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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고발러’ 사세행 vs 법세련 ‘사법 정의’ 독일까 약일까

2021년 08월호

‘프로 고발러’ 사세행 vs 법세련 ‘사법 정의’ 독일까 약일까

2021년 08월호

사세행 올해 24건·법세련 27건...주 1회 고발장 접수
법조계 “권력 감시 필요악”...‘고발권 남용’ 통제장치 필요 지적

| 장현석 기자 kintakunte87@newspim.com


법조타운 서초동에는 대표적인 ‘프로 고발러’가 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과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다. 이들은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단체이자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라이벌이다. 일각에선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이어지는 이들의 고발이 정치 갈등을 조장하며 사회를 분열시킨다고 비판한다. 과연 이들은 우리 사회에 독일까, 약일까. 법조계는 이들을 ‘필요악’으로 본다. 고발 남용 행위에 대해선 적절한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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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상임대표가 지난 2020년 10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백인혁 기자]


사세행은 지난 6월 29일 ‘조선일보 사주 일가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이 단체의 26번째 수사 의뢰다.

같은 날 윤 전 총장 대권 진출에 불리하게 작용한 ‘X파일’ 유포 사건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됐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맡았다. 법세련이 같은 달 23일 X파일 최초 작성자와 해당 파일의 존재를 언급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혐의로 각각 고발한 지 1주일도 채 안 돼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처럼 사세행과 법세련은 법조계 내에서 양 대척점에 서 있는 대표적 ‘프로 고발러’다. 사세행은 현 정권과 여권에 반기를 드는 인사들을 주로 고발해 온 반면 법세련은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과 같은 집권세력의 불법행위를 비판해 왔다.

사세행은 지난해 2월 설립된 단체로 같은 해 7월 윤 전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만 윤 전 총장을 비롯해 △‘대북 비밀 원전 건설 지원’ 의혹 관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국 딸 명예훼손’ 관련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김학의 출국금지 피의사실 공표’ 조남관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 △‘이성윤 공소장 유출’ 성명 불상자 △‘월성 원전 1호기 표적감사’ 최재형 감사원장 등 총 24건의 고발장을 검찰과 공수처에 제출했다. 한 주에 1건씩 고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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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대표가 지난 2월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북한 원전 자료 관련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법세련은 사세행보다 앞서 2019년 6월 결성됐다. 사법시험 존치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시작한 이 단체는 점차 집권세력 및 권력층의 불법행위로부터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활동으로 나아갔다.

법세련은 올해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윤석열 패싱 인사’ 박범계 법무부 장관 △‘직권남용’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허위사실 유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학의 출국금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윤석열 X파일 유포’ 최초 작성자 및 국가기관 관계자 등 27건을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정치적인 시각 측면에서 서로 대립하고 있는 듯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김한메 사세행 대표는 “생업과 생계에 바쁜 일반 국민들을 대신해 시민단체가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는 고위공직자들의 범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시민단체의 고유한 사명이고 반드시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배 법세련 대표 역시 “사정기관에만 맡기게 되면 권력기관이나 고위공직자에 대한 혐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권력층의 불법은 국민들에게 피해가 너무나 막심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권력 감시·견제 차원에서 불법행위가 있다면 계속 고발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진영 논리로 정치적 갈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나친 고발장 남발로 사정기관의 수사력 또는 행정력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들 단체의 활동을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진 않다. 헌법이 보장한 소권(소송을 제기할 권리)을 형식적 권한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실질적 권리로서 불합리한 권력에 행사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황재훈 변호사는 “정당이 생겨나는 것처럼 시민단체의 고발은 필요악이라고 볼 수 있다”며 “자연발생적인 것으로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바라봤다. 이어 “누군가는 감시해야 한다. 하지만 생각처럼 모든 불합리와 부정의에 권리가 행사되는 것은 아니다”며 “의도야 각자 다르겠지만 이들이 대신해 사회 구석구석에서 국민의 소권을 찾아주는 측면이 있다. 개개인이 고발하는 것보다 이들이 직접 고발하는 것이 비용도 적고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발권 남용에 대해선 적절한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로펌 변호사는 “현재는 고발장이 접수되면 무조건 수사를 하도록 돼 있어서 실제 고발할 가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력이 낭비되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수사를 할 만한 사건인지 심의하는 고발장심사위원회(가칭) 등을 통해 불필요한 고발을 거를 수 있는 제도적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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