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외 양대 변수하의 A주 투자 방향
美 관세폭탄 vs 中 부양책 ‘창과 방패’ 국면 예고
승수효과 높일 3대 정책방향 속 투자기회 모색을
| 배상희 기자 pxx17@newspim.com
2025년 중국 본토 A주 증시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이후 확대될 대(對)중국 고율 관세 리스크와 중국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쏟아낼 경기부양책 방향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 2025년 A주의 초대형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2기가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관세 부과는 당해 연도의 수출에 가장 큰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수출 성장률 둔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025년 중국의 수출 전망에서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있지만 그 정도에 있어선 온도차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흥업은행(興業銀行) 루정웨이(魯政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를 예측한 반면, 민생은행(民生銀行) 원빈(溫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로 더욱 심각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1년간 중국경제 성장률에 대한 소비와 투자의 기여도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수출은 상승세를 보이며 경제 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수출에 대한 영향은 결국 중국 거시경제 성장률 둔화, 더 나아가 자본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 무역전쟁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감소해 현재 대미 수출 금액이 총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63%로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 시장이며, 대미 무역흑자는 총 흑자의 41%를 차지한다.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른 무역 정책의 변화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중국 수출기업이 될 것이다. 고율 관세는 수출기업들의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엔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 2023년 기준 대미 수출 수익 비중이 높은 A주 섹터는 전자(15%), 섬유의류(11%), 미디어(10%), 가전제품(9%), 자동차(8%) 순이었다.
대외 리스크 방어, 승수효과 높일 ‘3대 정책 방향’
다수의 현지 전문기관은 2025년 A주 시장이 대외 변수보다는 대내 정책적 영향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중국 당국이 시장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 여력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지가 A주 시장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1. 외수 대신 내수 성장에 집중
2024년 외수(수출)는 중국 실물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며 핵심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수출은 해당 분기 국내총생산(GDP)의 1.97%를 견인해 소비 및 투자를 넘어서는 기여도를 보였다. 2025년 해외 경기 회복 둔화와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심화로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 당국은 ‘역주기 조절’(경기 주기의 변동성을 안정화하고 부정적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으로, 경기 하방압력 확대 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경기 과열 시 시장의 진정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는 전략) 강도를 높이고 외수에서 내수(소비)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 경제성장 둔화 리스크에 대응할 전망이다. 2025년 당국은 내수 성장동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 내구재 소비재, 서비스 소비 등 세부 영역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재정지출 확대, ‘소비·혁신’으로 방향 전환
2025년 중국 당국은 재정 투입을 더욱 확대하는 가운데 특히 기존의 ‘투자’ 중심에서 ‘소비·혁신’ 중심으로 재정 투입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5년 재정적자율은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재정적자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린다는 뜻이다. 루정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예상 재정적자율은 약 4.0%로 2024년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3.0%) 대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빈 이코노미스트 또한 2025년 재정적자율이 3.8% 전후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전문기관들은 소비와 개혁에 포커스를 맞춰 재정 투입이 이뤄지면서 2025년에도 설비 갱신, 노후 기기 교체 등 소비 촉진 정책이 일정 부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양로·육아·교육 등 서비스 소비와 신흥 소비, 친환경 저탄소 소비 등의 영역에서 추가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3. 통화정책 완화 기조 확대, 부채 부담 경감
경제 주체의 부채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자산부채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2025년에는 단기 유동성 공급 수단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역RP) 금리가 30~40bp (1bp=0.01%포인트), 지급준비율이 50~75bp 정도 인하되고, 재대출 금리 또한 낮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금 금리와 실질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의 인하 폭은 역RP 금리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A주 흐름 주도할 ‘핵심 투자방향’
중국 현지 기관은 2025년 핵심 투자 전략과 관련해 ‘성장주’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투자 배분 전략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트랙을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①반도체와 AI 연산 등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產力, 과학기술 혁신) 분야를 주도하는 ‘기술주’ ②인수합병(M&A) 및 구조조정 테마주 ③시가총액 관리(자사주 환매 시행주)와 수익의 주주 환원(고배당주), 신제품으로의 교체(소비주) 등 정책 관련 테마주가 그것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 또한 기술주, 성장주, 소비주, 고배당주 등의 키워드를 2025년 투자 방향으로 선정해 현지 기관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해통증권(海通證券)은 내년 전자, 컴퓨터, 통신 등 기술 섹터의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러한 흐름 속 A주 시장의 중기적 투자 노선이 점차 명확해질 것이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우수한 과학기술 제조업과 중고급 제조업이 2025년 A주의 중요한 투자 테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신증권(中信證券)의 경우 다음의 세 가지 노선에 포커스를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우수 성장주 : 자주적 통제(기술국산화) 역량이 강화될 영역(반도체 선진 공정 및 장비, 소재 중심의 핵심 공급망 대표 기업), 신품질 생산력이 가져다줄 업그레이드 투자 기회가 기대되는 영역(AI 단말기·스마트카·상업용 우주항공 분야) △내수 소비 : 소비 섹터 내 투자 배분 전략을 ‘공격+방어 겸비 종목(인터넷 소비· 유제품·대중 요식업)’ 중심 전략에서 점진적으로 ‘탄력적 종목(식음료 공급망·주류)’으로 전환 △인수합병 : 산업체인 간 통합을 통해 기업 성장을 목표로 하는 ‘동종 산업 내 M&A 영역(전자·의료기기·자동차 부품)’, 신품질 생산력과 산업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하는 ‘다른 산업 간 M&A 영역’이 그것이다.
JP모건자산운용의 저우환퉁(周奐彤) 글로벌 마켓 책략가는 2025년 A주 투자방향과 관련해 △현재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기술주’ △구형 소비재의 신형 교체 정책에 따른 수요 확대, 지방정부의 부채 경감을 통한 내수 촉진으로 수혜를 볼 ‘소비주’의 긍정적 흐름에 주목했다. UBS투자은행의 왕쭝하오(王宗豪) 중국주식 책략 연구 주임은 2025년에도 지속적으로 ‘바벨 투자 전략’을 채택해 한쪽에는 고배당 주식을, 다른 한쪽에는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성장 섹터를 보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