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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 유지태 법과 정의 그리고 신념을 말하다

2024년 01월호

‘비질란테’ 유지태 법과 정의 그리고 신념을 말하다

2024년 01월호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글로벌 OTT 디즈니+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를 통해 한국형 다크 히어로의 포문을 열었다. 한때 ‘멜로 장인’으로 불리던 배우 유지태가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큰 변신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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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정의, 그리고 신념의 이야기

디즈니+가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 이어 ‘비질란테’까지 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작품은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를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의 이야기를 그렸다. 여기서 배우 유지태는 김지용(남주혁)과 대립하는, 또 다른 정의와 신념을 가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을 연기했다.

“한국의 ‘테이큰’과 같은 작품을 예전부터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비질란테’를 통해 한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한국에서 형사물, 코미디 등 여러 장르가 나오는데 이제는 히어로물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무빙’도 ‘비질란테’도 히어로와 다크 히어로물인데 대중이 이런 장르를 좋아하잖아요(웃음).”

‘비질란테’는 개인이 스스로를 무장해 안전을 지키는 자경단이라는 뜻을 가졌다. 주인공 김지용은 어린 시절 자신의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솜방망이 처벌로 가해자가 반성 없이 사는 모습에 분노해 그를 심판한다. 이후에 이러한 범죄자들을 직접 처단한다. 그리고 법망을 피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비질란테를 막아서는 자가 바로 유지태가 맡은 조헌이다. 그는 경찰대학에서부터 주목을 받아온 인재이자 ‘피지컬 괴물’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웹툰이라는 좋은 원작이 있지만, 저는 제가 맡은 역할이 실존했던 인물이라고 해도 제 나름의 해석을 해요. 일단 조헌은 특수부대 출신에 키는 2m가 넘는다는 정보가 있었어요.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15~20kg 증량을 했는데, 넘볼 수 없는 피지컬을 가진 캐릭터로만 보이고 싶진 않았어요. 현실에 가까운 인물로 만들고자 했죠.”

많은 히어로물, 혹은 형사물에서 그려지는 경찰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임무를 완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질란테’ 속에서 조헌은 처음부터 법망을 피해 범죄자를 심판하는 비질란테와 직접적으로 대적하는 인물이다.

“조헌은 우리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세계관이 있으면서도 최고의 피지컬을 갖고 있어요. 연기하면 할수록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히어로물이나 해외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보면 경찰은 현실과 조금 동떨어져 있어요. 특수 활동을 하거나, 어딘가 파견돼 임무를 완수하죠. 하지만 ‘비질란테’는 현실이잖아요.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헤쳐나가면서 사회에 소속된 경찰로서 임무를 띤 캐릭터예요. 자신의 정의와 소신이 뚜렷하죠.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보다 깊이 있게 이야기할 게 많은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입체적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조헌이 맡은 경찰은 또 다른 성격을 띤다. 극중에서 조헌은 비질란테를 검거하기 위해 수많은 악의 세력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일삼는다. 그럼에도 자신이 지키는 정의와 소신이 누구보다 뚜렷하기에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범죄자를 심판하는 김지용과 대립한다.

“현실의 조헌처럼 행동했다면 분명 범죄자가 됐을 거예요. 하하. 조헌은 경찰의 철학과 가치관을 지켜나가고 법 테두리 안에서 범죄를 행해요. 법에 모순이 있어도 궁극적으로 옳은 길로 가야 한다는 걸 증명하려고 하죠. 그걸 김지용에게 보여주겠다고, 증명해 보이겠다고 이야기하고요. 그 대사를 보면서 조헌이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법의 모순, 부패한 경찰, 부조리와 불합리 속에서도 나름의 정의가 있고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하는 의지의 사나이라고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작품 초반부터 나오는 대사가 “법에는 구멍이 나 있다”라는 것이다. 솜방망이 처벌로 가해자는 잘살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 속에 있다. 그런 가해자를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 김지용과 어떤 경우에서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심판을 받게 하려는 조헌의 대립은 사회에 여러 질문을 던진다. 옳고 그름, 그리고 정의와 신념에 대해.

“작품이 만들어지기 전에 원작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봤어요. 시리즈로 제작이 된다고 했을 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지길 바랐어요. 처음에 화두를 던지고, 스토리가 개입되길 바랐는데 결과물을 보니 너무 만족스럽더라고요. ‘비질란테’가 화두를 던지고, 이후에 만들어진 스토리로 인해 다음 내용이 궁금해진 작품이잖아요. 화두를 던진 상태에서 끝난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로 인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길 바랐죠.”

영화 ‘동감’, ‘봄날은 간다’로 멜로의 장인으로 떠올랐던 유지태가 최근에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그리고 ‘비질란테’를 통해 중의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나에게는 굉장히 고무적인 작품”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고 감사하죠. 중간 지점을 걷고 있는 저로서는 예전에 칭찬받은 역할을 주로 선보일 수도 있는데, 도전을 했고 그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실패를 하더라도 꾸준히 도전을 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죠. 배우로서 노력해야죠. 하하. 그리고 ‘비질란테’ 시즌2가 제작되면, 이번에 하지 못했던 것까지 열심히 하려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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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그리고 교수 유지태...“새로운 자극점”

유지태는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해 26년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코로나 이후 영화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그는 남다른 책임감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제는 OTT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OTT를 통해 많은 시리즈물이 제작되고 있는데 그 시리즈가 영화로 다시 만들어지거나, 스핀오프 또한 영화로 제작돼도 좋죠. 영화는 퀄리티, 디테일, 그리고 미장센이잖아요. 이런 콘텐츠를 요구하는 수요가 있으면 더욱 많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이 제도적 측면에서 훨씬 더 많이 이뤄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죠.”

그는 독립영화 발전을 위해 사비를 들여 상영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현재 건국대 매체연기과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유지태는 배우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사실 영화를 오래 해온 사람으로서 코로나 이후 운동선수가 운동장을 잃은 듯한 박탈감을 느꼈어요. 힘들고 괴로웠죠. 제가 지금까지 꿔 왔던 꿈은 무엇이 되는 건가 하는 회의감도 들었고요. 그때 선택한 것이 바로 공부였어요. 그게 이어져서 교수까지 하게 됐죠. 공부를 하면서 조금 더 파고들게 되고, 이런 것들을 학우들에게 알려주다 보니까 저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되더라고요. 저 역시 예술적 감수성이 제일 높았을 시기가 대학생 때였어요. 그래서 이 친구들의 감수성을 건드려주고, 동기부여해 주고, 영감을 주는 거죠. 부담 안 가는 수준에서 지침을 알려주려고 해요. 그게 교수의 역할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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