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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음식배달 전쟁서 승리할까

2022년 09월호

우버, 음식배달 전쟁서 승리할까

2022년 09월호

우버이츠, 대마초도 배달
아마존도 음식배달 서비스 전쟁 뛰어들어
배달의민족보다 우버이츠가 더 비싸다고?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이제 미국의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의 시장 순위를 살펴보면 1위 도어대시, 2위 우버이츠, 3위 그럽허브다. 한국의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이렇게 3자 대결이 치열하면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우버는 덩치를 키우고 경쟁사를 줄이기 위해 그럽허브와의 합병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미국 규제당국 역시 독점에 예민한 편이라 반독점법을 근거로 합병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점유율 3위였던 그럽허브는 전략적으로 우버 대신 네덜란드 국적의 배달 서비스 회사인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와의 협상을 통해 2020년 6월에 8조8000억원(73억달러)에 매각됐다.

우버는 부득이 다음 달인 2020년 7월에 점유율 4위인 포스트메이트를 3조2000억원(26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뒤이어 2021년 2월에는 주류배달 업체인 드리즐리마저 1조3000억원(11억달러)에 인수하며 덩치를 더 키웠다. 이렇게 미국 배달 서비스 시장은 여러 건의 인수합병을 통해 재편됐지만 결국 한국처럼 3자 대결이 치열한 경쟁 구도가 돼 버렸다.

이들 3사는 음식 배달에 이어 식료품, 주류, 음료 등 비(非)레스토랑 배달 부문인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체인과도 협력해 영역을 확장해 경쟁하고 있다. 특히 우버이츠의 경우 캐나다에서는 ‘대마초 배달 사업’까지 진출했다. 어쨌든 현재 미국에서의 치열한 경쟁 상황으로 볼 때 미국 역시 배달 서비스로 수익을 내기는 매우 어려운 시장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미국 배달 서비스 수수료 현황

한국에서는 배달의민족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미국의 배달 서비스 수수료율은 한국보다 저렴할까. 그렇지 않다. 미국 우버이츠의 중개수수료는 한국 배달의민족의 6.8% 중개수수료보다 훨씬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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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업주 입장에서 가장 저렴한 라이트 플랜의 수수료율은 15%다. 가장 비싼 프리미엄 플랜의 수수료율은 무려 30%다. 미국 역시 자영업자들에게 중개수수료는 뜨거운 이슈다. 아직 한국에서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픽업(직접 수령) 주문에 대해서도 6%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재의 높은 중개수수료율은 과거보다 인하된 가격이다. 이전에는 평균 수수료율이 30%에 육박했다. 수수료율 인하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규제당국 때문이다. 2021년 하반기에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시는 배달 수수료와 광고 수수료의 폭리를 지적하며 배달 음식값 기준으로 배달수수료는 15%, 광고수수료는 5%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도어대시와 우버이츠 등 배달업계는 ‘수수료 제한은 자유경쟁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수수료를 낮췄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레스토랑 업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다. 또 우버이츠는 레스토랑 업주들의 강력한 요구로 레스토랑 내 식사와 배달 음식 간의 동일가격 유지 정책을 폐지했다. 이 정책의 폐지로 레스토랑 업주들은 배달 음식에 대해 레스토랑 식사보다 20%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를 들면 레스토랑에서 10달러인 식사 가격을 배달음식 주문 시에는 12달러로 책정하는 식이다. 이 피해는 누가 보게 될까. 당연히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배달 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레스토랑뿐 아니라 우버이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수수료를 내기 때문이다. 우버이츠 주문수수료인 일명 ‘서비스 요금’은 지역마다 다르고 거리마다 달라 복잡하므로 정확히 계산해 내는 건 어렵다. 단지 참고 삼아 어떤 미국 소비자가 우버이츠를 주문하고 수령한 영수증 내역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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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주문자)의 실제 주문영수증 예시를 살펴보면 5달러의 서비스 요금이 눈에 띈다. 이 서비스 요금은 지역, 거리, 음식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총 지불금액은 실제 음식가격인 33.35달러에서 세금을 포함해 약 30%가 증가된 43.66달러다. 만약 이 피자 가격이 레스토랑 식사 가격보다 20% 더 높게 책정됐다면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총 추가비용은 음식가격의 50%에 달한다. 여기에 만약 한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팁까지 주게 된다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우버이츠는 레스토랑 업주에게 20~30%의 비용을 청구하고 소비자(주문자)에게도 10~15%의 비용을 청구하니 총 수수료율은 30~45% 수준이다. 소비자는 세금까지 부담하니 실제 비용은 더 높아진다. 이렇게 비싼 요금을 우버이츠가 진출한 40여 국가에서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걸까.

한국 배달의민족 사용자 수는 2000만명 수준이다. 우버이츠의 전 세계 사용자 수는 2021년 말 기준 8100만명으로 배달의민족의 4배가 넘는다. 연간 예약금액 또한 2021년 기준 약 61조9000억원(516억달러)으로 미국 1위인 도어대시를 압도한다.

