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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김치공정...한국 김치 지키는 영웅들

2021년 03월호

중국 김치공정...한국 김치 지키는 영웅들

2021년 03월호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두 유 노우 김치?(Do you know Kimchi?)”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위해 많이 던지는 질문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도 한국과 김치의 연결고리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최근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시작된 중국의 ‘김치공정’이 한국 국민을 분노케 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한국의 김치를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독도를 수호하고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데 앞장선 민간 외교사절단 반크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대표적인 ‘김치 수호’의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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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영어로 ‘김치’를 검색한 결과.


반크, ‘김치’ 중국표기 수정 제안

1999년 한국 홍보와 교류를 통한 사이버 민간 외교관 역할을 위해 박기태 단장에 의해 만들어진 반크는 동해와 독도의 국제표기 수정 활동을 비롯해 3.1독립선언서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등 12개 외국어로 번역하는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반크 측은 글로벌 검색 사이트인 구글을 대상으로 김치에 대한 정보를 바로잡는 데 일조했다. 반크에 따르면 구글은 언어권마다 다르게 ‘김치의 근원’을 표기했다. 구글에서 ‘김치’를 영어로 검색하면 김치의 근원을 ‘중국’으로 소개했고, 한국 검색창에서는 ‘한국’으로 표기돼 있었다. 반크 측은 “이는 구글의 이중적 행태”라며 구글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아르지’(www.change.org)에도 청원을 올렸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지난 1월 5일 “구글의 이 같은 김치 왜곡은 한국의 김치를 중국 문화의 하나로 삼으려는 중국의 맹목적 국수주의와 민족주의가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중국은 정부, 파워 유튜버, 언론, 포털이 하나가 돼 노골적으로 한국 김치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크의 항의에 구글은 이를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김치의 근원’을 영어로 검색할 때에도 ‘한국’으로 표기하도록 수정했다. 구글에서 언어 설정을 영어로 하고 ‘kimchi’를 검색하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내용에 ‘Place of Origin(기원지): China(중국)’로 표기됐던 것에서 ‘Korea(한국)’로 바뀌었다. 구글 측은 “검색어와 질의 결과는 웹사이트의 정보에 따라 자동 생성돼 간혹 사실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반크는 ‘김치’를 중국식으로 ‘파오차이’로 번역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훈령에 대한 수정을 제언했다. 문체부 훈령 ‘공공 용어의 외국어 변역 및 표기 지침’에 따르면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번역 및 표기는 관용으로 인정해 사용할 수 있지만, 최근 중국의 ‘김치 공정’ 시국이 예민한 만큼 이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수정 요구 입장을 표한 것이다.

중국의 ‘파오차이’와 한국의 ‘김치’는 엄연히 구분되는 음식이다. ‘파오차이’는 배추나 각종 채소를 소금과 산초잎·고추·물 등을 넣고 발효시킨 음식이고, 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와 무를 고춧가루와 파·마늘 등 양념에 버무려 발효시킨 음식으로 재료와 조리 방법에 차이가 있다.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하는 것은 최근 중국의 문화 공정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문체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김치의 우리식 표현인 ‘신치(辛奇)’로 표기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행정규칙이라 입법절차가 필요한 건 아니어서 내부적으로 김치를 비롯해 다른 예시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지 국립국어원과 확인·검토하고 관계기관 및 업체와 의견을 조율해 2~3월 중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3년 ‘신치’라는 표기가 등장했을 때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언어학자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현재 시간이 7년 정도 흐른 만큼 ‘신치’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홍보가 되도록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치’ 뉴욕타임스 광고, 中 UN대사에게도 항의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데 앞장서는 서경덕 교수도 중국의 김치 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 잘못 기재된 ‘김치’에 대한 정보를 지적하며 ‘김치 공정’ 해결에 나섰다.

바이두 백과사전에 ‘김치’를 검색하면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나타난다. 또한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는 백과사전의 기능이 ‘김치’에 대해서는 네티즌이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없도록 막아놨다. 이에 서 교수가 바이두에 항의 메일을 보내자 몇 시간 후 이 문장이 사라졌다가 다시 6시간 만에 “김치가 삼국시대 중국에서 유래했다”며 역사 왜곡을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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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교수가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김치’ 광고. [사진=서경덕 교수]


이와 관련, 서 교수는 “바이두는 2013년 10월 26일 어느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김치가 ‘삼국시대 중국서 유입됐다’고 근거를 대고 있는데, 각주를 찾아 살펴보면 ‘어느 매체’는 관영 신화통신 계열 뉴스포털인 신화망 기사”라고 밝혔다. 이어 “신화망 기사는 김치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한반도로 어떻게 건너갔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문헌자료 등 구체적인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며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정정당당한 논쟁을 회피하는 것으로 자신감이 결여된 조치”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1월 18일 뉴욕타임스 국제판에 ‘김치 광고’를 게재하며 대대적인 김치 알리기에도 나섰다. 이번 광고는 한 단체가 후원하고 많은 김치 전문가 및 광고 전문가, 디자이너들이 협업한 결과물이다.

뉴욕타임스 미주판 A섹션 5면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유럽 및 아시판)의 5면에 동시 게재된 이 광고는 ‘한국의 김치, 세계인을 위한 것’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이어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수천 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문화로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다. 마지막 문구에는 ‘현재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했고, 한국의 김치는 전 세계인의 것이 됐다”고 강조한다. 김치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그리고 현재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김치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서 교수는 “많은 광고 전문가 및 김치 전문가와 상의를 해왔고, 최근 중국의 어이없는 ‘김치공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단 김치에 관한 정확한 ‘팩트’를 간결하게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현재 김치에 관한 문화와 역사를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다국어 시리즈로 소개하는 영상을 준비 중이며, 유튜브 등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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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의 트위터.


서 교수는 중국의 ‘김치공정’ 연장선으로 해석되는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의 ‘김치 왜곡’ 트위터에도 항의한 바 있다. 서 교수는 항의 서한에서 “그동안 중국의 외교적 성과를 홍보하는 창구로 쓰이던 당신의 SNS에 느닷없이 김치를 홍보하는 글을 올린 건 너무나 속보이는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유엔 전문기구인 유네스코에서는 지난 2013년 한국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미 전 세계인은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의 김치 관련 왜곡 보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 SNS 채널에서의 김치 도발 망언 등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런다고 김치가 중국 것이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더 이상의 김치공정을 멈추고,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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