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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여전한 美증시 볕 드는 투자처는 어디?

2022년 05월호

먹구름 여전한 美증시 볕 드는 투자처는 어디?

2022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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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만 바라보는 투자자들, 정책 실패시 ‘낭패’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미·동남아 ‘인기’


| 시드니=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올 1분기 미국증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1분기 중 5% 가까이 밀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1%가 빠졌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가속, 끝이 안 보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 상황 등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악재들이 이어진 탓이다. 팬데믹 활황장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은 연준과 인플레 등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라며 실낱 같은 낙관론에 기대 3월 후반 지수를 끌어올리며 낙폭을 기어코 축소했다. 하지만 지난 3월의 반등 분위기를 이어가기에는 시장을 뒤덮은 먹구름이 너무 짙어 당분간은 주식시장을 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견해가 월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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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비관론’이 대세

최근 헤드라인을 장식한 전문가 코멘트들은 미국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대부분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당장 마무리되기 어렵고, 40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를 잡으려면 연준이 긴축을 시장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채권시장에서 이미 강하게 감지된 경기침체 신호도 투심이 살아날 수 없는 배경이다. 미국채 시장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전조로 여겨지는데, 지난 3월 21일에는 미국채 10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됐고 28일에는 30년물과 5년물이 역전됐다. 이어서 29일에는 장중에 일시적으로 10년물과 2년물 금리까지 역전됐다.

로이터통신은 증시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재료에만 포커스를 두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감내할 만큼 미국경제가 탄탄하다고 평가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침체 신호를 무시한 채 연준만 바라보고 있는 미국증시가 공상에 빠졌다면서 연착륙을 장담했던 연준의 정책 실수가 확인되는 순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내년까지 예고한 10~11차례 25bp(1bp=0.01%) 인상을 완료해도 물가상승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평가했고,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를 잡으려면 연준이 긴축 페달을 더 강하게 밟아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증시 및 채권 투자자들의 투자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BS 주식파생리서치 대표 스튜어트 카이저는 3월 말 증시 반등세가 비교적 적은 거래량 속에 연출된 흐름이라 지속 여부에 회의적 입장이라면서 유가와 연준 변수가 반등을 가로막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2V 리서치의 존 로크 역시 3월 랠리가 대부분 숏커버로 인해 촉발된 집중 매수세에 따른 결과로 회복세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4월 시작될 1분기 어닝시즌 역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월가에서는 미국기업들의 1분기 이익 성장세가 2020년 4월 이후 가장 저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은행(IB)들도 암울한 전망치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장에 빠졌던 미국증시가 추가로 하락해 약세장이 시작될 가능성을 35%로 제시했고,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을 2%에서 1.75%로 낮추면서 S&P500 목표가도 4900에서 4700으로 재차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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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동남아는 ‘쨍쨍’

미국증시에 발을 담근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월가 큰손들 사이에서는 남미와 동남아가 유망 투자처로 급부상 중이다. 남미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상품 수출국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다 지리적 측면에서 동유럽에서 발생한 전쟁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동남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가 안 돼 지정학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상품가격 상승이 역시 훈풍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3월 말까지 남미 지역의 달러화 표시 국채 및 회사채가 0.4%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동유럽과 중동 지역의 채권시장이 9.8%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남미 현지 통화표시 채권도 상승 날개를 달았다. JP모간에 따르면 브라질의 헤알화 표시 채권이 올해 1분기 무려 18.51%에 달하는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며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1위에 랭크됐다. 같은 기간 칠레와 페루의 현지 통화 표시 채권 역시 각각 5.21%와 3.22%의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크게 만족시켰다.

채권뿐만 아니라 남미 지역의 주식과 통화 역시 두각을 나타냈다. MSCI에 따르면 달러화 기준으로 페루 주식시장이 1분기 36.91%에 달하는 상승 랠리를 펼쳤고, 브라질과 콜롬비아 증시가 각각 34.07%와 29.58% 뛰었다. 같은 기간 칠레 주식시장이 28.58% 급등했고,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주식 역시 각각 16.97%와 7.17%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남미 지역 통화가 두각을 나타냈다.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화에 대해 17.3% 치솟으며 신흥국 통화 가운데 1위에 올랐고, 칠레 페소화와 콜롬비아 페소화가 각각 9.49%와 8.25% 동반 랠리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동남아 증시를 최고의 투자처로 지목했고,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증시가 톱픽에 꼽혔다. 티모시 모에 골드만 아시아태평양 주식 수석전략가는 동남아 증시가 그간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10년 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밖에 났었다면서, 이제는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두 IB가 특히 주목한 곳은 인도네시아 증시 중에서도 은행 및 원자재 관련 업종이다. 인도네시아 인구 중 예금을 하지 않거나 예금 액수가 적은 사람들이 대다수여서 은행 부문의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이들이 또 주목한 시장은 베트남과 싱가포르다.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경제 및 성장 모멘텀이 개선 중이며, 지수 내 비중이 높은 은행 부문이 통화 긴축 및 금리 인상 시기에 수혜를 볼 것이란 점에서 유망하다고 평가됐다. 경제적 탄력성이나 성장 측면에서 지난 몇 년간 ‘스타 퍼포머’로 꼽힌 베트남은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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