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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신한류 주역 될까

2020년 05월호

한복, 신한류 주역 될까

2020년 05월호

넷플릭스 ‘킹덤’에서 시작된 ‘갓’ 관심
K팝 등 기존 한류 넘어 한옥 한복 등 신한류 몰이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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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의 한복 컬렉션 오프닝 행사에서 모델들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오 마이 갓!”

해외에서 조선시대의 ‘갓’을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아마존에는 이미 갓이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우리에게는 사극에 등장하는 소품쯤으로 여겨지는 갓에 외국인들은 열광하고 있다. 무엇보다 갓을 패션 아이템으로 바라보고 있어 상당히 흥미롭다.

갓의 멋을 알아버린 외국인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K팝과 K무비를 뛰어넘는 한복의 진수를 보여줄 때다. 아쉽게도 전 세계를 집어삼킨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기획된 신한류 정책은 잠시 쉬어 가게 됐지만, 코로나 종식 후 한복이 이끌 신한류에 대한 기대는 지금부터 갖고 있어도 좋다.

외국인도 알아버린 멋...조선 ‘갓’의 위엄

“넷플릭스 ‘킹덤’은 꼭 봐야 해. 이건 좀비와 멋진 모자에 관한 이야기야.”

이는 넷플릭스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 ‘킹덤’을 본 외국인 반응이다. 지난해 시즌1이 방영될 당시엔 “킹덤을 재밌게 보고 있는데 영화에 나온 모자가 무슨 의미인지 알려줄 학자가 필요하다”는 외국 시청자 소감도 나왔다. 또 다른 ‘킹덤’ 팬들은 “이 모자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며 다양한 종류의 조선시대 갓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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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속 갓을 쓴 배우 주지훈. [사진=넷플릭스]


지난 3월 공개된 시즌2 역시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킹덤’은 조선판 좀비물로 해외 관객의 사랑을 받지만, 배우들이 쓰고 나온 갓에 대한 관심도 어마어마하다.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최근 시즌 2가 공개되자마자 드라마에 대한 열렬한 반응과 함께 또다시 갓에 흥미를 보이는 관객이 넘쳐난다. 우리에겐 친숙한 갓이 외국인들 눈에는 생소하고 멋스러운 패션 아이템으로 비친 거다.

‘광고 천재’로 알려진 이제석광고연구소 이제석 대표는 우리 국민은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착이 없으며, 해외에서 각광받아야만 그제서야 소중하다고 여긴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실 외국인이 반할 한국 전통문화 아이템은 무수히 많으며,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갓과 같은 우리 전통문화 상품은 해외에선 좀처럼 접할 수 없는 고유한 것들이다. 전통 패션과 음식까지 한국을 알릴 만한 아이템은 풍부하다. (해외) 상류층이 나이트가운 대신 한복을 입고, 집에서도 전통 도자기를 쓸 수 있는 시대도 가능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 전통문화를 담은 상품을 ‘프리미엄화’해 외국에 소개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 홍보관에서 ‘공짜’로 주는 마케팅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는 경제 활성화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금껏 해온 ‘구걸 전략’이 아닌 ‘프리미엄 판매’가 필요하다. 소비자가 원해서 직접 구매할 때 자연스럽게 문화로 자리 잡고 홍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는 이를 위해 전통 기술자를 잘 발굴하고, 청년사업가와 연계해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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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관람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뉴스핌DB]


신한류 전략...한복이 상징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국내 문화예술계와 더불어 관광업계도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기 직전 K컬처의 활발한 행보로 문화산업의 전망은 밝았다. 빌보드 차트에서 매번 신기록을 세우는 방탄소년단과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벌어진 전 세계적인 전염병 확산에 한류도 주춤했지만, 코로나 종식 이후 경제 성장을 이끌 전략은 신한류 정책이다.

신한류는 드라마와 영화, K팝 등 기존 한류를 넘어 한옥과 한복 등 전통문화와 순수미술, 문학을 아우른다. 이것들을 해외에 알리고, 이를 통한 경제적 시너지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목표는 ‘문화로 행복한 국민, 신한류로 이끄는 문화경제’로, 신한류를 통한 경제 성장과 문화산업 확장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코로나 위기에 한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새로운 형태의 신한류 정책으로 지금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장관은 “외국인이 한복과 우리 음식에 매료되고 한옥의 멋과 실용성에 감탄한다. 기초 순수 예술은 특히 외국인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며 “문화계 전통과 삶, 의식주와 관련된 것들은 충분한 경제적 가치가 있다. 패션, 한복, 의식주 등과 관련한 콘텐츠를 문체부가 지원할 거다. 신한류의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NS와 유튜브를 통해 한류 콘텐츠는 빠르게 세계 곳곳에 전해진다”며 “정부는 민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인프라 구축에 힘써 관련 부처와 입체적인 협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에서도 이제 외국인 관광객을 보기 힘들지만 이전만 해도 궁·능 주변에는 한복을 입고 관광하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복을 입고 궁과 능에서 사진을 찍고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게 이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사진으로 여행을 추억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관광 홍보에 공을 세운 셈이다.

