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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싸움 번진 '종편의 전쟁'

2021년 03월호

진흙탕 싸움 번진 '종편의 전쟁'

2021년 03월호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종합편성채널(종편) 간에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을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TV조선이 MBN을 상대로 포맷을 표절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MBN도 물러섬 없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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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대표 트로트 예능 ‘미스터트롯’. [사진=TV조선]


TV조선, MBN 상대로 손배소 제기

2019년 ‘미스트롯’으로 가요계는 물론 예능계에 트로트 전성시대를 연 TV조선이 유사 트로트 예능을 선보이는 방송사를 향해 칼을 꺼내들었다. ‘미스트롯’을 선보인 후 지난해 35.7%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미스터트롯’까지 연달아 흥행시킨 TV조선이 유사 트로트 예능을 론칭한 MBN을 상대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TV조선은 1월 19일 “MBN은 당사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포맷을 도용해 2019년 11월 ‘보이스퀸’, 2020년 7월 ‘보이스트롯’을 방송했고, 현재는 ‘사랑의 콜센타’를 도용한 ‘트롯파이터’를 방송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식적으로 지난해 1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당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포맷 도용의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MBN은 1년 동안 어떠한 응답도 시정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TV조선 측은 “이렇듯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MBN의 포맷 도용 행위가 계속되는바, 당사는 ‘보이스트롯’을 대상으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월 18일 자로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소송은 단순한 시청률 경쟁을 위한 원조 전쟁이 아니라, 방송가에서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마구잡이 포맷 베끼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라며 소송 제기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당사는 소멸해 가는 트로트 장르를 신선·건전하게 부활시켰고, 국민가요로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때에 무분별한 짜깁기, 모방, 저질 프로그램의 홍수로 방송콘텐츠 생태계가 교란되고 시청자의 혼란과 피로감으로 트로트 장르의 재소멸 우려가 제기돼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TV조선은 트로트 예능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관찰 예능이 주를 이루던 예능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019년 2월 방영된 ‘미스트롯’ 시즌 1은 18.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이뤄냈다. 또 젊은 연령대의 트로트 스타들이 대거 출연, ‘성인가요’라고 치부됐던 트로트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일조했다.

이후 남자판 ‘미스트롯’인 ‘미스터트롯’을 지난해 1월 론칭했다. ‘미스터트롯’ 마지막 회(3월 12일 방송분)는 종편 역사상 최대 시청률(35.7%)을 기록했고 임영웅과 이찬원, 장민호 등 트로트 스타를 발굴해 냈다. ‘미스터트롯’으로 화려하게 탄생한 트로트 스타들은 예능계는 물론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등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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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의 ‘보이스트롯’. [사진=MBN]


MBN, TV조선 상대로 맞불 작전

TV조선의 손배소에 MBN 역시 ‘법적 대응’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트로트’라는 주제만 같을 뿐, 프로그램의 유사성은 없다는 것이다.

MBN은 TV조선의 공식 입장 직후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 등은 TV조선의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과 전혀 무관함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이스트롯’은 남녀 연예인으로 출연자를 한정하고 있고, ‘트롯파이터’는 자사가 지난해 2월 방송한 ‘트로트퀸’ 포맷을 활용한 것으로 ‘트로트퀸’은 ‘사랑의 콜센타’보다 두 달 먼저 방송했다”며 “당사 역시 과거 본사 프로그램과 유사한 TV조선 프로그램으로 인해 먼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MBN 측은 “당사의 간판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가 성공하자 TV조선은 지난 2017년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인 ‘자연애(愛) 산다’를 제작해 25회나 방송하며 ‘나는 자연인이다’의 상승세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MBN 관계자는 뉴스핌·월간 ANDA에 “현재 이전에 나간 입장 외에 추가된 입장은 없다”며 “TV조선의 손배소 제기 내용에 맞춰 당사 역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MBN의 ‘보이스퀸’은 TV조선의 ‘미스트롯’이 종영(2019년 5월 2일)한 후 같은 해 11월 21일 첫 방송됐다. ‘미스트롯’이 ‘여자 트로트 가수’를 뽑는다면, ‘보이스퀸’은 ‘주부’를 대상으로 한 ‘음악 예능’이라는 것으로 차별점을 뒀다. MBN 측은 ‘보이스퀸’은 주부 대상의 음악 예능이라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으며,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방송에서도 발라드, 대중가요 등을 선택한 참가자들이 있었으나 대세 음악이 트로트로 바뀐 만큼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는 대부분 트로트로 이뤄졌다.

이후 MBN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보이스트롯’을 선보였다. ‘미스터트롯’과 차별점을 꼽자면, TV조선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면 ‘보이스트롯’은 스타들을 대상으로 한 트로트 오디션이라는 것이다. ‘보이스트롯’은 마지막 회 시청률이 18.1%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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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미스트롯’ 이후 SBS가 선보인 ‘트롯신이 떴다’. [사진=SBS]


방송가 “문제의식 가져야 할 때”

방송가에선 TV조선이 트로트 예능 전성기를 만들어 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그리고 지금 방영 중인 ‘미스트롯2’까지 3연패 신화를 써 내려가면서 비주류 음악이었던 트로트를 주류 음악으로 단숨에 바꿔놓았다.

시청률과 흥행성이 보장되자 MBN뿐 아니라 지상파에서도 유사한 트로트 예능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트로트 예능 범람’ 시기가 도래했다. SBS는 지상파 중 가장 먼저 트로트 예능을 선보였다. 이들은 지난해 3월 남진, 김연자, 장윤정, 설운도, 주현미, 진성 등의 출연자를 내세워 국내 트로트를 세계로 진출시킨다는 목표로 ‘트롯신이 떴다’를 선보였다. 이후 숨은 트로트 무명 가수들의 서바이벌로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까지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 지었다. ‘트롯신이 떴다’에서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심사위원인 장윤정, 진성 등이 그대로 출연하면서 출연자 겹치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MBC에브리원의 ‘나는 트로트 가수다’, MBC ‘최애 엔터테인먼트’와 ‘트로트의 민족’, SBS플러스 ‘내게 ON 트롯’, KBS2TV ‘전국트롯체전’ 등이 연달아 나왔다. 모두 비슷한 포맷과 내용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MBN 외에 많은 방송국에서 트로트 예능을 선보였지만, TV조선이 MBN을 콕 집어 손배소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란 업계의 반응이다.

한 예능 관계자는 “방송가에서 한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어느 순간 관행처럼 이뤄졌다. TV조선이 이번 손배소로 방송가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을 전했는데, 이번 계기로 제작진 모두가 ‘포맷 베끼기’에 대해 생각해볼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저작권법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포맷 표절에 관한 기준점이 마련된 것은 아니라서 표절 여부를 가리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MBN도 TV조선 상대로 포맷 도용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두 종편 사이에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TV조선이 MBN에만 표절 의혹을 묻는 것은 의문이 들지만, 예능을 제작하는 사람 입장으로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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