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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 설경구 “충격적 실화 영화 부디 좋은 영향 끼치길”

2023년 12월호

‘소년들’ 설경구 “충격적 실화 영화 부디 좋은 영향 끼치길”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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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배우 설경구가 정지영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소년들’로 잔인한 공권력 앞의 흔들리지 않는 양심을 표현했다.

‘소년들’에 출연한 설경구는 인터뷰를 통해 정지영 감독과 무게감 있는 작업을 함께 한 소감을 얘기했다. 1999년 삼례 나라슈퍼 강도살인 사건의 억울한 피해자들을 다룬 작품에 참여하고, 실제 피해자들과 진범까지 마주한 그는 그동안은 느낄 수 없었던 실화 자체의 힘을 전했다.

1999년에도 이런 일이...충격적 실화 담은 영화

“개봉 전에 전주에 가서 시사회를 했는데 아직도 묘한 기분이 들어요. 촬영을 전주에서 하면서 도움 주신 분들, 유가족들과 ‘소년들’의 실제 피해자도 오셨어요. 화성 연쇄살인사건, 낙동강 살인사건의 피해자 분들도 오시고 약촌 오거리 사건의 홍 반장님과 재심을 맡으셨던 박준영 변호사도 오셨죠. 심지어 진범까지도 만났어요. 유가족 분들이랑 연락을 하고 지내신대요. 정말 기분이 이상했죠.”

영화 속 우리슈퍼 사건으로 재구성된 이야기는 사건 당시 억울하게 누명을 쓴 3명의 소년들을 형사 황준철(설경구)이 돕는 내용이다. 진범 제보를 받은 황준철은 사건을 홀로 재수사하지만 수사 관련인들은 진실이 밝혀질 기회를 묻어버린다. 오지로 좌천돼 퇴직할 때까지 경위로 살아온 황준철에게선 설경구의 전성기 시절에서 본 ‘강철중’의 눈빛이 보인다.

“실제 피해자들이 잘 보셨다고 하시고 박준영 변호사님은 감독님한테 고맙다고도 하셨어요. 겪었던 게 있으니 내 일처럼 영화를 보셨나 봐요.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긍정적으로 봐주셨어요. 그래도 정의는 있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걸 보면 초월하신 것 같아요. 세상에 대한 원망보단 그래도 희망이 있지 않냐고 말씀하시는 게. 아이 돌 때 누명 쓰고 들어가서 나오니까 아이가 24살이라던 이야기를 들으니 확 와닿더라고요. 그런데도 좋은 일 하시려고 노력하세요. 마음이 좀 아팠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가니’, ‘변호인’ 같은 실화 바탕 영화가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사랑받던 시절이 있었다. 코로나를 겪으며 영화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처럼 관련법이 생기거나 하는 파급효과도 이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설경구가 선뜻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바로 정지영 감독이었다.

“감독님이 좋아서 끌렸어요. 그분이 살아온 과정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영화감독님 중에는 상당히 사회 참여형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말하기 어려운 것도 나서서 얘기하는 분이시고, 사회적 문제가 있을 때 농성이나 단식도 하셨죠. 뚝심이 있는 분이라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실화 바탕 영화가 사실 들어오면 보통 하게 돼요. 책을 줄 때부터 충만해져서 오는 느낌이죠. 이걸 쓰고 기획할 때부터 몰입한 상태로, 강렬한 눈빛으로요.”

극중 설경구는 황 형사의 젊은 시절부터 퇴직 직전의 늙고 초라한 모습까지 다양한 장면을 소화한다. 젊은 혈기의 ‘미친 개’ 시절엔 ‘강철중’ 때의 강렬한 카리스마도 느낄 수 있지만 퇴직을 앞두고선 무기력하다. 진실을 밝히려 했단 이유로 한직을 전전하던 공직자의 회한이 느껴진다.

“그게 원래 제 모습이죠. 시간을 얼마 안 남겨두고 살을 빼기 시작했는데 제 생각엔 건조해 보여야 할 것 같았어요. 실제 그분을 만나보고 많은 부분을 가져왔어요. 파출소로 좌천된 것도, 하루에 6~7병 소주를 안 마시면 잘 수 없을 정도였고 결국 뇌경색이 오셨대요. 후유증도 있으시고요. 어떻게 그 마음을 알겠어요. 저는 상상하는 거고요. 실제로 16년간 진급이 안 되고 경위로 퇴직하셨대요. 재수사를 밀어붙이니까 그만하라고 상급자랑 싸우셨다는 얘길 들으면서 연기적으로 더 갔어야 했나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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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강철중’ 눈빛...“어떤 영향이든 끼쳤으면”

정지영 감독은 설경구에게 대본을 건네며 “오랜만에 강철중 같은 거 하지”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누구나 아는 그의 대표작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약간은 부담을 느끼면서도 “소년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찍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얘기했다.

“감독님도 강철중이 10년 후 저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셨대요. 제 핸디캡이기도 한데, 형사를 하면 아무리 다른 걸 해도 강철중 같아서 피하기도 했어요. 이번엔 황 반장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소년들이 자기 목소리도 못 내고 일방적으로 당하고, 조작된 것에 대해 주장 못한 걸 처음으로 용기 내서 세상에 외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감독님도 저도요. 고맙게도 박준영 변호사가 어제 보고 그 부분을 언급해 줬어요. 실제로는 재심 때도 목소리를 못 냈대요. 영화로나마 소년들이 용기를 내서 얘기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요.”

사회고발 영화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에 동의하면서도, 설경구가 바라는 건 분명했다. 이런 사건사고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역시도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라는 건 그의 추측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

“요즘은 다들 이런 일에 대해 무뎌진 것 같아요. 자극적인 거 외에는 또 일어났구나. 내 일 아니면요. 그게 영화에도 영향이 미치는 것 같아요. ‘도가니’는 관련 법도 만들어지고 했지만 오히려 불편해지기 싫은 감정도 팽배한 듯해요. 조금 달라진 거죠. 그래도 이런 영화가 잘돼야 한국영화가 잘된다고도 봐요.”

앞서 임시완과 함께 출연한 ‘불한당’ 이후 두텁게 형성된 팬들에게 올해 설경구는 무려 네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유령’부터 넷플릭스 ‘길복순’, ‘더 문’, ‘소년들’까지. 모두 다른 장르의,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작품들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팬들과 마주할 기회가 없어져 서운했던 갈증을 모두 풀어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도 그는 팬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관객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요즘 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것만 인기를 얻는다고도 하지만 ‘소년들’의 상황도 어떤 면에서 폭력적이에요. 이만 한 폭력이 없죠.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제발 끼쳤으면 하고 많은 사람 입에 오르내렸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 그거겠죠. 뒤늦게 재심을 통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만 영화로 거울이 됐으면 좋겠다고, 감독님도 저도 그런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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