또 한복을 입으면 궁과 능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 코스로 인기가 많다. 서울에는 고궁 입장 시 입장료 무료 혜택 정책이 활성화돼 지난해 5대 궁(종묘 포함) 관람객 1089만명 중 115만명(10.6%)이 한복을 입고 입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화성 및 화성행궁(수원), 남한산성 행궁(경기 광주) 입장료 및 주차료 무료 등 일부 지자체가 동일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는 한복 착용 혜택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반기 국내 관광 활성화 및 한복문화주간(10월 14~18일)과 연계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혜택도 구체화(4월 공모, 5월 선정)할 예정이다. 이는 추후 국내 관광 활성화와 외래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코로나 종식 후 한복이 이끌어 갈 ‘신한류’는

김철민 문체부 문화정책관은 한복이 한국을 상징하는 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관은 “외국인이 한국을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한복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또한 한국의 전통문화 중 한복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러니 우리는 한복과 같은 우리 고유의 DNA를 가진 콘텐츠를 활용해야 하며 그 가치는 이미 충분하다. 1년에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는 이만 100만명이 넘는다. 이것만 봐도 한복이 상당히 상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복 산업은 경제적 가치보다 상징적 의미에 더 방점을 둔다. 제조와 대여까지 포함해 국내 한복 업체는 3000개가 넘지만 대부분 영세하다. 실질적으로 시장을 통계적으로 보면 1년 매출이 6000만~7000만원이고, 이를 전체 시장에서 경제적 효과로 보면 2000억~3000억원 정도로 환산된다. 그렇지만 ‘한국의 멋’을 보여주기에 한복의 가치는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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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교복(위), 한복 교복 생활복(아래). [사진=문체부]


코로나 종식 후 정부는 한복 알리기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해외 교류 사업으로 재외 문화원과 대사관, 영사관 등에서 한복문화 교육과 체험한복 지원에 나선다. 아울러 해외 패션스쿨 한복강좌도(이론, 실기)도 적극 추진한다.

‘해외 패션스쿨 한복강좌 개설’ 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FIT(미국 뉴욕), 럿거스대학(미국 뉴저지), U-ARTS(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로마국립미술대학(이탈리아 로마), 영국왕실자수학교(영국 킹스턴대학), MICA(미국 볼티모어) 등에서 총 10개의 강의가 열렸고, 학생 400여 명이 한복 복식사와 워크숍에 참여했다. 올해 상반기 중 해외 패션스쿨 한복 강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보류됐다. 추후 상황이 나아지면 2019년 진행한 영국 킹스턴대학 패션스쿨에 연계 지원을 연장할 예정이다. 현지 자수전문가들과의 워크숍 및 세미나도 지속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U-ARTS에서도 한복 강의가 다시 문을 열 예정이며, 최근 한국어학과 개설로 인근 주립대(NCSU) 패션학과와 연계하는 UNC(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한복 패션스쿨이 진행된다.

교육부와 협력한 한복 교복 사업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민족사관고와 진주삼현여고 등이 한복 교복을 채택하고 있다. 올해 교육부와 시행하는 ‘한복 교복’ 사업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과 한복 입는 문화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이 사업 역시 잠시 미뤄졌지만 우선 35개 학교를 목표로 ‘한복 교복’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교복을 바꾸려면 교칙 개정 후 학부모 의견 수렴, 교복 디자인 선정과 제작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

‘한복 교복’과 함께 ‘한복 유니폼’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김철민 정책관은 “국내 여행사의 가이드 혹은 지역 문화유산해설사, 해외문화원 직원, 박물관 자원봉사자의 유니폼을 한복으로 할 경우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을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쯤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복주간에 서울(문화역서울284)에서만 열렸던 ‘한복 상점’도 지역에서 3~4회 정도 팝업스토어를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역시 하반기로 계획돼 있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모가 늦어졌다. 이르면 5~6월 정도 공모를 통해 팝업스토어가 열릴 도시를 선정한다. 한복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더불어 국내 관광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교통과 숙박 문제 해결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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