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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종 KIEP 원장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5% 중후반대 예상"

2021년 05월호

김흥종 KIEP 원장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5% 중후반대 예상"

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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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보급 생각보다 빨라...성장률 높아질 것”
“미중 전쟁 같은 상황...지금은 표준전쟁 시대”
“저탄소사회 전환 위해 국내 유인구조 바꿔야”


| 최온정 기자 onjunge02@newspim.com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 “5% 중후반대의 상당히 높은 수치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장은 지난 3월 26일 오후 세종국책연구단지 KIEP 청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뉴스핌·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KIEP는 작년 11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0%로 제시한 바 있다.

김 원장은 “당초 전망치를 냈던 11월 초만 해도 3차 웨이브(wave·유행)가 온다고 해서 비관적이었다”면서도 “그동안 3차 웨이브도 오고 유럽은 4차 락다운(lockdown·봉쇄)도 왔지만 백신 보급이 생각보다 빨리 작동됐다. 빠르면 5월 초 전망치를 발표할 생각인데, 5% 중후반대의 상당히 높은 수치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중 갈등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브레튼우즈 체제(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도 그렇고 정보통신 관련 기술도 다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데, 중국이 양회에서 ‘중국표준 2035’(2035년까지 중국 기술표준을 제정하겠다는 계획)를 말했다”며 “이를 미국이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양국은 전쟁 같은 상황”이라며 “한국은 정부에서 밝힌 대로 개방·투명·포용성, 이 세 가지 기본 원칙을 계속 상기시키면서 사안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급부상한 탈탄소 이슈에 대해서는 “유럽이 올해 2분기에 탄소국경조정제도(상품 제작과정에 배출된 탄소량을 따져 관세를 부과하는 것)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고 2023년부터 발효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우리도 국내 산업구조가 저탄소 제조업으로 바뀔 수 있도록 정부가 유인 구조를 바꿔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최근 백신 보급이 빨라지면서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4.2%에서 5.6%로 조정했다. KIEP도 당초 전망치를 5.0%로 냈는데 상향조정할 계획이 있나.

A. 당초 전망치를 냈던 11월 초만 해도 3차 웨이브가 온다고 해서 비관적이었다. 그동안 3차 웨이브도 오고 유럽은 4차 락다운도 왔지만 백신 보급이 생각보다 빨리 작동됐다. 우리도 지금 전망작업을 하고 있는데 (성장률을)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빠르면 5월 초 전망치를 발표할 생각이며 5% 중후반대의 상당히 높은 수치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Q. 올라간다고 보는 건 아무래도 백신보급률 때문인가.

A. 그렇다. 작년에는 우리나라랑 노르웨이, 대만 등 몇 개 나라만 2019년 수준을 넘어선다고 봤는데 지금은 상황이 낙관적이어서 미국도 그렇게 올라갈 거라고 본다. 유럽하고 브라질 등 안 좋은 나라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2019년도 수준을 2021년도 말에 넘어갈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다른 전망 기관들이) 8%를 예상하는데 누적으로 하면 2019년 대비 올해 성장률이 10% 정도다. 미국은 2019년 대비 2021년에 2% 내외 성장하는데 중국이 10% 이상이면 중국이 엄청나게 따라붙게 된다.

Q. 미중 갈등은 지속된다는 예측이 많다.

A. 그게 가장 큰 문제다. 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 전체의 기본적인 틀을 미국이 짰다. 브레튼우즈 체제도 그렇고 정보통신 관련 기술도 다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 양회에서 ‘중국표준 2035’를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많은 경우 외부에서 들어온 플랫폼을 사용하는데, 이걸 걷어내고 중국 표준을 쓰겠다는 것이다. 이를 굉장히 미국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지금은 표준 전쟁이다.

