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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아직도 배가 고프다"… 쿠팡페이 등 신사업 확장 중

2022년 11월호

[쿠팡] "아직도 배가 고프다"… 쿠팡페이 등 신사업 확장 중

2022년 11월호

쿠팡플레이, 스포츠 중계로 남자 회원 수 증가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 늘수록 적자 커져
퀵커머스 시장 놓치면 쿠팡 점유율 하락할 수도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쿠팡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그래서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굵직하고 눈에 띄는 사업들만 살펴봐도 2015년에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팡페이’를 출시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를, 2020년에는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론칭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쿠팡파이낸셜을 설립해 여신전문금융업에 도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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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신사업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쿠팡만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아직 쿠팡의 본업인 이커머스조차 지속적으로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쿠팡은 개의치 않는다. 쿠팡은 막강한 이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쿠팡만의 생태계를 공고히 해 고객들이 쿠팡 생태계에 계속 머물러 있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

‘쿠팡페이’는 승산 있는 高마진 사업

쿠팡이 2015년에 론칭한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는 놀랍게도 흑자 사업이다. 쿠팡이 진행하는 대부분의 사업이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쿠팡페이는 효자 사업이라 할 수 있다. 2020년에 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전년 대비 425% 급증한 1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이름 있는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자사의 ‘페이’ 서비스를 통해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첫 번째 이유는 ‘락인 효과’다. 쿠팡이나 네이버의 생태계에 머무르며 돈을 쓰게 하기 위해서는 ‘쿠페이’나 ‘네이버페이’ 사업은 필연적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두 번째 이유는 수수료 절감 효과와 추가 수익원 확보다.

쇼핑몰 기능이 강한 네이버나 쿠팡의 경우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카드결제수수료를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수수료를 받는 게 가능하다. 2021년에 쿠팡의 총거래 추정액은 약 34조원이다. 이 34조원의 상품을 거래할 때 결제수수료율을 1%만 잡아도 3400억원, 2%를 잡으면 6800억원이 된다. 물론 아직까지 이 결제수수료율은 대부분 신용카드사(PG사, VAN사 등 포함)가 가져가는 구조라 신용카드사 좋은 일만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쿠페이’의 가장 큰 강점은 ‘원터치 결제’로 결제가 빠르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쿠팡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결제를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본인이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등록해 결제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결제는 간편하지만 쿠팡이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제공하는 추가 혜택은 없다. 하지만 신용카드가 사용된 카드사에서 0.1~1.5%의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두 번째는 본인의 은행 계좌를 연결해 ‘쿠페이 머니’로 현금을 환전해 쿠팡에서 결제하면 쿠팡은 결제금액의 1%를 쿠팡 캐시로 적립해 준다.

결국 고객이 ‘쿠페이 머니’를 이용하면 ‘쿠팡’이나 ‘쿠팡이츠’에서 구매하는 모든 생필품을 1% 할인받아 구매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 경우 신용카드사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못 받게 된다. 따라서 쿠팡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쿠페이 머니’를 활용해 상품을 결제해 주면 카드사에 내는 결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쿠페이 머니’ 사용을 최고의 선택지로 생각하지 않는 구조다.

반면 가맹점 입장에서는 카드결제수수료율에 대한 부담이 크다. 신용카드사(PG사, VAN사 등 포함)가 가맹점에서 받는 결제수수료율은 대략 0.8~2.3% 수준이고,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결제수수료율도 대략 1~2.5% 수준이다. 대신 네이버나 카카오는 다시 카드사(PG사, VAN사 등 포함)들에게 결제수수료율의 대부분을 재지급한다. 따라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각종 페이 서비스는 고객들 본인이 이용하는 신한카드나 현대카드를 페이결제시스템에 등록해서 사용하면 마진이 거의 없다. 자사의 페이 서비스에 고객이 은행 계좌를 연결해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통해 ‘페이 머니’로 결제해야 높은 마진이 발생하는 구조다.

