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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 비트코인 어느새 1200조원...'시즌2' 도래

2021년 06월호

[가상화폐 열풍] 비트코인 어느새 1200조원...'시즌2' 도래

2021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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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다시 찾아온 비트코인 열풍...최고 8199만원
버블 논란 지속...규제 리스크 vs 제도권 편입


|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가상화폐 광풍이 3년 만에 다시 분다. 끊임없는 버블 논란 속에서도 ‘시즌2’가 진행 중이다. 가상화폐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200조원(5월 5일 업비트 기준 1148조원). 무시해 버리기엔 너무도 커져버린 비트코인은 이미 투자자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가상화폐 어떻게 생겨났지?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탄생했다.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익명의 개발자에 의해 개발된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다. 개발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그의 정체는 뚜렷하게 밝혀진 게 없다. 본인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한 명의 사람이 아니라 어떤 ‘집단’일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지난 2008년 ‘비트코인 백서’로 불리는 논문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시스템’을 소개한 후, 별다른 신원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기존 화폐와 가장 큰 차이점은 ‘탈(脫)중앙화’다. 논문에서 “P2P 방식의 전자화폐는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결제한 사람으로부터 결제받은 사람에게 직접 전송된다”고 언급했다.

비트코인은 금융위기 당시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논문을 공개한 시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첫 양적완화가 시작된 2008년 3월쯤이다. 그는 비트코인 발행을 앞두고 작성한 백서에서 “중앙은행은 법정통화 가치에 논쟁의 여지가 없도록 신뢰를 받아야 하지만 화폐의 역사는 그런 신뢰를 완전히 저버린 사례로 가득하다”며 Fed를 비판했다. 그는 또 백서에 “은행은 우리의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지만 그들은 무분별한 대출로 신용 버블을 유발했다”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기술에 기반한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서로 줄줄이 연결된(체인·chain) 조각(블록·block)으로 나눠, 수많은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데이터가 한데 모여 있지 않은 데다 내용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어 현재 기술로는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주는 보상이 바로 가상화폐다.

가상화폐란 지폐나 동전과 달리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실물 없이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화폐를 의미한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측은 비트코인 해킹 가능성에 대해 “장부를 해킹하려면 51%의 장부를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를 실행하기 위해선 컴퓨팅 파워가 어마어마하게 소요되고, 이것이 가능한 슈퍼컴퓨터는 세상에 없다”고 홈페이지에 설명한다. 비트코인의 또 다른 특징은 ‘공급의 한계’다. 전체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돼 있는 데다 4년마다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맞는다.

비트코인, 2018년 2800만→ 2021년 8100만원

비트코인을 사용한 첫 상업적 거래는 2010년 5월 23일. 플로리다에 사는 비트코인 채굴자 ‘라즐로 한예츠’는 온라인에 “누가 내게 피자 두 판을 시켜준다면 비트코인 1만개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한 영국인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 25달러를 지불해 피자 두 판을 라즐로에게 보내주고 비트코인 1만개를 받았다. 비트코인 1만개는 최근 시세로 환산하면 6000억원이 넘는 돈이다.

2009년 출범 이후 별다른 시세 변동이 없었던 비트코인은 2013년에 급등세를 탔다. 2013년 초 13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은 2013년 말 1100달러를 넘어섰다. 두 번째 급등 구간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됐던 시기인 2017년이다. 2017년 초 100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은 2017년 말 1만8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소위 말하는 ‘시즌1’이다. 시세는 2018년 1월 고점을 찍고 급락하기 시작했다. 업비트 기준으로 시즌1의 최고점은 2888만5000원이었다. 당시 한국 시장의 거래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국내 상황이 글로벌 시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고 거래소를 폐쇄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시기와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한 시점이 일치해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를 ‘상기의 난’으로 부른다. 시즌1이 종료되고, 2020년 말부터 시즌2가 시작됐다. 월 시세 기준으로 보면, 박스권에서 보합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쉬지 않고 올랐고, 상승폭은 확대됐다. 작년 10월 초 가격은 1256만2000원. 올해 4월 8199만4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조정을 받고 있지만 6700만~7000만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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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추이. [사진=빗썸]


시즌1과 달라진 것

시즌1이 개인투자자 위주였다면 시즌2는 미국의 주류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들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개인적으로 거액을 투자했고, 테슬라 역시 투자했다.

또 자사 제품을 비트코인으로 구매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페이팔, 마스터카드, BNY멜런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가상화폐의 결제와 송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제 비트코인은 본격적으로 투자자산의 한 축으로 합류한다. 넥슨 일본법인 역시 최근 약 1억달러(약 11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비트코인 매수는 주주가치 제고와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심수빈·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 2017년 비트코인 강세와 최근 상승 요인 중 차별화된 부분은 지급 결제수단 도입과 은행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라고 진단했다.

시즌1에도 있었던 현상이지만 시즌2에서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들의 급등세가 더 가파르다. 알트코인은 대체(alternative)와 코인(coin)의 합성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가상화폐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전 세계 알트코인의 종류는 9000여 개에 달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비중이 대략 6 대 4 정도의 비율로 알려져 있다. 각 나라의 거래소들은 민간의 영역이기 때문에 상장 등은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국내 거래소 1, 2위인 업비트와 빗썸은 각각 170여 개의 가상화폐를 취급하고 있다.

규제 리스크 vs 제도권 편입...‘디지털 금’에 비유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정부가 부분적인 규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금이다. 당장 내년부터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물리겠다고 했다. 250만원이 공제되고 세율은 20%다. 또 가상화폐 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있다. 신고 기한은 9월 24일. 특금법 조건을 맞추지 못해 영세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무더기로 폐업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규제의 도입은 긍정적인 의미로는 ‘제도권 편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가상화폐 주류 시장은 미국이다. 지난 4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것을 두고 시장 안팎에선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코인베이스는 2012년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암호화폐 거래소다. 올해 1분기 기준 이용자 수는 5600만명, 누적 거래액은 45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중 최대 규모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 역시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리스크’에 대해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 상장이 답을 줬다”고 했다. 그는 “이번 상장은 규제를 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최근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금지가 아닌, 제도화를 통한 산업 육성으로 기조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코인베이스 상장 이슈와 관련해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비트코인을 필두로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탈중앙화, 속도, 저비용, 결제 안전성, 추적 가능성 등의 장점에 힘입어 향후 자산시장 내 가상화폐의 위치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페이팔, 스퀘어, 스타벅스, 테슬라등 주요 기업들도 비트코인을 통한 자사 상품 결제를 언급하고 있다”면서 “향후 국제무역시장에서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가상화폐는 자산시장에서 금과 비교되기도 한다. 공급이 제한돼 있고 쉽게 사고팔 수 있으며, 금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비슷한 점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밸류에이션(Valuation, 가치평가)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어떻게 보면 노란색 금속에 불과한 금과 실체가 없는 비트코인 모두 명확한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금은 오랜 기간 거래가 이뤄지며 금/은 비율, 물가상승률 대비 금값 등을 통해 현재 가격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역사가 짧아 이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내재가치가 없어 밸류에이션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가치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시장을 ‘버블이 낀 투기시장’ 정도로만 보고 있다. 워렌 버핏의 오랜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가상화폐에 대해 “역겹다”고 표현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납치범 또는 강탈범에게나 유용한 화폐”, “난데없이 뚝딱 만들어진 새로운 금융상품”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그 빌어먹을 신개발품(비트코인)은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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