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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시장, 그림 넘어 디자인까지 확장

2023년 11월호

한국 미술시장, 그림 넘어 디자인까지 확장

2023년 11월호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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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치 컬렉터들, 디자인 아이템에 주목하기 시작

국내 미술시장이 그림, 조각을 넘어 디자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젊은 MZ세대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좀 더 세련되고 예술적으로 꾸미기 위해 디자인 아이템에까지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근래 들어 아트마켓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영리치들은 아트퍼니처라든가 아트토이, 현대공예품 등 ‘예술이 깃든 디자인 아이템’을 보유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기존 50~70대 컬렉터들이 그림과 조각 컬렉션에 집중했던 것과 궤를 달리한다.

실제로 30~40대 영리치 컬렉터들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예술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아트토이를 사거나 아트피규어를 수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또 에디션 가구 등을 사들이는 젊은 컬렉터도 적지 않다.

이에 많은 갤러리와 기획자들이 디자인 아이템을 선보이는 특별전시라든가 팝업 이벤트, 나아가 페어까지 마련하며 신시장 창출에 발 벗고 나섰다. 이미 디자인 아이템을 따로 취급하는 전문 갤러리라든가 전문 아트페어가 자리를 잡은 미국과 유럽에 비한다면 이런 움직임은 늦은 편이다. 하지만 일단 시동이 걸리면 빠르게 속도가 붙는 한국 마켓의 특성상 디자인 부문 시장도 곧 토대가 다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트부산이 서울서 선보이는 ‘디파인 서울’

아트마켓의 영역을 디자인까지 확대하려는 시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아트부산(Art Busan)’의 새 전략이다. 매년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정상급 아트페어를 11년째 개최해온 아트부산 운영위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디자인 페어인 ‘디파인 서울(DEFINE SEOUL)’을 오는 11월 1~5일 서울 성수동 일원에서 개최한다. 특이한 점은 부산이 아니라 서울을 택했다는 것. 국내에 리빙디자인페어, 공예트렌드페어가 있지만 디자인만으로 페어를 여는 것은 흔치 않아 관심을 모은다.

디파인 서울의 ‘디파인’은 디자인(Design)과 파인아트(Fine Art)의 단어 앞자를 연결한 것으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디파인 서울은 다양한 해외의 디자인 아이템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동양의 미학과 한국의 헤리티지를 함께 조명하여 동시대적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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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과 손잡고 디자인 페어인 ‘디파인 서울’을 론칭하는 양태오 디자이너의 공간. 이배의 회화와 아트퍼니처들이 보인다. Courtesy of Teoyang Studio


행사의 총괄 디렉팅은 최근 가장 잘나가는 디자이너이자 권위 있는 매체인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AD)가 ‘세계 100대 디자이너’로 선정한 양태오 디자이너가 맡았다. 양태오 씨는 페어의 메인 테마부터 주제관 연출을 디렉팅했다. 양 디자이너는 “디파인 서울은 디자인과 아트의 만남을 통해 문화적 가치를 접목시켜 시대와 감응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우리가 해석하는 디자인 가치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이것이 취향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의 테마는 ‘사물의 내면’. 디자인 오브제를 통해 트렌드를 뛰어넘는 다양한 제안을 하고, 아트와 디자인에 대한 다각적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디파인 서울 2023’은 서울 성수동의 레이어 27과 41 스튜디오와 앤디스636에서 열린다. 옛 공장지대에 수많은 디자인 스튜디오와 랩이 들어서며 감각파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된 성수동의 지역 특성과 트렌디한 문화에 국내외 다양한 갤러리와 디자인 스튜디오, 하이엔드 디자인 브랜드들의 디자인 아이템과 아트가 어우러질 예정이다. 또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디파인 토크(Define Talk)와 세미나, 로컬파트너 연계세션 등도 선보인다. 예술을 사랑하는 전문가와 컬렉터들의 참여로 대중에게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다.

아트부산 측은 이 페어를 통해 국내 마켓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다.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은 “국내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은 잠재적인 수요다. 미술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는데 이럴 때가 투자의 적기라 생각한다”며 “아트부산은 모두가 ‘부산에선 페어가 성공할 수 없다’고 할 때 기치를 들어올려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아트페어로 키웠다. 부산 거점에서 이제 서울로, 글로벌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즉 세련되고 창의적인 디자인 아이템과 순수미술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영리치들의 니즈를 한 발짝 앞서 자극하겠다는 것. 또 올 12월에는 아트바젤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아트부산 브랜드로 특화된 페어를 선보이며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트부산은 지난 7월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유영석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참여한 기업 투자를 유치해 도약의 동력을 얻었다.