결국 한국에서는 여전히 높은 카드결제수수료를 대부분 신용카드사(PG사, VAN사 등 포함)들이 가져가고 있다. 대신 신용카드사들은 외상으로 카드대금을 소비자에게 빌려주는 꼴이므로 고객이 연체하면 카드대금 회수를 못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외상으로 빌려준 상품결제대금의 이자도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카드회사들의 주 수익원은 결제수수료보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통한 고금리 대출 수익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쿠팡은 또 2021년에 일반 신용카드사들처럼 회원들이 자사의 물건을 구매할 때 나중결제(후불결제, BNPL: Buy Now Pay Later)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쿠팡의 ‘나중결제’는 고객의 구매패턴을 분석하고 자체적인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고객별로 신용도에 따라 최대 200만원 한도 내에서 외상구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고유 리스크처럼 일부 고객들이 상품결제대금을 연체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금융감독 당국에서도 우려를 표해 최근 할부거래는 일시적으로 중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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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이용자 수는 약 3000만명, 스마일페이(G마켓) 이용자 수는 약 1700만명, SSG페이(이마트) 이용자 수는 약 900만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페이(쿠팡)의 경우 최소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유통업체들 입장에서 간편결제 시장은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의 주요 유통업체들은 모두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지속적으로 회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쿠팡은 강력한 이커머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쿠페이를 계속 키워 나가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나 페이스북의 메타페이보다 쿠페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는 이유는 뭘까. 카카오나 페이스북과 달리 아마존이나 쿠팡 앱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목적은 100% 물품을 구매하려는 의도를 가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쿠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수익성은 ‘쿠팡파이낸셜’로 확보?

쿠팡페이의 자회사이자 쿠팡의 손자회사인 ‘쿠팡파이낸셜’은 금융업으로 사업 확장을 원하는 쿠팡에게 아주 중요한 회사다. ‘쿠팡파이낸셜’은 400억원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2022년 8월에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금융업 등록 승인을 받았다. 신용카드업을 제외한 여신전문금융업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이므로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쿠팡 입장에서는 빠르게 흑자를 낼 수 있는 승산 높은 사업이다.

‘쿠팡파이낸셜’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당연히 쿠팡의 ‘오픈마켓’이나 ‘제트배송’을 이용하는 온라인 소상공인들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미 네이버가 자사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같은 금융회사들과 제휴해 대출을 중개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단순히 중개만 해줄 생각이 없다. 직접 대출해 주기 위해 ‘쿠팡파이낸셜’을 만들었다. 이런 서비스는 이미 중국에서 알리바바가 진작에 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수익 규모는 얼마나 될까. 한국 4대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 회사들의 영업이익을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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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계열의 캐피탈 회사별로 영업이익이 매년 몇천억원씩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쿠팡의 경우 엄청난 플랫폼 사용자 수를 보유한 한국 1위의 이커머스 기업이다. 쿠팡 사용자 수는 1800만명,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 가입자 수는 900만명이 넘는다. 이 고객들을 금융과 잘 연결한다면 추가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쿠팡파이낸셜이 가장 핵심적인 타깃 고객으로 생각하는 대상은 쿠팡과 거래하는 소상공인 파트너 16만명이다. 거래금액도 무려 8조원이 넘는다. 이들을 대상으로 쿠팡에서 발생하는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등을 담보로 사업자 대출을 확대해 나간다면 리스크 관리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쿠팡과 거래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우 이미 쿠팡에 빅데이터가 쌓여 있기 때문에 신용평가와 연체율 관리에서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쿠팡파이낸셜은 미래에 쿠팡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쿠팡파이낸셜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 법조계와 금감원 출신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온 수익성 부족 문제를 탄탄한 이커머스 생태계를 근간으로 한 금융업 진출로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쿠팡플레이, 스포츠 중계로 남자 회원 증가

쿠팡이 2020년에 새로 론칭한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는 돈이 되는 신사업일까. 상당 기간 돈이 되기는커녕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한국에서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이다. 이 업체들의 스탠다드 월 구독요금은 기본적으로 1만원이 넘는다.

