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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국민과 만나다

2021년 06월호

이건희 컬렉션, 국민과 만나다

2021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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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모네의 작품을 볼 수 있다고요? 꿈만 같아요.”

30대 직장인 A 씨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컬렉션 중 프랑스 인상주의 작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됐다는 소식에 들떴다. 그간 한국에 모네와 마네, 고흐, 피카소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이 예술의전당 등에서 기획된 바 있지만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할 명작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박물관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빛의 작가’ 모네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됐다는 소식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프랑스 파리에 있는 모네 미술관에 꼭 들러보고 싶다는 A 씨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모네의 작품을 보러 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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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Le Bassin Aux Nympheas)’, 1919-1920, 100×200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2만3000여 점 국립기관에 기증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의 상속세가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화재와 미술품으로 상속세와 재산세 등을 납부하는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결국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은 국보급, 세계 명작을 포함한 컬렉션을 많은 국민이 볼 수 있는 국립기관에 기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국보급 작품과 세계 명작이 포함된 이건희 컬렉션의 가치는 삼성 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1만1023건 약 2만3000여 점의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9797건 2만1500여 점을 기증했다. 이 중에는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제2015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이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46년 개관 이래 이번 기증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43만여 점의 문화재를 수집했다. 이 중 5만여 점이 기증품으로, 이번 2만점 이상 기증은 기증된 문화재의 약 43%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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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216호 ‘정선필 인왕제색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에는 1226건 1400여 점이 기증됐다. 이는 미술관이 최근 10년간 기증받은 작품 수(978점)보다 훨씬 많을뿐더러 역대 최대 규모다. 게다가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 작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나혜석의 작품을 비롯한 근대미술품 450여 점과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세계적 거장의 대표작이 전달돼 기대감이 높다.

이건희 회장 소장품의 기증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문화적 자산이 풍성해졌으며,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미술관의 경우 그간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이 어려웠던 근대미술 작품을 보강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한국 근대미술사 전시와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됐다는 평이다. 발굴 매장문화재가 대부분이었던 박물관 역시 우리 역사의 전 시대를 망라한 미술, 역사, 공예 등 다양한 문화재를 골고루 기증받아 고고·미술사·역사 분야 전반에 걸쳐 전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증품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박물관과 미술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한 주요 대표작 등을 국외 박물관과 미술관에 알릴 계획이다. ‘이건희 기증품’의 역사적·예술적·미술사적 가치를 조망하기 위한 관련 학술대회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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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황소’, 1950년대, 26.4×38.7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6월부터 국내외 전시...특별전으로 국민과 만나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6월부터 대표 기증품을 선별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시작으로 유물을 공개한다. 내년 10월에는 기증품 중 대표 명품을 선별 공개하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한다. 아울러 13개 지역소속박물관 전시와 국외 주요 박물관 한국실 전시,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 등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해외에 확산할 계획이다.

지난 4월부터 박물관 측은 이건희 소장품을 전달받아 연구 등을 진행하고 전시 선별작을 구성했다. 이 과정은 박물관 유물팀과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진행했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정문화재 위주로 상설전시장에 ‘이건희 특별공개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국보인 ‘정선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고려천수관음보살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다. ‘정선필 인왕제색도’는 조선 후기의 명화가인 겸재 정선이 인왕산을 보며 그린 산수화다. 그림의 오른쪽 위에 ‘인왕제색 겸재(仁王霽色 謙齋)’라고 쓴 관서, 그 아래로 ‘겸재(謙齋)’라는 백문방인과 ‘원백(元伯)’이라는 주문방인을 찍어놓아 겸재가 그린 진품임을 알 수 있다. 인왕산의 암봉들을 거친 붓놀림과 시커먼 먹으로 표현하며 웅장한 산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남겨놓은 여백으로 음양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자 한국 전통회화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고려천수관음보살도’는 1000개의 손과 손마다 눈이 달린 보살의 모습을 담은 불화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의 자비력을 상징화한 고려시대 작품이다. 11면의 얼굴과 40~42개의 큰 손으로 각기 다른 지물을 잡고 있고, 이들 사이에 눈이 있는 손들이 촘촘히 그려져 있다. 이 불화는 오랜 세월 탓에 많이 변색되긴 했으나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필력에다 유일하게 알려진 고려시대 천수관음보살도로 명성이 높다. 또한 다채로운 채색과 세련된 표현 양식, 종교성, 예술성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추후 박물관 내 기증관에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일지에 대해서는 박물관 내부에서도 논의 중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의 기증 정신을 살려 별도의 전시실이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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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015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8월부터 서울→과천→청주 순차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에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 개최를 시작으로 9월 과천, 내년 청주 등에서 특별전시 및 상설전시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더 많은 국민이 소중한 미술자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역 공립미술관과 연계한 특별순회전도 개최하고 해외 주요 미술관 순회전도 진행해 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방침이다.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 명품(가제)’을 통해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을,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 거장(가제)’을 통해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그리고 내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을 통해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선보인다.

덕수궁관은 오는 7월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전에 일부 작품을 공개하고, 올해 11월 ‘박수근’ 회고전에 이건희 컬렉션이 대거 펼쳐진다.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는 한국근대미술전에도 이건희 컬렉션 중 일부를 선보여 수준 높은 한국근대미술을 해외에 소개한다.

과천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및 아카이브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새로운 만남’을 내년 4월과 9월에 순차 개막한다. 청주관에서는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들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지역의 협력망미술관과 연계한 특별순회전을 개최해 많은 관람객과 이건희 컬렉션을 공유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된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으론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마르크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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