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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립외교원장 “미중 갈등, 상호의존적이며 구조적 문제”

2021년 05월호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미중 갈등, 상호의존적이며 구조적 문제”

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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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미중 갈등구도 심화 촉진”
“美 혐오범죄 원인도 미중 갈등과 코로나”


|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미중의 대결구도는 구조적이다. 국제정치에서 세력판도가 흔들리는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 중 누가 이기느냐의 결과적 문제가 아니고 이들의 힘이 요동치기 때문에 전 세계 시스템 자체가 흔들린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4월 13일 제9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란 주제로 발제를 하기에 앞서 4월 5일 서울 양재동 국립외교원장실에서 가진 대면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의 원인에 대해 “미국이 후퇴하고 중국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체가 자유주의 질서를 흔드는 것”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미중 갈등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앞으로 수십년간 그럴 것이다. 서로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과거 소련과는 달리 미중이 상호의존적이 돼 있기 때문에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이고, 정권에 따라 어디를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두 번째는 옛날보다 국제외교가 국내 여론의 바람을 많이 탄다. 여론이 일단 서로를 싫어한다. 민족주의적 감정을 선동하고 서로 악순환을 보인다”며 “국민 여론이 나쁘니 지도자들은 그를 강조하면서 권력을 강화하고 그게 여론을 나쁘게 한다. 혐중·혐미가 서로 커지고, 통계적으로도 미국의 경우 오바마 때는 대선 직전에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50% 밑이었는데 선거 직전 70%까지 올라갔다. 지금 80%까지 갈 걸로 보는데, 선거를 할 수밖에 없는 바이든은 중국 때리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다음 선거와 상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美 “中은 3C 대상” vs 中 “美와 맷집게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다른 점과 목표에 대해서는 “트럼프도 중국을 때렸다. 바이든도 100% 트럼프의 정책을 바꾼다고 하지만 중국 문제는 일치한다. 블링컨(국무장관)이 청문회 때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은 옳았지만 방법이 틀렸다고 했다. 트럼프는 민족주의적이고 중국을 제압하겠다는 네오콘 전략을 갖고 있었던 반면, 바이든은 미국이 리더십만 회복하면 중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구별했다.

아울러 “미국의 최고 장점은 동맹 파트너를 모으면 중국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을 끌어들이면 중국이 착해질 줄 알았다. 민주주의도 받아들이고 자유주의도 하고. 근데 실패했다. 중국이 반칙하고 민주주의 후퇴시키고 인권 문제도 그렇기에 세 가지 복합적인 관계로 보는 것이다. 3C로 본다. 즉 컨프론트(Confront·적대), 코퍼레이트(Coporate·협력), 컴피트(Compete·경쟁)”라며 “신냉전으로 가는 건 아니지만 중국의 잘못된 부분에서 룰대로 행동하도록 만들겠다. 반칙 행위를 잡겠다. 규정대로 움직이도록 압박하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G2 국가로 부상한 이후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의 대미 전략과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김 원장은 “미국이 ‘펀치게임’을 하자고 한다면 중국은 ‘맷집게임’을 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패권 경쟁을 한다고 하면 발끈한다. 자신들은 먼저 도발한 적이 없고 미국이 때리면 대응한다는 거다. 미국이 때리는 대로 굴복하지 못하는 이유가, 과거의 미국은 자기 때릴 때 고쳐서 자기 시스템에 물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때려서 쫓아내려 하기 때문에 굴복하면 죽는다고 생각하고 견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이 맷집게임의 시간은 중국 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지는 해이고 중국은 뜨는 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족주의적 자부심까지 연계돼서 반드시 이긴다는 숙명론이 중국 지도자들 사이에 신화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나오는 건 쌍순환이다. 경제적으로 쌍순환이라는 것은 중국은 이전의 나라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소련이나 일본 같은 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중국은 생각보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고 적다는 것”이라며 “(수출이나 환율, 무역 규제를) 이렇게 견디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기술주권이다. 시간만 주면 다른 국가들은 미국 플랫폼 위에서 작동했지만 다음 시대 기술은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의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이 한국에 수출 규제를 하면서 우리가 굴복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빨리 사이클을 완성하지 않았나. 중국도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기술 독립을 빨리 성취할 수 있다고도 얘기를 한다”며 “그런데 몇 가지 반도체 기술이나 그런 건 가능할지 모르지만 중국은 오히려 식량자립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미중 갈등구도 심화 촉진”

