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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 무시하는 증시?...'사회적 자본' 반영

2020년 07월호

사회운동 무시하는 증시?...'사회적 자본' 반영

2020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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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사회운동과 독립적으로 움직여
분노할 줄 아는 ‘사회적 자본’ 긍정적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8분 46초 동안 짓눌러 사망케 한 사건에 분노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숨을 쉴 수가 없다!”라는 플로이드의 호소는 미국 도시의 거리를 메우는 시위대의 외침으로 되살아났다. 캐나다와 유럽에서도 무릎으로 목 누르기 자세를 취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가해 무릎을 꿇었다. 런던과 파리에서 ‘흑인 생명 중요하다’라는 피켓이 물결을 이루고 관공서 창에도 같은 문구가 내걸렸다. 미국에서 시위는 격렬해졌고 그 와중에 약탈과 방화가 더해졌다. 주 방위군이 투입되고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대를 폭도, 극좌파로 부르며 정규군까지 투입하겠다는 강경대응 태세를 보였다가, 현직 국방장관과 국가 원로, 전·현직 군 장성들의 반대로 물러섰다. 주 방위군 중대병력의 대표가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이 여러분의 일에 충실한 시위를 한다면 우리는 우리 임무에 충실하게 돌아간다”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TV에 나오기도 했다.

플로이드의 추모식을 전후로 시위는 폭력성을 벗고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 등에 따르면 미국 내 흑인 사망 사건 항의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한인타운(코리아타운)에 배치됐던 주 방위군도 철수했다. 100여 명의 주 방위군은 항의 시위 기간 약탈 피해 등을 막기 위해 한인타운에서 치안 유지 및 순찰 활동을 펼쳐 왔고, 6월 둘째 주 시작과 동시에 원대 복귀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성명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인 LA 시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주민의 안전을 지켜준 주 방위군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물론 그 전주까지 한인 상점에서 158건의 피해 상황이 있었다. 일부에서는 한인 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미국의 시위를 어떻게 인권운동 시각에서 보도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니애폴리스의 경찰서가 불타고 시위대가 경찰차를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을 부각시키며, 어떻게 ‘폭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며 한국 언론을 탓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는 엄밀한 기준을 들이대며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이들이 소요를 일으킨다는 식의 이야기는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작금의 사태에 ‘폭동이 일어나 혼란에 빠졌다’는 식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겠는가.

미국의 보수 성향 방송사 폭스뉴스가 미국에서 역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흑인들의 죽음과 주가 상승을 연관 짓는 인포그래픽을 보도했다. S&P500지수는 1968년 마틴 루터 킹이 암살된 해에 2.9% 상승했고, 1992년 로드니 킹을 구타한 경찰관들이 무죄 선고를 받았을 때 1.2% 올랐다. 또 2014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을 때 1.2% 상승하고, 최근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에서 숨졌을 때 3.4% 상승한 것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1994년 니콜 브라운 심프슨이 살해됐을 때는 S&P500이 1% 하락했다며 폭스뉴스를 비판했다. 그러자 폭스뉴스는 “시민들의 공분을 산 역사적 사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담은 인포그래픽을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설명 없이 송출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사과했다. 민주당 소속의 14선 보비 러시 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절대적으로 말도 안 되는, 구역질 나는 짓”이라며 “이 그래픽은 시청자들에게 흑인의 목숨이 시장 이익으로 교환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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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의 상승세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세와 극명히 대비된다. 주식시장이 사회문제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대해 CNBC방송 증시 프로그램 ‘매드 머니’의 유명 해설가 짐 크레이머는 주식시장이 사회문제를 외면하는 속성을 짚어냈다. 그는 “이런 현상은 결국 시장에 양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월가 증시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사회운동과 불안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추어냈다.

‘양심 없는’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사회적 혼란이 증시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에 기대고 싶어 한다는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폭스뉴스의 인포그래픽 내용에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맨해튼을 어지럽히던 2011년이 더해졌다. CNBC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뉴욕증시가 얼마나 경제 상황과 기업 실적에 충실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S&P 기업 실적을 관리하는 ‘데이터 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는 “역사는 주식시장이 어떻게 이런 종류의 사회적 혼란을 간과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면서 “직관과 배치되고 심지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개인적인 주장을 덧붙여 반전의 묘미를 더해 보고자 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흑인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된 자기 딸 키아라(26)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키아라가 자신이 불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위에 나갔고, 그것을 평화적 방법으로 했다는 것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언론처럼 찬물을 끼얹는 사실을 들이댈 수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체포됐다가 풀려난 키아라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떤 상황이 왜 나에게는 불편한가를 반추해서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면 이를 수용하려는 수고로움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수고로움 대신 한쪽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무리 짓고 힘을 더 키워 다른 생각을 지워 나가면 그것이 바로 파시즘 아니겠는가. 노예 해방이 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미국 사회는 흑인에게 불편하다. 폭스뉴스 등 외신에서 들추는 역사적 사실과 주가의 관계를 이렇게 해석하면 어떨까. 뼛속까지 스며든 사회제도를 바꾸는 것에는 얼마나 많은 용기와 희생이 필요한가. 인권 운동을 폭력으로 포장하지도 않고, 또 인권운동에도 폭력이 묻어가는 것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양심의 인내력으로 견뎌내는 사회적인 힘.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미국 시민은 분노했고 시위를 벌였다. 이런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주식시장이 확인하고 반영하는 것은 아닌가. 뉴욕증시가 ‘디스카운트’ 요인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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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도 ‘달러 숏’...미·중 갈등이 변수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Dollar Index)는 최근 96까지 하락했다. 뉴욕증시가 최근 저점을 기록한 3월 말 이후 랠리를 펼치면서 반대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국 경제의 침체 전망도 가세했다. 경제 봉쇄의 영향이 가장 컸던 2분기 성장률은 역대급의 자유낙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가 2차세계대전 때나 도입했던 국채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금리 상한 설정)을 몇 달 내에 채택할 수 있다고 본다. 골드만삭스는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도 포지션을 취하기로 했다. 경제가 정상화되면 안전자산의 수요가 약해진다는 사실도 달러화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달러화 가치가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 정부가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말 현재 달러/위안 환율은 한 달 새 1.06% 절하된 7.1373위안을 기록했다. 베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전략가는 중국 인민은행(PBOC)이 미·중 갈등 상황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위안화의 약세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불확실한 실물경기 회복·코로나 2차 파동 우려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COVID-19) 쇼크로 인한 폭락 장세를 이겨내고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를 이어서 향후 3개월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활동 재개와 글로벌 경기부양책의 모멘텀이 살아 있어 당장은 고무된 투자심리에 의해 주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있다. 지난 3월 하순부터 글로벌 증시가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지만, 앞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이고 ‘2차 감염 파동’도 우려돼 최근 증시 랠리의 지속성에 의문이 생긴다는 것.

로이터통신이 미국, 유럽, 일본의 펀드매니저와 최고투자책임자(CIO) 총 35명을 상대로 실시한 월간 설문에 따르면 올해 중 글로벌 증시가 지난 3월 저점을 다시 찍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답변자 22명)에 10명이 ‘그렇다’, 나머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반이라고 보면 되겠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CIO는 “현재의 주식시장은 ‘브이(V)자’ 형태의 경기 회복을 반영하고 있는데,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는 대규모 재정·통화 부양책의 힘을 받는 것이고, 대부분의 경제가 매우 길고 고통스러운 회복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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