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수성 특명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본부장..."시장 선도 투자 철학 중요...월배당·장기투자 강화가 핵심"
2024년 09월호
1위 수성 특명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본부장..."시장 선도 투자 철학 중요...월배당·장기투자 강화가 핵심"
2024년 09월호
“투자 문화 선도한 것에 자긍심...상품 다양성 높일 것”
청년 투자자에겐 “장기 성장성 보유한 국가와 섹터 투자를”
| 이석훈 기자 yunyun@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최근 삼성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을 받고 있다. 시장점유율(MS) 차이가 연초 3.93%포인트(p)에서 8월 6일 기준 2.11%까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순자산총액(AUM) 격차도 4조8925억원에서 3조1941억원으로 34% 감소하면서 삼성운용의 운용업계 1위 수성이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위기의 명가를 이끄는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MS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산업 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온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재 집중하는 경영 전략은 수익률이나 운용 규모 등 구체적인 수치가 아닌 투자 문화다. 김 본부장은 “대표지수, 섹터·테마형, 채권형, 금리형, 만기매칭형, 자산배분형 등 시장을 선도했다는 데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크다”며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을 선도하는 운용사로서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 의식도 크다”고 했다.
이러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삼성자산운용은 올 하반기 △ETF 연금 및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 선도 △인컴형 상품 제공 △투자자 장기수익률 제고 등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남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목표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월배당 및 장기투자 강화”라며 “장기투자 목적의 연금과 중개형 ISA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운용사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 성장성을 갖춘 섹터와 테마형,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채권 및 금리형 ETF가 지속적으로 꾸준히 투자자들에게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과잉 경쟁 등으로 ETF 시장의 질적 성장이 더뎌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표했다. 단기간에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목표가 시장의 불균형과 금융 상품의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현재 시장 내 순위 싸움이 격화하면서 운용사 수가 늘어나고 신규 상장 상품 수도 연 100개를 훌쩍 넘겼다”며 “양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금융 산업에서는 상품의 본질과 철학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자산운용업계는 특정 시기에 인기를 끌 만한 테마의 상품을 개발하는 부분에 치중된 측면이 있다”며 “삼성자산운용은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청년층 투자 성향 ‘테크·월배당’...기초자산별 분배”
그는 청년 투자자의 투자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청년층에게 적합한 투자 방법으로 ‘자신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투자 전략’을 강조한다. 김 본부장은 “최근 청년층의 투자 행동을 분석하면 투자 자산은 ‘테크 중심의 성장 테마’, 투자 전략은 ‘월배당’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우선 테크 중심의 성장 테마에 대한 청년층의 수요가 큰 것은 투자 시간이 많으므로 가장 자신에게 친숙하고 장기 성장성을 갖춘 주식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빠른 은퇴를 원하는 청년층이 많아지면서 ‘제2의 월급’으로 불리는 월배당 투자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테크 주식에 투자하는 ETF와 국채 관련 ETF에 절반 정도를 투자하고,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현금성 자산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 본부장은 “주식·채권·대체 투자 등 기초자산에 따라 분류하고, 주식의 경우 장기 성장성을 갖춘 국가·섹터·테마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채권의 경우 매크로 환경에 따라 채권의 섹터와 만기를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머지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 금리연계형 ETF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상품의 구성 종목과 호가 등 세부적인 지표도 상품 선택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테마에 속한 ETF라도 구성 종목의 비중이 다르다면 산업 방향성을 추종하는 정도가 달라진다”며 “호가 제출이 잘 되는 상품을 봐야 하는 이유는 유동성이 풍부해야 본인이 원하는 가격에 상품을 매매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