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쯔린 참사관 “중국 개방 확대, 한국기업 협력 기회”
박승찬 소장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활용해 글로벌 진출”
김경환 연구원 “ ‘밸류 트랩’ 중국 경기, 하반기에는 반등”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 이석훈 기자 stpoemseok@newspim.com
뉴스핌 ‘2024 아시아 포럼’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한 국내외 중국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확산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다만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충분한 준비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후 현지 상황을 반영한 다각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뉴스핌 주최 제12회 아시아 포럼에서 ‘중국 개혁개방 확대, 한중 경제 무역 협력에 가져올 기회들’을 주제로 발표한 왕쯔린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은 “중국 정부가 제조업뿐 아니라 전신 산업, 인터넷, 교육, 문화, 의료 분야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의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월 중국 공산당은 제20기 3중전회를 열고 ‘더 높은 수준의 개방형 신경제 체제 건설’을 명시했다. 왕쯔린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왕쯔린 공사참사관은 관세 장벽을 낮추고 규제는 대폭 축소했으며 외국기업의 합법적 권익 보장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관세 총수준(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 평균 수준)은 2001년 15.3%에서 2023년 7.3%까지 낮아졌다.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 항목은 2017년 93개에서 2022년 31개로 감소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경제 협력 과제로는 디지털 경제·녹색 경제 등 새 협력 분야 개척,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양자·다자 협정 활용 등을 꼽았다. 특히 “산업망·공급망의 안정적 유지도 중요하며,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C커머스 글로벌 부상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와 위협’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초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이커머스 기업(C커머스)들의 국내 시장 공략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이커머스 환경은 자원(빅데이터)과 기술, 금융, 플랫폼, 제조 등 기존 유통시장의 구조 변화에 따라 전자상거래를 대체하는 ‘신유통’ 형태로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현대물류를 결합한 새로운 소매 형태를 창조했다”며 “이에 기반해 C커머스 플랫폼이 해외직구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알리는 2013년 시진핑의 ‘일대일로’ 정책과 함께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으며 2013년 500만명 수준이었던 해외구매자 수가 2018년 1억5000만명으로 급증했다. 테무는 설립된 지 1년 6개월 만에 캐나다·호주·영국·독일·일본·한국 등 49개 국가로 확장했는데, 특히 지난해 매출액 160억달러(약 21조4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C커머스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인터넷 통신판매 기업 및 개인사업자들의 폐업이 가속화되고 수입유통기업의 매출이 하락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중소 제조기업 및 소상공인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박 소장은 “이미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C커머스를 활용하면 빠르게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 내 핵심 고객층인 ‘Z세대’에게 어필하는 ‘가치 소비’에 집중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프리미엄화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중국/신흥국 주식 파트장.
‘중국 투자 전략: 트랩 탈출법과 새로운 성장엔진’을 주제로 발표한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공급과잉과 저가경쟁을 반복하면서 밸류 트랩(가치 함정)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재화 소비 증가율과 70대 도시 주택가격 상승률이 지난 2021년 2월 이후 하락세”라며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공급과 수요 항목 추이를 봐도 지난해 이후 스프레드 축소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재정정책 강화와 중앙정부 레버리징 △완화적 통화 환경과 금리 인하 △부동산·대도시 기존주택 가격 안정 △수출 경쟁력 회복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추후 중국 증시의 성장을 견인할 분야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 연구원은 “중국 증시 신품질 생산력 테마지수 구성을 보면 전자(12%)·통신(12%)·자동차(10%)·기계설비(10%)·PC(10%)·미디어(10%)·전력기계(10%) 등을 주목할 만하다”며 “CATL·파라시스 에너지·이브 에너지 등 해외 침투율을 늘리는 중국 배터리 업체도 중국 성장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