지난해와 올해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19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가 한미 관계와 미중 갈등, 국제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달라고 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라는 게 2019년에 발생했기 때문에 19라고 하는 건데, 제대로 겪은 것은 20년이다. 그래서 2020년을 보통 일사다난(一事多難)이라고 했다”며 “어찌 됐든 백신 때문에 회복 측면인데, 회복 과정이 깔끔하거나 완전히 극복하는 형태는 되지 않을 거다. 영어로 하면 메시(messy)하다, 지저분하다고 한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음에 각 국가나 지역, 계층에 따라 팬데믹 영향이 다르다는 거다. 회복 속도나 양상도 완전히 다르다. 전 세계가 처한 일종의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각 국가도 강대국은 극복하는 반면 약소국은 제대로 안 되고. 국내적으로도 부유층이나 상류층은 문제가 없는데 서민층은 아니고 그렇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팬데믹이 국제질서의 모든 걸 집적하는 집적체인 동시에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한다”며 “전염병은 일종의 세계화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퍼진 것 아니냐. 이것은 국제기구나 거버넌스를 통한 국제협력으로 대처해야 극복되는데, 실질적으로 모든 국가가 위기 상황을 맞다 보니 대부분 각자도생을 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국경을 봉쇄하고 락다운을 하고, 자국 위주로 돌아가고, 미중은 남탓을 한다. 과거 협력이나 세계화나 국제화에 반하는 질서가 팬데믹 때문에 강해진 것”이라며 “20년 전만 해도 소련이 붕괴된 이후 세계화가 급속화된 게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이걸 촉매로 만드는 것이 바로 팬데믹”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증거를 들어 달라고 하자 “국제기구 존재감이 줄어들었다. 유엔의 존재감이 없어지고, WHO(세계보건기구) 효과성에 대해선 미국은 부정하고 중국은 옹호하는 상황이다. 그런 것만 봐도 양면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소련 붕괴 이후 G1으로 자리매김한 미국의 위상과 힘이 약화되고 중국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등장하면서 미중 갈등구도 심화를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김 원장은 정치적 분열과 인종차별, 초강대국으로서의 위상 약화 등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 원인을 “미국이 만들어 놓은 질서, 소위 팍스아메리카나라고 한다. 미국이 세계 경찰로서 리더십 역할을 하면서 세계적인 공공재를 공급했다”며 “안보나 경제질서나 민주주의, 국제질서 이런 것들을 제공했는데 미국의 힘이 약해지면서 스스로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걸 가장 잘 이용하고 확대시키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한 게 트럼프다. 트럼프는 세계질서 변화를 가장 잘 인식하고 분석을 떠나 본능적으로 올라타서 강화하는 방향으로 4년을 지냈고, 그게 그대로 투영되고 내부적으로 있던 미국 문제점을 확산시킨 것”이라며 “밖으로는 중국 욕을 하면서 세계적인 이익보다는 국가이익주의, 소위 말하는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인종적 위기나 유색인종들의 인구 성장에 백인이 위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아마 시점은 오바마라는 흑인 대통령에 미국 백인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주류를 뺏긴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고 그걸 잘 이용한 게 트럼프였다”며 “트럼프는 인종차별을 실질적으로 자기 권력에 이용했고 갈라서 차별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그래서 미국이 60년대 이후 정치적·인종적 분열이 실질적으로 일어난 거”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 결과가 그대로 선거에 드러났다. 그걸 역전시키려는 바이든이 스스로도 변곡점이라고 불렀다. 원래로 돌아가자는 거다. 세계적 공공재를 공급하던 미국으로 돌아가자는 게 바이든 아젠다이다. 문제는 미국이 갈라져 있고 공화당이 여전하다. 다음 선거 생각하면 미국의 반이 트럼프 또는 트럼프적 정책 지지자들이니 부작용이 아시아 혐오로 가게 됐다. 바이러스 놓고 중국 탓을 하는 게 국내로 투영되고 대부분 아시아 사람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자기들의 사회에 어려움을 준 보건 위기가 중국 탓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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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힐러인칩...‘트럼피즘’ 유턴은 회의적”

