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돌봄비상·취업난·복지사각...‘코로나 벼랑’에 몰린 사람들

2021년 02월호

돌봄비상·취업난·복지사각...‘코로나 벼랑’에 몰린 사람들

2021년 02월호

거리두기 강화에 어린이집·유치원 휴원 및 원격수업
긴급돌봄·방과후과정 있지만 시설 내 감염위험 여전
역대급 취업난 장기화, 지원 축소까지 청년 ‘이중고’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사태가 해를 넘겼다. 국내에서는 3차 대유행까지 이어지며 유례없는 고통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힘겨워하고 있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이나 ‘돌봄비상’이 걸린 부모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와 노약자가 그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인구 1000만 수도 서울에서 한파보다 차가운 현실을 겪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짚어봤다.

#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오전 10시, 4살 된 딸을 어린이집에 보낸다. 코로나로 인해 서울 시내 모든 어린이집이 휴원에 들어갔지만 아이들을 위한 ‘긴급돌봄’은 운영되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A씨는 코로나 시국에도 아이를 맡길 시설이 있다는 점에는 안도하고 있지만 혹시나 아이가 감염될까 걱정을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돌봄서비스로 우려했던 ‘돌봄대란’은 없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한계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무엇보다 폭발적인 확산세로 인한 아이들의 감염 위험도 높아져 걱정이 커지고 있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등교 수업을 중단한 학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 [사진=윤창빈 기자]


‘긴급돌봄’ 있지만...감염위험에 ‘전전긍긍’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관내 어린이집 5380여 곳을 대상으로 휴원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12월 15일부터 모든 유치원에 대해 원격수업을 실시 중이다. 가장 중요한 돌봄기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각각 휴원 및 원격수업에 돌입했지만 돌봄서비스는 여전히 제공한다.

어린이집은 긴급돌봄이라는 형태로 기존 운영시간과 동일하게 아이들을 받고 있으며, 유치원은 방과후과정이라는 이름으로 공립과 사립(에듀케어 가입)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부 사립(종일제)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지만 아이들을 위한 돌봄서비스만큼은 중단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 관계자는 “유치원의 경우 어떤 시설보다 강력한 방역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역시 어린이집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려했던 대규모 ‘돌봄공백’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은 여전히 크다. 대대적인 방역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속 감염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을 감안해도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은 불안하다.

코로나로 인한 돌발적인 상황도 자주 목격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아이에게 가벼운 기침이나 미열이 발생해도 등원을 막고 있다. 다른 원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 경우 급작스럽게 회사를 쉬거나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구해야 해 난감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4세 유아를 둔 학부모는 “긴급돌봄으로 인해 코로나 발생 이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라면서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급하게 아이를 집에서 돌봐야 할 경우 난감할 때가 많다. 이번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지난해 10월 22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청년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불합격 기회조차 없어...지원감축에 ‘이중고’

코로나로 인해 청년들이 느끼는 취업 한파는 상상 이상이다. 합격은커녕 불합격하더라도 면접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한탄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여러 경제지표는 청년들의 고통을 여과 없이 반영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4%에 그쳤다. 40~49세(77.4%)와 30~39세(75.5%), 50~59세(75.1%)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물론 60세 이상 고용률 44.1%보다도 낮다.

반면 청년층 실업률은 8.1%로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높다. 33만1000명이 직업을 잃었다. 가장 활발하게 일해야 할 청년들이 오히려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낮은 고용률과 가장 높은 실업률에 맞닥뜨린 게 현실이다.

더구나 이 조사는 3차 대유행 여파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5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2021년 대졸신입 채용방식’ 결과에 따르면 올해 확실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 705개사 중 38.7%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예산 및 인력 부족에도 청년들을 위한 정책에 힘을 쏟았다. 대표적인 정책인 청년수당은 2020년에만 3만2000명에게 지급됐다. 2019년 6528명 대비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청년월세에는 3만4000명(5000명 선발)이 몰렸다. 10월에는 청년인턴 400명에게 인건비(월 250만원씩 2개월)를 지원하는 ‘서울형 강소기업’ 사업을 진행하는 등 코로나로 인한 취업한파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문제는 올해다. 코로나 영향은 여전하지만 이를 해결할 추가 대안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배정한 올해 청년층 지원 예산은 4221억원. 하지만 이 가운데 취업과의 직접적 연관성보다는 주거 안정 성격이 강한 주택 관련 예산 3376억원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규모가 작다. 지난해 3만5000명을 지원한 청년수당은 올해 2만명으로 줄어든다. 관련 예산 역시 9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감소했다.

더 큰 변수는 오는 4월 7일로 예정된 보궐선거다. 청년지원정책을 누구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 해당 정책들은 동력을 잃은 상태다. 그동안 박원순표 청년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던 야권이 승리할 경우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궐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특별고용노동자 등 코로나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은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청년층과 관련된 지원 강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 앞 계단에 ‘홈리스 기억의 계단’이 조성돼 있다. [사진=백인혁 기자]


소외된 취약계층...맞춤형 지원 ‘절실’

장애인과 독거어르신, 노숙인 등 취약계층은 코로나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건강 관리가 쉽지 않고 적극적인 방역을 전담할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호트 격리 등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오히려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발생하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이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외면했던 건 아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강력한 대응으로 취약계층 보호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3월 시내 3만여 노인을 대상으로 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코로나로 인한 돌봄공백 해소에 나섰고, 6~7월에는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1만2270명 전원에 대해 선제검사를 진행해 고령층 보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장애인과 함께 감염병 대응 매뉴얼 제작에 착수, 지체·청각·시각·발달·뇌병변 등 5개 장애 유형 특성에 맞춰 확산 차단을 위한 행동요령 등을 알기 쉽게 제작했다. 이 매뉴얼은 올해 1월 1일부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통해 배포 중이다.

문제는 이런 정책적 지원들이 모두 3분기를 기점으로 예산 및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3차 대유행이 11월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건 노숙인 관리다. 주거공간이 일정하지 않은 노숙인들은 다른 취약계층에 비해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관련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2월 중순 공공급식시설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노숙인 응급잠자리의 간격을 1m로 유지하는 한편 칸막이도 시범 설치하는 등 ‘겨울철 특별보호대책’을 공개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코로나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거공간 제공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서울시가 눈에 보이는 지원만을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코로나 위기에서 주거 대책만큼 절박한 것은 없지만 서울시는 26만원의 임시주거비를 지원한다. 이 금액으로 방을 구하면 환기나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공간만 가능하다. 이마저도 지원 대상자는 900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나 영국 등은 거리로 내몰리지 않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주거지원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냥 해오던 정책만 이어가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민병복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