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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해도 너무 급격한 脫플라스틱 시대

2021년 06월호

급격해도 너무 급격한 脫플라스틱 시대

2021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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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의 궁극적 의제 ‘탈플라스틱’ 규제에 집중
‘분리수거·사용금지’ 시민에 전가하는 대책 우려


|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20세기 산업사회의 혁명과도 같았던 플라스틱은 21세기 와선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정상적인 분해가 불가능하고 소각 시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너무도 편하게 쓰이는 플라스틱을 이제 와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탈(脫)플라스틱’이 탄소중립의 ‘궁극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명제는 옳다. 반드시 가야 할 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회의가 나온다. 분리수거 철저, 사용 최소화 등으로 소비자인 시민들을 들볶을 게 아니라 생산부터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해외 언론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플라스틱 폐기국이다. 정부 발표에서도 국내 플라스틱 생활쓰레기는 2009년부터 10년 동안 70% 증가했다. 최근 10년 새 인터넷 판매가 활성화되고 국민 식품으로 부상한 커피 선호 문화가 겹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플라스틱이 탄소중립은 물론 환경의 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썩지 않는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하나인 스티로폼은 썩는 데만 500년이 넘게 걸린다. 플라스틱이 만들어진 시기가 100년을 겨우 넘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역사상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연적으로 썩은 사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썩는 플라스틱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은 점을 고려하면 몇백년 후 지구는 ‘플라스틱의 바다’가 될 판국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페트병은 투명으로, 비닐봉지 2030년 전면금지

우리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지금까지의 부문별 소극적 대책이 아닌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이 나온 것. 불과 6개월 전 발표된 이 대책은 플라스틱 제품의 원천적 축소와 재활용 확대 등을 주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이 대책으로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20년 대비 20% 줄이고, 현재 54%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7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커피전문점 등의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고, 음식물 배달 플라스틱 용기 두께를 제한한다. 또 과대포장을 규제하고 사은품을 함께 포장하는 방식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수거와 투명 페트병 사용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투명 페트병 재활용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환경부는 폐페트병으로 제작된 의류 보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탈플라스틱 대책은 향후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해외 수입은 전면 금지되고, 2030년부터는 일회용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쇼핑백을 전면 퇴출한다.

가속화되는 탈플라스틱, 소비생활 바뀐다

정부의 탈플라스틱 대책으로 인해 소비생활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지금까지 편하게 썼던 비닐, 플라스틱을 대거 사용할 수 없게 돼서다. 다만 이에 대해 문제점도 제기된다. 시민이 분리배출을 제대로 못해서 재활용 비율이 낮다는 인식으로 탈플라스틱을 소비자인 시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 실제 환경부는 지난해 탈플라스틱 대책에 맞춰 재활용을 위한 분리수거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동주택에서 의무적으로 투명 페트병을 분리수거하도록 하고, 내년까지 플라스틱 분리수거통을 4종 이상 설치해 분리수거를 더 강화한다. 단속과 지도를 위한 공공근로 인력도 배치할 계획이다. 조만간 과태료 부과가 뒤 이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되면 아파트 주민들에게 플라스틱 분리배출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도 불편함은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다. 규제 중심의 탈플라스틱 대책은 시민과 소비생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분리수거장을 자원 수거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일회용 보증금 회수제를 확대하며,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아울러 먼저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빨대의 경우 무조건 못 쓰게 막을 것이 아니라 비플라스틱 빨대를 만들어내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른바 ‘새활용’도 생산 단계의 몫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페트병을 재활용해 ‘새활용품’을 만드는 업계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정부 지원이 아닌 시장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집중 지원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업계는 결국 정부 지원이 줄면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 지원이 아닌 시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탈플라스틱, 탄소중립을 위해 일상의 불편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감수해야 할 불편함의 크기에 대해선 논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생산된 물품을 사용하는 ‘죄’ 에 없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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