미중 갈등과 코로나가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의 원인이라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그 차별의 바탕은 트럼프가 깔아놓은 것이고. 또 하나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민족주의 현상이다. 정치가들이 불평등이라든지 민주주의 문제 이런 것들을 주어진 임기 내 극복하기 힘들다 보니 대부분 남의 탓을 하거나 전가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흑인, 아시아인, 이민, 난민 때문이라고 하고, 밖으로는 중국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자기 권력을 강화하려는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푸틴을 봐도 그렇고, 시진핑을 봐도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전망에 대해선 “바이든은 트럼프가 미국을 망가뜨렸기 때문에 유턴시켜야 된다고 해서 변곡점이라는 말을 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도 했다”며 “미국은 엄청난 선택을 했다. 트럼피즘을 수용하느냐 안 하느냐는 문제의 선거였고, 우선 미국이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느냐, 4~8년 만에. 저는 그에 대해서는 낙관보단 부정적”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 개인에 대해선 “커멘더인칩(Commender in Chief)을 사령관이라고 한다. 미국 대통령을, 국가수반을 그렇게 언급하는데 바이든은 자기를 힐러인칩(Hiller in Chief)이라고 한다. 상처 입은 미국을 회복하고 분열된 미국을 감싸안고 소프트파워나 신뢰할 만한 미국으로 되돌리자는, 적어도 우리가 보기엔 맞는 말”이라며 “그를 주장한 힐러리 클린턴이나 그전의 민주당은 위선자, 칵테일좌파라고 비토를 놨는데 트럼프가 너무 반대쪽으로 가니까 적어도 바이든은 위선자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선택이 된 것이다. 관건은 과연 유턴을 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김 원장은 ‘Promises to Keep’ (한국어판: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김영사)이라는 유일한 바이든 대통령 자서전의 한국어판 해제를 쓰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은) 기본적으로 미국으로서는 가장 진보적인 사람이고 굉장히 사람들을 잘 통합시키는 힐러인칩이라는 것이 그의 개성, 성격에서도 나타나는 부분이다. 원래 말더듬이였는데 잘 극복하고, 거의 외교 분야에서 수십년간 커리어를 쌓았다. 부통령 8년간은 오바마가 신예였고 외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외교를 담당한 것이 바이든이었다. 외교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할 수 있는 선택으로 봐서는 물론 단점도 있겠지만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나온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미국이 지난 12년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고 히로익한(영웅적인) 리더를 뽑아서 미국이 갈라졌다는 내용이다. 오히려 비영웅적인 바이든이 미국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 아니냐는 데 저는 동의한다”고 했다.

“미중, 통화·기술·체제 전쟁...곤혹스런 한반도”

향후 5~10년간 미중 갈등은 어떻게 전개될까. 김 원장은 글로벌한 ‘영역’과 ‘지정학’ 문제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미중 간 글로벌한 영역의 문제로 통화전쟁을 꼽은 김 원장은 “(미국이 플라자 합의로) 일본을 제압한 거다. 그에 대해 중국이 두려움이 많기 때문에 통화독립을 하려는 거다. 미국이 칼을 빼들었다 넣었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다음이 기술전쟁이다. 장비, 5G, 4차산업혁명이고, 그다음이 체제경쟁이다. 중국이 자기 시스템이 민주주의보다 낫다고 하니까”라며 “영역전쟁이 글로벌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지정학적 갈등에 대해선 “동아시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소위 말하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북중러 대 한미일, 동중국해, 대만 양안, 남중국해 줄을 그으면 중국과 미국의 기싸움이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 일어나는 곳이 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선 “확전은 미중이 원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확률적으로는 안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며 “문제는 주변 국가들에 그런 것이 꼭 좋은 게 아니다. 계속 둘은 직접 충돌 안 하면서, 편가르기 하면서, 간 보면서, 세 구축하면서 주변국가들의 스트레스 레벨이 올라간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교착된 상황에서 미중 갈등과 더불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구도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김 원장은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이 우려되는 지역 중) 실제로 한반도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나머지 충돌 포인트보다 함의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며 “동중국해에서 붙어도 확전 가능성은 없는데 우리는 대리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분단이라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는) 평소에는 옅은 진영인데 미중이 나빠지고 남북이 나빠지면 이게 완전히 과거 신냉전으로 가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신냉전은 아니지만 그걸 실질적으로 가장 짙게 만드는 것이 한반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북이 적어도 평화 공존을 유지해야만 이런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국이 미중을 움직일 수는 없는 것이고 미중에 의해 희생당하지 않으려면 남북이 평화적인 공존을 하는 것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에 대해선 “미중이 세를 보고 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이 말하는 파트너국·우호국·동맹국이 60개국이 좀 넘는다. 바이든은 이것이 미국의 자산이라고 했다. 그런데 110개국이 넘는 국가가 중국을 무역 1위 상대국으로 삼고 있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미중 사이에 낀 거”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가 심한 건 지정학적으로 중국 밑에 있다는 점이다. 또 기형적으로 경제는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500억불이 많다. 압도적이다. 가장 기형적인 형태로 나뉘고 있고 물리적으로 중국 밑에 있으니 어려운 건 사실인데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속 한국의 해법은 ‘GM’ ”