Q. 앞으로 갈등이 심화됐으면 심화됐지 줄진 않겠다.

A. 심해진다. 작년 말부터 중국은 굉장히 빠르게 움직였다. 작년 11~12월 중국은 일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부터 타결시켰다. 그간 협의가 지지부진했는데 중국이 양보하면서 빨리 하자고 했다. EU·중 포괄적투자보호협정(CAI)도 작년 12월 30일 타결됐다. 가장 중요한 양보가 중국이 기술이전 조항을 없앤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기술이전이지만 EU 입장에선 기술탈취인 조항이었는데 이제는 중국이 다 양보했다.

바이든 당선이 확실해지니까 그런 것이다. 바이든 정책은 다자중시와 동맹중시다. 따라서 중국은 고립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래서 EU를 친구로 해서 EU하고 미국 사이를 떨어뜨려야 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주도권을 미국에 뺏기지 않으려면 RCEP을 타결시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동남아시아 가고 인도도 갈 거다. 동맹관계를 봉합해야 하니까. 지금 양국은 전쟁 같은 상황이다.

Q. 한국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A. 며칠 전 블링컨이 동맹국에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호주도 그렇고 유럽 등 많은 나라가 비슷한 상황이다. 결국은 우리가 미리 먼저 미국이냐 중국이냐 줄 설 필요는 없다. 우리 원칙은 정부에서 밝힌 대로 개방·투명·포용성, 이 세 가지 기본 원칙을 계속 상기시키면서 사안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를 판단해야 한다.

Q.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면.

A. 미국이 지난 2월 24일 행정명령을 통해 반도체와 대형 배터리, 헬스·보건 부문과 희토류에 대한 미국 공급망 현황조사를 명령했다. 이를 전부 다 미국이 생산할 수 있으면 좋지만 미국에서 작년에 분석한 바에 따르면 빨리 생산이 안 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동맹으로 대체할 것이다. (예를 들어)당장 배터리를 미국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게 안 되니까 중국 배터리 쓰지 않고 한국 것을 쓰는 식이다. 개별기업 차원에서 요청이 오면 대응하면 된다. 정부는 기본 원칙만 얘기하고 있으면 된다.

Q. 포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은 필요한가. 늦었다고 보지는 않나.

A. 우리나라는 대외지향적으로 해야 성장할 수 있는 나라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통합에 대해서는 가입을 전제로 하는 게 맞다. 사실 10년 전에 미국이 들어가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때 들어가는 게 좋았다. 그 당시 TPP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나라들과 우리가 자유무역협정(FTA)을 갖고 있어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잘 안 됐다. 단순히 들어간다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를 내서 틀 자체를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으니 그때 들어가는 게 더 나은 방향이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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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오고 있는 신남방·신북방 정책의 그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A. 신남방 정책은 그동안 민간기업 주도로 많이 했다. 정부 차원에서 메콩강 유역 국가들의 종합적인 개발에 참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한 부분도 효과가 있었다. 인도가 또 마침 우리나라로부터 ODA를 받기로 했다. 과거 인도는 ODA를 안 받는 국가였는데 인도에 대한 체계적인 ODA 전략이 집행되고 있다. 그런 면에 성과가 있었다.

신북방은 가장 큰 제약이 두 가지다. 첫째는 북한, 둘째는 대(對)러 제재다. 크림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특히 중앙아시아 지역이나 스탄 국가들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들 국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문화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니 그런 부분에서 교류를 늘려서 나중에 본격적으로 제재 풀렸을 때 꽃이 필 수 있도록 기반을 깔아놓는 작업을 해야 한다.

