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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못 잡고 서민 잡은 임대차법 시행 1년 서울 평균 되레 1.3억 올랐다

2021년 09월호

전셋값 못 잡고 서민 잡은 임대차법 시행 1년 서울 평균 되레 1.3억 올랐다

2021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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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전셋값에 ‘脫서울’ 택한 세입자들
중저가 아파트 단지 몰린 노도강...올해 30% 상승


| 유명환 기자 ymh7536@newspim.com


정부가 치솟는 전셋값을 잡겠다며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했지만 시행 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1억3551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월평균 65% 수준으로 법 시행 이전 1년 월평균 72%보다 7%p(포인트) 줄었다.

새 임대차법이 아파트 집값과 전셋값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새 임대차법 시행 1년 동안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상승률로 환산하면 중저가, 중소형 주택이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30%를 웃돌았다.

임대차법은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지난해 7월 주도적으로 도입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실수요자가 몰리는 지역에 ‘역대급’ 전셋값 상승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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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전셋값...서울 3.3㎡ 2414만원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3.3㎡당 전셋값은 2414만원이다. 새로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1895만원에 비해 1년 새 27%가 올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도봉구다. 이 지역은 2020년 7월 ㎡당 평균 전셋값이 366만6000원으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 496만4000원으로 1년 만에 129만8000원이 오르면서 상승률 35%를 기록했다. 2016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5년간의 총 상승률(26.5%)보다 높은 수준이다.

뒤이어 노원구는 395만6000원에서 521만2000원(32%)으로, 강북구는 413만원에서 537만2000원(30%)으로 상승했다. 노원구도 도봉구와 마찬가지로 지난 1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직전 5년간 상승률(26.5%)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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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반전세로 갈아타

새 임대차법과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중과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 같은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로 생긴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 놓던 집을 월세나 반전세로 바꿨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차법을 도입한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다.

특히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본격화된 후 월세 거래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를 살펴보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거래는 6만1403건으로 전체 임대 거래의 34.9%에 달했다. 2018년 8월에서 2020년 7월까지 28.1%였던 것에 비하면 7%p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를 비판하는 무주택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40대 가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징계와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돌이켜보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살 수 있었던 시점도 있었지만 ‘부동산 정책에 자신 있다’, ‘지금 사면 후회할 것이다’ 자신만만한 정부의 이야기를 믿었다”며 “3억원짜리 전세가 내년에 5억5000만원이 된다고 한다. 결혼하고 거의 20년 동안 큰 싸움 없던 저희 부부는 요새 거의 매일 싸움”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임대차법으로 임차인의 거주기간 연장, 낮은 임대료 인상률 등이 확인됐다며 긍정 평가를 내놨다. 임대차 갱신율이 시행 전 1년 평균 57.2%에서 지난 5월 77.7%까지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도입 초기 일부 혼선은 있었지만 신고제 자료를 토대로 볼 때 임대차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폭등이 본격화됐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세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전셋값 상승으로 갱신청구권이 소멸하는 내년부터는 더 심한 전세난이 올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1년간의 전셋값 급등세를 온전히 새 임대차법의 영향으로 풀이할 수는 없다”며 “임대차 3법은 물론이고 저금리, 전세의 월세화, 입주물량 감소 등 여러 가지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임대차법 시행 1년...앞으로가 더 문제

시행 1년이 된 임대차법은 전세 시장에 상당한 부작용을 낳았다. 당초 정부는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과열된 전세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봤다. 새 임대차법의 경우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임차인은 1회에 한해 기존 2년 임차기간에서 추가로 2년 더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전월세상한제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시 임대료 증액을 5% 내로 제한한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집주인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한다. 세입자를 압박해 재계약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물건이 줄고 신규 전셋값은 올라 세입자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에 거주하던 세입자들이 물량 부족과 전셋값 급등을 이유로 경기·인천으로 이동하는 탈(脫)서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만명 수준이던 서울 순유출 인구가 올해는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임대차법 시행 1년이 지나면서 갱신 계약이 1년 후부터 순차적으로 만기 도래한다.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좋은 지역은 대부분 최근 1년 새 2억~3억원이 올랐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금 마련하는 게 만만치 않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세 시장은 지난해 시행된 임대차법과 도심정비사업 이주, 전세 품귀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며 “1년 후 갱신 만기가 대거 이뤄지면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전체적인 공급 부족과 임대차 3법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시 상승하는 부작용이 아파트 대체 상품인 빌라 등 비아파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8월 18일부터 시행되는 보증보험 의무 가입 등 임대차 시장 규제로 인한 피해는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며 “실질적으로 경제력이 달리는 젊은 세대나 영세 세입자들의 주거 환경이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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