 새로운 분야로의 용기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은 준비기간이 길었다는 점이다. 중장년 재취업 성공의 지름길은 잘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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