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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라인에 '협상통' 박지원-이인영 전진배치…대북정책 승부수 띄웠다

2020년 08월호

안보라인에 '협상통' 박지원-이인영 전진배치…대북정책 승부수 띄웠다

2020년 08월호

‘물과 기름’ 같던 문재인·박지원, 남북관계 돌파구 위해 손 맞잡았다
‘사실상 부총리급’ 통일장관...남북 주무부처 통일부 목소리 커질 듯


|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 허고운 기자 heogo@newspim.com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 복원에 ‘초강수’를 뒀다.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고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 수장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인사청문회 전부터 국정원장 후보자가 ‘친북 성향’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고, 이인영 전 의원을 향해서는 ‘한·미 공조 엇박자’ 우려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박 후보자를 두고서 ‘왈가왈부’가 거센 모양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일련의 비판을 사전에 예상했을 것이며, 이를 감수하고 ‘파격 카드’를 꺼내든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과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한 발짝 더 다가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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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문 - 박, 남북관계 돌파구 위해 손 맞잡았다”

사실 문 대통령과 박 후보자의 정치적 관계는 ‘악연’으로 표현할 수 있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송금특검법 거부 대신 공포를 택했고, 그 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특사 역할을 했던 박 후보자는 옥고를 치렀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과 박 후보자는 2015년에는 민주당 당권을 놓고 격돌했다. 당시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을 ‘부산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자’라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당대표가 된 이후 박 후보자는 탈당해 안철수·김한길 전 의원 등과 국민의당을 만들었다. 당 안팎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박 후보자를 물과 기름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인지 박 후보자는 얼마 되지 않아 당시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을 박차고 나갔다. 이후 박 후보자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비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뜻의 ‘문모닝’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본인과 갈등을 빚었던 인물을 대담하게 중요한 자리에 기용하고, 박 후보자가 이에 응하며 ‘충성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은 두 사람 모두 과거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공통 목표는 경색된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에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확실한 성과를 내기 위해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해 국내에서 북한을 가장 잘 안다는 평가를 받는 박 후보자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년이면 80세로 고령인 박 후보자도 공직자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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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사실상 ‘부총리급’ 장관...통일부 목소리 커질 듯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통일부 수장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인영 의원이 내정되자 관가에선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총리로 내정된 것만큼이나 놀라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당정청을 조율하던 여당 원내대표 출신이 입각한다는 것은 부총리급이나 돼야 가능하다.

하지만 추미애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에 전격 기용되면서 사법·검찰개혁의 전면에 나섰듯이 이 의원 또한 여당 내 입지를 발판 삼아 틀어진 남북관계 복원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관가에선 사실상 부총리급 통일장관이라는 말이 나온다. 힘이 실릴 것이라는 의미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동영 통일부 장관만큼이나 정부부처 내에서도 확실히 앞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임 김연철 장관이 다소 소극적인 특정 부처 수장에 그쳤다면, 이 신임 장관은 국무회의에서도 통일부 위상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의 입각으로 통일부의 역할 반경과 위상, 남북관계 전반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특히 금강산관광 재개 등 그동안 대북 제재, 북·미 협상 지연에 따라 미적거렸던 대북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야흐로 문재인 정부 후반기, 문 대통령이 안보라인의 전면 교체를 단행할 만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속조치에도 이전보다 훨씬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해빙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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