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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나스닥 안 부럽네"...해외 자금 '봇물' 日증시 전망은?

2024년 04월호

"고공행진 나스닥 안 부럽네"...해외 자금 '봇물' 日증시 전망은?

2024년 04월호

| 시드니=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인공지능(AI)의 폭발적 잠재력과 그로 인한 반도체 산업 성장 기대감이 미국 증시와 더불어 일본 증시를 사상 최고치까지 밀어올리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3월 1일 뉴욕증시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뒤이은 4일 일본 증시 닛케이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만엔을 돌파했다. AI 열풍에 반도체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서 엔저, 디플레이션 탈피 기대감, 기업 이익 증가 기대까지 맞물려 일본 증시로 향하는 외인들의 자금 유입세는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유명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과 AI 열풍 등에 힘입어 외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한국 투자자들 역시 이러한 긍정적 분위기를 일찌감치 읽고 자금 투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증시가 다소 부진한 일본 경제 상황과는 맞지 않으며, 앞으로 기대했던 실적 개선이나 개혁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조정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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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개미 사로잡은 ‘사무라이 7’

AI 붐을 바탕으로 일본 증시가 전력질주하자 ‘일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투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3월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2월 국내 투자자의 일본 증시 거래액은 7억7448만달러(약 1조32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예탁원이 관련 통계치를 제공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월간 거래액 기준 최대 수치다. 이 기간 매수액이 4억3957만달러(5857억원)로 나타난 가운데 순매수액은 1억466만달러(1395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기록했던 1억1041만달러(1471억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뉴욕증시 최고치 행진을 주도한 게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으로 불리는 기술주였다면 일본에는 ‘사무라이 7’이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도쿄일렉트론과 자동차 업체 도요타, 쓰바루 그리고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상사 등 7곳으로 이뤄진 ‘사무라이 7’ 종목들은 올해 들어 가파른 주가 상승을 연출 중이다. 도쿄일렉트론의 경우 연초 대비 60% 넘게(3월 5일 종가 기준) 뛰었고, 어드반테스트는 55% 상승한 상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사랑하는 일본 상사 대표 종목인 미쓰비시상사도 연초 이후 44% 올랐다. 스크린홀딩스(66%)와 디스코(59%), 도요타(41%), 쓰바루(24%)도 모두 연초 이후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 중이다. 일학개미들은 일본 증시 중에서도 주가 상승이 가파른 반도체 종목을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 한 달(2월 6일~3월 5일) 동안 일학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중 4개가 반도체 종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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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들 “추가 상승 여지 충분”

일본 증시는 당분간 지금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꾸준히 포트폴리오 확보에 나서고 있고, 3~4월쯤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양적 완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또 3월 노사 임금협상에서 실질임금 상승이 실현되면 소비 증가로 이어져 그동안 소외됐던 내수 종목으로까지 상승세가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는 일본 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퍼포먼스가 뛰어난 시장에 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아시아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도 일본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시장으로 꼽혔다. 미즈호 리서치기관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마 가즈오는 “수년 내로 닛케이 지수가 5만엔까지 올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 재스퍼 콜은 “개인적으로는 2025년 말까지 5만5000엔으로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닛케이 랠리를 주도한 게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면 앞으로는 일본 국내 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돼 증시 추가 상승을 가능케 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일본 정부는 올 초부터 최대 120만엔인 연간 비과세 투자 한도를 360만엔으로 3배 늘리고 비과세 기간도 5년에서 무기한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시행 중이다. 덕분에 시행 첫달인 1월 중 일본 증시에는 1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16년 만에 최대치다. 미즈호증권은 신NISA를 통해 개인들이 연 1.6조엔의 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은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사외이사 비중 확대, 순환출자 감소 등 지배구조 개선과 자사주 매입 확대 등도 시장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향후 실질적인 개혁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일본 주식을 25조엔 순매수했으나 이후 더딘 구조개혁과 저물가 상황 지속에 따른 실망 등으로 작년 3월까지 누적 28조엔을 순매도한 바 있다. JP모간의 콜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부 지출 확대를 목표로 한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진 않고 있으며, 2025년 내지 2026년에 세율이 인상될 경우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중국발 환율 전쟁 등 글로벌 이슈가 발생하면 일본 수출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증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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