김 원장은 한국처럼 미중 사이에 낀 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해법으로 ‘연대’를 제시했다. 그는 “팬데믹에서 미중이 보여준 것은 ‘G0’의 세계다. 각자도생하면서 세계 공공재나 방역에 하나도 대처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GM’으로 가야 한다. G멀티플이란 말이다. G2가 아닌 2열 국가들, 즉 한국·캐나다·독일·프랑스·호주·아세안 이런 국가들이 연대를 이루면서 한쪽으로는 미중 갈등을 완화하고 다른 면에서는 집단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제3세계가 죽어가고 있다. 지금은 백신이지만 나중에 식량이나 다른 것이 될 것인데, GM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회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고, 개별국가로서는 혼자 얻어맞지 않는 보호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인도·일본·호주 4개국으로 발족시킨 ‘쿼드(Quad)’ 참여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김 원장은 일단 지금 참여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쿼드도 ‘한미일’하고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쿼드에 지금 참여하는 것이 현명하지 못한 이유가 첫째 미국도 어떻게 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다음에 어떤 의미에서 미국이 요구했을 때 한국이 거절하면 충돌한다는 거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요구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아니지 않나. 그래서 블링컨이 와서 언급한 것이 미국도 중국에 대해 3C(Confront, Coporate, Compete)라고 했다. 그렇게 복잡하다는 거다. 그만큼 한국도 한중 관계가 복잡한 것을 이해한다고 한다.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미국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번째는 일본·호주·인도의 입장이 다 다르다. 중국이 위협으로 느껴질 때는 쿼드가 좋은데 중국에 대적하기에는 부담이 많다. 인도의 경우 최근 국경분쟁 때문에 쿼드에 대해 적극적이 됐지만 이것을 반중동맹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쿼드) 정상회담에서 방역과 북한 비핵화가 나온 이유가 이것이다. 우리가 미리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마지막으로 (쿼드에 들어가려면) 우리가 ‘플러스’라는 룰메이킹 할 때부터 들어가야지. 호주나 인도보다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지도 않지 않나. 룰메이킹을 해야 한다. 베트남하고 뉴질랜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쿼드플러스에 그 국가들하고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쿼드보다는 인도태평양전략 참여가 낫다”

쿼드에 선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미중 간 선택의 기로에서 한국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선 “만약 그것을 전제로 한다고 하면 차라리 인도태평양(전략)이 낫다. 아세안 국가들이 있기에 신남방하고도 잘 통하기 때문”이라며 “쿼드는 미국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아시아판 나토(NATO)로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는 사람이 많고 군사적 의도가 분명한 상황에서 들어가면 부담스럽다. 그런 입장이라면 인도태평양이 맞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할 대북정책 내용에 대해선 “우리가 바이든 정부 들어설 때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결국 전략적 인내로 가는 것이 아니냐였다”며 “최근에 보면 미국이 국내 문제가 너무 많다 보니 북한 문제는 사실상 인기가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이벤트 들러리를 섰으니 이제는 뭘 줄 건지 확실히 얘기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겠다는 태도다. 적대시정책 철회, 보상 확정 지으면 나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그렇게 할 경우 북한에 굴복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인기가 없다. 그렇다고 북한에서 먼저 양보할 가능성도 없다. 그래서 교착 상황이 연장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2018년 북미 간 싱가포르 선언을) 수용하는 거는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 사인한 거고 북한은 그 정신을 강조하니까 우리는 그것을 추인하는 데서 시작하는 게 좋다고 강조하는데, 그게 대북정책에 담길지는 모르지만 (미국이) 생각보다 북한에 대해 인권이라든지 강한 발언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교착이 계속될 수도 있다. 미국이 가진 수단 자체가 양보를 빼면 북한에 내밀 카드가 없다. 원하지 않지만 ‘전략적 인내 2.0’이 될 가능성도 없진 않아 보인다”고 걱정했다.

이어 “그런데 이 부분에서 그럼 뭐가 될 거냐 하는 건 한국의 문제”라며 “남북미 3면 중 북미, 남북이 막혀 있고 한미만 열려 있지 않나. 그렇다면 결국 한미 공조가 잘돼야 한다”며 “적어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미국이 한국 말을 듣겠다고 한다. ‘2+2’(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 방한 당시에도 그렇고 안보실장 회의도 그렇다. 곧 대북정책이 나온다고 하니 얼마나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딱히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관계 개선 방법에 대해선 “북한이 우리를 끊는 이유는 우리가 미국을 움직일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을 이끌어내려면 북미를 다 설득해야 한다. 힘이 있다는 걸 보여야 한다. 우리는 일단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고 둘을 만나게 해야 한다. 그다음에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미국이 한국에 맡기는 신뢰하에서 우리가 그것을 통해 미국을 무시하고 북한하고 일방적인 딜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아웃소싱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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