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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의존도 되레 경쟁력 저해"...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출구전략 가동

2024년 02월호

"과도한 의존도 되레 경쟁력 저해"...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출구전략 가동

202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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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해임극이 발단, 관계 맹점 부각
경쟁사 추격, 프리미엄 축소 허용하나
클라우드 LLM ‘GPT’ 중심, 선택권 제한

|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미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이자 신생업체인 오픈AI와의 협업 관계에 힘입어 관련 분야에서 이른바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둘러싸고 이제는 ‘오픈AI 출구전략’ 마련이라는 반대 대응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생성형 AI 개발에서 경쟁사의 추격이 매서운 가운데 오픈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되레 경쟁에서 뒤처지게 할 위험이 있다는 관점에서다.

올트먼 해임극 전말은

MS와 오픈AI 협업 관계를 두고 이른바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작년 11월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의 해임극이 발단이 됐다. 해임극은 올트먼이 CEO에서 해임됐다가 나흘 만에 복귀한 것으로 일단락돼 일종의 소동으로 끝났지만, MS의 오픈AI 의존성의 위험도를 노정했다는 점에서 MS의 장기 경쟁력 기대감에 의문을 던진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트먼의 해임극은 오픈AI의 경영 상황을 감독하는 모(母)단체이자 비영리조직인 NPO의 이사회가 영리보다 AI의 윤리적 안전성을 중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빚어졌다. 투자자 입장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추구한 올트먼 CEO와 대립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일반 상장사에서 볼 수 있는 싸움과는 입장이 뒤바뀐 셈인데, 이런 소동이 빚어진 것은 AI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단체가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기업을 산하에 두는 특수한 지배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MS는 2019년 오픈AI에 첫 투자(10억달러)를 진행해 현재까지 총 130억달러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MS의 지분율이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는 경영 의견 개진 제한 등을 조건으로 출자한 것이라 일반적인 높은 지분율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이런 관계에서의 맹점은 오픈AI 개발이 작년의 소동처럼 지배구조 차질로 지체된다고 해도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MS의 생성형 AI 상업화 전략에서 오픈AI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맹점을 더 부각한다. 현재까지 MS는 오픈AI의 생성형 AI 기반 기술이자 거대언어모델(LLM)인 ‘GPT’를 자사의 검색엔진 ‘빙’에 통합하고 PC용 운영체제(OS) 윈도우11에서 구동되는 AI 요약·조작 기능인 ‘코파일럿’에 탑재하는 등 생성형 AI의 수익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관련 기술 개발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높은 의존도와 오픈AI의 특수한 거버넌스 구조는 경쟁사에 추격을 허용할 위험을 품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쟁 격화와 프리미엄 축소

MS가 수익화 선두에 선 것은 분명하지만 경쟁 현황을 볼 때 관련 구도가 지속된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작년 12월 구글은 종래의 LLM보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 능력을 높인 모델 ‘제미나이’를 발표해 자사의 생성형 AI 서비스 ‘바드’에 탑재하기 시작했고, 더 앞선 8월에는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 업무 소프트웨어에 ‘듀엣AI’로 불리는 생성형 AI 기능을 도입했다. 메타는 LLaMA2라는 LLM을 공개하고 타사가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 MS가 투자자들의 호감을 사고 주식시장에서 인터넷 검색의 1인자 구글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오픈AI를 지렛대로 한 생성형 AI 사업에서의 수익화 우위 기대감 때문이었다. MS는 2021년 클라우드 사업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구글과 밸류 격차를 내기 시작해 올해 그 폭을 추가 확대했다. MS의 PER(포워드)는 33배, 구글은 22배다.

하지만 향후 경쟁에서 MS가 추격을 허용한다면 구글과의 밸류 격차는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 당시 장외시장에서의 오픈AI 주식의 수요는 올트먼의 해임극 소동 전이자 가장 많았던 11월 초순 대비 절반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850억달러 안팎으로 종전에 비해 큰 변화는 없다지만 투자자 다수가 오픈AI 투자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와 호환되는 LLM의 중심을 GPT로 두고 사업을 전개한다. 앤트로픽·코히어·메타 등의 LLM 선택권을 다양하게 한 아마존과 대조적이다. 각 모델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자사의 요구에 맞는 LLM을 골라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택지가 MS에서는 비교적 제한된 셈이다. 당장은 GPT가 최적화나 성능 면에서 우수해 MS가 채택된다고 해도 경쟁사의 개발이 진전되면 고객사가 불만을 품고 이탈하는 상황도 가능하다.

월가는 당장의 오픈AI를 위시한 우위를 전제로 앞으로 수년간 MS가 클라우드 부문에서 아마존의 성장률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 비지블알파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토대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향후 2년간 MS 클라우드 사업부의 예상 매출액 연평균 증가율은 20%인 반면 아마존은 17%다. 다만 D.A 데이비드슨은 “MS와 오픈AI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오픈AI가 사라진다면 MS는 뒤처진다”고 했다.

후발주자 부상, 이번에도?

과거 대중적으로 파급력을 지닌 기술의 주도 주체에는 후발주자가 많았다. 페이스북이 최초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아니었고, 구글 역시 최초 검색엔진이 아니었으며, 애플 역시 최초 스마트폰 업체가 아니었던 것처럼 말이다. 모두 종전 제품이나 서비스와는 다르게 사용자 중심에서 접근하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구글은 검색엔진 알고리즘의 개선, 애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디자인 혁신, 페이스북은 개방성 및 연결성 강화가 주효했다. 오픈AI 지위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MS도 모를 리 없다. 작년 12월 MS는 ‘파이-2’로 불리는 독자적인 새 언어모델을 개발했다. 관련 모델은 이른바 SLM(소규모언어모델)으로 LLM 가동에 방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개발됐다. 파이-2의 매개변수는 27억 파라미터로 GPT의 옛 모델 GPT-3의 1750억 파라미터와 비교하면 매우 작지만 작년 6월 코딩용으로 발표된 파이-3(13억 파라미터)의 2배가 넘는다. 파라미터 130억개 이하 모델 중에서 ‘최첨단의 성능’을 발휘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MS 행보의 초점을 오픈AI 의존도 줄이기에 두고 있다. 당장은 AI 상업화 전략의 핵심인 까닭에 급히 줄이지는 못해도 다각화나 독자적인 LLM의 상업화 성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는 “MS는 자신의 운명을 업계 선두주자에 매단 형국”이라며 “당장은 이익이지만 문제는 오픈AI가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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