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테라젠바이오 합작법인 ‘테라젠헬스’ 설립
올해 자체 브랜드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키트 출시 계획
| 김신영 기자 sykim@newspim.com
“국가적으로 의료비를 대지 못하는 부도 사태를 예방하려면, 미래에 다가올 개인별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의학적 단서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테라젠헬스 본사에서 만난 황태순 대표는 개인의 유전자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과 사회를 지키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테라젠헬스가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랩(연구실)’을 열고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테라바이옴’ 연구와 분석에 주력하는 이유다. 2018년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인 수천 명에 대한 장내 미생물 공동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기반으로, 2019년 테라바이옴 서비스를 론칭(당시 테라젠바이오 론칭)했으며 올해 만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람이 질병에 걸리는 요인은 선천적, 후천적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황 대표는 “선천적인 원인을 확인하는 게 유전자 검사라면, 후천적으로 이를 보완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 분석”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대표 또한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을 예측한 뒤 당장 내 몸이 환경에 따라 어떻게 바뀌고 뭘 해야 할지 보완해 주는 서비스가 마이크로바이옴 검사”라고 설명했다. 테라바이옴이 ‘유전자 분석 서비스’의 연장선으로 론칭된 것 또한 이 같은 배경에서다.
두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치료제와 검사 시장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정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이나 개인 유전자를 분석해서 나오는 결과물의 활용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며 “유용한 정보를 토대로 국가가 지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2차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면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황 대표 역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확장해 식품, 프로바이오틱스 등 2차 서비스까지 연계할 수 있는 시장이 상당이 크다”고 봤다.
정부가 최근 ‘DTC(소비자 직접 시행)’ 유전자 검사 규제를 완화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도 많아졌다. 아울러 필요한 유전자 검사 항목이 있을 경우 3개월 단위로 정부의 심의를 받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올 1월 1일 기준으로 총 165개 검사 항목이 열렸고, 테라젠헬스는 보건복지부 국가생명윤리정책원 DTC 유전자 검사역량 인증을 받아 국내 최다인 142개 유전자 항목을 검사할 수 있다.
두 대표는 “정부가 업계의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며 “그 덕분에 롯데헬스케어를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사와 웰니스 영역에서 유전자 분석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테라젠헬스는 롯데헬스케어와 올 하반기 중으로 자체 브랜드(PB)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키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검사의 경우 분변 방식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어 개선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다.
정 대표는 “폭넓은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하겠지만, 타깃을 좀 더 좁히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일반적으로 장내 미생물에 맞는 유산균을 추천하는 방식은 마이크로바이옴을 다루는 다른 회사들도 똑같이 주장한다. 이보다 독자적이고 파급력이 큰 분석 영역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라젠헬스는 작년 9월 롯데헬스케어와 테라젠바이오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테라젠바이오의 황태순 대표와 플랫폼 비즈니스 전문가인 정재호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