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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에 싸인 홍콩의 앞날

2020년 08월호

안개에 싸인 홍콩의 앞날

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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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강행과 특별지위 박탈...금융허브 위기 vs 새 기회
비즈니스 위축 우려로 해외기업 이탈 조짐 ‘공실률 상승’
중국 대규모 자본 유입 가능성...기업공개(IPO) 파티 기대


| 뉴욕=황숙혜 특파원 higrace5@newspim.com


홍콩의 앞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겁다.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과 미국의 특별 지위 박탈에 따라 홍콩 달러화의 페그제부터 금융 허브 입지까지 기존의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와, 중국 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홍콩의 금융시장이 오히려 정치적 소용돌이의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정치 리스크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는 반면 홍콩 금융시장이 저항력을 보인 것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코로나19 책임론 피하기 위해 보안법 강행?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홍콩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연일 크게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영국은 홍콩인의 시민권 취득을 열어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하원은 홍콩보안법에 관여한 중국 정책자 및 이들과 거래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제재 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급박한 가운데 홍콩에서는 중국의 정책에 반기를 든 시위대와 경찰이 과격하게 대치하는 상황이다.

중국이 강력한 비난에도 홍콩보안법을 강행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요국들이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틈을 타 한결 수월하게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이와 함께 코로나19 충격에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으면서 내부적인 여론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0년대 27%에서 최근 3% 미만으로 크게 떨어졌다. 선전과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 새로운 상업 지역이 부상한 결과다. 홍콩의 국제적 입지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그만큼 낮아진 셈이고, 이 역시 뜨거운 논란에도 홍콩보안법을 강행하는 데 힘을 실었다는 지적이다.

금융 허브 입지 약화...그래도 준치

문제는 홍콩의 앞날이다. 홍콩의 금융 허브 입지는 이미 약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센터 평가에서 홍콩은 2019년 9월 3위에서 올해 3월 6위로 밀렸다. 하지만 홍콩은 여전히 중국과 미국을 축으로 하는 동서양 자금 거래의 통로로 무게감을 지니고 있고, 때문에 향후 홍콩의 입지 변화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라 주요 쟁점에 대한 투자은행(IB) 업계의 투명하고 진실된 의견 개진이 막힐 여지가 높고, 미국의 홍콩 수입관세 및 비자 제한과 자산 동결 등 제재가 강행될 경우 홍콩을 거점으로 한 비즈니스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금융권과 기업들 사이에 힘을 얻고 있다. 지오이코노믹스의 로버트 코프 창업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홍콩은 중국 도시 가운데 하나로 변질될 것”이라며 “금융업을 포함해 데이터와 투명한 비즈니스 정보의 중요성이 큰 업종은 싱가포르 등 다른 지역으로 엑소더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 홍콩에 진출한 1300여 개 미국 기업 가운데 80%가 중국의 정치적 움직임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홍콩에 비즈니스 거점을 둔 국내외 기업들이 보안법 파장에 따른 잠재적 피해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에 따르면 헤지펀드 거물 카일 바스를 포함한 월가의 큰손들은 홍콩 달러화의 미 달러화 페그제 종료 가능성에 베팅하고 나섰다.

낙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중국에서 대규모 자본이 홍콩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유망 기업의 홍콩증시 상장이 대폭 늘어나는 등 소위 ‘일국양제’가 무너지면서 반사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다. 지오증권의 프란시스 룬 최고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보안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사회적인 정서와 금융시장 사이에 커다란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홍콩은 과거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중국의 지원에 기대어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기업이 홍콩에서 비즈니스를 지속하는 한편 기업공개(IPO)를 실시하면 파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홍콩 금융시장이 보안법 강행 이후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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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불확실성...미·중 갈등 심화로 곤혹

홍콩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도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체제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비즈니스와 경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홍콩 오피스를 폐쇄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맞물려 홍콩 경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홍콩의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외 기업들이 중국의 보안법 강행으로 인해 홍콩과 중국 비즈니스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기간에 걸쳐 영국과 흡사한 제도와 법망이 지배했던 홍콩에 보안법의 등장은 그 자체로도 커다란 리스크에 해당하지만, 법안의 모호한 규정과 문구가 앞으로 비즈니스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킨다는 것이 기업 경영자들의 주장이다. 기업인들은 보안법에서 비롯되는 충격을 정확히 판단하기 이르지만 각종 비즈니스와 금융 및 물적 거래가 제한되거나 차질이 빚어질 여지가 높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측의 압박과 미국의 대중 제재 속에 홍콩의 해외 기업들이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상당수 기업들은 이번에 불거진 정치적 리스크가 홍콩에 거점을 둔 중국 비즈니스에 대해 재고하도록 하는 경종이라는 입장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퇴출 위기를 맞은 틱톡이 홍콩에서 발을 빼기로 한 데 이어 이와 흡사한 움직임이 꼬리를 물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 로펌 윌머헤일 베이징사무소의 레스터 로스 파트너는 SCMP와 인터뷰에서 “법안의 문구들이 광범위하게 해석, 적용될 여지가 높다”며 “기업들이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거나 비즈니스가 제한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업계의 보고서부터 금융 거래까지 향후 발생 가능한 복병에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는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WSJ도 미국을 포함한 홍콩의 외국 기업들이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대응 모색에 분주한 움직임이지만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줌비디오까지 홍콩에 사용자 정보 제공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맞대응에 나선 가운데 검열에 대한 기업들의 경계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당수의 미국 기업 경영자들은 홍콩의 비즈니스가 공안이 정기적으로 비즈니스에 관여하는 베이징이나 광저우 등 중국 도시와 흡사한 형태로 변질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홍콩 주재 미 상공회의소는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하기 이전부터 정치적 움직임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부동산 시장 먼저 타격...오피스 공실률 급등

한편 부동산중개업체 쿠시먼&웨이크필드에 따르면 해외 기업들의 홍콩 오피스 빌딩 이탈이 지난 2분기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오피스 철수는 94만9000평방피트에 달했다. 특히 지난 4~6월 사이 홍콩의 오피스 철수 가운데 해외 기업 비중이 61%로, 전분기 47%에서 급상승했다. 해외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홍콩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15년래 최고치로 뛰었고,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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