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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괜찮아요” 택배기사 응원하는 윤예림 변호사

2021년 04월호

“늦어도 괜찮아요” 택배기사 응원하는 윤예림 변호사

2021년 04월호

돌아오지 못한 택배기사 가족들 돕기 위해 모금활동
“택배거래구조 개선·택배비 현실화 등 이뤄져야”


|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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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림 법률사무소 활 변호사가 택배기사들을 응원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사진=윤예림 변호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이나 쇼핑 등 외부활동이 줄어든 반면 택배 이용은 크게 늘면서 가뜩이나 열악했던 택배기사들의 노동 환경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작년 한 해에만 12명의 택배기사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과로사였다.

누군가의 자식이자 부모인 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시민들이 나섰다. 대전여고 학생 5명은 택배기사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며 응원 달력을 만들었고, 시민사회단체들은 힘을 합쳐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를 꾸려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늦어도_괜찮아 챌린지’ 참여를 독려 중이다.

택배를 많이 이용하는 윤예림(40·변호사시험 4회) 법률사무소 활 변호사도 법정 밖에서 택배기사들을 응원하는 시민 중 한 명이다. 윤 변호사는 ‘택배기사님을 응원하는 시민 모임(택시모)’에 참여하고 있다. 윤 변호사를 포함해 참여연대나 민생경제연구소의 시민활동가 등 10여 명이 참여 중인 택시모는 돌아오지 못한 택배기사들의 가족들을 돕기 위해 한 포털사이트에서 최근 펀딩을 열었다.

윤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택배기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라며 “ ‘늦어도 괜찮다’, ‘감사하다’ 말 한마디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택배기사들과 지난해 과로사로 숨진 택배기사들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모임에서 펀딩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펀딩에 참여하면 ‘늦어도 괜찮아요’, ‘택배기사님 감사합니다’, ‘택배기사님의 건강과 안전을 기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나 종이테이프를 준다. 기본 5000원부터 참여할 수 있다.

윤 변호사는 펀딩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일로 한 김치 판매회사의 참여를 꼽았다.

“김치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15만원을 펀딩해 주셨어요. 기본 리워드로 제공되는 스티커 세트 30개 상당이에요. 김치는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이라 무엇보다 신속한 배달이 중요하잖아요. 스티커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도 택배기사님들의 안전을 걱정해서 이렇게 펀딩에 크게 참여해 주신 걸 보고 ‘어떤 입장에 있어도 다들 택배기사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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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를 응원하는 시민 모임(택시모)은 한 포털사이트에서 과로로 숨진 택배기사 가족들을 돕기 위한 펀딩을 진행했다. [사진=네이버 해피빈 사이트]


50만원을 목표로 시작한 이 펀딩은 총 891만2000원이 모금됐다. 달성률 1782%다. 펀딩을 열어 준 포털사이트 측에서도 눈에 띄게 큰 모금액에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윤 변호사는 이 같은 초과달성률에도 모금액 규모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윤 변호사는 “펀딩에는 50만원을 목표로 하긴 했지만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1000만원 정도는 돼야 좀 더 많은 분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이 같은 펀딩이 일시적으로나마 아픔을 겪은 택배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순 있지만 잇따른 과로사 등을 막기 위해서는 택배노동환경 개선이라는 궁극적 문제 해결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분류작업 참여 등 과도한 업무이지만 결국은 그동안 계속 문제가 제기됐던 택배거래구조 개선과 택배비 현실화 등을 통한 궁극적 문제 해결 방안이 진지하게 논의돼야 합니다. 특히 포장비 등 명목으로 개당 몇백원을 화주(貨主)가 가져가는 이른바 ‘백마진’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윤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택배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응원을 호소했다. 그는 “최근 택배기사들과 택배회사, 화주, 대리점연합회 등 여러 집단과 정치권 등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편리한 택배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단기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겠지만 서로 이해하고 응원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로서 업무도 많고 힘든데 이런 활동은 금전적 이득도 되지 않겠다’는 기자의 말에 “늘 택배를 이용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이런 모임이 있고 펀딩을 기획해 가족들을 도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윤 변호사는 변호사가 되기 전 정치·금융·마케팅 분야 리서치 회사에서 일한 바 있고 대학원 시절 이주노동자 관련 봉사활동을 하며 사회적 관심을 가진 데 이어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서울시 공익변호사단, 서울시-서울지방변호사회 공동 주관 철거현장 인권지킴이단, 대한변호사협회 장애인법률지원변호사단 등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공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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