반면 쿠팡의 ‘와우 회원’ 이용료는 고작 월 4990원이다. 이 유료 멤버십의 핵심 혜택은 OTT 서비스가 아니라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배송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의 본업이자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을 이용해 매주 1회씩 생수만 배달시켜도 충분히 남는 장사다. 이런 매력 때문에 2021년 말에 가입자 수가 900만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10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웬만한 주부들은 다 쿠팡의 ‘와우 회원’에 가입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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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와우 회원’ 혜택에 추가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까지 번들로 제공하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거꾸로 쿠팡 입장에서 손익 계산해 보면 엄청난 적자다. 그런데도 쿠팡이 쿠팡플레이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고객들을 묶어놓는 ‘락인’ 효과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커머스 최강자 아마존이 OTT 서비스인 ‘아마존비디오’를 운영하면서 락인 효과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강력한 경쟁회사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멤버십’도 혜택 중 하나로 OTT ‘티빙’ 무료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손익계산만 따져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쿠팡에게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 바로 쿠팡플레이를 통해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와 남자 회원 수를 늘리려는 전략이다. 주부들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를 쿠팡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영리한 전략이다. 그래서 쿠팡은 작년에 쿠팡플레이를 통해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는 토트넘 홋스퍼의 영국 프리미어 리그 경기들을 무료로 생중계했다.

또 2022년 7월에는 한국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친선경기를 독점 중계하고 경기장 관람티켓도 독점 판매했다. 스포츠 중계권 가격은 상당히 비싸 OTT 서비스의 제왕인 넷플릭스도 진출을 망설이는 데 비해 쿠팡은 거침이 없다. 아무래도 스포츠는 남자들의 관심이 더 많은 편이니 남자 회원 수 증대에는 확실한 보증수표다. 특히 1인 남성가구가 주 타깃이다. 아쉽게도 22-23 시즌에는 토트넘 경기 생중계를 중단했다. 대신 11월의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9월에 열린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코스타리카, 카메룬과의 2연전을 디지털 생중계하며 구독자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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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인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8월의 ‘쿠팡플레이’ 사용자수는 380만명으로 넷플릭스 1214만명, 웨이브 432만명, 티빙 429만명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 리포트에서 주목할 건 ‘쿠팡플레이’가 토트넘 경기를 단독 생중계한 7월 13일에만 무려 45만건의 ‘쿠팡플레이’ 앱 신규설치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쿠팡의 스포츠 중계권 시장 공략은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남자 회원수뿐 아니라 MZ세대 전체를 공략하려는 시도로는 예능 프로그램인 ‘SNL코리아 시즌2’와 6부작 드라마 ‘안나’를 꼽을 수 있다. ‘안나’의 주연배우는 몸값 비싸기로 유명한 ‘수지’다. 쿠팡의 돈자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2년 9월에는 한국영화 화제작인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비상선언’까지 연달아 독점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이 2편의 영화에만 몇백억 이상이 투자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노력으로 젊은층인 MZ세대들의 ‘와우 멤버십’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쿠팡 입장에서 쿠팡플레이는 분명 남는 장사가 아니다. 쿠팡은 OTT 콘텐츠 투자비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는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OTT 콘텐츠 구매에 1000억원 이상이 투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장은 돈 먹는 하마인 ‘쿠팡플레이’지만 쿠팡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쿠팡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쿠팡은 아직도 흑자를 낼 생각이 별로 없다. 여전히 돈을 쓰더라도 쿠팡 생태계를 더 확장하고 싶어 한다.

