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 “상속세 15%까지 인하해야”
벤처·스타트업, ‘금융지원 강화’ 최우선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위해 ‘파괴적 규제 혁신’ 요구”
| 송은정 기자 yuniya@newspim.com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월 13일 중기중앙회 KBIZ홀에서 ‘제22대 국회에 바란다’를 주제로 중소기업 입법과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계가 제22대 국회를 맞아 다양한 입법과제를 제언했다. 앞서 중소기업계는 21대 국회에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근무시간 유연화 법안’·‘기업승계 관련법’ 등의 개정을 요구했지만 폐기된 바 있다.
중소기업계는 22대 국회에 ‘주52시간 근무 적용 유연화’와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 처리를 최우선 과제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중기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66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2대 국회 중소기업 입법과제에 대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의견조사’ 결과 주52시간 적용 유연화 등 근로시간제도 개선을 1순위로 꼽은 비율이 38.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처벌방식 개선 및 의무 명확화(18.3%), 중소기업과 은행 간 상생금융 확대(12.9%),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강화(12.7%) 순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계는 선진국형 경제와 사회구조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제22대 국회에 바라는 업계 제언’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 대응 위한 이민청 설립 △민간 자율성 제고 기반 위한 정부 조직 슬림화 등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의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선진국형 경제·사회구조 대전환을 견인하는 거시적 프로젝트를 전격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의 지속성장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으로 상속·증여제도 개편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견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을 OECD 선진국 평균 수준인 15%까지 인하하고 상속주식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시점에 과세하는 ‘자본이득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성장 탈출을 위한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원활한 성장을 뒷받침할 법·제도 환경과 조화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 노동시장 개혁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제22대 국회 입법과제에 대한 벤처기업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1순위로 ‘정책자금 등 금융지원 강화’를 국회에 요구했다. 37.5%는 ‘현안별 국회와 벤처업계 간담회 등 소통 강화’를, 29.6%는 ‘국회와 벤처업계 간 입법협의체 구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중점 과제로는 ‘정책자금 등 금융지원 강화’,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선진금융제도 도입 등 벤처투자 활성화’를 꼽았다.
올해 7월 상시화되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는 ‘벤처기업 특화 R&D 지원 제도 신설’이 2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법인세 등 세제지원 확대’(15.5%), ‘벤처기업 입지지원 제도 개편’(14.4%),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12.9%)이 포함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처리되지 않은 법안 중 차기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됐으면 하는 법안으로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가 2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50인 미만 사업장의 적용을 유예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인공지능(AI) 기본법 제정’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벤처 및 혁신 단체들의 결성체인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22대 원 구성이 되면 지난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 중심으로 7월 중 재발의가 필요하다고 건의할 계획이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는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을 중심으로 조속히 입법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국회는 벤처업계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신산업 분야 지원과 규제 혁신을 위한 입법을 강화하고 벤처기업의 R&D 및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법안들이 입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계는 경제성장 둔화와 인구 감소, 지역 소멸 등 위기의 해결책으로 스타트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자료집을 통해 대한민국 전체를 혁신 생태계로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스포는 스타트업이 활약할 수 있는 지방정부의 디지털 혁신을 비롯해 지역 대학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통한 혁신인재 양성, 지역에 특화한 투자 생태계 구축 및 규제 개선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세계적 규모의 유니콘이나 데카콘에 투자할 수 있는 ‘메가펀드’를 조성해 투자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의 창업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 국면에서는 스타트업에 필요한 외국 자본과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각종 제도 개선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부 실현 과제로는 △청년이 살고 싶은 5대 스타트업 도시 조성 △지역 스타트업 세제 혜택 및 인센티브 확대 △지역 스타트업 자치제도 운영 △100조원 규모 글로벌 메가펀드 조성 △외국인 비자 발급 제도 개선 및 법인 설립 절차 간소화 △스타트업 중심의 일자리 확대와 디지털 약자 보호 △신·구 산업 갈등 해결을 위한 국회 ‘신산업상생협력위원회’ 설치 등을 제시했다.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규제 혁신”이라며 “스타트업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산업을 변화시키는 주체로서, 규제 환경의 유연성과 적응력이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스타트업은 종종 기존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하기 때문에 규제 혁신 없이는 혁신과 성장 잠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파괴적 규제 혁신을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