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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택트' 콘텐츠 시대 열렸다

2020년 09월호

'온택트' 콘텐츠 시대 열렸다

2020년 09월호

코로나19에 온라인게임 웹툰 등 콘텐츠 활황
K팝, ‘온라인 공연’으로 돌파...‘방방콘’ 대박
규제 완화·세제 혜택 등 성장지원책 절실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콘텐츠 업계도 비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류 바람을 이끈 다수의 콘텐츠 업계는 코로나 시대의 지속가능한 콘텐츠 개발 및 교류를 위해 ‘언택트(untact)’ 문화를 받아들여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와 교류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언택트’ 문화가 주로 온라인에서 펼쳐지다 보니 이제는 ‘언택트’ 대신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on’과 결합한 ‘온택트(ontact)’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온택트 시대,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게임·웹툰업계

한국은 해외 콘텐츠 수출 시장에서 세계 7위다. 수출액은 12조원에 달한다. 콘텐츠산업 수출의 효자는 게임이다. ‘2019년 하반기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8.1% 늘어난 103억9000만달러(약 12조181억원)이며, 특히 게임산업은 69억8183만달러(약 8조3460억원)로 전체 콘텐츠 수출의 67.2%를 차지한다.

게임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닥치기 전부터 온라인을 통한 상품 개발과 전략 회의를 이어 온 이력이 있어 비교적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제작하는 펍지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이해하기 쉽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녔던 남영선 펍지 본부장은 코로나 사태가 닥치면서 해외 지사 회의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게임 제작도 원격 시스템으로 작업한다.

무엇보다 펍지는 코로나 위기에 과감한 투자를 시도했다.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사내에서만 사용하는 특수장비를 운송회사에 요청해 사원의 집으로 이동시켜 집에서도 게임 개발이 가능하도록 한 거다. 코로나 확산 초기 2주간 전원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는 재택근무순환제를 도입했다.

남영선 본부장은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게임 제작은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해외 원격으로 가능했다”면서 “10명 이상의 개발자가 해외에 있었고, 그들의 실력은 온라인에서 검증했다. 이들과 게임 제작은 1년 정도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온라인 작업 경험을 하다 보니 팬데믹 상황이 새롭지 않다”면서 “기업의 역량과 경험에 따라 코로나 시대의 대처 성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코로나 시대에 주목할 콘텐츠로 ‘소셜형 게임’을 꼽는다. 게임에 관심 없는 계층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 본부장은 “게임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이들도 게임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현재는 그들이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며 “소셜형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면 새로운 이용 계층이 발생하고, 이는 언택트 시대에 기회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게임 못지않게 해외 콘텐츠 수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분야는 웹툰이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계열 웹툰이 해외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처음으로 세계 거래액이 전년 대비 13.6% 늘어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코로나 위기에도 웹툰업계는 비교적 타격이 적었다. 서현철 레진엔터 총괄PD에 따르면 웹툰은 작가 1명을 두거나 관련 창작자 2~3명까지 소규모로 운영되며, 이들은 온라인 메신저와 앱을 통해 소통한다. 서 PD는 “코로나 시대 이전에도 메신저로 의견을 나누고 비대면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에도 불편함이 없었다”며 “웹툰계에서는 주로 ‘행 아웃(hang out)’이란 앱으로 소통한다”고 말했다.

서 PD는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웹툰의 파생 콘텐츠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웹툰만 즐기는 게 아니라 웹툰의 영상화 작업을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로, 드라마로, 그리고 유튜브에서는 짧은 영상으로 소개되는 등 다양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은 서사가 있고, 파생된 콘텐츠로도 완성도가 있다”면서 “코로나로 영상 콘텐츠 등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웹툰을 발판으로 한 파생 콘텐츠 개발은 새로운 기회가 될 거다. 당연히 해외에서도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단된 K팝 콘서트, 온택트 공연으로 극복

