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처리 시 무사고 보험료 할인 사라지고 할증
삼성화재, 보험처리 유불리 비교 서비스
보험금 반납 후 사고 이력 삭제 ‘자동차보험 환입’ 활용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 지난 1월 4일 새벽 세종시에서 자동차 약 40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5시 25분쯤 세종시 금강을 가로지르는 금빛노을교에서 차량 29대가 잇따라 부딪혔다. 약 1시간 뒤에는 금빛노을교 바로 옆에 있는 아람찬교에서 차량 12대가 연달아 추돌했다. 두 사고 원인은 모두 블랙 아이스(black ice)였다. 전날 내린 비 등으로 검은 아스팔트 위에 얇은 얼음막(블랙 아이스)이 생기며 주행 중인 차가 미끄러졌고 연쇄 추돌로 이어졌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 위 시한폭탄’으로 불리며 겨울철 교통사고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블랙 아이스 교통사고는 1년에 1500건 넘게 발생한다. 특히 겨울철인 11월부터 2월 사이에 집중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2년 결빙·서리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1658건이다. 부상자는 1042명에 달한다. 사고가 가장 많은 때는 출근시간대다. 전체 사고의 22.1%가 오전 8~10시에 발생했다.
블랙 아이스 교통사고도 다른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보험으로 사고 접수 및 처리를 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보험만 믿었다가는 이듬해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1년 단위로 자동차보험이 갱신될 때 사고 이력이 많은 운전자에게 보험사가 보험료를 더 받고 있어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은 사고 건수에 따라 3년 동안 소액 사고가 1건이라도 있다면 보험료가 할증된다.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3년 이내 보험 처리 건수가 1건일 때는 15% 할증, 2건일 때는 38% 할증, 3건 넘을 때는 50%가 각각 할증된다. 만약 3년 동안 무사고로 보험료 할인을 받은 사람이라면 보험료 할증에 더해 기존 보험료 할인도 사라져 체감하는 보험료 인상 폭은 크다.
보험료를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운전자를 위해 보험사는 향후 보험료를 계산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 다이렉트에서는 ‘보험 처리할까 말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사고 정보만 입력하면 향후 3년간 갱신 보험료와 사고 처리 비용을 고려해 보험 처리 유불리를 현재 시점 기준으로 알려준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아니라면 △본인 기본보험료 △본인 등급 △가입한 보험사 할증률 기준 등으로 보험 처리 유불리를 따져볼 수 있다. 다만 보험사마다 규정이 다르므로 고객센터 등을 통해 문의하는 게 편리하다.
보험 처리를 해서 보상까지 받았는데 보험을 처리한 게 손해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 수도 있다. 이때는 자동차보험 환입 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자동차보험 환입 제도는 보험사에서 받은 보험금을 다시 돌려주고 해당 사고 건수를 보험료 할증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법이다. 보험사에 돌려줘야 할 보험금과 3년 동안 할증될 보험료 및 사라지는 할인 보험료를 따져 저렴한 방법을 택하면 된다. 자동차보험 환입 제도는 본인 자동차보험을 가지고 있는 설계사에게 문의하면 된다. 인터넷 등 다이렉트로 가입했다면 해당 보험사 콜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보험사에서는 보험금 1000만원 사고 1건보다 20만원 소액 사고가 3건 넘는 경우에 보험료가 더 많이 오른다고 보고 있다. 이에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환입 제도를 잘 이용하면 이듬해 보험료 폭탄을 피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제도를 활용하면 사고 기록을 삭제해 무사고 기록을 유지할 수 있다”며 “3년 무사고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면 이 제도로 계속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 피해 금액을 합의하고 보험 처리 여부 손익을 따질 여유가 없을 때도 자동차보험 환입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며 “가벼운 접촉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동차보험으로 우선 처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