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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기업 숨통 조이는 中 노림수 따로 있다

2021년 09월호

IT 대기업 숨통 조이는 中 노림수 따로 있다

2021년 09월호

中, IT 규제 확대하는 반면 제조업 적극 지원
투자자들, 제조업 무게 둔 성장전략 비선호


| 뉴욕=황숙혜 특파원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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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의 알리바바 그룹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알리바바 그룹 홀딩과 텐센트 홀딩스를 필두로 빅테크의 숨통을 조이는 중국 정부의 ‘매파’ 행보에 지구촌 주식시장이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정책 당국의 속내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일부에선 주식시장 급락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고강도 규제가 주가 거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또한 고성장 기업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규제가 자폭 행위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정부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개별 기업의 성장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중국의 체제를 감안할 때 당연하다는 얘기다. 다양한 의견이 엇갈리는 속에서 중국 지도부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포함한 IT 섹터가 아닌 제조업을 선호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국 성장동력은 인터넷 아닌 제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부터 최근 디디 글로벌까지 IT 업체에 대한 규제 강도를 연일 확대하는 반면 제조업계에 대해선 보조금을 포함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등 상반되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전자상거래와 소셜 미디어, 온라인 게임, 인터넷, 차량 공유 등 차세대 IT 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에 대해 커다란 기대를 두지 않은 데 따른 움직임이란 해석이다. 이보다는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과 상업용 항공기 제조, 통신장비와 최첨단 반도체 칩 등 제조업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추구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관련 업계에 ‘바이 차이니즈(buy-Chinese)’ 정책과 함께 각종 보조금 지급과 자금 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책을 제공,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디지털 지구를 구축하는 데 사활을 거는 상황과는 정면으로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현지 언론 치우시와 대담에서 제조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시 주석은 “디지털 경제와 사회를 건축해야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제조업을 저버릴 수는 없다. 실질적인 경제성장의 발판은 제조업”이라고 강조했다.

수렵과 채집으로 시작한 인류의 문명과 경제 발전은 농경 시대를 거쳐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의 부상과 서비스업, 이어 디지털 경제로 이행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 역시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26%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중국이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순 없다”며 “연구개발(R&D) 집약도의 하락과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 속에서도 언론과 금융, 대학 등 선진 산업에서 여전히 성공 가도를 달리는 선진국과 중국은 구조적으로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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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디디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시대 역행하는 성장 전략, 평가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제조업에 무게를 두는 중국의 성장 전략이 달갑지 않다고 본다. 대규모 노동과 자본, 여기에 뜨거운 경쟁까지 수익성을 압박하는 제조업의 특성상 인터넷 업체에 비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비해 11배 높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알리바바 그룹 역시 지난 2월 패닉 매도가 본격화되기 앞서 중국 반도체 칩 업체인 SMI보다 20배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을 더 중시하는 데는 보안 문제도 주된 배경 중 하나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인터넷 산업의 성장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날로 심화됐고, 국가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셜 미디어가 외형을 확대할수록 여론 및 정보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점도 중국 정책자들이 관련 업계를 향해 날을 세우는 이유로 꼽힌다. 일례로, 중국 정부는 정저우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를 대폭 축소 발표했으나 현지 피해자와 지인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실제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밖에 국가경제 전반의 자본 배분이 민간보다 정부의 손에 달린 중국의 구조적 특성 역시 제조업의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어츠 대표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는 전체의 이익을 중시하게 마련”이라며 “특정 기업이나 자본가의 세력이 지나치게 커질 때 통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중국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구매력도 커지고 있지만 생산하는 재화를 모두 소비하는 일은 불가능한 만큼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경제 시스템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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