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거 “퍼터만큼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가 되겠다”
세계 최초 마그네슘 금속 이용 진동·그립감 모두 잡아
공인기관서 인증받은 성능...가격·인지도 가장 큰 숙제
| 노호근 기자 seraro@newspim.com
스테인리스 헤드와 마그네슘 샤프트, 그리고 마그네슘 그립. 기존의 골프 퍼터와 무엇이 다를까. 마그네슘(Magnesium)이다. 마그네슘은 상용화된 금속 중 가장 가볍고, 진동흡수력이 좋으며, 부딪칠 때 음향마저 좋다. 이는 손맛이 좋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국내 골프클럽 업체 ‘오우거골프’가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도 제작이 상당히 까다로운 퍼터로 첫발을 내디뎠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오우거골프는 지난해 8월 사업을 시작한 신생 기업이지만 대표인 김상길 씨는 2007년부터 한국정밀이라는 전자부품 회사를 운영한 IT계 인물이다. 한국정밀은 PC제품 삼성전자 2차 벤더, 통신부품 삼성전자 2차 벤더 등 대기업 협력업체로서 전자부품을 제조해 납품했다. 김상길 대표는 학창 시절 헤비메탈 리드 싱어로 활동한 뮤지션 경력도 있다. 때문에 오우거골프가 내놓은 퍼터에 이 같은 장점이 모두 녹아 있다.
세계 최초 마그네슘 샤프트·그립
오우거 퍼터는 2021년 우연히 지인이 제작을 부탁한 퍼터를 만들어 주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자신이 직접 퍼터를 디자인하고, 금속에 대한 이해를 퍼터에 접목해 제품화한 것이 오우거 마그네슘 퍼터다.
오우거 측은 그립에 마그네슘이라는 금속을 적용했다고 한다. 마그네슘 샤프트와 그립은 기존의 스틸 샤프트, 고무 그립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공인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검증 결과, 기존 퍼터(스테인리스 헤드+스틸 샤프트+고무 그립)에 비해 오우거 퍼터(스테인리스 헤드+마그네슘 샤프트+마그네슘 그립)가 거리감(동일한 힘으로 퍼팅 시 공이 굴러가는 거리의 편차)과 방향감(잘못 맞은 경우 방향이 직진 시에 비해 멀어지는 편차)이 뛰어나다는 결과를 받았다.
성능 좋은데 디자인도 유니크한 퍼터
퍼터 뒷면을 2층 구조로 해 시각적인 안정감을 가미했다. 둥근 무게추를 달아 골퍼의 스타일에 따라 무게추의 경중을 조절할 수 있고, 이 무게추가 반쯤 둥그렇게 드러나 있어 수려함을 더한다. 울퉁불퉁한 디자인이 단조롭지 않으면서도 난잡해 보이지 않고, 절묘하게 넥에 새겨진 오우거(괴물) 조각은 디자인의 섬세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오우거 퍼터의 아랫면은 물결과도 같이 바람길이 새겨져 있는데 퍼터로 잔디를 쓸고 갈 때 잔디와 부딪치는 마찰을 줄여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퍼터의 페이스는 미세하고 섬세한 그루브가 새겨져 있다. 섬세한 그루브로 인해 타격 시 롤링이 좋다고 한다. 헤드로 공을 타격하면 일정 거리는 공이 미끄러져 가고 이후 굴러간다고 한다.
개인 퍼팅 스타일을 반영한 완벽한 커스터마이징
오우거는 헤드 디자인, 넥 라이(68~80도), 팁 재질, 헤드 무게추 조절, 샤프트·그립 색상 등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또 헤드에 개인별 문구나 성명, 이미지 등을 반영할 수 있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퍼터 제작이 가능하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멋진 디자인이 완성된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상길 대표는 “대한민국이 골프 세계 3위 시장인데 국내 골프채 메이커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오우거가 퍼터만큼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 가장 큰 진입장벽이다. 가격경쟁력과 인지도가 가장 큰 숙제다. 때문에 명품으로 꼽는 해외 브랜드의 마켓팅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오우거 측은 최근 중국 골프 시장의 급성장에 관심을 두고 중국 천진 광림정밀과 중국 총판계약 협의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에 자사 상표권을 출원하고 국내특허 등록 이후 중국에도 등록할 예정이다.
다음은 오우거 퍼터 관련 일문일답.
Q. 퍼터 제작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전자부품을 제작하고 있을 때 친구가 찾아와 수제 퍼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친구가 원하는 여러 가지 요구 주문사항을 듣고 기본적으로 내가 다뤘던 소재들의 이해를 접목해 제작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수제 퍼터 제작을 마치고 제품을 건네자 주문자의 만족도가 너무나 컸다. 이후 친구의 자랑과 함께 하나 둘, 하나 더로 이어지면서 상품화하게 됐다.
Q. 마그네슘 샤프트와 마그네슘 그립의 장점은. 마그네슘은 실용 금속 중 가장 가벼운 금속으로 퍼터에서 요구하는 완벽한 무게 균형을 가능하게 해 준다. 가장 큰 특징인 진동 흡수성은 타격할 때 볼과의 접촉으로 발생하는 헤드의 흔들림을 잡아줘 일관된 직진성을 보여준다. 이미 음향기기와 악기에서 검증된 주파수 전달능력(음 전달력)은 타격할 때 볼과 타감을 그대로 전달해 마치 손으로 볼을 터치하는 느낌을 선사한다. 마그네슘 그립과 샤프트의 정직한 타감과 어떤 스트로크에도 양보할 수 없는 거리감은 퍼팅에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Q. 가격과 인지도가 가장 큰 숙제인 듯한데. 100만원대 수제 퍼터로는 좋은 가격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꽤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평생 소장하고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퍼터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가족과 자녀들이 함께 디자인할 수 있고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수제 퍼터를 소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글로벌 파트너들의 요청과 참여로 미국, 중국 시장 등에 새로운 콘셉트와 포맷으로 리브랜딩해 글로벌 골프 브랜드로 도약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