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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아부다비 왕족 홀린 허달재의 매화

2022년 11월호

청와대와 아부다비 왕족 홀린 허달재의 매화

2022년 11월호

| 조용준 논설위원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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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달재, 백매 White Plum Blossoms, 64x74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 2022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옆에 위치한 이화익갤러리는 10월 5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허달재 작가의 개인전 ‘허달재 HUH DAL JAE’ 전시를 진행한다.

허 작가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아트’에 2~3m 폭짜리 대형 매화 작품 3점을 소개, 완판을 기록하며 아부다비 왕족 컬렉션에 소장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화익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이런 성과 이후 미술 애호가들과 다시 만나는 첫 자리다.

직헌(直軒) 허달재 작가는 1952년 광주 출생으로 동양화의 전통과 현대의 맥을 잇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동양화에서 작가의 심상을 풍경에 빗대어 그리는 남종화(南宗畵)의 대가 의재 허백련(1891~1977)의 손자인 허 작가는 5살 때부터 조부의 손을 잡고 광주 무등산에 둘러싸인 춘설헌(春雪軒) 화실을 드나들며 문인화 정신을 사사했다고 한다. 직헌은 의재의 장손이자 제자로 유년시절 문인화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붓글씨부터 기본기를 닦았다. 현재 의재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1400년 역사의 삼애다원을 운영하며 춘설차(春雪茶) 재배를 3대째 이어오고 있다.

수묵 위주의 추상성이 강한 남종화는 채색 위주의 사실성이 특징인 북종화와 함께 동양화의 2대 조류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는 17세기에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사대부 계급이 취미로 그리는 그림으로 작가의 교양과 정신을 중시하는 문인화적 화풍이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허달재의 작품에 대해 “우리 문인화가 대부분 소재나 기법 면에서 전통의 갑갑한 틀 안에 갇혀 있는 가운데 허달재의 작품은 전통을 과감하게 탈피한 찾아보기 힘든 선례”라며 “그의 작품은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는 ‘정중동’의 경우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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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달재, 백매 White Plum Blossoms, 69x78cm, 한지에 수묵채색, 금니, 2022


허 작가의 작품은 지난 5월 문화재청이 청와대의 대통령 관저를 공개했을 때 집무실에 걸려 있던 그림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입성한 직헌의 작품은 흰 매화를 현대적 기법으로 그린 ‘백매’다. 가로 세로 285cm×207cm의 2폭 병풍 형식으로 마감된 독특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 역시 그가 주로 그리는 매화를 주제로 한 신작들 중 4m에 달하는 4폭 대작부터 50cm 이하의 소품까지 백매와 홍매를 자유롭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매화는 작가에게 어렸을 적부터 오랫동안 그려온 문인화의 기본 주제인 사군자(四君子) 매란국죽(梅蘭菊竹) 중에서도 특별히 마음속에 많이 담겨 있는 주제다. 어린 시절 조부의 춘설헌 화실 주변에 심어져 있던 매화나무들이 마음속에 자리 잡아 몇십 년 후인 현재까지도 그의 작품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전통회화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국제무대 교류전을 통해 현대인의 시선과의 만남을 도모해온 직헌의 작품은 전통 소재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해석해 내며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직헌 허달재는 홍익대 한국화과를 졸업했다. 1983년 화니화랑 개인전을 시작으로 1996년 파리 피에르가르뎅미술관 개인전, 2001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2009년 국립광주박물관 기획전, 2011년 중국 베이징 화원미술관 개인전, 2019년 광주시립미술관 기획전 등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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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립대학 객원교수, 뉴욕스토니브룩대학 객원교수 등 해외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한편 뉴욕과 파리, 도쿄, 베이징 등 국내외에서 크고작은 개인전을 가졌다. 지난해는 광주시립미술관 초대전으로 ‘허달재 -가지 끝 흰 것 하나’를 개최했고, 의재미술관에서 ‘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를 주제로 한 전시도 했다. 허달재의 작품은 아부다비 왕족 컬렉션 외에도 베이징 중국미술관, 상하이미술관, 청와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의재미술관 이선옥 관장은 “직헌 선생님은 단순히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넘어 그림이 가야 할 방향, 표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화가로서 어찌 살아야 할지 등에 관한 질문에 천착하며 작품 활동을 해와 작품에 그런 격조가 어려 있다”며 “특히 오랜 해외 활동과 해외 전시를 통해 한국화의 현대적 만남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많이 하신 분”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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