쿠팡이츠는 여전히 3위...단건 배달 늘수록 적자 커져

쿠팡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신사업은 2019년에 새로 뛰어든 음식배달서비스 ‘쿠팡이츠’로 추정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8월의 한국 배달 플랫폼 월간 활성사용자수는 ‘배달의민족’이 2152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 요기요가 766만명으로 2위, 쿠팡이츠가 434만명으로 3위다.

문제는 어느 분야건 3위는 피곤하다는 사실이다. 또 쿠팡이츠의 경우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보면 경쟁업체 대비 ‘월간 활성사용자수’가 더 크게 하락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또 쿠팡의 벤치마크 모델인 미국 이커머스 1위 아마존마저도 2019년에 ‘아마존 레스토랑’이 미국 배달서비스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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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측면에서도 곤혹스럽다. 2021년에 부동의 1위인 ‘배달의민족’은 무려 2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하고도 영업이익은 고작 100억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적자가 심각한 베트남법인 실적을 포함한 연결감사보고서 기준으로는 75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이츠서비스(유)’ 역시 6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하고도 영업이익은 35억원의 적자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배달료가 비싼 ‘단건 배달’ 활성화 탓이다. 쿠팡이츠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2021년에 공격적으로 배달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 ‘단건 배달’을 진행해 음식배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전략은 비용 부담이 너무 큰 게 단점이다. 배달의민족이 ‘배민1’이라는 비슷한 ‘단건 배달’ 서비스로 반격을 시작하자 차별화도 많이 줄어들었다. 또 2022년에는 배달음식서비스 시장 자체가 엔데믹으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라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쿠팡이츠’는 한국 배달서비스 시장에서 과감히 철수해야 할까. 시장 상황만 보면 한국의 배달서비스 시장은 미국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 국토면적이 훨씬 작고 사람들이 밀집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음식배달 서비스는 쿠팡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또 이미 투자한 비용이 막대해 쉽사리 철수를 결정하기도 애매하다.

쿠팡 입장에서 배달서비스 사업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향후에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퀵커머스 사업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시장은 음식배달 서비스와 퀵커머스 서비스가 결합돼 운용되는 중이다. 퀵커머스 시장을 놓치게 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쿠팡의 새벽배송 시장점유율까지 갉아먹게 될 가능성도 있다.

퀵커머스 시장 놓치면 쿠팡 점유율 하락할 수도

‘퀵커머스’가 뭘까. 고객이 주문하면 15분~1시간 안에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해 주는 ‘즉시배송 서비스’다. 퀵커머스로 배송 가능한 상품은 야채, 과일, 정육 등 신선식품부터 생필품까지 다양하다. 웬만한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다 배송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퀵커머스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필수적으로 도심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여러 개 보유해야 한다.

‘풀필먼트’란 물류센터에서 상품분류, 포장, 배송, 고객응대(AS)의 전 과정을 알아서 처리해 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는 뭘까. 도심에서 수십,수백평 규모의 작은 오피스 부동산을 물류센터처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퀵커머스를 운영하는 곳은 ‘배달의민족’이다. MFC를 기반으로 한 ‘B마트’ 퀵커머스 사업을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에서 선보이고 있다.

쿠팡의 ‘새벽배송’과 배달의민족의 ‘음식배달 서비스’는 언뜻 서로 상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퀵커머스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분위기가 살짝 달라졌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고객이 내일 먹을 음식을 오늘 밤 12시까지만 주문하면 내일 아침 7시 이전에 갖다 주는 편리한 서비스다.