미국 배달 서비스 회사 매출액 및 영업이익 현황

미국 1위 배달 서비스 기업인 도어대시의 2021년 매출액은 5조9000억원(49억달러)으로 한국 1위인 배달의민족 매출액 2조원의 3배를 기록했다. 그런데 미국 2위인 우버의 배달 서비스 매출액은 무려 10조원(84억달러)으로 배달의민족 매출액의 5배에 달하며 미국 1위인 도어대시보다도 높다. 어떻게 된 걸까. 도어대시는 미국에서의 매출이 대부분이지만 우버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약 40여 개국에서 배달 서비스 사업을 영위해 미국 외 지역의 매출액도 상당하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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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 시장보다 수수료율이 월등히 높은 미국 배달 서비스 기업들은 한국과 달리 수익을 잘 내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인 도어대시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1년에도 5400억원(4억50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1위인 배달의민족은 그나마 100억원 흑자였으니 도어대시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음식배달 서비스 점유율 2위인 우버 딜리버리 부문의 조정 EBITDA(순수 영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영업이익) 역시 2019년의 1조6464억원(13억7000만달러) 적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2021년에도 4176억원(3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 자체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심지어 이 적자는 회계상 영업이익 기준이 아니라 훨씬 완화된 조정 EBITDA 기준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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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5개 분기의 실적으로 세분화해 살펴보면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 우려의 시선으로 우버 실적 발표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우버 딜리버리 분야의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 후 환호했다. 조정 EBITDA 기준으로 1188억원(1억달러)의 흑자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엔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음에도 매출액과 흑자 규모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해 시장은 안도했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해 보면 여전히 우버 딜리버리 사업의 수익성은 심각하게 낮다. 높은 수수료율에도 도어대시와 우버이츠가 고전하는 이유는 더 높은 프로모션 비용 때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상위 3개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제 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점유율 1위와 2위의 영업이익이 이 지경이니 점유율 3위인 그럽허브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배달 전쟁에 다시 참전한 아마존닷컴

미국 시장에서 도어대시와 우버이츠가 치열한 경쟁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졌던 이유는 그럽허브의 부진 때문이다. 그럽허브는 한때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였으나 유럽 기업인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에 인수될 당시인 2020년 6월에는 점유율이 25%까지 하락했다. 그 이후에도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며 현재 13%로 모회사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런던증시에 상장된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의 주가는 지난 2년간 최고가 대비 80% 이상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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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럽허브가 이대로 무너진다면 미국 배달 시장 경쟁 구도는 3파전에서 도어대시와 우버이츠의 양강 체제로 바뀌게 된다. 자연스럽게 경쟁 강도가 약화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 쿠팡이츠의 선전에 자극받은 것일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닷컴이 2022년 7월에 그럽허브 지분율 2%를 사들일 옵션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3년 전까지 음식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레스토랑을 운영하다가 시장에서 철수한 아마존의 재등장 선언에 도어대시와 우버의 주가는 발표 당일 각각 7%, 4% 폭락했다.

아마존은 2억명이 가입한 자사의 ‘프라임’ 멥버십 유료 서비스에 음식배달 서비스를 1년간 무료(일부 식당)로 제공할 파트너로 그럽허브를 선택했다. 향후 그럽허브의 가입자가 증가할 경우 그럽허브 지분을 최대 15%까지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됐다. 이 계약으로 인해 2020년 6월에 그럽허브를 고가 매수해 애를 먹고 있던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는 좋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도어대시와 우버이츠는 이 전쟁이 격화될수록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점점 더 멀어진다.

마지막 희망으로 자율주행 무인 로봇 배달 서비스 시대가 더 빨리 온다면 어떨까. 배달 운전자들의 높은 인건비를 배달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도어대시와 우버이츠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배달 로봇은 초보 단계라 언제 활성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우버가 2020년에 인수한 포스트메이트는 배달로봇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다. 최근 레벨4 단계의 자율주행 배달로봇인 ‘서브’를 선보였는데 아직은 한계가 뚜렷하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 역풍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2022년 하반기의 배달 서비스 성장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우버는 ‘딜리버리’ 분야에서 언제쯤 조정 EBITDA가 아닌 회계상 영업이익 기준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이 의문은 우버 투자자들뿐 아니라 미국의 도어대시와 한국의 배달의민족, 동남아시아의 그랩 투자자들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궁금증이다.

우버는 투자자들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레스토랑 업주와 소비자, 배달 운전자에게 주던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줄이고 있다. 또 우버이츠의 광고상품을 다양화해 앱 상단에 표시되는 광고부터 클릭당 광고료를 받는 방식 등 다양한 광고전략을 도입했다.

추가로 ‘우버원’이라는 월 9.99달러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충성도 낮은 고객들을 우버이츠에 묶어놓는 전략도 활용한다. 개인 외에 기업형 멤버십 서비스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이런 노력들로 우버의 딜리버리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투자자들이 우버가 의미 있는 수준의 영업이익 흑자를 낼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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