아트부산의 정석호 이사(매니징 디렉터)는 “국내에 아트페어가 100여 개를 넘어섰다. 여기에 똑같은 페어를 하나 더 첨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듯싶다. 그래서 아트부산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롭고 차별화된 페어를 선보인다. 매년 가을 성수동에서 디자인의 가능성을 살피는 페어를 정례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술품을 사는 컬렉터들의 공간을 방문해 보면 그림에는 저마다의 개성과 취향이 반영돼 있는데 가구라든가 디자인 아이템은 아직 취향이 덜 반영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디자인 마켓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포인트”라고 밝혔다.

정 이사는 올해 ‘디파인 서울’에 제네바와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갤러리필리아와 이탈리아의 지오파토&쿰스 등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해외 기반 디자인 갤러리와 스튜디오가 여럿 참가한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등과 함께 디자인의 전통과 현재, 미래를 가늠케 하는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중은 디자인과 공간, 디자인과 아트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살피면서 내 공간에 어울릴 아이템을 선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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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퍼니처 작가 정명택이 한국 고건축의 초석을 변주해 만든 금속 오브제. 의자 또는 테이블로 사용 가능하다.


날로 늘어나는 국내 화랑의 디자인 전시

서울 경리단길의 박여숙화랑과 용산의 LVS갤러리, 청담동의 갤러리씨엔과 다도화랑, 부산의 조현화랑 등 국내 몇몇 화랑은 근래 들어 도예 및 공예 전시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물론 주종목은 여전히 순수미술이지만 디자인 및 공예 전시를 교차 개최하며 장르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아트스페이스3가 본격적인 디자인 전시로 가세해 주목된다.

아트스페이스3는 ‘신식가구(新識家具)’라는 타이틀로 4명의 작가가 가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11월 4일까지 ‘물질의 기운, 가구의 정신’이란 부제로 열리는 전시에는 조각가(나점수), 목수(방석호), 가구디자이너(송기두), 아트퍼니처 작가(정명택)가 참여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이들은 기획자의 의뢰에 가구의 미학적 담론에서부터 실체적 현실을 넘나들며 개성 있는 신작을 내놓았다.

신식가구에서 ‘識(식)’은 가구의 기능과 효율을 전제로 하되 물질 그 자체로서의 이해와 그 형태가 재생하는 상태를 지켜보는 ‘알아챔’의 영역을 의미한다. 이번 기획전의 큐레이터는 “가구는 일상과 밀접한 도구이자 문명의 꽃으로 인류와 오랜 세월을 동행해 왔다. 가구 디자인 또한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하며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무수히 탄생시켰다. 토넷의 의자 14번, 알토의 스툴, 야콥슨의 개미의자가 대표적이고, 인간 중심의 극적인 감성을 가구에 표현한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이너들, 신기술 신소재 가구로 물성을 가구에 녹여낸 작가까지 다양하다”며 “이번 ‘신식가구’전은 가구에 대한 이해의 격조를 달리해 물질과 형태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져온 조각가, 목수, 건축가, 디자이너가 저마다 대담하고 독창적 작업으로 참신함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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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아트퍼니처 작가, 디자이너 등이 참여한 신식가구전 중 송기두의 작품. 송기두는 건축가 출신이다. [사진=아트스페이스3]


실제로 4명의 아티스트가 내놓은 가구들은 낯익은 서양가구와는 달리 조선가구의 장식과 기능이 몸체에 은근히 스며들어 있거나, 구조와 기능의 자리에 ‘비일상의 감각’이 똬리를 틀고 있어 새로움을 추구하는 ‘눈 밝은 컬렉터’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아티스트들이 자신만의 조형감각으로 빚어낸 독특하고 신선한 디자인 아이템들은 ‘눈이 번쩍 뜨이는 매혹적인 예술’을 좇으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아트를 접목하고자 하는 ‘멋쟁이 MZ 컬렉터’들의 새로운 투자 품목으로 진입될 공산이 크다. 물론 시간은 걸리겠지만 때가 슬슬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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