배달의민족의 음식배달 서비스는 1시간 뒤에 먹을 외식 음식을 편리하게 배달해 준다. 추가로 배달의민족의 ‘B마트’ 퀵커머스는 웬만한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파는 물건은 모두 배달해 준다. 여기서 주목할 건 1시간 뒤에 먹을 반조리된 음식(밀키트)을 15~45분 안에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새벽배송과 비교도 할 수 없이 편리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음식배달 서비스’와 ‘퀵커머스’가 결합되면 효용은 최대가 된다.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1시간 뒤에 완전히 조리된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할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조리 밀키트를 이용할지를 선택해 주문하면 된다. 쿠팡의 새벽배송처럼 내일 먹을 음식을 오늘 미리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이런 구조가 되니 왠지 배달의민족 B마트 퀵커머스와 쿠팡의 새벽배송은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배달의민족은 앱 상단에는 배달음식점의 ‘조리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배민1+배달) 버튼을 배치했고, 앱 하단에는 ‘반조리된 음식’ 주문이 가능한 퀵커머스(B마트+밀키트/간편식) 버튼을 배치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크게 높였다. 요즘의 밀키트는 과거와 달리 뛰어난 맛과 다양한 종류로 인기가 많다. 또 인플레이션으로 배달음식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도 가격이 저렴한 밀키트를 선호한다. 이 양쪽 시장을 다 잡을 수 있는 ‘배달의민족’ 전략은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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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통계청은 2021년 음식서비스 온라인쇼핑 규모를 25조7000억원으로 발표했다. 여기서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 총거래액은 얼마나 될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업계는 2021년 배달의민족 총거래액을 17조~19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쿠팡의 2021년 총 거래액 34조원(추정치)과 비교해 봐도 만만치 않은 수치다. 음식배달 서비스의 마진은 높지 않지만 시장 규모 자체는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는 미래의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예측해 보자. ‘퀵커머스’를 간단히 정의하면 동네의 슈퍼마켓과 편의점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즉시 배송받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한국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2021년 매출 현황은 73조원(45조+28조원)이다. 이 73조원에는 식료품 외에 화장품 등의 잡화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막대한 시장이다. 장기적으로 퀵커머스는 과연 이 중에서 얼마만큼의 규모를 가져올 수 있을까. 퀵커머스 시장이 슈퍼마켓과 편의점 매출액의 15%만 가져와도 무려 11조원이다.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 규모다.

퀵커머스 시장에 배달의민족의 ‘B마트’만 뛰어든 건 아니다. 배달 서비스 2위 업체인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GS25 편의점과 퀵커머스 서비스를 결합한 ‘요마트’를 적극 활용해 공격적으로 퀵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전국에 1만5000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한 게 GS리테일의 최대 강점이다.

배달 서비스 3위 업체인 쿠팡이츠도 ‘쿠팡이츠마트’를 1년 전 론칭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의 송파, 강남, 서초, 강동, 성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운영하고 있다. 천하의 쿠팡답지 않게 조심하는 모습이다.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 경우 적자가 어마어마하게 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퀵커머스 전쟁...‘승자의 저주’ 위험은?

이 퀵커머스 전쟁에서 과연 누가 승리하게 될까. 혹시 승리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건 아닐까. 배달의민족 ‘B마트’는 최초 이용 고객에게는 1개월간 무료배송한다. 그 이후에도 3만원 이상 구매 시 배송비는 무료다. 게다가 ‘4만원 이상 구매 시 4000원 할인권’ 등 다양한 할인쿠폰을 발행한다. 한마디로 마케팅비를 무지막지하게 쏟아붓고 있다.

왜 이렇게 마케팅 비용을 화끈하게 쓸까. 소비자들은 편리함을 버리고 다시 불편함으로 돌아가는 선택은 하지 않는다. 일단 점유율을 높여 압도적인 시장 1위가 되면 그때부터 가격을 인상해도 늦지 않다. 플랫폼 기업들의 교과서 같은 전략이다. 따라서 퀵커머스 시장은 적자가 커질지언정 포기할 수는 없는 시장이다. 오히려 빠르게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야 한다. 배달의민족은 이미 음식배달 서비스 전쟁에서 이 전략을 써 승리한 경험이 있는 회사다.