Q. 북한과의 경협도 추진해야 할 텐데.

A. 북한은 당장 문제가 올봄이다. 작년에 북한은 홍수 때문에 굉장히 많은 피해를 입었고, 거기다가 또 대북 제재와 코로나19가 있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유엔 제재에 들어갔는데 그 이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커졌다. 그런데 작년 코로나19 때문에 북중무역이 거의 다 막혔다. 이런 상황에서 올봄이 식량문제로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북한 상황을 잘 보고 어려운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Q. 최근 핫한 이슈 중 하나가 탈탄소다. 전통적 제조업국가인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유럽이 올해 2분기에 탄소국경조정제도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고 2023년부터 발효되도록 한다고 했다. 앞으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으면 무역하기 어렵게 된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인센티브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만들어놔야 한다. 혹시라도 돈을 낼 것이 있으면 똑같은 우리 정부한테 내는 게 낫다. 우리나라 기업에 탄소세를 부과했으면 상품을 수출했을 때 그쪽에서 탄소세 매기려 해도 이중과세가 안 된다.

사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는 탄소관세가 정신에 위배된다고 한다. 외국에서 나오는 상품에 차별적으로 관세를 매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 유럽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은 탄소관세다. 내국인 기업에 대해서는 부과 안 하고, 들어오는 상품에 대해서는 탄소 많이 배출한 것은 그만큼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도 있다. 우리도 국내 산업구조가 저탄소 제조업으로 바뀔 수 있도록 정부가 유인 구조를 바꿔놔야 한다.

Q. 4차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에게 도움되긴 하지만 부채비율을 높인다는 비판도 있다.

A. 우리나라는 민간부채가 심하다. 그런데 재난지원금이 들어와서 소상공인의 월세를 대신 냈다. 그 얘기는 민간이 짊어져야 할 부채를 정부부채로 바꿔준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정부부채는 건전하고 민간부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하다. 역사상 어디서도 민간부채에서 위기가 시작된다. 민간부채는 늘어나는데 재정건전성만 유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두 번째는 재정건전성이 나빠졌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낫다. 사람들이 한국 경제를 베네수엘라와 브라질하고 비교하는데, 우리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무슨 의미냐면 경제위기 났을 때 외환딜러들이 제일 먼저 던지는 화폐가 20~30년 전에는 한국 원화였다. 그런데 지금은 제일 먼저 중남미 화폐를 던지고 그다음에 남유럽, 일부 동남아 국가의 화폐를 던진다. 그러고 나서 더한 위기가 나야 원화를 만지작거린다.

Q. 코로나를 극복하고 나면 증세 문제가 화두가 될 것이다. 바이든도 증세를 추진한다고 했는데 한국도 증세가 필요하다고 보나.

A. 바이든이 증세를 생각하고 있는 것도 극도의 부유층에 대해서만 세율 구간을 만든다든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저탄소 사회로 가기 위한 인센티브를 만드는 차원에서 세목 신설이 필요하다. 사회와 경제, 기업이 그쪽 방면으로 가기 위한 유인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당근과 채찍이다. 당근은 친환경 쪽으로 가면 여러 가지를 지원해 준다는 거고, 채찍은 세금이다.

Q. 세계경제가 급변하고 있다. KIEP가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A. 대외경제 분야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게 앞서도 말했지만 친환경하고 디지털 쪽이다. 친환경 디지털 통틀어서 신통상의제라고 한다. 이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서 개도국에 ODA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데 효과성 있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제개발협력도 잘해야 한다. 신통상의제에 적극 대응하는 것과, 그다음에 국제개발 협력에 관해 연구하고 평가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Q. KIEP가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국제관계프로그램 산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이 발표한 톱 싱크탱크 32위에 선정됐다. 국제경제 부문에서는 4위, 아시아에서는 6년 연속 1위였다. 그 비결은.

A. 국제사회에서 활발하게 세미나를 하거나 여러 가지 독자적인 의견도 내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에서 우리 연구원을 알게 됐다. 국제경제 분야에서 대표적인 연구기관이 어느 곳인지 전 세계에 설문조사를 보내는데 거기에 KIEP라고 많이 써주니까 순위가 올라갔다. 또 KIEP가 개도국에 대해서도 많은 활동을 한다. 개도국 학자들하고 교류를 많이 하고 방문학자도 유치하면서 이분들이 KIEP를 더 알게 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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