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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주권·공공재’ 숙제 던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퇴진은 이르다

2021년 04월호

‘백신 주권·공공재’ 숙제 던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퇴진은 이르다

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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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는 공공재” 기업의 사회적 역할 강조
美 대담에서 “치료제 무제한 원가공급” 약속
일선 퇴진 앞두고 ‘코로나 백신’ 가능성 언급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 박다영 기자 allzero@newspim.com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개발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치료제를 국내에 원가로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6개월 내 남아공 변이에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 등 ‘백신 기술 주권 확보’라는 숙제도 남겨놓은 상황. 업계에선 서정진 회장이 퇴진 후에도 계속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년 만에 치료제 개발...각종 논란에 흠집

바이오 업계는 렉키로나가 ‘토종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등극한 것을 두고 셀트리온그룹을 K-바이오의 대명사로 키워낸 서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 회장은 2020년 2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유행세가 보이자 항체치료제를 개발해 종식에 앞장서겠다고 장담했다.

보통 신약을 개발하는 데 대략 10년의 긴 시간과 수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서 회장의 공언을 두고 업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익 창출을 넘어 바이오 기업으로서 팬데믹 종식에 앞장선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셀트리온은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고, 서 회장은 약속을 지켜냈다.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만큼 셀트리온의 지난 1년은 급박하게 흘렀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후보물질을 1개월 만에 발견하고, 개발 3개월 만에 동물 시험에서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7월부터는 인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임상 데이터를 종합해 지난해 12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마침내 지난 2월 5일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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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렉키로나 개발 사실이 알려지자 셀트리온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개발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해 2월 20만원을 밑돌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해 말 한때 4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식약처의 품목허가 과정에서 여러 제한조건이 붙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월 17일부터 의료기관에 공급되기 시작한 렉키로나가 중증환자에게 큰 효과가 없고 남아공 변이에 대한 억제 능력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검증 결과가 나오면서다. 또 정경유착설과 함께 비싼 공급가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서 회장은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제조원가에 판매하겠느냐”며 “정부보조금에 의존해서 개발하지 않는다. 정부보조금에 비해 월등히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이를 부인했다. 또 같은 달 미국의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는 치료제를 대한민국에 필요한 만큼 제조원가에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도 언급했다.

남아공 변이 치료제까지 개발해야

서 회장은 치료제 개발을 완수한 지난해 말 별도의 퇴임식 없이 그룹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후임이 정해지면 무보수 명예회장으로만 남는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은 공공재’라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퇴진 후 회사에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 회장은 지금까지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진과 연일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 회장이 강조한 ‘백신 기술 주권’ 확보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 현재 서 회장의 최대 고민은 ‘백신 개발’이다.

서 회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주권이 문제가 될 경우에 대비해 백신 개발에 들어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백신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항원을 보유하고 있어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셀트리온은 이에 앞서 렉키로나의 조건부 허가를 받은 직후 6개월 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국내 최초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에 대한 오해 해소와 명예 회복을 위한 시간도 촉박했다. 그는 그간 렉키로나를 둘러싼 오해와 논란을 불식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렉키로나의 제한적인 효능이나 공급가격을 놓고 뒷말이 무성한 터라 그간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서 회장은 “표현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며 “국민들과 국가와 약속한 대로 국내에는 제조원가로 공급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발표할 때부터 이를 ‘공공재’라고 말했다”며 “이 제품을 개발한 주된 이유는 팬데믹의 국가 재난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었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사업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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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2공장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 서정진 회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정일구 기자]


셀트리온 합병·U - 헬스케어 스타트업 꿈꿨지만

서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여겨진다. 샐러리맨 출신으로 2002년 셀트리온을 창업했다. 창업 18년 만에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1조8491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조627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서 회장이 은퇴한 이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 등 두 아들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주지 않는 대신 이사회 의장을 맡기겠다고 언급해 왔다. 체제 전환을 위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2020년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했다. 올해는 셀트리온의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할 예정이다. 지주사 합병 이후에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를 합병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를 이원화할 방침이다.

서 회장은 퇴진 후 U-헬스케어 기업을 창업할 예정이었다. 그간 셀트리온을 떠나 헬스케어 스타트업 창업가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U-헬스케어는 유비쿼터스와 원격의료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다. 시공간 제약 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서 회장의 성향상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논란을 완전히 종식시킨 후 떠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국내 바이오 업계 ‘맏형’이라는 책임감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 왔다”며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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