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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집값 명운 가른다...선도지구 지정 '복마전'

2024년 12월호

1기 신도시 집값 명운 가른다...선도지구 지정 '복마전'

2024년 12월호

|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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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신도시 최초로 주민 동의율 90%를 돌파한 은하마을 아파트 모습. [사진=은하마을 재건축추진위원회]

“선도지구를 잡아라” 지정 기대 단지, 집값도 올라

1기 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는 이르면 11월 중 선정된다. 선도지구는 노후도, 주민 불편, 모범사례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정비사업이 실시되는 곳이다. 선도지구에는 행정절차 기간 단축을 통한 신속한 정비사업 착수와 함께 미래 기반시설 우선 설치, 안전진단 비용 지원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의 계획에 따르면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 4000가구 △중동 4000가구 △산본 4000가구 등 총 2만6000가구(최대 3만9000가구)를 선도지구로 지정한다. 이를 위해 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1기 신도시 162개 특별정비예정구역 중 61%에 해당하는 99개 구역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선도지구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당은 특별정비예정구역 67곳 중 양지마을, 시범단지삼성한신 등 총 47곳이 공모에 참여했다. 이는 선정 규모 8000가구(최대 1만2000가구) 대비 7.4배에 달하는 것으로, 제출된 구역들의 평균 동의율은 90.7% 수준이다. 일산은 47곳 중 강촌마을, 백마마을 등 총 22곳이, 평촌은 9곳(1만8000가구)이 공모에 참여했다. 중동은 12곳(2만6000가구), 산본 9곳(2만 가구)이 신청했다.

선도지구 선정이 다가오자 일부 단지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도지구 지정 요건 중 가장 높은 배점이 주민동의율인 만큼 주민동의율이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1 전용면적 164.25㎡는 지난 7월 24억원에 실거래됐는데 9월에는 4000만원이 오른 24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서현동 시범현대 전용 186.24㎡는 올해 5월 19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10월에는 2억2500만원이나 오른 21억7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선도지구 단지로 선정되면 재건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에 집값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선도지구 선정 이후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탈락한 단지들은 개발 기대감이 낮아져 매도물량 증가와 집값 조정이 뒤따를 공산이 크다. 더욱이 공모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인 만큼 공정성 시비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불복-집값 하락...선도지구 지정 후폭풍 우려

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에서 탈락한 단지들은 소위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도지구 공모는 1기 신도시를 개발할 때 순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우선할 단지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선도지구에 포함되지 않으면 사실상 재건축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일정이 상당 기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총 27만여 가구에 달하는 1기 신도시를 한꺼번에 진행할 수 없어서다. 선도지구 단지 착공 계획이 빨라야 2027년이라는 점에서 선도지구에 선정되지 못한 단지는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고금리, 원가율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재검토될 여지가 있다.

선도지구가 누릴 수 있는 행정, 금융 혜택이 온전히 돌아갈지도 의문이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곧바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하게 된다. 2025년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하고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안전진단이 면제될 뿐만 아니라 용도지역 변경, 용적률 150%로 상향(제3종일반주거지역 기준 300%→450%) 등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런 영향으로 공모에서 탈락하면 일단 해당 단지에는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이미 해당 지역의 매도물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1월 6일 기준 평촌신도시가 위치한 경기 안양시 동안구는 아파트 매도물량이 4139건으로 한 달 전(3829건) 대비 8.0% 증가했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아파트 매도물량은 4439건에서 4769건으로 7.4% 증가했다. 이 기간 경기도 평균 증가율 6.0%를 웃도는 수치다.

정부가 지난 10월부터 대출 규제에 나선 이후 주택 매수심리가 한층 가라앉은 것도 매도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 대비 60~70% 수준으로 꺾이면서 집값 상승세가 멈추고 하락 조정될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 매도물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매수세가 줄어들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 선도지구 탈락으로 개발 호재가 약화한 단지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날 여지가 있다.

국토교통부와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신청서의 심사를 진행 중이다. 11월 중순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마감한 제안서 접수에는 총 선정 규모의 5.9배인 15만3000가구가 도전했다.

평균 경쟁률이 6 대 1에 달하는 상황에서 선정되는 단지보다 탈락하는 단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평가항목 중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이 정성평가로 구분되는 것도 선도지구가 선정된 이후 후폭풍이 예고되는 부분이다. 탈락한 단지 주민들이 평가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리얼 인베스트먼트 김주호 실장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탈락한 단지는 매도물량 증가, 집값 조정 등 악재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건축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선도지구 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단지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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