쿠팡이 승리한 새벽배송 성공 경험 역시 마찬가지다. 쿠팡이 승리한 가장 큰 이유도 속도다. 속도가 빨라 소비자들에게 가장 편리했기 때문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너무 편리해 사람들이 대형마트에 가는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송 전쟁의 전선이 크게 확대됐다. 이번엔 퀵커머스다. 새벽배송보다 훨씬 더 빠르다. 굳이 하루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30분이면 충분하다. 이제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에 누가 귀찮게 밖으로 나가 과자를 사올지를 두고 가족끼리 싸우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들은 너무 행복하다.

하지만 퀵커머스는 근본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막대한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건립비용과 배달원의 인건비 때문에 비용이 무지막지하다. 과연 퀵커머스 시장을 장악하면 언젠가 돈을 벌 수 있는 건 사실일까. 혹시 배달원들의 인건비로 모든 마진이 사라져서 아무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도 사업자는 돈을 벌지 못하고 모든 편익은 소비자만 가져가는 게 아닐까.

또 다른 문제점은 퀵커머스의 활성화로 동네의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필연적으로 정치권의 개입을 부르게 된다. 또 퀵커머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렵다. 인구가 적은 지역은 비용이 높기 때문에 인구가 밀집돼 있는 도심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비스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퀵커머스 시장은 새벽배송 시장보다 훨씬 규모가 작을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 사업은 역시 음식배달 서비스와 같이 해야 효율이 높아진다. 둘 중 한 가지만 해서는 높은 효율을 가져올 수 없다. 그래서 쿠팡은 쿠팡이츠를 포기할 수 없고 오히려 더 확대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쿠팡이 쿠팡이츠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일부 전망은 퀵커머스라는 새로운 전쟁을 고려하지 않은 시각으로 보인다. 만약 쿠팡이 음식배달 서비스와 퀵커머스 시장을 완전히 포기해 버리면 장기적으로는 쿠팡의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마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는 내일 새벽의 배송보다 당장 30분 뒤의 배송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쿠팡은 고민이 많다. 음식배달 서비스 사업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면 쿠팡이츠의 점유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현재의 치열한 한국 배달서비스 시장 상황으로 볼 때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B마트와의 본격적인 퀵커머스 전쟁은 더 애매하다. 비용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프다. 지금 퀵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는 너무 행복하다. 누군가 이 전쟁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독점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그 행복이 유지될 것이다. 반면 배달의민족과 쿠팡 입장에서는 승자의 저주까지 피해야 하니 퀵커머스는 난도가 높은 사업이다.

쿠팡의 대만 진출

한국의 인구는 5160만명에 불과하다. 한국 유통시장을 장악한다 해도 규모의 경제가 나오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쿠팡의 해외 진출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투자 대비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쿠팡은 일본과 대만에 진출했는데 일본은 이미 아마존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대만 시장에 시선이 간다. 대만의 인구는 2400만명이다. 대만은 도시국가인 홍콩과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전 세계 2위의 인구밀집도를 보이는 나라다. 한국이 전 세계 3위이니 한국과 비슷한 구조임을 알 수 있다. 한국과의 거리도 가까워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이 절감되는 것도 장점이다.

쿠팡이 한국에서만 사업을 한다면 잠재고객은 한국 인구인 5160만명이 최대치다. 하지만 대만 사업을 한국만큼 성공시킨다면 잠재고객은 대만 인구 2400만명을 더한 7560만명이 된다. 쿠팡 입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더 커져 대량구매로 인한 단가 인하 협상에 유리해진다. 따라서 쿠팡의 대만 유통시장 진출은 좋은 전략이라 생각된다.

아직은 퀵커머스 시장만 공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처럼 대만 주요 지역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며 공격적으로 접근한다면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 쿠팡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쿠팡의 진출로 대만에서 유통업을 영위하는 모든 경쟁회사들의 마진율은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곧 사색이 될 대만의 유통업자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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