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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건축전 한국관에 세워진 ‘미래학교’

2021년 07월호

베니스 건축전 한국관에 세워진 ‘미래학교’

202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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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지난해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1년가량 미뤄진 제17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이 지난 5월 개막해 오는 11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 설치된 23개의 국가관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관은 올해 ‘미래학교’를 주제로 전 세계의 관람객과 만난다. 코로나19가 쉽게 물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예술가들이 꺼내놓은 이주와 디아스포라, 그리고 기술과 혁신에 대한 이야기가 ‘미래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신혜원의 ‘신의 한수’...‘미래학교’ 시선 집중

제17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하심 사르키스가 총감독을 맡아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How Will We Live Together)’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한국관은 ‘미래학교(Future School)’를 주제로 운영되며, 공공예술 프로젝트부터 미래 서울의 도시 비전을 수립하는 연구까지 공공 영역에서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신혜원이 총감독을 맡았다.

신 감독은 코로나19 상황이 닥치기 전 ‘미래학교’로 주제를 잡았다고 한다. 좋은 미래를 맞기 위해 세계인들과 함께 기후변화와 디아스포라, 기후변화의 충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 보자는 의도다. 건축전의 주제로 다소 범위가 큰 주제일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의도치 않았던(?) 전 세계적인 감염병의 확산으로 ‘미래학교’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신 감독은 “이번 한국관 주제인 ‘미래학교’는 코로나 사태와 무관하게 기획됐다. 실제로 기획안을 제안한 건 2019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에 대응해 한국관을 미래학교로 바꾸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좋은 미래를 발명하기 위해선 학교만큼 좋은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에 세워진 ‘미래학교’에선 관람객도 주제도 경계가 없다. 누구나 찾을 수 있고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신 감독은 “ ‘미래학교’는 권위적인 분위기를 내려놓고 누구나 왁자지껄 까불고 떠들 수 있는 자리”라며 “이를 위한 제 역할이 훌륭한 작가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 감독은 “참가자들은 베니스 현지 캠퍼스와 미래학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디지털 캠퍼스 속에서 기존의 배움을 내려놓고 새로 배우는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며 “전시와 워크숍, 설치, 대화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50여 개의 프로그램과 200명이 참여하며 이러한 과정은 미래학교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기록하고 송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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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전시장 내부.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Ugo Carmeni]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살펴보니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이 열리는 건물은 공중화장실이었다. 한국은 1986년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지만, 독립된 전시공간이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백남준 작가는 ‘한국관’ 설립을 위해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에게 뜻을 전하기도 하고, 당시 문화부 장관과 문예진흥원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행히 그의 노력이 통해 한국관 설립이 시작됐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공중화장실이었던 공간은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건축가 김석철과 이탈리아의 프랑코 만쿠조 베니스대학 교수가 주도해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한국관 전시장으로 탈바꿈됐다. 그렇게 1995년 6월 자르디니의 23번째이자 마지막 국가관으로 한국관이 관람객에 공개됐다.

이번 건축전의 한국관 전시장 디자인은 송률과 크리스티안 슈바이처가 맡았다. 송률은 “한국관은 건축가 김석철과 이탈리아의 프랑코 만쿠조 베니스대학 교수가 그랬듯 한정된 공간을 정확히 계획해 제공하기보다 사람들이 모이는 구심점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정자와 같은 개념을 도입했고, 이는 삶의 공간으로 나타나길 바란다”면서 “미래학교도 정자와 다르지 않다. 모든 삶의 방식을 다루는 곳이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사색하고 먹고 쉴 수 있다”고 했다.

송률은 ‘미래학교’라는 공간이 관람객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사용자는 공간을 변화시키고 다시 이곳은 사용자를 변화시키는 공간이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곳에서 50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학교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액티비티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조경 건축가 김아연이 제작한 갈대로 만든 카펫이 중앙에 설치돼 있다. 이 카펫 형태의 작품은 눈으로만 감상하지 않고 위에 앉아도 되고 누울 수도 있다. 안락함을 주는 이 작품의 이름은 ‘블랙메도우: 사라지는 자연과 생명의 이야기’다. 그의 작품은 지구 전체 앞에 놓인 삶과 죽음을 고찰하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블랙 메도우’는 생명이 사라진 자연을 상징한다. 김 작가가 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한 건 최근 로봇청소기와 진공청소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갈대로 만든 빗자루 제작이 줄어들게 됐고, 이를 생산하는 충남 서천군의 기술자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다.

이 외에 미래학교 부엌에선 도예가 정미선이 디자인한 제주 옹기에 담은 차와 음료로 방문객과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한다. 그래픽디자이너 크리스 로가 디자인한 ‘프로세스 월’은 ‘미래학교 약속문’과 참가자들의 전시, 워크숍 결과물이 A4 용지로 프린트돼 프로젝트 과정을 방문객과 공유한다. 한국관 옥상은 비엔날레 역사상 처음으로 방문객에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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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토크의 장

참가자들은 현지 캠퍼스와 미래학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디지털 캠퍼스에서 이주, 디아스포라의 확산, 기후변화의 충격, 사회적·기술적 변화의 속도 등 현재와 미래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해 탐색하며 서로의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교류하는 장이 한창이다.

신혜원 감독은 “미래학교는 지난해 서울에서 진행된 여름 스튜디오 ‘트랜스보더 랩’ 프로그램을 지나 생성 대화, 현지 캠퍼스, 미래학교 온라인의 총체적 과정을 통해 프로그램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며 “캠퍼스에 참여하는 참가자와 방문객들이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 과정과 탐구적이고 과정지향적인 참여를 통해 새로운 배움을 경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학교 온라인은 세계 곳곳의 다양한 미래학교 캠퍼스들과 연결돼 서로의 콘텐츠와 콘텍스트를 공유하고 연결관계를 생성하며 아카이브된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인 가상 캠퍼스 ‘미래학교 온라인’ 의 디자인과 개발에는 908A의 강이룬과 앤드류 르클레어가 참여했다. 강이룬은 “미래학교 온라인을 통해 참가자들의 실험과 대안적 실천 과정이 관객과 공유되고 아카이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소진, 건축사사무소 리옹 등이 참여한 ‘공간 혁신: 공원과 시민적 자긍심’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도시공원 내에 생활밀착형 공간이자 공공장소가 사회와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지 공간을 구성하고 온라인을 통해 참여자들과 토론도 나눈다.

이소진 작가는 “우리의 삶이 지속가능하려면 멈출 줄 알아야 하고 여유를 가져야 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가운데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비엔날레에 소개하는 프로젝트는 2013년 이후 저희가 작업한 것 중 4개를 꼽은 것으로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들”이라며 “이와 함께 최고의 공공장소인 공원이 사회와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알아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소수의 매체만 베니스 현지를 방문했음에도 프리뷰 기간에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이탈리아의 세계적 건축잡지 도무스, 독일의 일간지 슈투트가르트 차이퉁, 베를리너 차이퉁 등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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