K팝업계는 코로나 위기를 ‘온라인 공연’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 18일과 19일 유튜브 채널 방탄TV에서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을 무료로 열었다. 앞서 진행한 팬미팅과 콘서트 스트리밍 영상으로 꾸며진 ‘방방콘’은 23시간 12분 52초간 이어졌고,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224만명이었다. ‘방방콘’은 코로나로 지친 국내 팬뿐 아니라 해외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지난 6월 14일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방방콘 더 라이브’를 유료로 개최했고, 68만2000여 명이 공연을 관람하며 또 한 번 ‘월드 스타’의 저력을 보여줬다. 실시간으로 90분간 진행된 이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그간의 아쉬움을 달랬다. 또한 이번 콘서트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응원봉인 ‘아미봉’을 공연장과 공유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집에서도 공연장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도 지난 4월 26일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 ‘비욘드 라이브’를 개최했다. 실감나는 공연장 분위기를 집 안으로 전하기 위해 AR(증강현실) 기술과 차별화된 카메라 워킹으로 현장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비욘드 라이브’를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자사 소속 가수가 아닌 타사 소속 가수의 출연도 이어졌다. 첫 번째 주자로 JYP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는 걸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7월 9일 ‘비욘드 라이브’ 공연에 나섰다.

조동춘 SM엔터테인먼트 실장은 “‘비욘드 라이브’ 형태의 공연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데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온라인에서도 현장처럼 실감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AR,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공연이 손해보지 않는 산업구조가 돼야 한다”면서 “유료 콘서트 가격은 데이터가 쌓이면 적정 가격대가 나올 거다.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되면 소비자가 인지 가능한 가격대가 매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JENM도 매해 개최하던 케이콘서트를 올해 코로나 사태로 취소했다. 6월 뉴욕, 9월 태국 공연 대신 지난 6월 20~24일 ‘케이콘택트 2020 서머’를 열었다. 공연은 관람객 405만명을 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김현수 CJENM 컨벤션사업국 국장은 “오프라인 경험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숙제”라며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콘텐츠 이용자가 증가했고, 이용자 세대 확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가보면 한국 대중문화를 통한 한국의 위상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서 “문화산업은 한국 경제를 폭발시키는 핵심 동력 사업이며, 다른 분야 산업의 성장을 극대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온택트 시대, 콘텐츠 시장 위기 극복책은

콘텐츠업계는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일례로 규제 완화, 세금 혜택 등을 들 수 있다. 해외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확고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기회에 콘텐츠산업이 한국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강화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영선 본부장은 한국 게임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으며, 한국의 벤처 게임사의 성장을 위한 지원과 혜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남 본부장은 “한국 게임업계는 해외 파트너 없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문제는 판매 타깃이 글로벌 소비자인데, 이를 위한 독려 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은 이미 자원과 인력이 충분하지만 벤처회사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앞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서 “벤처캐피탈을 통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이 투자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본부장도 해외시장과 경쟁하기 위한 국내 콘텐츠 기업의 수준은 상당하다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대에 문화산업이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기회가 충분하니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제조업 중심의 정책이 문화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본부장은 “영상 콘텐츠 제작 부문의 세액공제는 3%다. 그런데 유럽에는 20% 공제 혜택을 주는 나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기업이 한류 영상을 제작하는데 외국에서 사용하는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도 필요하다”면서 “한류 행사가 더욱 많이 개최되고 증폭되려면 끊임없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화산업에 연구개발(R&D) 개념을 도입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제조업 중심의 R&D에서 탈피해 문화산업의 특징인 창의산업적 R&D 개념을 가져와야 투자와 지원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제작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콘텐츠 펀드에 투자한다든가, 콘텐츠 투자에 대한 개인 사업자의 세액공제 신설 등 다양한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해돈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문화산업정책과장은 “세액공제 지적은 가슴 아프다”며 “우리나라 세액공제 자체가 IT나 콘텐츠업보다 제조업에 편중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지속적으로 기획재정부에 제안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한 세액공제가 외국에 비해 낮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으며, 이 역시 높이려고 한다”면서 “해외에 수출했을 때 이중과세, 투자 부문 등의 문제를 기재부에 제안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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