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통한 혁신 서비스 출시 박차
AI, 게임 개발·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 양태훈 기자 dconnect@newspim.com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단순 코딩 작업과 리소스 수급은 이미 AI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대규모 AI 언어모델에 기반한 생성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이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및 게임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 개발과 서비스 운영은 물론 비게임 부문으로의 사업 확장에 있어서 AI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유재홍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생성 AI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24% 이상 지속 성장해 경제적 파급효과는 연간 2.6조달러 이상으로 전망된다”며 “(생성 AI 시장은) 미디어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 금융, 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확산돼 생성 AI의 영향력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가장 활발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네이버, 로컬 맞춤형...카카오, 마이크로 버티컬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분야에서 각각 다른 접근 방식으로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해 8월에 발표한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 X’를 바탕으로 한국어 이해도와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동성을 강조한 로컬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생성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 X’, AI 글쓰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공공, 금융, 소프트웨어, 게임, 모빌리티, 교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AI 광고 서비스 ‘클로바 포 애드’, 클라우드 기반 기업형 생성 AI 구축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 기업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 등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설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는 IT 업계뿐만 아니라 유통, 게임, 교육, 공공 등 산업계 전반의 기반 기술로 활용돼 생산성을 증대하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생성 AI를 내부 생산성 향상 도구로 사용하고 있고, 네이버의 경우 커넥트 X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하이퍼클로바 X 기반 업무 생산성 도구를 사내 임직원들이 테스트 형식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초대규모 AI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역시 AI를 더 쉽게 사내 시스템에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서비스 완성도와 사용자 수요 등을 지켜보면서 출시를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이미 하이퍼클로바 X를 튜닝해 이용할 수 있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상품화한 서비스는 더 쉽게 업무 생산성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하이퍼클로바 X 생태계가 한층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 X’를 소개 중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
카카오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X와 달리 특정 사업 분야에 초점을 맞춘 마이크로 버티컬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오픈채팅과 결합된 형태의 ‘AI 콘텐츠 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세분화된 관심사로 형성된 커뮤니티(오픈채팅)에서 관심사에 맞는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I를 활용한 카카오톡의 편의성 개선 역시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카카오톡 실험실을 통해 AI 기능을 추가, 읽지 못한 메시지를 요약하는 기능과 상황에 따라 말투를 변경하는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는 헬스케어 분야에도 AI를 접목할 계획이다. 이는 연속혈당측정기(CGM)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의 식습관, 수면시간, 스트레스, 운동습관 등을 AI가 분석해 건강관리를 돕는 개념이다. ‘파스타(PASTA)’라는 브랜드로 2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KoGPT 2.0’도 연내 공개,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와 지도 서비스 ‘카카오맵’ 등 자사 서비스와 연동해 AI 챗봇으로 이동경로 탐색부터 예약,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AI의 전략적인 연구와 사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장, 올해 1분기 중 AI 연구와 사업 전개,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을 공식 오픈한다”며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은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로서 4000개의 렉(서버 보관 설비), 최대 12만대의 서버를 운용할 수 있으며 저장 가능한 데이터양은 6엑사바이트에 달한다. 카카오 및 카카오 공동체의 주요 데이터센터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게임 업계, AI 활용 생산성 향상 ‘박차’
게임 업계는 최근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게임 캐릭터 설정 및 스토리 창작, BGM 초안 작업 등에서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개발 및 비개발 전 영역에 걸쳐 AI 솔루션을 적극 활용 중이다. 전체 직원의 97% 이상이 대화 생성 AI 서비스 ‘챗GPT’,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디퓨전’, 코딩 보조 도구 ‘코파일럿’ 등 다양한 AI 툴을 통해 실무에서의 반복 업무를 효율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AI 덕분에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기본적인 코딩, 개발 지식이나 검색 스킬의 러닝 커브가 많이 낮아져 예컨대 AI 툴을 적절히 사용하는 능력 등 다른 면에서의 요구 사항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며 “게임 업계가 큰 변곡점을 맞이했을 때를 게임 산업의 혁명이라고 일컫자면, 1차 혁명은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를 꼽을 수 있고, 2차는 모바일이 등장했을 때라고 볼 수 있다. AI의 등장은 그에 비견되는 3차 혁명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넥슨은 AI 연구 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AI NPC와 AI 음성 기술을 활용해 게임 내에서 유저와 상호 작용하는 캐릭터를 구현하고, 유저 개인의 선호에 맞는 음성 메시지를 생성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넥슨 역시 음성 AI 솔루션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Nexon Voice Creator)’를 내부 생산성 도구로 활용 중이다. 보이스 크리에이터는 별도의 녹음 없이 기존 음성 데이터를 통해 특정인의 목소리나 억양을 실제와 비슷한 수준의 음성으로 생성할 수 있는 TTS(Text-to-Speech) 활용 기술로, 이용자가 자신의 취향이나 특성에 맞는 음성 정보를 받아보는 등 개인화된 메시지나 정보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바르코’.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바르코’를 통해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생성 AI 플랫폼 서비스 ‘바르코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스토리 자동 생성, 디지털 휴먼 NPC 생성, AI 일러스트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바르코를 기반으로 항공기상청, 오비고, 트위니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 비게임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 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초대규모 AI 언어모델을 활용하면 기획, 운영, 아트 등 게임 개발 과정 전반의 분야에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또한 바르코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휴먼 개발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통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