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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에게 듣는다

2021년 09월호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에게 듣는다

2021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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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남북관계 평화 기운 이어지길”
“美 현지 로비스트 고용...공단 정상화 당위성 호소”


| 송기욱 기자 oneway@newspim.com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관계에도 평화의 기운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다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단할 수 없다. 입주기업들이 공단 재개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정부가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최근 뉴스핌 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향후 공단 재가동까지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25개 중 70여 기업이 폐업에 준하는 상태에 놓였다. “폐업을 하면 부채나 금융 등 각종 제약이 따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버티고 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에 의해 공단이 일방적으로 폐쇄된 후 피해는 기업인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기업인들은 최근 미국 현지 로비스트를 고용해 국제사회에 공단 재가동의 당위성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오는 9월, 10월 중 미국을 찾아 로펌을 통해 주요 인사들과 직접 만나고 공단 재개의 당위성과 가치를 청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 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를 향해선 공단 재가동 이전까지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입주기업이 죽고 나면 공단이 다시 열린들 어느 누가 공단에 들어가려 하겠나”며 “기업이 살 수 있도록 정부가 확인된 피해액이라도 보전해 줘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Q. 개성공단 폐쇄 5년이 지났다. 입주기업들은 요즘 어떤가.

A. 125개 입주기업이 현지 공장을 갖고 있다. 영업 기업 등을 포함하면 187개 정도다. 국내든 해외든 우리가 아는 바로는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업체가 50여 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70여 개 기업은 폐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폐업도 못한다. 폐업을 하면 여러 제약이 생긴다. 손실보상 등을 못 받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폐업도 못하고 운영 중인 업체가 많다. 기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안타깝다.

기업 대표 중에 네 분이 돌아가셨다. 나이도 60대 초반밖에 되지 않은 분들이 회사가 어려워지고 일이 안 풀리니 대리기사도 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개성에 있을 때는 정말 건강했던 분들이다.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제이에스티나, 쿠쿠 등 15~20%의 중견기업을 제외하고 100여 개 기업이 매출 급감을 겪은 뒤 신용등급도 하락됐다. 결국 자금 차입도 어렵게 됐다. 특히 기존 차입금 이자율도 올라가고 상환기일이 오면 독촉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희망고문 속에 살고 있다. 사실 2018년에 들어서 평창올림픽도 있었고 남북, 북미회담이 연이어 성사되며 공단이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란 기대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최소한 이익이 남지 않고 해외에서 소싱을 하더라도 장사를 했다. 고용도 유지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결국 우리를 멍들게 했다. 이것이 기업들의 현주소다. 지금도 진행형이다.

Q. 왜 폐업을 못하나.

A. 폐업을 하면 당장 부채나 금융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쥐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협회에서 당시 피해를 조사했을 때는 피해금액이 1조5000억원 정도 됐다. 정부는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3개월간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피해금액을 780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중에서 보험, 유동자산, 지원금 등을 모두 합치면 받은 돈은 5500억원 정도다. 아직 2300억원 정도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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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부는 왜 잔여 보상금 지급을 안 하나.

A. 결국 정부의 의지 문제다. 정부와 국회는 코로나19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법안을 제정했다. 그런데 정작 가장 큰 피해자인 우리는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당시 대통령은 의지가 있었지만 야당에서 발목을 잡아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들었다. 지금은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이 되지 않았나. 의지만 있으면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본다.

입주기업이 죽고 난 다음 개성이 열리면 뭐하겠나.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폐업을 하고 개성 안 가게 되면 공단이 재개되더라도 누가 입주를 하려고 하겠나. 우리 기업이 살 수 있게끔 정부가 확인된 금액이라도 주면 우리가 좀 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Q. 미국서 로펌 계약을 했다. 향후 어떤 협상을 진행하려는 건지.

A. 과거 협회에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셔먼을 만나 개성공단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목표는 같았다. 개성공단의 역사와 재개 당위성을 설명했는데 일회성으로 끝났다. 공단 재개는 대통령 의지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로펌에서는 미국 입법부나 행정부 쪽에 네트워크가 있어 정상적인 로비활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그쪽에 개성공단에 대한 가치나 기업들의 상황, 개성공단이 열려야 한다는 당위성, 개성공단의 역사 등을 전달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우리가 오는 9월 말에서 10월 초쯤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때 로펌을 통해 주요 인사들과 직접적으로 만나 읍소하고 청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 한다.

Q. 개성공단 문제는 비핵화와 연결된 이슈다.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은 사실 상위 아젠다로 다뤄지기 힘들다.

A.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단계적인 비핵화 합의가 되면 풀릴 첫 단추는 개성공단일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인도적 지원이나 이산가족 상봉이 있고 철도 등도 있지만 실제 경협사업으로 간다고 하면 우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가장 첫 번째 단추가 될 거라 생각한다.

Q. 이미 기술 등 측면에서 상당 부분 시간이 흘렀다. 업종이나 주력 분야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 아닌가.

A.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개성공단의 80%가 노동집약사업이다. 과연 앞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도 많다. 업종 추가를 하든 변경을 하든 해야 하는데 그것도 법에 묶여 있다. 개성공단은 지정된 영역에 금속, 섬유 등 업종이 나뉘어 있다. 업종 변경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줘야 한다.

Q. 공단 재가동 전까지 기술 개발 등을 내버려둘 수 없는데 국내서 다르게 추진할 생각은 없었는지.

A. 2013년과 2016년 중단 당시 각각 2500억원 상당의 물량을 개성에 두고 왔다. 남쪽에 매일 생산해서 하역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파주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는 필수적인 시설이고, 바이어들과의 신뢰 문제도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다만 군 동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주는 85% 이상이 군의 동의를 받아야 건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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